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尹, 5·18 기념식 참석… ‘5·18 정신’ 원포인트 개헌도 나서야✔ 도량석 온 산중 깨우듯, 시국 법회로 온 국민·불교계 깨울 것✔ 정부 출범 1년, 전쟁 획책·이태원 참사 대응 보며 분노한 스님들✔ 정권 탄생 공신 불교 업보 끊기 위해 퇴진 법회 야단법석 열어✔ 결정적 시점마다 윤 정부 도운 조계종, 정치권과 결탁 끊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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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지난 4월 10일 개최한 시국 미사를 시작으로, 종교계에서 윤석열 정부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불교계 진보 단체 역시, 5월 20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윤석열 퇴진 시국 법회 야단법석’을 연다. 동국대 교법사 출신인 진우 스님은 “불교계에 이번 정부를 탄생시킨 업보가 있다”며 “도량석(사찰에서 새벽에 목탁을 치며 행하는 불교 의식)을 하는 마음으로 온 대중을 깨우겠다”고 말했다. ‘박지원의 식탁’ 시즌 2 10회에서는 동국대 교법사 진우 스님을 모시고, 시국 법회를 열어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외치는 배경을 들어봤다.

광주 5·18 헌법 전문 수록으로 윤 정부 진정성 보여야

김보협: 5월 18일을 맞아 정치권이 외관상으로는 한마음 한뜻으로 추모하는 분위기인데, 여느 해보다 광주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현수막이 거리에 많이 걸려 있어요. 저는 이것도 정치와 무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박지원: 언행일치가 돼야 합니다. 5월 18일 윤석열 대통령,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전부 광주로 갔어요. 의미가 있고 잘한 일이라고 평가합니다. 그런데 폄훼 현수막은 남아 있어요. 김재원, 전광훈 등을 징계해야죠. 제가 야당 원내대표 때 5·18 폄훼하는 사람을 계속 고발했어요. 당시 이용섭 광주시장에게 요구해 5·18 역사 왜곡 대응 TF를 구성했습니다. 5·18 진실을 왜곡하는, 폄훼하는 인사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조치가 이뤄지도록 노력하는 것도 5·18 정신을 계승하는 하나의 작업입니다.

김보협: 윤 대통령이 굉장히 의미 있는 말씀을 하셨어요. “민주주의 위기에 맞서서 투쟁하지 않는다면 5월 정신을 말하기 부끄러울 것”이라고. 그래서 저도 부끄럽지 않기 위해 투쟁하려고요.

박지원: 윤석열 대통령은 검찰 출신 대통령이기 때문에 모든 사고를 이분법적으로 합니다. 국민에게도 범죄자냐 아니냐, 유죄냐 무죄냐로 나눠 생각하는데요. 5·18의 진정한 정신은 민주, 인권, 평화입니다. 누구를 위해서 투쟁하냐는 거예요. 지금 투쟁 대상은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에요. 이것을 적반하장으로 말씀하시는 것은 염치없죠.

김보협: 윤 대통령이 또 “5월 정신의 완성은 산업적 성취와 경제 발전에 의해 승화되고 완성된다”고 말했던데요. 저는 좀 듣기 민망하거든요.

박지원: 그분의 이념이나 사상이 그 정도 수준인 거죠. 하지만 저는 윤석열 대통령의 5·18에 대한 인식은 그래도 역대 보수 대통령 중에 가장 진일보돼 있다고 봐요. 윤 대통령이 대학 때 모의재판에서 전두환 장군을 무기징역 구형하고 도망쳤어요. 그리고 후보 때도 5·18 정신을 굉장히 강조했고요. 오늘 광주 간 것만 해도 저는 진일보됐다 그렇게 봅니다. 그래서 그런 말씀보다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원포인트 개헌을 통해 광주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자고 말하고 있는데, 이를 윤석열 대통령이 받아들이면 진정성을 국민들이 이해할 것 아닌가, 그렇게 봅니다.

김보협: 대통령실은 “5·18 정신을 정치적 소재로 활용하지 말라”라고 반박했더라고요.

