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px
최근 편집 2023.02.01. 00:00

[홍성국 ‘2023 전망’] ① 안전띠를 단단히 조여매세요

By | 2023년 1월 2일 | 경제, 미래, 미분류, 산업

‘퍼펙트 스톰’과 ‘회색 코뿔소떼’가 몰려온다! <수축사회>의 저자이자 경제 전문가인 홍성국 의원은 올해 우리 앞에 펼쳐질 지구촌과 한국 경제의 모습을 이렇게 진단했다. 어려움은 동시다발적으로 제기되는데, 올바른 대응은 보이지 않다는 우려다.
홍성국 필자는 2020년 코로나 사태 이후 전 세계가 경쟁적으로 시행한 ‘초저금리, 통화 방출, 재정 투하’의 3대 처방이 코로나 진정과 함께 이제 경제에 독(毒)이 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 단적인 징표가 물가 상승이다. 필자는 현 상황을 ‘대전환 복합위기’라 규정하고, 이 국면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국가의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강조한다. 홍성국 필자의 ‘2023 경제 전망’을 새해 특집으로 3차례에 걸쳐 나눠 싣는다.

‘대전환 복합위기’의 시대 

세계 경제 : 각자도생(各自圖生)

 한국 경제 : 신 코리아 디스카운트
[편집자 주]

✔ 신자유주의의 종료와 탈세계화, 대전환 복합위기
✔ 역사상 최저 수준의 실질금리가 부른 범세계적 투자 열풍
✔ 코로나의 역풍으로 인한 가상자산, 주식, 채권 시장 붕괴 
✔ 경기 침체와 맞물리며 가속도가 붙기 시작한 대전환
✔ 안전띠 단단히 매고 겸손하게 미래를 받아들여야 

이미지 제공: 홍성국

요즘 논의되고 있는 올해 경제 전망은 다소 한가로워 보인다.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경기 침체로 인식하면서 경제성장률은 1.5~1.8% 성장, 물가는 3~4% 상승으로 보고 있다. 즉 완만한 경기 침체, 물가와 금리의 전년 대비 안정, 경제 흐름은 상저하고(上低下高), 부동산 부진 등으로 요약된다. 정말 그럴까? 예측은 틀리기 위해 존재한다는 비아냥이 있기도 하지만, 이런 식의 예측은 과거 유사한 국면을 단순 비교한 관성적 예측으로 판단된다.

통상 경제 전망은 경제와 정치사회적 요인을 구분해서 한다. 그러나 실제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경제와 사회의 골격을 만들어낸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세계 경제가 구조적으로 약화되면서 국가의 경제와 시장에 대한 개입 강도는 더욱 커졌다. 국가의 경제 개입을 최소화하는 이른바 신자유주의 시대가 완전히 종료된 것이다.

또한 탈세계화 움직임으로 무역장벽이 높아지면서 국제질서가 국내 경제의 핵심 변수로 등장했다. 예를 들어 올해 경제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금리의 영향이 매우 클 것이다. 금리는 물가의 함수이고, 물가는 국제질서의 변화 즉, 미-중 패권 경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기후 위기 등 경제 외적 요인을 중심 의제로 부각시켰다. 그래서 정치사회적 요인을 제대로 감안하지 않은 경제 전망은 의미가 없다.

달(月)은 하늘에서 안 떨어지는데 왜 사과는 떨어질까, 라는 뉴턴의 고민에서 현대 물리학이 출발했다. 달과 사과의 차이는 중력에서 발생한다. 현재 한국 사회는 달과 사과의 차이만큼 다른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과거 중력이 ‘1’ 였으면 지금은 ‘3’쯤 되지 않을까? 따라서 과거 트렌드의 반복으로 2023년 경제를 예상하는 것은 애초에 기본 가정이 잘못된 것이다.

중력 차이로 발생하는 사회 변동을 ‘대전환’에 비유하고 싶다. 이에 따른 경기 침체와 사회적 갈등은 사회 모든 영역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복합위기’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올해부터 우리가 겪을 위기는 두 단어를 조합한 ‘대전환 복합위기’로 파악하고 대응해야 한다.

