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와 사람을 읽습니다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입니다. 칼 마리아 슈타들러가 1914년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제작한 포스터는 맨발에 붉은 깃발을 든 여성의 당당한 모습을 표현했습니다. 포스터의 아래 부분에서 슈타들러는 이런 구호를 분명히 했습니다."우리에게 여성 참정권을 주십시오. 1914년 3월 8일, 여성의 날. 지금까지 편견과 반동적인 태도는 노동자, 어머니, 시민으로서 국가와 지방 자치 단체에 세금을 납부해야 하는 의무를 온전히 이행하는 여성에게 완전한 시민권을 부정해 왔습니다.이 당연한 인권을 위해 싸우는 것은 모든 여성, 모든
'유정훈의 담담한 미국' 두번째는 미국에서 여성 참정권 이래 성평등의 진전에 있어 가장 중요한 법이라 평가받는 미국 교육개정법 9장, 이른바 '타이틀 나인'에 대해 이야기한다. 드센 남자들은 인정받지만 여자들은 그러지 못했던 시대가 있(었)고, 그에 맞선 항의와 개선 운동을 '의도는 좋지만 부적질하다'며 논평질하던 미디어들이 있(었)다. 차별을 개선하는 하나의 운동이 연쇄적으로 작동해 더 큰 평등으로, 다양성을 품은 사회로 이어진다. 한국의 차별금지법이 계속 맞닥뜨리는 장벽도 깨지길 기대하며! [편집자 주]성차별의 여러 장벽을 허문
미국을 더 이상 대통령제의 원조, 민주주의 선진국으로만 여기기는 어렵다. 2020년 대선의 혼돈과 트럼프의 선거 불복을 거치며 한국에서도 미국 정치에 관한 이해와 관심이 깊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계 하원의원 '앤디 김'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백인이 90%인 선거구에서 유권자의 신망을 받고 있으며, 1월 6일 의사당 폭동 이후 쓰레기를 치우는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지난 9월 상원의원 출마를 선언했다. 앤디 김이 연방 상원의원이 된다면 한국계 미국인으로서는 최초다. '이민자의 아들'은 유리천장을 깰 수 있을까.
2024 피렌체의식탁 신년대담의 두 번째로 정지훈 IT 전문가를 모셨다. 미중 패권경쟁, 다극화... 정지훈 박사는 '지금 세계의 인재들이 모두 미국으로 모여들고 있다'며 미국의 우위를 전망했다. 이민 2, 3세대가 아닌 새로운 이민 1세대들이 미국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실리콘밸리의 쇠퇴를 이야기하지만 이는 미국 전역이 실리콘밸리화 되는 현상의 이면일 뿐이다. 거의 모든 것을 아웃소싱, 바깥으로 내보냈던 미국은 팬데믹과 미중 경쟁 등을 거치며 제조업으로 다시 눈을 돌리고 있다. 한편 디지털이 기본이 된 시대, 이제 누가
피렌체의식탁 편집팀으로 익명의 원고가 한 편 도착했다. 필명은 '공정과 상식'. 본인에 대해 직전 공무원이었다며, 강남 8학군 학교를 다녔고, 한동훈 위원장의 삶의 궤적과 비슷한 성장기를 거쳤다고 소개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조금더 자유로운 공정과 상식의 사회를 지향하는 시민일 뿐이라고 조심스럽게 자기 소개를 이었다. 편집팀의 확인 결과 그 역시 사법고시를 패스했다. 기고문의 요지는 최근 한국 정치의 최고 아이콘으로 뜬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에 대해 미디어가 제대로 평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었다. 강
[뉴질랜드] 2023년 10월 14일 총선으로 중도우파 성향의 국민당이 38%의 득표율로 1당이 되었고, 당수 크리스토퍼 럭슨이 새 총리가 되었다. 국민당은 행동당 및 제일당과 연정을 구성했고, 부총리 자리는 여당연합의 캐스팅보트를 쥐었던 제일당의 피터스에게 돌아갔다. 보수적 입장의 피터스는 기후변화 부정론의 편. 과거 배출감축은 국가를 파산시킬 수 있어 불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보수 정부의 등장으로 뉴질랜드의 에너지기후정책은 후퇴가 예고되고 있다. 대표적 조치가 전임 노동당 정부의 2018년 “신규 석유 및 가스탐사 금지” 결
우리는 외부인에게 얼마나 열려 있을까. 우리나라 국민은 외국인보다 북한이탈주민을 직장동료로 받아들이기 더 어려워한다는 통계 결과가 발표됐다. 통계청 경제사회통계연구실이 지난 12월 15일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23'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이탈주민을 직장동료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은 34.2%로, 외국 이민·노동자를 직장동료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답변한 비율(42.3%)보다 8.1%p 낮았다.통계청은 만 19세 이상 인구(2019년까지는 만 19세~69세 인구)를 대상으로 '귀하는 다음과 같은 사람들을 어느 정도 관계까
