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와 사람을 읽습니다
선거의 계절에 빠지지 않는게 '이합집산’(離合集散)이다. 헤어지고, 합치고, 모였다가 흩어지고. 선거철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이 사자성어는 신당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신당 창당 바람이 본격 불기 시작했다. 언론에서 우선 주목하는 건 12월 27일이라는 시한까지 박은 이준석 신당이다. 여론조사에서는 20% 미만 10% 이상의 지지가 나온다. 조국 신당은 10%쯤. 최근에는 '삼총리 연합 신당'이 이낙연 전 총리를 중심으로 나온다. 이미 존재하는 금태섭 신당, 양향자 신당에 이어 송영길 신당도 거론되고 있다. 성한용 한겨레 선임기자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사회생활을 잘한다는 건 21세기 초반의 주요 특징으로 기록될 것이다. 지식 기반 사회에서 사전 학습과 시뮬레이션, 커뮤니케이션에 강한 것은 확실한 강점이다. 상당수 국민이 싱글, 혹은 솔로로 생의 후반전, 연장전을 수십 년 살아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이를 어떻게 살아낼지에 대한 학습서가 여자 작가의 손에 의해 먼저 나왔다. 굳이 '여자 작가'라고 적는 것은 한 명의 인터뷰어와 19명의 인터뷰이가 모두 여성이기 때문이다. 비결은 소통과 연대다. 발간 한 달 만에 여러 쇄를 찍었다는 후문이다. 이 부분에서도 여자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신당 창당론이 떠오르고 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에 속하지 않으면서 중도를 표방하는 정치세력에서 제기되는 신당은, 역대 선거철에 자주 등장했던 ‘제3지대론’을 떠올리게 한다. 거대양당 체제의 한계와 문제점에 대한 여론의 비판이 적지 않았는데도 한국 정치에서 제3지대 실험은 그다지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왜일까?한국 사회의 낡은 관념 극복과 새로운 방향 모색에 관심이 많은 김도훈 필자가 마침 지난 2020년 총선 전 제3지대를 표방하며 창당했던 ‘시대전환’에 대한 평가의 글을 보내왔다.
정치권에서 ‘진보적 정책통’으로 통하는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이 내놓은 이 입소문을 타고 있다. 진보진영의 화두인 ‘불평등’을 다루면서, 비판의 화살이 보수진영이 아닌 진보진영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 소장은 지난 30년 가까이 진보진영이 불평등의 원인으로 꼽아온 ‘재벌, 신자유주의, 비정규직’ 세 가지는 ‘이념 과잉이 빚어낸 집단적 오류’라고 진단한다. 동시에 세계경제 및 중국경제의 변동과 연동해 살펴야만 우리나라 불평등의 전체상이 드러난다고 주장한다. 자신의 책을 “진보진영의 잘못된 통념 뒤집기”라고 설명
오랫동안, 한국의 유권자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이념, 즉 ‘진보’냐, ‘보수’냐였다. 그 중간에 ‘중도’라는 이념 성향의 유권자층이 분류되긴 했지만, 진보와 보수만큼 강한 규정성을 지니진 못했다. 그런데 민주당의 ‘새로고침위원회’가 9월2일 내놓은 보고서 는 “전통적인 진보-보수 구도는 깨졌고, 유권자 집단은 다양하게 분화되었다”고 주장한다. 2022년 대선을 평가하는 성격을 띠고 지난 7~8월 활동한 위원회는 3000명의 유권자를 설문조사한 뒤 이런 결론을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
상상을 한번 해보자. 소행성에서 희귀광물을 캐와서 획기적인 배터리도 만들고, 인류가 다행성종족으로 나아갈 때 달과 화성에 먼저 가서 기지도 짓고 영토도 얻고, 난치성 유전질환으로부터 인류를 해방시키고, 논리연산을 잘 할 뿐 아니라 감성도 느끼는 인공지능도 먼저 개발하고, 기존 슈퍼컴퓨터로 100년 걸릴 계산을 하루 만에 해낼 수 있는 양자컴퓨터도 먼저 만들고, 대기 속 이산화탄소를 직접 흡착해내는 탄소중립장치도 먼저 상용화하는 등등 우리가 인류 공동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이 얼마나 많겠는가. 15-16세기의 스페인, 포르투갈,