박지원: 대통령실은 무능의 극치인 집단이에요. 대통령을 잘 모셔야 하는데 잘못 모시면서 많은 갈등을 유발하고 있잖아요. 윤석열 정권에서는 과정이 필요 없어요. 윤석열 대통령이 결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본인이 기소하고 유죄 받은 김관진 기용? 언행일치 안 돼

김보협: 시즌 2부터 새롭게 선보인 ‘이주의 짤’. 오늘은 두 장면을 준비했어요. 어린 학생들이 민방위 훈련하는 장면, 그리고 돌아온 김관진입니다. 첫 번째 사진은 기후 위기를 포함해 지진 등에도 안전하지 않으니까 재난에 대비한 훈련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훈련을 많이 할수록 좋겠다 싶은 마음이 들어요. 그런데 돌아온 김관진과 연결 지어 보면… 좀 묘한 생각이 들거든요? 윤 대통령이 김관진을 국방혁신위원회 위원으로 내정했고 좌장 역할을 맡길 거라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박지원: 지나치게 오버하는 것 같습니다만, 윤석열 대통령은 남북 간 한바탕 붙는 것을 원하고 있는 것 아니에요? 그래서 보수 진영에서는 “북한이 가장 무서워하는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돌아왔다”라고 하던데 이는 사실 윤 대통령의 말씀 자체를 부인하는 거예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만나자고 하니까 내가 어떻게 범죄자하고 만나냐, 이렇게 말씀하셨다는데, 김관진 전 장관도 1심과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지금 대법원에 재판 계류 중에 있지 않습니까(대법원은 지난해 10월 정치 관여와 직권남용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고, 일부 직권남용 혐의를 무죄 취지로 판단해 사건을 고등법원으로 파기환송했다). 또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도 확정 판결을 받은 사람인데 채용해 사면·복권했어요.

그렇다면 아까 말씀드린 언행일치가 안 되는 거예요. 야당 대표는 아직 1심 판결도 안 나왔는데 범죄자라고 낙인 찍고, 김관진과 김태효는 엄연히 법원에서 실형을 받거나 재판에 계류 중인데 저렇게 할 수가 있나요? 참 편리한 사고를 갖고 있다고 봅니다. 공권력을 선택적으로 적용하는 것이거든요. 이재명은 조사하고 김건희는 안 하고. 누구는 입건하고 장모는 봐주고. 이런 것들이 국민이 갈등하고 분열하는 요인을 제공하고 있지 않나요?

민방위 훈련하는 것은 좋아요. 그렇지만 북한이 무서워하기 때문에 김관진을 기용한다? 이건 아니잖아요. 국방 대비해야죠. 그렇지만 역사적으로 북한이 도발할 때, 미 국무성이나 NSC에서 같은 이야기를 해왔어요. “도발을 규탄한다. 그러나 외교적 해결을 위해 대화의 장으로 나와라. 우리는 당신들을 침략하지 않겠다.” 이렇게 안심시키면서 외교적·평화적으로 해결하려고 해왔는데요. 한일·한미 회담에서도 대결 구도로 갔는데, 그 극치를 이루는 게 저런 훈련이고 김관진 장관의 재등용이라고 봅니다.

김보협: 윤 대통령은 한 판 붙고 싶어 하는 것 같다… 그렇기에 야전 경험이 많고 실상을 잘 아는 김관진을 국방혁신위원회 좌장으로 쓰는 것 같다는 말씀인데, 한 판 붙고 싶어 한다는 것도 생각해 보면 내년 총선과 무관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죠?

박지원: 그렇죠. 위기를 조성하면 정부·여당에 힘을 실어주곤 하죠. 경제 위기도 지나치게 강조하면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는 게 우리 국민들의 마음입니다. 그래서 저건 아닌 것 같습니다.

김보협: 김관진 전 장관은 2012년 총선 당시, 군 사이버사령부 부대원에게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을 지지하고, 야권을 비난하는 댓글 달도록 지시한 혐의로 항소심까지 징역 2년 4개월을 선고받은 당사자입니다. 당시 기소한 사람이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었어요. 본인이 잡아 넣고, 자기가 쓰고 참 편리한 세계관을 가지고 계신 것 같아요.

박지원: 박근혜, 이명박 대통령도 다 그렇죠.

부처님 오신 날 앞두고 윤석열 퇴진 법회 여는 이유는?

