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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편집 2020. 08-10. 18:08

[차현진 칼럼] 코로나19 경제 위기에 맞서 ‘정책 변이’를 두려워 말아야

by | 2020년 4월 6일 | 국제, 정책

①‘적정 국가채무비율’ 개념 약화
  →국회, 채무보다 재정 지출에 집중하라
②美 재정정책‧통화정책 담장 낮아져
  →한은도 최종대부자 역할 맡아야
  →기재부, 지급보증 동의안 준비를
③전 세계적으로  금융 규제 완화 추세
  →한국도 금융기관 이익 보호 힘써야

우리들이 코로나19와 싸우면서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바이러스의 변이(variation)다. 변이가 시작되면 정복이 힘들어진다. 그런데 변이는 자연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다. 인간의 말도 변이한다. ‘민주주의’가 그렇다. 민주주의라는 단어는, 시간은커녕 국경선만 넘어도 그 뜻이 달라진다. 북한도 스스로를 민주주의 국가라고 부른다.

경제정책도 변이한다. 코로나19 위기를 계기로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그리고 금융감독업무에 이르기까지 과거에 터부시됐던 일들이 당연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바야흐로 뉴노멀 시대다.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려면, 변이의 방향을 알고 대응책을 찾아야 한다.

#변이 1 : 적정 국가채무비율이 사라진다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미국은 3월 27일 2조 달러가 넘는 경기부양법안(CARES)을 통과시켰다. 미국의 국가채무가 23조 달러이니 그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한꺼번에 늘린 결정이었다. 일본·영국 등 많은 나라들도 국채 발행을 늘리거나 준비하고 있다.

빚이 갑자기 늘어나면 본능적으로 불안해진다. 국가채무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관리가 필요한데, 미국·일본·한국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다.

미국은 형식상 가장 엄격하다. 한도(ceiling)를 관리한다. 제2차 세계대전 때부터다. 1939년 히틀러의 폴란드 침공에 놀라 미국은 전쟁예산을 천문학적으로 늘렸다. 야당과 국민이 불안해하자 국가채무한도를 따로 설정했다. 전쟁이 곧 끝나므로 그 수준을 절대 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의 표시였다. 그때부터 미국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예산안과 국가채무한도를 따로 다룬다. 그래서 회계연도 중에 예산이 있는데도 연방정부가 폐쇄(shutdown)되는 일이 잦다. 이렇게 요란하게 한도를 관리하는데도 국가채무액은 세계 최고다.

일본은 가장 느슨하다. 국채를 건설국채와 적자국채로 나누고, 적자국채만 관리한다. 건설국채는 도로, 항만, 건물 등의 건설을 위해 발행되는 국채를 말하는데, 문자 그대로 ‘건설적’이라서 관리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패전 이후 사회기간망 복구가 절실했던 데서 나온 변명이다.

적자국채는 금기시된다. 확장재정정책을 추구하는 아베 정부도 적자국채 발행은 자제한다. 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위해서 발행하는 3조5000억 엔(약 40조원) 규모의 적자국채가 처음이다. 적자국채만 관리하는 일본의 방식은 별로 효과적이지 않다. 일본의 국가채무비율은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

우리나라는 ‘GDP 대비 적정 국가채무비율’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한다. 그 수준이 60%를 넘으면 국가부도 위험이 있다고 가정하고, 그보다 훨씬 낮은 40%를 마지노선으로 삼아왔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재정건전성이 그 때문에 좋은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는 전쟁비용을 치르지 않은 신생독립국이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비슷한 시기에 독립한 필리핀, 대만, 방글라데시도 재무건전성은 좋다.

그런데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OECD 국가들의 평균 국가채무비율이 70%대에서 110% 안팎으로 훌쩍 뛰어넘었다. 코로나19 위기를 계기로 더 높아질 것이다. 그렇다고 OECD 회원국의 국가부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런 점에서 ‘적정 국가채무비율’이라는 개념은 믿을 만한 판단기준이 되기 어렵다. 우리나라 안에서만 금과옥조처럼 지켜 왔던 ‘적정 국가채무비율’ 개념은 폐기될 운명이다.

#변이 2 :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경계가 흐려진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 위기를 겪으면서 미국에서는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민생과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서 미 연준(Fed)이 페이퍼컴퍼니(SPV, 유한회사)에 대출하고 정부가 SPV의 지급을 보증한다. 그리고 SPV가 연준의 대출금으로 회사채, CP, MBS 등에 투자한다. 이런 계획에는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뒤섞여 있다. 바다도 아니고 육지도 아닌 개펄과 비슷하다. 지금껏 바다와 육지만 있다고 믿어온 사람들은 할 말을 잃는다.

