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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편집 2020. 05-28. 13:07

[홍성국 인터뷰] “2020년, 한국 경제는 거대한 전환을 준비하는 시기 될 것”

by | 2020년 3월 6일 | 정책, 정치

코로나19 위기 사태는 거의 핵폭탄 급으로 한국 사회와 경제를 파괴하고 있다. 민간 부문에선 20여 년 전 IMF 금융위기 당시와 맞먹는 긴장 분위기가 흐른다. 그 땐 빚 많은 기업들이 사경에 빠졌다면, 이번엔 유통·서비스 산업을 중심으로 중소기업, 자영업자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한국 경제는 지난 60여 년간 수많은 위기를 극복해 왔고, 전화위복의 신화를 구축해 왔다. 그렇다면 우리는 코로나19 위기를 어떻게 풀어 나가야 할까? 피렌체의 식탁은 베스트셀러 ≪수축사회≫의 저자인 홍성국 혜안리서치 대표를 만나 위기 타개책을 들어봤다.
홍 대표는 “무엇보다도 ‘떨어지는 칼날’을 잡는다는 자세로 신속하게 과감한 부양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위기가 한 번도 겪지 못한 비상사태인 만큼 모든 상상력을 동원해 ‘과잉 대응’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선제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얘기다.
홍 대표는 이번 위기 사태가 미중 무역전쟁, 디지털경제로의 전환, 한·중·일 3국의 협업구조 약화 등과 겹쳐 장차 한국 경제가 변곡점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코로나19 위기라는 눈앞의 불을 끄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기적 안목에서 ‘안전한 사회’를 향한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소재·부품·장비 산업 육성, 해외 생산기지 다변화, 첨단기술 개발 등을 서둘러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편집자]

-코로나19 위기 때문에 한국 경제가 심대한 타격을 받고 있다.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은 도산 위험에 빠지고 올해 성장률도 크게 낮아질 것 같다. 올해 그리고 내년까지 우리 경제는 어떨 것으로 보는가?

“코로나19 사태는 한국이나 전 세계 차원에서 보면 역사상 초유의 사건이다. 그래서 과거의 위기와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다만 지금까지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 줬던 역대 위기들은 최악의 상황을 기준으로 대략 6개월쯤 지나면 대부분 정상 궤도로 돌아왔다. 여기서 관심이 가는 대목은 최악의 상황이 언제쯤 확인되느냐다. 미국의 경우를 보면 2001년 9·11 테러 당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6개월쯤 지나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었다. 이 6개월이란 시간은 최악의 상황 속에서 대안을 마련하고 심리적 안정을 찾는 기간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3월 들어 경제현상을 선(先) 반영하는 금융시장에선 저점(低點)을 찾는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유럽에서 ‘지역 감염’ 확산 땐
글로벌 차원의 최악 상황에 빠질 것

-최악의 상황이 언제일지를 놓고 일각에선 공포 심리를 자극하는 여러 분석들이 나온다. ‘닥터 둠’으로 알려진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세계 증시의 시가총액이 40%쯤 폭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리고 이런 분석들이 여과 없이 보도되면서 경제주체들이 심리적으로 극히 위축되고 있다.

