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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 집담회] 兩李 경쟁 구도: 분수령은 연말? 4.7 재보선?

by | 2020년 8월 7일 | 정치, 집담회


4.15 총선 이후 넉 달도 안돼 판이 흔들리고 있다. 부동산정책 실패와 잇따른 악재로 정부여당의 지지율이 추락하고 급기야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지지율이 엇비슷해졌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6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35.6%, 통합당 34.8%였다.

차기 주자 선호도 선두를 줄곧 달려왔던 이낙연 대세론에도 금이 갔다. 역시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지난 7월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19.6%)가 이낙연 의원(25.6%)을 6%포인트 차이로 추격했다. 정가의 시선이 눈앞의 당권 레이스를 떠나 이낙연-이재명 경쟁 구도 쪽으로 쏠리는 이유다. 그 바람에 민주당의 8.29 전당대회는 컨벤션 효과를 내지 못한다. 이낙연 의원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가운데 김부겸 전 행안부장관, 박주민 의원이 뒤쫓는 1강2중 구도가 굳어지고 있을 뿐이다.
한반도 정세는 미국 대선, 미중 격돌, 한일 분쟁이라는 변수로 인해 교착 국면에 빠졌다. 아직은 잔뜩 먹구름이 낀 날씨지만 언제 한바탕 폭우가 쏟아질지 모르는 형국이다. 자유롭고 솔직·발랄한 토크를 위해 역시 필명(筆名)으로써 여섯 명의 대화 내용을 전한다. [편집자]

#민주당 전대, 1강2중 구도 굳어져
  시선은 이낙연-이재명 경쟁에 쏠려
#이낙연, 대세론 펼칠 비전·인맥 취약
  이재명, 정치 감각 좋지만 편 가르기  
#윈윈 경쟁 땐 60% 지지 견인 가능
  문재인 정부 레임덕 최소화할 수도 
#바이든 당선 땐 ‘북한무시 전략’ 답습
  북한 태도 따라 남북관계 개선 공간
#박지원 깜짝카드, 북한과 시너지 낼까
  미중 신냉전 구도 속 거간꾼 실리를 

◇당 대표 선거 관전법

▲피터팬
8.29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 박주민 의원이 출마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이낙연은 박주민의 출마로 패가 좀 풀린 느낌이다. 이낙연-김부겸 양자 구도의 완충지대가 생겨서다. 여론조사로는 1강2중 구도인데 특별한 반전이 없는 한 이대로 갈 것 같다. 현재로선 이낙연 50%, 김부겸 30%, 박주민 20% 구도가 아닐까 싶다. 김부겸의 뒷심과 막판 추격을 기대하는 쪽도 적잖다.

▲가오리
판이 요동치려면 전대 열기가 달아올라야 하는데 고 박원순 시장 사건, 부동산대책, 미국 대선 등에 가려져 집권여당의 전당대회가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그러면 1위 후보가 이기는 거 아니겠나. 그래서 “이대만?”, 즉 “이대로 대표만?”이라는 유행어가 나왔다.
이낙연 의원이 당 대표 선거에선 이기겠지만 차기 경쟁 구도는 혼미해졌다. 대선 후보 리그전이 더 큰 화젯거리다. 이재명의 맹추격은 어디까지 갈까? 몇몇 분석 기사에서 나왔지만 현재 이재명 지지층은 민주당의 비문(非文) 성향, 지지정당이 뚜렷치 않은 중도층, 심지어 통합당 소수 지지층까지 망라하고 있다. 실용-중도의 이낙연 대세론에 휘말리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모인다는 점에서 1992년 정주영, 1997년 이인제, 2012년 안철수의 지지층과 다소 유사한 점이 있다.

▲깍쟁이
코로나19로 지역 유세 분위기도 안 나는데다, 폭우·홍수 피해까지 겹쳐서 당 대표 후보들이 요란하게 캠페인을 하지 못한다. 게다가 집권여당에 불리한 각종 악재가 쌓이다 보니, 민주당 지지율이 연일 하락하고 있다. 각 캠프마다 괜히 먼저 튀었다가 역풍을 맞을지 모른다고 생각해 더 조심하는 것 같다.
당 대표 경선은 오히려 2등 싸움에 더 관심이 쏠린다. 전체 유권자를 대상으로 보면 김부겸이 박주민을 앞선다. 그런데 민주당 지지자들만 놓고 보면 박주민이 2등이란 소식이 들린다. 

