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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인터뷰]”트위터 날린 건 ‘할래? 말래?’ 독촉한 것”

by | 2019년 7월 5일 | 한반도

6월 29일 도널드 J.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한 줄로 시작된 것 같았던 판문점 북미정상회담. 사실은 즉흥적인 일이 아니었다. <피렌체의 식탁>은 3일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을 만났다. 정세현 전 장관은 판문점에서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3개월 전 정확하게 예측했다.  정 전 장관의 설명을 들으니 2월 하노이 회담이 무산된 이후 4월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6월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주고 받은 친서, 시진핑 주석의 갑작스런 북한 방문, 그리고 판문점 북미정상회담까지 일련의 과정들이 한 줄기의 맥락으로 이해될 수 있다. 정 전 장관은 거시적인 분석은 물론 회담장의 탁자 배치, 남북미 세 정상의 표정 변화까지 읽어낼 정도로 디테일에 강한 관료 출신 전문가다.  [편집자]

한승동: 왜 만났을까요? 그런 파격적인 형식으로라도 만날 이유가 있었겠지요? 일각에는 도널드 트럼프의 대선용 쇼라 단언하기까지 하는데요.

정세현: ‘왜 만났을까보다는왜 만나게 만들었을까?’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2 28일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없이 끝나고 난 뒤에 북한은 굉장히 대외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어요. 인사 조치가 있었고, 문책 인사죠. 김영철 당시 통일전선부장은 이제 북미 회담에선 손 떼고, 남북대화마저도 관여할 수 없게 됐어요. 원래 통정부장 역할은 남북대화 관할인데 그 사람이 북미대화까지 관장하면서, 결과가 그렇게 되니까 인사개편이 일어났고 그 중의 몇은 좀 불이익도 받게 된 것 같아요. 그러니까 그 동안 북 관료들이 전혀 움직이지 못한 겁니다.

미국을 상대로 해서 메시지를 잘못 보냈다가, 미국으로부터 반응이 없을 경우 책임문제가 나오니까 쉽게 움직이기 어렵고 통전부장도 대남분야에서 움직이기 어렵게 되어버렸어요. 2월에 하노이 북미회담 끝나고 난 뒤 트럼프 대통령이 돌아가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었잖아요. 회담은 그렇게 끝났지만 빠른 시일 내에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서 그의 생각을 들어보고, 좀 알려달라.

볼턴을 이용해 노딜로 끝내긴 했지만 그대로 가면 자기가 업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비핵화 문제의 진전을 볼 수 없고, 그렇게 되면 내년 선거에 써먹을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하니까 트럼프도 몸이 좀 달았겠죠. 빨리모멘텀을 살려야겠다는 생각으로 문 대통령에게 요청을 했는데. 문 대통령이 나름대로 노력을 했죠. 그럼에도 북이 일절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통전부장이 바뀌면서, 함부로 반응을 보였다가 별로 성과도 없다면 나중에 문책받을까봐 그랬던 거지요. 일종의 보신주의로 간 거죠.

한승동: , 그렇게 됐군요.

정세현: 전혀 반응이 없고 소식이 안 오니까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을 초청해 4 11일 만나지 않았어요. 사실상 불러들인 거죠.

한승동: .

정세현: 문 대통령이 상하이에 가서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행사 기념사를 할 상황이었는데 미국 대통령이 보자니까 갔죠. 핵심은 김정은 위원장을 빨리 만나서 그의 생각을 알려 달라는 것인데, 말하자면 두 번 숙제를 낸 셈이죠. 그래서 4 16일에 남북 정상회담을 제안했던 겁니다. 그 전에는 물밑으로 얘기를 했는데 대꾸가 없으니까, 공식적으로 제안하면 뭔가 그래도 행간을 이룰 수 있을 정도의 멘트가 나오지 않겠는가라고 생각을 했을텐데 그런 것도 일체 없었어요.

거기서 문대통령은 이렇게 되면 북미정상회담이 다시 열리기 어렵게 되고, 비핵화 프로세스도 시작도 못하고 그리되면 한반도 평화도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고 생각했겠지요. 임기 후반에 남북관계와 관련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는 것 아니에요. 조바심 났을 겁니다.

고민 끝에, 이건 내 짐작인데, 추론을 하면 이렇게 한 거죠.

G20 회의는 6 28, 29일에 예정 되어 있었던 거고, 5월 초에 있었던 일왕 즉위식의 축하 사절로 온 트럼프 대통령한테 서울에 와서 한미 정상회담을 하자고 그랬잖아요. 그런데 그쪽에서는 안 왔죠. 그때 왔으면 또 판문점으로 밀었을 겁니다.

그런데 이제 그것도 안 되고, 그러니 6월 말이라도 당겨야겠다고 생각해 요청을 했더니 그것은 올 수 있다고 해서 일단 그렇게 만들어 놨지요.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에 DMZ를 방문하려다 안개 때문에 헬기가 뜨지 못해 못 갔잖아요. 그때 문 대통령이 승용차로 먼저 가서 기다렸다는 소식을 듣고 트럼프 대통령이 상당히 감동을 받았대요. 한국에 온 미국 대통령은 대부분 다 판문점을 갔습니다.

한승동: 그랬던 것 같은데요?

