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와 사람을 읽습니다
조국 전 장관이 2023년 연말 정치의 영역으로 성큼 들어왔다. 얼마전 광주에서 열린 북콘서트에서 ‘돌 하나는 들겠다’고 이야기한 발언이 다양한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 ‘야당의 총선 승리에 뭔가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는데, 언론은 ‘사실상 출마 기정사실화’로 단정짓고 있다. 정말 그럴까. 성한용 한겨레신문 선임기자(정치부)는 “총선에서 윤석열 정권 심판을 위해서 뭔가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순 있지만, 출마든 신당 창당이든 아직 판단하기엔 이르다”라고 분석했다. 실제 조국 전 장관은 민주당을 (검찰공화
'토요일 밤의 대학살'(Saturday Night Massacre).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궁지에 몰린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이 온갖 꼼수를 동원해 1973년 10월 20일 저녁 특별검사를 해임하자, 미국 사회는 닉슨의 행동을 이렇게 불렀다. 그리고 그 '학살'은 부메랑이 돼, 결국 닉슨 자신의 사임으로 이어졌다.닉슨 이후, 미국의 대통령들은 자신과 주변 인사들에 대한 특검으로 정치적 어려움을 겪었다. 현직인 조 바이든 대통령 역시 기밀문서 유출이 언론에 보도되자마자 특검이 임명됐다. 워터게이트 특검이 임명된 뒤 50년이 흐른
검찰은 본래 범죄의 수사와 공소 제기, 형사 소송에 대한 재판을 담당하는 국가 행정기구 중 하나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그런 일반적인 기능을 넘어서 무소불위의 권한을 가진 '권력기구'가 되었다. 박지원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법조계를 오랫동안 취재한 CBS의 권영철 대기자가 그 연원과 계기를 따져본다. 군사정권 시절 검찰은 '지게꾼'에 불과했다. 검찰 위에 경찰, 중앙정보부, 보안사가 있었다. 검찰은 그들이 원하는 대로 짐을 옮겨주는 기관에 불과했다. 그랬던 검찰, 그 중에서도 특수부가 권력을 갖게 된 계기는 전 정권에 대한 정치보복
검사 전성시대다. 검찰총장이 대통령이 되었다. 대통령실에서 정보기관, 정부 부처의 요직들까지 검사들이 장악했다. 민주주의 체제에서는 누구나 선택받을 수 있고, 합법적인 임명권도 행사할 수 있다. 문제는 ‘검사 스타일’이다. 그 방식으로 나라가 잘 통치될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심각한 문제다. 검사들이 정치를 한다면 어떤 방식일까? 윤석열 정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없을지도 모른다.30년 넘게 기자 생활을 하고 있는 권영철 필자는 ‘검사를 누구보다 잘 아는 기자’로 통한다. 그가 법조계의 전현직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사절단의 대표로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가 방한하며 세컨드 젠틀맨이라는 낯선 표현이 우리 언론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엠호프는 아내의 부통령 취임으로 캘리포니아에서 바쁜 변호사 일을 접고 워싱턴의 로스쿨로 자리를 옮겼다. 비록 전세계 수많은 여성들이 겪는 경력 단절은 아니지만, 여전히 남성이 아내 직장에 따라 자신의 커리어와 거주지를 조정한다는 것은 뉴스가 되는 세상이다. 20세기 영국에는 이미 여왕이 될 공주와 결혼하며 해군 커리어를 포기한 필립 공과 마가렛 대처 총리의 남편 데니스 대처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대담의 후반부에서 문정인 교수는 러시아의 잔악함에 주목하기보다 존재하는 강대국으로서의 러시아에 초점을 맞춰 평화협상을 맺는게 유익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까운 예로 1815년의 비엔나 회의 때 열강은 ‘유럽 동란’의 원인 제공자인 프랑스를 대등한 강대국으로 인정하고 협상을 맺은게 1백년의 평화로 이어졌다는 것. 