부채의 바벨탑이 흔들린다

코로나 이전에도 깊은 비관론이 있었다. 상기해보자! 2017년 즈음 우리는 매년 추경을 통해 경기 부양에 나서야 했다. 성장의 한계에 부딪쳤다는 비관론으로 언론에는 ‘D(디플레이션)의 세계’ 혹은 ‘R(경기침체)의 공포’ 등이 연일 1면 톱 기사를 장식했었다. 저출산 고령화, 기후 위기, 기계가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는 현상은 소매업부터 대기업까지 보편적 상황이 되었다. 거의 모든 산업에서 글로벌 차원의 공급과잉이 발생하고 있었다. 미-중 갈등이 다양한 범위로 확산되어 경제에 악영향을 준 것도 그 당시였다.

이런 상황에서 2020년 초반 코로나가 급습했다. 전대미문의 위기가 닥친 것이다. 이때 세계 각국은 전대미문의 3가지 정책을 동시에 실행했다. 초저금리, 통화 공급, 재정 방출 등 3가지 정책은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정책이라서 ‘전시체제’라는 말이 유행하기도 했다.

금리의 역사적 평균은 대략 2.5~3% 수준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가가 거의 제로(0) 수준까지 금리를 낮췄다. 심지어 금리가 마이너스(-)인 국가까지 나왔는데, 선진국인 일본, 독일, 스위스 등이다. 통화는 미국, 유로존, 일본, 중국 등이 2008년(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25조 달러, 코로나 발생 이후에만 약 12조 달러 정도의 화폐를 살포했다. 여기에다가 국가 구분 없이 엄청난 재정을 투입해서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려고 했다. 당연히 국가 부채는 급증하게 되는데, 2020년부터 작년 1분기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는 미국이 13.4%, 이탈리아 13.5%, 중국은 15.8%, 일본은 무려 22%나 늘었다. 한국은 7.7% 증가해서 상대적으로 적게 재정을 투입한 국가다(BIS 기준).

상황이 이렇게 되니 돈 가격이 싸지고 시중 자금 사정이 풍부해졌다. 코로나로 자산 가격은 매우 싸졌고. 전대미문의 코로나 위기에서 세계는 ‘돈의, 돈에 의한, 돈을 위한 투기판’이 벌어졌다. 물가상승률 보다 금리가 싸니 예금하는 것보다 대출을 받아 자산을 구입하는 것이 훨씬 수익이 커진 것이다.

실질금리가 마이너스(-)가 되자 투기의 광풍이 지축을 흔들었다. 부동산, 주식 때로는 가상자산까지 거의 모든 자산 가격은 역대급으로 급등했다. 누구나 투자하는 시대. 투자를 안 하면 소외될지 모른다는 생각(FOMO : Fear Of Missing Out)이 들 정도였다. 영혼까지 끌어 모아 대출하고 투자한다는 ‘영끌’이라는 말도 생겨났다. 빚내서 투자하는 ‘빚투’나 갭투자,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 등의 말은 불과 1년 전까지 언론을 장식하던 말이었다. 이런 상황이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차원에서 가능했던 것은 <그림1>에서 보듯이 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수치인 실질금리가 역사상 최저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코로나 대응 정책의 부메랑

2021년 하반기부터 세계는 서서히 마스크를 벗기 시작했다. 코로나 3대 정책(초저금리, 통화 방출, 재정 투하)은 전대미문의 감염병 발생이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가능했다. 그러나 코로나가 물러가고 경제가 정상화되자 이 정책들은 오히려 경제에 독(毒)이 되었다. 물가 상승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미-중 갈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어지면서 세계적 차원의 공급망(GVC)이 무너졌다. 21세기 들어 번영의 기반이었던 세계화가 후퇴하면서 세계 경제의 활력이 크게 축소되었다. 이 모든 것은 물가 상승으로 집약될 수 있다. 1970년대 1차 오일 쇼크 당시와 유사한 물가 상승이 2022년 지구촌을 덮쳤다.