한동훈 비대위원장 카드는 고육지책으로 시작했다. 그만한 대중적 인지도, 지지도 가진 사람이 없었기에 선택되었다. 현직 대통령 집권 2년이 채 안 돼 여권에 차기 주자이자 2인자가 나타난 건 특별한 일이다. 윤대통령의 지지율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한동훈 위원장은 ‘정치란 모진 짓이다’를 실증해야 할 상황에 몰릴지 모른다. 선거 승리에 모든 걸 거는 승리 이데올로기가 보편적인 세태이기 때문이다. 한동훈의 등판에서 많은 사람들이 노태우와 전두환이 짜고친 6.29선언에서 시작해 전두환의 백담사 귀양으로 마무리되었던 30여년 전의 보수여당발
연내에 온다는 외국인 가사도우미 시범사업, 개시도 못했다2023년이 이제 2주 남았는데, 올해 안에 온다는 '외국인 가사노동자 100명 도입' 시범사업의 개시 소식은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외국인 가사노동자 도입 논의는 지난해 9월 오세훈 서울시장의 국무회의 발언에서 시작되었다. 올해 3월 조정훈 의원(당시 시대전환, 현 국민의 힘)은 이 업종에 '최저임금 적용을 제외하는' 가사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이어서 5월 윤석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외국인 가사노동자 도입을 지시했다.담당 부처인 고용노동부도
‘G2’ 미국과 중국 간의 충돌은 완화된 것일까, 지연된 것일까. 같은 말처럼 보이지만 방향이 다르다. 11월 15일(현지시간) 열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샌프란시스코 회담은 많은 생각거리를 던진다. 겉으로는 서로의 정치적, 경제적 필요를 어느 정도 충족시킨 회담으로 보인다. 대다수 언론도 충돌을 회피하고 상호 협력을 내세웠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돌발적인 ‘(시진핑은) 독재자’ 발언도 빠짐없이 보도된 걸 보면 기본 구도는 긴장과 갈등이다. 중국이 근현대 100여년 가까이 서구 세력에 당한 '과거'의 역사, 또 한편 미국이
[조귀동의 신 정치지형도] 정치가 시대를 선도하던 시기는 지나갔다. 현실은 민주 대 반민주 구도에서 출발해 보수, 진보, 중도의 구분법을 통과, 이제 다양성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미 유권자들은 최근 여러 선거에서 세대, 젠더, 학력, 소득, 환경 등 여러 이슈들에 다양하게 반응했다. 이준석은 이런 다양한 이슈를 잘 활용해(차이를 강조하며 적대를 조장했다) 성공을 거둔 대표적 사례다. 지역 문제만 하더라도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영호남 대결 구도에서 수도권 대 비수도권(지방)의 대결 구도로 옮겨간 지 오래다. 2002년 대선 이후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터지면서 중동 문제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대체로 사람들은 '중동' 하면 '전쟁'이 떠오를 정도로 중동은 늘 전쟁이 일어나는 지역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관계는 언제든지 폭발 일보직전의 상태에 놓여 있기에 '화약고'라고 불린다. 도대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왜 싸우는 걸까?이 글에서는 근대 국가 체제의 대표적 모형인 민족국가(nation state)로 풀어보려 한다. 즉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간 현재의 전쟁과 갈등은 세계 어느 민족국가에서나 비슷하게 나타나는
인도네시아 하면 큰 나라라고만 생각한다. 마치 중국과의 교역 초기에 '중국 사람들에게 뭘 하나 팔기만 해도 10억 개가 넘는다'는 말처럼 시장 개념으로만 해석한다. 맞는 말인데 아쉬운 말이다. 인구나 가능성, 협업의 조합 등 여러 측면에서 한 나라와 제대로 친해지려면 정치와 역사, 문화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은 세 번째 투자 대국이다. 이 나라의 미래에 투자하는 한국 기업들이 이미 많다는 얘기다. 덜 알려진 사실인데, 한국 FDI 1호의 목적지도 인도네시아였다. 정부 간 교류와 기업투자가 그만큼 활발했다. 문
