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와 사람을 읽습니다
한국의 저출생 현상은 세계적인 주목 대상이다. 합계출산율에서 2023년 0.72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며, 2024년 합계출산율은 0.68명으로 예상된다. 한국만 저출생이 문제인 것은 아니다. 복지국가의 모범으로 꼽히는 북유럽 국가들도 저출생 경향이 커지면서 걱정이 크다. 인구 문제에 잘 대처한 것으로 보였던 프랑스도 최근 대통령이 나서서 ‘인구 재무장’을 호소했다. 저출생이 세계적인 흐름인 것이다. 저출생 대책이 근본적으로 다시 고민되어야 하는 시점에 한국은행은 '기본부터 충실하자'는 내용의 대책을 발표했지만, 정작 키를 쥔 것은
‘2024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이기기 위해선 이렇게 해라, 이렇게 하면 안 된다’를 이야기하는 책이 등장했다. 제목이 《이기는 정치학》인데, 먼저 민주당 패배론을 주장한다. 그리고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 이재명 대표의 2선 후퇴와 중도성향 인사를 비대위원장으로 세울 것을 주문한다. 종부세 폐지, 전략산업에 법인세 1년간 인하 등 경제정책도 파격적이다. 전작 《좋은 불평등》에 이어 《이기는 정치학》을 출간한 최병천 작가(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는 “민주당이나 보수정당이나 모두 중도를 끌어안았을 때 승리했다.”고 지적한다. 그런
'공무원이 부패하다'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일반 국민은 38.3%인 반면 공무원은 2.4%로 부패 인식에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16일 '2023년 부패 인식도'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사회 전반 부패 수준, 공직 사회 부패 수준 등을 조사했으며 일반 국민, 기업인, 전문가, 외국인, 공무원 등이 설문에 응했다.'공무원이 부패하다'는 응답은 일반 국민과 기업인이 각각 38.3%로 가장 높았다. 같은 질문에 공무원 스스로 부패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2.4%, 보통이라는 응답은 27.0%, 청렴하다는 응답은 7
피렌체의식탁 편집팀으로 익명의 원고가 한 편 도착했다. 필명은 '공정과 상식'. 본인에 대해 직전 공무원이었다며, 강남 8학군 학교를 다녔고, 한동훈 위원장의 삶의 궤적과 비슷한 성장기를 거쳤다고 소개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조금더 자유로운 공정과 상식의 사회를 지향하는 시민일 뿐이라고 조심스럽게 자기 소개를 이었다. 편집팀의 확인 결과 그 역시 사법고시를 패스했다. 기고문의 요지는 최근 한국 정치의 최고 아이콘으로 뜬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에 대해 미디어가 제대로 평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었다. 강
올 한 해를 조망하는 신년 정국 방담을 하자고 했지만 화제는 총선 후보다는 총선 전, 그중에서도 정당 대결 구도에 모아졌다. 여야 양당 외에 의미 있는 중도 제3당이 뜰 경우 선거 결과로 다당제의 복귀가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이 1월 3일 ‘정치 9단’이라는 박지원 전 실장과 소장파 정치 해설가인 김성회 소장을 초대해 들어본 결과다. 박 실장과 김 소장은 구체적으로 이준석 신당이 이낙연(신당)과 손잡고, 여야 양당의 고정관념적인 태도나 정책의 빈틈을 잘 파고들어갈 경우 원내 교섭단체의 구성이 가능하다고 봤다. ‘보수는
2024년 피렌체의 식탁을 함께 차릴 '셰프'들을 소개합니다.피렌체의 식탁 편집부는 2024년도에 총 13명의 새로운 필진을 모셨습니다. ESG를 비롯해 AI, 과학기술스타트업, 통계, 법과 사람, 책, 별과 하늘, 여행, 농촌과 지역의 사람사는 이야기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연재를 시작합니다.한편 2024년은 우리나라의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비롯해 미국 등 세계 30여개 국가에서 선거가 치러지는 해입니다. 먼저 총선에 맞춰 유권자들에게 좀 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선기기획을 마련하겠습니다. 그리고 피렌체의 식탁이 늘 차려왔던ㅡ
