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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동 칼럼] 조 바이든이 당선된다면 세상에 어떤 일이 생길까?

by | 2020년 7월 21일 | 국제, 정치



“복고냐 급진이냐?”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영국의 이코노미스트 지(誌)가 최신호(7월 4~10일) 커버스토리로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집중 조명했다. “복고냐 급진이냐?”는 헤드라인과 함께 마스크를 쓴 바이든의 얼굴사진 표지, 그리고 “바이든의 본능적인 신중함이 왜 진정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라는 부제를 달았다.

이코노미스트의 주요 기사는 ▲머리기사 ▲바이든의 개인사와 생각·정책 등에 관한 브리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관한 것, 이렇게 세 가지다.
‘그는 버텨냈다’는 바이든 브리핑 기사에는 “70대 후반의 완숙한 온건파 정치가 바이든이 야심차고 행동주의적인 정책 플랫폼을 지닌 대통령이 될 좋은 기회를 맞았다”는 부제가, ‘트럼프의 힘겨운 싸움’ 기사에는 “여론조사, 정치적 토대(펀더멘털) 그리고 핵심 유권자 모두 그에게 등을 돌렸다”는 부제가 각각 붙었다.

한마디로 11월 대선의 승자는 큰 이변이 없는 한 바이든으로 이미 결정됐다는 투다. “복고냐 급진이냐?”는 커버스토리의 제목도 바이든의 선거전략을 두고 한 얘기가 아니라, 그가 대통령이 된 뒤에 취할 정책 방향을 두고 한 얘기로 들린다. 남의 나라 선거 기사로는 매우 이례적인 내용이다.

코로나 팬데믹과 대량 실업사태로 이어진 경제마비상태. 이런 돌발사태가 벌어지기 전까지의 경제호황 국면에서 트럼프의 재선을 의심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미국 정치사를 봐도 경제 호황 속에서 현직 대통령의 재선은 당연하게 여겨졌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이 모든 걸 바꿔버렸다. 미국 경찰의 폭력적 행위로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후 촉발된 전국적인 인종차별 반대시위, 코로나19 확진자 400만 명에 사망자 14만 명을 넘긴 통제 불능 상황 등의 온갖 악재 속에서 어쩌면 바이든은 “트럼프처럼만 하지 않으면” 되는 쉬운 싸움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바이든이 이런 상황을 디자인해서 일정한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게 아니라, 예기치 않았던 환경변화가 그를 문득 지금의 위치로 올려놓은 감이 있다. 트럼프의 기행(奇行)에 지친 사람들은 바이든이 미국과 이 세상을 트럼프 정권 이전으로 되돌려놓기를 바라고 있는지도 모른다.

복고냐 급진이냐? 이코노미스트는 ‘바이든 대통령의 탄생’이 단순한 복고가 되진 않을 것으로 본다. 그렇다고 급진도 아니다. 온건 중도파 정치인으로서의 성격은 견지하되, 민주당이 래디컬(급진)해진 만큼 바이든도 왼쪽으로 좌표이동을 했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 팬데믹이 초래한 전대미문의 심각한 상황 자체가 단순한 복고, 과거로의 회귀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는 왜 지는가?

각종 여론조사 수치들을 근거로 바이든의 우세를 확인하면서 그의 승리를 점치는 매체는 수두룩하다. 이코노미스트만 그런 게 아니다.
이코노미스트가 자랑하는 통계학적 선거분석 프로그램인 ‘이코노미스트 선거예측 모델’에 따르면 11월 대선에서 현직 대통령 트럼프가 이길 확률은 11% 정도다. 그 확률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낮아지고 있다. 지난 6월 초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가 바이든에 6%포인트 뒤졌을 때만 해도 트럼프의 승률은 20% 정도였다. 7월에 들어서자 두 사람의 지지율 격차는 9%포인트 이상으로 더 벌어졌다.
이코노미스트 선거예측 모델은 여론조사(지지율 조사)만으로 산정하진 않는다. 경제적 펀더멘털, 인구통계학적 데이터 등의 요소들도 산출 자료에 포함된다. 지난 6월 초 6%포인트 차이였을 때만 해도 여론조사 결과대로 트럼프가 전체 득표수에선 뒤진다 하더라도 선거인단 확보에서는 2016년 대선 때처럼 이길 방도가 아주 없진 않을 것이라고들 했지만, 이제는 그 선마저 넘어버린 것 같다는 게 이코노미스트의 관점인 듯하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이런 말을 하고 있다. “일부 사람들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 바람에 조 바이든이 당신네들 대통령이 될 것 같다.” 물론 이것은 ‘그러니까 나를 찍어달란 말이야’라는 호소겠지만, 재선의 길이 매우 험난하다는 걸 그 역시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거다.

