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와 사람을 읽습니다
현대인에게 반도체는 공기와 같다. 어디에나 있고, 그것이 없으면 사실상 (현대인으로서의) 생존이 불가능하다. 한국 경제에 있어 반도체는 글로벌 경쟁우위를 가진 몇 안 되는 상품 중 하나다.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기둥이면서, 경기가 안 좋을땐 한국 경제를 수렁에 빠트리는 주범쯤으로 몰리기도 한다. 세계적으로도 반도체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져서 지난 수십 년간 만들어진 제조-공급망의 재편을 둘러싸고 미중일 등 강대국들이 전략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2월 29일 이 개최한 '전문가를 위한 반도체, Now' 포럼에서 기조
문재인 정부의 두 사람이 만났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그 주인공이다. 조국 전 장관은 이제 조국신당(가칭)의 인재영입위원장으로, 박지원 전 원장은 진행자이자 22대 총선에서 해남·완도·진도군 선거구에 출마를 준비 중인 예비후보로 자신을 소개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스타일, 진보진영 전체를 아우르는 협치 정부의 가능성 등 지난 정권의 비화와 함께 이른바 '조국 사태'와 이후 과정을 거치며 만들어진 조국 전 장관의 수난사와 정치 비전, 또 4월 총선을 마주하는 민주-진보진영의 과제에 대해 나눈
50만부 베스트셀러, 올해로 발간 10주년을 맞은 《대통령의 글쓰기》의 작가 강원국이 ‘말하기’ 전도사로 활약중이다. 강원국 작가의 ‘말하기 고충 상담소’ 프로젝트 안내 두 번째는 리더의 말에 대해 먼저 살피고, 절대 하지 말아야 할 말로 '험담'과 '뒷담화'를 강조한다. [편집자 주]#. 설득까지 가야 주장은 주장이 된다신혜선: 자기 주장도 범람하죠? 주장이 주장다우려면 설득까지 가야할 거 같아요. 나 혼자 시끄럽게 떠들면 공허하죠. 설득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강원국: 우선, 설득은 기본적으로 어렵습니다. 내가 이미 a라
대통령 배우자의 부적절한 행동-명품백 수수 등-으로 연일 나라가 시끄럽다. 대통령 선거운동 당시 허위이력 등으로 대국민 사과를 한 바 있지만, 이번에는 사과는 커녕 계속 모르쇠로 일관한다. 당시 '남편이 대통령 돼도 아내 역할만 충실'하겠다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명리학자 전형일 박사가 김건희 여사의 사주를 풀고, 권력자의 배우자가 어떠해야 하는지 역사 속에서 모범답안을 찾았다. 당 태종의 부인 장손황후다. 정권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충분히 옹호할줄 알았던 균형감각이 멋지다. 장손황후까지는 아니어도 평범한 '퍼스트레이디'가 이렇게
‘다시 들추는 책장’ 코너는 30년 경력의 편집자가 쓰는 책 이야기입니다. 이번 호는 연말 특별 기사로 메디치미디어의 여러 브랜드를 통해 선보인 다양한 책들 중 한번 더 되짚어보고 이야기를 나눌 만한 12권의 책을 모아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품격의 역사, 논쟁의 역사, 아픔의 역사2023년 메디치의 서가를 관통한 첫 번째 주제는 역사였다. 각 영역에서 화제를 모은 세 권의 책을 통해 품격의 역사, 논쟁의 역사, 아픔의 역사를 들여다본다. 품격의 역사: 대한민국의 품격을 높인 대통령 행사 이야기 《미스터 프레지던트》. 문재인 정부
선거의 계절에 빠지지 않는게 '이합집산’(離合集散)이다. 헤어지고, 합치고, 모였다가 흩어지고. 선거철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이 사자성어는 신당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신당 창당 바람이 본격 불기 시작했다. 언론에서 우선 주목하는 건 12월 27일이라는 시한까지 박은 이준석 신당이다. 여론조사에서는 20% 미만 10% 이상의 지지가 나온다. 조국 신당은 10%쯤. 최근에는 '삼총리 연합 신당'이 이낙연 전 총리를 중심으로 나온다. 이미 존재하는 금태섭 신당, 양향자 신당에 이어 송영길 신당도 거론되고 있다. 성한용 한겨레 선임기자
“민주당 출입하는 기자들의 고민이 큽니다. 기사를 써야 하는데 쓸 기사가 없답니다. 기사가 없어 밥값을 할 수가 없다고.” 성한용 선임기자(한겨레신문 정치부)가 전하는 민주당 출입 기자들의 요즘 풍경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반성’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린 후 2주, 그야말로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모든 이슈를 끌고 있다. 대통령의 사우디 아라비아 방문이후 ‘수출’ 키워드로 언론을 집중시키더니,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그 바통을 받아 인요한 혁신위원장을 앞에 세웠다. ‘파란 눈의 미국인, 귀화 1호 순천 남자’ 인요한 의사는 그간 잡았
