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와 사람을 읽습니다
처칠, 석유시대의 우연한 설계자석유의 위력을 세계에 알린 사람은 뜻밖에도 윈스턴 처칠이었다. 1911년 당시 영국 해군장관이었던 그는 독일과 해군력 경쟁에서 우위에 서기 위해 해군 함대의 연료를 석탄에서 석유로 바꾸었고, 그 결과 해군 함정의 속도와 작전 반경을 크게 개선할 수 있었다. 석유가 석탄보다 부피도 작고 열량이 높았기 때문이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세계는 아직도 석유의 위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산업화시대에 접어들어 두 차례나 오일쇼크를 겪으면서 세계는 석유와 중동 산유국의 위력 앞에 무릎을 꿇어야 했다. 그래서 중동
피해자는 누가, 어떻게 대변하는가소수자와 사회적 약자에게 관심을 두게 되면서 교도소 재소자들이 얼마나 열악한 환경에서 지내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죄를 지었으니 벌을 받는 게 마땅하지만, 그렇다고 인격이 무시되어도 좋다는 말은 아니지 않은가. 그런데 재소자의 실상은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존엄도 갖출 수 없는 정도다.‘재소자의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이 같은 논의는 자연스럽게 ‘가혹한 처벌이 오히려 강력범죄를 유발하며, 그래서 형벌의 목적을 처벌이 아니라 교화에 두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관계자들은 어떻게 하면 교화를
이슬람혐오의 가까운 기원, 약자에 대한 차별우리나라에는 이슬람에 호의적인 사람들보다 혐오에 가까운 감정을 가진 사람들이 더 많아 보인다.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가 이유가 되었겠지만 그보다는 그들의 형편이 어렵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 혐오의 대상이 된 무슬림(이슬람교도)들은 난민이거나 취업을 위해 입국한 사람들에 국한되었을 뿐 중동 부자들이 이슬람혐오 때문에 푸대접을 받았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이슬람혐오가 약자에 대한 차별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말이다.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폭력이 테러로 나타나고 더 나아가
나이가 들어가기 때문인지 예전에 비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시각이 많이 바뀌었다. 이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정도가 문명사회를 가르는 척도라고 생각하기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자신을 괜찮은 사람이라고 여기게 만든 이런 변화가 기실 얼마나 허약한 것이었는지 깨닫는 데는 서울에 돌아오고 나서 며칠도 걸리지 않았다. 약속 시간에 맞춰 탄 지하철이 도중에 장애인단체 시위 때문에 멈춰 섰을 때였다. 약속시간은 다가오는데 어딘지 분간도 되지 않는 곳에 내려 헤매다보니 짜증이 확 밀려왔다. 머리로는 그들의 시위를 이해하겠는데 그것이 짜증을 가라앉
그런 중동은 없다: 중요하지만 대충 알아도 됐던 중동중동이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는 데는 크게 이견이 없어 보인다. 그에 비해 중동에 대한 정보는 놀랄 만큼 부족하고, 그나마 알려진 것 중에는 부정확한 것이 하나둘이 아니다. 중요한 시장이라고 하면서도 정작 그중 가장 큰 시장인 사우디에는 우리 기업의 중동 진출 이래 언론사 특파원이 주재한 일이 없다. 정보가 부족하고 부정확한 것이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라는 말이다. 그런 중에 중동 전문가의 시선을 빌어 중동을 조망할 수 있다는 것은 무척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오랜 시간
스스로 만든 명언이 유행하는 시대독서모임에서 이번 달에 읽을 책으로 선정한 것이 ‘쇼펜하우어 아포리즘’이라고 했다. 쇼펜하우어라는 이름은 익숙한데 그의 책은 읽은 기억이 없다. 그의 저서 중 하나일 것으로 생각하고 찾으니 내가 알았던 제목은 부제였다. 그의 저서 중에 통찰을 보여주는 구절을 발췌해 묶은 책인데, 그래서 ‘쇼펜하우어의 아포리즘(격언)’이라는 부제를 붙인 것이었다.언젠가부터 명언이라는 말이 소셜미디어에 자주 보인다. 유명인사의 발언이나 드라마 한 구절이 회자되기 시작했고, 스스로 자기 말을 명언이라며 들고나오는 이들도
2030년 엑스포는 사우디의 리야드에 돌아갔다. 엑스포 중에 가장 권위 있는 ‘등록’ 엑스포가 불과 2년 전에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렸는데 2025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고 다시 걸프국가인 사우디로 돌아간 것이다. 어디 그것뿐인가. 2022년 월드컵이 카타르에서 열렸는데 2034년 월드컵도 사우디 차지가 되었다.저자는 불과 60년 전의 걸프국가*는 “제대로 교육도 받지 못한 채 불모의 황량한 사막에서 천막생활을 하며, 자신의 발아래 세계 최대의 유전이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몰라 가난 속에서 간신히 살아가는 유목민이었으며, 석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