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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국 의원 인터뷰] 코로나19 위기, 과감한 재정 투입으로 ‘구조형 불황’을 막아야

By | 2021년 2월 8일 | 정책, 정치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의원. (사진=김용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재정 투입에 미적대다가 사회가 재기불능상태가 되면 5~10년 후에 성장 동력이 사라질 수 있다. 후손들에게 ‘구조적 불황’을 유산으로 남겨선 안 된다.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금리가 낮은 지금이 적절한 타이밍이다.”
‘증권계의 미래학자’로 꼽혔던 홍성국 의원(58세, 세종시갑)이 홍남기 부총리와 기재부를 겨냥해 직격탄을 날렸다. 제4차 재난지원금을 놓고 당정 간에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현실을 실감케 했다.
홍 의원은 주식·부동산 시장의 거품 논쟁에 대해서도 진솔하게 의견을 밝혔다. <피렌체의 식탁> 독자들을 위해 향후 시나리오를 나름의 시각으로 짚어줬다.
첫째는 시장금리가 올라가면 실물경제나 자산시장의 격변이 시작된다. 그 시기는 여름이 지날 무렵이다. 둘째 코로나19 이후에도 1등 기업으로의 쏠림현상이 계속된다.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컸던 관광, 운송, 레저, 외식 같은 업종들은 일시적으로 강력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다.
셋째는 ‘뉴딜 펀드’가 3월 말~4월 초, 20조 규모로 판매될 예정인데 연 3% 안팎의 수익률을 기대할 만하다. 10년 이상 만기에 분리형 과세라서 인기 있는 장기금융상품이 될 것이다.
홍 의원과의 인터뷰는 지난 3일 오후 두 시간 동안 <메디치미디어> 회의실에서 진행됐다. 다음은 인터뷰 요지.

◇포스트 코로나 경기 국면

-3분기 이후 경제 정상화 가능성
 금리 오르며 구조적 위기 닥칠 수도
-1등 독점 시대, 구조조정은 이미 시작
 선택과 집중으로 산업 경쟁력 키워야

▲코로나19 위기 이후 세계 각국의 경제 성적표가 나오고 있다. 한국은 비교적 선방한 편이다. 지난해 연간 성장률은 –1%이지만 OECD 37개 회원국 중 그나마 가장 나은 편이다. 올해의 경우 IMF는 3.1%로 예상했는데 국내 경제가 어떻게 돌아갈 것으로 전망하나?

-지난해 4분기부터 우리 경제가 회복되는 추세인데 새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집단면역의 가능성이 보이는 3분기 무렵에는 예상외로 큰 폭의 경기반등이 전 세계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전반적인 경기 흐름에 비추어볼 때 3%는 괜찮은 수치다. 지난해 다른 나라들은 –10%에서 -6%까지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우리나라 수출은 요즘 기대 이상으로 좋다. IT, 바이오와 같은 신산업은 물론 구(舊)산업인 자동차, 조선 등도 여전히 경쟁력을 갖고 있다. 지난해 10~11월까지는 IT만 좋았는데 지금은 다른 산업들도 좋다. 다만 중요하게 봐야할 것은 3분기에 집단면역이 어느 정도 이뤄져 경제가 정상화될 경우 정부의 재정정책과 통화정책도 정상화될 거라는 점이다. 그때 금리가 올라가면 다시 한 번 구조적 위기가 올 수 있다. 코로나19 이전의 상황, 우리가 잠시 잊고 있던 문제들이 3~4분기부터 내년 상반기 사이에 터질 수 있다.

▲그런 가운데 미중 사이에 경제 성장률 격차가 벌어졌다. 지난해의 경우 미국의 성장률은 –3.7%였던 반면 중국은 2.3%를 기록했다. 향후 미중 경제전쟁은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보나?

-기본적으로 경제 전쟁이 아니라 패권 전쟁이다. 앞으로는 무역·경제 분야보다 과학기술 전쟁이 중요해질 것이다. 금융전쟁으로 인해 환율, 금리 문제가 나타날 수도 있다. 바이든 정부는 일정한 시간이 흐를 때까지 내치에 집중할 것이다. 이후 더 정교한 패권 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 중국은 부동산, 주식 같은 자산시장의 버블을 우려하며 선제적 조치에 힘쓰고 있다. 부실기업 퇴출과 함께 경제 체질을 강화하려 한다.