159명의 청년들이 아까운 목숨을 잃은 10·29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 어느새 1년의 시간이 흘렀다. 다리가 무너진 것도 건물이 무너진 것도 아니고, 다중충돌사고나 대형화재가 난 것도 아니었다. 그저 코로나 이후 3년 만에 열린 핼러윈 축제를 즐기기 위해 이태원에 모였을 뿐이었다. 믿을 수 없는 압사사고가 일어났고 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잃었다. 희생자들 중에는 한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 청년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선진국 한국에서 일어난 믿을 수 없는 사고에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가 경악했다. 이태원 참사 1주기를 맞아 출간
지난 9월 17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을 대표하는 건축물 중 하나인 브란덴부르크문 기둥이 페인트로 뒤덮였다. 기후행동단체 '마지막 세대' 소속 활동가들이 벌인 시위의 결과물이었다. 시위 방식이 상식을 벗어나긴 했지만, 독일이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데 진심'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사건이었다. 독일은 사용 전력의 52%를 재생에너지로 생산하고 있으며, 정부는 2035년까지 재생에너지 100%를 달성한다는 계획도 수립했다. 다만 시행 정책에 관해선 독일 내에서도 부족하다거나 과하다는 비판이 동시에 존재한다. 독일은 탄소중립을
‘다시 들추는 책장’ 코너는 30년 차 편집자가 쓰는 책 이야기입니다. 저자 섭외부터 기획, 편집, 제작과 출간 이후 반응에 이르기까지 출판업에 종사하는 기획자만 알 수 있는 숨은 이야기들이 매달 펼쳐집니다. 잘 살피면 저자와 편집자의 밀당, 흥행 성공의 법칙이 수시로 등장합니다. [편집자 주]✔ 국립중앙박물관에 근무하는 디자이너 박현택을 만나다✔ 옛것에서 들여다보는 '디자인의 본질'과 '우리의 삶'✔ 원고 보충과 리라이팅을 거쳐… 이제부터는 편집자 몫✔ 도판 저작권? "박물관에서 일하는 저자는 이런게 좋아"✔ 후속작 나오고 새옷도
정치는 사람이다. '누구 편이 더 많느냐'는 쪽수 게임이기도 하지만, 기본은 '사람'이다. 품성, 의지, 능력, 성향과 같은 요소가 정치인을 구성하고 그 정치인은 현실에 큰 영향을 미친다. 국회 출입 기자들에게 국회 수첩을 나눠주면서 이 사람의 학·경력과 행적을 암기하라던 예전 정치부 시절의 도제 수업은 아직 유효하다. 한 사람의 성장 과정, 경험, 경력, 학창 시절, 사회생활, 이런 것들이 의정 활동과 행정 활동에 고스란히 녹아나기 마련이다. 30년 넘게 정치인들을 관찰해 온 성한용 한겨레 선임기자와 '비공식 인물 사전'을 한 챕
지난 2020년 법원은 영화 ‘청년경찰’ 제작사에 “중국 동포에 사과하라”는 권고를 내렸다. 이 판결은 영화, 미디어, 언론의 외국인 집단에 대한 이른바 ‘혐오’ 표현에 대한 법적 책임을 인정한 최초의 사례다. 제작사의 공식적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으로 소송은 마무리되었지만, 지연된 판결 시점과 지속되는 ‘표현의 자유’ 논란 속에서 그 의미는 퇴색되었다. 영화 배경인 서울 대림동, 중국인 10명 중 7명이 이주민이자 동포인 조선족이지만, 이들에 대한 불온한 낙인은 그대로다. 국내 내국인 범죄율은 외국인 범죄율의 두 배 이상이다.그럼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사회생활을 잘한다는 건 21세기 초반의 주요 특징으로 기록될 것이다. 지식 기반 사회에서 사전 학습과 시뮬레이션, 커뮤니케이션에 강한 것은 확실한 강점이다. 상당수 국민이 싱글, 혹은 솔로로 생의 후반전, 연장전을 수십 년 살아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이를 어떻게 살아낼지에 대한 학습서가 여자 작가의 손에 의해 먼저 나왔다. 굳이 '여자 작가'라고 적는 것은 한 명의 인터뷰어와 19명의 인터뷰이가 모두 여성이기 때문이다. 비결은 소통과 연대다. 발간 한 달 만에 여러 쇄를 찍었다는 후문이다. 이 부분에서도 여자
