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와 사람을 읽습니다
2월 28일 싱가포르 기후공시 의무화 일정 확정 발표, 3월 6일 미국 기후공시 의무화 규칙 최종안 통과.... 최근 각 나라마다 기후공시 관련해 본격적인 움직임이 시작됐다. 미국은 일부 규정이 후퇴한 것처럼 보이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기후공시의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스코프3은 유보됐지만 1%룰 등 강력한 기준은 여전하다. 싱가포르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충실한(한편 선도하는) 일정을 발표했다. 무엇보다 싱가포르 국부펀드의 기후변화 대응 시나리오별 분석과 포트폴리오 구성이 눈에 뜨인다. 한국은 아직 지지부진에 우유부단처럼 보인다.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한국 영화의 해외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서구에서 한국 영화에 관한 비평적, 학술적 관심이 서서히 일기 시작했지만, 이런 관심을 가진 이들에게 소개할 만한 학술서적이 별로 없었다. 한국 영화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영어 사이트도 달시 파켓이 운영하는 한국 영화 웹사이트(Darcy’s Koreanfilm.org)와 필라델피아의 한인 교포 벤 킴이 운영하는 키노 아시아(KinoAsia)라는 사이트 정도였다. 그 당시까지만 해도 서양에서 아시아 영화와 관련해서는 주로 일본, 중국, 홍콩, 인도 영
2023년 기준, 한국인과 일본인이 서로의 국가를 가장 많이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 이전 한국과 일본을 가장 많이 방문했던 중국 관광객은 한국에서는 2위, 일본에서는 3위로 후순위로 밀려났다.2023년 한국인의 일본 방문은 696만 명으로 '노 재팬(No Japan)'이 있기 전인 2018년 수준(754만 명)에 근접했다. 2023년 일본인의 한국 방문은 232만 명으로 역시 2018년 수준(295만 명)에 가까이 다가갔다.한국관광공사와 일본정부관광국이 각각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1
연내에 온다는 외국인 가사도우미 시범사업, 개시도 못했다2023년이 이제 2주 남았는데, 올해 안에 온다는 '외국인 가사노동자 100명 도입' 시범사업의 개시 소식은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외국인 가사노동자 도입 논의는 지난해 9월 오세훈 서울시장의 국무회의 발언에서 시작되었다. 올해 3월 조정훈 의원(당시 시대전환, 현 국민의 힘)은 이 업종에 '최저임금 적용을 제외하는' 가사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이어서 5월 윤석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외국인 가사노동자 도입을 지시했다.담당 부처인 고용노동부도
가계부채가 걱정이다. 올들어 금리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다시 슬금슬금 늘어나고 있다. 지난 11년간으로 보면 2배가 늘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크다. 게다가 개인사업자 중심의 자영업자 부채는 무려 5년만에 2배가 늘어났다. 코로나 19 동안의 경기부진이 큰 요인으로 보인다.이번 기사에서 조동진 필자는 현재 자영업자들의 연체율이 1% 이상이라는 점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자영업자들은 지난 몇 년 동안 긴급 대출이나 구제금융의 제도적 혜택을 많이 받았고, 그 돈으로 연명하며 버텨왔었다. 그런 와중에 연체율이 오른 것은 한계선상에 있는 개
‘G2’ 미국과 중국 간의 충돌은 완화된 것일까, 지연된 것일까. 같은 말처럼 보이지만 방향이 다르다. 11월 15일(현지시간) 열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샌프란시스코 회담은 많은 생각거리를 던진다. 겉으로는 서로의 정치적, 경제적 필요를 어느 정도 충족시킨 회담으로 보인다. 대다수 언론도 충돌을 회피하고 상호 협력을 내세웠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돌발적인 ‘(시진핑은) 독재자’ 발언도 빠짐없이 보도된 걸 보면 기본 구도는 긴장과 갈등이다. 중국이 근현대 100여년 가까이 서구 세력에 당한 '과거'의 역사, 또 한편 미국이