▲한국의 적절한 대응 양상은 무엇일까?

-누가 됐든 정확한 해답을 내놓기는 어렵다.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주장이 많은데 그렇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리지 않을까 싶다. 모든 나라가 안미경중(安美經中)을 하기 쉽지 않다. 한국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가 선택을 강요당하고 있다. 예컨대 호주는 점차 미국 쪽으로 경도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본질적으로 한국 경제가 산업경쟁력을 키우고 부강해지는 것밖엔 달리 대안이 없다. 중국은 원유 수입액보다 반도체 수입액이 더 많다. 반도체의 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미중 패권전쟁에서 견디려면 우리 기업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세간에선 코로나19 이후 경기회복을 주도할 업종과 분야를 꼽으면서 반도체, 자율주행차, ICT, 신재생에너지, 친환경 산업 등을 거론한다. 중장기적으로 산업구조는 어떻게 달라질까?

-2~3분기에 경기가 좋아진다면 코로나19 때문에 가장 큰 피해를 입었던 쪽이 훨씬 큰 폭으로 좋아질 것이다. 바로 관광, 운송, 레저, 외식 산업이다. 지난 1년간 우리가 제일 돈을 적게 썼던 분야다. 문제는 과연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것이냐다. 내가 ‘포스트 코로나19’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온 이유다.
코로나19로 인해 미래형 산업으로의 구조 전환 속도가 훨씬 더 빨라졌다. 앞으로 1등 기업이 모든 것을 가져가는 독점적 형태가 더 많이 발생할 것이다. 위기 앞에서 2등, 3등은 경쟁력이 훨씬 더 뒤쳐진다. 예를 들어 우리가 ‘섬유산업은 끝났다’고 이야기하지만 섬유산업의 1등 기업은 여전히 돈을 어마어마하게 번다. 힘든 건 나머지 기업들이다. 이를 ‘슈퍼스타 경제학’이라고 부른다. 1등이 모든 것을 다 가져가는 형태가 글로벌 차원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국내 1등이라고 결코 안심할 수 없다. 국내의 1등, 2등 기업이 해외에서도 1등, 2등이 되고, 그런 기업들이 많아져야 한국 산업의 경쟁력이 탄탄해질 것이다.

▲LG전자가 최근 휴대폰 사업을 접을까 말까 고민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접는 게 맞다고 본다. LG가 잘하는 게 가전, 자동차 전장부품인데, 잘하는 걸 집중해도 성공하기 어려운 시대다. 파이가 안 커지는 시장이라면 더 그렇다. 내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몫을 빼앗아야 하는 ‘제로섬 사회’다. 어느 사업 분야에서 경쟁력이 없어 6등, 7등에 그치며 적자를 내고 있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어떻게 판단해야 하겠나.

▲코로나19 위기가 일단락되면 정부 차원에서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시작해야 한다고 보나?

-민간 차원에서 이미 시작되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자발적으로 하지 않았나. 1998년 IMF 때는 구조조정이 정부 차원에서 이뤄졌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민간이 자체적으로 할 것이라 본다. LG가 스마트폰 사업을 접는 걸 과거 같은 방식으로 이해하면 안 된다. 어느 기업이든 이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정부가 구조조정에 개입하면 안 되는 게 원칙이나 국가기간산업에 한해서는 어쩔 수 없이 나서야 한다. 수익성은 없지만 꼭 필요한 산업이 있어서다. 예를 들어 코로나19 시대엔 방역마스크를 만드는 게 기간산업이나 마찬가지다. 항공사 합병은 기간산업 차원으로 봐야 하지만, LG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한국판 뉴딜’을 서둘러야 할 이유

-뉴딜펀드 연 3% 수익률 목표로 추진
 정부·기업·국민 연합해 超격차 이뤄야
-재정 우려? 가만히 손 놓고 있자는 말
 구조형 불황, 유산으로 물려주면 안돼

▲2021년을 관통할 경제 분야의 트렌드를 몇 가지로 꼽아본다면? 홍 의원님은 그동안 <세계가 일본된다>, <수축사회> 등을 통해 여러 가지 트렌드를 예측한 바 있다.