트럼프가 고전하는 이유를 <이코노미스트>는 크게 세 가지로 들고 있다.
첫째, 그의 장기인 흠집내기 공세로 상대방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전략이 잘 통하지 않는다는 거다. 2016년 대선 때는 힐리리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이 막판에 떨어져 작업하기 쉬웠는데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
영국의 인터넷 시장조사 및 데이터분석 업체인 YouGov에 따르면 2016년 선거 직전에 트럼프에 대한 지지는 39%, 반대는 60%였다. 상대인 힐러리 클린턴은 지지 41%, 반대 57%.
그런데 지난 6월 21~23일 실시한 YouGov 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는 지지 42%, 반대 53%인데 비해 바이든은 지지 43%, 반대 47%였다. 트럼프 반대가 바이든 반대보다 6%포인트 더 높았다. 2016년 트럼프와 클린턴의 비토(veto) 그룹 차이가 3%포인트였던 데 비해 두 배쯤 높아졌다. ‘트럼프는 안 돼!’가 훨씬 더 많아진 현상에는 코로나19 위기 대처능력, 나아가 대통령직 수행능력에 대한 실망 탓이 가장 컸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한다.

둘째는 고령층 유권자들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트럼프에게 등을 돌린 것이다. 고령자일수록 사망률이 높아지는데  트럼프 정부의 코로나19 부실 대응은 고령자들에게 트럼프 지지를 철회해야 할 분명한 이유가 됐을 법하다.
그렇다면 바이든은 2016년 대선 당시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고령층의 지지를 얼마나 받고 있는지 클린턴 막판 지지율과의 대비를 통해 살펴보자. 바이든의 지지율은 클린턴의 막판 지지율보다 약 5%포인트 높은데, 이는 65세 이상 고령 유권자들 지지 덕이 크다.
65세 이상 고령 유권자들의 바이든 지지율은 힐리리의 그것보다 6%포인트 더 높다. 또한 백인 유권자 지지율은 바이든이 클린턴보다 7%포인트 더 높다. 트럼프의 경우 그의 지지자들 중에 등을 돌린 사람은 유색인종보다 백인 유권자들이 더 많다.

셋째,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지지로 돌아서서 클린턴 패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대학을 나오지 않은 백인들’이 트럼프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이번 선거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점이다.
대학을 나오지 않은 백인들은 전국적인 득표수가 더 많은 클린턴을 패배로 몰아간 트럼프의 선거인단 확보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그들이 클린턴에게 등을 돌림으로써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높았던 ‘러스트 벨트(rust belt)’의 몇 개 주들의 선거인단이 모두 트럼프 쪽으로 넘어갔다.
트럼프에겐 그들의 지지야말로 클린턴의 ‘전국 득표 우위’라는 파도를 막아 준 방파제였다. 러스트 벨트란 미국 북동부 오대호 주변의 쇠락한 공장지대를 일컫는다. 뉴욕 주(州)와 펜실베이니아, 웨스트버지니아, 오하이오, 인디애나, 미시간, 일리노이, 아이오와, 위스콘신 등이다. 그런데 이번 대선에서는 대학을 나오지 않은 백인들 중 8%포인트가 바이든 쪽으로 넘어갔다.
경합주(swing state)에서도 그들의 6%포인트가 트럼프 반대 진영으로 이동했다. 게다가 트럼프는 기독교 지지기반도 잃어가고 있다. 복음주의 교파뿐만 아니라 다른 교파들에서도 그렇단다.

대학을 나오지 않은 백인들이 왜 트럼프 진영에 등을 돌리는지, 그 이유가 뭔지는 딱히 밝혀져 있지 않다.
다만 민주당 대선 예비선거 때 민주당 지지 그룹에 속한 그들이 좌파 버니 샌더스에게 등을 돌린 것으로 유추하건대, 인종적으로 보수적이고 페미니즘에 적대 성향을 지닌 그들이, 2016년 선거 때 다양성의 정치와 권한 분산을 내건 클린턴에게 등을 돌리고 트럼프 지지로 돌아섰다가, 그런 정치를 고집하지 않는 바이든 쪽으로 다시 돌아오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분석을 이코노미스트는 내놓고 있다.

