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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국 칼럼] 대전환의 소용돌이, 중심을 잡아야 산다

By | 2022년 6월 23일 | 국제, 미래, 미분류, 산업

주가, 환율 하락을 맞아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의 국회 홍성국 의원(세종갑, 민주)에게 긴급 기고를 요청했다. 코로나19와 러·우크라이나 전쟁이 공급망 붕괴를 불러왔고 물가상승이 거기서 왔다면 질병이 잠잠해지고 전쟁의 포성이 멎으면 세계 경제는 다시 옛날로 돌아갈까? 홍의원은 ‘아니다’라고 단언한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너무 많이 풀린 돈을 거두어들이는 과정에서의 다이어트 후유증, 두 번째가 더 심각한데 미국과 중국의 블록화가 가져오는 비용 유발 요소다. 미국도 중국도 블록화를 원한다. 미국은 패권의 유지를 위해, 중국은 패권 도전을 위해. 문제는 재료와 제품의 수급 측면에서 볼 때 블록화에서는 세계화 단일시장 하에서 형성된 최저가격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전체적으로 플러스 섬 단계에서 마이너스 섬 단계로의 진입, 확장사회에서 수축사회로의 이동을 예고한다. [편집자 주]

✔ 전쟁과 전염병 탓만은 아닌 구조적인 경제 위기
✔ 전 세계를 집어 삼킨 자산시장의 비이성적 과열
✔ 비용증가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미·중 블록 경제
✔ 양극화는 심해지고 익숙한 사회와 결별 준비해야
✔ 자산투자는 열정에서 냉정으로 전환해야 할 때

세계 경제가 나선형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어 가고 있다. 테슬라 주가가 최고치 대비 거의 반토막이 났다. 서학개미들의 대표적 투자종목이면서 미국에서 혁신의 아이콘이다. (6월 20일 기준) 물가 상승이 가팔라지면서 미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의 집권당 지지율이 폭락하거나 정권 교체가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의 정권 교체도 큰 맥락에서는 물가 상승(부동산 가격 중심)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세계 경제와의 연관성이 작은 북한도 예외는 아니다. 가상자산을 해킹해서 외자를 조달하다가 가상자산 폭락과 인플레이션으로 더욱 어려워 보인다. 

물가 안정은 시간문제?  

코로나가 물러가자 물가가 급등하고 금리가 급상승하면서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국가 구분 없이 경제에 빨간 등이 켜지고 있다. 이 모든 것은 물가와 금리의 동반 상승에 기인하는데 특히 한국에 치명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제 시작 단계라는 점이다. 

물가가 급등하는 표면적 이유는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GVC) 붕괴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와 사회 생태계 전체가 멈추면서 생산과 물류의 거대한 흐름에 균열이 생겼다. 지난 2년 정도 필요한 자리에 필요한 물품이 갈 수 없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의 공급망이 러시아 진영과 미국 등 서방 진영으로 나눠지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더 취약해진 결과다. 

물가 급등의 이유가 코로나와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면 원인이 제거되면 간단히 해결된다. 즉 시간문제다. 세계는 중국을 마지막으로 엔데믹으로 가고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도 적정한 수준의 타협점을 찾고 있으므로 원인이 제거되면 점차 글로벌 공급망도 복원될 수 있다.  

지난 20년 돈의 홍수가 낳은 ‘비이성적 과열’   

보다 중요한 것은 구조적 측면이다. 사실 21세기 경제 구조는 부채경제 구조다. 산업혁명 이후 250여 년간 우리는 현재보다 미래 경제가 좋을 것이라는 포지티브섬 (positive sum) 게임 속에서 살아왔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인구 절벽, 에너지 전환으로 수요는 줄고, 체제 유지 비용은 증가했다. 반면 빠른 과학기술의 발전 등으로 생산성이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여기에 중국이 새롭게 등장하면서 전 세계 공급은 엄청나게 늘어났다. 이 결과 세계 경제는 구조적인 공급과잉에 빠졌다. 또한 신자유주의와 세계화에 따른 무한경쟁으로 양극화는 보편적 사회 구조로 자리 잡았다. 

