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업 제조업 현장에선 업무 특성상 여름에 몰아서 한꺼번에 2주를 쉬는 관행이 있다. 사실 젊은 직원들은 이런 ‘몰빵’ 휴가 방식을 썩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회사에서 정한 사안이고, 관행처럼 받아들여지다 보니, 바꾸려 해도 바꿀 수가 없다. 긴 휴가를 마냥 반길 수 없는 찝찝함 속에서 어느덧 퇴근 시간 30분 전. 현장 정리를 마치고 휴게실에 앉았다. 꽉 찬 공간엔 더위가 무색할 정도로 썰렁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왕초’라 불리는 최연장자 형님은 무거운 공기를 파악한 듯...
[천현우 칼럼] “알아서 몸조심해라” 산재 은폐율 66% 이면의 진실
지난 3월 한국노동산업학회가 발간하는 학술지 <산업노동연구>에 ‘노동조합은 산업재해 발생과 은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는 제목의 논문이 실렸다. 발표자는 국책연구기관인 한국노동연구원 김정우 전문위원이었다. 김 위원은 노동연구원의 2011~2017년 사업체 패널조사 자료를 분석해 “전체 데이터에 나타난 산재 사건 은폐율이 66.6%에 달했다”며 “실제 산재로 인정되는 사례보다 2배 정도 규모의 은폐된 산재가 존재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고...
[천현우 칼럼] 이재명 “대학 안 가면 천만원?”에 가슴 울컥한 이유
“대학을 가면 장학금도 주고 온갖 지원 해주는데 대학 안 간 사람은 왜 지원 안 해주냐. 똑같은 국민이고 똑같은 세금 내는 이 나라 국민인데 대학 가라고 고사 지내는 것도 잘 모르겠다.” 이달 초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고졸 취업지원 기반마련을 위한 업무협약' 간담회에 참석해 한 발언이다. 이 지사는 간담회 중 대학생에게만 국가의 지원이 집중되는 현실에 의문을 표한 뒤 대학을 가지 않은 청년들에게 해외여행 경비 1000만원을 지원해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이날 이 지사의 발언은...
[독자의 편지] 한국 사회가 놓친 ‘이남자·이여자’의 목소리
<피렌체의 식탁>이 새로운 차림표를 마련했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앞세우지 않고 묵묵히 일하는 평범한 이들의 삶의 이야기들을 편지 형식으로 담아 독자님들께 선보입니다. 이슈에 대한 전문적인 분석이나 정책적인 대안에 앞서 사회의 다양한 현장에서 성실한 개인으로 살아가는 분들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서입니다. 첫 번째 편지는 경남 창원에서 제조업 노동자로 일하시는 천현우 님이 보내오셨습니다. 20대 담론이 다시 유행하는 이 시점에서 한국 사회가 놓치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