반면 1차 대전 후의 베르사이유 협상은 전쟁 도발국인 독일에 가혹한 배상을 물려 결국 2차대전으로 치달은 측면이 있다는 것. 한국과 러시아의 무역규모, 현대차와 삼성, LG등 주요 대기업의 러시아 진출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일 취임했다. 바이든 시대의 개막과 함께 주목받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했던 세력의 움직임이다. 트럼프는 대선 득표율 46.8%(7422만 표)를 바탕으로 공화당과 보수진영의 기함(旗艦) 역할을 자처해왔다. 미국 언론이 ‘보수 신당’ 창당설을 제기할 정도다. 미국정치를 오랫동안 관찰해온 유정훈 변호사는 일찍부터 ‘트럼프 없는 트럼프 시대’를 언급해왔다. 미국의 보수 세력은 과연 어떻게 재편될 것인가. 공화당은 1950년대 초반 ‘매카시즘 선풍’부터 2000년대 초반 ‘티파티 운동’까지 극우를 향한 유혹이
미국 대선이 역사상 찾아보기 힘든 격돌과 혼전 끝에 조 바이든 후보가 승리했다. CNN이 8일 잠정 집계한 개표 현황에 따르면 바이든은 전국 득표율 50.5%(7535만 표), 트럼프는 47.7%(7110만 표)를 얻었다. 투표율도 120년 만에 최고인 66.8%였다. 미국 대선과 상·하원 중간선거에서 우리는 무엇을 주목해봐야 할까? 미국 정치를 오랫동안 관찰해온 유정훈 변호사는 민주당이 상원에서 다수당을 차지하지 못해 바이든 집권 이후 정책 어젠다 추진과 각료 인선에서 한계를 느끼게 될 거라고 내다봤다. 당내 급진 성향의 버니 샌
미국 민주당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대선후보 수락연설을 통해 "너무 많은 분노와 너무 많은 두려움, 너무 많은 분열이 있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공화당 대선후보)를 겨냥한 직격탄이었다. 바이든은 미국이 당면한 네 가지 위기를 전염병 대유행, 경제, 인종적 불평등, 기후변화로 손꼽은 뒤 "어둠의 시절을 극복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에 앞서 바이든 후보는 지난 10일 카멀라 해리스 연방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했다. 바이든이 러닝 메이트 선정 작업에 돌입한 후 해리스는 늘 1순위로 거론되어 왔다.
여성 인재 발탁 약속 지키려면과감한 상징적 인사가 필요하다"주변에 여성 인재가 있다면 적극 추천해 달라." 문재인 대통령은 진작부터 만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주문했다고 한다. 문재인정부는 ‘여성 인재 채용 확대’를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상징적이거나 정치적인 자리가 아니라 실질적인 여성의 역할 확대를 추구해왔다. 사실 균형인사와 다양성 확보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정부· 공공부문 여성인재의 등용 및 발탁 확대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문 대통령의 공약과 실천은 비교적 일관돼 있다. 민간 분야로 이 흐름이 확산되는 것도
보수·진보의 진영싸움이 치열한 세상이다. 내가 상대를 통째로 부정하면 상대도 나를 통째로 부정하는 안타까운 싸움이 반복된다. 하지만 삶의 질이 높은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정치의 본질이라면 타협과 절충의 지점을 찾지 못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은 자유당 시절인 1958년 언론계에 입문해 1979년 공화당 소속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4선 의원과 노동부 장관을 역임했다. 그는 ‘의식은 야(野)에 있으나 현실은 여(與)에 있다’는 표현대로 보수·진보를 넘나드는 폭넓은 행보를 자랑한다. 인터뷰 당일에도 조봉암 선생
