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px
최근 편집 2022. 12.07. 00:00

[메보라 대담] ‘시진핑 3기’ 중국 경제, ‘3차 분배’를 주목한다

By | 2022년 11월 2일 | 국제, 메디치 보라_세계와 경제를 읽는 창, 미분류

“중국식 현대화는 전체 인민의 공동부유를 실현하는 현대화다. 전체 인민의 공동부유를 힘써 촉진해야 하며, 양극화를 결연히 방지해야 한다.”
‘1인 체제’를 완성한 시진핑 중국 주석이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천명한 사회·경제 분야의 목표다. 시 주석은 공동부유의 실현 방안으로 “1차 분배, 2차 분배, 3차 분배가 조화를 이루는 제도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구촌은 지금 시진핑이 내놓은 경제전략을 분석하느라 분주하다. 특히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3%(홍콩 제외)나 되는 우리로선 정확한 분석과 대처가 필수적이다. 중국 전문가인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가 <메디치 보라>에 출연해 공동부유와 그 핵심인 ‘3차 분배’를 상세하고 알기 쉽게 소개했다. [편집자 주]

시진핑 주석의 제3기 체제 출범, 담담히 받아 들이는 중국 국민
시진핑 1인 통치 시대 개막, 새로운 정치 형태와 권력구조의 시작
역대 총리들이 거쳐간 기본 코스 건너 뛰고 총리직 유력한 리창에 주목
마오쩌둥은 ‘해방’, 덩샤오핑은 ‘개혁·개방’, 시진핑은 ‘공동부유’
공동부유의 핵심 개념인 3차 분배는 서방 세계가 눈여겨 볼 필요 있어
3차 분배의 핵심은 경제 구조 조정, 분배 구조 조정, 자발적 기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3일 공산당 총서기 및 정치국 상무위원회(상무위) 구성원을 뽑는 당 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중전회)를 마친 뒤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신임 상무위 기자회견장에 리창(앞줄 오른쪽), 자오러지, 왕후닝, 차이치, 딩쉐샹, 리시와 함께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경중(민 소장) : 최근 국제 뉴스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중국 시진핑 주석의 제3기 체제 출범이죠. 이제 앞으로 중국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지, 중국 경제는 어떻게 될 것인지, 중국과 미국의 관계는 어떻게 될 것인지, 한-중 관계는 어떻게 될 것인지 정말 궁금한 사항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중국 전문가인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를 베이징 현지로 연결하겠습니다. 문 교수님, 우선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끝난 이후에 베이징의 공기는 어떻습니까? 전반적으로 진단을 해주시죠.

문일현 교수 : 베이징은 당연히 될 게 됐다고 생각하는 분위기입니다. 정치적인 관계라든가, 지금까지 중국 공산당이 선전해 온 부분이 그대로 적용됐기 때문에 큰 이견이나 색다른 관심을 갖는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굉장히 정상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민 소장 : 그 말씀은 애초 예상대로 이루어진 것이다, 중국 국민이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렇게 봐도 된다는 거지요?

문일현 : 예.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민 소장 : 10월24일치 <인민일보> 1면을 보니 시진핑 주석의 얼굴 사진이 말 그대로 대문짝만하게 실렸습니다. 그래서 일부 언론은 지난 19차 전국대표대회 때보다도 사진 크기가 더 커졌다며 이렇게 해석했습니다. 시 주석의 1인 체제가 더 공고히 됐다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요. 이런 분석에 교수님께서도 동의하십니까?

문일현 ;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민 소장 : 그러면 20차 당대회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을 차근차근 짚어 보시죠. 가장 중요한 의미는 뭘까요?

문일현 : 저는 크게 세 가지로 보는데요. 시진핑 주석의 1인 통치 시대가 개막됐고, 1인 통치 시대를 맞은 인사를 단행했다. 정치국 상무위원회부터. 

