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와 사람을 읽습니다
“선거 결과 한국은 원점에서의 출발을 맞이할 것이다. 태풍의 진원지로서 검찰 대신 국회의 귀환이 예상된다. 주요 정책 현안은 재조정과 원점 리셋 사이에서 출렁일 수 밖에 없다.” 총선을 보름여 앞두고 메디치미디어와 편집진은 이런 판단 아래 긴급 포럼을 기획했다. 4월 16일 다섯 명의 발제자를 모시고 열린 이 그것이다(일부 발제자는 당 공식일정으로 4월 19일 별도의 조찬 모임 형태로 추가 개최되었다). 포럼의 결과를 모은 전자 리포트의 발간에 맞춰 김현종
'4.16 10주기' 혹은 '세월호 10주기'. 자체로 이미 고유명사가 되어 버린 말들. 이 시간이 언제 올까 싶었는데, 이렇게 당도했다. 많은 사실이 규명되었지만, 그것들을 다 그러모아 하나의 진실이 만들어지지는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납득하지 못하고, 그래서 그것은 아직 사고와 참사 사이에서 배회한다. 그리고 '이태원 참사'는 우리 사회, 우리 국가가 4.16과 세월호에서 제대로 배우지 못했음을 일깨워줬다. 4.16/세월호를 다시 기억하기 위해 굳이 외부의 누군가에게 원고를 부탁하고 싶지는 않았다. 이것은 솜씨나 식견, 전문성의
조국혁신당 영입인재 5호 김선민 전 건강심사평가원(심평원) 원장. 우체국이나 학교를 지을 땐 손해를 따지지 않으면서 왜 의료에선 수익을 논하는지 모르겠다는, 뼛속 깊숙이까지 의료인. 본인 스스로 암을 이겨낸 '아픈 의사'였다. 병원이 환자에게 어떤 의미인지 너무나 잘 안다. 김선민 원장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두 가지로 돌봄과 의료를 꼽았다. “이 두 가지가 좋아지면 이 세상이 얼마나 좋아지는지, 시민들은 아는데 정부만 모르는 것 같다.”고 꼬집은 김 원장은 “그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이 본인의 사회적 역할이라고 간결하게 설명했다.
사람들이 자주 쓰는 말에 이런 게 있다. "사람 참 안 변한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사람들은 잘 변한다. 성공하기 위해서 변하고, 목적한 바를 이루기 위해 변한다. 어떤 사람의 변화는 때로 자신의 변화를 뛰어넘어 시대의 변화를 이끌어내기도 한다. 어느 나라고 역대 최악의 비호감 선거라는 자조가 유행인 와중에,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는 그 개인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이번 선거의 최고 이슈메이커가 되었다. 남이 만들었던 이슈에 휘둘리는 게 아니라 스스로 이슈를 만들어내고 있는 '조국 현상'의 이면을 따라가본다. [편집자 주]준비된
조국의 정치가 시작됐다. 3월 3일 조국혁신당으로 공식 창당하고, 당 대표가 되었다.조국신당에 붙던 (가칭)을 떼고, '인재영입위원장'의 임시 호칭도 뗐다. 출사표도 던졌다. “불은 가장 뜨거울 때 파란색”이라며, “우리가 가장 뜨거운 파란 불이 되어 검찰독재정권을 태워버리자”고 외쳤다. 자신이 맨 앞에 서고 또 맨 마지막까지 싸우겠으니 함께해달라고 했다. 5일 발표된 비례투표 정당 지지도에서 조국혁신당은 지지율 21.0%를 기록하며 국민의힘과 민주당 계열에 바짝 따라붙었다. 이준석의 개혁신당이나 녹색정의당 등을 한창 따돌린 수치다
지난 2022년 7월 23일, 한국 경찰 역사상 처음이다. 전국경찰서장 연석회의.경찰청장만이 소집할 수 있는 회의를 총경(경찰서장)이 소집한 결과다.이날 연석 회의에는 54명의 총경(경찰서장)이 직접 참여했다. 140명은 화상회의로 참석했다. 350명의 실명 화환이 '무궁화동산'을 이뤘다(《나는 대한민국 경찰입니다》 15쪽).경찰청장의 해산명령이 있었지만 오후 6시까지 회의는 이어졌다.35년간 대한민국 경찰이었다는 류삼영 전 총경은 "경찰국 신설을 반대했을 뿐인데, 돌아온 건 지독한 릴레이 보복인사였다"고 말했다.류 작가는 "경찰서
“경찰국 신설에 반대했을 뿐인데, 눈떠보니 정치인이 돼 있습디다. 35년간 경찰이었는데, 지금은 시민이 됐고요. 경찰이기 때문에 눈치 보며 산 것도 맞는데, 지금은 완전 자유인이 됐어요. 시민처럼 표현할 수 있어 너무 좋아요.”지난 1월,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 지하 2층에서 열린 《나는 대한민국 경찰입니다》 류삼영 작가(전 총경)의 북 콘서트. 130석 규모의 이벤트홀이 꽉 찼다. 부산을 시작으로 광주, 전주를 지나 서울에서 열린 마지막 북 콘서트다. 14만여 명의 전국 경찰 숫자를 생각하면 너무 소박한 공간이다. 공간을 욕심