정세현: . 역대 대통령이 다 판문점을 갔습니다. 레이건 대통령도 갔고, 아버지 부시는 안 갔어요. 클린턴도 가고, 아들 부시도 가고, 오바마도 갔고.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DMZ를 한 번씩 들리는 것이 미국정상 방한의 필수코스가 되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오면 판문점을 가려 할 거다. 판문점에서 만나면 어떻겠냐 라는 얘기를 이쪽(문 대통령)에서 먼저 바람을 넣었을 것입니다. 어차피 남북정상회담은 북미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한 길잡이로서 시작한 것 아니에요?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었잖아요. 그래서 북미 정상회담을 4 15일에 제안을 했는데 답이 안 나오니까 잡아 놓은 6월 말 트럼프 대통령 방한 때라도 판문점을 가면 거기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날 수 있겠다는 희망을 건거죠.

한승동: 그때까지도 전혀 불명확한 상황이었네요.

정세현: 불명확한 상황이고,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그런 속내를 드러낼 수도 없고 그런 거죠. 김정은 위원장도 4 12일 시정 연설을 하면서남쪽 정부는 중재자의 역할을 하려 하지 말고 당사자의 입장에 서라는 얘기를 했는데 그 얘기는 미국 심부름이나 하고, 남북관계를 전부 미국 허락을 받아 하겠다는쪼잔한짓을 하지 말라는 뜻으로 한 말이지요. 그러면서 미국한테는 지난번 하노이 때 같은 셈법을 미국이 들고 나온다면 나는 회담에 관심 없다, 그러나 셈법을 바꿔 나온다면 연말까지 기다리겠다, 북미 정상회담을 한번쯤은 더 해볼 생각이 있다는 얘기를 했어요.

여기서 말하는 셈법이라는 것은 일종의 등가주의입니다. 북은 등가주의에요. 그런데 미국은 웬만한 나라한테는 등가주의를 안 해요. 강자이기 때문에. 지난번 하노이 때가 대표적인 경우죠. 북에게 핵무기 핵물질 핵투발수단, 화생방(대량살상)무기까지 전부 내놔라, 그러면 다음에 무엇을 해줄지는 나중에 따져보고 결정하겠다. 그게 빅딜 아닙니까?

한승동: , 그렇죠.

정세현: 원래 빅딜은 큰 것끼리 바꾸는 것이 빅딜인데, 볼턴이 말한 빅딜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요구를 했기 때문에 북은 그런 셈법은 받을 수 없다, 못 한다 이렇게 됐죠. 셈법을 바꾸자는 얘기를 4 10일에 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시간은 많다, 나는 서두르지 않겠다고노 러시no rush’ 두 번씩이나 얘기하니 김정은 위원장도 불안해 진 거죠.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 내년 대선을 위해서 비핵화, 북한 문제에서 성과를 내야 하는데 너무 일찍 성과를 내면 선거에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타이밍이 문제가 돼요. 지금은 아니라고 본거죠. 그러니까 노 러시, 시간은 많다고 한거죠.

김정은은 2016 5월에, “내년 말까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마무리 해보려 했는데 하나도 된 것이 없어요. 3년 허송세월을 한 거지요. 유엔 대북제재 때문에 바깥으로부터 기술은커녕 물자도 들어오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내부 자재만으로는 도저히 목표를 달성할 수 없는 그런 절박한 상황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한승동: 북도 절박한 상황이군요.

정세현: 그러니까 연말까지 해보겠다고 호기롭게 외쳤고, 그래서 연말에 만나자 하는 식으로 나왔는데 막상 셈법을 안 바꾸니, 그렇게 되면 아무것도 못하고 지나간다는 얘기가 되니까, 굽히고 들어가는 모양새를 취하지 않고도, 3차 정상회담을 연말까지가 아니라 그 이전 시간으로 당겼으면 좋겠다는 계산을 했을 겁니다. 미국도 북한이 변화하는 동향이 감지가 되지 않으니까. 진짜 연말까지 기다릴 참인가? 연말에는 선거에서 써 먹기 곤란한데, 가을쯤엔 뭔가를 만들어서 유세 시작과 함께 흔들고 다녀야 하는데, 하는 계산을 하고 있었겠죠. 그래서 서로 눈치보고 있는데 김정은 위원장이 먼저 친서를 보내지 않았어요? 그게 6 12일 직전입니다. 시점이

한승동: 싱가포르 회담 1주년에 맞춘 거로군요.

정세현: 명분은 트럼프 대통령 생일 축하지만, 내심으로는 그 1주년을 상기시키면서 모양새를 갖추며 굽히는 행색을 하지 않고, 연말까지 기다리지 말고 빨리 만나자고 한 거죠. 그런데 생각해 보니 트럼프 대통령 생일이 6 14일이구나.

한승동: 6 12일과 14, 절묘한 타이밍이네요

정세현: 그 편지를 보냈는데 미국에서 김정은 위원장 편지에 흥미로운 내용이 들어있다는 얘기를 했죠.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서 문 대통령한테 했다는 얘기를 13일 오슬로에서 공개하지 않았어요?

한승동: .

정세현: 흥미로운 얘기라니까. 그때는판문점에서 만나자는 얘기를 노골적으로 하지는 않았을 것이고, 일단 만나서 하노이의 후유증이라고 할까, 그것을 치유해야하지 않겠는가, 라는 식의 내용이 편지에 들어있지 않았을지. 그런데 그 와중에 시진핑 주석이 부랴부랴 서둘러 20일에 평양에 들어갔잖아요.