-코로나19가 던져준 메시지는 ‘미래’다. 우리 앞에 지금까지 상상하지 못했던 속도로 미래가 달려왔다. 온라인 상거래를 예로 들어보자. 2019년까진 소매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연간 1~2%포인트씩 완만하게 높아졌다. 그러다 온라인 판매 비중이 2019년 말 21.4%에서 지난해 11월 29.2%로 높아졌다. 한 해 동안 5~6년치 변화가 한꺼번에 일어난 것이다. 그렇기에 선제적 전환이 중요하다. 세상은 늘 변화한다는 것을 깨닫고 선제적으로 과감하게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눈 깜짝할 사이에 낙오될 수 있다.

▲‘한국판 뉴딜’을 위한 막대한 재정의 투입 효과는 어떻게 나타날까?

-한국판 뉴딜을 하는 이유는 초(超)격차 때문이다. 새로운 기술이나 대전환이 일어났을 때 초기 국면에 과감히 투자하지 않으면 다른 나라와 격차가 크게 벌어질 수 있다. 초기에 인프라 투자를 해야 하는데 정부 재정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힘든 분들을 먼저 지원해야 할 단계다. 미래사회로의 전환이 시작됐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는데, 그것을 선도할 사람과 자금이 없는 거다. 그래서 정부 예산과 금융기관 자금, 국민들의 자산, 이렇게 3자 연합으로 미래에 대비하자는 거다.
‘포스트 코로나’란 곧 한국판 뉴딜이다. K-뉴딜을 하지 않으면 미래엔 더 어려워질 것이다. K-뉴딜 때문에 재정이 더 나빠진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K-뉴딜은 일종의 투자다. 올해와 내년에는 주가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걸로 본다. 상장기업들의 약진으로 올해 법인세는 전년 대비 15조~16조원이 더 걷힐 전망이다. 증권거래세도 훨씬 더 늘어날 것이다.
중고교 다닐 때 상업시간에 ‘레버리지 효과’를 배웠다. 일정부분 부채를 늘려서 투자하면 이익 규모가 커진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자기 돈으로만 경영하던 회사들을 생각해보면 쉽게 답이 나온다. 옛날에 개성상인 계열들이 갖고 있던 보수적 기업들이 많았는데 무차입 경영으로 이름을 떨쳤고 상당수가 20~30대 기업 순위에 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른 기업들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뒤떨어졌다.
K-뉴딜은 국민에게 돈을 빌려 미래에 투자해야 할 일에 앞당겨 미리 쓴다는 개념이다. 예산 범위에서만 하는 다른 나라보다 더 빠르게 하다 보니 그 자체로 격차가 생긴다. 그렇게 발생한 수익은 민간 기업으로 흘러가지 않겠는가. K-뉴딜이 재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주장은 결국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말과 같다. 허리띠만 졸라매고 가만히 있으라는 꼴이다. 결과적으로 후손들에게 ‘구조적 불황’을 유산으로 남기는 거다.
지금도 우리는 코로나19 때문에 생사기로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돈을 얼마나 쓸 것인지를 놓고 싸우고 있다. 영국의 경우 지난해 GDP 대비 재정지출은 16%나 된다. 미국, 일본, 이탈리아 모두 10% 이상 썼다. 반면 우리는 고작 4.2% 썼다. 상당히 적은 편이다. 우리나라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50%도 안 되는데 이런 논쟁을 하고 있는 게 해외에서 볼 땐 어이없을 수 있다.

▲한국판 뉴딜과 관련해 홍 의원님은 ‘뉴딜펀드’ 지원단장을 맡고 있다. 뉴딜펀드는 민간 자금을 투자받아 BBIG(배터리, 바이오, IT, 게임) 지원에 투입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선 어떤 혜택을 기대할 수 있나.

