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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편집 2021. 11.25, 00:00

[금요집담회]②더불어민주당: 경제→정치, 프레임을 바꿔라

By | 2019년 5월 31일 | 정치

  • ‘패스트트랙’ 대중 여론과 너무 동떨어져 추진
  • 북미정상회담 결렬 뒤 여권은 돌파구가 필요했다
  • 문재인 대통령의 개혁 입법 의지도 강하게 작용
  • 큰 고비는 넘겼으나…절박감이라는 동력
  • 여당, 자유한국당 핑계 대며 시간 끌다가는..
  • 현재로서는 황교안-이낙연 구도인데…
  • 대선은 전망 투표, 총선은 회고 투표.. 여당에 불리
  • 대권 주자 없는 제3당은 총선 필패
  • 보수진영 경제 공격 거센데, 대응은 불성실
  • 경제 프레임 여당 불리, 정치개혁 콘텐츠 필요

‘패스트트랙’ 갈등이 터지면서 오랜만에 정치권의 언론 점유율이 높아졌다. ‘동물 국회’라는 비난을 받았지만 “‘식물’보다는 낫다”, “이제야 일을 시작했다”는 말도 나왔다. 총선이 다가올수록 ‘동물적 본능’은 살아날 것이다. 피렌체의 식탁 ‘금요 집담회’가 정치 분석‧전망팀을 꾸렸다. 정치 평론가 ‘아무개’와 여론조사‧분석 전문가 ‘장미’가 참여했다. 1부 자유한국당 편에 이어 2부에서는 더불어 민주당의 현 상황과 향후 전략에 대해 논한다.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이 높아졌으나, 더불어민주당도 올해 35~40%의 지지율을 꾸준히 유지하며(한국갤럽 조사 기준) 역대 최고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 임기 중반에 치러지는 총선은 여당에게 불리한 판이기 때문에 새로운 판을 짜지 않으면 안 된다. 전문가들의 고견을 들어보자. [편집자]

문재인 대통령의 개혁 의지가 패스트트랙 견인

가오리
민주당이 패스트트랙으로 울고 싶은 자유한국당의 뺨을 때려 태극기와 자한당의 결합을 자초했다고 지적했는데, 여당은 어떻게 되나? 무슨 생각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장미
첫째, 패스트트랙이 어느 날 갑자기 너무 뜬금없이 나왔다. 물론 정치권 내에서는 해야 되느냐 말아야 하느냐를 두고 오랜 기간 고민하고 설왕설래 했지만, 일반 유권자들 입장에서는 거의 모르던 이슈다. 그런 입장에서 갑자기 패스트트랙을 한다고 난리가 나니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 개연성이 높다. ‘패스트트랙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분위기를 먼저 만들었어야 했다.

둘째, 자유한국당의 거센 반응에 대해 청와대와 여당 쪽에서는 ‘예상보다 거칠다’는 분위기다. 이렇게 까지 안 할 걸로 본 거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은 무엇인가 극한적인 투쟁을 하고 싶어도 구실을 못 잡아 안달이었는데, 적당히 구실을 던져 준 결과를 낳았다. 청와대와 여당에서 자유한국당의 처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너무 쉽게 생각했다.

가오리
여당이라는 존재는 항상 명의(名醫)다. 죽어가는 존재를 살려내는 데 귀재다.(웃음)