북한하고 중국은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그렇게 사이가 좋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미주알고주알 미국에게 다 얘기하지만 북한은 그렇게 안 합니다. 계약적인 얘기나 조금 하고 그러지, 물어봐도 잘 안 가르쳐 줘요. 어쨌든 편지가 건너갔다는 것을 미국이 공개를 했으니까 그것에 대한 답을 바로 보냈을 것 아니에요? 그런데 그 편지를 북한은 23일에 공개 했는데, 시 주석이저들이 편지를 주고받는 것이 수상하다는 낌새를 차리고, 남북미 삼자구도에 끌려가면 안 되겠다고 본 거겠죠, 그래서 평양으로 갔죠. 그런데 중국은 평화협정 문제 때문에라도 어차피 들어와야 돼요.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끼어 들려는 것을 사전에 눈치 채고 김 위원장에게 그보다 먼저 편지를 보냈을 겁니다. 시 주석이 평양을 떠난 지 이틀 뒤(23)에야 그 편지를 공개를 했죠. 김 위원장 편지는 11일인가에 워싱턴에 들어갔고, 바로 미국에서 공개를 했지요. 내용을 공개하진 않고 흥미로운 내용이 있다고 한 것은, 트럼프도 바로 답장을 보내야 했으니까요. 그러자 낌새를 챈 중국이 끼어들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북이 트럼프의 편지가 왔다고 공개해 버리면 시 주석은 김새버릴 것 아니에요. 그런데 트럼프가 그렇게 흥미로운 내용을 담았다는 얘기까지 공개해버린 건, “중국은 빠져. 이 흥미로운 일을 가지고 나는 내가 짠 판을 계속 끌고 갈거야라는 이 메시지를 담은 것이었다고 봐요.

친서 오가자 중국이 끼어들어

한승동: 김 위원장이 트럼프 편지 읽는 사진 공개할 때 밑줄 친듯한 모습도 연출했습니다만.

정세현: 그렇죠. 북에겐 중국은 중국대로 유용하죠. 만약 미국이 계속 안보적으로 위협하면 그것을 막아주기로 약속하고 또 그렇게 하도록 돼 있고, 경제 발전에 중국이 역할을 할 수가 있죠. 그러니까 최악의 경우 중국이 뒷배가 될 여력이 되기 때문에 불러들일 필요가 있고 또 경제적인 문제와 관련해서 유엔제재와 무관하게 인도적인 차원에서 대북지원은 할 수 있으니까. 우리는 미국에게 허락을 받아야 하지만 중국은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이 시비 걸면이거는 인도주의 지원이야. 제재 대상에 들어 있지 않은데 이것까지 간섭하냐?”라는 식으로 세게 반발을 하죠. 중국도 미국한테는 함부로 못해요 우리한테나 큰소리치지.

그런데 나는 그 흥미로운 내용 속에 그 사진을, 노동신문에 공개된 것을 보고, 밑에 트럼프 사인을, 그 사람 사인은 꼭 지진계 진동기록 그래프 같아요. 근데 그거를 심각한 표정으로 유심히 들여다보는 장면을 공개 했다는 것이 굉장한 메시지입니다. 흥미로운 내용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력과 용기를 높이 평가한다. 트럼프가 먼저 만나자는 제안을 했다는 뜻으로 나는 해석을 했어요. 연말까지 기다리겠다고 했는데, 자기가 먼저 만나자고 한 것은 어떻게 보면 굽히고 들어온 것 같지만 굽히고 들어오는 것도 힘 있는 자나 낼 수 있는 용기입니다.

한승동: 그렇죠.

정세현: 약자는 못하지만 강자는 굽히고 들어가는 것이 연기에요. 그러면서 흥미로운 내용에 관해서는 신중히 생각해보겠다는 얘기에요. 그래서 나는아 판문점에 간다고 본거죠.

한승동: 그때 이미 판단을 하셨군요.

정세현: 23일 그 신문 보고, 판단을 했는데 아침에, 월요일에 <뉴스공장>에서 어떻게 될 것 같으냐고 그래서, 판문점에 가서 만난다고 했죠.

한승동: 정말, 오랜 연륜과 지혜로 쌓은 노하우 없이는 불가능한 경지라고 해야겠네요.

정세현: 이제 그렇게 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오면 판문점을 갈 것이고, 판문점에 가면 당신이 뭔가 조금만 액션을 취해주면 김정은 위원장도 움직일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한승동: 경제 문제 때문인가요?

정세현: . 다만 그 얘기는 명분을 세워줘야 한다. 미국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서 간다는 식으로 해줘야 하기 때문에 친서를 보내게 해서 처리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인민들한테서 위원장 동지가 덤벙덤벙 들어간다는 우려를 사게 될 것 아닌가.

한승동: 그렇겠죠. 자칫하면 제 사정 급해서 꿀리고 들어가는 모양새로 보일 테니까요.

정세현: 30일 방송들은 처음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2분 정도 악수만 하고 헤어질 것이라고 했다가, 판문점에 들어간 뒤에는 5분 정도 만날 것이라고 했지만, 두 사람이 함께 자유의 집으로 슬그머니 들어가 버리지 않았어요?

한승동: 그랬습니다.

정세현: 그러니까 방송 때 어떻게 된 것이냐는 질문을 하더라고, 그래서 판문점의 회동에 대해서는 서로가 궁합이 맞아 쉽게 동의했을 텐데, 만나는 시간 문제를 북쪽에서 제기했을 것이다. 평양서 판문점까지 세 시간 정도는 걸릴 텐데, 그 먼 길을 달려와 겨우 2, 5분 만나고 갈 순 없지 않겠는가.

한승동: 모양이 아주 안 좋죠. 형편없는 모양새가 되겠지요.

정세현: 북한 주민들도 우리 위원장, 최고영도자 동지가 왜 저런 짓을 하고 다니냐는 비아냥이 나올 것 아니에요.