그리고 또 하나는 중국 정치의 일대 변혁이 이제 일어난다는 건데요. 이른바 정치적 제도라든가 권력의 운영 방식, 그리고 권력 분점 구도 등이 다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사실상 새로운 정치 제도와 새로운 권력 운용 방식으로 운영되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고 봅니다.
또 중국 공산당이 장기 목표와 전략을 제시했다는 점이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민 소장 : 그런데 중국은 사실 명분 없는 일이 없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시진핑 1인 체제가 확고히 됐다는 것은 그 강화의 명분이 굉장히 중요할 텐데, 현재 어떤 명분으로 1인 체제를 강화했다고 볼 수 있는지 그것이 궁금합니다. 

집권 3기를 출범시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측근들로 구성된 새 최고지도부를 이끌고 중국 공산당이 ‘혁명 성지’로 치는 산시(陝西)성 옌안을 찾았다. (사진:연합뉴스)

시진핑 1인 체제, 강화의 명분

문일현 : 1인 집권 체제 강화의 명분으로 내세우는 것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중국이 세계 대국으로 발돋움하는 결정적 시기가 지금이라고 주장하는 거고요. 또 하나는 이제 국제 정세로 보면 지난 100년 동안 겪어보지 못했던 대변국이 지금 일어나고 있다는 겁니다. 시진핑 주석이 업무보고에서 강풍이 불고 급류에 휘말리고 풍랑을 맞이할 대비를 해야 된다, 라고 이야기할 만큼 현 정세에 대한 인식이 굉장히 긴장돼 있다라는 것이고요.

또 하나는 그렇기 때문에 중국은 장기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강한 추진력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강한 리더십이 절실하고 결국 지금까지 계속해 왔던 시 주석이 더 집권하면서 이 임무를 완성해야 된다, 라는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민 소장 : 결과적으로 보면 미-중 갈등이 첨예한 현 상황이 시진핑의 1인 집권 체제를 공고하게 하는 데 굉장한 도움이 됐다, 이렇게 볼 수도 있겠네요.

문일현 : 그렇게 볼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사실 지금의 미-중 갈등은 2018년부터 본격화된 것이지만 시진핑 주석의 1인 집권 체제는 오래전부터 기획되고 준비돼 왔다는 점에서 미-중 갈등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고 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을 것 같습니다.

민 소장 : 이번에 3기 지도부를 구성한 면면을 분석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요. 교수님께서는 정치국 상무위원이 된 리창, 자오러지, 왕후닝, 차이치, 딩쉐샹, 리시 등의 특성을 어떻게 분석하십니까?

새 지도부의 컬러 ‘7인 1색’

문일현 : 기존 정치국 상무위원 중에서 시진핑 주석을 빼고 지금 남아 있는 사람은 자오러지와 왕후닝이죠. 새롭게 들어온 사람이 리창부터 시작해서 리시, 차이치, 딩쉐샹 등 4명입니다. 이들 전체를 한마디로 이야기한다면 ‘7인 1색’이라고 표현해도 무방할 겁니다.

민 소장 : ‘7인 1색’이다?

문일현 : 예, 그렇습니다. 결국은 6명 전원이 시진핑 주석의 심복이었고 대부분 함께 일했던 경험들이 있는 인물이거든요. 그래서 능력을 보거나 파벌을 안배한다는 차원보다는 충성심을 위주로 선정한 것 아닌가, 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민 소장 : 새로 된 4명 중 특별히 주목되는 인물은 누구입니까?

문일현 : 우선은 리창이죠. 서열 2위라서 당연히 국무원 총리를 맡게 될 텐데요. 그동안 국무원 총리는 덩샤오핑이 마련해 놓은 일종의 제도 같은 게 있었습니다. 정치국 상무위원 중에서 선발하되 반드시 부총리를 역임한 사람을 뽑았습니다. 지금의 리커창 총리도 그렇고 이전의 원자바오 총리도 다 정치국 상무위원을 하면서 부총리직을 맡다가 총리로 갔는데 리창은 이 두 계단을 다 뛰어넘은 거죠. 

