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와 사람을 읽습니다
미국을 더 이상 대통령제의 원조, 민주주의 선진국으로만 여기기는 어렵다. 2020년 대선의 혼돈과 트럼프의 선거 불복을 거치며 한국에서도 미국 정치에 관한 이해와 관심이 깊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계 하원의원 '앤디 김'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백인이 90%인 선거구에서 유권자의 신망을 받고 있으며, 1월 6일 의사당 폭동 이후 쓰레기를 치우는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지난 9월 상원의원 출마를 선언했다. 앤디 김이 연방 상원의원이 된다면 한국계 미국인으로서는 최초다. '이민자의 아들'은 유리천장을 깰 수 있을까.
'책'을 고르는 당신의 기준은 무엇인가. 눈 닿는 온라인 장소 어느 곳에서나 인공지능(AI)이 당신의 취향이라며 강권하거나, 혹은 서점의 판매 순위 상위나 소셜미디어 속 명사들의 리스트를 따라가 보는 독서도 있을 것이다. 2023년, 독서는 점점 진기한 체험이 되어간다. 그래도 일상을 되돌아보고, 사회를 응시하고, 시대정신을 품어보려는 노력에 가장 든든한 벗이자 스승은 역시 책이다. 메디치미디어의 저자, 피렌체의식탁의 필자, 그리고 또 다른 자리에서 만난 생각의 이웃들에게 조용히 무심하게 청탁했다. 당신이 읽은 2023년도는 무엇인
러시아가 미국과의 대결에 있어 장기적인 빅 픽처를 그리는 모습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이 사실상 미국의 러시아 피 말리기, 미국과 러시아 간의 전쟁이라는 것은 발발 후 1년이 지나면서 거의 공인된 해석이다. 그런 러시아가 청나라 말기 이후 160년 만에 자발적으로 블라디보스토크 개방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의 경제력과 해군력이 극동 러시아에 가세하면 이 에너지는 북극 항로를 타고 미국(해군력)과 유럽(경제력)으로 향할 것이다. 푸틴이 중국의 힘을 업고 동북아시아 해역에서 미국과의 제2 전선을 열려는 것이 아닌가 싶다. 유라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월 25일 내년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워낙 예정됐던 일이라 큰 관심사가 되지 못했다. 오히려 바이든의 대항마, 즉 공화당의 내부 경쟁이 더 흥미를 끄는 분위기다.공화당의 사정은 복잡하다. 한때 ‘젊은 기수’로 각광받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인기는 주춤하고, 트럼프의 주가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는 3월 30일 무려 34개 혐의로 기소된 뒤 선거자금이 몰리는 등 기세를 올리고 있다. 물론 둘 사이의 경쟁은 아직 그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트럼프가 디샌티스를 누르고 ‘바이든 대 트럼프
“사망자가 10만 명이 넘을 가능성도 있다.” 튀르키예⸱시리아를 강타한 위력적인 지진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사망자만 10만 명에 이를 수 있다는 안타까운 전망마저 나온다. 거대한 비극이다.그렇지만 비극의 한복판에서 감동의 ‘휴먼 드라마’ 또한 쓰여지고 있다. 피해 지역의 구조와 지원을 돕기 위한 지구촌의 손길이 튀르키예와 시리아로 몰려들고 있다. 중동과 유럽‧아시아 여러 지역을 두루 취재한 채인택 필자는 세계 여러 나라와 국제구호단체의 활동을 소개하며 “이제 시민들이 지원으로 하나가 될 때”라고 호소한다. [편집자 주]
역시 선거는 끝나봐야 안다. 집권당의 무덤이라는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사실상 참패하면서, 트럼프가 궁지에 몰렸다. 바이든은 ‘첫 중간선거에서 상원을 지켜낸 민주당 대통령’이 되며 웃음을 되찾았다.그리고 또 한 사람, 슬며시 미소를 짓는 이가 있다. 드산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다. 트럼프 외에는 ‘무풍지대’ 같았던 공화당 내부에서 그는 강력한 차기 대선 후보로 부상했다. 드산티스가 공화당 대선 후보 조사에서 46%의 지지율로 트럼프를 7%p나 제친 여론조사도 있다. 드산티스는 트럼프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중간선거의 향배를 정확하게
30년 전, 자유민주주의의 승리로 냉전이 종식되고 인류는 세계대전으로 얼룩졌던 20세기를 넘어 평화의 시대로 진입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로부터 한 세대가 지난 지금, 우리는 미중간 신냉전과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인류는 왜 평화를 가져오는데 실패했는가? 냉전과 신냉전은 과연 무엇이 다른가, 되돌아 온 것은 무엇이고 달라진 것은 무엇인가?유럽에서 신냉전과 멀티제국의 불안정은 결국 전쟁으로 나타났다. 사람들은 이제 중앙아시아와 인도양, 대만, 한반도를 둘러싼 갈등에 주목하고 있다. 동아시아에서 선진국 대열에 합류한
