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와 사람을 읽습니다
“선거 결과 한국은 원점에서의 출발을 맞이할 것이다. 태풍의 진원지로서 검찰 대신 국회의 귀환이 예상된다. 주요 정책 현안은 재조정과 원점 리셋 사이에서 출렁일 수 밖에 없다.” 총선을 보름여 앞두고 메디치미디어와 편집진은 이런 판단 아래 긴급 포럼을 기획했다. 4월 16일 다섯 명의 발제자를 모시고 열린 이 그것이다(일부 발제자는 당 공식일정으로 4월 19일 별도의 조찬 모임 형태로 추가 개최되었다). 포럼의 결과를 모은 전자 리포트의 발간에 맞춰 김현종
미국 애리조나주가 160년 전의 낙태금지법을 되살렸다는 뉴스가 국내에서도 화제가 되며 주목을 받았다. 미국 뉴스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2022년에 ‘로 대 웨이드’ 판결이 50년 만에 폐기되었다는 소식, 올해 대선에서 ‘임신중지권’이 쟁점이라는 얘기가 낯설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임신중지가 이 정도로 첨예한 법적·정치적 쟁점이 되는 사례는 미국 외에는 찾아보기 어렵다. 대체 여성의 임신중지권이 왜 미국 선거를 뒤흔들 정도의 쟁점이 되었는지 그 맥락을 살펴본다.여성의 임신중지권 인정, 레이건 집권기부터 정치적 쟁점화연방대법원은 19
“정말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하는데 다른 사람들이 완전히 말도 안 된다고 말한다면, 그 아이디어가 정말 좋은 아이디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디선가 이와 비슷한 말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번 글에서 소개하는, AI 역사 중 또 한 명의 창조자이자 거인인 제프리 힌튼의 말이다. 최근 구글에서 퇴사하며 AI의 위험성을 경고한 것으로 화제가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여전히 자신과 동료들의 연구에 신뢰를 표하기도 했다. 수학에서 철학으로, 다시 심리학으로, 그리고 인공지능 연구로 옮겨가며 힌튼이 찾고자 했던 것은 마음과 뇌가 어떻게
어제까지도 돌아오지 못한 한 사람 인간 세상의 세월은 멈췄지만,기억은 오래 살아남아 오늘을 울 것이니, -최광임 시인, ‘4.16’글쓴이 최광임 시인. 전북 부안 변산 출생. 2002년 《시문학》 등단. 시집『내 몸에 바다를 들이고』, 『도요새 요리』. 디카시 해설집 『세상에 하나뿐인 디카시』. 2011년 서울문화재단 창작기금 수혜. 2015년 대전문학상 수상. 현재 《시와경계》 발행인. 계간 《디카시》주간 · 한국디카시연구소 부대표 · 한국디카시인협회 부회장&집행위원장. 두원공과대학교 겸임교수.
'4.16 10주기' 혹은 '세월호 10주기'. 자체로 이미 고유명사가 되어 버린 말들. 이 시간이 언제 올까 싶었는데, 이렇게 당도했다. 많은 사실이 규명되었지만, 그것들을 다 그러모아 하나의 진실이 만들어지지는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납득하지 못하고, 그래서 그것은 아직 사고와 참사 사이에서 배회한다. 그리고 '이태원 참사'는 우리 사회, 우리 국가가 4.16과 세월호에서 제대로 배우지 못했음을 일깨워줬다. 4.16/세월호를 다시 기억하기 위해 굳이 외부의 누군가에게 원고를 부탁하고 싶지는 않았다. 이것은 솜씨나 식견, 전문성의
선거가 끝났다. 앞으로 국내에서 전개될 에너지전환과 기후금융 이슈를 전망하기에 좋은 시점이다. 마침 3월 19일 2030년까지 기후금융으로 총 452조원에 달하는 정책성 금융지원이 공급된다는 발표가 있었다. 지난 기후금융 2번째 글에서 예상한 것과 비슷한 규모다. 그린피스 신지윤 연구위원은 복잡한 숫자와 계산을 따라가며 452조원의 허와 실, 의미와 한계를 따져본다. 마지막 세 가지 당부/제안은 기후정책을 고민하는 이들이 새겨들어야 할 내용이다. 신지윤 위원은 어떤 기후기술에 투자할 것인지 방향성에 대한 고민, 국가온실가스감축 목표
'내:일의 농사' 일곱 번째 글은 바다 이야기다. 구자원 농부가 사는 남해는 섬이다. 거진 서울 반 정도 되는 크기로 제주를 빼면 한국에서 네 번째로 큰 섬이다. 그렇케 큰 섬인 만큼 산과 논밭에서 나는 산물도 풍부하고 바다에서 나는 산물도 지천이다. 바지락 캐기는 난생처음이었다는데, 갯벌에서 오래 일한 바닷마을 사람들의 일솜씨에 반하고 말았다. 석박사처럼 농사일, 바닷일 실력에도 존경을 표하자는 말은 경험에서 우러난 이야기. 머리만 대접받는 세상의 폐해는 정말 많이 보지 않았나. 그러니 세상을 보는 눈금을 다시 매겨보자. [편집자
