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와 사람을 읽습니다
세계인의 관심을 모았던 대만 총통 선거가 민진당의 승리로 끝났다. 민진당은 3연임을 이뤄냈고, 대만호를 이끌 수장으로 라이칭더가 등장했다. '하나의 중국' 정책에 반발, 독립국가 대만을 목표로 움직이는 민진당의 연임은 양안 관계를 비롯, 세계에 그 여파를 미칠 것이다. 무엇보다 중국은 대만이 영원히 중국의 품에서 빠져나가려는 시도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그에 대한 신경질적인 반응은 먼저 대만 경제의 숨통을 죄는 것으로, 특히 TSMC를 비롯한 대만 반도체 산업에 대한 공세적 대응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를 위시해 첨단 산
우리가 정말로 모르는 것은 저 먼 우주나 깊은 바다, 땅속, 혹은 사람의 마음이 아니라 내일 그리고 그 내일들이 이어지는 미래다. 알 수 없는 미래를 알고 싶다는 건 강력하고 강렬한 욕망이다. 예전 사람들은 신탁(神託)에 기대 그 궁금증을 풀고자 했고, 지금도 점 등을 보며 개인의 미래를 엿보고자 한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하 )는 해마다 연말이면 다음해를 전망하는 책을 출간해 가까운 미래의 윤곽을 그리는 일을 해왔다. '피렌체의 식탁'은 3회에 걸쳐 《2024 세계대전망》이 전하는 미래 - 20
아침 출근길 지하철, 휴대폰에 코박고 있는 동료시민들의 얼굴이 환해지는 순간이 종종 있다. 무슨 재미난 걸 보시나 힐끔하면, 높은 경우의 수로 에버랜드의 판다가족 동영상이다. 고백하면 나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이다. 지난 3년 국내 첫 자연번식의 산물 푸바오가 전국민의 사랑을 받았다면, 요새는 생후 백일을 넘겨 걸음마를 시작한 루이바오, 후이바오 쌍둥이 자매의 잔망애교 덕에 혼잡한 지하철 속에서도 하루의 시작이 평화로울 수 있으리라.판다에 몰두하는 오늘 여기의 현상은 각박한 경쟁의 한국사회를 관찰하는 사회심리학적 주제인데, 국제적인
‘G2’ 미국과 중국 간의 충돌은 완화된 것일까, 지연된 것일까. 같은 말처럼 보이지만 방향이 다르다. 11월 15일(현지시간) 열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샌프란시스코 회담은 많은 생각거리를 던진다. 겉으로는 서로의 정치적, 경제적 필요를 어느 정도 충족시킨 회담으로 보인다. 대다수 언론도 충돌을 회피하고 상호 협력을 내세웠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돌발적인 ‘(시진핑은) 독재자’ 발언도 빠짐없이 보도된 걸 보면 기본 구도는 긴장과 갈등이다. 중국이 근현대 100여년 가까이 서구 세력에 당한 '과거'의 역사, 또 한편 미국이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출범 한달도 안돼 삐끗했다. 혁신안 1,2,3,4호까지 나왔으나, 혁신하겠다던 국민의힘은 인요한 위원장과 손바닥을 마주칠 의사가 없어보인다. 적어도 지금은 고민중. 다급했을까, 답답했을까. 인 위원장이 "대통령의 뜻"을 언급했다. 대통령실은 선 긋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불쾌, 자타공인 윤心으로 통하는 이용 의원은 '고언'으로 경고하는 말잔치가 이어졌다.성한용 선임기자(한겨레신문 정치부)는 한마디로 정리했다. “정치는 어떻게 비치는가가 중요하니까요.” 그리고 덧붙였다. "가장 골치아픈 사람은 결국 윤석열 대
‘2차 세계대전은 히틀러와 도조 히데키에 의해 계획된 전쟁이었지만, 1차 세계대전은 1위 국가 영국과 2위 국가 독일 간의 우발적 전쟁이었다. 자유무역이 왕성한 가운데 영국, 독일 간에 헤게모니 쟁탈전이 치열했다. 미국과 중국이 다투는 지금은 바로 그 1차 대전 직전과 비슷하다. 신냉전이 아니다.’많은 학자가 최근 미중 패권 경쟁을 2차 대전 후 미국과 소비에트 러시아 간의 냉전에 비유하고, 니얼 퍼거슨 같은 학자는 아예 지금을 신냉전이라고 분류한다. 고한석 필자는 지금은 냉전 때와 달리 한 국가 내 이념과 계급의 대립이 약하며,
냉전기 미국과 소련은 1990년 사회주의 붕괴 때까지 그리 많지 않은 정상회담을 가졌다. 유엔 말고는 지금처럼 다자외교의 장이 많지 않은 탓도 있지만 대장들끼리의 만남은 횟수보다 질이 중요하다. 패권국가 간의 정상회담은 대개 ①후발 패권국이 선발 패권국과 대등하다는 자신감을 가졌을 때, ②정상회담 아니고는 해법이 없는 위중한 현안이 있을 때, ③저쪽이 진정성있는 변화를 보일 것같다고 판단될 때 같은 조건절에서 성사되곤 한다. 이런 점에서 11월에 성사될 것으로 보이는 미중 정상 회담은 주목할만 하다. 고한석 필자는 미국과 중국이 아
■ 네 번째 책 『수축사회 2.0』, 홍성국, 메디치미디어‘다정한 독서대’는 독자가 책의 얼개와 특징, 내용을 파악하는 시간을 줄여줌으로써 기본을 하고자 한다. ‘나’의 시간을 아껴주는 게 배려다. 다정함이다. 단 평자로서 현학은 사양한다. 글에는 저자와 평자, 독자, 즉 우리의 삶을 담고자 한다. 요약 보도 문투는 그래서 사양이다. 커피의 크레마(Crema) 같은 풍부함을 넣고자 하는데… [편집자 주]2008년은 여러 가지로 뇌리에 남는 해였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도 있었지만, 중국의 베이징 올림픽 장면이 더 뚜렷하다.
