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선의 식탁] ⑬ 갤럽, 7% 정당지지율 얻은 조국혁신당에 이례적 ‘해석’

조국혁신당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민주당은 물론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의 비례대표 정당 감소분을 흡수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은 이례적으로 "조국혁신당은 제3지대가 아닌 민주당과 연대하는 정당으로 위상을 갖고 있다"는 코멘트를 여론조사 결과에 첨언했다. / 사진=연합뉴스
조국혁신당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민주당은 물론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의 비례대표 정당 감소분을 흡수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은 이례적으로 "조국혁신당은 제3지대가 아닌 민주당과 연대하는 정당으로 위상을 갖고 있다"는 코멘트를 여론조사 결과에 첨언했다. / 사진=연합뉴스

한국갤럽이 15일 발표한 이번 주 정당지지율 조사에서 조국혁신당이 7%를 차지했다. 비례정당 지지도가 아닌 그냥 정당 지지도다. 지난주 조사 6%에서 1% 포인트(p) 올라간 거라 수치 자체는 큰 변동이 없었다. 그러나 한국갤럽의 ‘코멘트’가 이례적이다.

성한용 한겨레신문 선임기자는 이날 신혜선의식탁 ‘이슈콕’에서 “조사기관에서 좀 특이하게 조국 혁신당에 대해 해석을 붙였다”며 “조국혁신당은 제3지대가 아니고 민주당과 연대하는 정당으로 위상을 가진 것으로 적시했다”고 소개했다.

조사기관의 이런 부연 설명은 보기 드물다. 성 기자는 갤럽의 발표가 “일리 있다”며 그에 대한 동의를 전제로 “40,50대 핵심 지지 기반을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공유하고 있다는 점은 응답자 연령층에서 알 수 있고, 결국 민주당 3명 중 한 명은 비례대표 투표에서 조국신당을 찍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고 했다. 더불어 이런 현상은 민주당 전체 지지층이 감소하는 게 아니라 일종의 ‘분화’라고 설명했다.

선거를 26일 앞둔 이번 여론조사에서는 추세 측면에서 흐름의 변화를 읽을 수 있다.정당지지율 자체는 오차범위 내에서 큰 변화가 없다(국민의 힘 37%, 민주당 32%). 다만,  비례대표 투표 정당 지지도는 조금 다른 양상이다.

우선 국민의 힘 위성정당 성격인 국민의미래에 대한 지지율은 37%에서 34%로 3%p가 줄었다. 민주당의 비례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은 25%에서 24%로 소폭 줄었다.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 지지율도 5%에서 4%로 줄었다. 반면 조국혁신당은 비례대표 지지율이 19%로, 지난주 조사 결과 15%에서 4%p나 올랐다. 수치만 보면 조국혁신당이 비례 3당 감소분을 거의 다 가져간 결과다. 이 기세로 가면 조국혁신당은 10석 정도의 비례대표 의석을 확보하게 된다.

출처 : 한국갤럽(https://www.gallup.co.kr/gallupdb/reportContent.asp?seqNo=1465)
출처 : 한국갤럽(https://www.gallup.co.kr/gallupdb/reportContent.asp?seqNo=1465)

성 기자는 “초기 파죽지세에서 완만한 상승세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는 의미”라며 “최종 선거에서 어떤 결과를 내올지 주목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조국혁신당은 출범 8일 만에 당원 10만 명을 돌파하며, 이런 추이를 뒷받침했다. 성 기자는 “놀라운 성장세지만, 5년 전 서초동 (조국수호) 촛불집회에 참석한 인파를 고려하면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성한용 한겨레신문 선임기자는 창당 8일만에 '당원 10만명 돌파'라는 조국혁신당의 성적표에 대해 "5년전 서초동 검찰청 앞에서 열린 조국수호 검찰개혁 집회에 참석한 규모를 고려하면 이 정도(8일만에 당원 10만명 모집)는 아무 것도 아닌 것"이라고 평가했다. 더 올라갈 수도 있다는 의미다. /사진=백범선 메디치미디어 영상팀장
성한용 한겨레신문 선임기자는 창당 8일만에 '당원 10만명 돌파'라는 조국혁신당의 성적표에 대해 "5년전 서초동 검찰청 앞에서 열린 조국수호 검찰개혁 집회에 참석한 규모를 고려하면 이 정도(8일만에 당원 10만명 모집)는 아무 것도 아닌 것"이라고 평가했다. 더 올라갈 수도 있다는 의미다. /사진=백범선 메디치미디어 영상팀장

특히, 성 기자는 비록 소폭이지만 보수정당 지지층의 이탈을 의미 있게 분석했다. 윤석열 정부의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등 현 정부의 국정운영에 국민적 정서가 반발하고 있다는 것. 성 기자는 “‘3년은 너무 길다’라는 구호는 윤 정부를 끌어내리자는 의미인데, 이 구호가 호응받고 있다”며 “윤 정부는 법대로 한다고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국민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개혁’과 ‘윤 정부 조기종식’을 내건 조국혁신당에 동의하는 유권자들이 상당히 있다는 것이다. 성 기자는 “윤석열 정부의 반성이 필요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조국혁신당의 지역구 후보 출마 가능성은 낮게 봤다. 성 기자는 “‘지(역)민(주)비(례)조(국)’이 최근엔 ‘비조지민’으로 바뀔 정도”라며 “민주당 일각에서 ‘몰빵론(지역도 비례도 민주당을 지지해야한다)’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민주당이 비례에서 타격을 입는다고 생각하는 이들을 염두에 둔다면 조국혁신당은 지금 상황을 극대화할 방안을 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국혁신당의 지역구 후보 출마는 민주당과 분란을 일으키려는 의도가 포함된 앞서간 생각일 수도 있다고도 추론했다. 