한승동: 그게 굉장히 궁금했어요. 어떻게 그런 상황에서 평양서 판문점까지 서둘러 왔는지, 그것도 최고위 측근들을 대동하고.

정세현: 북한 내에도 보수가 있어요. 강경론자들이 있고. 뭐 저런 짓을 하느냐는 식으로 비판하면, 그 리더십이 훼손되겠죠. 아마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29일 저녁에 판문점으로 내려 왔을 겁니다. 비건도 판문점에 들어가 있었는데, 원래 문 대통령이 주재한 청와대 만찬에 참석하기로 돼 있었잖아요.

한승동: 거기서 빠져 판문점으로 갔군요.

정세현: 빠지고 판문점에 가서, 어느 곳에서 만났는지는 모르겠는데,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 같은 데서 만나도 돼요. 거기 한 가운데 있는 건물.

한승동: , 세 동 중의 한 가운데.

정세현: 지난번 문 대통령과 악수했던 건물 서쪽 건물, 거기서 남북회담도 했어요. 거기서 만나도 되고 편리하게 판문각 정도로 해도 되겠지만, 북으로서는 잠시 만나고 헤어지는 건 장난이다, 충분히 이야기를 해야지, 거기까지 와가지고.

한승동: 그랬다가는 일방적으로 트럼프 뜻대로 놀아난 꼴이 돼 버릴 테니까요.

정세현: 그렇죠. 그래서 이제 회담장을 준비했고, 준비하다 보니까 통일각은 기자들이 취재하고 사진 찍을 공간은 돼요. 그러나 그렇게 넓지는 않습니다. 단층건물에 시설도 열악하고. 그렇지만 남쪽 평화의 집은 가기 싫고. 걸어서 가는 김 위원장으로서는 상당히 불편한 거리예요.

한승동: 건강 관리를 좀 해야 할 것 같아요.

정세현: . 자유의 집은 가깝고 바로 걸어 들어갈 수 있고, 널찍해서 사진을 찍더라도 기자들이 얼마든지 각을 잡을 수 있는 공간이죠. 처음에 들어가서 둘이 앉아 있는 장면을 봤는데, 뒤에 인공기와 성조기가 탁 놓여 있어. 그걸 보고 이건 사전 준비를 했구나. 길게 갈 회담이다. 길게 해야 된다는 주장은 북한이 했을 거라고 봐요.

한승동: 장소와 인공기, 성조기 진열한 건 남쪽이겠지요.

정세현: 성조기는 대사관이 있으니까 거기서 가져온 것일 테고, 미국이 헬기로 날랐겠지요. 나중에 들으니까 인공기가 좀 작았다던가? 그래서 그것을 차이 안 나게 배열하느라 애썼을 같아요.

한승동: 그러면, 그 양자 간에 있었을 접촉이나 협상 과정에서 한국정부의 역할은 별 게 없었다고 보시는 건가요?

정세현: 아뇨. 처음에 판문점으로 끌어들이고 한 건 한국정부죠. 친서야 자기들끼리 주고받은 것이고, 의향은 그것을 통해 내비쳤을 테고. 접근을 해야 하는데, 화룡점정은 29일 아침의 트위터에요. 29일 트위터로할거야, 말거야그런 식의 독촉을 보내니까 5시간 만에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담화형식으로 나쁠 것 없다, 갈 수도 있다는 얘기를 했죠. 북이 그 정도로 나오면 김 위원장이 온다는 얘깁니다. 아마 유엔사 등을 통해 비건 대표가 올라올 테니까 그쪽에서도 합당한 카운터 파트가 내려와서 준비를 하자고 했을 터이고, 그래서 새벽3시까지 회의를 했답니다.

한승동: 진하게 했네요.

정세현: 그런데 북이 깃발은 많이 못 가져 갔고, 그래서 진열은 많이 못했어요. 싱가포르 회담 때에는 굉장히 길게 진열했는데. 자리하고 그런 준비는 우리 쪽이 해줬어요.

한승동: 우리 정부가 전체 판을 마련해 준 셈이네요.

정세현: 자유의 집으로 유도한 것도 우리 쪽에서 한 것 같고, 기자재 같은 것 동원한 것도 우리 쪽에서는 금방 준비할 수 있잖아요. 북은 그거 하나 하는 데에도 힘들어요. 평양이면 몰라도. 옛날 얘기인데. 1993년 김영삼김일성 정상회담을 위한 합의서를 만들었는데, 그때 판문점에서 회담을 했죠. 그때 우리는 이홍구, 저쪽은 김용순 그랬었는데. 각자 작성한 합의서를 교환했는데 북이 자기네 거에 계속 습관적으로리홍구라고 쓴거야. ‘남측의 리홍구 통일부총리조선노동당 김용순 대남비서라고. 그런데 자기네 문서지만 리홍구라고 쓰는 것은 안 되지. 남의 이름, 고유명사를 자기네 방식으로 표기하는 건 안 되지.

나중에 우리가이거는 곤란한데라고 하니 고쳐오겠다, 좀 기다려라 해 놓고는 거기서 개성까지 가서한 글자 고쳐오는데 2시간이 걸렸어요. 북에서는 시설 등의 형편상 그런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에요.

이번에 그런 시설 같은 것 우리 쪽에서 다 해 주었으니까 빨리 됐겠지. 김정은 위원장 의자하고 트럼프 대통령 의자 모두 남쪽 거지. 그렇게 생겼잖아요. 노란색 가죽인지 뭔지로 등받이를 하고, 그런데 가운데 탁자를 놨는데, 회담 형식은 디테일이 중요합니다. 두 의자 가운데 둔 탁자, 그 탁자를 김 위원장 쪽에 당겨뒀던데, 그렇게 되면 김 위원장이 호스트라는 얘깁니다.