개인 투자자 1천만 시대. 모두들 안녕하신가. 미국 금리 동결과 한 차례 추가 인상 소식에 글로벌 주식 시장이 다시 요동쳤다. 잘 나간다던 미국 기술주도 맥을 못추고 하락세를 보였다. 2023년도 마지막 분기다. 고금리 시대, 개인 투자가라면 알아야할 요즘 이슈 4가지. 김학균 신영증권 센터장이 말해주는 '초보자가 알아야 할 투자 가이드'를 게재한다. 이 글은 김 센터장이 출연해 촬영한 지난 22일 메디치경제 유튜브 방송을 피렌체의식탁 편집팀이 요약 정리, 김 센터장에게 감수받았다. [편집자] #. 중국 펀드, 어찌하오리까?중국 펀
아세안 정상회의(인도네시아)와 G20회의(인도)까지 열려 초가을 아시아 외교가는 분주했다. 결과는 밋밋하다. 아세안 회의에는 바이든과 시진핑이 빠졌고, G20회의에는 북방의 두 축, 러시아(푸틴)와 중국(시진핑)이 불참했다. 미중 패권경쟁이 일부 소강상태에 빠진 점, 인도, 인도네시아, 미국 등 역내 주요국의 선거 랠리가 내년초부터 시작되는 점이 이유로 꼽힌다. 아시아 주요국의 정치경제 상황은 실제로 만만치 않다. 아시아 전체로 보면 내년 1월 대만의 총통선거부터 11월의 미 대선까지 격랑이 예상된다. 2024-2025년의 아시아를
인터뷰를 마치고 중국의 고민이 깊다는 게 실감났다. 중국을 ‘빵’으로만 보는 시각에서는 경제의 후퇴와 하락을 걱정한다. 그러나 중국 내부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리더십의 위기, 체제 위기가 더 크다. 시진핑 주석이 전례 없는 3연임, 더구나 1인 지도 체제를 구축하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개혁개방 이후 30년 지속돼 온 체제를 급전환하면서 군 지도부, 민간 기업주, 고급 관료와 관계에서 한계에 직면한 느낌이다. 3선 개헌과 유신헌법 공포를 통해 절대 권력을 틀어쥔 박정희가 막상 그 이후 지도층의 과당경쟁, 중산층의 독재 비토 심리, 국제
어디나 누구나 변화는 기본이다. 산업의 새로운 쌀, 반도체 업계는 더욱 그렇다. 미국과 중국이 디-리스킹(de-risking)에 잠정 합의한 듯하지만 '너 죽고 나 죽자'는 'lose-lose game'을 포기한 것일 뿐 상호 견제와 경쟁은 여전하다. 당장 미국의 반도체법은 미국 내 생산 역량 강화와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의 헤게모니를 추구하고 있다. 한국은 어떤 길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까. 그간 을 통해 국가 반도체 전략의 얼개를 여러 차례 제시해 온 권석준 필자가 실현 가능한 네 가지 대책을 보내왔다. 읽다
한국과 중국의 외교적 갈등이 갈수록 깊고 넓어지고 있다. 외교부 대변인, 대사, 정부 고위 관계자가 번갈아 등장하며 반박, 해명, 재반박이 계속되는 이번 대립의 특징은 현재로서 어느 쪽도 침묵하거나 타협의 기색을 보이지 않는 점이다. 외교는 말로 다투는 것이라 해도 언제 행동으로 변할지 모른다는 점에서 관심과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김현종 발행인이 베이징에 있는 문일현 교수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편집자 주]✔ 분리·우회 전술 택한 중국, 어떤 카드와 수순 준비하고 있나✔ 4불가론, 지난 1년의 예측과 평가 통한 對韓 정책의
✔ 한미 회담, 확장 억제 외치다 빈손 외교... 한반도 긴장도 높아져✔ 윤 대통령 앞장서 중국 연일 비판... 외교는 회색지대에 있어야✔ 한미일 안보 동맹, 북중러 밀착 불러... 신냉전 구도로 재편 우려✔ 한일 회담서 日 과거사 사과-韓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동의 빅딜?✔ 후쿠시마 방류는 제2의 ‘광우병 사태’... 회담 의제 올리지 말아야 시즌 2 8화 방송 바로 가기4월 말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윤석열 정부는 5월 7일부터 한일 정상회담을 열 예정이다. 정부·여당은 한미 회담으로 “역대급 성과”를 거뒀고, 1