-한마디로 디지털·그린 분야에 대한 투자다. 3월 말에서 4월 초, 20조 규모로 실시될 예정이다. 뉴딜에도 여러 사업이 있다. ‘정책형’이라 이름붙인 이유는 우리나라가 IT와 그린 분야에서 좋은 나라가 되기 위해 필요한 정책을 실시한다는 의미에서다. 정책형은 금융기관과 정부 돈을 합쳐서 기업 및 인프라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국민참여형 뉴딜 인프라 펀드’는 개인 누구든 참여할 수 있게끔 만든 펀드다. 그리고 ‘민간형’엔 정부 돈을 넣지 않는다.
투자자 입장에서의 혜택은 수익률이 은행 정기예금이나 국고채 금리보다 높다는 점이다. 아직 금리를 정확히 말할 순 없다. 국고채 금리보다 더 높되, 연 3% 위아래로 하려고 노력 중이다. 물론 ‘보장’은 아니다. 대신 기간은 10년 이상으로 하게 될 거다. 10년짜리를 연 3%로 정하면 낮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은행에 가면 2%도 안 된다. 거기에 이자소득에 대해선 2억원까지 분리과세를 해준다.

▲지금 같은 자산시장 활황기에 연 3% 수익률로 시중부동자금을 유인할 수 있을까?

-요즘 부동자금 규모가 대략 1500조 정도로 알고 있다. 그 돈 일부만 와도 된다. 투자자들은 보통 투자금과 목돈을 따로 굴린다. 채권형이나 정기예금을 선호하는 자금도 있는데 쉽게 말해 정기예금에 놔둘 것을 3%짜리에 옮겨놓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뉴딜펀드’ 전체 예산을 20조로 계획했는데, 조금 더 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
지금까지 중요한 국책사업에 국민들의 자금을 쓰지 않았다. 그래서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익금을 독차지했다. 대표적으로 인천공항고속도로가 그랬다. 이건 단순한 일회성 펀드라기보다 대중자본주의의 새로운 형태이자 자본주의의 진화라는 측면으로 설명할 수 있다. 자본주의가 돈 많은 사람 중심으로 작동되었다면 이제는 전 국민이 나눠서 이익을 공유하는 새로운 모델이 등장한 것이다. 사회적 양극화를 해소하고 사회적 자본까지 확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학교 시설을 고쳐야 하는데 정부 예산으로만 하면 10년이 걸린다. 만약 뉴딜펀드를 잘 활용한다면, 정부 입장에서는 금리를 부담하게 되지만 교육 환경·복지를 단기간에 높일 수 있다.

◇자산 거품과 ‘상생 3법’

-주 요인은 글로벌 저금리와 유동성
 물가 많이 오르면 자산 운용 줄여야
-외부 변수로 인한 이익, 나눠야 산다
 정부, 처방 필요할 땐 과감히 나서길

▲1999년 현대증권이 바이코리아 펀드를 팔면서 ‘코스피 3000’ 시대를 예언했었다. 코스피 3000은 그로부터 22년이 흐른 뒤인 최근에야 도달했다. 그동안 주식시장이 기업 내재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인가, 아니면 코로나19 이후 유동성 장세 때문인가?

-상승 요인은 굉장히 많다. 특히 금리가 낮아지며 돈이 많이 풀린 게 영향을 미쳤다. 한국뿐만 아니라 모든 나라의 주가지수가 다 올랐다. 첫째는 코로나19 영향이 제일 크다. 둘째는 전 세계적인 자산 붐이 왔다는 것이다. 부동산도 5년 기준으로 보면 한국은 조금 오른 편이다. 작년에 많이 올랐지만 길게 보면 그렇지 않다. 셋째는 한국의 IT기업들이 세계적 수준으로 올라섰고 시장에서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IT분야는 가전, 메모리 반도체에서 출발하여 미래 모빌리티와 바이오까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바이오·제약 업체에서 과거에 꿈꿀 수 없었던 수치들이 나오고 있다. K-방역 진단 분야에서 강하다는 것을 어필하며 한국 기업들의 브랜드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유입되는 건 수축사회와 양극화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신분상승을 위해선 투자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부동산은 이미 한 타임 지나갔다. 그래서 여윳돈이 주식시장으로 쏠리고 있는데 이것은 세계적 현상이다. 정부에서도 주주중시경영을 강조한다. 국회에서 통과된 ‘공정경제 3법’이 기업을 옥죈다는 반대 의견이 있지만 개인투자자에겐 좋은 효과를 낼 것이다. 대기업 오너가 회사 돈을 맘대로 빼내지 못하는 장치를 해놓았기 때문이다. 다만 단기-직접 투자가 압도적으로 많아지고 장기 투자가 실종되고 있는 건 개인적으로 안타깝다.