자본주의 사회를 관통하는 금융에서 ‘공시 의무’에 ESG가 포함되면서 ESG를 둘러싼 논란은 끝났다. ESG가 기업과 국가 운영의 필수적인 당연한 고려 요소가 된 것이다. 제품 하나가 만들어지고 쓰임이 다할 때까지 발생하는 탄소를 수치화해야만 하는 세상. 이제 금융시장은 그 수치를 밝히는 기업과 밝히지 못(안)하는 기업을 두고 그 수치와 의미를 제대로 읽을 수 있는 투자가가 주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가 투자하려는 기업이 공시한 ESG 수치를 읽을 줄 모른다면, 나의 투자 결과는 ‘초짜(者)’의 선택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인터뷰를 마치고 중국의 고민이 깊다는 게 실감났다. 중국을 ‘빵’으로만 보는 시각에서는 경제의 후퇴와 하락을 걱정한다. 그러나 중국 내부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리더십의 위기, 체제 위기가 더 크다. 시진핑 주석이 전례 없는 3연임, 더구나 1인 지도 체제를 구축하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개혁개방 이후 30년 지속돼 온 체제를 급전환하면서 군 지도부, 민간 기업주, 고급 관료와 관계에서 한계에 직면한 느낌이다. 3선 개헌과 유신헌법 공포를 통해 절대 권력을 틀어쥔 박정희가 막상 그 이후 지도층의 과당경쟁, 중산층의 독재 비토 심리, 국제
일본이 오염수 방류를 시작했다. “이미 방류했는데…” 반쯤은 포기한 목소리도 들린다. 핵 오염수 방류는 30년간 계속된다. 피해는 진작에 시작됐다. 반토막 난 제철 꽃게 가격에 어민들은 울상이다. 단체 급식에 수산물을 늘리라는 정부 요구에 업체들은 당혹스럽다. 조금의 희망은 보인다. 피지, 필리핀, 미국 등 각국에서 오염수 방류 저지를 위한 움직임이 있고, 9월 UN 총회와 10월 런던의정서 총회에서 이 힘을 하나로 모을 예정이다. 김영복 전국어민회총연맹 부회장과 김춘이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이 지난 28일 서울 중림동에서 촬영한 메
한국과 중국의 외교적 갈등이 갈수록 깊고 넓어지고 있다. 외교부 대변인, 대사, 정부 고위 관계자가 번갈아 등장하며 반박, 해명, 재반박이 계속되는 이번 대립의 특징은 현재로서 어느 쪽도 침묵하거나 타협의 기색을 보이지 않는 점이다. 외교는 말로 다투는 것이라 해도 언제 행동으로 변할지 모른다는 점에서 관심과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김현종 발행인이 베이징에 있는 문일현 교수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편집자 주]✔ 분리·우회 전술 택한 중국, 어떤 카드와 수순 준비하고 있나✔ 4불가론, 지난 1년의 예측과 평가 통한 對韓 정책의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가 지나가자 한국에 외국인들이 서서히 찾아오고 있다. 코로나 전과 다른 점이라면 유럽과 미주에서 온 서양 젊은이들의 체류형·학습형 서울살이가 부쩍 늘었다는 것이다. 낯선 땅 서울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생활하고 있는 마엘, 마농, 필리포, 파블로, 안나, 마리온 등 여섯 젊은이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6개국 젊은이들의 인스턴트 비정상회담은 지난 5월 26일 열렸다. [편집자 주]✔ 국적·나이·배경 다른 여섯 외국 학생이 모여 말하는 서울살이✔ 성수동, 봉은사, 북한산… 서울은 커서 늘 뭔가 할 일이 있어✔ 한국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1년을 넘겼지만, 전쟁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격전지인 우크라이나 동부에선 러시아, 우크라이나 어느 쪽도 뚜렷한 군사적 우위를 점하지 못한 채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전쟁 양상과 비슷하게 미국이 주도하는 경제 제재 역시 러시아에 치명상을 입히지 못하고 있다. 특히 푸틴의 ‘돈줄’을 죄려는 석유 수출 제재가 석유 수입국들의 다양한 이해관계 때문에 제대로 먹혀들지 않는 모습이다. 러시아 석유가 암거래되는 ‘회색시장’이 급격하게 커진 것은 단적인 사례다. 송현석 필자는 미국의 대러시아 경제 제재 전략 속에서 석
