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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편집 2021. 10-12, 15:00

[이상민 칼럼] 기재부장관인들 내년 예산 제대로 알까?

By | 2021년 10월 6일 | 미분류, 정책

‘예산 읽어주는 남자’ 이상민 필자의 내년도 예산안 이야기를 격주로 3회에 걸쳐 연재한다. 필자는 첫 원고에서 중대한 두 가지를 고발한다. 첫째는 예산철을 맞아 기재부가 발표하는 예산 설명 자료로는  전체 예산의 변동 흐름을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좋은 백데이터를 두고도 정부는 굳이 자의적이고 회색으로 분칠한 예산 분류법을 설명에 이용한다. 둘째는 50년 전 만들어진 법에 따라 경직되어 배정되는 지방재정교부금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문제다. 현장의 수요와는 관계없이 배정된다. 국정감사가 끝나고 시작될 국회 상임위와 예결특위의 예산심의에서 좀 더 촘촘한 지적을 기대해 본다. 두 번째는 복지, 환경 분야의 분석이다. [편집자 주]

#비수도권에 친환경 복지회관 1조 투입하면
균형발전, 탄소중립, 사회안전망, 한국형
뉴딜에 각각 1조로 생색

#슈퍼예산이라고? 완만한 확장 예산이
정확한 표현
#학생수 늘어도 줄어도 관계없이 50년 전
법에 따라
내국세 일정 비율 배정하는
교육 재정, 지방정부 재정

#법령따라 재정통합으로 현장의 효율
극대화해야

 

 

<Money Talks, 숫자로만 말하는 예산안>

숫자의 크기 변화로 2022년 예산안의 의미를 파악해보자. 머니 톡스(Money talks)라는 말이 예산안보다 더 잘 어울리는 분야가 있을까? 내년도 예산안의 실체를 보여주는 것은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돈의 증감액, 증감률이다. 그러나 정부의 예산안 보도자료는 몇몇 주요 사업을 나열하는 데 그친다. 주요 사업의 예산 증액만으로는 내년도 예산안의 실체를 알 수 없다. 예산안 설명자료를 볼 때 중요한 것은 폰트 크기가 아니라 숫자의 크기이다.

예산안 분석의 핵심은 총량을 고려한 상대평가다. 한정된 예산 제약하에서 어디에 얼마나 예산을 증감했는지 상대평가를 해야 한다.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몇몇 사업에 예산을 늘렸다고 좋은 예산안은 아니다. 내년도 예산안에는 약 1만개의 사업이 있다. 이 중 많이 증액된 사업 10개를 꼽고 큰 폰트로 강조해서 예산안 설명자료를 만들어 보자. 1만개의 사업 중 선택된 사업이라면, 나쁠 수가 없다. 그래서 예산안 설명자료는 항상 젖과 꿀이 가득하다. 실제로 정부의 예산안 설명자료를 보자. ‘신(新) 양극화 대응 사회안전망 강화’에 83조원을 쓴다. ‘진화하는 뉴딜, 한국판 뉴딜’에 34조원을 쓴다고 한다. ‘탄소중립경제 선도’에 12조원을쓰고, 지역균형 발전에 53조원을 쓴다는데 누가 반대할 수 있을까?

 

정부의 2022 예산안 사업 설명자료. 부분적 예산 사업을 나열하는 것으로는 예산안의 의미를 총체적으로 파악할 수 없다. 더군다나 중복된 집계 방식이다. (자료제공=기재부 홈페이지)

 

그런데 이는 중복 집계된 방식이다. 만약, 지역에 친환경공법으로 복지회관을 건설하면 지역균형발전 1조원, 탄소중립경제 선도에 1조원, 사회안전망 강화 1조원, 한국판 뉴딜 1조원이 각각 집계될 수도 있다. 비슷한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포장만 바꾸면 뉴딜예산도, 탄소중립 예산도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 의미에서 전체 총액 변화를 상대적으로 평가해보자.