과거에는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구분을 미덕으로 생각했다. 윌리엄 마틴 연준 의장은 1952년 의회에서 “좋은 담장이 좋은 이웃을 만든다(Good fences make good neighbors)”는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담장을 고치며>를 읊었다. ‘정부와 연준의 영역을 지키자’는 메시지였다. 그런데 지금의 미국은 “좋은 담장이 없어도 좋은 이웃이 될 수 있다”는 분위기다.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담장이 낮아지면, 두 가지 사태가 벌어진다. 먼저, 국가채무의 화폐화(monetization)다. 중앙은행이 정부의 재정지출 수요에 맞춰 국채를 인수하는 만큼 통화량이 늘어난다. 다른 하나는 중앙은행이 행정부 기능을 담당하는, 준(準)재정활동(quasi-fiscal activity)이다. 특정 산업의 지원과 같이 행정부가 할 일을 중앙은행이 대출을 통해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어느 쪽이든 바람직하지 않다.

국가채무의 화폐화에 대해서는 최근 관용도가 높아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아무리 돈을 풀어도 인플레이션 조짐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국내 금융기관을 상대로, 미 연준이 외국 중앙은행을 상대로 환매조건부채권거래(RP)를 통해 국채를 화폐로 무제한 교환하려는 것도 통화량의 폭증은 전혀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앙은행의 준(準)재정활동에 대해서는 의견이 크게 갈린다. 좋게 보는 측(포퓰리스트)과 불안하게 보는 측(원칙주의자)이 팽팽히 맞선다. 그런 상태에서 잘못 시도하면, 국론이 분열된다.

#변이 3 : 금융규제가 완화된다

3월 23일 미 연준은 비상금융대책과 함께 은행감독규정도 수정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들의 손실흡수능력을 높이는 데 역점을 두고 대출에 비례하여 추가적으로 자본금(TLAC)을 쌓도록 했었는데, 당분간 그 규제를 중단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은행들의 안전자산 선호성향이 커져 대출이 위축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이틀 뒤인 25일에는 우리나라 금융위원회가 비슷한 조치를 발표했다. 채권시장안정펀드나 증권시장안정펀드의 투자금에 대해서 위험가중치를 하향조정했다. 4월 1일에는 한국은행이 ‘금융기관간 차액결제용 담보증권 제공비율’을 인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과 한국뿐만 아니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전 세계적으로 금융규제가 완화되고 있다. 3월 30일 국제결제은행(BIS) 산하 은행감독위원회는 2022년 도입할 예정이었던 바젤Ⅲ 규제를 1년 늦춰 이행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처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강화일변도로 치닫던 움직임이 후퇴하고 있다. 앞으로 가속화될 수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이번 위기가 금융이 아닌 실물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대응책 1 : 국회는 국가채무가 아닌 지출에 집중하라

일반 회사나 개인처럼 파산 가능성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채무한도를 생각할 필요가 없다. 한국은행통화안정증권(통안증권)이 그 예다.

한국은행은 자본금이 없다. 파산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금융통화위원회는 법률에 따라 분기마다 통안증권의 발행한도를 관리한다. 통안증권이 늘면 외환보유액도 함께 늘어나는 점을 감안하면, 통안증권의 한도를 관리하는 것은 시간낭비다.

한국은행처럼 파산 가능성이 없어 자본금을 두지 않는 기관으로는 교황청이 있다. 그런데 교황청의 지나친 씀씀이 때문에 1517년 종교개혁이 터졌다. 그러니까 교황청의 문제는 부채가 아니라 지출이었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파산 가능성과 자본금이 둘 다 없기 때문에 부채에 신경 쓸 이유가 없다. 대신 재정 지출을 봐야 한다. 국회가 지출의 정당성과 시급성, 그리고 기대효과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 대신 ‘적정 국가채무비율 40%’라는 미신은 잊어야 한다. 그것이 신(新)국가채무관리 방식이다.

대응책 2 : 기획재정부는 지급보증 동의안을 준비하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미국 재무부와 연준처럼 협력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정부가 지급을 보증하고, 한국은행이 SPV에 대출하는 형식으로 회사채나 CP 시장을 살릴 수 있다. 문제는 국회 동의다.