시진핑 3기 중치국 상무위원. 윗줄 왼쪽부터 리창(李强), 자오러지(趙樂際), 왕후닝(王滬寧), 아래줄 왼쪽부터 차이치(蔡奇), 딩쉐샹(丁薛祥), 리시(李希). (사진:연합뉴스)

리창, 관례를 깨고 두 단계를 뛰어넘다

리창 총리 예정자는 한 번도 부총리를 해본 경험이 없고 정치국 상무위원회에도 진입하지 않았었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보면 굉장히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는 거죠. 그래서 그런 파격적인 인사를 할 수 있는, 이른바 시 주석의 권력의 크기 혹은 중국 정치에 미치는 영향력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인사다, 그렇게 생각이 됩니다.

또 하나, 차이치는 진짜로 굉장히 의외였습니다. 왜냐하면 차이치는 푸젠성부터 저장성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이제 베이징으로 올라와서까지 오랫동안 시 주석과 함께 정치를 했던 심복 중의 심복이라고 볼 수 있죠. 그런데 나이도 있고 성격이 굉장히 강한 캐릭터여서 하마평에 오르기는 했지만 과연 정치국 상무위원에 진입할 수 있을지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봤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전격적으로 발탁됨으로써 예상을 완전히 깼습니다. 

딩쉐샹은 오랫동안 시 주석의 비서실장으로 일했던 사람이니 더 말할 필요도 없지요. 이렇게 이번 상무위원들, 특히 새로 들어간 4명을 살펴보면 시 주석과 굉장히 개인적인 연분이 강합니다. 그리고 베이징, 상하이, 광둥이라는 지방 내지는 지방 정부에서 총책을 맡았던 사람들을 다 발탁했다는 점도 굉장히 이례적이고 인상적이었습니다.

민 소장 : 왕후닝은 흔히 시진핑의 이론적 또 사상적 토대를 마련한 책사 아닙니까? 이번에 유임이 됐단 말이에요. 왕후닝의 잔류도 굉장히 의미가 있는 거죠.

문일현 : 그렇습니다. 중국 학계나 이른바 정치권에 가까운 분들의 분석을 보면 시 주석이 가장 취약한 부분이 이론입니다. 그래서 이론 부분을 보완할 필요가 있고, 특히 이번에 ‘시진핑의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이라는 게 중국의 통치 철학으로 당장에 삽입됐거든요. 그렇다면 결국은 앞으로 시 주석이 집권하는 동안 이론에 대한 끊임없는 발전이 이루어져야 하고 보완을 해야 할 부분들도 있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왕후닝이 필요했었던 것 아닌가, 하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민 소장 : 교수님께서 한 명 한 명의 특징을 잘 설명해 주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조금 전에 말씀하신 것처럼 ‘중국식 사회주의의 현대화’라는 말을 우리가 어떻게 봐야 하는 겁니까? 사회주의 현대화의 핵심을 5개 부문이라고 하던데.

‘중국식 사회주의의 현대화’ 5대 부문

문일현 : 중국식 사회주의 현대화를 중국 공산당이 어떻게 설명하느냐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는데요. 우리가 통상 현대화하면 대부분이 서방식을 떠올리고, 그리고 자본주의식 현대화를 연상하게 됩니다. 중국은 그걸 다 부정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서방식이 아니라 중국식으로 하고, 자본주의식이 아니라 사회주의식으로 현대화를 한다, 라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사실 중국식 사회주의 현대화라고 하는 것은 이번에 시진핑 주석이 제기한 중국의 100년 대계이자 중국 공산당이 추진할 목표로, 다시 말씀드리면 중국 발전의 청사진으로 제시한 개념입니다. 중국 공산당의 설명을 들어보면 5가지 부문을 현대화하겠다는 건데요.