“한·중·일 동아시아 3국이 최악의 상황에 부닥친 건 부정할 수 없다. 현재로선 최악의 상황이 얼마나 계속될지 모른다는 게 가장 큰 리스크다. 그렇지만 한·중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오히려 미국이나 유럽에서 가시화될 가능성도 있다.
미·유럽 경제는 전 세계 GDP(국내총생산)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기 때문에 각국의 감염 확산 여부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만일 ‘지역 감염’이 발생한다면 이번 위기 상황은 좀 더 길어지고 위기 수준도 바닥을 지나 지하 1층, 지하 2~3층으로 갈 수 있다. 그래서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의 상황이 솔직히 큰 걱정거리다. 반면 미국은 단독주택이 전체 주택의 절반이고, 대중교통보다 개인차량 이용이 많아서 상대적으로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루비니 교수나 일부 학자들의 비관론은 각국 정부의 ‘대응’을 고려하지 않고 최악의 상황만 부각시킨 것이다. 예를 들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각국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면 한국 경제는 거의 IMF 급 대형 위기를 겪었을 것이다. 당시에도 많은 학자들이 대(大)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과감한 ‘대응’ 덕에 2009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0.8%를 기록해 비교적 선방한 편이었다. 그들이 위기를 부각할수록 각국 정부도 더욱 과감한 정책을 내놓을 것이다. 그래서 비관론에 입각한 예측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결국 과감한 정책을 언제, 어느 분야에 쓸지가 관건인 것 같다. 그렇다면 요즘 각국의 대응조치를 어떻게 평가하나?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미국의 경우 금주에 금리를 한꺼번에 0.5%포인트 내려 긴급대응태세를 과시했다. 이런 조치는 9·11 테러 직후 또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나 있었던 수준이다. 미국 정부가 이번 위기를 얼마나 엄중하게 보는지 말해주는 사례다. 일본도 시중에 돈을 푸는 조치를 발표했다. 각국에선 1단계 조치로 이렇게 금리를 내리고 돈을 푸는 정책을 쓰고 있다.
이와 함께 세금 감면 혜택을 통한 소비 진작책이 계속 나올 것이다. 왜냐하면 요즘 세계 경제는 역사상 가장 많은 부채를 짊어지고 있는 처지다. 나라 빚이 많은 상태에서 코로나19 위기로 경기가 급랭(急冷)하면 기업 연쇄 부도를 촉발할 것이고 이는 정국 불안까지 야기한다. 1998년 IMF 위기 당시 엄청난 고금리 때문에 멀쩡한 한국 기업들이 무수히 쓰러지지 않았는가. 각국 정부는 이런 악순환을 막으려 할 것이다.
또한 4차 산업혁명으로 중소기업, 유통업, 자영업이 이미 고사(枯死) 위기에 빠져 있어서 이들 기업을 살리려면 먼저 돈을 풀고 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다. 중국 정부가 이런 조치를 가장 강력하게 취하고 있다.”

코로나19 방역에 과감하게 돈 써야
피해 기업 지원 땐 타이밍이 중요

-우리 정부가 지난 2일 11조7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발표했다. 위기를 해소하는데 적정한 규모라고 생각하나?

“이번 추경안은 다른 국가와 비교해도 규모가 큰 편이다. 이게 제대로 효과를 내려면 우선 불안심리, 즉 불확실성이 걷혀야만 한다. 물론 추경 예산보다 더 확실한 경기부양책은 위기의 근본 원인인 코로나19 확산을 제어하는 것이다. 과거 금융위기 당시 미국의 과감한 금리 인하는 그 자체보다 충격 원인의 해소 여부가 실물경제에 더 큰 영향을 주었다. 우리도 코로나19를 방역하는데 과도하다 싶을 만큼 예산을 투입하는 게 필요하다. 이게 가장 비용이 적게 들어가는 확실한 경기부양책일 것이다.
신용카드 소득공제 확대, 휴가비 지원, 문화상품권, 기업 접대비 허용 한도 확대 등을 해도 코로나19 위기가 진정된 후 국민들의 일상생활이 가능해질 때나 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지금처럼 모두들 외출을 자제하는 상황에서 돈을 풀고 세제 혜택을 늘려준들 눈앞의 소비 진작에는 큰 효과가 없을 것이다.
둘째로는 중소기업, 자영업자, 피해 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을 할 땐 타이밍이 아주 중요하다. 위기가 닥치면 늘 대책을 내놓지만 그것을 실제로 집행하기까진 시간이 많이 걸린다. 저금리 대출을 해 줄 재원을 마련해 놓아도 금융기관 직원들이 향후 발생할지 모를 부실대출 책임 때문에 머뭇거리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이번 사태는 천재지변에 준하는 것이어서 금융기관의 대출 부실에 대한 광범위한 면책도 필요해 보인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많은 기업들이 쓰러진 낸 다음에야 효과를 낸다면 별 의미가 없지 않겠나.
앞에서 말씀드리길, 최악의 상황으로부터 6개월쯤 지나선 실물경제가 대부분 안정됐다고 했는데, 그 안에 기업 부도가 많다면 경제 정상화가 피해 기업에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지금은 ‘떨어지는 칼날을 잡는다’는 심정으로 정부 대책을 속도감 있게 실행해 나가야 한다.”

‘안전한 사회’를 향한 과감한 투자
가장 큰 경기부양 효과 낼 수 있다

-코로나19 위기가 올 하반기에 어느 정도 수습된다는 가정 아래, 장기적 관점에서 정부 대책들은 어떤 방향성을 가져야 하나?