‘다시 들추는 책장’ 코너는 30년 경력의 편집자가 쓰는 책 이야기입니다. 이번 호는 연말 특별 기사로 메디치미디어의 여러 브랜드를 통해 선보인 다양한 책들 중 한번 더 되짚어보고 이야기를 나눌 만한 12권의 책을 모아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품격의 역사, 논쟁의 역사, 아픔의 역사2023년 메디치의 서가를 관통한 첫 번째 주제는 역사였다. 각 영역에서 화제를 모은 세 권의 책을 통해 품격의 역사, 논쟁의 역사, 아픔의 역사를 들여다본다. 품격의 역사: 대한민국의 품격을 높인 대통령 행사 이야기 《미스터 프레지던트》. 문재인 정부
'책'을 고르는 당신의 기준은 무엇인가. 눈닿는 온라인 장소 어느 곳에서나 인공지능(AI)이 당신의 취향이라며 강권하거나, 혹은 서점의 판매 순위 상위나 소셜미디어 속 명사들의 리스트를 따라가보는 독서도 있을 것이다. 2023년, 독서는 점점 진기한 체험이 되어간다. 그래도 일상을 되돌아보고, 사회를 응시하고, 시대정신을 품어보려는 노력에 가장 든든한 벗이자 스승은 역시 책이다. 메디치미디어의 저자, 피렌체의식탁의 필자, 그리고 또 다른 자리에서 만난 생각의 이웃들에게 조용히 무심하게 청탁했다. 당신이 읽은 2023년도는 무엇인가.
‘다시 들추는 책장’ 코너는 30년 경력의 편집자가 쓰는 책 이야기입니다. 저자 섭외부터 기획, 편집, 제작과 출간 이후 반응에 이르기까지 출판업에 종사하는 기획자만 알 수 있는 숨은 이야기들이 매달 펼쳐집니다. 잘 살피면 저자와 편집자의 밀당, 흥행 성공의 법칙이 수시로 등장합니다. [편집자 주]참사의 현장을 담은 첫 기록을 받다2023년 1월 초, 대표님이 회사 메신저로 구글독스 링크를 하나 전달해주셨다. 함께 도착한 메시지는 ‘정혜승 님이 이태원 참사에 관한 이야기를 썼답니다. 검토해주세요’라는 내용이었다. 내용을 보기 전에
정혜승 작가는 기자 출신이다. 이번 책은 한 인간의 주장일 수 있지만, 32명의 인터뷰와 해외사례, 논문 등을 찾아본 후 그 결과물을 토대로 작성한 ‘기록물’이기도 하다.우리는 놀러 가든, 길을 가든, 안전하게 보호받을 권리가 있는 시민이다. 그리고 시민을 보호할 의무와 역할을 다하는 게 정부다.그는 “헌법 10조의 시대를 넘어 헌법 34조의 시대”라고 강조했다. 헌법 10조는 기본권과 행복 추구권이다. 헌법 34조는 재난과 참사로부터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할 국가의 의무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너무 미안한 마음에 사과를
수많은 일들에서 '국가란 무엇인지' '국가란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인지' 묻게 되는 시대다. 2023년 11월 17일부터 19일까지(특정 기관에 따라서는 22일까지) 대한민국 행정부가 운영하는 전산망에 장애가 발생했다. 수많은 민원처리 업무들과 공적 처리가 필요한 일들이 며칠 동안 마비되는, 나름대로 총체적 난국이었는데, 왜 그런 것인지, 재발 방지를 위한 대안은 무엇인지 여전히 명확한 답이 없다(답이 없다기보다 답을 내놓으려는 의지 자체가 보이지 않는다). 문제는 단지 전산망 마비가 아니라 더 많은 일상의 마비, 일상의 위기로 이어
한 '어머니'가 있다. 일하는 여성이다. 10월의 그밤에 아이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뉴스를 보고 아이를 찾으러 종종걸음으로 달려갔다. 정혜승 작가는 이렇게 '이태원'에 자발적으로 연루되었다. 몇 번이고 현장을 보고 관련자들을 인터뷰했다. 그는 기자로, 민간기업에서 홍보 전문가로, 그리고 이전 정부에서도 일을 했다. 그런 여러 경험들을 바탕으로 묻고 또 물었다. 세월호에 이어 왜 이런 참사가 또 터졌는가? 우리 사회 위기관리의 차원에서 파헤치고 들어갔다. 32명을 인터뷰했다. 법은 하급 공무원의 책임을 묻지만, 참사의 재발 방지를
159명의 청년들이 아까운 목숨을 잃은 10·29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 어느새 1년의 시간이 흘렀다. 다리가 무너진 것도 건물이 무너진 것도 아니고, 다중충돌사고나 대형화재가 난 것도 아니었다. 그저 코로나 이후 3년 만에 열린 핼러윈 축제를 즐기기 위해 이태원에 모였을 뿐이었다. 믿을 수 없는 압사사고가 일어났고 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잃었다. 희생자들 중에는 한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 청년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선진국 한국에서 일어난 믿을 수 없는 사고에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가 경악했다. 이태원 참사 1주기를 맞아 출간
