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와 사람을 읽습니다
너무 당연한 말 같지만, AI도 전기차도 '전기'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무용(無用), 곧 쓸모가 없다. AI를 위한 기술개발의 경쟁도 치열하고 첨예하지만, 그에 필요한 전기를 어떻게 얼마나 확보하는지도 그만큼 다급하다. AI에 사용되는 전기만으로도 어지간한 선진 산업국가의 1년 총 전기 사용양에 필적한다. 그런 점에서 전기와 관련된 숫자들을 점검해본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편집자 주]우리에겐 벽이 있어요, 전기라는 이름의 벽스타게이트. 불과 얼마전까지는 4차원의 세계로 들어가는 관문이라는, 30여년 전 공상과학(SF)
연초 주식시장이 상승세다. 최근 한 달 코스피 상승률은 8.3%로 세계 최상위다. 한국 증시가 뜨거운 이유는 한국 금융당국이 준비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때문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끝난다는 기대가 높지만 정말 그럴까? 기후대책이 포함되지 않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공수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 기후공시 의무화 때 한국기업의 손실 가능성은 선진국 중 최고 수준이다. 기후금융이 환경운동 진영의 한가로운 인상비평이 아니라는 얘기다. [편집자 주]금융 관련 일을 업으로 삼거나 혹은 주식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기후와 환경을 잘
2024년은 '선거의 해'다. 1월의 대만 선거에 이어 2월 14일에 세계의 주목을 받은 인도네시아 대선이 싱겁게 끝났다. 6월 결선투표까지 가리라는 전망 대신 1라운드에서 과반이 넘는 지지(56.4%)로 프라보워와 기브란이 당선됐다. 대통령 당선자 수비안토는 독재자 수하르토의 사위이자 그 자신 적극적으로 민주화 인사를 탄압한 구시대적 인물인 데다, 부통령 당선자 기브란은 현 대통령 조코위의 아들로 내세울 거라고는 '젊음'뿐인 정치 경력 2년차의 신인이다. 이런 조합을 택한 인도네시아 국민들의 속마음은 무엇인지 선거의 속사정을 살피
삶은 상대적이지 않습니다. 삶은 그 자체로 주관입니다. 그러나 우린 늘 얼굴 모를 대상, 혹은 언론에 노출된 위대한 상대에 억눌려 쪼그라듭니다. 승리는 물론 고통마저도 누구보다 더 해야만 주목받는 세상. 그럴 필요 없어요. 한해를 돌아보게 되는 이때, 올해도 참 수고했어, 잘 살아냈어! 나에게 인사하는 시간을 가져봐요. 에 '평범한 나의 이야기'를 차려봤습니다. 작은 미소로 박수 보내요. [편집자 주]코로나가 잠잠해지면서 올해 초부터 마음이 바빠졌다. 간만에 해외로 개기일식을 겸해 별 보러 나갈 준비 때문이었다. 20
연내에 온다는 외국인 가사도우미 시범사업, 개시도 못했다2023년이 이제 2주 남았는데, 올해 안에 온다는 '외국인 가사노동자 100명 도입' 시범사업의 개시 소식은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외국인 가사노동자 도입 논의는 지난해 9월 오세훈 서울시장의 국무회의 발언에서 시작되었다. 올해 3월 조정훈 의원(당시 시대전환, 현 국민의 힘)은 이 업종에 '최저임금 적용을 제외하는' 가사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이어서 5월 윤석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외국인 가사노동자 도입을 지시했다.담당 부처인 고용노동부도
우리가 정말로 모르는 것은 저 먼 우주나 깊은 바다, 땅속, 혹은 사람의 마음이 아니라 내일 그리고 그 내일들이 이어지는 미래다. 알 수 없는 미래를 알고 싶다는 건 강력하고 강렬한 욕망이다. 예전 사람들은 신탁(神託)에 기대 그 궁금증을 풀고자 했고, 지금도 점 등을 보며 개인의 미래를 엿보고자 한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하 )는 해마다 연말이면 다음해를 전망하는 책을 출간해 가까운 미래의 윤곽을 그리는 일을 해왔다. '피렌체의 식탁'은 3회에 걸쳐 《2024 세계대전망》이 전하는 미래 - 20
