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와 사람을 읽습니다
프랑스의 생화학자이자 세균학자 파스퇴르는 미생물학에서 거둔 성공만큼이나 열렬한 와인 애호가이자 예찬론자로 유명하다. 와인이 있는 식사나 술자리에서 인용하기 좋은 말들을 많이 남겼는데, "한병의 와인에는 세상의 어떤 책보다 더 많은 철학이 들어있다." "와인이 없는 식사는 햇빛이 없는 날과 같다." 등이 특히 유명하다. 그는 "와인이 있는 곳에는 슬픔과 걱정이 날아간다."라고도 했는데, 이제 그 말은 수정되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기후위기는 세계의 많은 부분에 영향을 미치며, 세계 와인산업도 지구가열화(지구온난화, 로는 상황의 심각성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보유한 모회사 메타의 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가 얼마 전 한국을 방문했다. 10년 만의 방한이라 국내에서도 화제가 되었다. 2박 3일 동안 그가 소화한 일정, LG전자 방문 및 확장현실* 관련 협업 논의,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과의 만찬, 윤석열 대통령 면담 등을 보면 세계 최대의 빅테크 기업을 창업하고 이끄는 그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다.*확장현실: 증강현실, 가상현실, 혼합현실 기술을 활용하여 사용자에게 경험과 몰입감을 제공하고 확장된 현실을 창조하는 초실감형 기술.그렇게 어느 지역, 어느 나라에서나 환영받
조국혁신당 영입인재 5호 김선민 전 건강심사평가원(심평원) 원장. 우체국이나 학교를 지을 땐 손해를 따지지 않으면서 왜 의료에선 수익을 논하는지 모르겠다는, 뼛속 깊숙이까지 의료인. 본인 스스로 암을 이겨낸 '아픈 의사'였다. 병원이 환자에게 어떤 의미인지 너무나 잘 안다. 김선민 원장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두 가지로 돌봄과 의료를 꼽았다. “이 두 가지가 좋아지면 이 세상이 얼마나 좋아지는지, 시민들은 아는데 정부만 모르는 것 같다.”고 꼬집은 김 원장은 “그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이 본인의 사회적 역할이라고 간결하게 설명했다.
코로나19 이후 실질 가계 순자산, 1인당 실질 국민총소득 등 각 가정의 경제 사정은 악화했지만 고립도, 자살률 등 사회적 관계와 관련된 주요 지표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22일 통계청 통계개발원이 발표한 『국민 삶의 질 2023』 보고서에 따르면 사회적 고립도의 경우, '집안일 부탁 혹은 이야기 상대 중 하나라도 도움받을 사람이 없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2023년 33.3%로 2021년(34.1%)에 비해 1.1% 하락했다. 고립도는 2019년 27.7%에서 2021년 34.1%로 급격하게 상승했지만, 거리두기 등이 해소되면서
노래 하나의 날갯짓이 스페인을 뜨겁게 만들고 있다. 2024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에 스페인 대표로 참가하는 네불로사의 노래 가 주인공이다. 원뜻은 '암여우' 정도의 단어인데 상상할 수 있는 최대의 여성비하 표현이라고. 여성혐오 호칭을 적극적으로 가져와 원래의 소용을 무력화하자는 호평과 지지가 한쪽. 다른 한쪽에서는 페미니즘의 성과를 후퇴시킨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스위스에 사는 김진경 작가가 이를 들여다보는 재미있는 글을 보내왔다. 먼저 각자 찾아서 노래를 들어보고, 스페인을 비롯해 유럽에서의 논쟁을 다룬 글을 읽어보자.
