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와 사람을 읽습니다
“경찰국 신설에 반대했을 뿐인데, 눈떠보니 정치인이 돼 있습디다. 35년간 경찰이었는데, 지금은 시민이 됐고요. 경찰이기 때문에 눈치 보며 산 것도 맞는데, 지금은 완전 자유인이 됐어요. 시민처럼 표현할 수 있어 너무 좋아요.”지난 1월,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 지하 2층에서 열린 《나는 대한민국 경찰입니다》 류삼영 작가(전 총경)의 북 콘서트. 130석 규모의 이벤트홀이 꽉 찼다. 부산을 시작으로 광주, 전주를 지나 서울에서 열린 마지막 북 콘서트다. 14만여 명의 전국 경찰 숫자를 생각하면 너무 소박한 공간이다. 공간을 욕심
전현희 국민권익위원회 전 위원장이 차기 총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지역은 ‘정치 1번지’ 종로다. 먼저 당내 경선을 통과해야 하고, 선거 결과도 알 수 없지만 그는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이다. 왜 종로일까. 소소한 이유야 여럿 있지만, 무엇보다 ‘감사원’이 있어서란다.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자신과 조직을 괴롭힌 감사원이 있는 곳. “국민의 감사원으로 돌려놓고, 위상을 재정립하는 일, 윤석열 정부에 대한 정치적 심판을 이루는 일이 이번 총선 출마의 이유인만큼 종로가 답”이라고 설명한다.법으로 보장한 임기를 다해 성실하게 일하겠다는데, 국
2023년이 한 달을 남겨두고 있다. 12월 1일, 국회의 시계는 ‘탄핵(소추안)’이 재깍거리며 시작했다. 이날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여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야당 의원들은 손준성, 이정섭 두 검사에 대한 탄핵을 가결했다.윤석열 정부 들어 국회가 탄핵을 가결한 공무원은 무려 다섯 명이다. 이 중 한 명은 헌법재판소의 기각으로 상황종료, 또 한 명은 국회 본회의 처리 전 사표와 대통령 수리로 이 역시 상황종료다. 전자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후자는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 전 위원장이다.남은 탄핵 3건의 대상자는 공교롭게도 모두
수많은 일들에서 '국가란 무엇인지' '국가란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인지' 묻게 되는 시대다. 2023년 11월 17일부터 19일까지(특정 기관에 따라서는 22일까지) 대한민국 행정부가 운영하는 전산망에 장애가 발생했다. 수많은 민원처리 업무들과 공적 처리가 필요한 일들이 며칠 동안 마비되는, 나름대로 총체적 난국이었는데, 왜 그런 것인지, 재발 방지를 위한 대안은 무엇인지 여전히 명확한 답이 없다(답이 없다기보다 답을 내놓으려는 의지 자체가 보이지 않는다). 문제는 단지 전산망 마비가 아니라 더 많은 일상의 마비, 일상의 위기로 이어
대한민국 현대 정치사의 ‘비극’의 정점은 늘 전직 대통령이었다. 새로 권력을 쥔 대통령은 ‘적폐청산’의 명분과 지지율의 ‘유혹’ 속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의 칼을 휘둘렀다. 그 결과로 국민이 목도한 것은 21세기 들어서만 한 대통령의 서거와 두 대통령의 구속이었다. 그리고 지금 윤석열 정부도 전임 문재인 정권에 대한 수사를 강도 높게 벌이고 있다.은 이런 ‘정치보복’이 왜 끊임없이 되풀이되고 있는지, 이 악순환의 고리를 어떻게 끊어야 하는지, 윤석열 대통령이 화합과 통합의 길로 가기 위해 대승적으로 해야 할 일은
지난해 한국 정치는 어떠했나? 올해 대통령과 여야 정당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나? 새해 벽두, 이 '정국방담' 전문가들에게 던진 질문이다.그 결과, 지난해의 정치에 대한 평가는 혹독했다. 그 책임이 어디에 있든, 정치는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잃었다고 한목소리로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선 '실패'와 '낯섦'이라는 시각 차이가 있었다. 대통령의 정치가 근본적으로 변화를 맞을지에 대해서도 이견이 존재했다. 반면에 여당과 야당의 무기력함을 놓고는 평가와 진단, 전망이 비슷했다. 대통령이 제기한 정치 개혁의 향방과 관련해선
첫 방송에서는 MBC 기자의 전용기 탑승 배제 사건을 배경으로 '대통령의 자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데 이번 주에 대통령 도어스테핑 와중에 추가 사건이 벌어졌다. 대통령실 홍보비서관과 MBC 출입기자 간에 설전이 벌어진 것. 이에 대통령실에서는 아예 가벽을 설치하겠다면서 망치질을 하고, 도어스테핑도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두번째 시간에는 '대통령과 출입기자'를 주제로 한층 깊은 이야기를 나눈다. 과거 청와대 출입기자를 지내고 인수위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취재했던 프레시안 곽재훈 기자가 게스트로
‘정국방담’을 시작한 이래로 이렇게 치열하게 의견이 맞부딪친 적은 처음인 것 같다. 방담 참여자들은 정치지향에서 차이가 있지만, 그래도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대안의 방향에 대해서는 그동안 의견의 일치를 본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는 아니었다. 바로 이런 상황이 현재의 한국 정치, 그리고 ‘이태원 참사’의 원인과 후속 대응에 대한 정치권과 우리 국민들의 인식차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처럼 보인다.참사의 원인을 놓고는 윤석열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이냐, 아니면 오래된 시스템의 문제냐로 의견이 갈렸다. 향후 정국에서는 갈등이 증폭될 것이라는 의
