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와 사람을 읽습니다
프랑스의 생화학자이자 세균학자 파스퇴르는 미생물학에서 거둔 성공만큼이나 열렬한 와인 애호가이자 예찬론자로 유명하다. 와인이 있는 식사나 술자리에서 인용하기 좋은 말들을 많이 남겼는데, "한병의 와인에는 세상의 어떤 책보다 더 많은 철학이 들어있다." "와인이 없는 식사는 햇빛이 없는 날과 같다." 등이 특히 유명하다. 그는 "와인이 있는 곳에는 슬픔과 걱정이 날아간다."라고도 했는데, 이제 그 말은 수정되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기후위기는 세계의 많은 부분에 영향을 미치며, 세계 와인산업도 지구가열화(지구온난화, 로는 상황의 심각성을
30년 경력의 편집자가 쓰는 책 만들기 천일야화 '배소라의 다시 들추는 책장'. 이번 아홉번째 글은 한국 공공의료의 여러 현장에서 자신의 길을 묵묵히 개척해왔던 김선민 전 심평원장의 책 《아픈 의사, 다시 가운을 입다》를 소개한다. 의대생 시절부터 선천성 담낭질환, 대장암, 우울증 등 여러 병력을 거쳤던 김선민 전 원장은 누구보다 의료 현장에서 환자의 위치에 공감할 수 있는 의사였다. 성공 스토리를 다룬 자기계발서로 출발했던 책은 한국 공공의료의 여러 현실과 교차하는 개인사가 담긴 담담한 산문으로 세상에 나왔다. 개인의 경험이 세상
2월 28일 싱가포르 기후공시 의무화 일정 확정 발표, 3월 6일 미국 기후공시 의무화 규칙 최종안 통과.... 최근 각 나라마다 기후공시 관련해 본격적인 움직임이 시작됐다. 미국은 일부 규정이 후퇴한 것처럼 보이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기후공시의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스코프3은 유보됐지만 1%룰 등 강력한 기준은 여전하다. 싱가포르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충실한(한편 선도하는) 일정을 발표했다. 무엇보다 싱가포르 국부펀드의 기후변화 대응 시나리오별 분석과 포트폴리오 구성이 눈에 뜨인다. 한국은 아직 지지부진에 우유부단처럼 보인다.
2023년 기준, 한국인과 일본인이 서로의 국가를 가장 많이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 이전 한국과 일본을 가장 많이 방문했던 중국 관광객은 한국에서는 2위, 일본에서는 3위로 후순위로 밀려났다.2023년 한국인의 일본 방문은 696만 명으로 '노 재팬(No Japan)'이 있기 전인 2018년 수준(754만 명)에 근접했다. 2023년 일본인의 한국 방문은 232만 명으로 역시 2018년 수준(295만 명)에 가까이 다가갔다.한국관광공사와 일본정부관광국이 각각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1
흔히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숫자를 중요한 판단의 근거로 삼는 것은 이 때문이다. 정부가 통계를 법으로 엄격히 관리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하지만 또 숫자는 자주 거짓말에 동원된다. 고도화된 자본주의로 세상을 쉽게 이해하기 어려워진 지금은 더 그렇다. 그래서 필요한 게 ‘통계 사용 설명서’다. 적어도 누군가의 거짓말을 스스로 판별할 수 있어야 한다. 숫자와 친해지면 내 눈으로 세상을 해석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물론 숫자와 노는 건 즐겁지 않다. 그래서 쉽고, 재밌게 풀어보려 한다. 첫번째로 미국의
30년 경력의 편집자가 쓰는 책 만들기 천일야화 '배소라의 다시 들추는 책장'. 이번 일곱번 째 글에서 소개하는 책은 뉴욕 월가 출신의 금융맨이 충남 홍성으로 귀촌해 돼지농장 주인이 되는 과정을 책으로 담은 《나는 돼지농장으로 출근한다》이다. 20여 년 만에 만난 대학 동기 L은 업계에서 빛나는 여러 순간들을 지나 수천 마리 돼지들을 돌보는 농장주가 되어 있었다. 기획자이자 편집자인 B는 그 극적인 변신에 한 번 충격과 감동을, 그 변화 안에 세심하게 감춰진 농업과 지역에 대한 헌신의 의지에 또 한 번 충격과 감동을 받았다. 사람은