김보협: 알겠습니다. 일단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기로 하고요. 오늘의 메인 이슈로 넘어가 볼까요? 5월 16, 17일은 노동계의 대규모 시위가 있었고, 전국 대학교수들의 시국선언이 줄을 잇고 있죠. 종교계도 이런 흐름에 동참하는 기운이 강해지고 있어서 4월엔 원로 사제 함세웅 신부님을 모시고 왜 신부님들이 시국 미사를 여는가 들어봤어요. 5월 20일 불교계 진보 단체들이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위한 시국 법회를 연다고 해서 그 배경을 들어보려고 동국대 교법사 진우 스님을 모셨습니다. 불교계에서는 유명하지만, 우리 시청자분들은 잘 모르실 수 있으니 소개 부탁드릴게요.

진우 스님: 안녕하세요. 저는 동국대에서 교수님과 학생에게 부처님의 법을 전하고 있는 진우라고 합니다. 요새 온라인상에서 자승과 상월결사를 때려잡고 있는 ‘자승사자’라는 부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김보협: 명진 스님께 출연을 부탁드렸는데 5월 20일 시국 법회 야단법석 때까지 몸을 만드셔야 한다고 하시면서 진우 스님을 추천해 주셨어요.

진우 스님: 그날 윤석열 대통령과 자승 전 조계종 총무원장에게 번개 같은 '방(棒)'과 '할(喝)'을 내리치시려고 몸을 만들고 계세요. 절에서 무지몽매한 중생들에게 사자후를 지르는 것을 '할(喝)'이라 하고요. 주먹으로 확 때리는 건 '방(棒)'이라고 합니다. 깨닫게 하기 위해서요.

김보협: 저는 처음에 진우 스님 법명을 듣고, 조계종 총무원장님이 윤석열 퇴진 시국 법회에 관여하시는 줄 알고 깜짝 놀랐어요. 동명이인이신 거죠?

진우 스님: 예. 총무원장 스님이 나서서 윤석열 퇴진을 외쳤으면 얼마나 다행이겠습니까. 하지만 아쉽게도 그렇지는 않고, 제가 동명이어서 많이들 착각하십니다.

김보협: 불교계 최대 종단인 조계종이 이런 일에 나설 리는 없고, 불교계 내 진보 단체들이 먼저 움직이시는 거잖아요.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나 개신교 진보 단체들이 시국 미사, 시국 예배하는 것처럼요. 불교계가 좀 늦은 것 같아요. 의견을 모으시는 데 시간이 좀 걸렸나요?

진우 스님: 그렇기도 하고요. 불교계가 이번 정권 탄생에 인과응보가 있습니다. 일부에서 공신 혹은 최고의 '킹 메이커'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업보를 지어 놨기 때문에, 윤석열 퇴진을 주장하는 데 있어서 죄책감에 망설여지기도 했죠.

김보협: 5월 20일 시국 법회 준비 자료를 보니, “불교가 윤석열에게 죽비를 들었다”라는 표현이 등장하던데, 그분이 죽비를 맞으면 정신이 번쩍 들까요?

진우 스님: (죽비를 맞지 않고) 정신이 들었으면 좋겠는데 안 그럴 것 같아요. 그런데 죽비를 맞으면 정신이 드실지. 안 그러면 저를 비롯한 모든 스님 그리고 불자들이 수륙법회 천도재를 지내자고 나설 거거든요.

김보협: 그 의미는 무엇인가요?

진우 스님: 좋은 세상으로 이끌어 준다는 의미죠.

진우 스님

새벽 도량석 하는 마음으로 온 세상 깨우겠다

김보협: 불교계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에 나선 스님들도 많고요. 더 거슬러 올라가면 나라가 어려울 때 직접 무기를 들고 참전하신 경우도 많잖아요. 현재는 시국 법회 주도하는 분들이 불교계의 주류라고 보기는 힘든 상태인데, 불교계 내부에서 확산 움직임이 일까요?

진우 스님: 저는 다행히 술을 안 좋아해서 안 합니다. 비주류파고요. 술을 좋아하고 권력 놀음 좋아하고 도박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불교계 주류 정치권승들로 남아 있어서 힘들긴 합니다.

김보협: 조계종의 지도부를 구성하고 있는 분들이요?

