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더 불기 전에 경주로 가자. 1400년 된 분황사 모전석탑에 빛바랜 낙엽들이 벽돌처럼 쌓일 때다. 수십 년 전 재잘거리며 몰려다닌 불국사 대웅전 앞마당에 서면 그 시절 동무들이 떠오를지 모른다. ‘동궁 월지’로 이름이 바뀐 옛 안압지는 정취보단 ‘조명빨’이 압도하지만 고층건물 하나 없이 아담한 시가지에 공갈빵처럼 부풀어 오른 고분군을 눈여겨보는 길이 호젓하고 한가롭다. 무엇보다 이제야 진짜 공부를 할 준비가 됐다. 그렇다. 다시 가는 경주는 공부 욕심을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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