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와 사람을 읽습니다
“선거 결과 한국은 원점에서의 출발을 맞이할 것이다. 태풍의 진원지로서 검찰 대신 국회의 귀환이 예상된다. 주요 정책 현안은 재조정과 원점 리셋 사이에서 출렁일 수 밖에 없다.” 총선을 보름여 앞두고 메디치미디어와 편집진은 이런 판단 아래 긴급 포럼을 기획했다. 4월 16일 다섯 명의 발제자를 모시고 열린 이 그것이다(일부 발제자는 당 공식일정으로 4월 19일 별도의 조찬 모임 형태로 추가 개최되었다). 포럼의 결과를 모은 전자 리포트의 발간에 맞춰 김현종
선거가 끝났다. 앞으로 국내에서 전개될 에너지전환과 기후금융 이슈를 전망하기에 좋은 시점이다. 마침 3월 19일 2030년까지 기후금융으로 총 452조원에 달하는 정책성 금융지원이 공급된다는 발표가 있었다. 지난 기후금융 2번째 글에서 예상한 것과 비슷한 규모다. 그린피스 신지윤 연구위원은 복잡한 숫자와 계산을 따라가며 452조원의 허와 실, 의미와 한계를 따져본다. 마지막 세 가지 당부/제안은 기후정책을 고민하는 이들이 새겨들어야 할 내용이다. 신지윤 위원은 어떤 기후기술에 투자할 것인지 방향성에 대한 고민, 국가온실가스감축 목표
새로운 선글라스인 것일까. 4월 8일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 시민들 중 많은 사람들이 색다른 모습의 장치를 얼굴에 착용하고 하늘을 올려다봤다. 이들이 착용한 것은 특수 태양필터를 장착한 보호 안경으로, 맨눈으로는 일식을 관찰할 수 없어 이런 특수 장치가 꼭 필요하다.4월 8일 아침, 멕시코의 태평양 연안에서 캐나다 뉴펀들랜드의 대서양 연안까지 북미 대륙의 좁은 지역을 가로지르는 개기일식이 일어났다. 부분일식은 북미 대륙 전체와 중앙 아메리카 및 유럽 일부에서 관측 가능했다. 북미 대륙 3개 국가 중 개기일식 경로가 가장 길게 걸친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5일 6일 진행된 사전투표는 역대 총선 최고 사전투표율인 31.3%를 기록했다. 이에 대한 각 정당의 셈법도 복잡하겠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선거 직전, 당일, 선거 후, 수많은 정치관련 뉴스들이 쏟아질 테다. 그중에서 잊지 말아야 할 몇몇의 목소리들을 한 번 더 소개한다. 과학기술, 의료, 외교… 정치·사회 현안에 가리고 밀려 후순위에서야 주목받지만 우리 미래를 결정짓는 소중한 분야들이다. 그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이 지금 총선을 맞아 전하는 메시지, ‘모든 것은 정치로 통한다.’ [편
등뼈인 백두대간이 동쪽에 치우쳐져 있어 한반도의 기본 지세는 동고서저(東高西低)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특성상 대부분의 하천도 동쪽 산지에서 발원해 서해를 향해 흐른다. 서해안에 가까운 평야지대에서는 드넓은 지평선을 볼 수 있는 곳도 있다. 하지만 이는 간척의 결과인 경우가 많다. 우리 땅에서 더 일반적인 지형은 산도 아니고 평야도 아닌 비산비야(非山非野), 즉 산지와 평지의 중간형태 지형인 구릉지(丘陵地)다. 우리 국토는 70%가 산지에서 출발해 하천에 의한 침식작용과 풍화작용을 받은 결과 150m~600m 정도의 기
다음 주에 멕시코와 미국을 관통하는 개기일식이 일어난다. 우리나라 시각으로는 화요일, 현지 시각으로는 월요일 오후다. 필자는 8번째로 개기일식 모험 길에 오른다. 개기일식을 보기 위해 굳이 외국까지 비싼 경비와 시간을 들여가면서 가야 하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몇 번 일어난 적 있지 않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그런데 대한민국에 지금 살아있는 사람 중에 한국 내에서 개기일식을 본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부분일식을 보았거나, 혹은 다른 나라의 개기일식을 뉴스로 접한 것을 개기일식을 봤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월 28일 싱가포르 기후공시 의무화 일정 확정 발표, 3월 6일 미국 기후공시 의무화 규칙 최종안 통과.... 최근 각 나라마다 기후공시 관련해 본격적인 움직임이 시작됐다. 미국은 일부 규정이 후퇴한 것처럼 보이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기후공시의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스코프3은 유보됐지만 1%룰 등 강력한 기준은 여전하다. 싱가포르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충실한(한편 선도하는) 일정을 발표했다. 무엇보다 싱가포르 국부펀드의 기후변화 대응 시나리오별 분석과 포트폴리오 구성이 눈에 뜨인다. 한국은 아직 지지부진에 우유부단처럼 보인다.