진우 스님: (그들은) 권력에 취해 있고 도박, 정치 놀음에 취해 있습니다. 혹시 절에서 새벽에 도량석(道場釋) 들어보신 적 있습니까? 사찰에서 새벽에 처음 나는 소리가 도량석이거든요. 목탁을 치면서 새벽 2시 30분에 큰 절을 도는 의식인데요. 소리가 그리 크지 않아요. 그런데 온 산중이 다 깹니다. 새벽에는 온 세상이 다 조용하거든요. 온 세상이 침묵하고 있을 때 가장 어두울 때 반딧불처럼, 작은 목소리만 있어도 온 대중이 깨어나잖아요. 깨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에 저희가 시국 법회를 하려고 합니다.

술이나 마약에 취해 있는 것을 깨뜨리는 것을 '각(覺)'이라고 합니다. 깨어날 각. 시민들을 깨어나게 하는 것, 그리고 스님들을 깨어나게 하는 것도 또 하나의 깨달음의 운동이고 수행이니까 저희가 이제 도량석 도는 마음으로 작은 목소리일지는 모르지만 시작했습니다.

김보협: 시국 법회 여시는 스님들은 윤석열 정부의 1년을 어떻게 평가합니까?

진우 스님: 참담하죠. 제국을 세우는데 천 년 걸려도 망하는 데는 하루아침이면 된다더니, 1년 만에 전쟁 위기까지 와 있잖아요. 백번 양보해서 경제는 좋다가 나빠질 수 있지만 우리 생명이 달린 전쟁을 획책한다는 것 자체가 스님들에게는 절대 용서가 안 되는 사안입니다.

김보협: 실장님도 <MBC>에서 윤석열 정부 1년 평가하고 오셨잖아요.

박지원: 저는 우선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하고 겸손해야지, 오만하면 실패한다고 봅니다. 집권 1년이 됐는데, 기자회견도 안 하고 있는데, 기자는 '국민 1호'입니다. 집권 1년 만에 정치, 민생 경제, 국방 외교, 남북 관계가 총체적으로 파탄 났어요. 총체적 실패다. 또 집권한 지 1년이 지났기 때문에 내 탓이오 해야지, 입만 벌리면 문재인 탓하고 있어요. 심지어는 이번에 전기료 올리면서도 문재인 탓하더라고요. 제가 그래서 차라리 에디슨 탓을 해라, 왜 전기를 만들어서 그러냐고 했는데요.

모든 것을 반성 없이 남 탓하는데 그것이 집권 몇 개월까지는 통하지만 이제는 큰 저항이 올 겁니다. 보면 우리나라 4대 종교들이 시국선언에 민감해요. 항상 학생과 노동자가 일어나고 그다음에 교수가 일어나는데 종교계가 나서는 시점이 올 때가 왔다고 봅니다. 사실 불교계가 업보가 있었다고 하지만 늦었어요. 그러나 세게 해야죠.

진우 스님: 예. 확실하게 할 겁니다.

위패·영정 없는 이태원 희생자 조문? “기획된 것

김보협: 불교계를 포함해 종교계 전반이 생명 존중, 사랑과 평화 공존을 중시하잖아요. 특히 불교계 스님들은 아마 이태원 참사를 둘러싼 윤석열 정부의 무능과 유족을 대하는 자세 등도 심각하게 보셨을 것 같아요.

진우 스님: 윤석열 정부의 이태원 참사 대응을 보면서 이 정권은 진짜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엘리자베스 여왕 조문을 안 한 사건이 있었잖아요. 그런데 그 뒤에 이태원 참사가 나고 1주일도 안 돼서 다섯 차례에 걸쳐서 서울시청 앞 분향소를 차려 놓고 조문했잖아요.

김보협: 그때 사진이나 영정도 없고, 위패도 없는 상태에서 조문해서 '국화에 조문한 것'이라는 논란이 있었죠.