아무개
지난 연말부터 올해 1~2월까지만 해도 여당 의원들 만나면 ‘(선거법 개정) 패스트트랙은 안 된다’고 했다. 현행 선거구제로 총선을 치르는 게 자기들에게도 유리하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도 안 되겠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고 나서 여당 내 태도가 조금씩 바뀌었다. 아무 것도 되는 것이 없으니 성과가 필요했다. 원래 선거법 개정에 묶으려 했던 법안이 상법‧공정거래법‧국정원법 개정안 등 지금 패스트트랙에 묶여 올라간 것 말고 여러 개가 있었다. 배후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있다고 생각한다. 선거법 등 개혁 법안에 대한 대통령의 뜻을 확인하고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었다. 여러 개혁 법안 중 ‘공수처’, ‘검경수사권조정’ 최소한 두 개는 해야 하지 않겠냐. 의원들 입장에서는 협조해야 공천에도 유리하고, 선거법 조정으로 혹시 지역구가 없어져도 다른 자리라도 보장 받을 수 있지 않느냐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고 다녔다고 한다. 어쨌든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빠지기 시작한 것과도 관련이 있다. 정당이 움직이는, 특히 여당이 움직이는 데에는 굉장히 복합적인 기재가 있는 것 같다. 뻔히 될 것 같은 것도 안 될 수 있지만, 안 될 것 같은 것도 되게 하는 샛길을 찾아낸 것 같다. 물론 그 과정이 세련되지는 않았다. 자유한국당에 빌미를 줘서 판 자체가 이상하게 됐으니까. 만약 패스스트랙 올리는 거 실패했다고 생각해 보라. 아마 청와대랑 여당은 초상집이었을 거다. 손학규, 김관영 같은 사람들 없었어봐라. 운도 많이 작용했다. 일단 큰 고비는 넘은 것 같다.

장미
큰 고비는 넘겼지만 앞으로 고비가 여러 번 남아 있다. 민주당 중진 의원들이 ‘안 될 거야’라고 얘기하던 것은 ‘되면 안 된다’는 당위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지역구 축소에 현역 의원들이 찬성하겠느냐가 문제다. 패스트트랙 띄워도 상임위에서 좌초될 가능성이 크다. 패스트트랙을 띄워 놓고 나중에 아무 성과가 없으면 더 큰 부담이다.

가오리
패스트트랙 상정 성공으로 일단 시간은 번 것 같다.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청와대와 여당이 밀리는 국면에서 절반의 성공까지는 왔는데, 결과적으로 아무 것도 안 되면 데미지는 두 배가 되지 않을까?

장미
사실 정치적 셈법보다는 공수처와 검경수사권조정은 청와대가 정말 하고 싶었던 것이다. 이를 위해 소수 야당의 선거제 개편 딜을 받아들인 건데, 패키지 딜이기 때문에 어느 하나라도 안 되면 모두가 안 되게 묶였다. 집권 여당에게는 잠복된 리스크다.

아무개
역설적으로 그래서 더 될지도 모른다. 안 될 경우 청와대‧여당 대미지가 너무 크기 때문에 모든 것을 걸고 양보해 가며 만든 것이다. 만약 선거법 개정안 부결되고 공수처, 검경수사권조정 물 건너가면 국민들이 ‘너희들은 뭐하는 OO들이냐!’라고 말하는 상황이 될 위험성이 있다. 정권이 중간에 무너지는 일을 막기 위해서라도 국회의원 20명 목을 쳐서(지역구 조정)라도 일을 되게 할 것이다. 우리나라 정치를 움직이는 동력 중에는 ‘절박감’이라는 게 있는 것 같다. ‘이거 아니면 우리 망한다.’ 이런 절박감이 있을 때 오히려 기적적인 성과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아이디어를 짜내고 길을 찾아내고. 신기한 현상이다.

양자
패스트트랙 상정으로 더 절박한 건 자유한국당 아닌가?

아무개
자유한국당은 지금은 배가 부르다. 덕분에 장외투쟁하고 지지율도 오르고.(웃음) 개인적으로 여권의 태도 자체가 마음에 안 든다. 총선을 준비하는 태도가 자유한국당과 다르지 않다. ‘야당이 발목 잡아서 아무 것도 못하고 있다’고 징징거리며 자기 편 결집에만 신경쓰고 있다. 대통령 집권 3년 시점에서 치르는 총선에서 그런 전략이 효과가 있을지,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도 국정운영을 책임진 세력이 그런 태도로 선거를 치르는 게 옳은지 모르겠다. 국정운영을 위해서는 야당을 달래가면서 점진적인 개혁이라도 하는 게 맞지, 이런 식이면 총선 때까지 아무 것도 안 하겠다는 것 아닌가. 그럼 총선에서 압승해 200석을 얻어 압도적인 1당이 됐다고 치자. 그러면 법안을 다 날치기 할 수 있나?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못 한다. 그럼 국회법부터 바꿔야 하는데 그럼 문재인 정부 임기 말이다. 지금 할 수 있는 것부터 해야지.

