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최근 공정 논란이 한창이다. 하지만 그전에 먼저 생각할 것이 있다. 공정에 앞서 단순히 태어날 때부터 가진 정체성 때문에 차별이나 차등을 받는 구조에 대한 문제의식과 그로 인해 피해를 받고 있는 사람들이다. 61만 원과 53만 원. 내가 매달 지출하는 나의 건강보험료와 남편의 건강보험료를 한화로 계산한 액수다. 한국의 피부양자 제도와 달리 스위스에서는 가족 단위가 아니라 개인 단위로 보험에 가입한다. 민영 보험사들이 제공하는 수십 개의 상품 중에서 자신에게 맞는 것을...
[유정훈 칼럼] ‘묵은 생강’ 바이든, 오바마·트럼프보다 한 수 높은 외교 행보
조 바이든 대통령이 11~13일(현지 시간) 열린 G7 정상회의를 무대로 ‘미국의 귀환’을 각인시켰다. G7 정상들은 13일 발표된 공동성명에서 중국의 아킬레스건들을 저격했다. 신장 위구르부터 홍콩 민주화 탄압, 대만 압박, 불공정 무역관행 등을 비판했다. 이에 앞서 미 백악관은 홈페이지를 통해 G7 정상의 만남을 소개하면서 ‘세계를 위한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 for the World, 약칭 B3W)’을 강조했다. 중국의 패권 도전과...
[일상으로의 초대] 코로나19 출구에서 OOO를 외치다
일상을 옥죄고 있는 코로나19는 아직 진행 중이다. 여전히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시되고 확진자 역시 날마다 수백 명씩 나오고 있다. 그러나 희망이 생겼다. 미국과 유럽은 백신 접종 덕에 집단면역 수준에 다가서고 있다. 한국도 백신 접종을 한지 105일 만인 6월 10일 1차 접종자가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오는 11월까지 집단면역을 달성하겠다는 목표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엿보인다. <피렌체의 식탁>은 코로나19 위기의 출구가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여러 필자들의...
[박상현의 리더의 말과 글] 확신과 의심, ‘틀린 답’보다 모르는 채 사는 게 더 낫다
지난 몇 년 동안 가짜뉴스(fake news)는 소셜미디어를 타고 팩트를 중시하는, 혹은 중시하는 척이라도 하는 전통 미디어의 영향력을 누르고 빠르게 확산되어 왔다. 확증편향을 부르는 증폭의 알고리듬을 탄 가짜뉴스를 접한 사용자들은 평소 자신이 생각하고 있던 내용을 확인해 주는 콘텐츠를 만나는 순간, '내 생각이 역시 맞았구나'라고 확신하게 된다. 그런데 이때 느끼게 되는 확신은 배운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에 별 차이가 없다. 아니, 똑똑한 사람일수록 가짜뉴스에 더 잘...
[김진경의 오래된 유럽] 알프스도 떨고 있는 ‘남학생 역차별’ 논란, 피해자는 누구인가?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 중 일부분이다. 취임사가 나온 지 4년이 넘은 지금 정작 한국 사회 안에서는 평등, 공정, 정의에 대한 불만이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에서 이대남, 이대녀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낸 20대 남녀 간 갈등의 한가운데에도 공평함에 대한 의문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한국에 국한한 것은 아니다. 미국과 유럽의 젊은 세대도 여성은 차별을,...
[박상현의 리더의 말과 글] ‘대부’의 편지, 할리우드 인종차별 문제에 총성을 울리다
한국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감독상, 작품상 등 주요 부문을 휩쓸며 한국 영화계의 위상을 높인 게 불과 1년 전이다. 올해는 한국 배우 윤여정이 한국계 미국 감독의 영화에 출연해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연 이은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은 한국인들에게 뿌듯한 자부심을 심겨주었지만, 과거라면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었다. 흔히 오스카상이라고 불리는 아카데미상은 영화 예술 과학 아카데미(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and Sciences)라는...
[정호재의 into 아시아] 이슬람 대국 인도네시아가 앓고 있는 ‘극우 세력’의 딜레마
어느 나라나 극우(極右)의 사고방식은 엇비슷한 방식으로 작동한다. 대개 인종적 기반을 공유하며 국가의 성장기에 큰 배경이 되어준 주류 종교를 공통분모로 한다. 힘의 논리에 의존하며 나라의 진정한 주인이 ‘자신들’이라는 확신까지 갖고 있다. 그래서 이들은 늘 일방적이다. 인도네시아에도 극우 세력이 있다. 근래 인도네시아 정치권의 가장 큰 부담이자 골칫거리로 작용하면서 국제뉴스를 양산해 내는 인도네시아의 극우 정치조직인 FPI(이슬람 수호자 전선)와 그 지도자인 하빕...
[김진경의 오래된 유럽] 민주주의가 최선인가? ‘슈퍼리그 해프닝’ 속 포퓰리즘의 징후들
집에서 걸어서 20분 쯤 떨어진 곳에 ‘FC 레드스타 취리히’의 홈구장이 있다. 자주 산책하는 길이 이 축구장 옆을 지나게 되어 있어 선수들이 연습하는 모습을 종종 본다. 초록 줄무늬 유니폼을 입은 레드스타 선수들은 구경하는 사람들이 있건 없건 늘 열심이다. 사실 스위스에서 축구는 대단히 인기 많은 스포츠가 아니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의 나라가 아닌가. 게다가 레드스타는 스위스 4부 리그에서도 꼴찌 팀이다. 아마 다음 시즌엔 5부 리그로 강등될 것이다. FC 레드스타...
[박희아 칼럼] 오스카는 거들뿐…여성들의 ‘윤여정 쌤’ 환호에 주목하라
배우 윤여정(74)이 25일(현지시간)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사요나라>(1957)로 상을 받은 우메키 미요시 이후 아시아계 배우로는 63년 만에 두 번째 수상이다. 윤여정은 “그냥 운이 조금 더 좋아서 이 자리에 서 있는 것 같다”고 겸손한 태도로 소감을 밝혔다. 이어지는 말에 객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엄마가 열심히 일했더니 이런 상을 받게 됐다.” 박희아 필자는 윤여정의 수상에 따른 여성들의 환호가 단순히 축하...
[유정훈의 美 정치 깊이 보기] ‘덜 약속하고 더 해준’ 바이든의 100일, 반동은 끝났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는 30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미국 대통령에게 취임 후 100일은 하나의 이정표, 즉 마일스톤으로 여겨진다. 대선 후보들은 취임 후 100일 내에 할 일을 공약으로 내걸고 새로 취임하는 대통령은 늘 첫 100일 동안 집중적으로 추진할 의제를 제시한다. 퓨리서치(PewResearch)나 NPR·PBS·Marist 등 여론조사기업 및 언론사의 지지율 조사에 따르면 취임 후 현재까지 바이든은 50%대 중반의 안정적인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