작년 10월 31일,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서울시청 광장에 설치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진우 스님: 서양의 장례식은 'wake'라고 해서 관을 모셔 놓고 밤을 새우고, 관까지 열어서 'viewing'까지 하잖아요. 그래서 제 생각에는 천공이 시체 가까이 갔을 때 삿된 기운이 붙는다고 해서 천수를 누린 엘리자베스 2세의 장례식장도 안 갔는데, 서울 한복판에서 159명의 젊은 죽은 이들의 조문은 5번이나 가더라고요. 어떻게 저렇게 갈 수가 있지 생각해보니, 위패와 영정이 없는 거예요. 근조도 거꾸로 달고…

한국에서는 돌아가신 분이 입관한 후부터 조문을 받고 곡을 하거든요. 그리고 첫 번째로 성복제를 하며 처음으로 위패를 써줘요. 또 영정을 그리거나 사진을 쓰죠. 우리는 이름으로 기억하는데 이름을 쓰는 위패가 없고 형상을 나타내는 영정이 없으면 분향소가 사실 아닌 거죠.

김보협: 스님은 위패와 영정이 없었던 것도 기획된 것이라고 보시는 거군요.

진우 스님: 천공 스승이나 건진 법사 같이 삿된 기운을 믿고, 산 소의 가죽을 벗겨야 제물을 제대로 바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159명의 억울한 죽음의 영혼을 절대 무시 못한다고요. 그런데도 매일 가도 된다, 그것도 대통령 부부가? 그게 가능하다는 건 무속에서 이야기하는 액막이를 다 했을 거예요.

김보협: 위패와 영정도 없고, 액막이도 다 해 놨고···

진우 스님: 예. 혹시라도 귀신이 따라오면 안 되니까 ‘나 조문하러 가는 사람 아니야’라고 해서 근조 리본을 뒤집어 달게 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각계각층으로 퍼지는 윤석열 비판 집회 움직임

김보협: 시국 법회는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일시적으로 열리는 겁니까? 아니면 도량석 소리가 퍼져나가듯이 널리 여러 차례 하게 되는 겁니까?

진우 스님: 앞으로 그렇게 하게 될 것 같습니다. 불교가 너무 늦을까 봐 5월 20일로 잡았는데요. 사실 스님에게는 굉장히 바쁜 날입니다. 연등회 날이기도 하고, 초하루예요. 절에서는 음력으로 초하루 날 법회를 따로 보거든요. 그래서 초하루가 지나고 부처님 오신 날 큰 행사가 지나고 나면 우리 스님들도 3·1 운동처럼 우리 시국 법회에 동참해 주리라 생각합니다.

김보협: 이날 시국 법회에는 스님들이 몇 분 정도 나오시나요?

진우 스님: 시국선언에 동참해 주신 분들은 한 120여 분이고요. 그날 동참하시겠다고 하는 스님들은 20여 분 가까이 됩니다. 그런데 벌써 조계종의 검찰이라고 이야기하는 호법부에서 그날 참석하면 안 된다고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김보협: 민주당도 이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규탄 대회를 열겠다고 하던데. 이러면 불교계 시국 법회, 토요일마다 열리던 촛불집회까지 하면 규모가 커지는 것 아닐까요?

박지원: 그러니깐 태동하고 있는 거죠. 20일이 기폭제가 되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봅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

대선 시즌 전국 승려대회가 열린 이유는?

김보협: 진우 스님이 아까 불교계에 윤석열 정부 탄생의 원죄가 있다, 인과응보가 있다, 표현하셨는데 어떤 의미인가요?

진우 스님: 작년 대선 정국을 앞두고 불교계에서 전국 승려대회를 열었죠. 사실 스님들은 63%가 반대했어요. 그런데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문화재 관람료를 통행세에, 사찰을 ‘봉이 김선달’에 비유한 발언으로 촉발됐죠. 비유가 적당하지는 않았지만, 틀린 이야기는 아니었거든요. 그리고 스님들 사이에서도 문화재 관람료가 다른 방식으로 그리고 제대로 진행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를 국민 밉상인 국회의원이 발언해서 울고 싶은데 뺨 때려주는 격이 됐죠. 조계종의 상왕으로 불리는 자승 전 총무원장은 원래 도박사 기질이 있습니다. 그가 윤석열 정부에 올인 베팅을 한 겁니다. 그래서 전 정부인 문재인 정부는 비판하고, 윤석열 후보에 도움이 될 만한 집회를 열어준 거죠.