메디치미디어x피렌체의식탁이 22대 총선 결과가 한국 정치와 국가 정책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는 스페셜 포럼을 엽니다. '원점에 선 대한민국, 인물·정치·정책의 변동 경로 예측'이라는 주제 아래 여소야대로 시작하는 22대 국회와 윤석열 정부의 미래를 긴급 점검합니다.야당 192석은 헌정 사상 초유의 일로, 이 정도의 정권 심판은 유례 없는 일입니다. 먼저 이번 선거 결과로부터 촉발되는 정치 지형의 근본적 변화와 이로부터 파생될 정책의 변경 또는 표류 가능성을 따져봅니다. 또한 행정부와 입법부 힘의 역학관계가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떻게 흘
22대 총선이 끝났다. 더 나아가지 못한 걸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범야권의 승리로 귀착됐다. 그만큼 정권심판의 기조는 분명했다. 어째서 정권심판인가. 청와대 연설비서관으로 8년간 근무하면서 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에게 민주주의 시대 소통의 방법론을 배운 강원국 작가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말'에서 정권심판의 까닭을 찾는다. 아직도 검찰-심판자의 언어와 습속, 세계관에 갇혀 있다는 것, 선민의식으로 시민들을 내려다본다는 것, 공인이 무엇인지 제대로 된 자성과 질문이 없다는 것. 심판은 그에 대한 국민
새로운 선글라스인 것일까. 4월 8일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 시민들 중 많은 사람들이 색다른 모습의 장치를 얼굴에 착용하고 하늘을 올려다봤다. 이들이 착용한 것은 특수 태양필터를 장착한 보호 안경으로, 맨눈으로는 일식을 관찰할 수 없어 이런 특수 장치가 꼭 필요하다.4월 8일 아침, 멕시코의 태평양 연안에서 캐나다 뉴펀들랜드의 대서양 연안까지 북미 대륙의 좁은 지역을 가로지르는 개기일식이 일어났다. 부분일식은 북미 대륙 전체와 중앙 아메리카 및 유럽 일부에서 관측 가능했다. 북미 대륙 3개 국가 중 개기일식 경로가 가장 길게 걸친
22대 총선 투표일이 하루 남았다. 지금 우리가 선택한 민주주의 체제에서 선거는 시민들의 정치적 의사가 결정적으로 표출되는 중요한 순간이라고 할 수 있다. 2년 전의 대통령 선거 당시 결국 국민은 아슬아슬한 표차로 윤석열 정부를 탄생시켰다. 이번 총선은 그때와 같은 방향일까 다른 방향일까, 다르다면 왜 다르고 얼마나 다를까, 모두 자신의 선택에 확신을 가지면서 다른 사람들의 선택이 어떨지 궁금해한다. 메디치미디어 과 유튜브 채널은 이전 선거보다 훨씬 많은 기사와 방송으로 선거를 맞았다. 이제 선거 전의 마지막 기사를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5일 6일 진행된 사전투표는 역대 총선 최고 사전투표율인 31.3%를 기록했다. 이에 대한 각 정당의 셈법도 복잡하겠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선거 직전, 당일, 선거 후, 수많은 정치관련 뉴스들이 쏟아질 테다. 그중에서 잊지 말아야 할 몇몇의 목소리들을 한 번 더 소개한다. 과학기술, 의료, 외교… 정치·사회 현안에 가리고 밀려 후순위에서야 주목받지만 우리 미래를 결정짓는 소중한 분야들이다. 그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이 지금 총선을 맞아 전하는 메시지, ‘모든 것은 정치로 통한다.’ [편
등뼈인 백두대간이 동쪽에 치우쳐져 있어 한반도의 기본 지세는 동고서저(東高西低)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특성상 대부분의 하천도 동쪽 산지에서 발원해 서해를 향해 흐른다. 서해안에 가까운 평야지대에서는 드넓은 지평선을 볼 수 있는 곳도 있다. 하지만 이는 간척의 결과인 경우가 많다. 우리 땅에서 더 일반적인 지형은 산도 아니고 평야도 아닌 비산비야(非山非野), 즉 산지와 평지의 중간형태 지형인 구릉지(丘陵地)다. 우리 국토는 70%가 산지에서 출발해 하천에 의한 침식작용과 풍화작용을 받은 결과 150m~600m 정도의 기
바다가 면접 심사를 한다 파도의 낙법을 즐기는 사람구름의 필법을 익힌 사람은 가산점이 붙는다 눈먼 바다는 귀를 수평으로 열어 놓았다 ㅡ최광임 시인의 ‘윤슬’글쓴이 최광임 시인. 전북 부안 변산 출생. 2002년 《시문학》 등단. 시집『내 몸에 바다를 들이고』, 『도요새 요리』. 디카시 해설집 『세상에 하나뿐인 디카시』. 2011년 서울문화재단 창작기금 수혜. 2015년 대전문학상 수상. 현재 《시와경계》 발행인. 계간 《디카시》주간 · 한국디카시연구소 부대표 · 한국디카시인협회 부회장&집행위원장. 두원공과대학교 겸임교수.
