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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동의 ‘아사히로 세상 읽기’] 지금이야말로 세계정부가 필요하다

by | 2020년 5월 12일 | '아사히로 세상읽기', 국제, 기획 · 연재

#오사와 마사치 교토대 교수
 코로나19 사태 근본 해결 위해
 국민국가 넘어 ‘초국적 연대’ 주창
 WHO를 초국적 집행기구로
#봉쇄정책으론 대처 못할 멘털 붕괴
 美도 中도 위험하긴 마찬가지
#문제는 우파의 지적 능력 저하
 한·미·일 우파들 닮은꼴 행보

“사회시스템 자체가 글로벌화 했고, 문제 해결에는 지구 차원의 연대가 필요한데, 정책 결정권은 여전히 국민국가가 쥐고 있다. 그것은 우리가 현재 자기가 속한 자국(自國)에 가장 강한 연대감, 귀속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을 넘어선 연대를 실현하지 않으면 문제를 풀 수 없다.”

일본의 사회학자 오사와 마사치(大澤真幸) 전 교토대 교수는 코로나19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선 개별 국가 차원의 대처를 넘어선 초국적 연대가 필요하며, 역설적이게도 이 초국적 연대는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오히려 실현 가능하게 됐다고 말한다.

초국적 연대가 가능할까?

‘국가를 넘어서는 연대?’ 이왕에도 초국적 연대를 수없이 외쳐왔지만, 거의 실현된 적이 없다. 그런데 그것이 지금 어떻게 가능하다는 것인가? 역시 ‘그림의 떡’ 아닌가? 

“코로나19 문제가 그런 교착상태를 바꿀 가능성이 있다. 첫째, 기후변동은 대단히 긴 시간대에 걸쳐 영향이 나타나기 때문에 대응하기 어려웠지만, 코로나바이러스는 순식간에 온 세계로 퍼졌고,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숨을 직접 위협하고 있다. 기후변동 문제의 존재를 부정한 트럼프 대통령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문제없다’고 했던 주장을 금방 철회하고 진지하게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 비상시에는 역사의 흐름이 일거에 가속된다.”

필자로선 트럼프 대통령이 문제없다는 발언을 철회하고 나서도 별로 진지하게 대처하지 않았거나 잘못 대처한 것 같지만, 비상시에 역사의 흐름이 일거에 가속된다는 얘기는 <사피엔스>의 저자인 유발 하라리도 이렇게 지적한 바 있다.(아사히신문 4월 8일자)

“둘째, 정치적·경제적으로 혜택 받은 사람들은 격차나 빈곤, 해수면 상승 등 종래의 사회문제로부터 도피할 수 있었지만, 코로나바이러스에는 많은 저명인사들, 정치인들도 감염됐다. ‘민주적이고 평등한 위기’이며, 사회 지도층·지배층도 자신의 문제로 여기지 않을 수 없다. 과감한 대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셋째, 이런 팬데믹이 끝나더라도 새로운 미지의 감염증 발생으로 확산될 위험은 상존한다. 일상생활의 배후에 ‘인류 차원의 위기’가 언제 덮쳐올지 알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게 됐다. 그것이 우리 자신의 정치적 선택이나 행동에도 큰 영향을 끼칠지도 모른다.”

고든 브라운 “세계정부를 세우자”

2008년 월스트리트 발(發) 금융위기 당시 글로벌 대응체제를 이끌었던 고든 브라운(Gordon Brown) 전 영국 총리도 최근 코로나19 사태를 풀기 위해서는 초국적 집행기구 내지 ‘일시적 세계정부’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가디언 3월 26일자)

그러면 왜, 초국적 연대가 필요한지 오사와 교수의 말을 좀 더 들어보자.
그가 보기에 요즘 각국이 대처하는 방식의 기본골격은 ‘다층적 봉쇄전략’이다. 개인은 외출을 금지하거나 자제하며, 도시나 지역은 봉쇄한다. 국가 간에는 국경을 막아 왕래를 제한한다. 이런 조치가 유효하긴 하지만 단기적 효과에 그칠 뿐 문제의 근본해결로 나아갈 수 없다. 왜냐고?

“사회나 경제 시스템이 국가 차원에서 완결되던 시대라면 ‘봉쇄’는 근본적 대책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현대의 일본(한국이든 미국이든 상관없다)에서 감염 확대를 막을 수 있다 하더라도 전 세계적으로 감염이 확산되고 있는 한, 봉쇄에 따른 경제적 타격을 면할 길이 없고, 올림픽 개최도 불가능하다. 일국 차원에서 감염문제를 해결했다 하더라도 행복해질 순 없다. ‘~ 퍼스트(first)’ 식으로는 바이러스 위협을 막을 수 없다.”
“현대 세계 각국은 인체의 세포들처럼 서로 의존하며 살아간다. 세포가 고립되면 죽고 마는 것처럼 봉쇄를 계속하면 국가 존속 자체가 위태로워진다.”