"1년 만에 나라 빚이 91조가 늘었다." 조동진 필자의 근심이 이 한 문장에 집약된다. 전년 대비 9% 가까이 늘었다. 1/10만큼 국가부채가 늘어난 것인데, 개인 경제라면 내가 뭔가 잘못하고 있는지 화들짝 놀랄 만한 추세다. 현재 대한민국의 국가부채 규모는 1157조, 대략 1200조다. 문제는 그 절대적 양이 아니라 부채가 늘어나는 증가 속도와 폭이다. 거침 없이 내달린다. 10년을 기준으로 하면, 나라 빚이 두 배가 되었다. 세계적 기준으로도 걱정이다. 한국의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53.5%는 선진국그룹 내 13개 비기축
2024 피렌체의식탁 신년대담의 두 번째로 정지훈 IT 전문가를 모셨다. 미중 패권경쟁, 다극화... 정지훈 박사는 '지금 세계의 인재들이 모두 미국으로 모여들고 있다'며 미국의 우위를 전망했다. 이민 2, 3세대가 아닌 새로운 이민 1세대들이 미국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실리콘밸리의 쇠퇴를 이야기하지만 이는 미국 전역이 실리콘밸리화 되는 현상의 이면일 뿐이다. 거의 모든 것을 아웃소싱, 바깥으로 내보냈던 미국은 팬데믹과 미중 경쟁 등을 거치며 제조업으로 다시 눈을 돌리고 있다. 한편 디지털이 기본이 된 시대, 이제 누가
우리가 정말로 모르는 것은 저 먼 우주나 깊은 바다, 땅속, 혹은 사람의 마음이 아니라 내일 그리고 그 내일들이 이어지는 미래다. 알 수 없는 미래를 알고 싶다는 건 강력하고 강렬한 욕망이다. 예전 사람들은 신탁(神託)에 기대 그 궁금증을 풀고자 했고, 지금도 점 등을 보며 개인의 미래를 엿보고자 한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하 )는 해마다 연말이면 다음해를 전망하는 책을 출간해 가까운 미래의 윤곽을 그리는 일을 해왔다. '피렌체의 식탁'은 3회에 걸쳐 《2024 세계대전망》이 전하는 미래 - 20
가계부채가 걱정이다. 올들어 금리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다시 슬금슬금 늘어나고 있다. 지난 11년간으로 보면 2배가 늘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크다. 게다가 개인사업자 중심의 자영업자 부채는 무려 5년만에 2배가 늘어났다. 코로나 19 동안의 경기부진이 큰 요인으로 보인다.이번 기사에서 조동진 필자는 현재 자영업자들의 연체율이 1% 이상이라는 점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자영업자들은 지난 몇 년 동안 긴급 대출이나 구제금융의 제도적 혜택을 많이 받았고, 그 돈으로 연명하며 버텨왔었다. 그런 와중에 연체율이 오른 것은 한계선상에 있는 개
인간의 산업활동에 의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비중의 증가 그리고 그로 인한 대기온도 변화가 관찰되기 시작한 지 200년이 넘었고, 대기온도의 변화가 파괴적인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을 인식하고 그에 따라 배출량을 감축하자는 국제협상이 시작된 지도 30년이 넘었다. 인류의 문제의식과 그에 대한 실질적 대응은 늦었지만 그래도 앞으로 나아가려는 방향은 있었는데, 정작 ‘지갑을 열고’ 하던 일을 멈춰야 하는 시점이 되자 대부분의 국가에서 퇴행적인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매년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전세계가 모이는 당사국총회(Conference
정치와 정책은 부딪치게 돼 있다. 현명한 정부는 그때그때 누군가의 손을 들어준다. 만일 계속해서 한쪽의 손만 들어줄 경우 편파적이라거나 특정 계층에 유리한 정부라고 비판받는다. 이른바 정치논리와 경제논리의 대결에서 시기별로 줄타기를 잘하는 게 정부의 본령이다. 정치논리는 대개 경제적 약자를 북돋아야 한다고, 경제논리는 시장을 반영해 궁극적 이익을 가져와야 한다고 스스로를 정당화해왔다. 조동진 필자는 한국은행이 금리를 적절히 인상하고, 이를 통해 시중에 흘러다니는 돈을 금융기관 곳간에 가둬놓아야 함에도 그렇게 하지 않아 물가, 환율,
기후위기시계(Climate Clock)미국의 환경운동가이자 예술가인 간 골란(Gan Golan)이 전세계 과학자와 예술가들과 함께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드러내기 위해 만들었다. 2019년 독일 베를린에 처음 설치된 후 해외 도시 중에서는 뉴욕(2020년), 글래스고(2021년) 등에 설치되었고, 국내에서는 대구(동대구역, 2021), 부산(시민공원, 2022), 인천(광역시청, 2023), 창원(용지호수공원, 2023), 대전(한밭수목원, 2023)에 설치되었다.가로형 디지털 시계에 표시된 숫자는 지구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