최근 안타까운 외국인 근로자 사망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한 가지 특징은 대부분이 농어촌에서 일어난 사건이라는 점이다. 대도시나 수도권 공단 지역에서 주로 볼 수 있었던 외국인 근로자들을 전국 어디에서나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제 외국인 근로자가 없으면 우리나라 농어업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이야기까지 들린다. 도시보다 빠르게 저출산‧고령화 현상을 겪고 있는 농어촌의 현재 모습이 20~30년 뒤 우리나라 전체의 모습일 지도 모른다. 정부가 인구감소 대책으로 외국인 인력 정책 개선안을 내놨다. ‘진일보’ 했지만 여전히 근본적인 대책과
9월 14~15일 MBC 여론조사에서 조국 장관 임명에 대해 20대 남성 70.5%가 “잘못한 일”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60세 이상 남성과 비슷한 수준(70.8%)이다. “잘한 일”이라는 응답은 19.4%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낮았다. 반면 20대 여성은 “잘한 일”이라는 응답이 39.6%로 “잘못한 일”이라는 응답(42.6%)보다는 낮지만, 20대 남성보다 훨씬 긍정적이었다. 최근 2~3년 사이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20대 남성의 보수성이 고착화 되는 양상이다. 도대체 원인은 무엇이고, 이런 현상이 지속되고 있을까.
6일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열린다. 청문회 뒤 청와대는 조국 후보자를 임명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이번 주 금요집담회는 ‘조국 정국’에 관한 이야기이다. 피렌체의 식탁 편집진 외에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이 참여했다. 자유롭고 솔직한 대화를 위해 필명으로 전한다. [편집자]허생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후보자를 법무장관으로 임명할까?양자할 수밖에 없다. 문재인 대통령으로서도 물러설 여지가 없어 보인다.요다결정적인 팩트로 조국 후보자의 해명이 거짓인 걸로 입증된다면 어렵지 않을까. 몇몇 사안이 지뢰밭이다.가오리임명을
정부의 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두고 말이 많다. 보수 언론에서는 병자호란 때의 최명길까지 소환하고 있다. 한승동 편집인이 한미일 동맹의 본질 해석을 바탕으로 GSOMIA 종료에 대한 보수 언론의 논조에 대해 논평한다. [편집자]일본이 한국을 보는 창: 한국의 보수언론반도체·디스플레이 첨단 소재부품의 수출 규제와 ‘화이트 리스트’ 한국 배제, 그리고 한국 정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 종료 선언에 이르는 최근 한일 간의 갈등을 지켜보면서 일본이란 나라를 다시 생각해 본다. 군국일본의
예년 같으면 장맛철에 여의도 정가는 하한기(夏閑期)를 맞이했다. 청와대는 8·15 광복절에 내놓을 국정 어젠다를 구상하느라 골몰하고, 여야 의원들은 다가올 정기국회와 국정감사, 예산안 심의 등을 위해 물밑 작업을 하느라 바빴다. 그러나 올해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일본의 아베 신조 정부가 기습공격을 하듯 반도체 관련 수출규제 조치를 가한 뒤 한국 사회는 반일(反日) 캠페인과 친일(親日) 논쟁에 휩싸였다. 청와대 참모진 개편에 이어 8월 중 단행될 중폭 개각도 핫 이슈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민정수석 자리에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
요즘의 미국 정치,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정권 등장 이후의 미국 정치판은 한국 정치판과 많이 닮았다. 특히 다른 정파나 정치적 반대자를 “적”으로 취급하고 “바보”, 심지어 “반역자”로 낙인찍어 사생결단하듯 서로를 매도한다는 점이 매우 흡사하다. 무엇을 위해 그들은 그토록 험하게 싸우는 것일까? 국민을 위해? 얼마 전 미국 중간선거가 끝났다. 앞으로 2년 남은 임기의 트럼프 정권은 재선을 향해 일로매진(一路邁進)할 것이다. 그 재선 전략과 이후의 미국 진로를 가늠해 보려면 중간선거 결과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 정치판을 돌아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