기후변화 속도를 늦추기 위한 유엔 주최의 COP28 총회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리고 있다. COP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회원국 간 당사자 총회로 풀이할 수 있으며, 28이란 숫자는 28차 총회라는 뜻이다.이 국제회의의 목적은 지구 평균 기온을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상승하지 않게 묶어놓는 데 있다. 화려하고 분주한 듯한 회의장 분위기와 달리 화석연료의 퇴출 속도를 놓고 어떤 합의를 낼지는 비관론이 우세하다. 지구 환경 변화에 책임이 있는 선진공업국가들의 미지근한 태도에 산유국은 더 강한 태도로 빠른 퇴출에 반
인간의 산업활동에 의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비중의 증가 그리고 그로 인한 대기온도 변화가 관찰되기 시작한 지 200년이 넘었고, 대기온도의 변화가 파괴적인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을 인식하고 그에 따라 배출량을 감축하자는 국제협상이 시작된 지도 30년이 넘었다. 인류의 문제의식과 그에 대한 실질적 대응은 늦었지만 그래도 앞으로 나아가려는 방향은 있었는데, 정작 ‘지갑을 열고’ 하던 일을 멈춰야 하는 시점이 되자 대부분의 국가에서 퇴행적인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매년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전세계가 모이는 당사국총회(Conference
아침 출근길 지하철, 휴대폰에 코박고 있는 동료시민들의 얼굴이 환해지는 순간이 종종 있다. 무슨 재미난 걸 보시나 힐끔하면, 높은 경우의 수로 에버랜드의 판다가족 동영상이다. 고백하면 나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이다. 지난 3년 국내 첫 자연번식의 산물 푸바오가 전국민의 사랑을 받았다면, 요새는 생후 백일을 넘겨 걸음마를 시작한 루이바오, 후이바오 쌍둥이 자매의 잔망애교 덕에 혼잡한 지하철 속에서도 하루의 시작이 평화로울 수 있으리라.판다에 몰두하는 오늘 여기의 현상은 각박한 경쟁의 한국사회를 관찰하는 사회심리학적 주제인데, 국제적인
한 '어머니'가 있다. 일하는 여성이다. 10월의 그밤에 아이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뉴스를 보고 아이를 찾으러 종종걸음으로 달려갔다. 정혜승 작가는 이렇게 '이태원'에 자발적으로 연루되었다. 몇 번이고 현장을 보고 관련자들을 인터뷰했다. 그는 기자로, 민간기업에서 홍보 전문가로, 그리고 이전 정부에서도 일을 했다. 그런 여러 경험들을 바탕으로 묻고 또 물었다. 세월호에 이어 왜 이런 참사가 또 터졌는가? 우리 사회 위기관리의 차원에서 파헤치고 들어갔다. 32명을 인터뷰했다. 법은 하급 공무원의 책임을 묻지만, 참사의 재발 방지를
‘2차 세계대전은 히틀러와 도조 히데키에 의해 계획된 전쟁이었지만, 1차 세계대전은 1위 국가 영국과 2위 국가 독일 간의 우발적 전쟁이었다. 자유무역이 왕성한 가운데 영국, 독일 간에 헤게모니 쟁탈전이 치열했다. 미국과 중국이 다투는 지금은 바로 그 1차 대전 직전과 비슷하다. 신냉전이 아니다.’많은 학자가 최근 미중 패권 경쟁을 2차 대전 후 미국과 소비에트 러시아 간의 냉전에 비유하고, 니얼 퍼거슨 같은 학자는 아예 지금을 신냉전이라고 분류한다. 고한석 필자는 지금은 냉전 때와 달리 한 국가 내 이념과 계급의 대립이 약하며,
해수면 온도는 기후와 날씨에 큰 영향을 미친다. 바다는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4분의 1을 흡수하는데,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면 탄소 흡수량이 줄어든다. 그만큼 대기의 총이산화탄소량은 늘어나는 셈이다. 바닷물이 따뜻해지면 빙하가 녹는 속도도 빨라지니 해수면 상승도 더 부추겨진다. 해발고도가 낮은 섬나라는 물론 해안도시(카이로, 자카르타 뿐 아니라 LA, 런던, 코펜하겐도 포함된다)도 위험을 피하기 어렵다.태평양 남미 부근의 적도에서 3~7년 주기로 발생하는 엘리뇨는 지역 온도를 2~3℃도씩 높인다. 이로 인해 미국 서남부에는 폭우가, 호
정치는 사람이다. 품성, 의지, 능력, 성향과 같은 요소가 정치인을 구성하고 그 정치인은 현실에 큰 영향을 미친다. 국회 출입 기자들에게 정치인의 학·경력과 행적부터 파악하라던 도제 수업은 아직 조금은 유효하다. 30년 넘게 정치인들을 관찰해온 성한용 한겨레 선임기자와 '비공식 인물 사전'을 한 챕터씩 채워가고자 한다. 인터뷰어로 메디치 신혜선 미디어본부장이 나섰다. 이번 주인공은 ‘박근혜 키즈(Kids)’로 출발해 30대 야당대표로 뽑히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까지 일등공신 역할을 했음에도 한순간에 낙마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다.