2023년 기준, 한국인과 일본인이 서로의 국가를 가장 많이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 이전 한국과 일본을 가장 많이 방문했던 중국 관광객은 한국에서는 2위, 일본에서는 3위로 후순위로 밀려났다.2023년 한국인의 일본 방문은 696만 명으로 '노 재팬(No Japan)'이 있기 전인 2018년 수준(754만 명)에 근접했다. 2023년 일본인의 한국 방문은 232만 명으로 역시 2018년 수준(295만 명)에 가까이 다가갔다.한국관광공사와 일본정부관광국이 각각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1
흔히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숫자를 중요한 판단의 근거로 삼는 것은 이 때문이다. 정부가 통계를 법으로 엄격히 관리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하지만 또 숫자는 자주 거짓말에 동원된다. 고도화된 자본주의로 세상을 쉽게 이해하기 어려워진 지금은 더 그렇다. 그래서 필요한 게 ‘통계 사용 설명서’다. 적어도 누군가의 거짓말을 스스로 판별할 수 있어야 한다. 숫자와 친해지면 내 눈으로 세상을 해석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물론 숫자와 노는 건 즐겁지 않다. 그래서 쉽고, 재밌게 풀어보려 한다. 첫번째로 미국의
당신은 중환자의학을 동경하는 스물한 살 의대생이다. 내과 병동 실습을 돌던 어느 날 응급실에 실려 갔고, 어린 시절 수 차례 했던 까닭 모를 배앓이의 병명을 그때 처음 들을 수 있었다. ‘선천성 담관낭종’. 날 때부터 담도가 길어서 생기는 희귀병이다. 1년 후엔 다시 담도폐쇄, 두 번째 개복수술을 받아야 했다. 그리고도 담도는 계속 말썽을 부렸다. 진통제를 복용하고, 새로운 시술을 번갈아 가며 받는 환자의 시간이 끝나갈 무렵, 이번엔 대장암 3기란다. 그사이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남들 하는 거 다 하면서’ 살았다. 일단 여기까
"1년 만에 나라 빚이 91조가 늘었다." 조동진 필자의 근심이 이 한 문장에 집약된다. 전년 대비 9% 가까이 늘었다. 1/10만큼 국가부채가 늘어난 것인데, 개인 경제라면 내가 뭔가 잘못하고 있는지 화들짝 놀랄 만한 추세다. 현재 대한민국의 국가부채 규모는 1157조, 대략 1200조다. 문제는 그 절대적 양이 아니라 부채가 늘어나는 증가 속도와 폭이다. 거침 없이 내달린다. 10년을 기준으로 하면, 나라 빚이 두 배가 되었다. 세계적 기준으로도 걱정이다. 한국의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53.5%는 선진국그룹 내 13개 비기축
2024 피렌체의식탁 신년대담의 두 번째로 정지훈 IT 전문가를 모셨다. 미중 패권경쟁, 다극화... 정지훈 박사는 '지금 세계의 인재들이 모두 미국으로 모여들고 있다'며 미국의 우위를 전망했다. 이민 2, 3세대가 아닌 새로운 이민 1세대들이 미국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실리콘밸리의 쇠퇴를 이야기하지만 이는 미국 전역이 실리콘밸리화 되는 현상의 이면일 뿐이다. 거의 모든 것을 아웃소싱, 바깥으로 내보냈던 미국은 팬데믹과 미중 경쟁 등을 거치며 제조업으로 다시 눈을 돌리고 있다. 한편 디지털이 기본이 된 시대, 이제 누가
외식배달비가 2023년 12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4.3% 상승했다는 통계 결과가 나왔다.통계청은 "코로나19 이후 배달음식 이용이 늘어나고 배달료가 상승함에 따라 소비자물가지수에서 ‘배달비’에 대한 변동 추이 요구가 증가"했다며 '외식배달비지수 작성 결과'를 공개했다.'외식배달비'는 배달 가격에서 매장에서 먹는 가격을 차감해 산정했으며, 기준에 따라 한식(백반, 탕류 등), 외국식(중식, 일식 등), 간이음식(햄버거, 치킨, 피자 등), 커피 및 음료(커피 전문점) 등 4개 업종으로 구분해 조사됐다.자료에 따르면, 외식배달비(
연내에 온다는 외국인 가사도우미 시범사업, 개시도 못했다2023년이 이제 2주 남았는데, 올해 안에 온다는 '외국인 가사노동자 100명 도입' 시범사업의 개시 소식은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외국인 가사노동자 도입 논의는 지난해 9월 오세훈 서울시장의 국무회의 발언에서 시작되었다. 올해 3월 조정훈 의원(당시 시대전환, 현 국민의 힘)은 이 업종에 '최저임금 적용을 제외하는' 가사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이어서 5월 윤석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외국인 가사노동자 도입을 지시했다.담당 부처인 고용노동부도
여기 새 그림에 진심인 맹순씨(정맹순, 83)가 있습니다. 딸과 함께 카메라에 담아온 사진을 보며 볼펜으로 촘촘하게 새의 특성을 담아내고 색연필로 색을 더하는 지난한 작업. 맹순씨의 새그림은 짧은 그림일기가 되었다가 딸과 손주들을 위한 생일 축하 엽서도 되기도 합니다.맹순씨가 새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3년 전 코로나19가 한창이던 때. 심리상담사였던 딸 임자씨는 일이 끊겨 집에 있어야 했고, 심장마비로 죽음 앞까지 다녀온 후 딸과 합가한 맹순씨도 감옥 같은 집에 갇힌 시절이었습니다. 임자씨는 당시 탐조가 취미였는데, 코로나로