한승동: 그렇군요.

정세현: 원래는 왼쪽에 앉는 사람이 호스트고 오른쪽에 앉는 사람이 손님 아니에요? 그렇잖아요. 트럼프는 항상 악수를 오른쪽으로 하니까 왼쪽에 앉는데, 가운데 있는 탁자는 북측 요원이 지나가면서 김 위원장 쪽으로 슬쩍 밀어놨을 것 같아요. 그렇게라도 해야 해. 그 사람들은.

한승동: 그래야 회담 장면이 공개될 때 북쪽 사람들한테 김 위원장이 호스트로 보일테니까요.

정세현: 그렇지. 그게 프라이드가 되는 거지. “, 우리 지도자 동지가 주도했구나. 트럼프 대통령을 딱 불러가지고 얘기를 하셨구만”. 그런 것 몇 가지를 보면서 판은 여기서 마련해 불러들였고온 김에 김 위원장을 만나는 것이 어떠냐?”는 식으로 아이디어를 (미국 쪽에) 주었을 거라고 봅니다. 그러려면 친서에 그런 뜻을 써 놓으면 움직이지 않겠는가? 그리고 그게 만약 실행되면 준비는 우리가 다 해 놓겠다고 했겠지요.

한승동: 판을 다 깔아줬군요.

정세현: 그렇지, 다 책임질 테니까, 판 깔아주고 의자 놔주고 책상 놔주고, 방도 청소해서 그림 나오게 해주고 그런 식으로 해서 성사됐다고 봐요. 처음 얘기대로 5분 남짓 만났다면 그냥 단순 회동에 불과하지만 들어가서 53분이나 얘길 했단 말이에요.

한승동: 이용호, 폼페이오도 배석을 했죠.

정세현: 그렇죠. 이용호 폼페이오가 배석을 하고, 그리고 통역이 들어갔을 거고, 보통 정상회담 30분 단독회담이면 긴 겁니다. 저번에 한중 정상회담도 30분 했어요. 싱가포르 때도 35분했고요.

한승동: 그렇담 이번 만남은 엄청 길었네요.

정세현: 53분을 했으니까. 물론 배석자는 있었지만은. 확대회담이라고 볼 순 없고. 확대회담이라면 배석자들도 발언을 하는데, 거기서 이용호나 폼페이오가 독자적으로 발언을 할 순 없었을 겁니다. 발언을 했다 하더라도 53분이나 진행했다면, 3차 북미 정상회담라고 봐야 해요.

판은 문 대통령이 깔았고, 판문점에 가게 되어 있다는 걸 이용해서 김정은 위원장과 만날 수 여지가 있다는 힌트를 미국에 주면 트럼프 쪽은 사진 한 장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을 거고. 북에서도 좋다, 사진 찍으러 간다고 했을 터이고. 그러나 지난번 하노이 회담 때처럼, 3시간이나 달려가서 아무것도 건진 게 없이 잠시 보고 헤어진다면 정치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정식으로 하자고 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준비를 했겠죠.

김 위원장도 내용을 다 알고, 트럼프 대통령도 수시로 얘기하는 것 보면 흐름 다 알고 있기 때문에 복잡하게 절차 문제 얘기할 것 없다, 하룻밤이라도 만나서 어떤 방식의 얘기를 어디서 할 것인지, 어디서 악수할 것인지, 어디서 사진 찍을 것인지, 하는 이른바 프로토콜만 결정하면 된다. 최선희와 비건이 그런 얘길 하다 보니 새벽 3시까지 간 거에요.

한승동: 완벽하게 준비를 하고 간 거네요.

정세현: 회담장의 그 시설, 장비 같은 건 청와대가 직접 나서서 준비했다고 봅니다.

한승동: 그러면 일단 만나기로 결정한 이후부터는 남북 간에도 실무적 접촉이 있었겠네요. 회담장 준비하고 진행절차 같은 세세한 부분들 조율을 위해.

정세현: 그렇죠. 그런 것은 남쪽이 개입할 수밖에 없죠. 비건하고 최선희가 거기 현장 뒤에 앉아서 지휘를 하고 국장급 정도가 나와서 현장 작업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들끼리 할 건 하고 남쪽이 해결해 줘야 할 것들이 있었겠지요. 의자, 탁자, 외곽 경호 같은 것들.

판문점 정상회담 경험 큰 도움

한승동: 말씀 들어보니 그 전의 세 차례 남북 정상들간의 만남, 특히 판문점 회담 경험이 큰 보탬이 됐던 것 같습니다. 그런 경험이 있었기에 북미 두 정상이 분단선을 넘나들고 트럼프 대통령이 북쪽 지역까지 한참 걸어들어 가고, 김 위원장이 선뜻 자유의 집으로 갈 수 있었겠지요. 그게 다 그동안 쌓아 온 경험 덕을 본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정세현: 4 7일 평화의 집에서 회담을 해 봤고, 통일각 회담도 해 보았기 때문에 경호 문제가 우선 복잡하지 않았지요. 기본적으로 공동경비구역이고, 거기는 안전지대란 말이죠.

한승동: 안정감도 있었겠죠. 해봤으니까.

정세현: 그렇죠. 그다음에 퍼포먼스 차원에서도 지난번에 걸어갔던 경계선 사이에 두고 악수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판문각 가까이까지 가서 사진 찍고, 악수 하면 됩니다.