 

1. 2022 예산안 총액분석

<알고 보면 별 뜻 없는 표현, 슈퍼예산>

내년도 예산안 총지출액은 604.4조원이다. 올해 본예산 대비 8.3% 증가했다. 무슨 의미일까? 언론은 이를 ‘슈퍼예산’이라고 표현한다. 슈퍼예산의 근거는 내년도 예산 604.4조원이 사상 최대값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매년 예산안 수치는 사상 최대값을 갱신하는 것이 정상이다. GDP도 성장하고 물가도 오르는 정상적 상황에서는 매년 사상 최대를 갱신하는 것이 당연하다. 매년 성장하는 GDP 숫자를 발표하면서 올해는 슈퍼 GDP라고 표현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따라서 예산의 절대 액수를 전년과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증감률을 비교해야 크고 작음을 실감할 수 있다. 내년 증가율 8.3%는 지난 2018년 7.1% 증가 이후 가장 낮은 증감률이다. 최소한 정상(normal) 범위를 벗어난 슈퍼예산은 아니다.

 

 

증감률이 줄어들었으니 긴축일까? 그렇지는 않다. 버는 돈(총수입, 548.8조원) 보다 더 많은 돈을 쓰는(총지출, 604.9조원) 적자예산이다. 확장 예산은 맞다. 다만, 그 확장의 정도는 올해보다는 좀 줄어들었다. 올해 재정수지(총수입과 총지출의 차이) 적자폭은 많이 줄어든다. 올해는 90조원 적자, 내년에는 56조원 적자다.

정리하면 슈퍼예산은 아니나 확장적 예산이기는 하다. 다만, 그 확장 추세는 조금 누그러 들었다. 코로나19 이후 확장적 적자 재정의 출구전략을 모색한다고 해석가능하다.

 

2. 분야별 분석

기재부의 예산안 설명자료에 담긴 비공식적 예산안 분류체계 수치는 검증도, 분석도 불가능하다. 이에 기재부의 예산 설명자료가 아닌 공식 분류체계를 통해 각 분야별 증감 내역을 파악해 보자.

<효율적인 중앙정부 재정 관리 Vs 주먹구구식 기재부 분류 체계>

우리나라 중앙정부 예산, 집행, 결산 모든 재정 수치는 ‘dBrain’이라는 재정관리 솔루션을 통해 관리된다. 대단히 훌륭한 재정 관리 시스템이다. 전국의 모든 공무원이 입력하는 지출 자료는 실시간으로 취합되고 일별로 공개된다. 모든 연구자는 물론 일반 국민도 열린재정(https://www.openfiscaldata.go.kr) 을 통해 재정자료를 엑셀로 내려받고 분석할 수 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의 2022년 예산안 설명자료는 이 ‘dBrain’시스템과 별개의 비공식적 분류 체계를 이용한다. 이는 마치 고속철도 레일을 열심히 깔고 그 레일 위에서 마차를 타고 달리는 것과도 같다.

 

비공식적 분류체계를 통해 2022년 예산안을 설명하는 기재부의 예산안 보도자료. 각 분야의 합계가 604.4조원과 일치하지 않는다. 중복된 분야, 제외된 분야가 있기 때문이다. (사진=연합뉴스)

 

정부 공식 분류 체계(dBrain)로는 우리나라 모든 지출은 16개 분야로 나뉘어 진다. 그런데 기획재정부의 예산안 설명자료에는 12개 분야로만 파악된다. 놀랍게도 12개 분야 금액을 다 더해도 604.4조원이 나오지 않는다. 중복된 분야도 있고 누락된 분야도 있으니 당연하다. 예컨데 기재부 설명에 따르면 마치 604.4조원 중, R&D 지출이 29.8조원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R&D분야란 공식적으론 존재하지 않는다. 복지 분야에 존재하는 R&D지출, 국방 분야에 존재하는 R&D지출 등을 중복해서 모아 놓은 숫자일 뿐이다. 즉, 국방 R&D에 1조원을 지출하면 국방 분야에도 1조원, R&D분야에도 1조원이 중복해서 집계된다. 반면, 통신 분야와 예비비 등은 아예 누락되어 있다.