2022년 10월 29일, 서울 한복판에서 159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저 놀러 나간 이들이었다. 2023년 8월 어느 날, 유가족들은 시청부터 국회까지 삼보일배를 하며 걸었다. 그들의 마음이나 그들을 지켜보는 시민의 마음 모두 무너졌다. 그 무너진 상태로 1년을 왔다. 누구도 사과하지 않았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던 시간. 책임과 죄스러움은 살아남은 자들의 몫이어야 했다.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두고 편집팀이 이태원 그 골목을 찾았다. 사고 현장으로부터, 질서 유지를 도울 수 있었던 경찰서는 100m 남짓, 누군가
윤석열 대통령이 연일 반성문을 썼습니다.“국민은 늘 무조건 옳아. 저와 내각 반성하겠다. 어떤 비판에도 변명 안 된다.”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폭풍이 거셉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30%를 간신히 턱걸이 했습니다.윤 대통령의 반성 후 국민의힘이 바통을 받아 움직입니다.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최고위원들은 그대로지만 사무총장을 바꿨습니다. 정책위 의장, 조직부총장, 전략기획부총장 모두 교체했습니다. 지명직 최고위원도 새로 임명했습니다.생각보다 ‘얼굴’이 많이 바뀌었고, 무엇보다 매우 젊어졌습니다.유의동 정책위의장(평택을 3선)은 197
“국민은 늘 무조건 옳아. 저와 내각 반성하겠다. 어떤 비판에도 변명 안 된다.”윤석열 대통령이 이틀 연속 ‘반성’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렸다. 윤 대통령이 달라졌다? 독선과 아집, 누구 말도 안 듣는다는 비판을 받아온 그다. 타협, 협치, 대화, 파격적 변화가 가능할까.윤 대통령의 반성 발언에 국민의힘은 김기현 당 대표를 중심으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민주당 등 야권도 동의 쪽으로 방침을 정해가는 ‘의사 정원 확대’ 의제를 여당이 먼저 내놨다. 미니 총선 성격의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패배가 정부 여당에 약이 될 가능성마저 점쳐진다
정치는 사람이다. 품성, 의지, 능력, 성향과 같은 요소가 정치인을 구성하고 그 정치인은 현실에 큰 영향을 미친다. 국회 출입 기자들에게 정치인의 학·경력과 행적부터 파악하라던 도제 수업은 아직 일정부분 유효하다. 30년 넘게 정치인들을 관찰해 온 성한용 한겨레 선임기자와 '비공식 인물 사전'을 한 챕터씩 채워가고자 한다. 이번 주는 윤석열 정부의 엄친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다. [편집자 주]무엇보다 유능한 검사였다. 국내 3대 재벌 총수를 다 구속시켰다. 재계에는 '저승사자'로 통했다. 검사시절 누구나 다 하는 지역 순환 근무에
■ 첫 번째 책 아라이 유키, 'ㅁ'다정한 독서대는 독자가 책의 얼개와 특징, 내용을 파악하는 시간을 줄여줌으로써 기본을 하고자 한다. ‘나’의 시간을 아껴주는 게 배려다. 다정함이다. 단 평자로서 현학은 사양한다. 글에는 저자와 평자, 독자, 즉 우리의 삶을 담고자 한다. 요약 보도 문투는 그래서 사양이다. 커피의 크레마(Crema)같은 풍부함을 넣고자 하는데…✔ 사회적 약자들에 관한 열일곱 가지 이야기를 담은 책✔ 존엄성 잃은 말들… 소외된 이들을 사회로부터 분리해✔ '자기 책임'? 타인의 고통 상상하는
언제부턴가 뉴스를 보지 않는다. 거기에는 대결과 갈등, 폭력과 무지의 상업적 언어만 나부끼고 있다. 이태원 참사는 여전히, 아무도 사과하지 않고 있다. 주식이나 집값, 코인, 과학 기술의 혁신이 '나'를 힘들게 한다. 세기말도 아닌데 우울이 정서의 기조다. 가까운 심리치료 병의원은 환자들로 붐빈다. 버려진 느낌으로 살고 있는데 탁현민 작가가 신영복 선생을 모시고 왔다. "때로는 작은 기쁨 하나가 큰 슬픔을 견디게 합니다.", "작은 기쁨에 인색하지 말고 큰 슬픔에 절망하지 맙시다." 익숙한 선생님의 언어가 탁 작가를 통해 다시 들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