한승동: 그런 것들까지 사전에 다 얘기가 되어 있었겠네요.

정세현: 그럼요. 시나리오에 아무개, 허허허 웃는다. 얼굴 찡그린다, 그런 거까지 다 써줘야지. 그러니까 북미 정상회담을 하는데 문 대통령은 끼지도 못했다고 야당 쪽에선 얘기 하는데, 처음부터 북미간 대화가 우선이라고 밝혔잖아요. 북미가 빨리 비핵화와 체제안전보장에 관해 합의하고 프로세스를 시작이 돼야 평화가 오는 거고, 평화가 오는 것이 분명해져야 비로소 남북관계도 풀어나갈 수 있죠.

한승동: 대북 제재도 풀리고 말이죠

정세현: 어저께인가 강연에서 그랬어요. 중매쟁이가 만나게 해줬으면 당사자들끼리 손잡고 하는거지. 신혼여행에 중매쟁이가 따라가는 것 봤냐. 중매는 중매만 해주고 빠졌다가 나중에 잘 살면 양복이나 한 벌 받는 거지. 그런데 야당 쪽이 하는 말 들어보면 정말 그런 실상을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이게 북핵 문제가 북미 간에도 해결이 안 되는데, 우리가 거기서 끼어가지고 어쩌자는 건지, 핵문제는 먼저 북미간이 풀어야 할 문젭니다. 그게 우리 문제가 아니냐고 하는데, 북미간에 핵문제가 먼저 해결되지 않으면 그 최대 피해자는 우립니다. 그러나 핵문제를 푸는데 북이 요구하는 상응조치를 우리는 해 줄 수가 없어요. 북미수교는 우리가 결정 못해. 또 군사적으로 치지 않겠다는 보장은 우리가 하겠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잖아요. 전시작전통제권을 미국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 해줘야 해요. 그 원리를 알면 우리가 북핵문제에 나설 자격이 서글프게도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소위 북한에 대한 체제안전보장, 거기에 대한 북한의 상응 조치로써 단계적인 비핵화, 체제안전보장도 단계적으로 해야 되겠지만, 이것이 될 수 있도록 판 깔아주고 보호해주고 축복해주면서 결과가 나오게 하면 된다, 그 범위 안에서 남북관계를 풀어나가자, 금강산도 시작하고 개성공단도 시작할 수 있다, 그렇게 해야지요. 그렇게 돌아가는 건데, 거기에 끼어 가지고 기웃거릴 거요, 아님 중간에서 통역을 할 거요.

한승동: 트럼프 대통령도 문 대통령을 언급하는 등 많이 의식하는 것 같았어요. 그러면, 이번 회동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성과가 있었습니까?

정세현: 나는 성과가 컸다고 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경계선을 넘어와서 자유의 집 앞에 있는 차도 위에서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3자 회동을 하지 않았어요? 간단한 대화를 나누고 그랬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김 위원장이 굉장히 긴장된 표정이었어요.

한승동: , 대화 나눈 뒤 나왔을 때하고 표정이 달랐구나.

정세현: 달랐죠. 대화 전에는 거기까지 와가지고 짤막한 말장난이나 하고 헤어질지도 모르고, 무슨 얘길 하게 될지도 몰랐을 테니까 긴장됐겠죠. 문대통령 바라보는 표정도 그냥 무덤덤하고, 좀 굳어 있었어요.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는 표정이었어요.

그런데 자유의 집으로 들어가더니 53분이나 회담을 하고 나왔을 때, 다시 그 차도 위에 섰을 때 표정이 완전히 달라져 있었어요. 문 대통령도 분위기가 좋다는 것을 감지했고, 또 중간 중간 귀띔을 받았을 것 아니에요.

한승동: 그랬겠죠.

정세현: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하니까 웃고, 트럼프는 오히려 그 특유의 찡그리는 듯한 표정관리를 하는데 그게 오히려 웃는 것보다 만족스럽다는 표정인데, 그런 것을 보고 미국도 북도 할 말 다했구나, 특히 북한이 듣고 싶은 말을 미국이 해줬구나 싶었지요.

선 체제안전 보장, 후 유엔제재 해제

한승동: 그게 뭡니까?

정세현: 체제안전보장. 그러니까 지난번 하노이 때에는 북한이 전략을 잘못 세워서 실패했고, 그 책임을 지고 아마 김영철은 지금 조금 비켜나 있는 것 같아요.

그때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는 대가로 유엔 대북제재 중 경제와 관련된 5개는 꼭 풀어달라는 식으로 얘길 했어요. 거기서 미국이 유엔 대북제재 10개인가 중에서 5개를 풀어달라는 얘긴데 그건 들어줄 수 없다, 셈법이 틀렸다는 얘기였지. 그래서 미국이 빅딜을 들고 나왔죠. 완전한 비핵화 먼저 하면 우리가 해줄 것은 나중에 결정해서 알려 주겠다는 거였죠. 북이 처음에 셈법을 잘못 들고 나가서 미국도 그런 기상천외의 셈법을 들고 나오게 한 거죠. 그러니까 김영철은 문책을 당할 수밖에 없죠. 그제서야, ‘, 이게 틀렸구나라는 걸 알아채고, 리용호 외상과 최선희 부상이 심야기자회견을 하지 않았어요?

한승동: 맞습니다. 그랬지요.