기재부의 예산안 설명자료가 정부의 공식 예산 분류체계와 달라 생기는 가장 큰 불편함은 잘 정리된 정부의 공식 통계자료를 손에 쥐고도 예산의 검증도, 분석도, 연구도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정부가 잘 작성하고 공개하는 집행, 결산 자료를 통해 기재부 예산안 설명자료를 검증할 방법이 없다. 거의 모든 언론은 정부 보도자료 만을 전한다. 그래서 언론을 통해 정부 예산정보를 얻는 국민은 중복과 누락이 발생하는 비공식적 분야 정보만 접할 수밖에 없다. 정보에 대한 접근성은 뛰어나지만 그 정보를 해독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정부 분류 체계로 본 증가 분야: 보건, 교육, 지방 행정 순>

이에, 정부 공식 분류 체계에 따라 16개 분야를 분석하고 해석해보자. 총지출 증가율이 8.3%니 8.3%보다 더 증가한 분야는 평균보다 더 증가한 분야다.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인 분야는 어디일까? 43.7% 증가한 보건 분야가 증가율 기준으로는 압도적 1위다. 교육 분야(16.8%)와 일반・지방행정 분야 (14.3%)가 그 뒤를 잇는다.

2022년 정부 예산안

 

의미를 파악해보자. 예산 수치가 갑자기 늘거나 줄었다면 왜 늘었을까? 또는 왜 줄었을까? 를 파악해 봐야 한다. 그리고 그 의미를 가장 손쉽게 파악하는 틀을 제안해본다. 첫째, 정책적 목적; 둘째, 경제・사회적 결과; 셋째, 통계 착시.

일단, 가장 많이 증가한 분야인 보건 분야에서 왜 43.7%(6.5조원)나 증가했는지 파악해 보자. 코로나19 예방접종 예산만 3.2조원 증가했다. 전체 보건 분야 증대 금액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는 예방접종 분량을 확보하겠다는 정책적 목적으로 해석가능하다. 건강보험 국가 지원금이 1조원 늘었다.(7.6조원 -> 8.6조원) 이는 건강보험 요율 상승에 따라 자동으로 국가 지원금이 증가된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필요에 의해 증가한 게 아니라 결과적으로 증가되어 버린 교육, 지방 행정 예산>

교육 분야와 일반・지방행정 분야 증가율이 왜 높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정책적 목적이라기보다는 경제・사회적 결과로 해석해야 한다. 내년도 교육 분야와 지방행정에 지출을 늘려야 한다는 의지의 표명이 아니다. 우리나라 지방교육청 지원액과 지방정부 지원액은 내국세 규모에 연동되어 저절로 정해진다. 내국세의 20.8%는 교육청에 자동으로 교부되고 내국세의 19.2%는 지방정부에 자동으로 교부된다. 내국세가 늘면 교육 분야 예산과 지방행정 분야 예산도 자동으로 늘게 된다. 내년 내국세 수입은 21.4%(242.8조원 -> 294.7조원) 증가한다. 내국세 수입이 큰 폭으로 증가하니 지방교육청 교부금과 지방정부 교부세도 자동으로 증가한다. 증가액 기준으로는 각 12조원씩 24조원이 증가한다. 두 개 분야 증가액만 내년 총지출 증가액(46.4조원)의 절반이 넘는다.

올해 본예산 내국세 수입은 작년보다 감소하였다. 자동으로 교육청 예산이 줄었다. 지방정부만 해도 중앙정부가 주는 교부세 외에도 지방세 같은 자체 수입이나 각종 보조금 수입이 더 중요하다. 그러나 지방 교육청은 중앙정부 교육교부금이 절대적이다. 생각해보자. 교육교부금이 내국세 수입에 연동되어 자동으로 정해지는 것이 합당할까? 전 국민 아무도 교육교부금 감소를 바라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올해는 내국세가 줄었다는 이유만으로 올해 본예산 교육재정교부금은 감소하였다. 법이 그러니까 어쩔 수 없다. 내년도는 교육 분야 증가분만 12조원이다. 만약 전국민이 12조원 증대는 지나치게 많다고 생각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 행정적 필요는 물론 정치적 결단이나 국민적 바람에 따라 지출 규모가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그냥 과거에 정해놓은 법대로 내국세에 연동된 돈이 지급된다. 법에 연동된 금액이 최적 효율을 달성할 수 있는 금액일까? 만약 최적 효율을 달성하지 못한다면 누가 그 책임을 질까? 책임질 사람조차 없다. 법대로 지출했다는데 누가 책임을 질 수 있을까?

