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조자가 보스보다 돋보이려는 욕망이 빚은 참사

인기 상승 한동훈, 서둘렀나 서툴렀나? 윤대통령 ‘진압’할 듯

이재명은 독주체제의 현 상태 낙관, 조용한 물갈이에 주력

조국의 7공화국 개헌론, 마이크 볼륨이 작았다

<피렌체의식탁>이 '정국방담'을 부활했다. 창간 이후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은근히 인기를 끌어온 코너다. 익명으로 3-4인이 포장마차 대담처럼 진행하는 게 특징이다. 이번 시즌2의 첫 회에서는 한동훈 파동, 이재명의 심중, 양당 공천의 진로, 조국발 개헌론의 무산 배경 등을 짚어봤다. [편집자 주]

손가락의 위치가 아 다르고 어 다르다.&nbsp;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인재 영입 환영식에서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의 인사말을 듣고 있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한상균<br>
손가락의 위치가 아 다르고 어 다르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인재 영입 환영식에서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의 인사말을 듣고 있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한상균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명품백만 느껴진 거야

가오리: 정치가 돌아온 건지, 여권 내 권력 갈등의 시작인지, 대통령이 여당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하고 회의도 불참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밀덕: 기본적으로 윤석열-김건희-한동훈 3인 체제가 쉽게 깨질 것이라 보지 않는다. 깨지는 순간 정권이 무너질지도 모른다. 그만큼 위험하다. 오히려 조율된 기획연출일 수 있다. 첫째, 한동훈은 윤의 아바타가 아니다. 둘째, 김에 대한 국민적 반감을 일정 부분 털고 가야 한다. 이 두 가지 원칙에 3자가 합의했다면 방법은 한동훈이 먼저 운을 떼고 마지못한 척 김건희가 수용하는 것이 가장 모양새가 좋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 아내를 감싸고, 한동훈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를 취한다. 명품백 사건으로 인한 국민 정서를 헤아리는 읍참아내의 대인배 풍모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게 여당으로서는 그나마 최상의 시나리오다.

가오리: 글쎄다. 한동훈 위원장은 지난 한달 전국을 돌며 환호를 받았다. 2의 윤석열의 길을 걸어도 무방하다고 보지 않았을까? 그로서는 보수언론과 지지층을 업고 승산이 있다고 봤을 것이다.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그도 윤석열 검찰총장처럼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명태: 대통령 임기가 중반으로 향할 때 여당 내 ‘현재권력 ‘미래권력이 충돌하는 것은 언제나 있던 일이다. 2010년 세종 행정수도 안을 놓고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의원이 부딪쳤고, 2015년 국회법 개정을 놓고 박근혜 대통령과 유승민 원내대표가 충돌했다한동훈 비대위원장과 윤석열 대통령의 충돌을 단순히 김건희 여사 때문으로 해석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건 임기가 정해진 대통령제에서 벌어지는 숙명과도 같은 도돌이표. 그런 의미에서 보면 한동훈 위원장은 매우 빨랐다.

밀덕: 만일 약속대련이 아니라면 가능성은 하나뿐이다. 한동훈의 강제퇴장이다. 원래 보스의 내조자와 핵심 참모는 적이 되기 쉽다. 내조자는 보스(의 권력) 자체를 위해살고, 참모는 보스(의 권력)통해어떤 가치를 실현하고자 산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윤 정권은 내조자가 보스보다 더 돋보이려 드는 정권이다.

그러니 충돌 가능성도 더 크다. 그래서 지금 한동훈과 김건희가 싸우는 중이라면, 한동훈이 무조건 지게 되어 있다. 결국 한동훈이 교체당할 것이다. 그러고 나면 당과 총선은 용산 대통령실이 직할하는 수밖에 없다. 대신 국정과 선거는 난파 직전 상태가 될 것이다. 설마 이 정도로 막장은 아닐 것으로 본다.

명태:충돌 이후가 궁금하다. 만약 한 비대위원장의 자리에 이준석’, 혹은 ‘유승민이 있었다면 ‘약속대련이라는 해석이 호응을 얻었을까? 이는 결국 한 위원장이 아직까지 윤 대통령과의 차별화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사태가 한 위원장에게도, 윤 대통령에게도 ‘윈윈(win-win)’이 아닌, ‘루즈-루즈(lose-lose)’일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이유다

가오리: 그간 김건희 여사가 잠적 비슷하게 나타나지 않으면서 총선 승리를 위해 전보다 더 많은 궁리에 주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갈등으로 보면 자신에 대한 의혹과 사법처리 가능성에 히스테릭한 나날을 보낸 게 아닌가 싶다. 갈등관리 실패인가?