정세현: 그때 리용호가 아마 체제안전보장이 중요하다는 얘기를 했을 거야. 그러니까 그때 내부토론을 했을 거요. 왜 이번에 이렇게 판이 깨졌는가. 영철 부장동지가 너무 판을 크게 벌여가지고 미국으로 하여금 도저히 들어줄 수 없는 요구를 들이댔기 때문에, 제재 해제는 유엔까지 가야하는 문제인데, 그건 판단 착오지요. 그런 얘기를 아마 최선희 부상이 했던 것 같아요. 최선희가 그때 대책회의 하는데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높이 평가를 받고 빠른 속도로 승진했습니다. 지금 국무위원급이 됐어요.

한승동: 그때 최 부상이 호텔을 떠나는 트럼프 대통령을 붙잡으러 갔다고들 했죠.

정세현: 그랬지요. 붙잡으러 간 것이 후일담에 불과한 것이어서 확인되지 않는 얘기이긴 한데, 김정은 위원장이 빅딜 얘기를 들으면서이렇게 되면 곤란하지 않느냐, 그렇다면 내가 지금 할말이 있다는 식으로 붙잡아 보라는 얘기를 했는데 통역이 신통치 않았단 애기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통역도 바뀌었답디다. 중대한 실수를 한 거지. 그래서 모양새 안 좋게 되니까 없었던 것으로 되고. 이거 어디서 틀어진 거냐, 처음부터 우리 전략이 잘못되었다, 통역이 잘못된 것은 그렇다 치고, 미국이 단독으로 할 수 있는 요구를 해야지. 그게 뭐냐? 체제안전보장이다. 이를 위한 북미 수교, 그 수교의 입구라 볼 수 있는 연락 사무소 개설 문제를 1 30일 스탠포드 대학에서 이미 거론했고, 군사적인 체제안전보장의 한 측면인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얘기 까지 했으면 된 건데, 경제제재를 들고 나오는 바람에 지금 유엔까지 그 문제를 들고 갈 자신이 없는 미국이 거절했다고 봐야 되는 겁니다, 라는 얘기가 나왔을 테고, 말이 되는구나 했겠지요. 일리 있다, 그런 취지로 기자회견을 하라. 그래서 이와 최가 심야에 기자회견을 했던 것이지요. 그 다음부터 계속 체제안전 얘기로 나옵니다.

한승동: 그럼 이번에 연락사무소 설치나 종전선언 얘기까지 나왔을까요?

정세현: 트럼프 대통령이 어디까지 이야기 해주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정상 간에는 먼저 그 방향을 잡아야죠. 의제의 윤곽을 정상이 잡아줘야 하는 거지요. 둘 다 톱다운 방식으로만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들여다보고 됐네, 직접 결정하고 이행만 실무자들에게 넘기는 그런 식으로 지금 하는 게 아닌가 생각돼요.

그러니까 체제안전보장 얘기를 했으리라고 봐요. 그것만 해 준다면 우리는 이제 제재완화요구는 하지 않겠다. 체제안전보장이 단계적으로 있을 텐데, 군사적, 정치외교적 체제안전보장은  연락사무소에서 대사관 설치까지 가는 거고, 군사적인 체제안전보장은 평화협정까지 가는 건데, 그걸 하려면 남북 간에 군비감축도 해야 합니다. 그건 별도로 군사회담을 또 해야 해요. 병력을 얼마나 감축하느냐, 미군은 얼마나 남겨놓느냐 등의 얘기를 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겁니다.

체제안전보장 관련해서 우리가 앞으로 얘기를 할 텐데 미국도 준비를 해 달라. 그러면 알파에서 오메가까지 다 내놓을 수 있다, 라는 식으로 얘기하면 트럼프 쪽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겠죠.

한승동: 이번에 그런 기본골격은 얘기한 거겠지요? 그래서 환한 얼굴로 나왔고.

정세현: 그렇죠, 그러니까 트럼프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그거 한번 그런 방향에서 해보자고 했겠고, 실무적 문제는 실무진들에 넘기면 되니까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제4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눈동자만 찍으면 되니까, 화룡점정 아닙니까. 그냥 담소 정도의 얘기를 하는 데는 53분이 안 걸립니다.

한승동: 훨씬 더 구체적으로 들어갔다고 보시는 거지요?

정세현: 그렇죠. 구체적인 얘기가 오고 갔고, 피차 만족했기 때문에 표정이 확 밝아져서 나온 것 아니겠느냐, 하는 거죠.

한승동: 세 정상이 판문점에서 함께 만났다는 것도 굉장히 의미가 큰 것 같아요

정세현: 그럼요. 그런데 둘이 자유의 집 들어가서 깊은 얘기 하라고 문 대통령은 빠져 준 건 당연한 거지, 거기에 못 들어갔다고 뭐라 하는 건 바보지.

한승동: 그때 둘의 대화가 끝나고 나와서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을 불러 주위를 물리치면서 뭐라고 얘기를 한 것 같았는데요.

정세현: 그건 모르죠, 통역 없이 할 수 있는 이야기일 텐데, 잘됐다 그런 정도가 아닐까요.

한승동: 이번에 우리 정부가 나름 제 역할을 했고, 결과적으로는 잘 한 건데, 장관님도 그동안 우리정부에 여러 차례 비판적인 얘길 하셨잖아요. 뭔가 좀 부족한 것 같아요. 지나치게 미국만 바라보는 대미자세나 남북관계를 주도적으로 풀어나가지 못하는 소극적인 자세 같은 것 말이죠.

정세현: 야당은 오히려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같이 가야된다는 주장만 하는 사람들이고, 한미동맹인데 왜 남북관계가 먼저 가면서 미국을 불편하게 하느냐는 것이 자유한국당 의견이지요.

