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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정 칼럼] 유럽은 왜 反화웨이 전선에 섰나: 5G 패권전쟁과 LG유플의 선택

by | 2020년 8월 17일 | 국제, 정책


미중 격돌이 전방위로 확산되는 가운데 5G 패권다툼이 뜨거워지고 있다. 핵심은 중국 화웨이(華爲)의 5G 통신장비 도입을 둘러싼 것이다. 미국을 필두로 유럽 주요국들도 반(反) 화웨이 전선에 가세했다.

2018년 12월 캐나다 당국은 미국의 요청에 따라 화웨이 부회장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창업주의 딸)을 체포했다. 당시 적용된 혐의는 대(對)이란 제재 위반과 금융사기. 그러나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미국은 이후 중국의 ICT 기업과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여 나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중국 바이트댄스의 ‘틱톡’의 미국 내 사업 매각과 관련해 “미국에 실질적으로 이익이 되고 완전한 보안을 제공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에 앞서 미국 국무부 고위 관리는 지난 7월 하순 ‘한국의 LG유플러스’를 거명하며 화웨이 장비 도입 포기를 요구했다. 어찌 보면 민간 기업에 대한 부당한 압박이고, 내정 간섭일 수 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기업자율 결정사안’이란 입장이다. 5G 통신장비 시장을 둘러싸고 서방세계는 왜 강경 자세를 보일까? <피렌체의 식탁>은 독일에서 공부하고 있는 최수정 필자의 글을 싣는다. 필자는 그동안 국제법과 ICT 분야를 연구해왔다. 5G 패권전쟁의 속내와 쟁점, 한국의 대응방향을 살펴본다. [편집자]

#5G 초연결성, 사이버보안 위험↑
  미국, 통신시장서 중국 배제 의지
#EU, 중국의 정보 불투명성 의심
  영국·프랑스 이어 독일도 배제할 듯
#한국 5G 산업에는 새로운 기회
  LG유플러스, 실사구시로 접근해야
#한국, 국가안보에 관한 IT 법률 없어
  보안 의심 높으면 정책 대응도 필요

디지털통신은 오늘날 모든 산업의 핵심기간시설(Critical Infrastructure)을 형성한다. 국가적 정보네트워크를 뒷받침하는 근간이라 할 수 있다. 1차산업부터 3차산업에 이르기까지 상거래의 모든 단계를 뒷받침하고 거래기록은 정보화돼 흔적을 남긴다. 그런데 이런 정보와 기록이 삭제되거나 저장되지 않고 누군가 계속 들여다보거나 그것을 다른 목적으로 쓰려고 노린다면?

디지털통신산업이 고도화될수록 정보 흐름의 안전성은 더욱더 민감해진다. 정보 중요도에 따라 국가안보와 직결될 수 있다. 따라서 정보 흐름은 ‘신뢰’를 바탕으로 운용되어야 한다. 현대사회의 모든 부가가치는 정보나 데이터를 누가 더 빨리 획득하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예컨대 금융시장 흐름이 순식간에 바뀌고 엄청난 돈이 오갈 수 있다.

영미권의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즉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는 정보 흐름의 가치를 오래전부터 주목해왔다. 이들은 세계 정보의 핵심을 쥐고 이것을 자기들끼리 공유해왔다. 1858년 해저케이블이 대서양을 횡단하던 무렵부터 영국은 정보 흐름이 부가가치 창출의 핵심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제1차, 제2차 세계대전 때도 마찬가지였다. ‘정보전쟁’이 전쟁의 승패를 갈랐다. 1차 대전 발발 후 영국이 단 하나의 해저전선만 감시용으로 남기고 독일과 연결된 모든 해저전선을 끊어버린 이유다. 그리고 2차 대전이 끝날 때까지 해저전선의 운영이 적자였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이를 유지했다.

5G 초연결성이 가져올 치명적 함정

정보전쟁의 교훈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경제의 핵심은 정보의 흐름이며, 정보 헤게모니가 곧 정치·경제 헤게모니와도 직결된다.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전개하는 무역전쟁의 핵심도 미래정보산업의 헤게모니를 둘러싼 것이다.

요즘 미래정보산업의 핵심은 디지털 인프라에 속하는 5G 통신장비기술이다. 4G 기술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5G 기술은 1차 산업인 농어업에서부터 시작해 사물인터넷(IoT)을 통한 스마트시티, 스마트홈을 비롯한 타 분야와의 초연결성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그러나 5G의 가장 큰 함정은 ‘사이버 보안’에 있다. 더 많이 연결될수록 더 큰 보안 위험이 뒤따른다. 한번 보안이 뚫리게 되면 국가기간망에도 타격을 입힐 수 있다. 5G 장비의 보안문제는 기존의 다른 통신장비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크고 민감한 주제다.
미국 입장에선 중국의 5G 장비가 동맹국으로 진출하는데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다. 정치·경제·군사 각 분야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국가, 특히 중국·러시아의 반관반민 통신회사의 장비를 들여놓은 동맹국들이 많아지고 이들과 민감한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면 극히 부정적 자세가 될 것이다.