▲자산시장 거품은 앞으로 어떻게 조정될 것 같은가? 향후 주식·부동산 투자자들이 명심해야 할 지점이 있다면?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라는 말이 있었지만, 앞으로 남북 대치나 북핵 문제 등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 주가지수가 더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자산 가격이 올라가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저금리와 유동성이다. 금리가 올라가기 시작하면 주식이건 부동산이건 조정이 불가피하다. 빚을 내서 투자하던 사람들은 자산 가격이 떨어지고 이자가 올라가기 시작하면 자산을 팔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결국 미국 금융시장의 동향이 중요한데 2023년부터 금리를 조정하겠다고 하지만 금리는 조금씩 이미 움직이고 있다. 최근 코스피 지수가 100p가량 떨어진 것도 그런 배경으로 해석해야 한다. 중국의 시보금리(SIBOR, 은행 간 급할 때 빌려주는 초단기 금리)가 쭉 올랐다. 그걸 보고 ‘드디어 올 게 왔구나’ 하며 매도를 했던 사람이 많았다. 그만큼 금리 변동에 시장이 취약하다. 금리는 물가와의 함수이기도 하다. 물가가 많이 올라가면 모든 자산 운용을 줄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시보금리는 Singapore Inter-Bank Offered Rate의 약자.

▲미국 금융당국이 리플레이션, 적정수준의 물가 상승을 유도하고 있다는데.

-요즘 기대 인플레가 2%인데, 금융시장이 이미 거기에 맞춰서 가고 있다. 자산 운용을 하는 입장에선 썩 좋은 현상은 아니다. 올해 1~2분기까지는 자산 가격이 떨어져도 조금 있다 회복되겠지만 여름이 지나고 나서부터는 조심해야 한다고 본다.

▲이낙연 대표가 국회 연설(2월 2일)에서 영업제한 손실보상제, 협력이익공유제, 사회연대기금의 ‘상생 3법’을 제안했다. 이것들을 어떻게 추진하겠다는 건지 궁금하다.

-일단 관련 법률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 민주당 의원들이 법안을 발의해 늦어도 3월 국회 중 처리하려고 한다. 사회연대기금 법안은 이미 공동발의 단계다. 협력이익공유제는 더 정교하게 다듬어야 할 필요가 있다. 온라인 상거래가 전체 소매매출에서 지난 몇 년간 14%, 16%, 18%의 점유율 추이를 보이다가 지난해 28%까지 뜀박질했다. 이게 전적으로 그 기업들의 실력 때문에 그런 건 아니다. 원래는 22%, 23% 정도가 맞는 거다. 결국 어딘가에서 딴 사람의 이익을 가져오지 않았는지 해당 업체들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외부 요소로 인해 돈을 많이 벌었다면 나눌 필요가 있다. 그것이 상생의 정신이다.

▲취지는 좋지만 법치주의 국가에서 기업들의 선의에 기대어 기금을 모으고 이익을 공유하는 건 지속가능하지 않은 것 같다. 차라리 세제를 개편하는 게 법치주의에 맞지 않나.

-코로나19로 너무 큰 내상을 입은 상황에서 한번 시도해 보자는 것이다. 세제 개편은 한국 자본주의의 근본적인 문제라서 지금 한꺼번에 다루기는 힘들다. 차기 정부로 미뤄야 하지 않을까 싶다.