고든 브라운 전 총리는 요즘 코로나19 사태가 2008년 금융위기와도 다르다고 주장한다. 그때는 경제문제였기에 경제적 차원의 해결책만 마련하면 됐지만, 지금은 의료 비상사태라는 점에서 의료대책을 강화해야 하고, 그것을 강화하면 할수록 경제위기를 촉발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단일 국가의 단일 처방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며 세계의 리더들, 보건 전문가들, 국제기구 수장들로 구성된 글로벌 태스크포스(집행기구)나 일시적 형태의 세계정부(temporary form of global government)를 구성하자고 촉구했다.

글로벌 리더가 없는 ‘G0’ 세계

<리더가 사라진 세계>의 저자 이언 브레머(Ian Bremmer)는 4월 27일자 <아사히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금과 같은 리더 부재의 세계를 ‘G0’(G제로)라는 말로 규정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래 최대의 글로벌 위기다. (의료 물자의) 공급망, 사람과 물건의 이동 관리, 백신 개발, 경제부양책 등 모든 면에서 국제적 제휴가 풀 가동돼야 한다. 그럼에도 누구도 리더십을 취하지 않는다. G7도 G20도 기능하지 않는다. 실로 두려운 일이다.”
컬럼비아대학 교수인 이언 브레머(국제정치학)는 코로나19 사태가 향후 3년은 더 끌 것이라며, 앞으로 1년 안에 신흥국들에 금융위기가 닥칠지도 모르고 4차 산업혁명의 도래가 일거에 앞당겨질 것이라고도 했다. 그의 주장은 계속된다.
“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공세가 강화되면서 미중 갈등 증폭이 국제질서를 위태롭게 할 것이다…… 미중 관계 악화로 지정학적 진공상태가 생겨나는 상황은 중국에게도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에게 유리한 면도 있다. 세계의 시선은 정치체제나 인권문제보다 ‘셧 다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구미’와 ‘경제 활동을 재개하는 중국’의 대비 쪽으로 쏠릴 것이다.”

WHO를 초국적 집행기구로

오사와 교수도 예컨대 지금의 세계보건기구(WHO)를 집행력을 지닌 초국적 집행기구로 확대 개편하고, 그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본다.
“지금의 WHO는 총회에서 조약이나 협정을 체결해도 가맹국들에 그 이행을 강제할 힘이 없다. WHO보다 훨씬 강력하게 감염 대책을 실행하는 국제기관을 설립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대책에 관해서는 그 신설 기관의 조사·판단·결정이 각국 정부의 힘을 상회하는 힘을 갖게 한다. 각국의 의료자원을 이 기관에서 일원적으로 관리하면서 감염 확대가 심각한 지역에 집중 투입한다. 그렇게 되면 인류가 보유한 감염력에 대한 대항력을 결집해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의료·경제뿐만 아니라 멘털도 붕괴

오사와 교수는 이미 ‘봉쇄 정책’으로는 대처할 수 없는 ‘붕괴’가 일어나고 있다면서, 의료시스템 붕괴, 경제시스템 붕괴 외에 ‘멘털 붕괴’도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
멘털 붕괴는 예컨대, 각국의 코로나19 대처 과정에서 확진자 폭증으로 인해 의료붕괴 사태가 벌어질 경우, 환자의 생사를 가를 수 있는 인공호흡기를 누구에게 먼저 제공하느냐는 문제에 부닥칠 때 일어날 수 있다.
만일 고령 환자보다 젊은 환자를 우선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린다면, 그것은 사회 자체의 유지를 위해서는 일견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으나, “가장 약한 처지의 사람부터 먼저 구제한다”는 인간윤리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 만일 그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약자를 버리는 건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정당화될 것이고, 그러면 인간사회는 결국 약육강식, 승자독식의 비(非)인간적 야만상태로 떨어지게 될 것이다.

“감염증뿐만 아니라 기후변동 같은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할 현대의 대(大)문제에는 ‘국민국가 차원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국가 에고이즘이 문제를 심각하게 만들어버리는’ 공통점이 있다. 기후 변동을 막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억제하는 국제협력이 불가결한데, 미국이 국제협정에서 일방적으로 이탈함으로써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코로나19에 관한 중국의 정보 은폐도 마찬가지다.”
그의 시각으로는 ‘아메리카 퍼스트’나 ‘차이나 퍼스트’나 모두 위험하다.