중국은 이제 14억 명이라는 거대한 인구를 갖고 있기 때문에 소규모 인구를 가진 국가들의 현대화와는 분명히 다르다, 그래서 ‘인구 대국으로서의 현대화’를 제일 먼저 꼽고 있고요. 그리고 모두가 다 잘 사는 이른바 ‘공동부유의 현대화’ 그리고 ‘물질문명과 정신문명이 조화를 이루는 현대화’, 이와 함께 ‘인간과 자연이 공생하는 현대화’ 그리고 ‘평화 발전 노선의 현대화’, 즉 평화적 발전을 추구하는 과정에서의 현대화, 이 5가지 개념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우리가 유의 깊게 봐야 할 대목은 왜 서구식, 자본주의식 현대화를 하지 않느냐, 라는 것인데요. 중국 공산당은 서방에서의 현대화는 두 차례가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한 번은 16세기에 포르투갈, 스페인, 네덜란드가 현대화를 했는데, 그 현대화를 이룩한 이후에 세 나라가 굉장히 단명했다는 겁니다. 단기간 내에 이류국가로 전락해서 실패했다고 주장하는 거고요.

두 번째는 18세기 산업혁명과 함께 영국과 미국의 현대화가 이루어졌는데, 영・미의 현대화라고 하는 것은 본질을 들여다보면 결국은 식민지와 식민지 수탈을 통한 현대화다, 그래서 이런 현대화는 자기들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서구식 현대화의 길을 가지 않겠다고 천명하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시진핑의 ‘공동부유’가 궁금하다

민 소장 : 지금 다섯 가지를 말씀해 주셨는데, 그 가운데 특히 ‘공동부유’(共同富裕)라는 부문이 나온 것이 큰 정책적 변화라고 볼 수 있는 겁니까? 예를 들어서 옛날에 마오쩌둥 같은 경우는 공동부유와 같은 모두가 다 잘 사는 사회를 먼저 주장했었잖아요. 그런데 덩샤오핑이 ‘선부론’(先富論)을 주장하고, 다시 공동부유가 나왔습니다. 이런 부분들을 보면 마오쩌뚱 시대의 공동부유와 시진핑이 얘기하는 공동부유에 차이점이나 유사점이 있습니까?

문일현 : 공동부유라는 개념은 물론 마오쩌둥부터 시작해서 덩샤오핑을 거쳐 이제 시진핑에 이르기까지 계속 발전되고 계승돼 왔던 건 사실인데요. 그런데 이제 공동부유를 바라보는 출발점이 서로 다른 겁니다. 그러니까 지금 중국 공산당, 특히 시 주석의 인식은 중국 공산당의 목표가 장기 집권이라고 한다면 그 장기 집권에 대한 최대의 위협은 외부가 아니라 내부로부터의 위협이고, 그 내부로부터의 위협이 뭐냐 하면 바로 양극화라는 겁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중국 공산당이 현 내정을 바라보는, 그리고 자신들의 정치적 지형을 바라보는 위기의식에서 출발했다고 하는 점에서 큰 차이가 보여집니다. 특히 이제 개혁・개방 초기에 덩샤오핑이 내걸었던 이른바 개혁・개방의 목표는 ‘소강사회’(小康社會)의 실현이었거든요. 소강사회를 우리식으로 표현하면 중산층 사회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먹고 자고 입는 것을 걱정하지 않는, 그런 약간의 여유 있는 사회를 이야기하는 겁니다.

그런데 시진핑 주석은 그 목표를 2020년에 이미 달성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개혁・개방의 목표가 1차 달성이 됐으니까 개혁・개방을 넘어서 다음 목표를 설정할 필요가 있는데, 그 목표가 바로 공동부유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찌 보면 시대적 정신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그런 전환기가 아닌가,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이제 개혁・개방을 넘어서 공동부유 시대로 간다, 라는 거죠.

