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대한항공의 객실 승무원으로 20년 넘게 일했다. 알다시피 어느 날 사주 가족으로부터 부당한 대우와 폭력을 겪었고, 노동자이자 인간으로서 남의 발에 밟히지 않으려다 보니 계획에 없던 ‘투쟁’을 하게 되었다. 그 몇 년간 ‘박창진이 회사 다니는 걸 보며 나도 싫은 회사를 꾸역꾸역 다닌다’는 노동자가 많았다. 2020년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로 정치를 시작했다. 당내 경선에서 승보다 패가 많았다. 그 사이 정의당은 노동자 대표성보다 젠더 대표성이 부각되었고, 더 크게는 언론과...
[노혜경 칼럼] 페미니즘 걱정말고 님 걱정부터 하세요
페미니즘을 둘러싼 환경변화는 대선 막바지들어 야당을 중심으로 반 페미니즘적 말과 행동이 서슴없이 제기되고 있는게 가장 크다. 노혜경 필자는 이런 일련의 백래시 현상은 페미니즘이 그만큼 앞으로 전진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의 고민, 연민, 섭섭함은 보수야당의 그런 도발에 민주당이 나이스하게 반대각을 못 세우고 있는데 있는 것같다. 얄밉기는 매 한가지인 것이다.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는 현재 젊은 여성층, 호남, 친문 등 3대 우호그룹에서 가능한 만큼...
[책 세상으로의 초대] ‘아들+남편+아빠’가 말해주는 여성 혐오의 흑역사
최근 폐막한 도쿄올림픽은 이전의 올림픽 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로 흘러갔다. 하계올림픽에 출전한 역대 한국선수 가운데 첫 금메달 3관왕의 영예를 얻은 여자 양궁 국가대표인 안산 선수가 '페미니즘' 논란에 휩쓸렸기 때문이다. 안산 선수의 짧은 헤어스타일과 과거 발언들을 빌미로 일부 남성들이 안 선수에게 '여성 혐오'를 표출했고 이로 인해 한국사회는 한 차례 큰 홍역을 겪었다. <판도라의 딸들 여성 혐오의 역사>는 이처럼 한국사회의 큰 갈등으로 부각한 '여성 혐오'...
[김진경의 오래된 유럽] 알프스도 떨고 있는 ‘남학생 역차별’ 논란, 피해자는 누구인가?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 중 일부분이다. 취임사가 나온 지 4년이 넘은 지금 정작 한국 사회 안에서는 평등, 공정, 정의에 대한 불만이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에서 이대남, 이대녀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낸 20대 남녀 간 갈등의 한가운데에도 공평함에 대한 의문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한국에 국한한 것은 아니다. 미국과 유럽의 젊은 세대도 여성은 차별을,...
[독자의 편지] 청년이 문제? 정치의 실패, 지식인의 무책임부터 들여다보라
<피렌체의 식탁>뉴스레터를 통해 천현우 씨의 글(한국 사회가 놓친 '이남자·이여자'의 목소리) 을 읽은 건 토요일 아침. 주말을 맞아 모처럼 부모님 집에 왔다가, 시험감독 아르바이트를 간다는 아버지한테 어릴 적처럼 “잘 다녀오세요”라고 인사한 뒤였다. 아버지는 돈 벌어서 다음 주 있을 내 생일에 고기를 사 준다고 했다. 56년생인 아버진 40년 가까운 공무원 생활 끝에 진작 은퇴하고 연금도 받고 있다. 고기 사 먹을 돈도 연금에서 나오지만, 아버지가 오래간만에 나가...
[독자의 편지] 한국 사회가 놓친 ‘이남자·이여자’의 목소리
<피렌체의 식탁>이 새로운 차림표를 마련했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앞세우지 않고 묵묵히 일하는 평범한 이들의 삶의 이야기들을 편지 형식으로 담아 독자님들께 선보입니다. 이슈에 대한 전문적인 분석이나 정책적인 대안에 앞서 사회의 다양한 현장에서 성실한 개인으로 살아가는 분들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서입니다. 첫 번째 편지는 경남 창원에서 제조업 노동자로 일하시는 천현우 님이 보내오셨습니다. 20대 담론이 다시 유행하는 이 시점에서 한국 사회가 놓치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지...
[박상현의 ‘리더의 말과 글’] 긴즈버그의 잘 계산된 ‘long game’…여성 민권의 오랜 장벽을 깼다
지난 18일, 8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Ruth Bader Ginsburg) 대법관의 부음을 전하면서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많은 미국의 언론매체들이 “페미니즘의 선구자”, “페미니스트 아이콘” 같은 표현을 사용했다. 여성의 민권(civil rights)을 위해 싸웠던 긴즈버그를 설명하는 데 페미니즘을 사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처럼 들린다. 하지만 긴즈버그는 처음부터 진보 성향이 뚜렷한 판사가 아니었다. 1993년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이 대법관 후보로...
[김지원 칼럼] 바이든의 러닝메이트: 배스? 라이스?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과연 누구를 자신의 러닝메이트(running mate), 즉 부통령 후보로 지명할까? 미국 대선(11월 3일)이 석 달 앞으로 다가왔다. 민주당은 오는 17~20일 전당대회를 열어 바이든을 대선 후보로 확정짓는다. 이에 앞서 바이든은 부통령 후보를 지난 1일까지 발표하겠다고 했다가 그 시기를 10일 전후로 미뤘다. 미국의 일부 언론은 민주당 전당대회 직전에야 러닝메이트를 공개할 가능성도 언급한다. 바이든과 민주당은 왜 이렇게...
[박상현의 ‘리더의 말과 글’] AOC, ‘욕설·폭언’ 남성 의원을 시대적 명연설로 날려버리다
지난 주 미국을 뜨겁게 달구었던 소식은 Black Lives Matter 시위도, 미국을 휩쓸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 소식도 아닌, 미 연방 하원의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Alexandria Ocasio-Cortez, 뉴욕-민주당)의 10분짜리 발언<아래 영상>이었다. 동료 남성 의원인 테드 요호(Ted Yoho, 플로리다-공화당) 하원의원으로부터 폭언을 들었다는 뉴스가 전해진 지 이틀 만에 한 의회 발언이다. AOC가 이 발언을 하는 영상은 큰 화제가...
[유창오 칼럼] 남자의 종말과 청년보수의 등장
9월 14~15일 MBC 여론조사에서 조국 장관 임명에 대해 20대 남성 70.5%가 “잘못한 일”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60세 이상 남성과 비슷한 수준(70.8%)이다. “잘한 일”이라는 응답은 19.4%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낮았다. 반면 20대 여성은 “잘한 일”이라는 응답이 39.6%로 “잘못한 일”이라는 응답(42.6%)보다는 낮지만, 20대 남성보다 훨씬 긍정적이었다. 최근 2~3년 사이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20대 남성의 보수성이 고착화 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