▲멀더
박주민이 수도권, 40대, 친문 성향에 대한 포지셔닝을 놓치지 않고 경선 판에 뛰어든 건 훌륭한 선택이었다. 다만, 차기 경쟁 구도는 ‘장기 레이스’로 봐야 한다. 이재명 지사는 대법원 무죄 판결로 인해 상승 요인이 있었고, 이낙연 의원은 추세적으로 떨어질 때가 됐다. 민주당-문재인 정부를 지지하는 유권자 사이에선 여전히 이재명보다 이낙연을 미는 경향이 뚜렷하다. 

◇兩李 경쟁은 윈윈 게임 될까?

▲가오리
역대 대선에서 이름을 떨친 대선 후보들과 비교하면 이재명의 정치력이 단연 ‘짱’이다. 혼자서 손가락(혁명군) 하나 가지고 여기까지 치고 올라왔다. 무엇보다 민심을 읽을 줄 알고 결단력, 실행력을 인정받는다. 정주영, 안철수와 달리 현실정치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고 있다.
옛날 김대중-김영삼, 양김(兩金) 경쟁구도와 비슷하게 장차 이낙연-이재명, 양이(兩李) 경쟁구도가 탄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낙연과 이재명은 지지층이 다르다. 출신 지역도, 인생 역정도, 정치적 성향이나 성격, 이미지도 매우 상반된다. 야당의 차기 주자가 뚜렷치 않다고 하나 전체 유권자의 절반 가까이가 두 사람을 지지하고 있다. 무응답층, 투표 불참 의향층 등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비율이다.

▲멀더
‘양이 경쟁 구도’는 내년 4.7 재보선 뒤 분수령을 맞을 것이다. 부산시장, 서울시장을 뽑게 되는데, 그 결과에 따라 2022년 3월 대선도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이낙연은 중도 성향, 이재명은 진보 성향인데, 정치적 스펙트럼이 다른 두 사람이 민주당 소속이라는 게 오히려 좋은 일이다. 2017년 대선 당시 왼쪽에 이재명, 중간에 문재인, 오른쪽에 안희정이 포진했다. 이런 포지셔닝이 결국 민주당 후보의 득표력을 극대화했다. 좌(左) 재명, 우(右) 낙연의 포지셔닝 역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을 뒷받침하는데 도움이 될 거다.

▲가오리
요즘 집권여당 쪽에서 9룡, 7룡 같은 대권 경쟁 시나리오가 쑥 들어갔다. 4.15 총선 대승 후 나올법한 가설이 ‘신(新) 잠룡 리그전’이었다. 정세균 총리, 추미애 장관, 최문순 지사,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을 망라하는 지역+젠더+세대의 ‘레인보우’ 리그전이, 어느 날 호사가들의 상상력 범주에서 사라졌다. 양이 구도는 1992년의 김영삼-김대중 구도, 2007년의 이명박-박근혜 구도처럼 당내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다 훗날 둘 다 대통령이 되는 윈윈 게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

▲피터팬
문 대통령이나 친문 입장에서는 양이 경쟁을 아름답게, 누군가 튕겨나가지 않게 관리할 필요성을 느낄 거다. 말 그대로 페어플레이를 하면 전체 국민의 60%가 둘 중 하나를 차기 후보로 지지하는 국면까지 끌고 갈 수 있다. 이는 결국 문재인 대통령의 레임덕을 최소화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가오리
이낙연이 당 대표가 된다면 정기국회가 끝나는 연말쯤, 정치인생에서 중대한 분수령을 맞이할 것이다. 원만하게 당을 이끌어 나가면 내년을 좀 편하게 맞이할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전운이 감도는 2021년을 맞을 수 있다. 이낙연 지지층이 확실하지 않다고 하지만 그건 잘 모르고 하는 얘기다. 호남 유권자가 있고, 안정적 변화를 바라는 중도성향 유권자들이 뒷받침하고 있다. 연말연초에 그 추이를 본 다음 친문 세력도 결정하지 않겠나.

▲깍쟁이
개인적으로 내년 4월 재보선이 분수령일 거라고 본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의 승패에 모든 게 걸려있다. 이낙연도 거기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이길 경우 이낙연 대세론이 확실하게 탄력을 받을 거다.