가계부채가 걱정이다. 올들어 금리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다시 슬금슬금 늘어나고 있다. 지난 11년간으로 보면 2배가 늘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크다. 게다가 개인사업자 중심의 자영업자 부채는 무려 5년만에 2배가 늘어났다. 코로나 19 동안의 경기부진이 큰 요인으로 보인다.이번 기사에서 조동진 필자는 현재 자영업자들의 연체율이 1% 이상이라는 점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자영업자들은 지난 몇 년 동안 긴급 대출이나 구제금융의 제도적 혜택을 많이 받았고, 그 돈으로 연명하며 버텨왔었다. 그런 와중에 연체율이 오른 것은 한계선상에 있는 개
인간의 산업활동에 의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비중의 증가 그리고 그로 인한 대기온도 변화가 관찰되기 시작한 지 200년이 넘었고, 대기온도의 변화가 파괴적인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을 인식하고 그에 따라 배출량을 감축하자는 국제협상이 시작된 지도 30년이 넘었다. 인류의 문제의식과 그에 대한 실질적 대응은 늦었지만 그래도 앞으로 나아가려는 방향은 있었는데, 정작 ‘지갑을 열고’ 하던 일을 멈춰야 하는 시점이 되자 대부분의 국가에서 퇴행적인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매년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전세계가 모이는 당사국총회(Conference
현직 차현진 예금보험공사 상임이사. ‘본캐’는 금융 정책가다. 37년 6개월간 한국은행에서 근무했다. 그렇다고 말수 적고 농담 없고, 뭔가 틀에 박힌 ‘한은 맨’을 상상하면 당황할 것이다. ‘부캐’는 작가인데, 그앞에 ‘낭만적’(romantic)이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신간 《숫자 없는 경제학》 책이 단적인 예다. 어렵고 재미없을 거 같은 금융 역사 이야기를 고전부터 현대까지 재미있는 영화 8편과 연결할 생각을 어떻게 했을까. “평소에 아이디어 보따리를 뇌 한쪽에 장착하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는 말이 이해됐다.
■ 네 번째 책 , 차현진, 메디치미디어‘다시 들추는 책장’ 코너는 30년 경력의 편집자가 쓰는 책 이야기입니다. 저자 섭외부터 기획, 편집, 제작과 출간 이후 반응에 이르기까지 출판업에 종사하는 기획자만 알 수 있는 숨은 이야기들이 매달 펼쳐집니다. 잘 살피면 저자와 편집자의 밀당, 흥행 성공의 법칙이 수시로 등장합니다. [편집자 주]한 편의 칼럼이 정책 방향을 바꾸다인류가 처음 겪는 코로나 팬데믹이 막 시작되던 무렵인 2020년 3월. 사람들이 두려움에 떨고 재택근무까지 할 정도로 상황이 긴급하게 돌아가던 당시,
냉전기 미국과 소련은 1990년 사회주의 붕괴 때까지 그리 많지 않은 정상회담을 가졌다. 유엔 말고는 지금처럼 다자외교의 장이 많지 않은 탓도 있지만 대장들끼리의 만남은 횟수보다 질이 중요하다. 패권국가 간의 정상회담은 대개 ①후발 패권국이 선발 패권국과 대등하다는 자신감을 가졌을 때, ②정상회담 아니고는 해법이 없는 위중한 현안이 있을 때, ③저쪽이 진정성있는 변화를 보일 것같다고 판단될 때 같은 조건절에서 성사되곤 한다. 이런 점에서 11월에 성사될 것으로 보이는 미중 정상 회담은 주목할만 하다. 고한석 필자는 미국과 중국이 아
인도네시아 하면 큰 나라라고만 생각한다. 마치 중국과의 교역 초기에 '중국 사람들에게 뭘 하나 팔기만 해도 10억 개가 넘는다'는 말처럼 시장 개념으로만 해석한다. 맞는 말인데 아쉬운 말이다. 인구나 가능성, 협업의 조합 등 여러 측면에서 한 나라와 제대로 친해지려면 정치와 역사, 문화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은 세 번째 투자 대국이다. 이 나라의 미래에 투자하는 한국 기업들이 이미 많다는 얘기다. 덜 알려진 사실인데, 한국 FDI 1호의 목적지도 인도네시아였다. 정부 간 교류와 기업투자가 그만큼 활발했다. 문
게임업계에도 국제박람회가 있다. 8월 말 쾰른에서 열린 게임스컴에는 1,200여 개 업체가 참석했으며, 30만 명 넘는 관람객이 밀려들었다. 코로나19로 게임업계는 아동도서, 가정용 가구처럼 예상치 않은 호황을 누렸다. 이번 게임쇼는 거품이 빠진 뒤, 2024년과 2025년을 겨냥한 세계 게임업체들의 전열 정비가 돋보였다. 중국 업체들은 해외시장 진출을 해야 하는 절박감 속에 부스를 주도했다. AI를 활용한 제작비와 시간 절감 노력이 두드러진 건 게임업계의 미래를 점치게 하는 부분이었다. [편집자 주]세계 최대 게임쇼는 어딜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