다음 주에 멕시코와 미국을 관통하는 개기일식이 일어난다. 우리나라 시각으로는 화요일, 현지 시각으로는 월요일 오후다. 필자는 8번째로 개기일식 모험 길에 오른다. 개기일식을 보기 위해 굳이 외국까지 비싼 경비와 시간을 들여가면서 가야 하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몇 번 일어난 적 있지 않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그런데 대한민국에 지금 살아있는 사람 중에 한국 내에서 개기일식을 본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부분일식을 보았거나, 혹은 다른 나라의 개기일식을 뉴스로 접한 것을 개기일식을 봤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처칠, 석유시대의 우연한 설계자석유의 위력을 세계에 알린 사람은 뜻밖에도 윈스턴 처칠이었다. 1911년 당시 영국 해군장관이었던 그는 독일과 해군력 경쟁에서 우위에 서기 위해 해군 함대의 연료를 석탄에서 석유로 바꾸었고, 그 결과 해군 함정의 속도와 작전 반경을 크게 개선할 수 있었다. 석유가 석탄보다 부피도 작고 열량이 높았기 때문이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세계는 아직도 석유의 위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산업화시대에 접어들어 두 차례나 오일쇼크를 겪으면서 세계는 석유와 중동 산유국의 위력 앞에 무릎을 꿇어야 했다. 그래서 중동
이런 산문을 읽는 봄이라니, 잔인하고 행복하다. 책 속에서 만나는, 아픈 아버지라는 현실과 그가 있어야만 하는 의료 시스템은 잔인하고, 그러면서도 아버지와 딸의 우정과 사랑, 연대가 아름다워서 행복하다.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의 김봄 작가가 《우파 아버지를 부탁해》로 메디치와 인연을 맺었다. 《아픈 의사 다시 가운을 입다》의 김선민 전 심평원장이 추천사를 썼다. 두 분을 모시고 이야기를 듣는다. '왜 나만 해'의 파괴적 타박에 빠지지 않은, 간병 3년에 무너지지 않은 사랑 가득한 이의 현실고발 르포+아버지에 대한 사랑 고백기를 두
너무 당연한 말 같지만, AI도 전기차도 '전기'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무용(無用), 곧 쓸모가 없다. AI를 위한 기술개발의 경쟁도 치열하고 첨예하지만, 그에 필요한 전기를 어떻게 얼마나 확보하는지도 그만큼 다급하다. AI에 사용되는 전기만으로도 어지간한 선진 산업국가의 1년 총 전기 사용양에 필적한다. 그런 점에서 전기와 관련된 숫자들을 점검해본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편집자 주]우리에겐 벽이 있어요, 전기라는 이름의 벽스타게이트. 불과 얼마전까지는 4차원의 세계로 들어가는 관문이라는, 30여년 전 공상과학(SF)
"실명(失明)은 우리를 사물과 분리시키지만, 귀먹음은 우리를 사람과 분리시킵니다." 청각과 시각을 모두 잃은 채로 평생을 사회복지와 저술, 강연활동에 나섰던 헬렌 켈러의 말입니다. 딥테크(첨단기술) 스타트업을 분석하면서, 기술이 연구실을 벗어나 실생활의 제품·서비스로 바뀌는 과정을 보여주는 '류준영의 사이-코노믹스’ 세번째는 난청인의 청력재활을 위한 특별한 음악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청력재활·불면증 디지털치료제를 만드는 기업 벨테라퓨틱스 이야기입니다. 스마트폰 등 휴대기기로 음악 듣기가 쉬워지고 패션 등의 목적까지 더해져 이어폰과 헤드
프랑스의 생화학자이자 세균학자 파스퇴르는 미생물학에서 거둔 성공만큼이나 열렬한 와인 애호가이자 예찬론자로 유명하다. 와인이 있는 식사나 술자리에서 인용하기 좋은 말들을 많이 남겼는데, "한병의 와인에는 세상의 어떤 책보다 더 많은 철학이 들어있다." "와인이 없는 식사는 햇빛이 없는 날과 같다." 등이 특히 유명하다. 그는 "와인이 있는 곳에는 슬픔과 걱정이 날아간다."라고도 했는데, 이제 그 말은 수정되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기후위기는 세계의 많은 부분에 영향을 미치며, 세계 와인산업도 지구가열화(지구온난화, 로는 상황의 심각성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