지금까지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부동층 다수가 민주당 성향의 유권자들이라는 점도 트럼프 패배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그들은 대체로 젊고, 유색인종이 많으며, 대학을 다니지 않았다. 말하자면 트럼프는 2016년 대선 승리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 충직한 지지자들을 이번에는 두루 잃었다.

그 결과 민주당 텃밭인 동북부와 서부 해안지대 블루 월(Blue Wall, 민주당 색깔인 푸른색으로 이어진 주들) 지역의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 2016년 대선 때 클린턴이 지는 바람에 전체 판세를 넘겨주게 만든 지역에서, 바이든은 지금 확고한 리드를 견지하고 있다. 게다가 전통적으로 공화당 지지가 확고한 애리조나, 조지아, 텍사스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바이든, 그는 누구인가?

바이든은 1942년생으로 카운티 의회 의원을 잠시 한 뒤 나이 서른이 채 되지 않았던 1972년에 델라웨어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최연소 당선 기록을 세웠다. (취임식이 당선 몇 개월 뒤여서 30세가 넘어야 상원의원이 될 수 있는 규정을 지킬 수 있었다)
이후 5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연방 상원의원으로서 법사위원장, 외교위원장 등을 맡았고 버락 오바마 정부의 부통령을 지냈다. 그 과정에서 자신만만하면서 한편으로는 수다스러운, 친근하고 안정된 느낌을 주는 완숙한 경지의 경험 많은 중도파 백인 원로정치인이란 이미지를 쌓아왔다. 그러나 뚜렷한 자기 색깔이 없어서, 중도적 입장에서 민주당을 이끌어 왔다기보다는 이끌려 왔다는 평을 받아온 그가 미국의 새로운 대통령이 된다면 어떤 변화를 불러 일으킬까?

트럼프 진영은 그를 줏대 없는 어릿광대라고 조롱하는 한편, 그가 대권을 잡으면 위험한 민주당 내 좌파그룹의 인질이 돼, 그들이 주장해온 경찰부서 해체(시민자율치안체제로의 이행), 총기 소유 금지 등에 덜컥 동의할 것이라며 보수층 표심을 자극한다. 민주당 내 진보그룹은 타성적인 중도주의에 빠져 당내 세력에 이끌려온 그가 미국의 병폐들을 과연 치유할 수 있겠느냐고 의심한다.

민주당 내 진보세력은 대선 예비선거 때 공적 의료보험 도입과 경찰부서 폐지 등을 주장했다. 그들은 바이든이 당선되려면 이런 좌파적 요구를 수용해야 투표장으로 열정적인 유권자들을 불러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 2018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 다수를 장악하는 승리를 안겨준 것은 진보세력이 아니라 원래 공화당이 지배하던 중도세력의 이탈이었다. 이들은 지금 바이든에게 꼭 필요한 존재들이다. 그리고 트럼프 정부의 폐단을 겪은 지금, 미국의 다수 유권자들에게 호소력이 있는 것은, ‘미국 정신’과 ‘예의’의 회복을 부르짖는 온건하고 예의바르고 선량한 이미지의 바이든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바이든의 그런 선량하고 친근감 있는 온건 중도 이미지와 함께, 개인적 불행이 겹쳤던 가족사를 통해 바이든이 깊은 공감능력을 갖춘 걸 장점으로 꼽는다. 그가 최연소 연방 상원의원이 된 직후 첫 번째 아내와 한 살짜리 딸이 교통사고로 숨졌고, 그 사고에서 살아남았던 아들(Beau)은 2015년 그가 오바마의 러닝메이트가 됐을 때 암으로 죽었다. 그 슬픔 때문에 그는 웬만하면 대선 후보로 지목되는 부통령 프리미엄을 포기했다. 그가 다시 정쟁의 한복판으로 돌아온 계기는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2017년 버지니아 샬러츠빌에서 벌인 행진을 트럼프 정부가 옹호한 것이었다. 2018년 중간선거에서 바이든은 지원유세를 벌였고 지난해 3월에야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바이든으로선 이번이 세 번째 대선 출마 선언이다. 첫 번째는 1987년 대선 때인데 표절 시비로 하차했고, 그 20년 뒤의 두 번째 도전에서는 아이오와 당원대회에서 예비후보들 중 5위로 순위가 떨어지자 사퇴했다. 이번 세 번째 도전에서도 예비후보 경선 초기에 계속 신통찮은 성적을 얻었으나, 민주당 공식후보로 선출되더라도 낙선할 게 뻔한 버니 샌더스를 밀어낼 후보가 그뿐이라는 당내 합의에 따라 민주당의 초계파적 대선 후보가 됐다.