이런 상황에서 각국은 인위적인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낮추기 경쟁에 돌입했다. 어느 국가나 코로나19 이전에 역사상 최저금리 수준에 있었다. 미국을 비롯한 기축통화국들은 양적완화(QE)를 통해 통화를 대량으로 살포했다. 현재 미국 EU, 일본, 중국 중앙은행의 통화공급(자산 규모)은 30조 달러에 육박하는데, 이는 전 세계 GDP(2021년 96.2조 달러) 대비 30퍼센트에 이른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일본은 엔화를 뿌려대고 있다. 

저금리와 통화 살포로 누구나 낮은 금리로 대출받아 소비하거나 자산에 투자할 수 있게 되었다. 예를 들어 월세로 살던 가구는 대출금리가 낮아지자 집을 사기 시작했다. 월세 비용과 주택담보대출 이자가 비슷하다면 집을 사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더군다나 비슷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집값이 오르자 주택 투자 열기는 더욱 확산되었다. 주식 투자도 비슷했다. 신기술 기업에 눈먼 돈이 마구 쏟아졌다. 때맞춰 등장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은 누구나 적은 금액을 통해 투자할 수 있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지난 20여 년간 ‘돈의 홍수’ 속에서 살아온 것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통해 경고가 있었지만, 모든 국가는 무시하고 돈 풀기와 금리 낮추기에만 집중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팬데믹이 발생하자 금리 낮추기와 돈 풀기는 더 강도를 높였다. 워낙 시급했고 별다른 방법도 없었다. 결국 자산시장의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 속으로 세계는 끌려들어 갔다. 

돈이 많아지면 실력 이상으로 경제가 성장한다. 모든 것의 가격이 오른다. 21세기 기술혁명으로 물가가 안정을 보였지만, 너무 많은 돈은 결국 인건비를 비롯한 물가를 자극할 수밖에 없다. 특히 부동산, 주식 등 자산투자에 거품이 낄 수밖에 없었다. 모든 자산 가격이 폭등한 현재 상황을 아마 20~30년 후 역사책에서는 엄청난 투기의 시대였다고 기술할 듯하다.

중국은 지속 성장위해 미국 패권 일부 가져와야 할 형편

미국과 중국의 패권전쟁도 물가를 올리고 있다. 패권을 가진 국가는 다른 국가에 비해 많은 이익을 가진다. 미국은 달러화가 기축통화이기 때문에 아무리 돈을 풀어도 환율 리스크 없이 경제를 운영할 수 있다. 문제는 서서히 중진국 함정(Middle Income Trap)에 진입하는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이 누리는 패권을 일정부분 가져와야만 성장을 지속할 수 있고, 공산당 일당 독재도 유지할 수 있다. 

이런 상충된 이유로 미국과 중국은 오바마 2기 때부터 패권전쟁을 벌여왔다. 이번 패권 전쟁의 핵심은 과학기술 전쟁 성격이 강하다. 이미 미국은 중국의 기술 탈취에 대응해서 이공계 유학생을 받지 않고 있다. 영미계 컨설팅 회사들은 중국계 직원을 해고하는 등 다양한 영역에서 충돌하고 대립하는 제로섬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결국 중국. 러시아 연합과 미국 진영으로 세계는 블록화되고 있다. 마치 007 첩보원이 암약하던 냉전 시대로 되돌아가고 있다. 중립국을 표방하던 스웨덴과 핀란드가 미국 편으로 넘어오고 있다. 바로 이 장면에서 장기적인 물가상승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이 정도에서 휴전한다고 했을 때, 서유럽 국가들은 전쟁 이전 수준으로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를 되돌릴까? 신재생 에너지 강국 독일이 다시 석탄 발전을 높이겠다고 한 발표를 참조한다면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현재 물가 상승 고통이 심한 서유럽은 향후 에너지를 넘어 식량, 천연자원 등에서 러시아 의존도를 현격히 낮출 수밖에 없어 보인다. 

