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와 사람을 읽습니다
프랑스의 생화학자이자 세균학자 파스퇴르는 미생물학에서 거둔 성공만큼이나 열렬한 와인 애호가이자 예찬론자로 유명하다. 와인이 있는 식사나 술자리에서 인용하기 좋은 말들을 많이 남겼는데, "한병의 와인에는 세상의 어떤 책보다 더 많은 철학이 들어있다." "와인이 없는 식사는 햇빛이 없는 날과 같다." 등이 특히 유명하다. 그는 "와인이 있는 곳에는 슬픔과 걱정이 날아간다."라고도 했는데, 이제 그 말은 수정되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기후위기는 세계의 많은 부분에 영향을 미치며, 세계 와인산업도 지구가열화(지구온난화, 로는 상황의 심각성을
한국의 저출생 현상은 세계적인 주목 대상이다. 합계출산율에서 2023년 0.72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며, 2024년 합계출산율은 0.68명으로 예상된다. 한국만 저출생이 문제인 것은 아니다. 복지국가의 모범으로 꼽히는 북유럽 국가들도 저출생 경향이 커지면서 걱정이 크다. 인구 문제에 잘 대처한 것으로 보였던 프랑스도 최근 대통령이 나서서 ‘인구 재무장’을 호소했다. 저출생이 세계적인 흐름인 것이다. 저출생 대책이 근본적으로 다시 고민되어야 하는 시점에 한국은행은 '기본부터 충실하자'는 내용의 대책을 발표했지만, 정작 키를 쥔 것은
EU 27개 회원국이 2월 2일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에 관한 포괄적인 법안(AI Act, 이하 AI법)’에 최종 합의했다. 이후 올해 상반기 안에 마지막 의회 의결 절차만 남았다. EU 집행위원회가 2021년 4월에 AI 법안을 제안하고 3년 만이다. 한국은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법 제정국’ 운운했지만 어느 순간 논의가 멈추고 지지부진이다. 정보통신과 과학기술 분야의 행정과 이론 양쪽에서 풍부한 경험을 가진 송경희 교수가 EU의 AI법을 중심으로 세계의 AI 법제화 동향을 전한다. [편집자 주]EU의 AI법, 세계 시장에 미치는
‘2024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이기기 위해선 이렇게 해라, 이렇게 하면 안 된다’를 이야기하는 책이 등장했다. 제목이 《이기는 정치학》인데, 먼저 민주당 패배론을 주장한다. 그리고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 이재명 대표의 2선 후퇴와 중도성향 인사를 비대위원장으로 세울 것을 주문한다. 종부세 폐지, 전략산업에 법인세 1년간 인하 등 경제정책도 파격적이다. 전작 《좋은 불평등》에 이어 《이기는 정치학》을 출간한 최병천 작가(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는 “민주당이나 보수정당이나 모두 중도를 끌어안았을 때 승리했다.”고 지적한다. 그런
"1년 만에 나라 빚이 91조가 늘었다." 조동진 필자의 근심이 이 한 문장에 집약된다. 전년 대비 9% 가까이 늘었다. 1/10만큼 국가부채가 늘어난 것인데, 개인 경제라면 내가 뭔가 잘못하고 있는지 화들짝 놀랄 만한 추세다. 현재 대한민국의 국가부채 규모는 1157조, 대략 1200조다. 문제는 그 절대적 양이 아니라 부채가 늘어나는 증가 속도와 폭이다. 거침 없이 내달린다. 10년을 기준으로 하면, 나라 빚이 두 배가 되었다. 세계적 기준으로도 걱정이다. 한국의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53.5%는 선진국그룹 내 13개 비기축
2024 피렌체의식탁 신년대담의 두 번째로 정지훈 IT 전문가를 모셨다. 미중 패권경쟁, 다극화... 정지훈 박사는 '지금 세계의 인재들이 모두 미국으로 모여들고 있다'며 미국의 우위를 전망했다. 이민 2, 3세대가 아닌 새로운 이민 1세대들이 미국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실리콘밸리의 쇠퇴를 이야기하지만 이는 미국 전역이 실리콘밸리화 되는 현상의 이면일 뿐이다. 거의 모든 것을 아웃소싱, 바깥으로 내보냈던 미국은 팬데믹과 미중 경쟁 등을 거치며 제조업으로 다시 눈을 돌리고 있다. 한편 디지털이 기본이 된 시대, 이제 누가
세계인의 관심을 모았던 대만 총통 선거가 민진당의 승리로 끝났다. 민진당은 3연임을 이뤄냈고, 대만호를 이끌 수장으로 라이칭더가 등장했다. '하나의 중국' 정책에 반발, 독립국가 대만을 목표로 움직이는 민진당의 연임은 양안 관계를 비롯, 세계에 그 여파를 미칠 것이다. 무엇보다 중국은 대만이 영원히 중국의 품에서 빠져나가려는 시도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그에 대한 신경질적인 반응은 먼저 대만 경제의 숨통을 죄는 것으로, 특히 TSMC를 비롯한 대만 반도체 산업에 대한 공세적 대응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를 위시해 첨단 산