뿌리를 옮겨 새로이 정착한 사람들에게는 그들만의 신선한 시각이 있다. 로 전쟁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전달해 온 윤영호 필자가 이번에는 조금 다른 인터뷰를 시도했다. 소비에트 연방 시절 카자흐스탄에서 나고 자라, 터키에 정착한 국제 정치학자인 아나르 소문추올루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러시아어가 모국어인 구소련의 아이였지만, 지금은 러시아와 미국의 이해관계가 팽팽하게 맞서는 터키에 정착한 아나르 소문추올루. 소비에트, 카자흐, 터키 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을 골고루 가진 그의 시선에서 바라 본 우크라이나 전쟁. [편집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대담의 후반부에서 문정인 교수는 러시아의 잔악함에 주목하기보다 존재하는 강대국으로서의 러시아에 초점을 맞춰 평화협상을 맺는게 유익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까운 예로 1815년의 비엔나 회의 때 열강은 ‘유럽 동란’의 원인 제공자인 프랑스를 대등한 강대국으로 인정하고 협상을 맺은게 1백년의 평화로 이어졌다는 것. 반면 1차 대전 후의 베르사이유 협상은 전쟁 도발국인 독일에 가혹한 배상을 물려 결국 2차대전으로 치달은 측면이 있다는 것. 한국과 러시아의 무역규모, 현대차와 삼성, LG등 주요 대기업의 러시아 진출
영화의 제작과 생산 그리고 배급에는 한 나라가 가진 지배 문화의 이데올로기가 깊숙이 작용하는 경향이 강해 종종 정치적 매체로 분류된다. 패권국 미국과 미디어 콘텐츠의 독점적 강자 할리우드, 무기 시장에서 최상위권을 석권하는 미국 방위산업기업들의 브랜드가 만나 강력한 브랜드파워 시너지 효과를 낸다. 영화를 통해 소개되어 퍼포먼스를 자랑하고, 전세계로 팔려나가는 미국의 전쟁 산업 이야기를 권호천 필자가 들려준다. [편집자 주]✔ 미국은 할리우드라는 콘텐츠 생산 도구로 무기체계 과시위협국 타깃 내세워 우방국엔 참여 독려, 적대국엔 경고✔
전쟁과 갈등이 끝나도 상대는 남는다. 미국은 한국(1953), 쿠바(1959), 베트남(1975), 이란(1980)에서 이를 학습했다. 어떤 때에는 봉합을 서둘러야 했고 어떤 때에는 딱쟁이가 진 뒤에도 내버려뒀다. 미국과 아프간 관계는 어떠할까? 미국의 외교 목표가 중국에 대한 전략적 다층적 포위망 구축에 있다면 향후 미-아프간 관계는 ‘적절한 수준의 대화와 협력’이 점쳐진다. 아프간 문제는 남의 일이 아니다. 한국 언론과 최초로 인터뷰한 아프간 대표부의 샤힌 대변인은 아프간 재건에 한국의 참여를 요청했고, 북한에 미군 무기를 팔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과연 네 번째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 평화 무드를 살려낼 수 있을까? 남북정상회담의 시기와 방식은 어떻게 될까? 정상회담을 통해 북측이 노리는 것은 무엇일까?남북 간에 지난달 29일부터 통신연락선이 재개된 것을 계기로 정치권에선 정상회담을 둘러싼 관측과 전망이 무성하다. 임기를 9개월 남겨둔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정착에 대한 의지가 강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권에선 제4차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 화해협력 및 북핵 해결 진전 등이 이뤄질 경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한다. 차기
이백만 전 주교황청 한국 대사가 에 특별기고를 했다. 하노이 노딜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척을 위해 오는 10월 로마에서 열릴 예정인 G20정상회의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내용이다.이 전 대사는 문재인 대통령과 지난 1월 취임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독실한 가톨릭 신자’라는 점에 주목했다. 실제로 양 정상 간의 첫 통화에서 가톨릭과 프란치스코 교황 이야기가 빠지지 않았다.이 전 대사는 두 정상의 삶의 이력을 보았을 때 프란치스코 교황이 강조하고 있는 가톨릭의 사회교리 실천에 공감대를 형성