김보협: 당시 승려대회가 1월 20일에 열렸어요. 그때는 보통 공부하는 스님들은 동안거에 들어갈 때인데…

진우 스님: 그렇죠. 스님들이 목숨을 걸고 화두를 잡을 때인데, 조계종 상왕이라는 자승이 “다 동원해. 안 하면 지원금 안 줄 거야” 이런 협박을 해서 동원을 한 거죠.

김보협: 그 당시 정청래 의원의 ‘봉이 김선달’ 발언을 계기로 자승 전 총무원장을 중심으로 윤석열 선거운동을 했다 이렇게 보시나요?

진우 스님: 예. 당시 조계종 신도회뿐만 아니라 모든 조직을 동원해 선거를 도와줬어요. 그 당시 신도회장이었던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그 사람을 통한 진종오 사격 선수, 예능인 김흥국 씨, 또 자승과 같은 정대 스님의 사제 임명배는 (윤석열 후보) 캠프 문화사회상황실장으로 앉혀서 선거운동을 직접 해줬습니다.

김보협: 그래서 불교계 민심이 윤석열 후보 쪽으로 많이 움직였나요?

진우 스님: 많이는 아닌 것 같습니다. 다만 24만여 표 차로 윤석열 후보가 당선됐잖아요. 결국에는 한 10만 명이 왔다 갔다 한 거죠. 그리고 가장 보수적이라고 하는 TK 지역이 불교계의 핵심 지역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전국 사찰에 정청래를 비판하는 현수막이 다 붙었었어요.

윤석열 정부 탄생 공신이 된 불교

김보협: 정청래 의원이 몇 번 찾아가서 사과하려고 했는데 안 받았어요. 그래서 이 문제를 일부러 키우나 저는 의심했었는데…

진우 스님: 일부러 키웠죠. 그게 너무나도 당연히 보이는 게 윤석열 정권 탄생 공신이라고 받은 게 민주당에서 해줄 수 있는 것을 뛰어넘었습니다. 크게 세 가지인데요. 예산, 인사, 본인들의 더러움을 감춰주는 수사 무마입니다.

예산을 말하자면 문화재 관람료가 415억 원 정도 되는데, 그전에는 각 지역 사찰에서 푼돈으로 걷던 거예요. 그런데 이제 국가에서 목돈으로 준거잖아요. 그 돈을 조계종에 주면 상층 권력자들이 그것을 일일이 나눠줄 수 있는 권한이 생겼죠. 통치자금이 돼버린 거예요.

인사 부분을 말씀드리자면, 문화재청장이 굉장히 중요한 자리입니다. 국가문화재 60~70%가 불교 관련 문화재인데, 문화재 관리를 담당하는 조계종에게는 중요한 자리잖아요. 문화재청장에 자승의 사람인 최응천 동국대 교수가 임명됐어요. 그리고 문화재청 예산 집행 자문기구인 문화재위원회에 자승의 사람인 스님과 교수가 20여 분가량이 전문위원과 문화재위원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임명배 씨는 아마 다음 총선에서 화성시 공천을 받을 것 같아요. 선거캠프에서 문화사회상황실장을 했었거든요.

김보협: 자승 전 총무원장과 윤 대통령이 실제 가까운 사이라고 보시나요?

진우 스님: 그랬던 것으로 보입니다. 원래 자승은 허물이 많은 사람이에요. 범법자로 고발된 적이 굉장히 많습니다. 2013년에 조계종의 수석부의장을 했던 장주 스님이 자승의 처소와 봉은사 앞 호텔에서 도박을 했다고 자승을 고발해요. 아주 디테일하게 상황을 묘사하고요. 그 수사를 무마해 준 사람이 김진태 전 검찰총장입니다. 당시 본인의 진주 동향 후배인 포항지검 부장검사를 통해 무마해 줘요. 김 전 총장은 부인했지만, <MBC> '스트레이트'에 김진태와 자승이 골프를 치는 영상이 나왔어요.

김보협: 더 말씀하시기 전에 잠깐만요. 자승 전 총무원장님 쪽 반론은 언제든지 수용할 의사가 있다고 말씀드리고 이어가겠습니다.