금융을 통해 기후위기에 대응하자는 ESG가 주행 중 턱에 걸렸다. 지구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에 비해 1.5℃ 이내로 묶어두자는 국제사회 합의에도, 이를 위한 행동은 작아지고 있다. 한 조사에서는 '기후 변화가 우리 삶을 힘들게 만들 것'이라고 답변한 비율이 10명 중 7명을 넘겼다.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과 그를 위한 대안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좁힐 수 있을까. 증권사 애널리스트에서 그린피스로 적을 옮긴 신지윤 필자는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금융 활동인 '기후금융'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심화하는 기후위기, 와중에 불거지는 ESG 무
연내에 온다는 외국인 가사도우미 시범사업, 개시도 못했다2023년이 이제 2주 남았는데, 올해 안에 온다는 '외국인 가사노동자 100명 도입' 시범사업의 개시 소식은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외국인 가사노동자 도입 논의는 지난해 9월 오세훈 서울시장의 국무회의 발언에서 시작되었다. 올해 3월 조정훈 의원(당시 시대전환, 현 국민의 힘)은 이 업종에 '최저임금 적용을 제외하는' 가사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이어서 5월 윤석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외국인 가사노동자 도입을 지시했다.담당 부처인 고용노동부도
우리가 정말로 모르는 것은 저 먼 우주나 깊은 바다, 땅속, 혹은 사람의 마음이 아니라 내일 그리고 그 내일들이 이어지는 미래다. 알 수 없는 미래를 알고 싶다는 건 강력하고 강렬한 욕망이다. 예전 사람들은 신탁(神託)에 기대 그 궁금증을 풀고자 했고, 지금도 점 등을 보며 개인의 미래를 엿보고자 한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하 )는 해마다 연말이면 다음해를 전망하는 책을 출간해 가까운 미래의 윤곽을 그리는 일을 해왔다. '피렌체의 식탁'은 3회에 걸쳐 《2024 세계대전망》이 전하는 미래 - 20
가계부채가 걱정이다. 올들어 금리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다시 슬금슬금 늘어나고 있다. 지난 11년간으로 보면 2배가 늘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크다. 게다가 개인사업자 중심의 자영업자 부채는 무려 5년만에 2배가 늘어났다. 코로나 19 동안의 경기부진이 큰 요인으로 보인다.이번 기사에서 조동진 필자는 현재 자영업자들의 연체율이 1% 이상이라는 점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자영업자들은 지난 몇 년 동안 긴급 대출이나 구제금융의 제도적 혜택을 많이 받았고, 그 돈으로 연명하며 버텨왔었다. 그런 와중에 연체율이 오른 것은 한계선상에 있는 개
2019년 생활 시간 조사를 기초로 해 산출한 '가사 노동 서비스의 가치'는 490.9조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약 25.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통계청 통계개발원이 「KOSTAT 통계플러스」 2023년 겨울호(12월 22일 발간 예정)에서 국민시간이전계정 심층분석 결과를 게재할 예정이다. 가사 노동 서비스 가치는 1999년 144.3조 원, 2004년 200.5조 원, 2009년 270.4조 원, 2014년 361.5조 원으로,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발간에 앞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여성이 생산한
‘G2’ 미국과 중국 간의 충돌은 완화된 것일까, 지연된 것일까. 같은 말처럼 보이지만 방향이 다르다. 11월 15일(현지시간) 열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샌프란시스코 회담은 많은 생각거리를 던진다. 겉으로는 서로의 정치적, 경제적 필요를 어느 정도 충족시킨 회담으로 보인다. 대다수 언론도 충돌을 회피하고 상호 협력을 내세웠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돌발적인 ‘(시진핑은) 독재자’ 발언도 빠짐없이 보도된 걸 보면 기본 구도는 긴장과 갈등이다. 중국이 근현대 100여년 가까이 서구 세력에 당한 '과거'의 역사, 또 한편 미국이