그는 원래 낙태 허용문제나 학교 내의 인종차별 폐지, 범죄 엄단정책에 미온적이었고 금융규제 완화를 지지해왔다. 그러나, 버니 샌더스의 등장이 상징하는 민주당 자체의 좌표 왼쪽 이동과 함께 그도 자연히 반대쪽으로 움직였다. 그리하여 처음엔 “트럼프 타도”가 단일 목표였으나, 코로나 팬데믹 이후 그것만으로는 복고 차원을 벗어나지 못하게 돼버린 상황 변화를 맞이했다. 말하자면 급작스레 바뀐 세상에 걸맞은 새로운 정책들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미국도 공적의료보험 도입할까?

바이든의 정책공약 리스트 속에는 최저임금 인상, 노조 보호, 파산 및 선거자금 관련법 개정 등 진보적인 내용들이 많이 들어 있으나, 이코노미스트는 그 중 눈에 띄는 몇 가지를 예시했다.
우선 의료보험 개혁이 손꼽힌다. 트럼프 정부는 오바마 정부의 미적지근했던 의료보험 개혁조차 폐기하려 애썼지만 결국 성공하진 못했다. 바이든의 의료보험 개혁안은 10년 전만 해도 과격하게 들렸을 공적의료보험 도입을 포함하고 있다. 오바마 개혁안을 넘어서서, 개별적 사보험을 없애고 국민 모두가 가입하는 공적의료보험을 완성하는 것이다. 노인의료지원 혜택 대상자의 적용연령도 65세에서 60세로 낮추겠다고 한다.

또 하나는 기후변화 대응책을 강화하는 것이다. 트럼프 정부가 탈퇴해버린 파리 기후변화협약에 미국이 다시 들어가고, 온난화가스 배출을 2050년까지 제로(0)로 만들며, 모든 자동차들을 전기차로 바꾸는 등 오바마 정부 구상보다 한걸음 더 나아가려 한다. 그러면서도 핵에너지와 셰일오일 개발을 막진 않는다. 대신에 오바마 정부 때 도입하려 했으나 실패했던 탄소배출권 거래제보다 훨씬 더 포괄적인 탄소세 도입으로 수익자가 오염제거비용을 지불하게 한다.

이런 개혁을 완수하려면 상원(전체 100석) 내 공화당 의석 중 3석 이상을 빼앗아 와야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할 수 있다. 고소득자에게 부과하는 한계소득세율 39.6% 회복, 트럼프가 삭감한 법인세율 인상(21%→28%) 등을 내용으로 하는 ‘화해 법안’은 상원 단순 다수로도 가능하다. 하지만 의사진행 방해, 즉 필리버스터링(filibustering)의 ‘인질’이 되는 것을 막으려면 상원에서 60석을 확보해야 한다. 지금 클린턴뿐만 아니라 오바마의 후보시절보다 지지율이 훨씬 더 높은 바이든일지라도 민주당 의석을 13석이나 늘리기란 불가능할 것이다. 11월 대선 이후 코로나 팬데믹에 대처하기 위한 초당파적 협력을 추구해야 할 바이든으로선 그런 압승을 바라지도 않겠지만, 대선 승리 후에도 트럼프 지지자들의 반대 목소리는 더욱 요란할 것이다.