문제는 우파들의 지적 능력 저하

5월 4일자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폴 크루그먼(Paul Krugman) 교수는 파국을 내다보면서도 분단 쪽으로 가고 있는 주요 이유들 중 하나로 정치 리더들의 지적 능력 저하(intellectual degradation)를 들었는데, 참으로 통렬하다.
그 칼럼에서 크루그먼 교수는 먼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발언들 몇 개를 떠올렸다. 트럼프는 코로나19의 미국 내 확산 초기에 확진자가 15명밖에 안 된다며, 그 정도는 며칠 안에 제로(0)로 만들 수 있다고 큰소리쳤다. (그때가 2월 26일이고, 그 열흘 뒤쯤 확진자 수는 500여 명으로 뛰었다)

바로 뒤 트럼프는 코로나19가 유행독감 정도밖에 안 되니 걱정 말라고 했고, 다시 얼마 뒤에는 무려 5만~6만 명쯤 사망할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또 불과 얼마 뒤엔 다시 사망자 10만을 넘길지도 모르겠다며, 그럼에도 “우린 잘 하고 있다”, “경제활동도 곧 재개하겠다”고 큰소리쳤다. 2개월 남짓 만에 이렇게 정신없이 왔다갔다 해서야 어떻게 제대로 된 정책이 나오겠는가. 지금 미국은 400만을 넘긴 전 세계 확진자의 약 4분의 1, 30만에 다가선 사망자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크루그먼 교수는 트럼프가 기용한 미 연준(Fed) 이사 후보나 백악관 경제보좌관들이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 기대고 있는 기본적인 수치와 사실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한 뒤, 미국의 부실하기 짝이 없는 코로나19 대책의 잘못을 트럼프 개인에게만 돌려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가 이끄는 공화당 전체 탓이라는 얘기다.

트럼프는 전문가 의견을 무시하고선 자기 기분을 좋게 해주는 듣기 좋은 말들만 듣고 실수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크루그먼 교수는 “전문가들을 멸시하고, 무능한 충성분자들을 선호하고, 경험으로부터 배우지 못하는 건 현재의 공화당 전체의 표준관리운용규정(standard operating procedure) 때문”이라고 비판한다.

“트럼프의 나르시시즘과 자존망대의 유아론(唯我論)은 특히 노골적이며 현란하기 조차하다. 하지만 그가 예외적인 사람은 아니다. 그는 미국 우파가 보이는 지적 저하의 장기 추세(American right’s long-term trend toward intellectual degradation)의 정점에 서 있는 사람이다. 수많은 사람들의 불필요한 희생을 만들어내는 것은 트럼프의 개인적 특성 탓이기보다는 공화당 전체의 지적 저하 탓이다.”

다시 유행하는 ‘서바이벌 콘도’

미국에선 요즘 과거 냉전시대에 핵전쟁 위기가 고조될 때 유행했던 ‘서바이벌 콘도(survival condomimium)’가 다시 유행하고 있다. 셸터(shelter)라고 불리는 이 서바이벌리즘의 유행을 어떻게 봐야 하나.
“망상에 사로잡힌 바보들 짓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분명히 (상황이) 바뀌었다. 문의 전화가 점점 더 많이 걸려오고 있다.”
미국 중서부 캔자스주 대초원에 미군이 1961년 대륙간탄도탄 미사일 격납고용으로 파놓은 60m 깊이의 지하공간을 불하받아 무기한 자족자급 할 수 있다는 시설을 꾸며 고가에 분양하고 있는 래리 홀(63)은 말했다.
“2008년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2016년 트럼프가 당선됐을 때, 어느 쪽이나 고객들 관심이 커진 것을 느꼈다. 양극단의 사람들이 각각 먼저 오바마를, 그 다음엔 트럼프를 겁냈기 때문이다.”(아사히신문 4월 29일자)

분양가격은 150만~500만 달러(약 1억8000만~6억 원), 매달 관리비용도 수백만 원이 되는데,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면서 문의가 급증하고 있고, 시설 내부를 화상으로 보여주기만 해도 구입 결정을 내리는 사람들도 있다”고 래리 홀은 말했다. 이젠 코로나19 확산과 그에 따른 경제 붕괴, 사회불안이 공화·민주 양당 지지자 구분 없이 이런 수요를 증폭시키고 있다.