✔ 한미 회담, 경제 성과 ‘0점’·안보는 낙제 면한 수준✔ IRA·반도체법 논의 흔적 없고, 도청 문제 활용 못 해✔ 우크라·대만 언급 수위 낮지만 지원 가능성 열어놔✔ 미국의 소박한 투자 약속, 성과로 내세우긴 민망해✔ 시스템은 붕괴하고, 김태효·김건희 양대 체제 되나 시즌 2 7화 방송 바로 보기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치고 ‘한미 동맹 70주년 기념 한미 정상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김준형 외교광장 이사장은 한미 회담에 대해 “안보는 최악은 피했으나 여전히 불씨가 남아 있
‘기시다의 일본’은 미국의 ‘푸들’일까? 미중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며 일본이 미국과 한몸처럼 밀착하자, 일본을 두고 ‘미국의 푸들’이라는 비아냥이 나오고 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시절 이라크 전쟁 등에서 미국 뜻에 충실히 따랐던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이미지가 떠오른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국제 문제 전문가인 한승동 필자는 이런 주장에 강한 의문을 제기한다. 일본은 10여 년 전부터 중국 견제를 위한 ‘인도태평양’ 구상을 주창해 미국이 수용하게 했고, 그 속에서 일본만의 독자 외교의 길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일본의 외교력
중국이 윤석열 정부에 불편함을 숨기지 않고 있다. 정권 출범 1년에 만에 미국 주도의 국제 경제·안보 체제에 급속도로 편입되며 ‘안미경중’으로 표현되는 균형외교 전략을 포기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윤석열-기시다 정상회담에 대한 중국 정부와 언론의 거친 비판은 단적인 사례다.중국의 대외 정책에 밝은 문일현 필자는 한미일 경제·안보 결속이 강화될 경우, 동북아에서 중국과 러시아, 북한이 협력하는 ‘신북방 3각 체제’가 복원될 수 있다고 내다본다. 아울러 중국이 한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 한국의 대중 무역적자가 상당 기간 지속되는 등
수출, 수출, 수출…. 1970년대를 연상시키는 ‘수출 제일주의’가 2023년 대한민국의 제1 목표가 됐다. 정부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경제의 탈출구로 ‘수출만이 살길’이라고 다시 외치고 있다.그런데 수출로 우리 경제가 예전의 ‘신화’를 다시 쓸 수 있을까? 상황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올들어 우리나라는 40여 일 만에 176억 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매달 적자 행진이다. 왜 이럴까? 박현 필자는 세계 경제의 변화 속에서 우리나라의 무역구조가 ‘구조적 전환기’에 들어섰기 때문이라고 진단
‘Made in India’. 애플의 아이폰14에 이런 생산지 표시가 붙기 시작했다. 애플이 2022년 말부터 중국 공장의 최신 아이폰 생산 물량 일부를 인도로 돌렸기 때문이다. 저렴한 인건비와 풍부한 인프라, 거대 소비시장을 갖춘 ‘세계의 공장’ 중국에서 애플의 ‘탈출’이 시작된 것이다.애플의 인도행은 미-중 패권 전쟁 등으로 제기된 ‘중국 리스크’가 기업들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풍경이다. 박현 필자는 이를 두고 “후세 역사가들은 2022년을 글로벌 공급망의 대격변이 시작된 해로 기록할지 모른다”고 평
‘퍼펙트 스톰’과 ‘회색 코뿔소떼’가 몰려온다! 의 저자이자 경제 전문가인 홍성국 의원은 올해 우리 앞에 펼쳐질 지구촌과 한국 경제의 모습을 이렇게 진단했다. 어려움은 동시다발적으로 제기되는데, 올바른 대응은 보이지 않다는 우려다.홍성국 필자는 2020년 코로나 사태 이후 전 세계가 경쟁적으로 시행한 '초저금리, 통화 방출, 재정 투하'의 3대 처방이 코로나 진정과 함께 이제 경제에 독(毒)이 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 단적인 징표가 물가 상승이다. 필자는 현 상황을 ‘대전환 복합위기’라 규정하고, 이 국면에 어떻게 대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