“일본 기시다 총리는 일본 납북자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돈이 필요하기에 북일 정상회담이 이루어질 것이다. 한반도에서 전쟁은 일어나지 않지만, 국지전은 우려스럽다. 선거 전 신북풍이 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박지원)"여러 채널을 확인한 결과, 북한의 도발이 언제 벌어져도 이상한 일이 아닌 상황이다. (남북) 접경지대의 충돌은 우리 경제의 직격탄이다. 지금 경기도 바닥인데, 대한민국 경제 완전히 폭망 수준으로 갈 수 있다. 정부는 어떻게든 관리(매니지먼트)해야하는데, 강경하기만 하니 걱정이다."(윤건영)오
연초 주식시장이 상승세다. 최근 한 달 코스피 상승률은 8.3%로 세계 최상위다. 한국 증시가 뜨거운 이유는 한국 금융당국이 준비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때문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끝난다는 기대가 높지만 정말 그럴까? 기후대책이 포함되지 않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공수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 기후공시 의무화 때 한국기업의 손실 가능성은 선진국 중 최고 수준이다. 기후금융이 환경운동 진영의 한가로운 인상비평이 아니라는 얘기다. [편집자 주]금융 관련 일을 업으로 삼거나 혹은 주식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기후와 환경을 잘
금박 나비 가면을 준비했어요나폴나폴한반도로 변신 중인 나비를 타고 가요 - 최광임 시인, '카니발' 글쓴이 최광임 시인. 전북 부안 변산 출생. 2002년 《시문학》 등단. 시집『내 몸에 바다를 들이고』, 『도요새 요리』. 디카시 해설집 『세상에 하나뿐인 디카시』. 2011년 서울문화재단 창작기금 수혜. 2015년 대전문학상 수상. 현재 《시와경계》 발행인. 계간 《디카시》주간 · 한국디카시연구소 부대표 · 한국디카시인협회 부회장&집행위원장. 두원공과대학교 겸임교수.
김대중 탄생 100주년을 맞아 〈피렌체의식탁〉은 덜 요란하게 그를 기념하고 기억하는 글을 연중 소개할 예정이다. 기획의 세번째로 젊은 역사학도 유찬근 필자가 세 권의 책으로 김대중의 사상과 행동의 기원을 탐색한다. 김대중'만'을 조망하는 평전류를 제외하고, 한국 역사의 다양한 면모를 추적하는 책 가운데 《한국전쟁과 수복지구》 《애국의 계보학》 《야만의 시간》 등 세 권을 골랐다. 김대중은 안보로서의 민주주의를 주창했고, '인동초'라는 별칭처럼 마초적 남성성과 다른 새로운 남성성, 새로운 리더십을 구현했으며, 해외동포들과의 적극적 연
금융을 통해 기후위기에 대응하자는 ESG가 주행 중 턱에 걸렸다. 지구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에 비해 1.5℃ 이내로 묶어두자는 국제사회 합의에도, 이를 위한 행동은 작아지고 있다. 한 조사에서는 '기후 변화가 우리 삶을 힘들게 만들 것'이라고 답변한 비율이 10명 중 7명을 넘겼다.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과 그를 위한 대안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좁힐 수 있을까. 증권사 애널리스트에서 그린피스로 적을 옮긴 신지윤 필자는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금융 활동인 '기후금융'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심화하는 기후위기, 와중에 불거지는 ESG 무
김대중/DJ. 대한민국 제15대 대통령. 한국 근현대사의 대표적 인물이자 한국 민주주의의 고난과 성공을 상징하는 인물. 국가부도 직전에 몰렸던 패색 짙은 대한민국을 살려내고 지금 우리가 목도하는 선진국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인물. 그가 우리 곁을 떠난 것도 올해로 15년이 된다. 그리고 1월 6일은 그의 탄생 10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새삼 수많은 책과 글, 방송과 기사가 그의 인생을 축약하고 분석하고 평가할 것이다. 〈피렌체의식탁〉은 덜 요란하게 그를 기념하고 기억하는 글을 몇 편 소개한다. 먼저 김현종 메디치