이해찬 대표는 야당 욕만 하고 있고,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앉혀 놓고, 임종석 전 실장을 종로에 내보내네 마네하고 있다. 이러면 자유한국당 지지자들은 “봐라. 봐라. 친문들이 정권 다 해쳐먹는다”면서 더 결집할 가능성이 높다. 총선 프레임을 ‘문재인 정권 심판’ 프레임으로 강화시켜줄 위험성이 있다.

이낙연 총리는 총선 포스트가 될 수 있을까?

허생
여당의 고전적인 총선 전략은 거물이든 뉴페이스든 인물을 내세우는 것이다. 최근 이낙연 총리의 총선 차출론이 화제가 됐다.

가오리
수도권의 민주당 의원을 만났더니 ‘이낙연 총리가 총선에 나가야 하고, 서울이나 호남에 출마해 실제 선거 동력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하더라. 예전에는 이낙연 총리에 대해 당에서는 ‘자기 사람 하나도 없는 사람’, ‘총리직 맡아 즐기는 사람’ 정도 인식이었던 것 같은데, 이런 말이 나오는 것 자체가 이낙연 총리에 대한 당내 거부감이 많이 줄어든 것 뿐 아니라, 이 총리에게서 현실적으로 도움을 받을 요소가 있다고 생각하는 걸 느꼈다. 문재인 대통령 단일 간판만으로 수도권에서 당선 보장이 어려운 상황이고 새로운 피나 활력소를 불어 넣어야 하는데, 이 총리의 온건하고 중도적인 이미지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예전 국민의당이 빼앗아 간 호남 의석을 되찾기 위해 호남에 출마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래서 호남 바람을 수도권까지 불게 해야 한다는 것. 그런데 이 총리가 그런 역할을 잘 할 수 있을까?

장미
선거에서 유력한 대선 후보를 누가 갖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지금 시점에서 지지율 1등이 황교안, 이낙연 구도다. 이해찬 대표는 어차피 대선후보가 아니기 때문에 이 총리를 징발해서 앞에 세워야 하는 것 아니냐는 당의 고민이 있는 것 같다. 이낙연 총리 개인적으로도 총선 후까지 총리를 하다가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 책임을 함께 안고 나오는 것보다 총선 전에 나오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다. 어느 지역에 출마 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지는 않다. 다만 디테일한 전략 측면에서는 세종시를 권하겠다. 세종시는 행정수도이면서 공무원들로부터 지지를 받는다는 강점도 살릴 수 있고, 중립적이고 전국적인 인물로 설 수 있는 상징성이 있다.

아무개
이낙연 총리가 총선에 출마한다고 해서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지금 이 총리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 중에 ‘이재명은 아니고’, ‘김경수는 재판 받고 있고’… 어디 갈 데가 없으니까 지지하는 것 같다. 여당 지지자들이 실제로 이 총리를 차기 대통령감으로 인식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여당이 어려운 선거일 줄 알았는데 뜻밖에 여당이 이긴 선거가 1996년 총선이다. 이회창이라는 차기 대통령감을 선대위원장에 앉혀서 신한국당이 이기고 DJ는 79석에 머물렀다. 2012년 총선 때는 MB 임기 막판이었지만 박근혜가 있었다. 확실한 차기 대통령감이 있으니까 승리한 것이다. 여당은 ‘저 사람이 다음에 대통령이 되겠네’라고 느껴질 만한 인물로 총선을 치러야 하는데 이 총리가 그런 사람인지는 의문이다. 이 총리는 국회의원 4선을 하고 전남지사까지 해서 많이 노출돼 있고, 이 총리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아는 사람들이 많다. 이 총리를 안다는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 총리는 국회의원 시절에도 동료 의원들과 밥을 안 먹는 사람으로 유명하고, 계보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낙연이랑 친하다’는 사람도 없다. 사람들을 거느리고 다니는 스타일도 아니고 젊은 기자들과 어울려 막걸리 마시며 폼 잡기 좋아하는 스타일이라고 한다. 대통령을 할 만한 정책 능력, 정치인으로서의 매력, 리더십에 대해 의문을 품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좀 회의적이다.