밀덕: 사태가 어떻게 가닥 잡느냐는 며칠 더 봐야 하지만 권력 내부 구성원들에게는 대통령-비대위원장-영부인의 트로이카 체제 간 갈등은 엄청난 환경 변화다. 설령 표면적 봉합을 한다 하더라도 내부 갈등은 총선 이후 본격 분출한 것이다. 한동훈이 가장 먼저, 이어서 보수언론, 검찰의 순서로 윤대통령 부부를 손절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걸 트로이카 삼인이 누구보다 잘 알기에 대 파국은 예상하기 힘들다.

도처에 전쟁이다. 이번에는 영입 전쟁. 마음도 전쟁을 치루고 있을 이재명 대표의 다음 승부수는 무엇이 될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9차 인재 영입식에서 인재 영입 인사인 공영운 전 현대자동차 사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일영 의원, 김병욱 의원, 이 대표, 공 전 사장, 정성호 의원, 김성환 인재영입위 간사. / 사진=연합뉴스 이정훈<br>
도처에 전쟁이다. 이번에는 영입 전쟁. 마음도 전쟁을 치루고 있을 이재명 대표의 다음 승부수는 무엇이 될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9차 인재 영입식에서 인재 영입 인사인 공영운 전 현대자동차 사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일영 의원, 김병욱 의원, 이 대표, 공 전 사장, 정성호 의원, 김성환 인재영입위 간사. / 사진=연합뉴스 이정훈

길을 걸었지 누군가 옆에 있다고?

가오리: 이재명 대표는 무슨 생각을 할까? 당무 복귀 후 법으로, 펜으로, 칼로 죽여도 결코 죽지 않는다며 결기를 보였지만 왠지 대응이 느리고 무거워 보인다. 벌써 오래된 일이다. 여권의 움직임이 안타를 치든 못 치든 날렵하고 빠른 느낌이라면,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은 인파이터처럼 걸음이 느리다.

밀덕: 이재명 대표는 총선 승리를 낙관하고 있다. 한동훈 파동도 그런 생각을 굳혀주는 요인이다. 이낙연 신당도 파괴력이 별로 없고, 이준석 신당은 오히려 플러스라고 보는 눈치다. 탈당도 이낙연과 원칙과 상식세 명 말고는 더 이상 나갈 유의미한 사람들은 없다는 쪽으로 계산을 끝낸 눈치다. 거기다 피습 사건 이후 당 내부에서의 흔들기는 힘이 빠졌다. 그러니 부자 몸조심 모드를 견지할 것이다.

김부겸, 정세균, 이낙연 등 전직 총리들이 요구하는 통합과 개혁적 비전은 애당초 받을 생각이 별로 없었다. 실제 만나서도 탈당 의사가 있는지 확인하는 데만 관심이 있었다고 한다. 그의 목적은 오직 하나다. 대선 후보가 되어 대통령이 되는 것. 그에게 이번 총선은 그 기반을 확보하는 계기다.

가오리: 이낙연 전 총리는 나갔고, 정세균, 김부겸 전 총리도 은근한 애정의 눈길은 제3지대에 가 있다고 하던데. 행동으로까지는 옮기지 않아도.

명태: 그럴 수밖에. 이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할 것이다. 민주당을 문재인의 당에서 이재명의 당으로 바꾸는 게 첫째고, 동시에 대권에 도전할 수 있을 정도로 당의 외연을 확장하려 할 것이다. 내부 포용과 외부 영입을 통해 국민들의 호응을 얻어내려는 노력이 필요한데 일단은 그보다 충성도에 기울어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탈당한 이낙연 대표와 측근들, 조응천 의원 등 원칙과 상식을 강하게 붙잡지 않은 것에서 알 수 있다. 이럴 때 이 대표의 침묵은 만류라기보다는 용인으로 봐야 한다.

가오리: 침묵은 탈당을 용인하는 것인가?

밀덕: 이재명 대표의 행운은 내부 경쟁자가 없다는 것이고, 불행은 검찰발 사법 리스크다. 만약 또 당내 유력 대선 주자가 있었으면 진작 물러나야 했을 것이다. 반면 사법 리스크는 국민들도 검찰이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걸 다 안다. 알면서도 저러다 훅 날아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기 때문에 리스크다.

거기서 이 대표의 행동 원리가 나온다. 내가 검찰 손에 죽지만 않으면 무조건 대통령 먹는다. 그러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사법 리스크에서 빠져나가자. 그러려면 당 대표직을 유지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사당화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뒤집어 보면 이 대표가 풀어야 할 숙제가 바로 여기 있다. 민주당을 제대로 된 대안정당으로 만드는 것이다. 스스로 현 정권을 넘어 새로운 미래를 만들 수 있다는 능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런데 당 대표가 된 이후로 보여준 게 많지 않다. 즉 있는 줄 알았던 정책 능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이 대표를 바라보는 사람들을 답답하게 만드는 이유다.