농업과 농촌을 온전히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있을까? '먹거리'라는 절대적 필수요소로서도, 또 도시와는 다른 풍경, 다른 문화, 다른 라이프스타일이 있는 만큼 제대로 이해하는 게 쉽지 않다. 먹고 사는 것과 직접 연관된 산업인 농업은 인류의 운명과 함께 여러 변화 과정을 거치면서 장구하게 흘러갈 것이다. 현대 산업사회에서 농민과 농촌은 다분히 홀대받고 있다. 누군가의 수고와 노동으로 완성되는 것인데 귀한줄 모르고 당연히 여기다보니 농업생산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래도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농업과 농촌은 언제나 제자리에 있고, 많은
2024년 피렌체의 식탁을 함께 차릴 '셰프'들을 소개합니다.피렌체의 식탁 편집부는 2024년도에 총 13명의 새로운 필진을 모셨습니다. ESG를 비롯해 AI, 과학기술스타트업, 통계, 법과 사람, 책, 별과 하늘, 여행, 농촌과 지역의 사람사는 이야기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연재를 시작합니다.한편 2024년은 우리나라의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비롯해 미국 등 세계 30여개 국가에서 선거가 치러지는 해입니다. 먼저 총선에 맞춰 유권자들에게 좀 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선기기획을 마련하겠습니다. 그리고 피렌체의 식탁이 늘 차려왔던ㅡ
우리가 정말로 모르는 것은 저 먼 우주나 깊은 바다, 땅속, 혹은 사람의 마음이 아니라 내일 그리고 그 내일들이 이어지는 미래다. 알 수 없는 미래를 알고 싶다는 건 강력하고 강렬한 욕망이다. 예전 사람들은 신탁(神託)에 기대 그 궁금증을 풀고자 했고, 지금도 점 등을 보며 개인의 미래를 엿보고자 한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하 )는 해마다 연말이면 다음해를 전망하는 책을 출간해 가까운 미래의 윤곽을 그리는 일을 해왔다. '피렌체의 식탁'은 3회에 걸쳐 《2024 세계대전망》이 전하는 미래 - 20
“고단한 한국인? 우리는 고생하려고 태어났다. 기획 부동산 사기를 당해 하필 이 땅에 터를 잡은 단군 할배(할아버지)부터가 문제다. 그것 만인가? 포식동물 호랑이와 잡식동물 곰이 무슨 마늘을 100일간 먹어대나. 덕분에 내장에 있는 세균들은 어지간히 정리됐긴 하지만.”《한국인의 탄생》. 책 제목은 엄격하나 내용은 앞의 인용구처럼 웃음을 자아내는 구절이 잔뜩이다. 저자 홍대선은 한국인의 조상 셋을 소환해 이야기를 푼다. 그 시작은 모두가 아는 '단군 할배'다. 이 할배는 신화적 영역에서 시작한 이야기의 뿌리다. 저자는 ‘한(국)’ 민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드라마〈고려거란전쟁〉은 '국가란 무엇인가' 그리고 '어떻게 그 국가를 지켜야 하는가'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실제 역사로서 '고려거란전쟁'은 당대 동아시아 최강의 패권국 거란에 정면승부로 맞서 승리해 나라를 지키고, 이후 고려-조선-대한제국-(일제강점기)-대한민국으로 이어지는 긴 역사의 초석을 놓은, 한반도 역사 이래 일대 사건이라 할 수 있다. 2010-18년 민선 5,6대 관악구청장으로 재임하며 우리나라 3대 호국영웅 중 한 명인 강감찬을 내세워 '강감찬 도시브랜드' 사업을 펼쳤던 유종필 위원장이
드라마 이 화제다. KBS의 공식 소개는 한 줄로 끝나지만 메시지는 강력하다. “당대 최강국 거란과의 26년간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고려의 번영과 동아시아의 평화시대를 이룩한 고려의 황제 현종과 강감찬을 비롯한 수많은 영웅에 대한 이야기.”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귀주대첩이 될 터인데, 어쩐 일인지 많은 이들이 귀주대첩을 을지문덕의 살수대첩처럼 강물을 막았다 터뜨려 수공(水攻)으로 요나라의 대군을 물리친 사건으로 기억하곤 한다(고려군의 수공은 전쟁 초기에 있었고 결정적인 전투는 아니었다). 귀주대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