◇유럽의 反중국 전선 형성 움직임
▲영국: 2027년까지 화웨이 퇴출
▲프랑스: 2028년까지 화웨이 배제
▲독일: 올해 안으로 입장 표명
▲덴마크, 스웨덴, 폴란드 등도 동참

미국은 그동안 군사동맹관계에 있는 나라들에 중국 업체의 5G 통신장비를 사용하지 말 것을 요청해왔다. 여기에 영국이 맨 먼저 화답했다. 영국의 담당 각료는 지난달 13일 하원에 출석해 “영국의 모든 통신사업자들에 대해 2020년 12월 31일부터 화웨이 5G 부품 구매를 금지하고, 기타 모든 화웨이 장비는 2027년까지 철거하고 다른 장비로 대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것은 브리티시텔레콤(BT)과 보다폰에 충격적인 메시지였다. 향후 5G 장비 구입 때 사업파트너를 바꾸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기존의 2G, 4G 설비에 들어간 모든 화웨이 장비도 바꾸어야 하기 때문이다. BT 통신장비의 3분의 2, 보다폰의 3분의 1은 화웨이 제품인데, 5년 안에 이것들을 교체하려면 수조원의 비용이 발생할 것이다. 최악의 경우 소비자들은 통신서비스의 블랙아웃을 경험해야 할지 모른다.

영국에 비해 독일은 아직 유보적 자세다. 독일의 경우 4G/LTE 기지국의 장비 중 약 45%를 화웨이가 공급하고 있다. 또한 화웨이는 주요 통신사인 도이치텔레콤의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의 핵심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만약 독일이 화웨이의 5G 진출을 배제할 경우 독일 통신업체들도 수조원의 피해를 각오해야 한다.
현재 독일의 가장 큰 통신서비스 문제는 4G/LTE 시그널의 저조현상이다. 한 마디로 통신서비스 질이 매우 낮다. 5G 시장의 참여 이전에 65.7% 수준(전 세계 통신 커버리지 평가 70위)에 그치는 4G/LTE 서비스 질을 향상시키는 게 급선무다.

이런 와중에 6월 5일 독일 3대 통신사업자 중 하나인 텔레포니카가 5G 서비스의 핵심장비인 ‘5G 코어망 장비’ 공급자를 화웨이에서 에릭슨(스웨덴)으로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그 전까지 독일 정부는 원칙적으로 특정 회사의 참여를 배제하는 통신정책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화웨이로선 뒤통수를 맞은 격이었다. 

프랑스 정부는 화웨이 배제 쪽으로 확실하게 방향을 잡았다. 지난달 23일 프랑스 정부는 자국 통신사들을 상대로 2028년까지 화웨이 배제 방침을 통보했다. EU 내 친중국 국가인 이탈리아도 반 화웨이 전선에 동참했다. 지금까지 화웨이 배제 방침을 밝힌 나라는 체코, 덴마크,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폴란드, 루마니아, 스웨덴 등이다. EU 통신시장에서 급속도로 반중국 전선이 구축되고 있는 것이다.

◇EU가 화웨이를 외면하는 이유
▲미국산 반도체 사용제한조치
▲EU 차원 사이버보안법 제정
▲홍콩 보안법으로 대외정책 일관성 의심
▲코로나19 이후 ‘부정직한 나라’ 이미지 

영국, 프랑스를 비롯해 EU 회원국들이 중국과 협력하지 않는 이유는 네 가지 정도로 정리해볼 수 있다.
첫째, 지난 5월 18일 미 상무부가 내린 ‘미국산 반도체 사용제한 조치’가 가장 큰 이유다. 이럴 경우 화웨이가 생산하는 스마트폰 및 5G 장비에 탑재될 모든 제품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영국이든 독일이든 5G 시장에 화웨이를 참여시켜 봤자 제대로 장비를 공급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미중의 고래싸움에 자국 통신시장을 내맡기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둘째, EU 차원에서 사이버보안법을 만들고 있는데, EU와 정치적 대립관계에 있는 국가와 보안동맹을 맺을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주로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것이다.
EU의 사이버보안법(Cybersecurity Act, EU Regulation 2019/881)은 향후 EU 통신시장의 디지털 상품, 서비스, 공정에 관한 모든 영역을 규율하는 핵심 제도가 될 것이다. 보안상 신뢰할 수 없는 국가의 정보통신기기가 EU의 모든 통신망(網)을 연결한다면 디지털 독립성을 본질적으로 위태롭게 할 수 있다.