그동안 탄소중립은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환경 이슈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미국과 EU는 이미 기후위기 대응을 통해 무역장벽을 쌓아가고 있다. 향후 10년 안에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은 제품들은 수출이 불가능하다. 최종 생산재 뿐 아니라 하청기업이 배출하는 탄소도 예외가 아니다. 이제 탄소중립은 세계 경제의 최대 이슈가 되었다.그런 변화에서 한국만 예외가 될 수 있을까? 우리만 기준을 낮추면 한국 기업들이 자유로울까? 이유진 필자는 탄소중립을 게을리할 경우, 수출을 경제의 토대로 하는 한국이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
‘퍼펙트 스톰’과 ‘회색 코뿔소떼’가 몰려온다! 의 저자이자 경제 전문가인 홍성국 의원은 올해 우리 앞에 펼쳐질 지구촌과 한국 경제의 모습을 이렇게 진단했다. 어려움은 동시다발적으로 제기되는데, 올바른 대응은 보이지 않다는 우려다.홍성국 필자는 2020년 코로나 사태 이후 전 세계가 경쟁적으로 시행한 '초저금리, 통화 방출, 재정 투하'의 3대 처방이 코로나 진정과 함께 이제 경제에 독(毒)이 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 단적인 징표가 물가 상승이다. 필자는 현 상황을 ‘대전환 복합위기’라 규정하고, 이 국면에 어떻게 대처
한국과 중국의 사이가 가장 좋았던 때는 언제였을까? 한·중 관계에 밝은 이라면 우선 김대중 대통령과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의 시대를 떠올릴 듯하다. 당시 두 나라는 순탄한 미·중 관계의 토대 위에서 서로를 존중하며 상호이익을 추구했다. 미·중 패권 대결의 격화 속에서 한·중 관계가 살얼음판인 요즘과 견주면 격세지감이 느껴질 정도다.그 ‘화양연화’ 시대의 한 축이었던 장쩌민 전 국가주석이 세상을 떠났다. 중국 전문가인 문일현 필자(중국정법대 교수)는 장쩌민의 시대를 돌이켜보며, 미국 일변도로 치닫는 윤석열 정부의 외교 노선이 과연 바람
취재진을 대통령 전용기에 태우지 않겠다는 대통령실의 발표가 물의를 빚고 있다. 언론들의 대처도 주목되는 상황이다. 그런데 비판적인 국내 언론만 통제한다고 윤석열 정부의 문제를 감출 수 있을까? 한윤형 필자는 과거와 상황이 달라졌다며, 외신에 주목한다. 외신의 한국에 대한 관심, 한국에서의 외신 영향력이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기 때문이다.경제력과 K-방역 등을 통해 국가 위상이 높아지면서, 한국은 세계인들의 관심사가 되었다. 이런 변화는 ‘이태원 참사'(10・29 참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참사 초기
“중국식 현대화는 전체 인민의 공동부유를 실현하는 현대화다. 전체 인민의 공동부유를 힘써 촉진해야 하며, 양극화를 결연히 방지해야 한다.”‘1인 체제’를 완성한 시진핑 중국 주석이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천명한 사회·경제 분야의 목표다. 시 주석은 공동부유의 실현 방안으로 “1차 분배, 2차 분배, 3차 분배가 조화를 이루는 제도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구촌은 지금 시진핑이 내놓은 경제전략을 분석하느라 분주하다. 특히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3%(홍콩 제외)나 되는 우리로선 정확한 분석과
지구촌의 이목을 집중시킨 중국 최고 지도부 7인이 드러났다. 새롭게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에 오른 4명은 리창, 차이치, 딩쉐샹, 리시였다. 이들의 이름을 맞추느라 골몰했던 전문가와 언론은 이제 전망이 맞았는지, 틀렸는지 복기의 시간을 갖고 있다. 그런데 ‘천기누설’이었을까? 일치감치 새 상무위원들의 면면을 거의 예측한 존재가 있었다. 놀랍게도 ‘AI’(인공지능)다. 싱가포르 난양공대 이종혁 조교수는 AI 머신러닝을 통해 중국의 새 지도부를 예측하고, 그 내용을 이달 초 에 공개한 바 있다. 흥미로운 대목이 많은
중국 공산당 제20차 당대회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대관식’이나 다름없는 이번 당대회에 쏠리는 지구촌의 관심은 크게 두 가지다. 그 하나가 ‘시진핑 3기 체제’에서 누가 권력 핵심부를 구성할 것인지라면, 다른 하나는 ‘중국몽’(中國夢)의 실현을 위해 어떤 전략을 내놓을 것인지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전략 중에선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선언한 패권 전쟁, 특히 기술패권 전쟁에 대한 대응 방침이 핵심일 수밖에 없다. 지금 두 나라는 다음 100년의 세계 질서를 걸고 사활적인 기술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