한국은행이 정부의 지급보증(국회 동의) 없이 단독으로 준재정활동에 나설 수도 있다. 1997년 12월 한국은행이 26개 증권사와 13개 종금사에 구제금융을 제공할 때 그렇게 했다. 지금까지 유일한 기록인데, 대선을 앞두고 행정부와 국회 사이에 대화가 멈췄던 때였다. 지금 똑같은 일이 일어나면, 국가기능이 비정상이라는 것을 스스로 선언하는 셈이다. 영화 ‘국가부도의 날’을 연상케 하고 국가신인도를 하락케 하는, 나쁜 선택이다.

중앙은행의 준재정활동이 초래하는 첫 번째 효과는 위험한 대출과 투자를 통해 한국은행의 손실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그것은 비교적 경미한 부작용에 속한다. (국민의 입장에서는 정부의 손실이나 한국은행의 손실이나 마찬가지다. 그것은 정부와 한국은행 간의 회계문제에 지나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중앙은행이 특정 기업을 골라서 구제하는 데서 오는, 자의적 자원배분이다. 자원배분이나 소득재분배는 전형적인 정치의 영역이라서 중앙은행이 거기에 개입하면 정치도구화될 수 있다. 헌법재판소나 선거관리위원회가 정치도구화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위험하다.

최악의 문제는 민주주의의 균열이다. 재정정책이 중앙은행의 울타리로 넘어와 의회 통제에서 벗어나면, 견제와 균형을 추구하는 민주주의 원리가 침해된다. 중앙은행이 ‘공공의 적’이 되는 것이다. 누가 이런 사태를 책임질 것인가?

그런 부작용을 막으려면,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가 중앙은행의 준재정활동에 면죄부를 주어야 한다. 한국은행의 대출에 대해서 정부가 지급을 보증하는 데 국회가 동의하는 것이다. (지급보증은 우발채무다. 그러므로 국가채무에 포함되지 않는다)

참고로 코로나19 위기를 맞아 연준이 최종대부자로서 대출하는 5개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연방정부가 전액 지급보증(총 4540억 달러)한다. 재정지출에 관하여 보수적인 생각을 가진 로고프 하버드대학 교수도 재무부와 연준의 협업을 “완전히 옳은 일”이라며 두둔한다.

기획재정부는 연준의 최종대부자 역할만 보지 말고, 그 역할을 후원하는 연방정부의 몫까지 함께 보아야 한다. 기업들의 대량 도산 위기가 감지되는 지금, 기획재정부는 한국은행 대출에 대한 지급보증 동의안을 제21대 국회의 첫 의결안이 되도록 준비해야 한다.

대응책 3 : 한국은행은 보다 적극적으로

비상상황에서는 한국은행도 민첩하게 움직여야 한다. 정부가 국회 동의를 얻을 때까지 손을 놓고 있으면 직무태만이다. 미국 의회가 코로나 경제부양법(CARES)을 제정한 것은 3월 27일이지만, 연준은 3월 23일부터 영리기업 여신을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도 1992년 3개 투신사를 구제할 때 한국은행은 5월에 대출했지만, 국회의 보증동의는 11월에 이루어졌다. 둘 다 지급보증이 아닌 ‘지급보증의 구두약속’만 믿고 시작되었다.

신중한 사람들은 “한국은행은 정부의 지급보증을 확보한 뒤에 행동해야 한다”고 믿는다. 평소 국채와 정부보증채만 매입해 온 데서 오는 고정관념이다. 그러나 그런 고정관념은 통화정책이 재정정책의 하위정책이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 (정부의 지급보증은 재정정책에 속한다)
1960년 프리드먼이 국채만 사고파는 통화정책을 주장(A Program for Monetary Stability)했을 때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반대했다. “통화정책이 재정정책에 예속된다”는 이유에서였다. 한국은행은 그 비판의 의미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 통화정책은 재정정책의 울타리 안에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참고로 코로나19 위기와 달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연준이 영리기업 여신을 하면서도 연방정부의 지급보증을 방패로 삼지 않았다.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TALF에 대해서만 200억 달러의 정부 지급보증이 있었을 뿐, PDCF, AMLF, CPFF, MMIFF 등의 여타 특별대출 프로그램은 정부의 지급보증 없이 운용했다.

한국은행이 미 연준처럼 존경받으려면, 최종대부자 역할을 피하지 말아야 한다. 정부와 여론에 밀려서 일하기 전에 한국은행이 먼저 국민 설득 논리를 개발하고, 집행방식의 디테일을 찾아야 한다. 아직까지 그런 연구가 없다면 대단히 유감스런 일이다. 한국은행은 원칙론에 강하고 방법론에 약하다. (3월 25일자 칼럼에서 필자가 지적한 한국은행의 조직문화가 바로 이런 것이다)

결론을 말하자면,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서로 공을 떠넘겨서는 안 된다. 각기 역할을 맡아야 한다. 그 범위와 방법을 협의하는 것이 첫걸음이고, 정책결정의 핵심이다. 코로나19 위기가 시작되자마자 미국의 므누신 재무장관과 포웰 연준 의장이 한 일이 바로 그것이다. 누가 먼저 입을 뗐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국민과 경제가 먼저다.