“울리히 벡(Ulrich Beck)이 말하는 ‘위험사회’ 차원에서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위험사회’란 과학기술이 발전할수록 사회가 더 위험해진다는 주장이다. 코로나19가 중세시대에 발생했다면 지금처럼 널리 확산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을 텐데, 항공여행이 일반화되고 사람·물자 이동 속도가 빨라지면서 과거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바이러스 확산 속도가 빨라졌다.
전염병, 보건위생뿐만 아니라 여러 위험변수로부터 정부는 안전 대책을 세워야 한다. 예컨대 지난해 초 서울에서 KT 아현동 공동구 화재사건이 발생했는데, 당시 마포구 일대 인터넷 서비스가 중단돼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 만일 아현동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인터넷망이 중단됐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우리는 화재, 교통사고, 지진, 미세먼지, 환경오염, 어린이 안전 등 점점 더 위험한 환경 속에서 살고 있다.
따라서 장기적 관점에서 코로나19 위기를 계기로 ‘안전한 사회’를 향해 뉴딜 정책처럼 과감한 투자를 실행해야 한다. 안전 관련 투자가 대폭 확대된다면 그 과정에서 제대로 된 경기부양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멀리 내다 본 투자일수록 가장 크고 가장 강한 연관효과를 낼 거라는 믿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코로나19 위기 과정에서 어떤 산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측하나?

“이번엔 과거의 어떤 위기와도 많이 다르다. 사회 전체의 시스템이 멈춘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어떤 특정 산업이 어렵다고 분석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마치 큰 기계 속에서 볼트·너트 같은 부속품이 헐거워지거나 빠져 버린 것으로 이해할 만한 사건이다. 이것들을 재결합해서 정상 가동을 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굳이 산업별로 분류하자면 유통, 관광, 운송, 요식업, 화장품 등 생활형 내수 산업이 크게 피해를 볼 것이다. 상황이 더 나빠진다면, 앞서 얘기했듯 미·유럽의 지역 감염 사례가 늘어나거나 중국산 부품 조달이 어려워진다면, 수출 관련 제조업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다. 기업이익 측면에서만 본다면 에너지, 조선, 석유화학, 철강 등도 전망이 나빠지고 있다.
반면 소비의 디지털화는 더욱 촉진될 전망이다. 코로나19 위기 전에도 소비시장에선 매장방문 쇼핑보다 인터넷·모바일을 통한 배달 주문이 많아지는 추세였다. 이번 위기를 겪으면서 온라인 쇼핑의 문외한이었던 50대를 넘는 나이든 세대가 이걸 새롭게 체험했는데, 이는 향후 경제 구조의 디지털화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5천만 인구로는 디지털경제에 한계
하드웨어 최강국을 목표로 삼아야 

-이번 위기 수습 후에 디지털경제가 더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는가?

“통상 외부 쇼크 때문에 위기를 겪은 다음엔, 상황이 정상화되더라도 단순히 과거로 회귀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사회에 내재하고 있던 변화가 한 순간에 반영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IMF 위기 당시 미국의 IT 경제가 한국에 급속히 유입되면서 전 국민이 인터넷 이용을 늘리고 핸드폰을 갖게 된 것과 유사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소비 판매로만 보면 지난해에 전체 소매판매는 전년 대비 1.8%, 금액으론 8조2000억원쯤 늘어났다. 그런데 온라인 쇼핑은 금액으론 무려 20조원 이상, 비율로는 18.3%나 급증했다. 새벽배송과 다양한 배달 앱의 등장이 제2의 붐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을 타고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경제, 디지털 소비의 확산 속도는 더 빨라질 것 같다.
또한 지난 2월 전체 반도체 수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9.4% 늘어났는데, 이는 한국산 메모리 반도체 수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 쪽에서 수입이 20%쯤 늘어났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위기 국면에서 중국인들이 디지털 소비로 빠르게 전환한 것을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지 않을까?
결국 디지털경제로의 전환 때문에 기존 유통업체들의 위기가 더욱 심화될 수 있어서 추가로 보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자영업자뿐 아니라 대기업도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어찌 됐든 코로나19는 사회 모든 영역에서 디지털경제로의 전환을 촉진할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디지털혁명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나?

“디지털경제는 기본적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소프트웨어적인 성격이 강하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5G 등은 눈에 보이지 않는 네트워크다. 통상 소프트웨어 시장은 멧칼프의 법칙(Metcalfe’s law)이 지배한다. 이 법칙에 따르면 네트워크의 가치는 그 네트워크에 연결된 사용자(사람+기계) 수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것이다. 결국 인구 규모가 문제인데 한국의 5000만 인구로는 디지털경제 전환을 추진하는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두 가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첫째, 디지털경제가 소프트웨어적인 성격이 강하지만 그래도 그 기저에는 반도체 같은 하드웨어가 필수불가결하다. 4차 산업혁명 전반에 필요한 하드웨어 관련 산업, 즉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에서 한국이 세계 최강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정부나 기업이나 지금보다 더 강력하게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야 할 것이다. 그러려면 이른바 소·부·장 산업이 튼튼하게 뒷받침되어야 한다.
둘째로 유의할 점은 수출형 산업이어야 한다. 디지털경제가 국내 시장에만 머무를 경우 오히려 기존 시장의 기득권과 충돌하면서 제로섬 경쟁 관계가 될 수 있고, 사회적 갈등으로 비화될 수 있다. 디지털 산업이라도 수출형이냐 내수형이냐를 따져 보고 다르게 지원해야 한다.”