#고려 #서울의봄 #연금 #이-팔전쟁 #ESG #반도체전략 #미중갈등 #선거 #몰락의시간 #책과 시 그리고 우리 살의 이야기 올 한 해 (이하 피렌탁)을 찾은 독자들이 관심을 보인 기사에서 건진 대표 키워드입니다. 현대사(서울의 봄)와 중세사(고려-거란전쟁) 칼럼에 대한 높은 열독율은 우리는 누구이며 오늘은 어디서 왔는지에 대한 관심일 것입니다. 아울러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에서 국제 정치경제 상황에 대한 이해는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죠(이-팔 전쟁, 미중갈등, 반도체 전략). 피렌탁 편집부는 올 한 해 총 405건의
한국 정치는 바닥은 벌써 다 변했는데, 구호는 그대로인 거대 양당 정치가 지속되고 있다. 조귀동 필자는 이미 다양한 이익 충돌의 시대에 접어든 유권자 실태와 그것이 가져올 신 정치지형을 격주로 다룬다. 이제까지 수도권 포퓰리즘 정당의 가능성, TK에 기반한 이준석 신당의 (성공) 가능성, 국힘과 민주당 공히 아웃사이더 출신 리더의 자기세력 만들기 등을 다룬 바 있다. 이번 회차는 이른바 '호남 정치'의 해체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동안 민주당을 대표하는 정치인들은 호남 출신이건 아니건 호남에서의 지지를 정치적 자산으로 삼아왔었다. 이
'책'을 고르는 당신의 기준은 무엇인가. 눈닿는 온라인 장소 어느 곳에서나 인공지능(AI)이 당신의 취향이라며 강권하거나, 혹은 서점의 판매 순위 상위나 소셜미디어 속 명사들의 리스트를 따라가보는 독서도 있을 것이다. 2023년, 독서는 점점 진기한 체험이 되어간다. 그래도 일상을 되돌아보고, 사회를 응시하고, 시대정신을 품어보려는 노력에 가장 든든한 벗이자 스승은 역시 책이다. 메디치미디어의 저자, 피렌체의식탁의 필자, 그리고 또 다른 자리에서 만난 생각의 이웃들에게 조용히 무심하게 청탁했다. 당신이 읽은 2023년도는 무엇인가.
우리가 정말로 모르는 것은 저 먼 우주나 깊은 바다, 땅속, 혹은 사람의 마음이 아니라 내일 그리고 그 내일들이 이어지는 미래다. 알 수 없는 미래를 알고 싶다는 건 강력하고 강렬한 욕망이다. 예전 사람들은 신탁(神託)에 기대 그 궁금증을 풀고자 했고, 지금도 점 등을 보며 개인의 미래를 엿보고자 한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하 )는 해마다 연말이면 다음해를 전망하는 책을 출간해 가까운 미래의 윤곽을 그리는 일을 해왔다. '피렌체의 식탁'은 3회에 걸쳐 《2024 세계대전망》이 전하는 미래 - 20
가계부채가 걱정이다. 올들어 금리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다시 슬금슬금 늘어나고 있다. 지난 11년간으로 보면 2배가 늘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크다. 게다가 개인사업자 중심의 자영업자 부채는 무려 5년만에 2배가 늘어났다. 코로나 19 동안의 경기부진이 큰 요인으로 보인다.이번 기사에서 조동진 필자는 현재 자영업자들의 연체율이 1% 이상이라는 점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자영업자들은 지난 몇 년 동안 긴급 대출이나 구제금융의 제도적 혜택을 많이 받았고, 그 돈으로 연명하며 버텨왔었다. 그런 와중에 연체율이 오른 것은 한계선상에 있는 개
“고단한 한국인? 우리는 고생하려고 태어났다. 기획 부동산 사기를 당해 하필 이 땅에 터를 잡은 단군 할배(할아버지)부터가 문제다. 그것 만인가? 포식동물 호랑이와 잡식동물 곰이 무슨 마늘을 100일간 먹어대나. 덕분에 내장에 있는 세균들은 어지간히 정리됐긴 하지만.”《한국인의 탄생》. 책 제목은 엄격하나 내용은 앞의 인용구처럼 웃음을 자아내는 구절이 잔뜩이다. 저자 홍대선은 한국인의 조상 셋을 소환해 이야기를 푼다. 그 시작은 모두가 아는 '단군 할배'다. 이 할배는 신화적 영역에서 시작한 이야기의 뿌리다. 저자는 ‘한(국)’ 민
‘G2’ 미국과 중국 간의 충돌은 완화된 것일까, 지연된 것일까. 같은 말처럼 보이지만 방향이 다르다. 11월 15일(현지시간) 열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샌프란시스코 회담은 많은 생각거리를 던진다. 겉으로는 서로의 정치적, 경제적 필요를 어느 정도 충족시킨 회담으로 보인다. 대다수 언론도 충돌을 회피하고 상호 협력을 내세웠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돌발적인 ‘(시진핑은) 독재자’ 발언도 빠짐없이 보도된 걸 보면 기본 구도는 긴장과 갈등이다. 중국이 근현대 100여년 가까이 서구 세력에 당한 '과거'의 역사, 또 한편 미국이