 

우리나라 내국세의 20.8%는 교육청에 자동으로 교부되게 되어 있어, 세수가 줄어든 해에는 아무리 절실하더라도 교육 예산이 줄어든다. 필자는 교육 재정과 지방 재정을 통합하는 방법을 해결책으로 제시한다. (사진=셔터스톡)

 

<교육 예산을 현실화하려면 교육 재정과 지방 재정을 통합해야>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근본적으로는 교육재정과 지방재정 통합이 답이다. 우리나라는 중앙정부 재정, 지방정부 재정, 교육청 재정을 분리해서 운영한다. 전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지방정부가 지방 교육을 담당한다. 등록금 수입 등 자체 수입이 사실상 거의 없는 교육청은 교육재정교부금 수입이 절대적이다. 그런데 지출액은 비교적 일정하나 세수입은 널을 뛴다. 이를 방지하자고 구태여 교육재정안정화기금을 만들어서 여윳돈을 저축하는데 이것도 비효율을 양산한다. 중앙정부는 빚을 지면서도 교육청에 돈을 주는데 교육청은 빚내서 받은 돈을 이자도 거의 없는 교육재정안정화기금에 쌓아놓고 있다. 재정의 칸막이가 가진 비효율이다.

교육자치와 지방정부 통합이 가능할까? 지방분권 특별법 제 12조에 ‘국가는 교육자치와 지방자치 통합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이미 명시되어 있다. 거칠게 말하면 교육자치와 지방정부 통합에 노력하지 않으면 ‘불법’이다. 교육자치와 지방자치 통합은 선택이 아니라 당연한 과제라 해야겠다.

 

<보건 분야 코로나 예산 증가는 유의미한 특징>

정리해보자. 첫째, 내년도 예산안 규모는 슈퍼예산인가? 다소 확장적 성격을 띠고는 있으나 정상(normal) 범위를 벗어나는 슈퍼예산은 아니다. 오히려 확장적 정도가 작년이나 재작년보다 조금 누그러졌다.

둘째, 기재부의 내년도 예산안 설명자료로는 내년도 예산안의 의미를 분석할 수 없다. 비싼 돈 주고 마련된 정부의 공식 재정 시스템(dBrain)과 다른 자의적 예산 분류체계를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공식 예산 분류체계를 통해 검증도, 분석도 불가능하다. 무엇보다 중복과 누락이 발생하는 자의적 예산분류 체계로는 정확한 상대적 비중을 파악할 수 없다.

셋째, 공식적 분류체계를 통해 내년도 예산안을 파악한 결과 내년 예산안에서 증가율이 가장 높은 분야는 증감률 기준 보건 분야, 교육 분야, 일반・지방행정 분야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보건 분야 예산이 43.7%나 증가한 이유는 코로나19 백신 금액 증가가 결정적이다. 교육 분야와 일반・지방행정 분야 두 개 분야 예산 증가액(24조원)이 내년 예산 증가액(46조원)의 절반이 넘는다. 그런데 교육 분야와 일반・지방행정 분야 예산 급증은 정치적 결단도, 국민적 바램도 아니다. 그냥 내국세에 자동으로 연동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현행 지방분권 특별법에 따라 교육재정과 지방정부 재정 통합을 제안한다.

 


글쓴이 이상민은

분석하는 게 일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예산서, 결산서, 집행내역을 매일 업데이트하고 분석한다. 참여연대 간사, 국회의원 보좌관을 거쳐 현재는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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