선거 후보 등록은 21, 22일 양일이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공천이 마무리되는 시점이지만, 출마자들의 말실수와 과거 언행이 도마 위 오르며 후보 자격이 박탈당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국민의힘은 ‘5.18 망언’을 한 도태우 후보의 자격을 박탈했다. 민주당도 ‘목함지뢰’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정봉주 후보의 공천을 철회했다. 이 밖에도 ‘일제 강점기에 더 행복했다’는 망언을 한 국민의힘 조수연 후보와 ‘난교 발언’ 및 영어 욕설을 한 과거 행적이 밝혀진 장예찬 후보도 국민의힘 안에서 공천 철회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 중 장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매우 신임하는 젊은 정치인으로 알려져 있다. 국민의힘에서 ‘윤심김심’을 어떻게 조율할지 주목할 대목이다.

성 기자는 “이런 후보들을 사전 검증 단계에서 걸러내지 못한 두 당 모두 문제가 있다”며 “한편으론 유권자들의 정서가 과거보다 더 엄격해졌다고 볼 수 있으니 발전했다고도 볼 수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한편, 황상무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의 때 아닌 ‘테러 사건’ 발언도 국민의힘 선거에 악재로 등장했다. 황 수석은 지난 14일 일부 출입기자와 점심 자리에서 MBC 기자를 콕 집어 “엠비시는 잘 들어”라며 일명 ‘오홍근 회칼 테러 사건’을 설명했다. MBC 뉴스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황 수석은 “내가 (군) 정보사 나왔는데 1988년 경제신문 기자가 압구정 현대아파트에서 허벅지에 칼 두 방이 찔렸다”며 과거 사건을 복기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노태우 정권 초기인 1988년, ‘중앙경제’ 사회부장이던 오 기자가 정보사령부 소속 군인 4명으로부터 회칼 테러를 당한 일이다. 당시 오 부장은 ‘월간중앙’ 8월호에 ‘청산해야 할 군사문화’라는 칼럼을 기고했다. 군 비판 칼럼에 앙심을 품은 군인들은 정보사 예하부대장인 이규홍 준장과 박철수 소령 등의 지시로 테러를 저지른 뒤 범행 사실에 대한 사후 보고까지 이행한 것으로 수사 결과 밝혀졌다. 보고는 당시 이진백 정보사령관까지 올라가, 군인 개인의 일탈행위가 아닌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더했다.

 청와대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이 MBC 기자를 향해 과거 '기자 테러사건'을 언급했다는 게 알려지며 언론은 물론 시민사회와 야권 전체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사실상 정부를 비판하며 청와대와 날을 세우고 있는 MBC에 대한 협박이나 마찬가지라는 의미에서다. /자료 = MBC 뉴스데스크 화면 재구성.
 청와대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이 MBC 기자를 향해 과거 '기자 테러사건'을 언급했다는 게 알려지며 언론은 물론 시민사회와 야권 전체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사실상 정부를 비판하며 청와대와 날을 세우고 있는 MBC에 대한 협박이나 마찬가지라는 의미에서다. /자료 = MBC 뉴스데스크 화면 재구성.

황 수석의 MBC 기자를 향한 이런 태도에 대해 MBC는 물론 언론을 비롯한 시민사회, 야권 전체가 반발하고 있다. 농담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협박’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이미 언론노조와 기자협회 등은 성명서를 내고 황 수석 파면, 해임을 요구했다.

성 기자는 황 수석 발언에 대해 “드러난 이상, 사죄하고 책임지는 게 맞다”며 “그러나 이 사람 역시 대통령의 신임이 워낙 두터워 어떤 입장을 취할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성 기자는 “(국힘) 수도권 출마자들은 ‘이러면 선거에서 진다’고 걱정이 태산인데, 대통령은 생각이 다른 것 같다”고 꼬집었다.

특히 호주대사 파견 건에 대해 성 기자는 “정치적인 문제나 대통령으로서의 체면 문제가 아니고 나중에 형사법적 책임 문제까지도 생각하기 때문에 완강하게 버티는 것 같다"고 밝혔다.

공천이 끝나가면서 본 게임을 시작도 하지 못한 채 퇴장한 '선수'들이 등장했다. 성한용 기자는 "애초 후보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은 양당 모두 비슷한 처지"라고 꼬집었다. 특히, 이종섭 호주 대사건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체면 문제자 정치적 문제가 아닌 이후 형사법적 책임문제까지도 생각해 버티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진 = 백범선 영상팀장
공천이 끝나가면서 본 게임을 시작도 하지 못한 채 퇴장한 '선수'들이 등장했다. 성한용 기자는 "애초 후보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은 양당 모두 비슷한 처지"라고 꼬집었다. 특히, 이종섭 호주 대사건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체면 문제자 정치적 문제가 아닌 이후 형사법적 책임문제까지도 생각해 버티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진 = 백범선 영상팀장

** 이 기사는 3월 15일 메디치미디어 유튜브 <신혜선의식탁> 시즌 2 '이슈콕' 편을 녹화하면서 나눈 대화록을 요약 발췌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