이백만 전 주교황청 한국 대사가 에 특별기고를 했다. 하노이 노딜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척을 위해 오는 10월 로마에서 열릴 예정인 G20정상회의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 전 대사는 문재인 대통령과 지난 1월 취임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독실한 가톨릭 신자'라는 점에 주목했다. 실제로 양 정상 간의 첫 통화에서 가톨릭과 프란치스코 교황 이야기가 빠지지 않았다. 이 전 대사는 두 정상의 삶의 이력을 보았을 때 프란치스코 교황이 강조하고 있는 가톨릭의 사회교리 실천에 공감대를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최근 당 소속 의원과 당직자들에게 ‘Marco Rubio의 공공선 자본주의와 좋은 일자리’란 보고서를 돌려 화제를 낳았다. 10쪽 분량의 이 보고서는 미국 상원의원(플로리다 주)인 마코 루비오(공화당, 49세)가 2019년 11월 ‘퍼블릭 디스코스’지에 기고한 글을 번역한 것이다. 경제민주화를 평생 화두로 삼아온 김종인 위원장이 보수개혁의 새로운 활로를 공공선 자본주의에서 찾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정치 양극화와 경제 불평등은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가 부닥친 거대한 화두가 됐다. 보수든 진보든 이것을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오는 20일 열리는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에 맞춰 미국을 방문한다. 송 의원은 여야 의원 6명으로 구성된 외통위 방미단 대표로 오는 19일부터 24일까지 위싱턴D.C.를 방문해 미국의 한반도 관련 인사들을 두루 만날 예정이다.송 위원장은 방미에 앞서 에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한미동맹과 대북관계 등을 주제로 자신의 칼럼을 기고했다. 송 위원장은 바이든 정부가 노딜로 끝난 하노이 정상회담이 아니라, 북미간 협정을 맺었던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바
내년 1월 하순이면 트럼프 대통령이 물러나고 바이든 시대가 시작된다. 미중 패권경쟁 속에 북핵 문제, 미북 관계, 한반도 주변정세는 과연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바이든 당선인은 외교안보 라인의 핵심인 초대 국무장관으로 앤토니 블링컨(Antony Blinken) 전 국무부 부장관을 지명했다. 블링컨은 지난 20여 년간 바이든 곁을 지켜온 인물이다. 미국 언론에선 그를 가리켜 바이든의 ‘제2의 자아’(alter ego)라고까지 말한다. 그의 생각과 구상은 곧 바이든의 대외정책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오바마 정부의 클린턴 국무장관, 트
한국 물리학계는 올해 노벨 물리학상 후보 명단에조차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왜 그럴까? 우리나라 고(高)에너지 물리학계의 사정이 아무리 열악하다고 하지만 유럽이나 일본, 미국에 비해 그렇게나 뒤떨어져 있을까?양운기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실험-입자물리학)를 최근 만나서 한국의 현실과 미래 비전을 물었다. 양 교수는 한국 CMS그룹을 2016년부터 이끌어왔다. 여기에는 10개 대학의 교수 17명이 참여하고 있다. 박사후연구원은 20명, 대학원생은 75명이다. CMS는 스위스 제네바의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에서 LHC 입자가속기를
11월 3일(현지시간) 치를 미국 대선은 현직 대통령의 재선 출마라는 점에서 출발해야 한다. 단순하게 말해 ‘그 사람을 계속 백악관에 둘 것인가’라는 단일 이슈 선거인데, 현직 대통령이 극히 논쟁적 인물이라 그런 성격이 증폭되었다. 보통의 선거라면 ‘누가 코로나19 위기에 잘 대응할 것인가?’를 따지겠지만, 이번 선거는 ‘(코로나19 상황에서) 트럼프가 4년 더 대통령직을 수행하도록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유권자의 대답이다.대부분의 유권자는 마음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치의 양극화가 심화되며 부동층 유권자를 둘러싼
1980년대에 한국 고에너지 물리학 실험이 출발했던 지점에는 한 미국인이 보인다. 당시 미국 로체스터대학 물리학과 교수였던 스티븐 올슨이다. 올슨 교수는 1982년 1년간 일본 츠쿠바에서 연구년을 보냈다. 츠쿠바에는 일본 문부성 산하의 고에너지물리학연구소(KEK)가 있었다. KEK는 당시 새로운 입자가속기를 짓고 있었다. 트리스탄(TRISTAN)이라는 이름을 가진 가속기였다. 전자(e⁻)와, 전자의 반물질인 양전자(e⁺)를 충돌시키고, 거기에서 나오는 사건들을 분석해 자연의 비밀을 알아내려 했다.※트리스탄 가속기의 건설목적은 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