[조귀동의 신 정치지형도] 정치가 시대를 선도하던 시기는 지나갔다. 현실은 민주 대 반민주 구도에서 출발해 보수, 진보, 중도의 구분법을 통과, 이제 다양성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미 유권자들은 최근 여러 선거에서 세대, 젠더, 학력, 소득, 환경 등 여러 이슈들에 다양하게 반응했다. 이준석은 이런 다양한 이슈를 잘 활용해(차이를 강조하며 적대를 조장했다) 성공을 거둔 대표적 사례다. 지역 문제만 하더라도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영호남 대결 구도에서 수도권 대 비수도권(지방)의 대결 구도로 옮겨간 지 오래다. 2002년 대선 이후
정부가 지난 27일 발표한 국민연금 개혁안은 구체성이 없는 게 특징이다. 그간 쟁점이 돼온 보험료율 인상폭, 소득대체율(연금 가입 기간 중의 평균 소득에 비교해 가입자가 받게 될 연금액의 비율), 기금 운용 수익률 인상폭 등이 모두 빠졌다.정부안은 이달 말까지 국회에 제출된다. 인상폭 등에 대한 결정 없이 보장성 강화보다 재정안정에 주력한 개혁안, 즉 더 내야 한다는 원칙만 천명한 것은 야당과 시민단체 등의 공격을 피하기 위한 완충 조치로 보이나 미봉책이라는 지적이 만만찮다. 개혁안이라면서 구체성이 없으면 도대체 무엇을 개혁하겠다는
중국 시장을 잃어가는 한국 경제에 규모는 작지만 대체 시장이 하나 나타났다.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다. 네옴시티 프로젝트 등 대규모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둔 윤석열 대통령은 무엇보다 경제를 살리는게 시급하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에 이어 이번 주에는 윤대통령이 사우디로 날아갔다.두 사람은 셈이 맞는다. 빈 살만 왕세자가 운전하고 윤대통령이 조수석에 탄 차에서 한국형 전기차의 사우디 생산을 화기애애하게 논의했다. 상징적이다. 1970년대와 1980년대에 이어 도래한 한-사우디간 대형 경제협력.사우디도
이스라엘 군이 지상군의 가자 지구 진입을 예고했다. ‘현장에 문제가 있고, 현장에 답이 있다’고 한다. 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을 맞아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찾아냈다. 유진상 한동대 객원교수는 예루살렘의 히브리대학에서 이스라엘의 정치사회 현실을 주제로 석사 과정을 마친 뒤 15년째 체류하고 있다. 질문자인 런던의 윤영호 작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독자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한, 바로 그 사람이다. 두 사람은 학살과 갈등, 전쟁과 유혈의 낮과 밤을 전달하기 위해 이 시간에도 많은 궁리를 하고 있다
냉전기 미국과 소련은 1990년 사회주의 붕괴 때까지 그리 많지 않은 정상회담을 가졌다. 유엔 말고는 지금처럼 다자외교의 장이 많지 않은 탓도 있지만 대장들끼리의 만남은 횟수보다 질이 중요하다. 패권국가 간의 정상회담은 대개 ①후발 패권국이 선발 패권국과 대등하다는 자신감을 가졌을 때, ②정상회담 아니고는 해법이 없는 위중한 현안이 있을 때, ③저쪽이 진정성있는 변화를 보일 것같다고 판단될 때 같은 조건절에서 성사되곤 한다. 이런 점에서 11월에 성사될 것으로 보이는 미중 정상 회담은 주목할만 하다. 고한석 필자는 미국과 중국이 아
ESG 공시는 기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융이 바로 서게 하는 기초 인프라다. 비약이라고? 아니다. 기후 위기를 이야기하는데 왜 ‘투자’ 이야기를 먼저 하나 의아해할 수 있지만, 이유는 단순하다.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선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돈이 흘러가는 물길을 바꾸지 않으면, 기후 위기를 해결하는 곳으로 돈이 가지 않고, 그 결과는 기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기업의 약속을 거짓말로 확인시켜주는 결정적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이 기후 문제를 해결하는 금융 변화를 위해 기후 공시를 의무화했다. [편집자 주]✔ ESG 공시,
개인 투자자 1천만 시대. 모두들 안녕하신가. 미국 금리 동결과 한 차례 추가 인상 소식에 글로벌 주식 시장이 다시 요동쳤다. 잘 나간다던 미국 기술주도 맥을 못추고 하락세를 보였다. 2023년도 마지막 분기다. 고금리 시대, 개인 투자가라면 알아야할 요즘 이슈 4가지. 김학균 신영증권 센터장이 말해주는 '초보자가 알아야 할 투자 가이드'를 게재한다. 이 글은 김 센터장이 출연해 촬영한 지난 22일 메디치경제 유튜브 방송을 피렌체의식탁 편집팀이 요약 정리, 김 센터장에게 감수받았다. [편집자] #. 중국 펀드, 어찌하오리까?중국 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