냉전기 미국과 소련은 1990년 사회주의 붕괴 때까지 그리 많지 않은 정상회담을 가졌다. 유엔 말고는 지금처럼 다자외교의 장이 많지 않은 탓도 있지만 대장들끼리의 만남은 횟수보다 질이 중요하다. 패권국가 간의 정상회담은 대개 ①후발 패권국이 선발 패권국과 대등하다는 자신감을 가졌을 때, ②정상회담 아니고는 해법이 없는 위중한 현안이 있을 때, ③저쪽이 진정성있는 변화를 보일 것같다고 판단될 때 같은 조건절에서 성사되곤 한다. 이런 점에서 11월에 성사될 것으로 보이는 미중 정상 회담은 주목할만 하다. 고한석 필자는 미국과 중국이 아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터지면서 중동 문제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대체로 사람들은 '중동' 하면 '전쟁'이 떠오를 정도로 중동은 늘 전쟁이 일어나는 지역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관계는 언제든지 폭발 일보직전의 상태에 놓여 있기에 '화약고'라고 불린다. 도대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왜 싸우는 걸까?이 글에서는 근대 국가 체제의 대표적 모형인 민족국가(nation state)로 풀어보려 한다. 즉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간 현재의 전쟁과 갈등은 세계 어느 민족국가에서나 비슷하게 나타나는
인도네시아 하면 큰 나라라고만 생각한다. 마치 중국과의 교역 초기에 '중국 사람들에게 뭘 하나 팔기만 해도 10억 개가 넘는다'는 말처럼 시장 개념으로만 해석한다. 맞는 말인데 아쉬운 말이다. 인구나 가능성, 협업의 조합 등 여러 측면에서 한 나라와 제대로 친해지려면 정치와 역사, 문화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은 세 번째 투자 대국이다. 이 나라의 미래에 투자하는 한국 기업들이 이미 많다는 얘기다. 덜 알려진 사실인데, 한국 FDI 1호의 목적지도 인도네시아였다. 정부 간 교류와 기업투자가 그만큼 활발했다. 문
아세안 정상회의(인도네시아)와 G20회의(인도)까지 열려 초가을 아시아 외교가는 분주했다. 결과는 밋밋하다. 아세안 회의에는 바이든과 시진핑이 빠졌고, G20회의에는 북방의 두 축, 러시아(푸틴)와 중국(시진핑)이 불참했다. 미중 패권경쟁이 일부 소강상태에 빠진 점, 인도, 인도네시아, 미국 등 역내 주요국의 선거 랠리가 내년초부터 시작되는 점이 이유로 꼽힌다. 아시아 주요국의 정치경제 상황은 실제로 만만치 않다. 아시아 전체로 보면 내년 1월 대만의 총통선거부터 11월의 미 대선까지 격랑이 예상된다. 2024-2025년의 아시아를
기후 변화를 국제 사회의 의제로 끌어낸 것은 주로 스웨덴,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이었다. 우리나라는 기후 변화라는 어젠다에서는 조금 동떨어져 있었다. 1992년 리우회의에서 채택된 유엔기후변화협약에 가입한 것도, 한국은 세계에서 마흔일곱 번째였다. 몇 년 전부터는 분위기가 조금 바뀌었다. 한국이 기후변화에 대응하려 설립을 제안해 만들어진 정부 간 국제기구의 역할 덕이다. 아시아 지역의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국제적인 산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범한 아시아산림협력기구, '아포코(AFoCO)'가 그 주인공. 2012년 설립 이래 10년여
자율주행 택시 크루즈(Cruise)를 탔다. 샌프란시스코 시내의 절반 구역 내에서 밤 10시부터 새벽 5시까지 운행된다. 안전하고 편안하다. 이용료는 우버의 절반쯤. 자동차의 미래다. 세계의 미래를 만들고 있는 곳은 실리콘밸리지만 그곳을 만든 것은 스탠퍼드 대학이다. 연구 개발의 정신과 자수성가의 프런티어 정신이 결합해 학교와 기업을 낳았다. 마약 중독자, 도심 공동화도 있었지만 그보다 혁신, 기회, 유레카 같은 단어가 더 떠올랐다. ‘우리’ 안에 생각보다 미국이 많이 자리 잡고 있음을 발견한 여행이기도 하다. 지리학자의 문화답사기
✔ 역사로 사라지는 ‘전라북도’… 성공적 출범 위해 행정력 총동원✔ 전북, 미래 먹거리 산업 ‘이차 전지’ 특화 단지 지정 위해 힘써✔ ‘농생명산업 수도’ 위해 2026년까지 7조 3,800억 원 투자✔ 청년농 육성과 정착 전폭 지원, 최장 3년간 지원금 매월 지급✔ 평균 체류 시간 445분… 체류형 관광지로 변모하는 전라북도내년이면 전북도는 ‘전북특별자치도(전북특자도)’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된다. 1896년 갑오개혁 이후 128년 동안 사용했던 ‘전라북도’라는 명칭은 역사가 되는 것이다. ‘특자도’ 출범을 앞둔 김관영 전북도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