가오리: 버티면 이긴다?

명태: 나는 민주당에서 추가 탈당자가 좀더 나올 것으로 본다. 이재명 당으로의 전환은 천로역정 같은 길이다. 무려 의석이 170석 가까이 된다. 이 거대정당을 이재명 당으로 바꿔내는 건 길고 긴 여정이다. 민주당이든 국힘이든 일단 현역은 공천 떨어지면 다른 가게 간판으로라도 선거에 나가고 싶기 마련이다. 지역구와 중앙의 후원자들, 지지자들을 봐서라도. 또 현재 제3지대에 대한 평가가 끝난 게 아니기에 유혹이 많다.

그 점에서 이재명 대표는 당을 더 다독여야 한다. 2016년 총선 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는 안철수의 탈당을 기정사실로 보고 민주당 내 반문의 추가 탈당을 막기 위해 박영선 의원 등을 붙잡았다. ‘경희대 후배가!’라는 표현까지 써가면서. 박영선이 잔류하기로 결정하면서 민주당은 비로소 안정됐다.

지금 이 대표의 처지도 비슷하다. 당내 분열을 어떤 식으로 다루느냐가 중요하다. 이 대표의 정치적 역량은 이제부터 시험대에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재인이 박영선을 붙잡아서 한 고비를 넘겼듯이, 이 대표도 ‘2024년의 박영선을 붙잡는 정치적 행동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설 연휴까지가 첫 번째 고비다.

가오리: 국민의힘이 공천을 늦추는 것은 물갈이의 폭을 최대화하기 위해서, 민주당은 물갈이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공천이 역대 총선 중에서 가장 늦어질 것이라고들 한다. 초보 대통령인 점, 초보 야당 대표인 점도 작용하는 듯하고. 그래도 설 이후인 210일부터 310일까지 한 달은 공천의 계절이다. 역으로 이합집산의 계절이기도 하고.

명태: 국민의힘은 여당 프리미엄이 있다. 공천을 받지 않아도 갈 수 있는 낙하산자리들이 많다. 또한 의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수도권에 현역의원들의 수가 적으며, 기존 경쟁자들 중 대부분이 2022년 지방선거에서 단체장이 됐다. 공간이 열려 있다.

가오리: 역대로 여당은 그런 이점이 있다. 지금 임기가 끝난 공공기관장들도 다 후임자 선정이 지지부진하다. 자리가 많이 쌓였다고 한다.

밀덕: 반면 이재명은 조심스럽게 접근할 것이다. 보수당과 민주당은 당 문화나 정치인의 체질이 다르다. 보수당은 대장의 뜻이면 쭉 따라가는 습성이 있다. 민주당쪽 사람들은 가만히 안 당한다. 공천 후유증이 커지면 자칫 이낙연 신당을 더 키워줄 수 있다. 그러니 이재명은 껄끄러운 공천 명단이 나갈 때마다 명분을 살려야 한다. 그리고 손에 피를 안 묻혀야 한다. 국민이 보기에 여당은 시원시원해 보이고, 야당은 답답해 보일 수 있다.

명태: 사정은 민주당이 훨씬 복잡하다. 일단 집이 크다. 수도권의 다수를 차지하는 현역 의원들, 2022년 지방선거에서 떨어진 전직 자치단체장으로서 도전자들, 민주당 내 586을 대체하려는 90년대 학번들, 문재인 정부 장차관 출신이나 청와대 경력자들. 크게 네 그룹이 공천을 앞두고 뒤엉켜 있다.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 지도부가 이 그룹의 갈등을 온전히 조율할 수 있을까? 현재로선 성공 확률보다는 실패 확률이 더 높다. 이 대표가 정치적 역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난이도가 높은 거다.

밀덕: 이 대표로서는 바둑돌 하나하나를 장고 끝에 놓듯이 천천히 조심스레 포석을 둘 수 밖에 없다. 심혈을 기울여 돌을 놓는 이창호나 조훈현 같은 형세다. 이런 조심스러움이 비례대표제를 현행 준연동형으로 그대로 두는 결정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용혜인이 주도하는 비례연합정당이면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비례 중심의 조국 신당에 대해서는 친문의 구심점이 될 수 있으니 마뜩치 않아 하는 눈치다. 공천에 심혈을 기울인다는 말은 총선에 당선된 후 방해물이나 적이 되지 않을지 그걸 가장 유심히 본다는 뜻이다. 의외로 신중한 게 이재명 스타일로 굳어지고 있다.