경제의 블록화는 비용 증가 요소,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듯   

경제 구조가 블록화되면 세계화는 종식되고, 전 세계 단일 시장에서 오는 최저가 조달 비용의 이점은 사라진다. 각 나라의 경제 상황과 조달 비용은 각 진영 내 경제 구조로 국한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경제 구조가 재편되고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릴 수 있다. 즉 신냉전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중기적인 물가 상승 위협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물가와 금리 급등을 공급망 붕괴(팬데믹,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보는 일반적 분석에서 벗어나야 한다. 오히려 향후의 세계 경제는 지금까지의 저금리, 과도한 화폐 공급, 패권전쟁으로 공급망이 제한되고 중기적으로 이에 따른 비용을 치르는 단계에 접어든다고 봐야 한다. 여기서 ‘중기적’이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는 어떤 과도기를 거치더라도 상당 기간 그 결과는 디플레이션과 유사한 형태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필자는 2018년 겨울에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가 위의 포지티브 섬 단계에서 이동해 마이너스 섬(minus sum)사회의 초입에 서 있는 게 아닌가 진단하고 졸저 <수축사회>를 출간했다. 코로나와 전쟁은 수축사회 진입을 촉진했다고 판단한다.) 

익숙한 세계와의 결별

길게는 40여 년, 짧게는 20여 년간 살아온 방식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 금리는 당분간 낮아지지 않고, 부채도 더 이상 늘릴 수 없다. 자유무역은 사라지고, 진영 간 팽팽한 대립이 눈앞에 펼쳐질 전망이다. 자산 가격 폭락으로 삶은 더 팍팍해지고 사회 불안은 더 확산될 전망이다. 

사회 양극화는 보다 심해질 듯하다. 물가 상승은 다른 형태의 세금이고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되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을 더 어렵게 한다. 부채를 짊어진 사람들은 이자 부담 혹은 자산 가격 하락으로 힘들어질 것이다. 청년 세대는 가상자산 투자 손실 등으로 일자리 문제만큼 심각한 경제적 피해가 예상된다. 더군다나 디지털 전환으로 기존 일자리는 사라지고, 코로나19 극복으로 지급된 긴급 재난지원금과 같은 정부 지원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1차 베이비부머들은(55~63년생) 내년이면 60세를 넘겨 은퇴한다. 한마디로 사회적 약자들은 더욱 어려워지고 혼란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발생한 자스민 혁명과 같은 형태의 이머징 국가의 체제 전환, 혹은 국가 부도가 일상화되고, 선진국들도 정권 교체가 빈번해질 것이다. 우리가 아는 익숙한 세계와 결별해야 한다. 

자산투자 열정에서 냉정으로

국가적 차원의 대응은 말을 아끼려 한다. 지금은 현 정부 경제팀의 실력을 보여줄 때다. 오히려 개인 투자자들에게 몇 가지를 제언하고자 한다. 지금은 대전환에 앞서 주식, 채권, 가상자산 등 금융자산이 동반 폭락하는 시기다. 통상 금융자산 가격은 실물경제에 5~6개월 선행해서 움직인다. 그렇다면 올가을 이후 경기침체는 불가피하다. 당장 관심을 가져야 할 자산별 핵심 변화를 살펴보자!

1. 부동산 시장의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 

지난 5~6년 세계적 차원의 부동산 붐의 원인은 저금리와 엄청난 통화 공급에 있었다. 이 기초 여건이 완전히 사라졌다. 시간의 문제일 뿐 부동산 가격 조정은 불가피하다. 특히 한국은 가계부채 OECD 1위 국가다. 2천조 원의 가계 부채가 있는데, 대출 금리가 3퍼센트 오른다면 연간 60조 원의 이자 부담이 증가한다. 특히 한국의 부동산 대출 중 대략 70퍼센트는 변동금리 대출이라서 이번 금리 상승 피해를 고스란히 맞고 있다. 전세를 끼고 주택에 투자하면서 나머지 자금을 신용대출로 조달한 부동산은 특히 위험하다. 