마오쩌둥은 ‘해방’, 덩샤오핑은 ‘개혁・개방’, 시진핑은 ‘공동부유’

시 주석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로 이것을 자리매김하고 싶어 하는 것 아닌가, 라는 강한 의심을 갖게 됩니다. 마오쩌둥은 해방이라고 하는 트레이드마크가 있고, 덩샤오핑은 개혁・개방이라는 게 있다면 시 주석은 공동부유 또는 대만 통일로 트레이드마크를 삼고 싶어 하는 거 아닌가, 라는 거죠. 그런데 대만 통일의 경우는 본인 의지가 아무리 강하다 하더라도 여러 가지 여건이 맞지 않으면 실현 불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결국은 자력으로 실험할 수 있는 어젠다는 공동부유일 것이라고 봅니다.

민 소장 : 그런데 공동부유를 실현하는 것은 사실 말로는 쉬울지 몰라도 방법론적으로는 굉장히 어려운 문제 아닙니까? 이건 민주주의 국가도 굉장히 쉽지 않았던 문제인데요. 시진핑은 앞으로 어떤 변화 혹은 수단을 선택할 것 같습니까?

공동부유의 핵심 ‘3차 분배’

문일현 : 공동부유를 이해하려면 먼저 중국에서 주장하는 ‘3차 분배’라는 개념을 이해해야 합니다. 우리가 통상적으로 ‘1차 분배’라고 하면, 어떤 상품을 만들었을 때 그 상품이 나오기까지 생산의 3대 요소가 있지 않습니까? 그게 토지와 노동, 그리고 자본인데요. 그래서 생산물이 만들어지고 판매가 돼 이익이 창출되면 그걸 나누잖아요. 그것을 누가 나누냐면 시장이 나누는 거고, 나누는 원칙은 효율입니다. 그래서 토지는 지대를 가져가고, 노동은 임금을 가져가고, 자본은 이윤을 가져가는 게 1차 분배라고 한다면 1차 분배가 이루어지고 난 다음에 이제 소득이 생겼기 때문에 세금을 걷잖아요. 

그다음은 ‘2차 분배’입니다. 국가가 나서서 많이 번 사람한테는 많이 걷고, 적게 번 사람한테는 적게 걷어서 사회 분배라는 시스템을 통해 적게 번 사람에게 보전을 해주는, 이른바 소득 재분배가 일어나잖아요. 이것을 2차 분배라고 하는데, 중국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1차, 2차 분배가 완벽하지 않고
제도적인 허점이 너무 많기 때문에 결국 3차 분배라는 걸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야만 분배의 공평성을 기할 수 있다, 라는 겁니다.

그럼 3차 분배를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데, 그 방법으로 세 가지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경제 구조를 조정하고, 분배 구조를 조정하고, 그리고 자발적 기부를 받겠다는 세 가지입니다.

민간 주도 비즈니스에 공공이 참여한다

우선 경제 구조를 조정한다는 게 무슨 얘기인지 들여다보면, 시 주석이 지난해부터 ‘자본의 무질서한 확장을 방지하겠다’는 말을 굉장히 많이 썼거든요. 특히 일상생활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분야에 있어서 일부 기업들의 무질서한 자본의 확장은 반드시 막아야 된다, 라는 주장을 하면서 손을 댔던 게 몇 가지 부분이 있습니다. 민간 부문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사교육이라든가, 인터넷 온라인 쇼핑몰이라든가, 그러니까 인터넷 플랫폼 기업들이죠. 그리고 부동산이라든가, 공공 엔터테인먼트라든가 이런 부분에 대해 강한 규제를 하기 시작했고, 그래서 마윈 같은 사람들이 규제를 받았습니다.

지금 시진핑 주석이 생각하고 있는 이른바 경제 구조 조정은 이러한 민간 부문, 즉 국가가 자원을 제공했지만 민간이 전유물로 삼아왔던 부문에 대해서 앞으로 민간에만 맡기지 않고 공공이 참여하겠다는 겁니다. 그래서 말씀드린 사교육이라든가 부동산이라든가 온라인 쇼핑이라든가 이런 분야에 이제 공공 부문이 직접 플레이어로 참여하는 거죠. 다만 어떤 형태로 얼마만큼 참여할 것인지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는데, 조만간 나올 거라고 봅니다.