▲피터팬
이낙연은 그간 별도 조직을 만들지 않았다. 세력 확대보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관계, 친문 세력과의 관계를 더 중시했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이 곧 자신의 경쟁력이라고 말하고 다녔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역대 대선을 보면 특정 세력의 등에 업혀 대통령이 된 사례는 없었다. 전당대회 득표율에 연연하기보다 전대를 전후로 잠재적 지지층을 확대하고, 자신의 매력과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려면 민감한 쟁점들에 대해 좀 더 소신을 밝히고, 사람들을 따뜻하게 품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멀더
4월 총선 승리 이후 이낙연 지지율이 하락한 배경에는 반대진영에서 ‘콘텐츠 없는’, ‘재미없는’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퍼뜨린 것도 작용했을 거다. 지지율 30%를 넘는 선두 주자인 만큼 불필요한 논쟁을 회피하고, 대부분의 사안을 ‘엄중히 지켜보는 것’이 무조건 나쁜 건 아니다. 분명 장점도 있다.
그렇다고 ‘부자 몸조심’ 식으로 비쳐져선 곤란하다. 모든 사안에 개입할 필요는 없지만, 주요 사안에 대해선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답게 확실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버나드
이낙연 대세론이 흔들리는 건 사실이다. 이낙연은 빈틈없는 스타일이고, 기억력이 뛰어나고, 기자 특유의 짧고 간결한 메시지에 능하다. 사례를 풍부하게 활용하고 직관적인 비유와 반어법을 잘 구사한다. 그러나 대가 굵은 정치인이라는 느낌은 여전히 못 주고 있다. 정책 비전이나 소신을 뚜렷하게 드러낸 경우가 많지 않다.
이낙연 주변에 유능하다고 평가할 만한 국회의원, 참모진, 전문가들이 눈에 띄지 않는다. 전당대회 경선 캠프를 이끌고 있는 인물들도 다소 구태의연하다. 정치적 현안을 놓고 비전·정책 경쟁을 하기보다 조직 중심으로 대세를 굳히는데 치중한다는 느낌을 준다.
바둑을 둘 때 중반에 크게 앞서면 안전 모드로 흘러 한두 칸 물러서게 된다. 그러다 끝내기 수순에서 다시 계가를 해보면 어디선가 크게 손해를 본 것도 아닌데 판이 뒤집힌 경우가 왕왕 있다. 이낙연 캠프에 그런 위기가 찾아온 게 아닌가 싶다. 물론 대선 레이스로 보면 아직 초반일 뿐이다. 앞서 거론한 약점들을 보완해나갈 기회는 많을 거다.

▲양자
이재명의 삶 자체는 악전고투의 연속이라 이낙연 스타일과 전혀 다르다. 현장감이 대단히 뛰어나고 말과 행동이 직설적이다. 비유보다는 분명한 논리로 자신이 생각하는 답을 곧바로 제시한다. 예컨대 지역화폐, 기본소득, 신천지 엄격 대응 같은 걸 먼저 치고 나갔다. 코로나19 위기 국면에서 가장 약진한 정치인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공무원 장악력이 뛰어나다. 이재명은 소셜미디어를 활용할 줄 아는 메신저다. 정치인 가운데 팬덤 규모가 무시 못할 규모다. 
이런 스타일이 갖는 한계도 분명하다. 답이 분명한 일은 잘 한다. 반면 복잡하고 장기간에 걸쳐 논의가 필요한 일을 혼자서 서두르다가 그르칠 가능성도 높다. 독불장군 리더십으로 비쳐질 수 있다. 리더가 당장 박수 받을 일만 선호하면 정책을 멀리 보려는 참모나 전문가들은 머뭇거리게 된다. 이슈를 골라 편 가르기를 하고 SNS상에서 싸움을 벌이는 데 능한 편이다. 친문 당원들과의 앙금을 걷어내고 신뢰를 얻는 것도 중요하다. 
차기 경쟁의 가장 큰 변수는 시대정신이라 생각한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 실망한 국민들은 선하고 유능한 정부를 원했다. 그래서 등장한 문재인 정부는 복지 정책, 코로나19 대응에서 나름대로 자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진영 논리와 편 가르기가 한층 더 심해졌다. 여권의 차기 주자들은 지금처럼 편 가르기 정치를 계속할 것인지 고민해봐야 한다.