20세기 초반에 처음 등장한 GDP의 개념은 오로지 생산성에 초점을 둔다. 자연히 이로 인한 허점들이 진작부터 지적되었고, 이를 보완하려는 BLI, HDI, WHI, ISEW와 같은 개념이 꾸준히 등장해 왔다. 우리나라에선 다가올 미래를 예측하고 더 나은 사회에 대한 비전을 설파해 온 LAB2050의 이원재 대표가 '우리에겐 너무 낡은 GDP'의 문제에 대해 오래 고민해 왔고, 지난달 2월 16일에는 국회에서 공개 토론회를 가진 바 있다. 이원재 대표가 한국형 참성장지표에 관한 비전을 피렌체의 식탁에 보내왔다. [편집자 주]✔ 대
이번 정국 방담에서는 한 달도 안 남은 대통령 선거를 점검해보았다. 누가 되느냐, 어떤 소재가 유불리를 가져올 것이냐를 떠나 근원을 따져보았다. 왜 이렇게 더럽고 지루한 선거가 되었는지, 이번 대선은 도대체 무슨 의미이며, 선거 후 어떤 후폭풍을 가져올지, 이재명, 윤석열, 문재인 등 두 사람의 전 현직 대통령과 한 사람의 석패자는 과연 이 시대에 어떤 배우로서 역할을 했는지 허심탄회한 의견을 교환했다. [편집자 주]✔생각보다 감각이 앞서는 자극적인 디지털 시대의 선거✔선거의 기본 성격은 민주당에 대한 야당 지지층의 복수전✔결과에
신년이란 인간이 시간이라는 관념을 도입하며 덤으로 얻은 재출발의 장치다. 새로운 해를 맞아 모두 새로운 각오를 한다. 숫자를 바탕으로 세상을 바라봐온 김도훈 필자는 새해를 맞아 ‘왜 무엇을 위해 뛰는지’ 묻는다. ‘여긴 어디, 나는 누구’의 위치감각, 정체성 찾기와 비슷한 듯하지만 좀 더 깊다. 그는 시민에 집중한다. 오늘의 한국을 만든 것은 시민인데 엘리트 중심의 사회 지배구조는 여전히 시민을 도구나 객체로 여긴다고 보고 있다. 한국 사회의 장기인 회복 탄력성을 다시 한번 살리려면 지금까지 논의구조에서 사실상 배제돼 온 80%의
예상을 못 한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까지 가혹한 네거티브 선거는 처음이다. 콜로세움에서 피를 본 관중이 흥분하여 더 잔인하게 끝을 맺으라 외치듯, 주권자인 국민들이 정책보다 폭로전에 흥분하고 상대 진영의 허점을 즐기는 듯하다. 혼탁한 신경전에서 잠시 눈을 들어 무엇이 중요한지 짚어 보기로 한다. 여성의 사회 참여가 높아지는 사회에서 후보의 배우자 경력에 대한 관심은 단순한 관음증의 차원을 넘어 꼭 필요한 검증 단계가 될 것이다. 그리고 윤후보의 배우자 문제과 2030 청년층의 향방이 막판 뒤집기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편집자 주]
몇 해 전까지 생소했던 ‘메타버스’는 요즘 핫한 트렌드가 됐다. 메타(Meta, 초월)와 유니버스(Universe, 우주)의 합성어인 메타버스는 가상 공간에서 자신의 아바타나 '부캐'를 통해 실제 현실과 같은 활동을 할 수 있는 세계를 뜻한다. 객원기자인 김세연 전 의원(국민의힘, 3선)은 메타버스 시대의 미래정치를 전망한다. 지난해 가을 미국 대선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한 선거 캠페인이 선보였고 한국 역시 여야 차기 주자들이 메타버스 안에서 이미지 싸움을 벌이고 있다. 김세연 필자는 메타버스로 수렴되는 4차 산업혁명
내년 3월 차기 대선을 앞두고 2030세대를 겨냥한 선심성 공약들이 잇따른다. 기본소득, 안심소득을 시작으로 대학 안 간 청년에게 해외여행비용으로 1000만원, 군 복무를 마치면 3000만원 지급 같은 아이디어들이 쏟아진다. 그러다 보니 맞춤형 복지, 재정 건전성은 뒷전으로 밀린다. 가정의학을 전공한 윤영호(57세) 서울의대 교수는 2030세대의 정신건강이 위험수위에 이르렀다고 지적한다. 국민정신건강실태 조사 결과 젊은 세대의 ‘우울 위험군’ 비율은 25% 수준까지 올라갔다. 특히 젊은 여성의 자살률이 높아져 걱정스럽다. 일자리가
“2021년 6월 12일 아침, 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당대표(85년생, 36세)는 김기현 원내대표, 정양석 사무총장, 이종배 정책위의장과 함께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다. 모두 1950년대 후반 출생으로 이준석의 아버지뻘 되는 사람들이다. 1년 전 6월 이 무렵 현충원을 참배했던 김종인 비대위원장(당시엔 미래통합당)은 1940년생으로 할아버지뻘이라 할 수 있다. 젊은 층에게 ‘수꼴-꼰대’로 비판받던 우파 정당 역사로 보면 문자 그대로 천지개벽, 상전벽해 같은 일이다.”눈을 감고, 한국정치 역사상 유례가 없는 ‘30대 당대표론’을 상상