독일은 올 연말께 IT-안전법 2.0(IT-Sicherheitsgesetz 2.0)을 발표할 예정이다. 2018년부터 준비해온 이 법안은 IT 관련 서비스가 모든 산업의 핵심기간시설임을 확인하고 국가안보 차원을 고려해 IT정책을 수행할 것을 골자로 한다. 이 법 또한 당연히 상위법인 EU의 사이버보안법과 양립성을 준수할 의무를 갖고 있다.
독일이 눈앞의 경제적 피해를 피하기 위해 화웨이 통신장비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을까? 2020년 EU이사회 의장국인 독일이 그런 선택을 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셋째, 지난 6월 말 중국이 채택한 이른바 ‘홍콩 보안법’은 서구민주주의 국가들에게 심각한 도전이자 약속위반으로 받아들여졌다. 홍콩과 직접 관계가 있는 영국이 바로 중국에 등을 돌리기 시작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독일도 가세했다. 지난달 22일 영국을 방문한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홍콩 보안법에 대응해 영국과 동일한 수준의 대응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했다. ‘범죄인 인도조약’의 무기한 폐기 및 대중국 무기수출 제한을 홍콩에도 적용하는 것이다. 이런 조치는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에서 공식 천명된 바 있다. 뒤이어 프랑스도 같은 조치를 발표했다.
독일은 그동안 중국을 중요한 경제 파트너로 보던 기존의 관점을 정치 경쟁자의 관점으로 보기 시작했다. 지난달 24일 독·중 외교장관의 온라인미팅 직후 중국 측은 ‘회담 결과가 매우 고무적이고 화합적인 분위기였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브뤼셀과 베를린에선 중국을 “파트너이자 경쟁자”라고 규정했다. 독일 측은 EU이사회 의장국 자격으로 ‘EU의 디지털주권’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넷째, 홍콩 보안법과 함께 대중국 신뢰를 무너뜨린 계기는 바로 코로나19 사태였다. 서유럽 국가들은 지난 5월만 해도 5G 통신시장에서 화웨이를 배제할 계획은 없었다. 원래 예정대로였다면 올해 6월 3GPP(국제민간표준화협회)에서 5G 기술표준을 결정했을 것이다. 이 회의에서 표준으로 채택되는 장비는 수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었는데, 화웨이가 그 선두에 서있었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 후 중국의 ‘정책 불투명성’이 전 세계를 강타했다. 서구 사회는 중국을 의심하기 시작했고, 당연히 ‘정보 취급’에 관한 의구심도 증폭됐다. 대중국 불신은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심각한 수준이다. 첫 번째 희생양으로 화웨이의 5G 장비가 될 공산이 크다.

미국은 화웨이에 대한 미국산 반도체 사용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와 함께 유럽이 채택한 사이버보안법은 장기적으로 서구 시장에서 화웨이 제품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확실한 메시지를 던졌다.
독일에서 몇 달 뒤 IT안전법 2.0이 선포되고 나면 화웨이는 자동적으로 독일 시장에 진입하지 못할 게 확실하다. 독일도 미중 무역전쟁을 강 건너 불처럼 바라볼 수만 없다.
미국과 유럽 주요국들은 그동안 중국이 글로벌 ICT 기업들에 대해 시장 개방을 미끼로 기술이전 강요, 지적재산권 탈취, 시장왜곡 관철 등을 전개한데 대해 경고해왔다. 오래전부터 중국의 약탈적 기술경쟁 전략을 눈엣가시처럼 여겼다.