◇미국 대선과 한반도 정세

▲피터팬
미국 대선(11월 3일)을 앞두고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이미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270명을 확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이 승리한다면 역설적으로 한반도의 2021년 한 해는 험난해질 수 있다.
북한은 미국 대선을 전후해 ‘바이든 길들이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미 잠수함에서 핵탄두를 발사하는 기술이나, 미국 동부해안까지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미사일 개발을 끝냈다는 얘기를 들었다. 북한이 지난 몇 년간 북미 핵협상을 하면서 놀고 있었던 건 아니다. 미국의 새 대통령을 맞아 자신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연말연초에 핵·미사일 전략무기 자산을 거의 다 공개하고 몸값을 높이려 할 거다.

▲양자
바이든 쪽으로 무게추가 분명히 기운 것 같지만, 그럼에도 결국 트럼프가 이길 것이라는 관측도 여전히 존재한다. 한국계 미국인으로선 최초로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됐던 김창준 미래한미재단 이사장도 얼마 전 ‘그래도 트럼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트럼프 골수 지지자들이 많은데다, 흑인차별 반대시위 등이 거꾸로 백인, 기독교도들을 결집시켰다는 얘기다.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의 승리가 대다수 사람들에게 의외였듯이, 선거란 게 끝날 때까진 결과를 모르는 거다. 물론 ‘바이든 치매설’까지 꺼낸 공화당 쪽의 희망 섞인 관측일 수 있다. 그럼에도 코로나19 사태가 파생시킨, 난감하고도 심각한 상황을 반전시킬 무슨 기미라도 찾아내지 못하는 한, 트럼프 재선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가오리
코로나19로 인한 인적·물적 피해는 미국을 계속 괴롭힐 것이다. 트럼프 진영에서 최근 ‘백신이 개발되면’, ‘TV토론에게 이기면’ 등의 이른바 희망적 ‘if 용법’이 많이 나오는데, 이건 어느 나라든 열세 진영 후보가 선거 막판에 늘 하는 소리다.
바이든이 당선되더라도 당장은 내치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극복과 경제회생은 미국인 모두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다.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는 중국을 견제하는 것도 난제가 될 거다. 북한이 아무리 핵·미사일 능력을 과시한들 정권교체 초기의 어수선함 속에서 미 행정부가 상대할 여력이 많지 않아 보인다. 트럼프-김정은 대화 국면이 열리기 이전인 2016~2017년의 군사적 긴장 국면이 자칫 재현될 가능성도 있다.

▲양자
한국 정부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다. 과거 오바마 정부의 북한 무시 전략인 ‘전략적 인내’ 등을 고려하면 북미 관계가 트럼프 이전으로 후퇴할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북미 관계에서 한국 정부의 의지를 작동시킬 공간이 생길 수 있다. 만약 바이든이 당선된다면 정부 출범 초기에 북핵 대처가 우선순위에 들지 못하겠지만, 임기 말의 문재인 정부는 미국과 북한을 어떻게든 움직여 국면 전환의 물꼬를 트려 하지 않겠나.

▲피터팬
문제는 한국 정부의 선택 공간이 넓지 않다는 거다. 북핵은 기본적으로 미북 협상 틀에서 다룬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동안 북미 양쪽을 만나게 하는데 가장 큰 역점을 두었다. 둘이 만나면 해결될 줄 알았더니 결국 무산됐다. 한국이 주도하는 ‘그랜드 디자인’을 펼칠 수 있어야 하는데 작금의 국내정치 상황이나 한반도 정세를 보면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다.

▲가오리
문 대통령이 박지원 국정원장 카드를 뽑아 들었는데, 어떻게든 한반도 정세를 반전시키려는 의지가 담긴 ‘인사 혁신’이라 평가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비상한 노력으로 남북미 간에 여러 차례의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데까진 성공했다.
그러나 미중, 북미, 남북한 사이의 복잡한 변수들로 인해 2022년 퇴임 때까지 구체적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그동안 뭘 했느냐’는 비판에 직면하게 될 거다. 그래서 박지원 깜짝 카드를 택하지 않았을까 싶다. 문제는 6.15 남북정상회담, 즉 김대중-김정일 시대의 인맥을 모두 복원하기도 어렵고, 김정은 체제를 변화시킬 실질적 방안도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미중 격돌과 김정은의 ‘깜짝 카드’