장미
나도 그렇게 느끼긴 한다. 이 총리와 함께 일했던 직원들의 냉소적인 반응도 있더라. 다만 이 총리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는 것은, 여권 주자 중 박원순, 이재명 등 다른 주자들이 갖지 못한 안정감을 갖고 있다. 이 총리는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자보다는 중도층에 지지자가 많은 걸로 분석된다. 향후 중요한 국면에서 민주당 지지층이 여기에 결합되면 의미 있는 숫자가 나올 수도 있다.

보수진영 경제 공세 강해질 것… 프레임을 바꿔야

아무개
1996년 총선에서 이회창은 YS와 차별화 하지 않았다. ‘뉴페이스’, ‘대쪽총리’, ‘새로운 정치’ 이미지가 강했다. 아무튼, 자유한국당이 개판을 치고 있으니 다음 총선에서 ‘어쨌든 민주당이 이길 것 같다’, ‘이겨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은데 그렇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기본적으로 대선은 전망 투표이고, 총선은 회고 투표이다. 자유한국당이 아무리 개판을 쳐도 대통령의 임기가 3년 지난 시점에서는 여당에게 유리한 선거가 될 리가 없다. 조중동이 “경제가 나쁘다, 나쁘다” 하도 떠들어 경제가 나빠 보이는 게 아니라, 진짜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부울경 제조업 경기가 안 좋다 보니 지방선거에서 크게 이겼는데도 이제는 여당이 고전하고 있는 것 아닌가. 요즘은 ‘호남 여론과 수도권의 호남 향우회 여론이 다르다’고 하더라. 수도권 호남 향우회 사람들 중 자영업자가 많다 한다. 이들이 어려운 경기를 체감하고 있어 여당이 수도권에서 고전할 가능성도 있다. 자유한국당이 개판 치고 있어 민주당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서는 안 된다.

가오리
문재인 정권이 기본적으로 크게 보면 촛불시민이 배경이지만, 지역으로는 호남, 이념적으로 진보, 이렇게 두 개의 축이 결합된 정권이다. 세대적으로는 청년층이 결합했다고 볼 수 있는데, 그런 면에서 호남 출신 수도권 자영업자들이 흔들리기 때문에 이낙연 총리 차출설이 나오는 측면이 있다. 한편으로는 수도권의 호남출신과 중도성향 중장년층에게 어필하기 위해 이 총리의 수도권 출마가 검토되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여권은 호남에 대한 세밀한 관리가 필요하다. 호남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이미지는 나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내년 총선에서 문대통령을 봐서 찍는다는 여론이 생길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 지난 대선에서 호남 사람들은 문재인, 안희정, 이재명 등을 두고 고르는 재미를 느끼고 싶어 했다. 그런데 탄핵으로 조기 대선이 되면서 충분히 즐기지 못했다. 얼결에 문재인 쪽으로 휩쓸려 문재인 정권이 출범했는데, 하는 걸 보니 호남에 잘 하는 것 같으면서도 ‘좀 더 없을까’ 같은 심리가 있다. 민주당이 ‘호남에서는 전부 민주당 찍어주겠지’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박지원 대표같은 사람이 ‘친문 비 민주당’을 내걸고 별도의 깃발을 들 경우 결과가 주목된다.