'유능한 검사' 한동훈이 법무부 장관이 됐다. 국내 3대 재벌 총수를 구속시키며, 재계의 '저승사자'로 통했던 그는 이제 행정부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통한다. 대개 측근은 입이나, 귀, 손이나 발같은 특정 기능으로 비유되는데 그는 '입귀손발'로 불린다인사 정보를 관리하고, 검찰 업무를 관장하는건 귀와 손의 역할인데 친기업적 이민법 개정이나 사형집행 부활 등을 주장하고, 엑스포 유치를 위해 다니는 것을 보면 대통령의 입과 발이다. 합치면 '입귀손발'이다. 윤석열 정부의 모든 업적과 과오가 따라다니게 생겼다. 대담자인 성한용
정치는 사람이다. 품성, 의지, 능력, 성향과 같은 요소가 정치인을 구성하고 그 정치인은 현실에 큰 영향을 미친다. 국회 출입 기자들에게 정치인의 학·경력과 행적부터 파악하라던 도제 수업은 아직 일정부분 유효하다. 30년 넘게 정치인들을 관찰해 온 성한용 한겨레 선임기자와 '비공식 인물 사전'을 한 챕터씩 채워가고자 한다. 이번 주는 윤석열 정부의 엄친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다. [편집자 주]무엇보다 유능한 검사였다. 국내 3대 재벌 총수를 다 구속시켰다. 재계에는 '저승사자'로 통했다. 검사시절 누구나 다 하는 지역 순환 근무에
지난 9월 17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을 대표하는 건축물 중 하나인 브란덴부르크문 기둥이 페인트로 뒤덮였다. 기후행동단체 '마지막 세대' 소속 활동가들이 벌인 시위의 결과물이었다. 시위 방식이 상식을 벗어나긴 했지만, 독일이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데 진심'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사건이었다. 독일은 사용 전력의 52%를 재생에너지로 생산하고 있으며, 정부는 2035년까지 재생에너지 100%를 달성한다는 계획도 수립했다. 다만 시행 정책에 관해선 독일 내에서도 부족하다거나 과하다는 비판이 동시에 존재한다. 독일은 탄소중립을
추석 연휴를 쉬고 나면 일조량은 줄어들고 온도는 내려갈 것이다. 가을의 중턱에서 오늘 '나'를 위한 일은 무엇이 있을까? 책이다. 학습으로 살아온 나라요, 겨레다. 좀 엄숙했나? 오늘의 내가 있기까지 어쨌든 학습과 교양의 힘이 컸다. 입사 3년차에서부터 대표이사까지 메디치미디어 구성원들이 자사 도서와 이웃 출판사들의 책을 섞어서 소개한다. 읽은 사람들은 피가 되고 살이 되고, 위로가 되었다고 말한다. 5회에 걸친 연재의 세 번째 차례는 배소라 브랜드콘텐츠실 실장과 이민영 여행문화팀장이 맡았다. ‘가장 인간다운 노동’을 찾기 위
세계가 닫히고 있다. 어제까지 모두가 합창하던 세계화, 글로벌라이제이션 노래는 블록화, 미국과 중국 간 패권전쟁(미중 패권전쟁)이 시작되며 쪼그라들고 있다. 지난 년대의 미소 냉전처럼 이 전쟁 역시 이념을 둘러싼 갈등처럼 보이지만, 실제 갈등의 원인은 경제 그리고 국익이다. 중국과 치고받는 미국과 일본 모두 기업이나 정부가 뒤로는 열심히 중국을 방문해 협상하는 게 그 증거다. 지난 2018년 《수축사회-성장 신화를 버려야 미래가 보인다》를 쓴 저자 홍성국 의원(민주당)이 《수축사회 2.0 : 닫힌 세계와 생존 게임》으로 돌아왔다.
인터뷰를 마치고 중국의 고민이 깊다는 게 실감났다. 중국을 ‘빵’으로만 보는 시각에서는 경제의 후퇴와 하락을 걱정한다. 그러나 중국 내부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리더십의 위기, 체제 위기가 더 크다. 시진핑 주석이 전례 없는 3연임, 더구나 1인 지도 체제를 구축하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개혁개방 이후 30년 지속돼 온 체제를 급전환하면서 군 지도부, 민간 기업주, 고급 관료와 관계에서 한계에 직면한 느낌이다. 3선 개헌과 유신헌법 공포를 통해 절대 권력을 틀어쥔 박정희가 막상 그 이후 지도층의 과당경쟁, 중산층의 독재 비토 심리, 국제
"나는 이제 죽음이요, 세상의 파괴자가 되었도다". '맨해튼 프로젝트'의 총책임자였던 오펜하이머의 생애를 다룬 영화 '오펜하이머'가 지난 8월 15일 개봉했다. 영화는 성공적이다. 개봉 2주 만에 관람객 252만 명(9월 1일 기준)을 기록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전쟁을 끝낸다는 명분으로 만들어진 핵폭탄은 지상의 최고 무기가 됐다. 핵폭탄 등장의 공은 나치와 한 무리의 물리학자들이다. 핵 개발을 초기에 착안한 것은 나치였으나, 나치의 전체주의를 피해 미국으로 건너간 당대 유럽의 모든 과학자의 실력이 총화된 결과물이 바로 원자 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