▲양자
북한이 지금 같은 경제난을 벗어나려면, 스스로도 변해야 한다. 언제까지나 중국, 러시아의 지원에 기댈 순 없지 않겠나. 북미 관계, 남북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고서는 김정은 체제가 원하는 경제재건이 어려울 것이다. 북한의 변화를 끌어내는데 새로운 외교안보라인이 좀 더 적극적으로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

▲가오리
한반도 정세에는 복잡한 요소들이 많다. 항상 비관 속에 희망이 싹텄고, 희망 속에 좌절이 있었다. 남북미 사이에 대화와 협상을 통해 김정은 체제를 좀 더 깊이 알게 된 것도 지난 2년간의 소득이라면 소득일 거다. 김정은은 김일성, 김정일과 다르다. 김일성, 김정일만 해도 속으로야 어쨌든 통일 구호를 입에 달고 살았는데 김정은은 그렇지 않다. 그냥 세습체제국가의 3세 CEO인 거 같다. 권력기반 강화와 경제재건을 목표로 하는 실용주의자로 봐도 무방하다. 우리 입장에선 더 이상 정세가 악화되는 걸 막는 게 최선일 수 있다.

▲피터팬
우리가 주목해 봐야 할 점은 미중 격돌 양상이다. 미중이 무역, 경제, 기술패권 등을 놓고 전방위로 싸우고 있는데, 중국이 미국을 흔들 유력 카드 하나가 북한 김정은이다. 전략적으로 북한의 몸값이 올라갔다는 얘기다. 싫든 좋든 미중관계의 틀 속으로 한반도 정세가 들어가게 됐다. 트럼프의 압박과 대북제재를 못 이겨 북한 김정은이 대화 테이블로 나온 2017~2018년과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그런 점에서 김정은이 ‘시간은 우리 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언제든 깜짝 카드를 던져 판을 흔들어 보려 할 거다.

▲양자
일본 아베 정권의 한반도 관련 행보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제 강제동원(징용공)  배상 책임이 있는 일본 가해기업들에 대해서 한국 내 압류자산 현금화 절차가 본격화됐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보류 연장 여부도 8월 중에 또 한 차례 고비를 맞게 된다.
아베 정부가 단호한 대응을 외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취할 만한 마땅한 대응조치도 없어 보인다. 지금 삐걱거리고 있는 한일 관계를 단지 경제 분야로만 봐서는 안 된다. 미일 양국이 동아시아 질서를 인도, 호주, 동남아까지 포괄하는 중국 포위의 신(新)냉전적 질서로 재건하려는데 우리가 거기에 가담할 거냐 말 거냐 선택해야 하는 문제일 수 있다.

▲버나드
앨 고어(2000년 민주당 대선 후보)는 대선 직후 미국이 둘로 쪼개질 것을 걱정해 불완전한 개표 결과에도 금방 승복했다. 그런데 트럼프는 앨 고어가 아니다. 11월 대선 후 트럼프가 불복 자세로 버틴다면 미국은 정치적 내란에 휩싸일 수 있다. 그래서 미국의 차기 정권이 곧바로 한반도 문제에 큰 관심을 쏟기는 더욱 어렵다. 외교안보분야 우선순위에서도 미중 관계, 미러 관계, 중동과 유럽 문제에 밀려날 거다.
그런데 우리에겐 이게 오히려 기회일 수 있다. 미국은 한반도 정세의 현상 유지를 원할 것이고, 그것만 보장된다면 한국이 어느 정도 자율성을 갖고 인도적 교류, 남북 협력을 재개하는 걸 허용할 수 있다. 변수는 남북 관계보다 북미 관계를 늘 중시해온 북한의 자세다.
한반도 정세에서는 미중 관계와 일본의 역할도 주요 변수였다.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는데 일본을 활용하려 했다. 그런 차원에서 미국은 한일 관계 개선을 계속 요구할 거다. 한중 관계는 우리에게 여전히 중요하다. 중국은 한국과의 관계에서 항상 경제적 이익을 주고 정치적 이익을 가져가는데 익숙하다. 그게 한국의 취약한 고리라고 생각한 거 같다.
우리는 한미, 한중 관계에서 북한 문제에 관한 협력을 늘 옵션으로 제시해야 한다. 때로는 일방적인 동맹관계보다 두 마리 고래 사이에서 더 많은 걸 얻을 수 있다. 상도덕을 지키면서 훌륭한 거간꾼이 되는 것은 비즈니스 세계에서 종종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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