독일의 경우 러시아의 천연가스 수출 중단으로 전력 도매가격은 무려 10배나 올랐다. 식량부터 거의 모든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자 물가 상승은 더 빨라지기 시작했다. 각국은 에너지 보조금 지급 등 추가적인 재정 투입으로 물가 상승을 막아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물가를 잡는 유일한 방법은 금리를 올리는 것이다. 출구전략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물가가 급등하자 금리 상승이 가팔라졌다. 결국 코로나를 극복하기 위해 시행된 3대 정책이 작년부터는 물가 상승이라는 부메랑이 되어 세계를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물가가 오르니 금리를 올리고 풀린 돈을 회수하기 시작했다. 국가는 긴축 재정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다. 물가 상승은 누구나 피해를 보는 일종의 간접세금이다. 사회 갈등을 유발하고 양극화를 심화시킨다. 양극화된 세계에서 취약계층의 삶은 더욱 어려워진다. 그렇다면 더 빨리 금리를 올려 물가를 잡고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야 했다. 이번에는 국가 간에 금리 올리기 경쟁이 벌어진 것이다.

<그림2>에서 보듯이 최근의 금리 인상은 금리 인상이 개시된 시점에서부터 가장 빠르고 높게 오르고 있다. 당연하다. 역사상 금리가 가장 낮은 상황이었고, 물가도 거의 두 자리 수 가까이 상승하니 불가피했다. 각국은 긴축 재정을 편성하고, 풀어 논 돈을 회수하기 시작했다.

2022년 하반기 들자 코로나 3대 정책(초저금리, 통화 방출, 재정 투하)이 만들 낸 부채의 바벨탑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자산시장 뿐 아니라 세계 전체를 흔들기 시작했다. 가상자산이 먼저 무너지고, 이어서 주식시장, 채권시장, 부동산 시장이 도미노로 넘어지기 시작했다. 바로 지금 이 순간이다.

대전환에 가속도가 붙다!

더 큰 문제는 코로나로 가려졌던 대전환의 위험이 금리 상승, 자산가격 급락, 경기침체와 맞물리기 시작한 점이다. 예를 들어 선진국의 베이비부머가 은퇴하면서 인력 공급이 줄어들자 인건비가 오르면서 물가를 자극하는 것은 고령화 사회의 시작을 알리는 측면도 있다. 기술전쟁으로 전환된 미-중 갈등이 신냉전을 유발하면서 국제 무역을 축소시키고 있다.

미국은 IRA 법안을 통해 기후위기와 중국 견제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이제 기후위기 대응은 국가부터 기업, 개인까지 모두 투자해야만 하는 시대가 되었다.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물품만이 국경을 넘는 시대에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EU도 유럽형 IRA를 준비 중이다. 세계는 기후위기 극복과 패권 전쟁이 결합되어 점점 더 블록화되고 있다. 가장 빠르게 나타날 결과는 당연히 물가 상승이다.

위기가 심화하고 세계적 차원의 양극화 진행이 빨라지면서 어느 국가나 국내정치 상황이 유동적이고 불안정해지고 있다. 아이러니하게 국내 정치가 안정된 국가는 강력한 독재국가 밖에 없다. 이렇게 국내 정치, 국제질서는 ‘신 3고’(물가, 금리, 환율) 현상과 대전환의 구조적 요인이 결합되면서 방향성을 상실하고 있다.

물가 오름세 심리 확산 경계

1980년대 초반 전두환 정권의 경제적 목표는 ‘물가 오름세 심리’를 잡겠다는 것이었다. 당시에는 2차 오일쇼크로 유가가 오르면서 거의 모든 상품의 물가가 올라서 경제에 큰 충격을 줬다. 지금은 ‘기대 인플레이션’이라고 하는 물가 오름세 심리가 확산되면 물가 상승을 막기 어렵다.

지난해 심야 택시 요금이 올랐다. 이어 전기, 가스 요금이 올랐고, 올해에는 대중교통 요금도 오를 예정이다. 자연스럽게 외식 물가도 오르고, 환율 절하로 각종 수입 제품 가격이 모두 오르고 있다. 특정 품목만 오르는 것이 아니라 모든 가격이 상승을 시작했다. 통상 마지막에는 인건비가 오른다. 이게 바로 물가 오름세 심리다. 이런 현상이 지금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금리를 낮추기 어렵다. 올해 금리 예상이 ‘고원형’인 것은 바로 이런 물가 오름세 심리 확산을 감안하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적인 저금리 상황에서 금리가 빠르게 오른 후 고원에서 머물면 부채의 바벨탑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올해 경제 전망은 예측보다는 대응이 더 중요해 보인다.