여의도 바깥에서 민주당 얘기를 듣는 이관후 수석 칼럼니스트의 인터뷰입니다. 임미애 경북도당 위원장을 만났습니다. 임 위원장은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경북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누구나 예상한대로 패배했습니다. 그런데도 ‘전국적인’ 유명세를 얻었습니다. 서울 출신의 ‘586’ 세대인 그는 서울과 담을 쌓고 경북 의성에서 농사꾼으로 살아가다 군의원, 도의원을 거쳐 도지사 후보로까지 ‘성장’했습니다. 보수 성향이 강한 경북지역에서 민주당 정치를 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그가 바라보는 민주당은 지금 어떤 모습일까요? 인터뷰 내내 임 위원
봄에 취임한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여름이 되자마자 30%대로 떨어졌다. 부정평가는 긍정평가의 두 배 가까이 된다. 역대 대통령을 통틀어 가장 빠르고 가파른 지지율 하락이다. 대통령이 싫다는 이유도 다양하다. ‘퍼펙트 스톰’이라는 진단과 함께 ‘탄핵’이라는 단어마저 거론되는 상황이다. 이 정도면 ‘반윤 심리’가 형성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더 큰 문제는 대통령에 대한 여론의 짜증과 답답함이 쉬 가시기는커녕 5년 내내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다. 윤 대통령의 성적표가 ‘예고된 참사’의 측면이 큰 탓이다. 참석자들은 임기 초반 대통
이번 방담에서는 지방선거 결과의 특징 3가지, 대선 연장전까지 끝난 마당에 따져보는 윤석열 정부의 SWOT 분석. 강점, 약점, 기회, 위협요인을 따져보았다. 점차 선명해지는 윤석열 대통령의 캐릭터와 국정 운영 스타일, 이 정부에서 주목해야 할 여야 인사들. 이런 주제로 정국방담을 나누었다. 참석자들은 대체로 정계개편의 가능성을 작게 보면서도 새 대통령이 새 인재들을 내후년 총선에 많이 내세울 것으로 바라봤다. 정계개편도 따로 다루었다. 양이 넘쳐 1부와 2부로 나눠 게재한다. [편집자 주]✔ 점점 드러나는 윤대통령의 국정 운영 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요즘 여러모로 ‘뉴스 메이커’로 떠올랐다. 시작은 재산세 일부 환급이었다.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값을 잡기 위해 세금을 올린데 반발해 지난 9월 서초구 차원에서 재산세를 총 40억 원가량 경감해 주겠다고 발표했다. 그때부터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또한 현직 구청장으로는 이례적으로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유력한 후보로 거론돼 또 한 번 주목을 받고 있다. 조 구청장은 그동안 여권의 차기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청년기본소득에 대해 정면으로 비판해왔다. 조 구청장은 2018년 지방선거 때 서울 25개
4.15 총선 이후 넉 달도 안돼 판이 흔들리고 있다. 부동산정책 실패와 잇따른 악재로 정부여당의 지지율이 추락하고 급기야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지지율이 엇비슷해졌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6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35.6%, 통합당 34.8%였다.차기 주자 선호도 선두를 줄곧 달려왔던 이낙연 대세론에도 금이 갔다. 역시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지난 7월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19.6%)가 이낙연 의원(25.6%)을 6%포인트 차이로 추격했다. 정가의 시선이 눈앞의 당권 레이스를 떠나 이낙연-이
4.15 총선은 한국 정치지형에 대형 쓰나미에 맞먹는 충격을 던졌다. 진보진영의 압승 이면엔 보수의 궤멸이라는 키워드가 숨어있다. 그러나 정치세계에선 영원한 승자도, 영원한 패자도 없다. 보수는 과연 회생할 수 있을까. 보수는 2020년 차기 대선 주자로 과연 누구를 호명(calling)할 것인가. 은 보수진영의 새로운 이데올로그로 부상한 장경상 박사(국가경영연구원 사무국장)의 글을 싣는다. 장 박사는 지난달 21일 미래통합당 당선인 워크숍에서 주제발표를 했다. 이 글은 그것을 칼럼 형식으로 대폭 보완한 것이다. 미
4.15 총선을 치른 지 딱 한 달이 지났다. 여의도 정가는 21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새로운 정치지형을 짜느라 부산하다. 여야의 원내 사령탑인 원내대표 자리에 더불어민주당은 4선(選) 김태년 의원을, 미래통합당은 5선 주호영 의원을 뽑았다. 숱한 논란을 낳았던 비례위성정당(더불어시민당, 미래한국당)에 대해선 양쪽 다 흡수통합 쪽으로 결정했다. 민주당은 25일 차기 국회의장 후보를 선출하는데 박병석·김진표 의원의 각축전이 치열하다. 선수(選數)로나 친화력으로나 박 의원이 우세하다는 평이 나온다. 여의도 정가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첫 번째 조치로 50조원 규모의 비상금융대책을 내놓았다. 중소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생존을 돕기 위해 긴급자금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규모, 내용, 속도 면에서 위기감이 느껴진다.코로나19 위기는 한국 사회에 두 개의 전선(戰線)을 겹쳐 놓았다. 둘 다 전시상황을 방불케 하는 국가적 재난이다. 하나는 전염병 감염 확산을 막고 국민 생명을 지키기 위한 싸움이다. 다른 하나는 대공황에 버금가는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싸움이다.그렇다면 문재인 정부가 내놓을 후속 대책은 뭘까?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