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선의 식탁] ⑭ 한국갤럽 조사...맥못추는 국힘, 추격 불붙은 민주당

비례정당 지지 - 민주당 제치고 조국혁신당 2위 석권

수도권 국힘 후보들 좌불안석...물가 문제에 이종섭 호주대사 처리 여파

22회나 열린 윤 대통령 민생토론회...'약속'은 쏟아지나 효능감 '제로'

선거 판세가 바뀌었다. 여론조사 기관 한국갤럽이 조사한 이번 주(3월 18~22일) 정당 지지율에서 국민의힘(국힘)은 3%p 빠진 34%, 민주당은 1%p 올라선 33%로 집계됐다. 고전하던 민주당이 국힘을 바짝 뒤쫓는 형국이다. 비례 후보 지지에서는 국민의미래 30%, 더불어민주연합 23%, 조국혁신당 22%로 각각 조사됐다. 특히 중도층의 조국혁신당 지지율은 24%로, 더불어민주연합(22%), 국민의미래(21%)를 제쳤다. 한국갤럽은 지난주, 조국혁신당에 대해 ‘제3지대 정당에서 민주당 연대 정당’이라고 코멘트했다. 국힘은 어쩌다 밀리는 형국에 처했을까. 성한용 한겨레신문 선임기자는 “물가에 대한 국민의 부담이 여당에 등을 돌리는 주요 원인”이라며 “여기에 이종섭 호주대사 귀국이나 ‘회칼’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황상무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등의 거취 문제를 해결할 타이밍을 놓친 결과”라고 분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 야채 매장에서 대파 등 야채 물가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하나로마트는 대통령이 방문하던 시점에 대파 가격을 할인해 판매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대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 같다”고 말하며 국민들의 속을 긁었다. / 사진=연합뉴스

Q. 3월 여론조사 흐름을 보면 국민의힘이 밀리는 형국이다. 이유를 뭐라고 보는가.

A. 민주당이 공천 파동을 겪으며 민심이 많이 돌아섰는데, 어느 정도 정리됐다. 떠날 사람은 떠났다. 반면 국힘 쪽에서는 이종섭 호주 대사 사건을 굉장히 잘못 처리했다. (다 해결됐다고 말하지만) 얻어맞을 거 다 얻어맞고 해결한 꼴이다. 황상무 수석 또한 너무 버텼다. 하루 버티면 (지지율이) 5% 포인트씩 빠지는데, 총선 앞두고 뚝뚝 떨어질 만했다. ‘윤석열 대통령이나 한동훈 위원장 실력이 결국 이거밖에 안 되는 거였어’라는 비판적 시각도 형성됐다. 한 위원장은 등장 초기 굉장히 총명한 사람으로 평가받았지만, 역시 정치를 안 해본 사람으로 한계, 실력의 바닥을 보인 거 같다.

Q. ‘지민비조’를 응원하는 이들이 더 많아졌다. 조국혁신당 지지율이 지금보다 더 올라갈 가능성, 즉 비례대표를 10석이 아닌 14, 15석까지 확보할 가능성은 없다고 보는가.

A. 정당 지지도나 비례정당 지지도는 계속 올라갈 수는 없다. 조국혁신당은 굉장히 급속하게 결집했는데, 여기서 더 올라가려면 아주 오래된 민주당의 어떤 전통적인 지지층을 흡수해야 한다. 그런 일은 민주당이 망해야 벌어질 수 있는 일이다.

Q. 오늘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조국혁신당을 지지하는 중도층이 24%로 국힘 지지율보다 높게 나왔다. 민주당뿐 아니라 중도층을 끌어안을 가능성도 있지 않나.

A. 물론이다. 다만, 진보-보수의 구도 말고 세대 구분도 봐야 한다. 현재 조국혁신당 지지층은 4050이다. 외면받고 있는 젊은 층들의 지지도 고려해야 한다.

<strong>조국혁신당 돌풍이 선거 때까지 이어질까.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비례 후보 지지를 묻는 질문에서 국민의미래&nbsp;30%, 더불어민주연합 23%, 조국혁신당 22%로 각각 조사됐다. 더불어민주연합과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을 합하면 45%로 국민의미래를 크게 앞선다. // 사진=조국혁신당 홈페이지</strong>
조국혁신당 돌풍이 선거 때까지 이어질까.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비례 후보 지지를 묻는 질문에서 국민의미래 30%, 더불어민주연합 23%, 조국혁신당 22%로 각각 조사됐다. 더불어민주연합과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을 합하면 45%로 국민의미래를 크게 앞선다. // 사진=조국혁신당 홈페이지
한국갤럽이 조사한 정당 지지율(%). // 출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한국갤럽. *조사 결과 바탕으로 피렌체의식탁 재구성
한국갤럽이 조사한 정당 지지율(%). // 출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한국갤럽. *조사 결과 바탕으로 피렌체의식탁 재구성

#. 대통령의 ‘대파’, ‘타이밍 놓친’ 이종섭 호주대사 귀국...맥 못추는 국민의힘 왜?