진우 스님: 그 외에도 감로수 비리, 달력 판매 비리 건 등을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일 때 무마해 주며 관리를 해왔어요. 또 하나의 연결고리는 지역마다 유명한 사찰들이 있습니다. 그곳에 정치인들이 인사 오게 돼 있잖아요. 그러다 보니 지역의 유지로서 스님들이 대접받는데,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 시절에 여주지청장으로 좌천돼 갔었잖아요. 여주 신륵사에 자승의 사제인 세영 스님이 있습니다. 그분이 자랑을 했대요. 내가 윤석열이랑 술도 먹었다고··· 또 여주지청에서 함께 관할했던 양평에는 용문사라는 절이 있습니다. 거기에 호산 스님이 있는데, 그분이 지역 유지 역할을 했거든요. 그분과 윤 대통령 장모인 최은순 씨, 양평군수를 했던 김선교 국민의힘 전 의원(5월 18일 의원직 상실) 등이 서로 면을 텄어요. 어려울 때마다 서로가 인사를 하고 있죠. 자승은 자기의 더러운 부분을 감추기 위해 검찰이나 정치권 사람들을 관리해 왔습니다. 윤 대통령이 대선 경선 전부터 자승을 만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 위기 때마다 면죄부 주는 조계종

김보협: 윤 대통령이 작년에 부처님 오신 날 봉축 법회에 참석했죠. 올해도 참석을 하시나요?

김보협 진행자

진우 스님: 올해도 참석하겠죠. 작년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고 1주일 후에 조계종에서 첫 번째 위령 법회를 열어줬었어요. 그때도 물론 유가족도, 위패도, 영정도 없었습니다. 저는 그걸 헛제사라고 불러요. 그 이유가 그 자리에서 제일 돋보인 사람은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였거든요.

김보협: 그러니까 윤 대통령이 어려울 때마다 조계종이 나서서 뭔가 도와주고 있다는 거네요?

진우 스님: 면죄부를 주는 거죠.

김보협: 5월 20일 시국 법회 이름이 정확히 뭐죠?

진우 스님: 윤석열 퇴진 시국 법회 야단법석입니다.

김보협: 야단법석이 원래는 불교 용어죠?

진우 스님: 맞습니다. 많은 사람이 오니 건물 안이 아닌 들판에 부처님 법을 전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해서 야단법석입니다. 5월 20일 서울시청 광장 오후 3시부터 진행됩니다.

김보협: 알겠습니다. 부디 넓은 들판을 꽉 채우도록 많은 분이 참석하기를 바랍니다. 스님, 혹시 못 하신 말씀이 있으면 자유롭게 해주세요.

진우 스님: 지금 한반도가 전쟁 위기 상황으로 가고 있잖아요. 윤 대통령이 (일본 G7 정상회의에 초청돼) 히로시마 평화공원 내 원폭피해자 위령비를 참배한다고 하는데, 아직도 82명의 원폭 피해 생존자가 합천에 살아 계세요. 그리고 1161분의 위패를 모신 위령각이 합천에 있어요. 우리가 왜 기시다가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데 동참해야 합니까? 아베가 판을 짜고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인도태평양전략이라고 하는 '신내선일체'의 자리에 우리 대통령이 서 있는 것처럼 보여서 진짜 말리고 싶습니다.

김보협: 오늘은 불교계 진보 인사 가운데 한 분인 진우 스님을 모시고, 5월 20일 열릴 윤석열 퇴진 시국 법회에 관해 들어봤습니다. 조계종 내부 문제도 살짝 들여다봤고, 다시 돌아온 김관진을 눈여겨보자는 내용도 짚어봤습니다. 감사합니다.

※ 본 텍스트는 <박지원의 식탁> 방송 내용을 읽기 쉽게 정리한 것으로, 출연자의 실제 발언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보다 정확한 내용은 영상(메디치미디어 유튜브)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초대손님 진우 스님은동국대학교 교법사. 1993년 출가해 1994년에 수계했다. 동국대학교와 해인 승가대학을 졸업하고 해군 해병대 법사를 지냈다. 제대 후 2006년 해인사 법보전에서 천일기도를 했다. 목동 국제선센터에서 기도법사, 자승 총무원 기획국장을 지냈으며, 조계종 호법부 등에서 일했다. 온라인에서는 자승과 상월결사를 때려잡는 '자승사자'라는 부캐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