허생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지지자들이 똘똘 뭉쳐 있는 것은 당이 분열돼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분열될 만한 사람들이 다 작은 야당들로 갈라져 있기 때문도 있을 것 같다. 작은 야당들은 선거법 개정에 기대를 걸 수 있을 텐데, 이번 총선에서 운명은 어떻게 될까.

아무개
역대 총선마다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었던 작은 야당은 대선주자급 인물이 지역과 결합됐을 때였다. 1998년 13대 총선에서 노태우의 민정당이 어렵사리 1당이 됐지만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까지 교섭단체가 세 개가 됐다. 각각 대선주자니까 가능했다. 1992년에는 정주영 회장이 대선주자급이 되니까 교섭단체가 될 수 있었고, 1996년 총선에서는 김종필의 자민련이 있었다. 2008년 총선의 친박연대와 무소속연대도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였고, 2016년에는 안철수와 호남이 결합돼 교섭단체를 만들어줬다. 대통령급 정치인이 지역을 기반으로 나서야 교섭단체가 가능할 텐데, 손학규 대표는 얼마 버티지 못할 것 같고, 안철수 전 대표에 대한 평가도 낮아졌다. 유승민 의원은 이번에 의안과에 가서 왔다 갔다 하는 거 보여주면서 바닥이 드러났다. 제3정당에 교섭단체 확보할 만큼의 인물이 안 보인다. 제3정당이 있는 게 바람직하지만 바람과는 반대 방향인 것 같다. 이대로 가면 문재인 대 황교안 정당의 대결 구도로 가서 다른 정당은 다 치어 죽는 불행한 구도가 될 것 같아 걱정이다. 선거법이 바뀌면 정의당은 몇 석 더 얻을 수 있겠지만, 바른미래당 등이 의석을 더 얻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장미
선거법 개정이 되도 비례대표 몇 석 나눠 갖는 정도이지 지역구에서는 힘들 것 같다. 총선에 기호를 갖고 모두 출사표를 던지겠지만 정의당 제외하면 나머지는 당의 미래가 불투명하다. 민주당이 호남에서 녹록치 않겠지만 50%를 넘기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는 공감대가 있다.

허생
총선 구도에 영향을 미치는 정서적 요소도 따져보자. 문재인 정권의 탄생은 탄핵과 촛불 시민이 배경에 있었다. 이 기세가 총선까지 살아 있을까. 오히려 세대 갈등, 젠더 갈등 등이 더 부각되고 있다.

장미
박근혜 탄핵 때 ‘촛불 시민’이 새로 등장한 것은 아니다. 노무현 탄핵 때처럼 그 전에도 우리 국민들 의식에 그런 정신이 살아 있었다. 박근혜 정권의 어이없는 상황을 보고 행동으로 옮긴 것뿐이다. 일정 기간을 두고 가치관 조사를 해보면 과거에는 경제성장이 우선이었는데, 공정‧정의 등에 대한 비중도 촛불 이전부터 서서히 높아져왔다.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선거 전략에 공정‧정의에 방점을 찍은 이유도 그 때문이다. 우리 국민들의 눈 높이가 달라질 이유는 없다. 누가 반듯한 나라를 만들 것이냐,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데 근접할 것이냐에 따라 국민들의 움직임이 달라질 것이다. 어느 쪽으로든 힘을 몰아주지 않을까. 우리가 얘기하는 갈등이라는 것들도 예전부터 쭉 있어 왔던 것이고 앞으로도 계속될 문제들이다.

양자
대만의 경우 중국 덕을 보자는 국민당과 완전 독립을 하자는 민진당 쪽으로 완전히 갈라져 있다. 중국 변수에 따라 경제가 불안하니까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 같다. 우리도 경제 상황이 중요한 요소가 되지 않을까.