Q. 의대 정원 증원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 사안은 총선 이슈로 띄운 거라고 봐야 하나.

A. 전혀 없다고 볼 순 없다. 총선을 앞두고 뭔가 원칙 있는 국정과제를 잡아서 처리하는 솜씨를 보여주고자 계산했을 수 있다. 다만, 어떤 로드맵과 출구 전략을 갖고 시작했는지 드러나지 않는다. (투표일까지) 아직 시간이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수습하면 정부 여당의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Q. 의사 파업이 장기화되는데, 악재가 아닌가.

A. 이 문제가 국힘 지지도를 떨어뜨리는 치명적 악재가 될 거 같지는 않다. 예를 들어 정부가 의사들을 굴복시킨다면(현장 복귀 의사가 많을 경우) 성공하는 거다. 반대로 정부가 한발 물러서 수정안을 제출하고 상황을 정리해도 ‘의대 정원 확대’라는 목표는 일정 부분 달성한 것이기 때문에 이 역시 정부가 이기는 거다.

무엇보다 애초 의대 정원을 증원한다고 할 때 찬성 여론이 높았다. 운석열 정부가 잘한다고 그랬고, 이 때문에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가 올랐다. 문제는 길어지니까 피로감이 생긴다. ‘잘하는 줄 알았는데, (해결할) 실력은 있나’ 의심하는 단계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때문에 선거에서 야당을 지지할 거 같진 않다. 이 문제는 결과를 내놔야 하는 거다. 아직 매듭이 지어지지 않았을 뿐이다. 오히려, 물가를 내리는 게 중요하다. ‘대통령의 대파 사건’이 폭발력이 더 크다고 본다. 물가 문제가 정당 지지도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Q.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도 22번째 민생 토론을 이어갔다. 뭔가 계속 나온다. ‘관권 선거’라며 국정조사 이야기도 나온다. 시비는 없나.

A. 대통령이 민생 토론이라며 많은 이야기를 하고 다니는데, 신뢰받는 분위기는 아니다. ‘또 이야기 하네’ 정도다. 효과가 없다고 본다. 문제를 제기한 야당에서도 목숨 걸고 싸울 생각은 안 읽힌다.

Q. ‘한국의 영부인이 사라졌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언론 모두 김건희 여사에 대해 다루지 않기로 합의라도 한 건가.

A. 합의가 아니고, 실제 아무 활동을 안 하니까 기사를 쓸 방법이 없다. 총선 끝나기 전까진 안 나온다고 이미 말했다. 선거 끝나면 또 나오겠지만.

#. 22일 후보 등록 끝! 이젠 진짜 시작이다

Q. 오늘(22일)로 이번 선거 후보 등록이 끝난다. 민주당, 국민의힘 다들 분란이 크다.

A. 민주당 마지막 공천자(강북을) 조수진 변호사가 새벽에 사의를 표했고, 한민수 대변인이 새로 공천받았다. 언론인 출신으로 친이재명계로 분류된다.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는 당 차원의 사전 검증도 중요하지만, 당사자의 준비도 중요하다. 한 대변인은 총선 출마를 위해 오래전부터 준비했으나 이번에 공천을 못 받았다가 다시 구제받은 경우다. 등록 마지막 날 공천을 받았는데, 등록을 위한 서류는 미리 다 준비했을 거다. 오히려 사퇴한 조수진 변호사가 막판에 전략 경선에 차출되면서 갑자기 뛰어든 경우다. 검증 실패도 문제지만, 당사자가 국회의원이 되기 위한 준비를 하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 본인이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으면 나서지 않는 게 맞았다. 그나마 그 새벽에 사퇴를 선택한 게 옳은 판단이었다고 생각한다.

5.18 망언으로 공천을 취소당한 도태우 후보가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대구지역에서는 도태우 후보 출마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사진=도태우 후보 페이스북
5.18 망언으로 공천을 취소당한 도태우 후보가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대구지역에서는 도태우 후보를 사실상 또하나의 국힘 후보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 사진=도태우 후보 페이스북

Q. 국민의힘도 만만치 않다.

A. 지난주, 대구 도태우 변호사 공천을 철회하고 김기웅 전 통일부 차관을 공천했다. 문제는 도 후보가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는데, 현지 기류가 도 후보를 국힘 후보로 본다는 거다. 윤 대통령의 멘토를 자부하는 신평 변호사가 도 후보의 무소속 출마를 응원하는 자리에 함께 섰다는 점도 한 근거다. 대구에선 ‘윤심이 여기에 있는 것 아니냐, (국힘의) 진짜 후보가 도태우다’라는 분위기가 일정 정도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장예찬 후보도 마찬가지다. ‘내가 대통령의 1호 참모다’라고 말한다.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한 게 대통령의 뜻인 것처럼 이야기한다는 거다. 그 지역엔 정연욱 동아일보 전 논설위원을 전략 공천했는데, 다른 지역 경선에서 탈락한 이다. 경쟁력이 다소 떨어진다. 도태우, 장예찬 후보 둘 다 당선 후 복당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불가하다’는 입장이지만, 과연 거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의원 한 석을 더 확보하게 되는 일을 당이 마다할 리 없다. 게다가 총선 후 한 위원장이 당 대표를 계속 할 지도 모르고.

