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윤석열 정부에 불편함을 숨기지 않고 있다. 정권 출범 1년에 만에 미국 주도의 국제 경제·안보 체제에 급속도로 편입되며 ‘안미경중’으로 표현되는 균형외교 전략을 포기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윤석열-기시다 정상회담에 대한 중국 정부와 언론의 거친 비판은 단적인 사례다. 중국의 대외 정책에 밝은 문일현 필자는 한미일 경제·안보 결속이 강화될 경우, 동북아에서 중국과 러시아, 북한이 협력하는 ‘신북방 3각 체제’가 복원될 수 있다고 내다본다. 아울러 중국이 한국에 대한...
[이슈탐색] 중국 새 지도부, AI는 미리 알고 있었다?
지구촌의 이목을 집중시킨 중국 최고 지도부 7인이 드러났다. 새롭게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에 오른 4명은 리창, 차이치, 딩쉐샹, 리시였다. 이들의 이름을 맞추느라 골몰했던 전문가와 언론은 이제 전망이 맞았는지, 틀렸는지 복기의 시간을 갖고 있다. 그런데 ‘천기누설’이었을까? 일치감치 새 상무위원들의 면면을 거의 예측한 존재가 있었다. 놀랍게도 ‘AI’(인공지능)다. 싱가포르 난양공대 이종혁 조교수는 AI 머신러닝을 통해 중국의 새 지도부를 예측하고, 그 내용을 이달 초...
[신태환 칼럼] ‘대만 스토리는 민주주의를 향한 투쟁’
대만해협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대만 사람들은 생각보다 결연하거나 담담해보인다. 최근 식자층에서는 차이잉원 총통의 포린 어페어즈 기고문이 화제다. 2021년 현재 대만인들은 대륙 중국과 심리적 젖떼기에 도달한 듯하다. 중국인이라는 정체성은 2-3%대이고 60% 이상이 스스로를 대만인으로 간주한다. 민주화 25년, 경제성장 50년의 결과다. 중국의 패권이 향하는 창 끝에 위치한 대만과 대만인들. 그들의 현상 인식과 속내를 신태환 필자가 정리해보았다....
[정호재의 ‘into 아시아’] 미얀마 사태를 ‘지정학적’으로 바라봐야 하는 이유
2월 1일 발생한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유혈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마치 1980년 5월 광주처럼 미얀마의 2021년 민주화운동은 거센 도전과 시련에 부닥쳤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일 이례적으로 SNS를 통해 ‘미얀마 군부와 경찰의 폭력 진압을 규탄한다’는 뜻을 밝혔다. 민간 차원에서도 민주화 지지 성명과 모금 운동이 활발하다. <피렌체의 식탁>은 오랫동안 미얀마 사회를 관찰해온 정호재 필자의 글을 다시 싣는다. 필자는 자신의 경험과 연구 활동을 통해 ‘미얀마...
[한승동 칼럼] 미중 가운데 양자택일 강요가 한국 외교 망친다
“한국과 중국인들이 2차 대전 이후 도쿄(일본)와 이른바 ‘위안부’ 문제로 다퉈 왔다. 역사교과서 내용이나 여러 바다(해역) 이름을 놓고 싸우고 있다. 모두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좌절감도 안겨 준다. (중략) 물론 민족주의 감정은 여전히 이용될 수 있으며, 어느 나라든 정치 리더가 예전의 적을 비난함으로써 '싸구려' 박수갈채를 받는 건 쉬운 일이다. 하지만 그런 도발은 진보가 아니라 마비를 초래한다.” 2015년 2월 27일 당시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이 카네기...
[표정훈의 ‘지식 책장’] 패권국 노리는 중국, 서구 엘리트가 보는 세 가지 시나리오
주요 2개국, 사실상 미중 양강 시대를 뜻하는 G2라는 말이 익숙해진 지도 오래다. 2013년 6월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신형대국관계(新型大國關係)를 제시했다. 첫째 충돌 및 대립하지 않으며(불충돌 不衝突, 불대항 不對抗), 둘째 서로 존중하고(상호존중 相互尊重), 셋째 협력하여 상생하는(합작공영 合作共赢) 관계를 지향하자는 것. 중국은 왜 신형대국관계를 들고 나왔을까? ‘투키디데스의 함정’, 즉 기존 강대국과 신흥 강대국은 반드시 군사적으로...
[권석준의 ‘반도체 전쟁’②] 중국의 옵션 셋: 버티기 게임, 갈라파고스化, 백기투항
중국의 최대 통신기업 화웨이(華爲)는 지난 15일부터 미국 상무부의 사전 허가 없이, 미국 기술을 부분적으로라도 활용한 반도체를 공급받을 수 없다. 화웨이는 1987년 창사 이래 초유의 위기를 맞았다. 여기에는 기술패권의 도전자인 중국이 더 커지기 전에 수족을 잘라 내려는 미국의 초당적이고 거국적인 의지가 깔려있다.그리고 그 핵심에는 중국 반도체 업계가 10 nm (나노미터, 10억분의 1m) 이하의 초미세 스케일의 패터닝(patterning) 기술 단계로 진입하지 못하게...
[민현종 칼럼] 미중이 쏘아올린 新냉전: 한국 외교 역량의 원칙·전략·연대를 묻는다
중국 전인대(국회 격)가 28일 ‘홍콩 보안법’을 끝내 통과시켰다. 이에 맞서 미국은 홍콩의 특별지위 박탈과 대중국 제재조치를 가할 태세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코로나19 위기 국면에도 불구하고 또 한 번 ‘홍콩의 중국화’ 강행 의지를 과시했다. 중국의 3대 핵심이익(국가주권, 안전, 발전이익)을 앞세워서다. 미중 사이에 신(新)냉전 기류가 격렬해지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2년 전 화웨이(華爲) 제재를 시작으로 대중국 공세를 늦추지 않는다. 미중 무역전쟁, 인도·태평양...
[지만수 칼럼] 코로나19 위기, 중국경제에는 또 다른 ‘스트레스 테스트’ 일뿐
중국은 과연 코로나19 위기를 조기 수습할 수 있을까? 중국경제는 ‘차이나 리스크’를 극복하고 계속 전진해 나갈까? 이에 응답하듯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지난 10일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을 방문해 "후베이와 우한은 이번 전염병 방역 투쟁의 승패를 결정짓는 장소"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한지 3개월 만에 현지 방문을 통해 조기 수습 의지를 과시한 것이다. 중국의 상하이·선전 증시는 기대감에 힘입어 모처럼 반등 양상을 보였다. 중국경제를 오랫동안 관찰해온 지만수...
[이성현 칼럼] 중국 전문가 “북한, 핵실험 아닌 대남 도발 가능성 있다”
한반도 정세가 정중동(靜中動)의 국면이다. 지난해 연말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킨 북측의 ‘크리스마스 선물’ 발언 이후 중동에서 미국과 이란 사이에 충돌이 발생했다. 북핵 협상을 톱다운 방식으로 주도해왔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이란 사태라는 악재를 만났다. 북핵 문제를 풀 에너지가 분산될 수밖에 없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북한이 2~3월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나 핵실험 재개, 대남 미사일 공격 같은 다양한 방식의 도발을 일으킬 가능성을 우려한다. 그럴 경우 한반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