대응책 4 : 금융감독당국은 규제를 한국화하라

1980년대까지는 금융규제의 일반 원칙이 없었다. CAMEL 분석이라는 느슨한 방법으로 자본충실도, 자산건전성, 경영상황, 수익성, 유동성을 두루 살펴보는 것이 전부였다. 그때 절대적 기준치는 없었다. 그런데 1980년대 후반 일본계 은행들의 독주를 막기 위해서 서양의 금융감독당국이 모여 ‘적정 자기자본비율 8%’라는 룰을 만들었다.

당시 급성장하는 일본계 은행의 평균 자기자본비율이 8% 이하인 점을 노린, ‘표적 규제’였다. 그때부터 금융감독기준의 표준화가 진행되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각국의 정부 및 중앙은행, 국제금융기구들이 각종 규제들을 새로 만들거나, 종전의 기준을 강화했다.

이처럼 금융업에 관한 국제기준은 타국에 비해서 자국의 금융기관을 보호하고 유리하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므로 감독기관은 자국에게 유리한 국제기준을 만들기 위해 발로 뛰고, 기왕 만들어진 기준은 피해나갈 길을 찾아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감독당국은 정반대다. 국제사회에서 정한 각종 규제를 헌법처럼 생각하여 우리나라에 더 먼저, 더 강하게 적용하는 데 앞장선다. 맹목적 사대주의거나 완장 근성이다.

최근 은행권에서 인하를 요구하고 있는 원화 유동성커버리지 비율(LCR)이 그렇다. LCR은 30일간 유동성 유출에도 견딜 수 있는 능력을 말하는데, 몇 년 전 국제사회에서 그 비율을 100% 이상으로 유지하는 원칙을 만들었다. 그 규제가 발표되자마자 우리나라 금융감독원은 BIS의 권고일정을 앞당겨서 적용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금융기관 건전성 강화를 위한 조치라고 하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수익률이 높은 자산을 미리 팔아서 초우량 안전자산을 확보해야 했다.

그나마 은행의 부담을 낮춰줄 여지가 있었다. <BIS 유동성 기준서>에 따르면, 중앙은행에 예비적 담보로 맡긴 국채를 실제 대출에 활용되지 않았다면, 이를 상업은행의 유동자산으로 인정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은 한국은행에 예치된 국채는 무조건 유동자산에서 제외하고 있다. 무슨 심산인줄 모르는 한국은행은 국제기준과 외국의 현황을 설명하고 ‘LCR산출기준’을 완화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말이 통하지 않았다.

국제사회의 LCR 기준이 국내에 들어와서는 금융감독원 입맛에 맞게 더 딱딱해졌다는 점에서 귤화위지(橘化爲枳)다. 강남의 귤이 북쪽으로 가서 탱자가 된 격이다. 그 바람에 국내 은행들은 현재 5조원 정도(총액 기준)의 안전자산을 더 갖고 있다. 그만큼 수익성은 낮아진다. 지금 은행들은 그 규제가 완화되기를 바라고 있다.

바람직한 규제방향은 지화위귤(枳化爲橘)이다. 즉 국제사회에서 정한 규칙이 국내에서는 좀 더 부드럽게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그런 자세를 갖고 금융기관들을 대해야 한다.

이것으로 네 번에 걸친 ‘코로나 딜’ 칼럼을 맺는다. 네 번 모두 일관된 주장은, 옛날의 가치관을 고집하지 말자는 것이다. 그러면 바보가 되기 쉽고, 정책은 실패한다.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정책당국은 옛 규범과 규칙에 매달리지 말고, 새로운 시각으로 유연하게 대체해야 한다. 그런 마음가짐과 노력을 ‘코로나 딜’이라 부르자.


차현진 필자

금융전문가. 서울대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유펜) 와튼스쿨에서 공부했다. 대통령비서실, 미주개발은행(IDB)과 한국은행 워싱턴사무소장, 기획협력국장, 금융결제국장, 부산본부장을 거쳤다. 저서로는 <애고니스트의 중앙은행론>, <숫자 없는 경제학>, <금융오디세이>, <중앙은행 별곡>이 있으며 그동안 여러 매체에 칼럼을 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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