한중일 협업 깨지고 보호주의 심화
올해는 거대한 전환을 준비할 시기

-만약 6개월 후 이번 위기가 어느 정도 진정됐다고 가정하고 그 이후를 생각해 보자. 지난해 여름 일본의 돌발적인 수출 규제 당시에도 그랬고, 코로나19 발생 초기에도 한국 경제는 일본산 또는 중국산 부품을 조달하는데 애를 먹었다. 이번 위기 로 동아시아 협업 체제, 전통적인 한·중·일 삼각 무역구조가 약화되는 느낌인데 홍 대표께선 어떻게 평가하는가.

“전통적으로 한·중·일 3국의 협업 구조는 일본의 소재·부품을 가져와 한국에서 중간재로 만들어 중국으로 보내면, 중국이 이것들을 조립해 전 세계로 수출하는 삼각 구조였다. 이런 한·중·일 밸류 체인(가치 사슬)은 지난 여름까지 견고했는데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점차 약화돼 왔다. 이것은 중국과 한국의 약진, 일본의 상대적인 부진이 결합된 결과다. 특히 한국은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던 소·부·장 산업, 특히 부품산업에서 경쟁력이 크게 높아졌다.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우리나라는 소·부·장 산업의 육성에 대해 전 국민이 공감했다. 또한 코로나19 위기 초기에 중국산 자동차 부품 수입에 애로를 겪으며 그 필요성을 다시 실감했다. 신자유주의에 기반을 둔 국제 질서가 국가중심 자본주의 체제로 바뀌면서 이제 각국은 주요 부품·소재를 국산화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가동되던 글로벌 분업구조가 서서히 붕괴되고 있다는 관점에서 더욱 더 그렇다.
우리는 미중 무역전쟁을 전후해 새로운 보호무역주의의 출발선상에 서 있다. 국가 간 관계는 치열한 파이 쟁탈전의 전장(戰場)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상호보완적이면서 동시에 상호의존적이었던 한·중·일 3국의 협업 구조 역시 손상되는 게 불가피하다.
특히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후보가 선전하거나 트럼프 지지율이 떨어질 경우 미국으로부터 촉발되는 무역전쟁은 더욱 격화될 수 있다. 조금 더 멀리 보자면, 트럼프가 재선되더라도 다시 선거를 치를 부담이 없어져 오히려 미중 무역전쟁이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런 차원에서 우리도 단단히 준비할 필요가 있다. 어쩌면 2020년은 이런 거대한 전환을 준비하는 시기가 될지 모른다.
따라서 우리 정부와 수출 관련 대기업들은 새로운 국제질서와 무역환경의 변화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 그 핵심은 소·부·장 산업의 육성과 국산화, 해외 생산기지의 다변화, 첨단기술 개발이 될 것이다.”

-이번 코로나19 위기가 한국 경제에 거대한 전환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취지로 들린다. 그렇다면 이런 현상들은 홍성국 대표가 주장해온 대로 ≪수축사회≫로의 진입이 앞당겨지는 징후로 이해해도 될까?

“그러면 안 된다.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 그러나 불안한 마음은 여전하다. 진화론의 여러 이론 가운데 단속평형설(punctuated equilibrium theory)이 있다. 진화는 완만하고 천천히 진행되는 게 아니라 실제로는 자연재해(위기)나 변이(新種 발생)와 같은 갑작스런 현상이 진화를 촉진한다는 학설이다. 개인적으로 코로나19가 이런 작용을 하지 않을까 상당히 우려된다.
미국이 금주 초반에 금리를 무려 0.5%포인트나 내리면서 세계경제의 바로미터인 미 국채 10년물이 1%를 하회했지만 그날 뉴욕 증시는 폭락했다. 상식을 깨는 이런 의외의 시장반응이 나온 것은 이번 사태가 금리를 내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 그리고 향후에 쓸 정책이 별로 없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흐르고 있어서다. 코로나19가 수축사회로의 방향성을 크게 높였다고도 볼 수 있다.
어쨌든 지금 상황에선 코로나19 방역이 최우선이다. 위기에 함몰되지 않고 위기가 잠잠해진 후에 대비해 더 크게 미래를 재설계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과거의 위기 탈출 방식으로는 아무런 효과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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