해외 부동산도 유사하다. 미국의 30년 모기지 금리는 6월 17일 기준 6퍼센트에 근접 중이고, 모기지가 있는 가구는 전체 소득의 23퍼센트를 원리금 상환에 사용하고 있다. (1990년 이후 평균 18%, 역사적 고점 24.7%) 해외 부동산 펀드, 리츠 등도 위험 가시권에 진입하고 있다. 

2. 가상자산은 금리 상승과 통화 위축으로 주식과 유사한 위험에 처해있다. 

그러나 신뢰성이라는 근본적인 문제에 봉착했기 때문에 더 위험해 보인다. 아마 상당한 시간에 걸쳐 새로운 시도가 나와야 안정될 듯하다. 

3. 외환 보유고는 충분하다. 

1997년 IMF 위기와 같은 환율 위험을 걱정하는 분이 많다. 그러나 외환 보유고는 충분하다. 외환위기 당시와 비교할 때 한국인의 해외투자 금액이 매우 많은 데에서 오는 충격 완화효과도 충분하다. 최근 원화 약세는 대전환기에 나타나는 이머징 국가 통화에 대한 회피 성격과 물가 상승에 따른 일시적인 무역수지 적자가 원인이다. 다만 미국 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지고 있고, 수출 중심 국가라는 특성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미국과 통화 스와프를 다시 체결하고 외환 보유고를 늘려나가야 한다. 

4. 주식은 가장 먼저 하락했기 때문에 반등 여력이 충분하다. 

종합주가지수 2,400P대는 대략 한국 기업의 장부 가치(PBR=1) 수준이라서 이론적 바닥이다. 그러나 본격적인 경기침체나 부동산 시장의 조정이 아직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서두를 이유는 없다. 또한 이번 대전환기 이후 경제와 산업의 재편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과거 시세와 인연을 끊는 등 투자 원칙의 변화가 필요하다. 

우선은 객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상황을 넓게 보고 보수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1등 회사는 언제든지 돈을 번다. 대형주는 언제든지 매매가 가능하다. 대전환기를 대비해 투자 기간을 짧게 가져가야 한다. 해외투자는 가급적 자제하고 미국 등 선진국으로 투자 대상을 좁혀야 한다. 

단기적으로 보면 금리상승, 주가 하락, 환율 절하 속도가 너무 빠르다. 따라서 조만간 기술적 반등이 예상된다. 그러나 ‘상승’이 아니라 ‘반등’ 성격이 보다 강할 것이다. 그래서 열정적 투자 보다는 냉정한 투자가 필요하고, 현금 보유 비중을 높여야 한다.  

‘디스코 팡팡’ 시대, 안전벨트를 매라!

놀이공원에 있는 디스코 팡팡은 원반같이 큰 회전무대 주변에 의자를 놓고 상하좌우로 흔들어 댄다. 이때 중심부는 서 있을 수 있을 정도로 안전하다. 중심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세계는 서서히 디스코 팡팡 같은 세상으로 향하고 있다. 그러나 대전환의 흔들림 속에서 안전벨트를 조여 매면 살아남을 수 있다. 

최근 코로나19 위험에서 벗어나면서 우리 사회는 서서히 정상화되고 있다. 그러나 구조적 대전환은 피할 수 없다. 흔히 얘기하는 ‘보복 소비’ 기간은 그리 길지 않을 듯하다. 올겨울 강추위를 겨냥해서 차근차근 미래를 준비하는 뜨거운 여름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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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홍성국은
제21대 국회의원. 대우증권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공채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CEO가 됐다. ‘증권계의 미래학자’, ‘현장형 미래 전문가’로 불렸다. 2016년 말에 제2의 인생을 위해 퇴사한 뒤 강연, 저술에 몰두하다 지난해 4월 총선 당시 세종시에서 출마했다. 그동안 “성장 신화를 버려야 미래가 보인다”고 주장해왔다. 저서로는 <인재 vs 인재>, <세계가 일본된다>, <글로벌 위기 이후>, <세계경제의 그림자 미국>, <수축사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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