부산지역 국민의힘 장예찬 후보 역시 공천을 취소당했지만,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앞선 도 후보처럼 장 후보도 사실상 국민의힘 진짜 후보가 아니냐는 일부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도태우 후보와 장예찬 후보 모두 '당선 후 복당'을 선언했으나,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복당은 없다'고 맞섰다. 의원 한석이 아쉬운 당 입장에서는 무소속 후보의 입당을 거부한 전례가 거의 없다. /사진=장예찬 후보 페이스북&nbsp;&nbsp;
부산지역 국민의힘 장예찬 후보 역시 공천을 취소당했지만,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앞선 도 후보처럼 장 후보도 사실상 국민의힘 진짜 후보가 아니냐는 일부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도태우 후보와 장예찬 후보 모두 '당선 후 복당'을 선언했으나,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복당은 없다'고 맞섰다. 의원 한 석이 아쉬운 당 입장에서 무소속 후보의 입당을 거부한 적은 사실상 없다. / 사진=장예찬 후보 페이스북  

#. 권영세 vs 강태웅, 나경원 vs 류삼영, 안철수 vs 이광재...국힘 텃밭에서 민주당 선전 주목

Q. 전통적으로 약세라 질 거 각오하고 싸우는데, 선전하는 세 곳을 꼽는다면.

A. 우선 서울 용산구다. 지난 선거에서 권영세 의원이 당선됐는데, 그때 진 강태웅 후보가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강 후보는 용산에서 나서 용산중고등학교를 졸업했다. 평생 서울시 공무원으로 살았다. 4년간 바닥을 정말 잘 다진 모양이다. 뚜껑을 열어보니(몇 군데 여론 조사 결과), 의외로 강 후보가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권 의원도 만만치 않은 인물이라 주목해볼 만하다.

두 번째는 동작을이다. 여긴 나경원 의원 텃밭이다. 도전장은 경찰 출신 류삼영 전 총경이다. 초기에 국힘은 류 후보 등장에 ‘땡큐(Thank you)’했다. 만만하게 본 거다. 그런데 현지 분위기가 그렇지 않다는 말이 전해진다. 특히, 최근 이종섭 호주대사 사건 등이 벌어지면서 민심이 뒤집히는 게 눈에 보인다고 한다. 나 전 의원이 윤 대통령에게 ‘이종섭 대사 처리를 좀 잘못한 것 같다’는 쓴소리를 했다. 지난번 윤 대통령에게 잘못 대들어 기후 대사에서 해임된 트라우마가 있을 텐데, 나 의원도 급한 거다.

이 밖에도 여러 군데가 있지만, 경기도 성남 분당갑을 관심 있게 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안철수 의원 지역구다. 안 의원 본인은 거의 대통령이 될 뻔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도전장을 낸 이가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이다. 강원지사도 했고, 국회의원도 했다. 3선 의원인데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강원도는 민주당에 굉장한 험지다. 그런 곳에서 2010년, 강원지사에 당선됐다. 2022년에는 질 가능성이 큰데도 당 결정에 따라 강원지사에 출마해서 떨어졌다. 이번에도 종로 출마를 희망했지만, 곽상언 후보(고 노무현 대통령 사위)에게 양보했다. 이 후보는 매우 뛰어난 정치인이다. 진정성을 담은 정책적, 정무적 판단력이 높게 평가받는다.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율이 하락세다.&nbsp;<strong>성한용 한겨레신문 선임기자는 “물가에 대한 국민의 부담이 여당에 등을 돌리는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성 기자는 “이종섭 호주대사 귀국이나 ‘회칼’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황상무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거취 문제를 해결할 타이밍을 놓친 결과”라고 덧붙였다. /사진= 백범선 영상팀장</strong>&nbsp;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율이 하락세다. 성한용 한겨레신문 선임기자는 “물가에 대한 국민의 부담이 여당에 등을 돌리는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성 기자는 “이종섭 호주 대사 귀국이나 ‘회칼’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황상무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거취 문제를 해결할 타이밍을 놓친 결과”라고 덧붙였다. /사진= 백범선 영상팀장 

* 이 기사는 3월 22일 촬영한 메디치미디어 유튜브 <신혜선의식탁 - 성한용 기자의 총선 이슈콕> 내용을 부분 발췌, 재구성했습니다. 영상 전체보기는 메디치미디어 유튜브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