우리나라 국민들은 노후 준비를 어떻게 하고 있을까? 2023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연금’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국민연금(59.1%), 공무원연금 등의 직역연금(8.1%), 개인이 준비하는 사적연금(5.4%), 역모기지론 같은 주택연금(1.3%) 등 총 73.9%에 이른다. 10년 전인 2013년은 총 71.6%로 지금과 큰 차이가 없지만, 사적연금이 2013년 11.3%에서 2023년 5.4%로 줄어드는 등 개인 부담 비중이 줄어드는 경향은 확인할 수 있다.2021년 기준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은 83.6세다. 법정 정년인 60세를
정치와 정책은 부딪치게 돼 있다. 현명한 정부는 그때그때 누군가의 손을 들어준다. 만일 계속해서 한쪽의 손만 들어줄 경우 편파적이라거나 특정 계층에 유리한 정부라고 비판받는다. 이른바 정치논리와 경제논리의 대결에서 시기별로 줄타기를 잘하는 게 정부의 본령이다. 정치논리는 대개 경제적 약자를 북돋아야 한다고, 경제논리는 시장을 반영해 궁극적 이익을 가져와야 한다고 스스로를 정당화해왔다. 조동진 필자는 한국은행이 금리를 적절히 인상하고, 이를 통해 시중에 흘러다니는 돈을 금융기관 곳간에 가둬놓아야 함에도 그렇게 하지 않아 물가, 환율,
서울 광역화 구상의 발표 이후, 인구 감소의 시대에 제한된 국토에서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것인가, 제안과 대안이 쏟아지고 있다. 정석 서울시립대 교수(도시공학)는 현재의 우리나라 도시 구조를 수도권, 대도시, 신도시 세 곳으로 사람이 몰리는 비만에 비유하고 대신 인구가 빠져나가는 지방, 원도심, 농촌은 빈혈에 시달리고 있다고 진단하고 해법을 모색한다. 사람으로 치면 엄청난 만성 성인질환이다. 정석 필자는 지난 60년 아파트 신앙을 바탕으로 수도권, 대도시, 신도시에 주력해온 보수, 진보 정부 모두에게 비판적인 입장이다. 누구도
2023년 11월, 여당의 서울 광역화 구상이 부울경 메가시티 구상을 다시 불러냈다. 수도권 광역행정이 가능하다면 부산-울산-경남은 왜 안 되는가? 메가시티-광역행정 의제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2019년말에 공론화시켜 진행되다가 지난해 국민의힘 정부에서 무산되었다. 점점 더 전방위적으로 거세지는 '서울공화국'의 격류에 수도권을 뺀 지역은 소멸의 시점과 속도를 걱정하는 다급한 처지가 됐다. 수도권 집중에 맞서 회생과 부흥을 희망하는 지역/지방의 논리를 소개하는 차원에서 2019년 말, 김지사가 메디치 포럼에서 강연한 내용을 다시 소
김포시를 서울에 편입하는 것에서 출발한 서울 광역화 구상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겉으로 볼 때 야당은 불의의 일격에 곤혹스러운 입장이고, 여당은 급소를 제대로 짚었다며 판을 키우는 쪽으로 가고 있다. 해당 지역 여론은 요동을 치고(당장 김포시는 1천명 대면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1일 실시한 전국 여론 조사 결과에서는 반대의견이 더 많았다. 서울 근접 중소 도시의 서울시 편입 찬반에 대해 찬성은 31.5%, 반대는 58.6%였다.지금은 당장의 판세에 유/불리를 따지는 게 아니라 서울시 광역화-행정구역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서울 광역화 구상은 여권이 야심차게 준비한 수도권 선거 대책으로 보인다. 여권으로서는 뭔가 특단의 대책을 내야 했던 것이,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선거구는 최근 20년 동안 민주당 쪽으로 기울어왔기 때문이다. 3년 반 전의 총선 결과로는 민주당이 수도권 전체 의석수 121석 중 85%인 103석(서울 41석, 경기 51석, 인천 11석)을 차지했다.2022년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에서 보수정당 우위가 잠시 나타났으나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로 보면, 내년 총선 투표 성향은 2020년으로 돌아갈 공산이 크다. 국
정부가 지난 27일 발표한 국민연금 개혁안은 구체성이 없는 게 특징이다. 그간 쟁점이 돼온 보험료율 인상폭, 소득대체율(연금 가입 기간 중의 평균 소득에 비교해 가입자가 받게 될 연금액의 비율), 기금 운용 수익률 인상폭 등이 모두 빠졌다.정부안은 이달 말까지 국회에 제출된다. 인상폭 등에 대한 결정 없이 보장성 강화보다 재정안정에 주력한 개혁안, 즉 더 내야 한다는 원칙만 천명한 것은 야당과 시민단체 등의 공격을 피하기 위한 완충 조치로 보이나 미봉책이라는 지적이 만만찮다. 개혁안이라면서 구체성이 없으면 도대체 무엇을 개혁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