▲4차 재난지원금과 관련해 보편 지급, 선별 지급을 동시에 하자는 이야기가 나온다.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홍남기 부총리와 기재부 쪽에서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예민한 부분이다. 당연히 우리나라 재정 상황에 대해 토론을 할 필요는 있다. 곳간지기가 곳간을 잘 지키겠다면 지지해줘야 한다. 내가 <세계가 일본된다>를 쓰면서 느낀 건 위기가 왔을 때 초기에 집중적으로 치료하고, 예측 가능한 사회를 만들어주면 소비도 투자도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초기에 뜨뜻미지근하게 처방을 잘못하면 위기 상황이 길어진다.
일본이 1990년대 초기에 10년간 재정을 조금씩 투입했다. 그래서 잃어버린 10년, 20년, 마침내 31년이 되어버렸다. 초기 대응을 잘했다면 전혀 다른 나라가 됐을 것이다. 2012년 남유럽 재정위기 당시 이탈리아, 그리스가 우리와 똑같은 논쟁을 했다. 이탈리아는 경기부양책을 놓고 다투다가 때를 놓쳤다. 한국의 1인당 GDP가 지난해 이탈리아를 추월했다. 영국과 프랑스와의 차이도 5000달러밖에 남지 않았다.
우리가 이만큼 저력이 있는데, 재정 투입에 미적대다가 사회가 재기불능상태에 빠지면 5~10년 후에 성장 동력이 사라질 수 있다. 후손들에게 ‘구조적 불황’을 유산으로 남겨선 안 된다.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금리가 낮은 지금이 적절한 타이밍이다.
미국과 일본이 재정 지출을 어마어마하게 늘렸다. 하지만 금리가 워낙 낮아서 이자비용은 줄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 법인세가 예상보다 더 많이 들어올 거다. 부동산 관련 세법이 올해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세원 확보도 가능하다. 조금만 아껴 쓴다면 보편지급, 선별지급 두 개를 충분히 할 수 있다. 구체적인 액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서로 밀고 당기는 과정에서 정책이 더 정교해질 거라 본다. 홍 부총리도 처방이 필요할 땐 과감하게 처방해야 한다는 걸 알아야 한다.

▲증권사 대표를 거친 경제 전문가로서 30년 넘게 일했지만 국회의원 경력은 1년밖에 안 됐다. 의정활동을 해본 소감과 향후 다짐을 말해 달라.

-국회의원이 되고 보니 상당히 쉽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스페셜 영역과 제너럴한 관점이 동시에 필요한 직업이다. 현미경, 망원경이 다 있어야 한다. 그런데 어떤 분은 현미경만, 어떤 분은 망원경만 들고 있는 경우가 많다. 국민들이 국회의원 욕을 많이 한다. 편드는 건 아니지만 국회의원들이 재선에 대한 부담만 없으면 일을 훨씬 잘할 것 같다. 다음에 또 붙어야 하다는 생각 때문에 상식 밖의 일을 할 때가 있다. 국회 내부의 조직 마인드도 돌아봐야 한다. 민간 출신들이 정치에서 거의 성공을 못한다. 민간 기업은 수직 계열화로 탑다운 방식이다. 국회는 이와 달리 수평적 조직으로 각기 다른 일을 한다. 아무래도 조직 마인드 측면에서 적응하기가 힘든 측면이 있다. 국회에서 먼 미래를 내다볼 수 있으려면 리더 계층의 조직화도 필요할 것 같다.

대담=이양수 편집인
정리=한은지 기자


홍성국 의원

제21대 국회의원. 대우증권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공채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CEO가 됐다. ‘증권계의 미래학자’, ‘현장형 미래 전문가’로 불렸다. 2016년 말에 제2의 인생을 위해 퇴사한 뒤 강연, 저술에 몰두하다 지난해 4월 총선 당시 세종시에서 출마했다. 그동안 “성장 신화를 버려야 미래가 보인다”고 주장해왔다. 저서로는 <인재 vs 인재>, <세계가 일본된다>, <글로벌 위기 이후>, <세계경제의 그림자 미국>, <수축사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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