베이징의 알리바바 본사 사옥 (사진:연합뉴스)

부자들을 더 많이 압박한다

두 번째는 분배 구조를 조정한다는 겁니다. 잘 아시겠지만 중국 내 개인 가운데는 어마어마한 부자들이 많습니다. 이 사람들의 탈법, 불법, 위법 행위가 만연해 있기 때문에 강력하게 단속하고 조정하겠다는 건데요. 시진핑 주석은 이번 업무보고에서 굉장히 눈에 띄는 발언을 했습니다. 개인이 부를 축적하는 방식을 관리하겠다는 것입니다.

이 말은 앞으로는 마음대로 부를 축적할 수 있도록 두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입니다. 방법은 두 가지로 보여요. 하나는 불법 소득을 차단하는 것. 그러니까 내부자 거래, 주식 시장 조작을 통한 금융 사기, 탈세 및 기타 불법 소득을 단속하겠다는 거고요. 그다음은 고소득을 조정하겠다는 것인데, 고소득층의 세율을 조정해서 그 사람들부터 더 많이 거둬들이겠다는 의지를 밝힌 겁니다. 그래서 당장 개인 소득세율을 조정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부동산세를 도입하거나 상속세 등을 통해 고소득층에 대한 세율을 조절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기부를 제도화한다

마지막으로는 고소득층의 자발적 기부를 유도한다는 것인데요. 이게 사실 3차 분배의 핵심입니다. 그러니까 기업들의 자발적인 기부를 받겠다는 겁니다. 자발적인 기부라고 하지만 중국의 현재 풍토나 관행으로 보면 재난 성금을 내는 방식 같은 거죠. 예를 들어서 매출액이 얼마 이상 되는 기업은 재난 성금을 얼마 정도 내야 한다는 식의 할당제가 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을 것 같습니다. 

말로는 자발적이라고 하지만 하지 않을 수 없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국가가 발주하는 사업의 경쟁 입찰에 뛰어든 기업들 가운데 공동부유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가산점을 준다든가 하는 형태로요. 기업 입장에선 당연히 참여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거겠죠. 

여기서 생각해야 할 것은 중국 기업들이 국가 발주 사업이라든가 국영기업에서 하는 사업을 가져간다면 외국 기업으로서도 당연히 거기에 참여할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한국 기업도 예외가 아닐 것입니다. 그런데 한국 기업이 참여하게 된다면 이런 문제가 생깁니다. 공동부유라는 목표는 중국 국민을 잘 살게 하자는 프로젝트인데, 한국 기업이 기부금을 낸다고 하면 논리적으로 좀 맞지가 않죠. 하지만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려면 어쩔 수 없이 참여할 수밖에 없다는 고민에 빠지게 될 겁니다. 이런 부분들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도 우리가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대목입니다. 

특히 중국이 공동부유 프로젝트로 3차 분배라는 개념을 도입하면서 아주 예민하게, 그리고 철저하게 벤치마킹한 것이 한국의 ESG(기업 활동에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 등 투명 경영을 고려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는 개념)라고 그래요. 지금 중국의 토지세, 부동산세 같은 경우 상당 부분 한국의 세제를 벤치마킹해서 만든 겁니다. 그래서 우리 입장에서 본다면 한국 ESG를 더욱 철저하게 연구해서, 중국 정부의 공동부유 프로젝트에 참여하더라도 선제적으로 전략을 가지고 참여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민 소장 : 굉장히 중요한 말씀인 것 같습니다. 외국 기업이 중국에 진출할 때는 억울할 수 있지만, 중국 국민 입장에서 보면 사이다 같은 정책이겠네요. 우리나라에서도 내부적으로는 끊임없이 문제 제기하는 부분을 오히려 중국에서 실시하려고 한다는 느낌이 드네요.

문일현 : 중국 정부가 공동부유라는 개념을 처음에 도입하면서 많은 반발이 있었죠. 당연히 반발은 있을 수밖에 없는데요. 제가 가장 재미있게 들여다봤던 부분은 뭐냐면, 반대 주장의 핵심이 ‘부자의 돈을 털어서 가난한 사람을 돕는 거 아니냐’, ‘활빈당식의 구제 방식 아니냐’ 하는 주장인데요. 