■ 네 번째 책 , 차현진, 메디치미디어‘다시 들추는 책장’ 코너는 30년 경력의 편집자가 쓰는 책 이야기입니다. 저자 섭외부터 기획, 편집, 제작과 출간 이후 반응에 이르기까지 출판업에 종사하는 기획자만 알 수 있는 숨은 이야기들이 매달 펼쳐집니다. 잘 살피면 저자와 편집자의 밀당, 흥행 성공의 법칙이 수시로 등장합니다. [편집자 주]한 편의 칼럼이 정책 방향을 바꾸다인류가 처음 겪는 코로나 팬데믹이 막 시작되던 무렵인 2020년 3월. 사람들이 두려움에 떨고 재택근무까지 할 정도로 상황이 긴급하게 돌아가던 당시,
개인 투자자 1천만 시대. 모두들 안녕하신가. 미국 금리 동결과 한 차례 추가 인상 소식에 글로벌 주식 시장이 다시 요동쳤다. 잘 나간다던 미국 기술주도 맥을 못추고 하락세를 보였다. 2023년도 마지막 분기다. 고금리 시대, 개인 투자가라면 알아야할 요즘 이슈 4가지. 김학균 신영증권 센터장이 말해주는 '초보자가 알아야 할 투자 가이드'를 게재한다. 이 글은 김 센터장이 출연해 촬영한 지난 22일 메디치경제 유튜브 방송을 피렌체의식탁 편집팀이 요약 정리, 김 센터장에게 감수받았다. [편집자] #. 중국 펀드, 어찌하오리까?중국 펀
권석준 필자의 3부작을 읽다 보면 세계 주요 국가들이 미중 패권 경쟁 이후 선도 기술 개발의 초경쟁 국면으로 접어든 것을 실감할 수 있다. 미국 일극체제의 세계화에서 어렵잖게 기술을 구할 수 있던 시대는 지나갔다. 과학과 기술의 발달 속도는 소용돌이처럼 빨라지고 있으며, 국가 간 과학기술 장벽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속도와 장벽의 난제다. 이제 막 과학기술 분야에서 선진국 궤도에 올라탄 한국은 막바로 추락의 위험에 직면했으며 여기에 우회로는 없다. 직공으로 연구개발(R&D) 예산을 늘려도 시원찮을 마당에 예산 총액의 삭감, 기초과학
■ 두 번째 책 『거인의 리더십』 신수정, 앳워크‘다시 들추는 책장’ 코너는 30년 차 편집자가 쓰는 책 이야기입니다. 저자 섭외부터 기획, 편집, 제작과 출간 이후 반응에 이르기까지 출판업에 종사하는 기획자만 알 수 있는 숨은 이야기들이 매달 펼쳐집니다. 잘 살피면 저자와 편집자의 밀당, 흥행 성공의 법칙이 수시로 등장합니다. [편집자 주]✔ 1만 명의 거인을 만들겠다는 남자, 그만의 리더십은?✔ '페이스북의 현자' 오프라인에서는 직장인의 멘토✔ 계약 이후 들려온 소식… 그럼에도 방향을 잃지 않고✔ "리더십 책은 안 팔려요" 수정
러시아통이라고 할 수 있는 박종수 전 러시아 공사가, 러시아의 전술핵 사용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기고해 왔다. 포커 판의 블러핑(Bluffing, 허풍)이라고 할 수 있지만 푸틴, 메드베데프, 바이든 대통령 등 관련자들의 발언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현실적으로 이미 벨라루스에는 러시아의 전술핵이 배치 완료됐다. 참혹한 소모전이 계속되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을 점치는 자료로 그의 글을 검토해 본다. [편집자 주]✔ 골프장 여전히 문전성시, 대도시의 일상은 평온✔ 장기화되면서 양쪽 모두 용병 전쟁 양
가계나 자영업자 부채가 많다지만 상대적으로 이자 상환능력은 생각보다 덜 우려스럽다. 소비로 갈 돈이 이자로 가는 게 문제다. 1997년 IMF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이 금융시장 붕괴와 실물 경제 전체가 큰 충격을 받는 '시스템 리스크'의 도래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가계부채, 자영업 부채, 부동산 PF 등은 만성 질환처럼 따라다닐 것이라는 게 김학균 필자의 분석이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부터 시작되는 미국발 위기도 주시해야 할 대목이다. 한국 경제가 신진대사 부진으로부터 시작되는 만성 노인병 질환자가 돼버린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