아무개
경제 그 자체보다 태도가 중요할 것 같다. 대통령이나 집권여당이 총선을 치를 때 ‘경제 위기의 원인이 뭐고’, ‘우리 정권에서 못한 것은 뭐고’, ‘구조적으로 성장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뭐고’, ‘일자리의 한계는 뭐고’, ‘우리가 뭘 해야 하고’, ‘다음 대통령은 뭘 해야 하고’ 등에 대해 설명을 정확하게 해야 한다. 단순히 겸손해야 할 문제가 아니다. 보수 언론에서는 문재인 정권 들어선 것 자체가 사람들 먹고 살기 힘들게 된 원인이라고 떠들고 있고, 황교안 대표가 똑같이 이야기 하고 다닌다. 그 말이 먹힌다. 그 말이 맞아서 먹히는 게 아니라, 이쪽에서 아무 말도 안 하니까 먹히는 거다. 나는 청와대와 여당 인사들 만나면 “당신들은 왜 논쟁을 안 하냐”고 투덜거린다. 최저임금 인상을 잘 못 했으면 “잘 못 했다”고 하든가, 그게 아니면 “아니다”라고 하든가. 싸움을 해야 할 것 아닌가. ‘우리는 착하니까 믿어달라’는 옳지 않은 태도다. “국민들이 똑똑해서 다 아는 것이라 생각하는 거냐”, “왜 이렇게 불성실하냐”, “왜 설명을 안 하냐” 같은 불만들을 이야기한다. 한반도 이슈도, 경제 이슈도 국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서는 설명을 해야 한다. 요즘 말로 ‘TMI, 투 머치 인포메이션’이라고 하는데, 이런 게 필요하다. 대통령과 정부 당국자가 막 떠들면 ‘열심히 하려나 보다’ 생각이라도 하고, 내용은 잘 몰라도 믿기라도 하는 거다. 그런데 왜 안 하나. 경제라는 실체가 나빠지는 것보다 무서운 게, 정부에서 성실하게 설명하지 않는 불성실한 태도다.

양자
그런 측면에서는 우파들이 훨씬 성실하고 활발한 것 같다.

장미
지금까지 잘 못했던 것에 대한 아쉬움이 당연히 많다. 내가 보기에 대통령과 정부는 국민을 비롯해 경제 주체들에게 요구하는 게 없다. 단 한 가지도. 그러다 보니 ‘내가 알아서 잘 해드릴게요. 잘 지켜봐주세요’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지켜보다 보니 잘 못 됐다는 이야기도 많이 나오는 거다. 처음에는 ‘이 정도 박에 못 하나’ 하다가 지금은 ‘이거 안 맞는 거 아닌가’하는 의심이 생기는 단계다. 이렇게 되면 심판 정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잠잠했던 여당 쪽 이데올로그들이 총선을 앞두고 불같이 일어나서 떠들어 줄 것 같지도 않다. 여당 입장에서는 내년 총선 전략을 경제 프레임에서 정치 프레임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제는 지금까지 해온 거 방어하기도 힘들다. 대통령은 늘 ‘성과를 보이자’는데 성과가 어디 있나. 소득주도성장 성과가 1,2년 안에 나오는 건가. 어차피 안 되는 것이다. 그걸로 총선 프레임을 짜면 ‘심판’으로 갈 수밖에 없다. 여당은 오히려 정치개혁 쪽으로, 정치 프레임으로 가야 할 것이다. 자유한국당의 정치 행태들을 단순 공격하는 걸 넘어서서, 정치 체제를 바꾸자는 쪽으로 가면 공간이 있어 보인다. 여러 가지 콘텐츠가 필요할 것이다. 선거법 개정 문제도 만약 성사 되면 촉매제가 될 수 있고, 향후에 개헌 논의까지 갈 수 있을 정도의 정치 리더십을 갖고 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 새로운 좋은 인물들을 영입하고 판 자체를 경제가 아니라 정치 개혁 쪽으로 끌고 가야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 않으면 수세적인 선거가 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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