이에 대한 중국 정부의 반론이 이렇습니다. ‘성장과 분배를 서로 대립적인 이원적 관계로 보지 않고, 성장도 잘하면서 분배도 잘해보자는 취지다. 결코 부자를 털어서 가난한 이를 구제하는 방식은 아니다’라는 건데요. 경제 구조 조정, 분배 구조 조정, 자발적 기부라고 하는 이 세 가지의 방식은 어찌 보면 한국에게 더 필요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공동부유에 대한 서방의 성찰도 필요하다

민 소장 : 그런 점에서 보면 시진핑 체제가 강화되면서 이데올로기 측면에서 좌측으로 강력하게 사상적 전환을 이루려 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많은 서방 전문가들이 중국은 빈부 격차라는 양극화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고, 그 때문에 지도부에 대한 불만이 많은 것을 지적해 왔는데요.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공동부유에 대해 비판적으로 얘기한단 말이죠.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서 서방의 시각도 왔다 갔다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문일현 : 그렇습니다. 공동부유가 중국 공산당의 주장처럼 그대로만 시행이 된다면, 서구 사회가 중국 공산당의 공동부유를 벤치마킹해서 분배 구조를 조정할 필요도 사실 있다고 보여집니다. 워낙 중국을 악마화시켜 놓았기 때문에 중국 공산당이 하는 것은 다 잘못된 것이고 나쁜 것이다, 라는 프레임으로 보고 있지요. 그 때문에 중국 공산당이 어떤 정책을 내놓더라도 지금 서방 세계에서는 환영받지 못하는 결과가 나타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민 소장 : 그러니까 중국식 사회주의 현대화라는 것은, 성공 여부를 장담할 수는 없지만 자본주의가 해결하지 못한 사회 불균형을 우리식 사회주의로 해보겠다는 것 같습니다. 이것이 시진핑 정책의 가장 큰 핵심이고, 바로 ‘중국몽’(中國夢)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문일현 : 그렇습니다. 시진핑 주석이 이번에 공동부유를 이야기하면서 업무 보고에서 이런 말을 했잖습니까? ‘전 인류의 발전 과정에서 새로운 형태의 모델로 제시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중국은 공동부유를 통해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기 위해 정책적인 노력을 기울일 겁니다. 다만, 아직은 큰 그림만 나왔지 구체적인 계획은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대목이라 생각합니다. 

사진:셔터스톡

중국, 대내외 경제 여건이 녹록치 않다

민 소장 : 중국이 지난 10년 동안 개혁・개방 이후에 글로벌 G2로 크게 성장하는 데 있어서 플랫폼 기업이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기업들, 텐센트라든가 알리바바 같은 기업들이 굉장히 역할을 했습니다. 그런데 공동부유를 추진하게 되면 이렇게 부를 가진 사람들이 중국 내부에 계속 머물 것이냐, 하는 문제가 생길 것 같습니다. 시진핑 주석의 3기 체제가 출범하면서 중국 5대 기업에서 거의 70조원 이상 부가 빠지고, 자본시장이 출렁거리지 않습니까? 올해 중국의 경제 성장률도 예상보다 굉장히 낮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경제적인 성장을 이루고 부도 성공적으로 분배해야 하는데 경제적 어려움이 일선에서 나오게 되면 시진핑의 영구 집권 또는 장기 집권도 굉장히 어려워질 수 있지 않을까요?

문일현 : 당연합니다. 경제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정치 체제라는 것은 하루 아침에도 무너질 수 있죠. 그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중국 나름대로 발전 추세를 계속 유지해 나간다는 의지와 정책적인 목표는 변함이 없고요. 