겸손하고 민첩한 대응이 필요

지금 이 순간에도 정부와 학계는 경기 침체를 ‘가능성’으로 표현하고 있지만, 경기침체는 이미 빠르게 진행 중이다. 정부와 관변 연구 기관들은 늘 낙관적 전망만 내놓는다.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듯이 정부 입장에서 위기론을 퍼트릴 수는 없는 것 아닌가? IMF 외환위기 당시에 정부는 국가 부도 상태 1개월 전까지 낙관론을 편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현재 지구촌은 ‘퍼펙트 스톰’이 불기 시작하자 조용히 잠자고 있던 ‘회색 코뿔소’가 맹렬한 속도로 공격하기 시작한 것으로 비유하고 싶다. 그것도 여러 마리가 동시에 공격을 개시한 것이다. 바로 이런 상황을 대전환 복합위기로 규정하고 준비해야 한다.

부드러운 가랑비가 내리다가 갑자기 폐부를 찌르는 겨울비로 기상이 바뀌고 있다. 지난해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인 파월은 ‘겸손함과 민첩한 대응’을 요구했다. 어떤 상황이 올지 모른다는 유연한 겸손함과 상황이 발생하면 빠르게 대응하라는 주문이었다. 작년 6월 나는 <피렌체의 식탁>에 기고한 글에서 향후 세계는 놀이 공원의 ‘디스코 팡팡’처럼 상하좌우로 흔들리는 시대가 온다고 예상했었다.

이제 안전띠를 조여매고 겸손하게 미래를 받아들여야 한다!

(2편 세계경제 전망 계속)


글쓴이 홍성국은
제21대 국회의원. 대우증권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공채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CEO가 됐다. ‘증권계의 미래학자’, ‘현장형 미래 전문가’로 불렸다. 2016년 말에 제2의 인생을 위해 퇴사한 뒤 강연, 저술에 몰두하다 2020년 4월 총선에서 세종시에 출마했다. 그동안 “성장 신화를 버려야 미래가 보인다”고 주장해왔다. 저서로는 <인재 vs 인재>, <세계가 일본된다>, <글로벌 위기 이후>, <세계경제의 그림자 미국>, <수축사회> 등이 있다.

최신기사 링크

[박종수 칼럼] ‘우크라이나 전쟁’ 1년, 러시아의 시선

2월이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째에 접어든다. 전쟁으로 전 세계가 고통받고 있고, 대한민국 국민들도 예외가 아니다. 부쩍 오른 난방비 고지서는 단적인 사례다.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에 대한 국제적 비판과 공분도 커지고 있다. 게다가 러시아의 물적, 인적 피해도 예상보다 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전쟁이 끝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도대체 러시아는 무슨 생각인 것일까? 왜 이런 무리한 전쟁을 지속하는 것일까? 우리의 눈에는 비합리적이지만, 러시아는 여전히 이...

[이유진 칼럼] 탄소중립 게을리하면 ‘수출 한국’ 무너져

그동안 탄소중립은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환경 이슈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미국과 EU는 이미 기후위기 대응을 통해 무역장벽을 쌓아가고 있다. 향후 10년 안에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은 제품들은 수출이 불가능하다. 최종 생산재 뿐 아니라 하청기업이 배출하는 탄소도 예외가 아니다. 이제 탄소중립은 세계 경제의 최대 이슈가 되었다. 그런 변화에서 한국만 예외가 될 수 있을까? 우리만 기준을 낮추면 한국 기업들이 자유로울까? 이유진 필자는 탄소중립을 게을리할 경우,...

[구본권 칼럼] 챗GPT, 신세계의 문을 열었나

‘ChatGPT’(챗GPT)가 도대체 뭐야? 새해 벽두에 챗GPT가 화제다. 특히 학계, 지식인 사회, IT 산업계 등에서 탄성과 불안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일부에선 ‘앞으로의 세상은 챗GPT 이전과 이후 시대로 나뉠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마저 내놓고 있다. 챗GPT는 지난해 말 미국에서 공개된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다. 코딩이나 명령어 조작 없이 사람이 텍스트로 입력을 하거나 말을 하면 인공지능이 그 명령을 수행한다. 인공지능이 사람의 자연언어를 이해하고 소통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