닮은꼴의 한·미·일 우파들

단순비교를 할 순 없지만, 아베 신조 총리의 나르시시즘과 유아론(唯我論)도 트럼프 대통령에 못지않을 듯하다. 아베는 도쿄올림픽 개최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일본 방문 등을 성사시키려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적극적인 검사와 방역·치료대책도 미루며 미봉책에 미봉책을 거듭해왔다. 제때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사태를 악화시킨 아베 역시 일본 집권 자민당에서 예외적인 사람이 아니다. 일본 우파의 지적 저하의 장기 추세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우파들의 지적 저하 추세는 한·미·일 3국 공통의 고질병일지도 모른다. 지난해 여름 일본 정부의 반도체 관련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와 코로나19 사태 확산 이후 한국 정계, 언론계 우파의 목소리는 일본 우파, 미국 우파의 그것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유사했다.

오사와 교수는 IT로 개인의 위치나 이동, 건강상태 정보들을 파악해 통제하는 중국식 ‘초관리 사회’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취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정부가 정보를 감추려 했기 때문에 감염 확대를 막지 못했다. 인민이 스스로 책임을 지게 하지 않는 정부에서 효과적인 감염방지 대책이란 불가능하다.”

일본 우파들은 GPS나 신용카드, SNS 등을 통해 확진자의 위치, 이동 정보를 파악하고 익명으로 공개하는 한국의 조치를 문제 삼을 때 흔히 개인프라이버시를 존중하는 일본에서는 그럴 수 없다는 ‘자기 우월적’ 논리를 동원하는데, 오사와 교수는 이와 관련해 이렇게 말한다.
“감염 확대를 막기 위해 IT나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것 자체는 허용돼야 한다. 인류 전체가 감염증에 맞서고 있는 때에 스스로의 수족을 묶을 순 없다. 권력에 의한 데이터 악용을 걱정하는 소리도 있으나, 정보의 민주적 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적극적 활용 쪽으로) 대처해야 한다.”

개인프라이버시를 앞세우는 아베 정권의 논리는 무능, 무대책을 호도하려는 우파의 전형적 수법일 수 있다. 검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대다수 확진자의 감염 경로도 모르고, IT로 위치와 이동경로를 추적할 수도 없는 무능을 인권, 개인프라이버시 같은 보편적 민주주의 가치를 앞세워 정당화하는 건 결국 인구의 대다수가 항체를 갖게 하겠다는 ‘집단감염’ 전략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는다.

초기 대응에 실패한 뒤 지금까지 실패를 거듭해온 트럼프 정부의 조기 경제재생 전략도 결국 ‘집단감염’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이는 모두 처음부터 계획한 집단감염 전략이라기보다는 상황에 몰려 어쩔 수 없이 채택한 사실상의 집단감염 전략에 가까워 보인다. 집단감염은 그러나 그 성공이 보장돼 있지도 않고, 오사와 교수도 지적했듯이 고령층의 희생을 전제로 한 비도덕적 멘털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절망이 오히려 희망을 낳을까

지금 세계는 트럼프의 미국과 시진핑의 중국 사이에 펼쳐지는 끝없는 반목과 공격에서 보듯, ‘연대’냐 ‘분단’이냐의 갈림길에서 불행하게도 연대보다는 분단 쪽으로 가고 있는 듯하다.
“포지티브한 길(연대)과 네거티브한 길(분단) 어느 쪽으로 갈지 그 기로에 우리는 서 있다. 지속가능한 생존을 위해서는 ‘국가를 초월한 연대’ 외에는 달리 길이 없겠으나, 위기적인 상황에서는 오히려 각국의 이기적인 움직임이 더 강화될지도 모른다.”

오사와 교수의 이런 진단은 사뭇 비관적으로 들리지만, 그러나 이 비관적 상황이야말로 바로 그 비관을 타파하는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역설적 낙관론을 그는 다음과 같이 펼친다.

“인간은 ‘아직 어떻게든 할 수 있어’라고 생각하는 한, 종래의 행동 패턴을 바꾸지 않는다. 파국으로 가는 리얼리티가 커지면서 절망적이라고 생각될 때야말로 과감한 결단을 내릴 수 있다. 이 곤경을 호기로 바꿔야만 한다는 간절한 생각을 갖고 있다.”

그의 희망대로 전례 없는 코로나19 사태가 WHO의 한계를 넘어선 새로운 글로벌 기구를 낳고, 나아가 유엔(UN)을 빈곤, 격차, 기후변화, 환경오염 등 인류의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문제를 다루는 집행력 있는 초국적 기구, 고든 브라운이 말한 세계정부로 변모시킬 계기가 될 수 있을까.

                                                                                      한승동/ 메디치미디어 기획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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