하지만 방금 지적하신 것처럼 자본의 해외 유출 부분이 굉장히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중국 안에 자본가들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은 정치적 분위기가 있고요. 또 하나, 중국은 지금 경기를 부양해야 하는 상황이라 금리를 높일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계속 금리를 높여가고 있어서 금리 역전 현상이 벌어지잖아요. 그래서 자본이 해외로 많이 유출되고 있습니다. 자본 유출의 규모가 이전에 비해 훨씬 대규모이고, 속도도 빠릅니다. 중국 정부가 이런 상황에 대해 굉장히 경각심을 갖고 지켜보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대담자 문일현은
대학에서 스페인어를 전공했으나 현실에서는 독학으로 배운 중국어로 사회생활의 꽃을 피웠다. 중앙일보 정치부 기자로 있다가 1996년 아시아 기자로서는 처음으로 중국국가주석이었던 장쩌민 주석을 단독 인터뷰했다. 그 이후로도 중국최고지도자가 외국언론과 단독 인터뷰를 한 사례는 아직까지 없다.1997년 중국 지도부가 비공개에 부친 ‘덩샤오핑 사망’을 전세계에서 최초로 특종보도했다. 이후 한국 김대중정부의 언론개혁을 지원하는 문건을 작성해 관계기관에 제언했다는 이른바 언론개혁 문건 작성 의혹에 휩쓸려 언론계를 떠났다. 베이징에서 학계와 실업계에 몸담았다. 북경대에서 정치학 박사를 마치고 중국 엘리트 대상의 고등교육기관인 정법대 교수로 재직중이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의 여러 기관과 기업, 특파원들에게 상담과 조언을 해주는 사부님으로 알려져 있다.

최신기사 링크

[정재권의 사람] 조형근, “86세대, 상위 10%에 대한 ‘증세’ 운동 벌였으면”

2022년이 숨가쁘게 지나간다. 한 해의 끝자락에 서면, 우선 ‘한 해 살이’가 어땠는지 반성하게 된다. 나와 가족, 이웃, 그리고 사회에 어떤 일이 벌어졌고, 나는 무엇을 했는가? 그 성찰의 크기만큼 우리네 삶은 앞으로 나아갈 게다. 한 해를 차분하게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며 ‘동네 사회학자’ 조형근 박사를 만났다. 그는 2019년 대학의 정규직 교수로 1년 남짓 근무한 뒤 스스로 걸어 나와 ‘동네’에 근거지를 마련하고 ‘아래로부터의’ 연구와 저술, 실천 활동에...

[문일현 칼럼] 김대중-장쩌민, ‘화양연화’의 시대는 어떻게 가능했나

한국과 중국의 사이가 가장 좋았던 때는 언제였을까? 한·중 관계에 밝은 이라면 우선 김대중 대통령과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의 시대를 떠올릴 듯하다. 당시 두 나라는 순탄한 미·중 관계의 토대 위에서 서로를 존중하며 상호이익을 추구했다. 미·중 패권 대결의 격화 속에서 한·중 관계가 살얼음판인 요즘과 견주면 격세지감이 느껴질 정도다. 그 ‘화양연화’ 시대의 한 축이었던 장쩌민 전 국가주석이 세상을 떠났다. 중국 전문가인 문일현 필자(중국정법대 교수)는 장쩌민의 시대를 돌이켜보며,...

[이상민 칼럼] ‘윤석열·이재명 예산’ 버리고, ‘국민 예산’ 지켜야

639조원 규모의 2023년도 예산협상이 막바지다. 국내 최고의 재정 전문가인 이상민 필자는 여야가 ‘윤석열 예산’, ‘이재명 예산’을 지키려다 보니 법정 처리기한을 어겼다고 봤다. 언론들은 둘 중에서 뭐가 이기는지를 주요 관전 포인트로 삼을 것이다. 그럼 국민들도 내키는 대로 편을 들고 있으면 될까? 아니다! 이상민 필자는 진짜 지켜야 할 ‘국민 예산’은 따로 있다고 말한다. 바로 ‘법인세’다. 국민들은 이걸 누가 어떻게 하는지 봐야 한다. 국민들이 제대로 된 판정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