디지털산업은 여느 산업보다 승자독식의 쏠림현상이 심하다. 예를 들어 아마존이 미국을 휩쓸고 유럽 전역의 온라인쇼핑에서도 대세를 이루는 게 전형적인 사례다. 기존의 독과점 금지 논리가 먹혀들지 않는다.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의 경우 가격결정권과 이익을 독점하는 구조로 나아가고 있다.
5G 시장의 경우 앞에서 말한 3GTT를 통해 기술표준을 결정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라는 복병 때문에 모든 국제회의가 취소되는 바람에 지금으로선 기술표준이 언제 결정될지 알 수 없다. 만약 5G시장에서 한국의 기술표준이 선택된다면 우리 기업들은 5G 시장에서 중국을 제치고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지난달 9일 영국 하원위원회는 삼성전자를 향해 영국 5G통신망 장비 수출 여력을 질문했다. 삼성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국이 화웨이 대신 삼성전자와 NEC(일본)의 참여를 희망한다는 뉴스는 매우 고무적이다.
이런 분위기는 지난 1월 베를린공대와 지적재산권 조사업체인 아이플리틱스(IPlytics)가 조사한 ‘5G 표준특허선언에 관한 사실 확인’이란 보고서에서도 확인된다.
5G 기술특허 분야에서 2019년 화웨이가 세계 1위인 것으로 잠정 집계되었으나 실제로 특허획득이 확인된 건수는 삼성이 화웨이보다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에 이어 노키아, LG가 뒤를 쫓고 있다. 화웨이의 경우 그들이 주장하는 특허의 절반도 제대로 인증 받지 못해 4위에 그쳤다.
이런 현상은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ZTE도 마찬가지다. 중국 기업들의 경우 특허개발 발표건수는 많지만 미국 특허상표청이나 EU특허청에 등록을 끝낸 건수는 그것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5G 기술 시장에서 화웨이의 가격경쟁력이 세계 최고 수준인 것은 사실이다. 지난해부터 미국의 강력한 제재에도 불구하고 화웨이는 지난해 매출이 18%나 증가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13% 늘어났다. 하지만 영국, 프랑스에 이어 독일에서조차 시장 진출이 좌초되면 화웨이는 시장점유율 확대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이것은 한국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한국 정부와 LG유플러스의 길?
▲제도: 사이버보안법 제정 서둘러야
▲정책: ‘高위험업체 배제’ 원칙 제시
▲LG유플: ‘실체적 리스크’ 제거 필요

영국, 프랑스, 독일은 화웨이 장비 교체와 자국의 4G/LTE 투자를 위해 수조 원을 더 쓰고라도 화웨이를 배제할 작정이다. 이는 유럽 주요국들의 공통된 흐름이다. 중국과 화웨이에겐 부당한 담합으로 비쳐질지 모르나 그 명분이 ‘국가 안보’이기 때문에 쉽게 이의를 제기할 수도 없다. 중국이 지금까지 외국 기업들에 적용해왔던 ‘국가안보’ 논리를 거꾸로 적용당할 판이다.

한국 정부는 국가안보에 관한 IT 법률을 아직 갖추지 못하고 있다. 머지않아 우리나라도 디지털 국가안보에 관한 법률(형법)을 정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경우 화웨이의 통신장비나 서비스가 법 규정상 100% 안전하다고 보장할 수 있을까?
5G 기술을 기반으로 사물네트워킹을 실현하려 할 때, 정부 입장에서 정보통신비밀은 안보 관련 사항에 속할 수 있다. 만약 안전·보안이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정부가 뭔가 선제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
우리 정부도 근본적인 고민을 해야 할 시기가 됐다. 빠른 시일 안에 사이버안보에 대한 제도적 정비를 갖춰 나가면서 국제사회와 발맞춰 명확한 원칙과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사이버안보 책임은 개별 기업보다 정부의 몫이 더 크다. EU의 제도적 접근과 규제조치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우리 정부가 화웨이 문제에 대해 직접 개입을 피하려는 이유는 뭘까? 첫째는 한중 간 경제적 상호의존관계가 크기 때문일 것이다. 둘째는 화웨이 배제 시 중국이 들이댈 경제보복이 예상 외로 클 수 있어서다. 어느 나라든지 최대 교역상대국의 통신장비 접근을 제한하기란 간단치 않다.
그러나 백도어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 고위험 장비의 시장진입에 대해선 경제적 이해득실을 떠나 국가안보 차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먼저 화웨이에 대해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을 해소하도록 요구하고 우리 정부 차원에서 검증해야 할 것이다. 또한 통신장비의 보안기준을 관리하되 그것에 어긋나는 업체는 원칙과 매뉴얼에 따라 배제해야 한다. 현재 국립전파연구원으로부터 5G 28GHz 장비의 전파 인증을 받은 업체는 삼성전자와 에릭슨뿐이다.

LG유플러스 역시 미중의 치킨게임 사이에서 선택이 필요하다. 어느 쪽으로 방향을 잡든지 정치·경제적 피해는 불가피할 것이다. 만약 우리 정부가 유럽 국가처럼 ‘고위험 장비의 배제’ 쪽으로 갈 경우 그 피해는 더욱 커질 수 있다.
그리고 친중국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주는 국민적 정서도 감안해야 한다. LG유플러스가 5G를 포함한 모든 화웨이 통신장비에서 안전성, 보안성을 증명한다는 게 쉽지 않을 것이다. LG유플러스에겐 지금 실사구시 차원의 시각이 필요하다.


최수정 필자

독일 함부르크대학 법학박사과정에서 해양법을 전공하고 있다. 해양수산개발원에서 11년간 책임연구원으로 재직한 바 있다. 주로 해양환경, 국제수산규범, 독도영토분쟁을 포함한 유엔해양법에 관한 연구를 해왔다. 현재 <사이버 기간시설로서의 해저케이블에 관한 국제법적 보호>와 관련된 논문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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