가오리: 신중하다고 다 되는 게 아니고, 자기 사람도 상당수 잘라내야 균형이 맞다고들 할 텐데.

밀덕: 언론은 집요하게 친명은 몇 명, 비명과 반명은 몇 명 교체되었는가를 따질 것이다. 그러니 균형을 맞춰야 한다. 이미 불출마를 선언한 현근택이나 강위원처럼 친명 중에서도 낙천이 제법 있을 수밖에 없다. 이미 그런 카드를 두세 장 준비해두었다고 들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로. 이 대표 공천의 성패 여부는 비명/반명 자를 때는 당 대표 손에 피 안 묻히는 조심스러움을, 친명 자를 때는 자기 손으로 읍참마속하는 과감함을 어떻게 보여주느냐에 달려 있다.

본격적인 정치 행보일까, 아니면 간 보기? 조국 전 장관의 '먼 갈길'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열린 리셋코리아행동 준비세미나 3차에서 여는말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김인철<br>
본격적인 정치 행보일까, 아니면 간 보기? 조국 전 장관의 '먼 갈길'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열린 리셋코리아행동 준비세미나 3차에서 여는말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김인철

어쩌다 지나친 그대, 볼륨 작은 조국

가오리: 아니 그런데, 조국 전 장관이 꺼낸 제7공화국으로의 개헌은 왜 유야무야된다고 보는가? 정치권의 선수들 중 일부는 조장관이 이 얘기를 꺼내자 마침내 올 것이 왔다며 귀추를 주목했는데. 야권으로서는 지난 총선에 180석을 줬더니 뭐했느냐는 유권자들의 불만에 대한 최고의 답이 될 수 있다는 사람도 있었다. ‘2백석 주면 현 정부를 끝내겠다이런 대답으로.

밀덕: 장외에 있는 조국 전 장관의 무게가 무얼 한 번 언급했다고 바로 정치권의 어젠다가 될 정도는 아니다. 정치는 현역이 하는 것이다. 기자들이 반응하는 것도 그렇고. 어젠다 세팅은 인플루언서 한두 명이 한다고 되지 않는다. 거기다 비록 실현 가능성이 있다 해도 한 당파의 압승을 전제로 한 정치 일정 구상이란 게 자칫 가벼워 보일 수 있다.

한편으로는 왕따의 느낌도 있다. 민주당 주변에 팬덤을 거느린 이가 이재명, 조국 둘 뿐이다. 이 대표 입장에서 보면 잠재적 도전자다. 동시에 조국은 민주당에게 뜨거운 감자다. 의원들이 몸조심하느라 공개적으로는 조국 전 장관 근처에도 안 간다. 조국이 스스로 현실 정치인이 되고 싶으면 지금처럼 강연 다니고, 글 쓰는 정도로 안 된다. 당을 해야 하고, 선거에 나가야 한다. 그런 점에서 갈 길이 멀다.

명태: 총선 후 개헌이나 대통령 임기 단축과 같은 사안은 논의해볼 만한 주제다. 꽉 막혀 있는 한국 정치의 돌파구로서 생각해볼 만하다. 문제는 이 주제가 진보진영 안에서만 통용되는 주제라는 점이다. 문재인 정권 5년 동안 핍박서러움을 당했다고 생각하는 보수진영 지지자들로서는 쳐다도 보기 싫은 사안이다.

중도층도 비슷하다. 해당 사안을 꺼내든 사람이 조국 전 장관인데, 그가 윤 대통령의 대척점에 있기 때문에 그가 말하는 메시지들은 중도층에게 감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선거전이 무르익을수록 메시지의 파급력은 중도층이 따라주어야 커지는데 지금은 중도층이 조국의 메시지에 동의하지 않는다.

가오리오늘 제3지대 얘기를 못했다. 이낙연 신당보다 이준석 신당이 더 가능성 있어 보인다는 게 요즘 시중의 여론이나 보도들이다. 이준석 대표는 한동훈 파동으로 잠시 중심에서 벗어난 느낌이지만 이런 때에는 평론가로 돌아가 대중의 관심을 유지하는 기술이 있다. 이낙연 대표는 반면 이재명 단독체제 저지를 위해서는 이준석 대표가 어떤 제안을 하든 받아들일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최근 만난 사람 말로는, 양당 체제를 수십 년 연속 상영되는 적대적 공생 관계의 최장기 드라마로 보는 유권자도 꽤 많다고 한다. 3지대에는 이낙연, 이준석 말고도 여러 사람이 있는데 다음번에는 그 얘기를 먼저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