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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영재 동영상 칼럼] “한국처럼 대법원장 권한이 많은 나라 없다…힘의 분산·견제가 핵심”

by | 2019년 12월 20일 | 정책

2016년 겨울을 달군 촛불시위의 동력은 국정농단 사태였다. 민주주의와 삼권분립, 법치의 근간이 무너진 데 대한 분노가 분출돼 역사상 유례없는 현직 대통령 탄핵이 이뤄졌다. 공교롭게도 그 즈음 한 판사의 사직서 제출로 인해 사법농단이 세상에 알려졌다. 사법부의 진상규명 및 수사를 통해 밝혀진 사법농단의 실체는 또 다른 비판의 대상이 됐다. 사법개혁에 대한 요구가 거세진 이유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2017년 9월 취임 이후 사법개혁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개혁의 폭과 내용, 속도에 관해선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고 있다.

류영재 춘천지방법원 판사는 법관 경력 9년차인 젊은 법조인이다. 그는 최근 ‘힘의 역전’을 주제로 열린 제1회 메디치포럼에서 ‘사법권력에 대한 국민의 통제, 가능할까’라는 내용을 발표했다. 그는 사법개혁의 다양한 방법론을 제시한 뒤 “우리 국민들이 (사법개혁에) 관심을 가져야 10년, 20년 후에 사법농단이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발표 말미에는 법원 권력을 향한 직언(直言)을 쏟아냈다. “판사가 회사원이 돼선 안 된다”, “판사가 법원장 눈치를 볼 게 아니라 시민사회, 시대정신, 재판 당사자를 의식해야 한다”, “군부독재시대에 행해진 고문과 민주화운동의 많은 희생에 관해 법원도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사법권력 분산과 관련해선 “우리나라처럼 대법원장이 많은 권한을 행사하는 나라가 없다”고 역설했다.

류 판사가 제시한 사법개혁의 방향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수직적·폐쇄적 사법행정 구조를 수평적·개방적 회의체로 바꾸는 것이다. 대법원장이 좌지우지하는 법원행정처 구조를 시민사회 참여가 담보되는 사법행정회의 구조로 바꾸고 각급 법원의 수직적 사법행정권 행사 구조를 수평적 회의체 형식으로 변화시키자는 제안이다. 이를 위해 입법을 통한 사법행정회의의 신설, 법원행정처의 탈(脫)판사화, 법관대표회의·판사회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둘째, 법관인사제도를 개편해 ‘사법 관료화’를 방지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고법부장 직급제·승진제 폐지 △법원장 추천제 도입 △재판 중심 인사평정 △법관 전보인사 축소를 제안했다.

셋째, 사법의 공개 및 투명성 확대다. 법원 내부에서 논의하기를 꺼리고 있지만 △판결문 공개 △(법관에 대한) 외부평가 및 다면평가 △법관 징계절차 공개 및 시민 참여의 절차적 보장을 추진하는 게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피렌체의 식탁’은 사법개혁을 향한 현장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류영재 판사의 발표 내용을 15분 동영상으로 싣는다. 30대 후반의 류 판사는 국민대 시각디자인학과를 졸업한 뒤 2009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비(非)법대 출신의 법조인이다. 서울중앙지법(2011년)을 시작으로 서울 남부지법, 춘천지법에서 근무해왔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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