내년 3월 9일 치를 20대 대선의 시대정신은 무엇일까? 역대 대선에선 인물 대결, 이념 논쟁과 함께 한 시대의 요구를 담은 어젠다(agenda) 경쟁이 치열했다. 예컨대 박정희 정권 땐 ‘잘 살아보세!’로 압축되는 성장 담론에 치중했다면 노무현 시대에는 개방형 통상국가, 지역구도 타파가 중요한 화두였다. 세계화, 생산적 복지, 선진화, 동북아 균형자론 등을 거쳐 시대정신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민주화, 보편적 복지로 향했다. 은 ‘정치 집담회’를 통해 3·9 대선의 어젠다와 담론을 짚어봤다. 집권여당에선 이재명
2021년을 규정하는 한국 사회의 시대 담론은 과연 무엇일까? 혹자는 모든 세대를 관통하는 키워드로 불안과 불만과 분노를 손꼽는다, 불공정, 불평등 문제도 2030세대 사이에서 핫 이슈가 된지 오래됐다. 그래서인지 지난 70여 년간 추진해온 산업화, 민주화의 연장선상에서 ‘복지국가’를 추구해야 한다는 지적이 가슴에 와 닿는다. ‘이광재의 미래대담’⑩에선 김호기 연세대 교수(사회학과), 안병진 경희대 교수(미래문명원)와 함께 시대정신을 화두로 삼아 혁신, 성장, 복지, 정치의 위기, 대통령 리더십 등을 논의했다. 세 사람은 차기 대통
뉴스레터를 통해 천현우 씨의 글(한국 사회가 놓친 '이남자·이여자'의 목소리) 을 읽은 건 토요일 아침. 주말을 맞아 모처럼 부모님 집에 왔다가, 시험감독 아르바이트를 간다는 아버지한테 어릴 적처럼 “잘 다녀오세요”라고 인사한 뒤였다. 아버지는 돈 벌어서 다음 주 있을 내 생일에 고기를 사 준다고 했다. 56년생인 아버진 40년 가까운 공무원 생활 끝에 진작 은퇴하고 연금도 받고 있다. 고기 사 먹을 돈도 연금에서 나오지만, 아버지가 오래간만에 나가 돈을 벌고 이 돈으로 딸내미 생일에 고기를 사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
지난해 3월 11일 WHO가 선언한 코로나19 팬데믹이 1년을 넘어 장기화 되고 있다. WHO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는 4월 초 현재 1억3100만명에 달하며 사망자는 284만명에 이른다. 한국은 확진자나 사망자수가 다른 국가보다 확실히 적은 편이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아직은 원활하지 않아서다.은 사회 각계 각층의 필자들로부터 팬데믹 시대에 위로를 받았던 책들을 추천 받았다. 코로나19로 세상은 이전보다 위험에 노출됐고 비대면은 고착화됐다. 그럼에도 시간은 흐르고 계절은 바뀌며 아이들
강의실과 캠퍼스가 없고 기숙사만 있다. 학생들은 입학 후 1년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수업을 듣고 이후 3년 동안 세계 여러 나라 대도시를 순회하며 수업을 듣는다. 2014년부터 입학생을 받은 미국 미네르바 스쿨은 21세기 대학의 혁신 모델로 평가받는다. 2020년 가을학기 전형에는 180개국에서 2만 5000명이 지원해 이 중 200명만이 합격했다. 하버드대학보다 입학이 어렵다는 평가가 과언이 아니다. 홈스쿨링으로 십 대를 보낸 임하영 필자는 지난해 미네르바 스쿨 가을학기 전형에 합격해 한 학기 동안 학업을 마쳤다. 임 필자는 2
언론사 기자에서 플랫폼 노동자로 변신한 김하영 필자. 쿠팡 맨, 배민 커넥터, 카카오 대리기사 등으로 200일 넘게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를 출간했다. 자유롭게 일하고 고소득을 보장해준다고 유혹하지만 그 이면에서 펼쳐지는 어두운 현실을 고발한 책이다.김하영 필자는 이번에 쓴 두 번째 칼럼에서 220만 플랫폼 노동자를 위해 세 가지 개선 방안을 제안한다. 가장 시급한 것은 일하다가 다친 이들을 위해 산재보험 확대와 의무가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엄청난 보험료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공공부문이 개입해 배
객원기자인 김세연 전 의원(국민의힘, 3선)이 기본소득과 기계노동, 무형자산시대를 둘러싼 성찰을 담은 세 번째 글을 보내왔다. ‘개혁 보수’ 성향의 김 전 의원은 이 글에서 4차 산업혁명과 AI 시대에 한국이 ‘글로벌 기계세’ 논의를 선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이제부터는 유형자산에서 무형자산으로, 국가의 부강에서 개인의 행복으로 무게중심을 옮기자는 논리를 제시하면서다. 비정규직 문제, 주 52시간 노동, 저출생 현상을 보는 시선도 남다르다. “저출생 추세를 되돌리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면, 우리가 인류의 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