대외(외교)정책, 다시 트럼프 정책 뒤집기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바이든이 당선될 경우 눈에 띄는 정책 변화 중에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으로 대외정책(외교안보)을 빼놓을 수 없다. 바이든은 국제관계에서 트럼프 정부가 포기한 글로벌 리더와 세계질서 수호자로서의 미국 역할을 되찾으려 할 것이다.
요컨대 오바마 시절의 외교방식으로 돌아가려 하겠지만, 그것으로 끝나는 게 아닐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예상한다. 아마도 바이든은 군비통제 협의를 부활시켜 러시아 및 이란 등과의 협상을 재개할 것이다.
그리고 앞서 얘기했듯이 트럼프가 내팽개친 파리 기후변화협약에 복귀할 것이며, 그와 관련한 국내외 프로젝트들도 활성화할 것이다. 그리고 부패와 독재를 막고 인권 신장을 목표로 하는 ‘민주주의를 위한 글로벌 정상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다. ‘관계 쌓기’에 남다른 재주를 지닌 바이든에겐 자신의 장점을 살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또한 중국의 강력한 공세와 압박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된 아시아 주요국들이 바이든 시대의 개막을 반길 것이라며, 바이든의 미국이 중국에 맞서는 또 한쪽의 균형추가 될 것임을 이코노미스트는 예고했다. 이는 바이든의 미국이 트럼프의 미국과는 그 방식을 달리하겠지만 중국을 경쟁 맞상대로 여기고 어떤 형태로든 강력 대응할 것이라는 점에서는 다를 바 없을 것으로 본다는 얘기가 아닐까.

오바마는 그 종족적 특색과 이력 때문에 대통령 당선 자체가 엄청난 변화를 함축했다. 그는 자신의 그런 특성에서 비롯된 빈 곳을 메워줄 경험 많고 안정감 있는 원로·백인 정치인을 러닝메이트로 택했다. 그러나 그의 후임은 알다시피 반(反) 오바마 기치를 앞세운, 경험 없고 혼란스럽고 냉혹한 사람에게 넘어갔다. 이제 다시 여전히 안정감을 주고, 또 그 때문에 사람들의 변화 욕구를 대변할 바이든이 차기 대통령이 된다면 그런 기대를 배경삼아 오바마 정부 때보다 더 야심만만한 정책을 펼 수 있지 않을까.

복고냐 급진이냐? 이코노미스트는 자신들이 던진 이 질문에 대해, 복고도 급진도 아니다, 중도를 고수하라, 그렇게 얘기하는 듯하다.
그 중도란 예전의 미적지근한 타성적 중도주의자 바이든의 그것이 아니라, 민주당의 좌표 이동을 따라 함께 왼쪽으로 좀 옮겨간 바이든의 중도다. 당내 좌파그룹의 요구를 무시하진 않되 당선에 필요한 중도 우파들을 끌어들이는 ‘절충적 중도’이지만, 일정 분야에서 오바마 정부보다 더 ‘급진’적인 중도다. 이는 바이든이 변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가 서 있는 지형 자체가 왼쪽으로 움직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 이동의 최대 동력 가운데 하나는 바로 코로나 팬데믹이다. 그야말로 세계를 코로나 이전(BC)과 이후(AC)로 나누게 만든 코로나 팬데믹이 미국 대선의 지형도를 완전히 바꾸었다. 그 최대 피해자는 트럼프다.
이코노미스트 선거예측 모델이 제시한 답이 맞을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그것을 하나의 정답으로 상정한 대응책이 우리에게도 필요하지 않을까.

바이든, 대북 ‘전략적 인내’ 버릴 것

바이든이 집권할 경우 민주당 정권과는 코드가 맞지 않는 북한과의 관계가 더 후퇴할 것이라는 시각들이 많겠지만, 필자가 보기엔 별로 설득력이 없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모든 것이 바뀌었다. 민주당도 바이든도 예전의 그들이 아니다. 오바마 정부 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사실상 방치상태로 북한을 고립시키는 정책을 두고 일컫던, 이른바 ‘전략적 인내’는 오바마 정부의 단독 작품이 아니다.

대북 햇볕정책에 거부감을 지닌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대결적 대북자세 없이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는 성립될 수 없었다. 미국 민주당 정부가 자신과 코드가 맞는 한국의 햇볕정책 지향 정부와 짝이 될 경우 미국의 한반도·대북 정책은 긍정적으로 크게 선회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남북관계도 급선회할 수 있다.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 정부가 대선 전략의 마지막 카드 중의 하나로 극적인 북미 관계개선 카드를 꺼낼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북한과 미국이 ‘행동 대 행동’ 방식으로 양자 간에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찾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일말의 기대를 걸어보는 건 무모한 것일까.
트럼프의 ‘G11 구상’은 과연 바이든 정부에서도 유효할까. 그리고 주한미군의 미래는?

한승동/ 메디치미디어 기획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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