✔ 김주애, 김정은의 후계자로 보기에는 아직 일러✔ 미사일 발사와 강경한 담화는 북한의 구애 편지✔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를 두고 계속된 물밑 협상✔ DJ의 '다시 합시다'가 만든 두 정상의 역사적 장면✔ 극적 계기 없다면 북한과의 긴장 관계 지속될 것 14회 방송 바로 보기김유정: 박지원의 식탁 가족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저희 완전체가 된 것 같아요.박지원: 이렇게 다 만나니까 더 반갑네요.김유정: 오늘 시즌 1이 끝난다니까, 어떠세요?이관후: 시작할 때는 작년에 겨울 전이었는데, 이제 좀 있으면 봄이 오려고
✔ 일방적인 '검사의 말'은 더 이상 통하기 힘들어✔ 집무실 곳곳에 '경청'과 '침묵'을 써 붙였던 DJ✔ 끊임없이 스스로를 채찍질한 노무현의 '내 탓이오'✔ 尹, 협치 위해 많이 듣고 준비하고 공부해야 12회 방송 바로 보기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의 생각과 말을 쓴 강원국이관후 : 오늘은 특별한 손님을 모시고 특별한 주제로 말씀을 나눠보려고 합니다. 대통령의 말과 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볼 건데요, 강원국 작가님을 모셨습니다.강원국 : 제가 박지원 실장님한테는 절대 특별한 손님이 아닙니다.박지원 : 당대의 명연
검찰은 본래 범죄의 수사와 공소 제기, 형사 소송에 대한 재판을 담당하는 국가 행정기구 중 하나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그런 일반적인 기능을 넘어서 무소불위의 권한을 가진 '권력기구'가 되었다. 박지원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법조계를 오랫동안 취재한 CBS의 권영철 대기자가 그 연원과 계기를 따져본다. 군사정권 시절 검찰은 '지게꾼'에 불과했다. 검찰 위에 경찰, 중앙정보부, 보안사가 있었다. 검찰은 그들이 원하는 대로 짐을 옮겨주는 기관에 불과했다. 그랬던 검찰, 그 중에서도 특수부가 권력을 갖게 된 계기는 전 정권에 대한 정치보복
급격한 금리인상, 부동산 가격하락, 채권시장 경색. 2022년 하반기 한국경제를 불안에 빠트리는 세 가지 위협 요소다. 이 요소들이 결합해 상승작용을 일으킨다면 ‘경제위기’, 특히 ‘금융위기’는 가능성이 아닌 현실이 될 소지가 있다. 대출 비중이 높은 중소형 건설사들, 부동산 PF 시장에 자금을 많이 쏟아부은 보험사와 증권사, 캐피탈 등의 부도를 염려하는 목소리가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여기에다 윤석열 정부의 경제운용 능력 또한 시장의 신뢰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특히 취임 6개월 동안 윤석열 대통령이 보여준 경제정책 리더십은 ‘
‘꼬리 자르기’의 시작인가? 국가 애도기간이 끝나자마자 경찰이 이태원 참사 수사에 본격 돌입했지만, 국민의 시선은 그다지 곱지 않다. 수사의 칼끝이 용산경찰서와 용산구청 등 일선 현장의 책임자 수준에서 그칠 것이라는 흐름이 벌써부터 감지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경질 여론이 비등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에 대한 여권의 태도는 ‘감싸기’에서 요지부동이다.이번 참사는 정말로 경찰이나 지방자치단체의 잘못으로 발생한 것일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포괄적 책임과 역할을 맡은 대통령실과 주무 부처 등은 법적·정치적 책임에서 자유로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 참사’를 이유로 박진 외교부 장관에 대한 해임 건의안이 9월29일 국회를 통과했다. 윤 대통령이 분명한 거부 의사를 밝혀 박 장관은 자리를 보전하겠지만, 그 파장은 크고 길게 이어질 게 분명하다. 박 장관은 국제 외교무대에서 ‘의회가 탄핵한 외교 책임자’라는 꼬리표를 달고 뛰어야만 한다. 명분과 능력을 중시하는 외교무대에서 무시할 수 없는 핸디캡이다. 이 시점에서 국제문제 전문가인 고한석 필자는 오스트레일리아의 외무장관 페니 웡을 떠올렸다. 윤석열 정부와 비슷한 시기에 출범한 노동당의 앤서니 알바니즈 정부에서
오랫동안, 한국의 유권자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이념, 즉 ‘진보’냐, ‘보수’냐였다. 그 중간에 ‘중도’라는 이념 성향의 유권자층이 분류되긴 했지만, 진보와 보수만큼 강한 규정성을 지니진 못했다. 그런데 민주당의 ‘새로고침위원회’가 9월2일 내놓은 보고서 는 “전통적인 진보-보수 구도는 깨졌고, 유권자 집단은 다양하게 분화되었다”고 주장한다. 2022년 대선을 평가하는 성격을 띠고 지난 7~8월 활동한 위원회는 3000명의 유권자를 설문조사한 뒤 이런 결론을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