나는 남북관계는 당연히 앞서가면서 북미관계도 끌어나가고 그렇게 해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도 찾아가야 한다는 생각이고 그런 철학인데, 사사건건 미국에게 물어보고 하려는 모양새가 되니까 비판을 하는 거죠. 왜냐하면 지난해 8 15일 경축사에 문 대통령이 이런 말을 했어요. 말 자체는 훌륭합니다. 남북관계 발전은 북미관계 개선의 종속변수가 아니다. 먼저 앞서 발전시켜 가면서 북미관계도 개선되도록 돕고, 북핵문제도 선도해 나가겠다. 난 그걸 듣고, 그대로만 하면 좋겠다 했는데, 그 뒤 외교부와 미국 국무부가 한미 워킹그룹을 만들기로 했다고 하더라고요.

한승동: 미국이 발목 잡는 거죠?

정세현: 그렇죠. ‘말로만 해서는 안 되겠다. 지금 남북관계 발전시켜 가면서 북미관계 풀어나가야 된다고 대통령이 계속 얘기하는데, 자서전에서 미국에게(no)’라고 말하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했는데 이번에 또 얘기하네? 이걸 막으려면 매사 북한과 관련된 문제는 한미가 긴밀하게 협의해서 처리하는 이른바 워킹그룹을 만들자.’ 미국은 그랬겠지요. 그래서 나는 그걸 보면서 아 이거 또 발목 잡혔구나.

워킹그룹이라는 것이 매사 긴밀하게 협의하자는 건데, 때로는 유용할 수도 있어요. 그러나 과거의 경험으로 보면, 우리보다 미국이라는 국가 이익을 먼저 보장해 주는 것이 워킹그룹류의 한미공조입니다.

김영삼 대통령 시절 내가 청와대 비서 할 때인데, 김영삼 대통령이 계속 미국대통령에 대해 뭐라고 말한 분 아니에요? YS도 그렇고, DJ도 그렇고, 노무현도 그렇고, 문재인도 그렇고. 미국에게 ‘no’라고 말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는데, 역대 군사정권은 사실 미국의 승인을 받고 정권이 출발했기 때문에, 시작부터책봉받는 식 아닙니까. 처음부터 주종관계로 시작한 거예요. 그래선지 속국근성이 있어요, 우리나라 보수 우익이 그런 성향입니다.

YS 정부 때 북핵 문제를 가지고 김영삼 대통령이 미국을 견제하려 하니까, 한승주 외무부 장관 때인데 한미 공조라는 명분을 딱 씌우더라고요. 한미동맹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한미공조로 나가야 된다, 예컨대 대북정책에서 불일치는 불이익을 낳는다, 우리가 공조를 철저하게 하면 불일치가 생기지 않고 그래야만 북핵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식이죠. 대통령이 조금 딴소리 하라고 해서 하면, 미국이공조에 합의해놓고?”라는 식으로 나오면 찍소리 못하고 결국 미국 하자는 대로 끌려가는 것을 그때 내가 봤어요. 청와대에서 보면 외교부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다 보입니다. 일단 대통령에게 보고를 해야 하잖아요. 청와대 가서 옆방에 앉아 있으면 외교비서관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이는데, 그게 외교부가 움직이는 거요.

한승동: 미국을 바라보는 외교부 자세랄까, 그 고질적인 대미관은 유구하지 않은가요.

정세현: 그렇지요. 한미공조라는 명분의 굴레를 씌워버리면서 더 이상 딴소리를 못했는데, 김대중 정권에 들어오면서 햇볕정책을 강하게 밀고 나갔고, 그건 대통령이 강한 의지가 있을 때 가능한 일 아닌가 해요. 참모들이 그걸 뒷받침을 해줘야 하는데 DJ는 임동원이라는 뒷받침이 있었기 때문에 용기 있게 갈 수 있었다고 봅니다. 노무현도 이종석이라는 참모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죠, 한때 어느 신문이 이른바 자주파, 동맹파로 사람을 나눴고, 나도 자주파로 불리기는 했지만, 이종석 차장이 사실상 용기 있게  밀고 갔어요. 문재인 대통령도 본인은 ‘no’라고 말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고, 8·15 경축사 같은 데서도 그런 뜻을 밝힌 것 같은데, 외교관 출신들이 거기 앉아 있으면 결국 미국 눈치를 보고 움직이려 합니다.

그렇게 되면 미국의 국가이익과 우리의 국가이익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우리의 국가이익을 먼저 챙길 수 없게 됩니다. 미국의 국가이익과 우리의 국가이익이 충돌하는 지점이 많아요. 동맹이라고 해서 국가이익까지 같은 것은 아니에요.

보수세력, 외교부, 그리고 한미 워킹그룹

한승동: 그러겠죠.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같은 경우도 장관님이 그러셨나요, 유엔 제재 대상도 아닌데 그런 것까지 미국에게 허가를 받아야 하나, 그건 아닌 것 같은데요.

정세현: 아니지요. 대한민국 대통령들이 내리는 행정명령에 불과하기 때문에, 금강산 관광은 이명박 대통령 때 당장 중지시켜 버렸어요. 행정명령으로.

한승동: 5·24 제재 조치는 왜 해제하지 않는 겁니까?

정세현: 그것도 이미 늦었어요. 새 정부 취임하자마자 없애버렸어야 하는데. 개성공단도 박근혜 정부가 북한이 핵실험하고 미사일 발사하는데 유엔의 강력한 대북제재를 유도하기 위해선 우리가 먼저 금강산을, 개성공단 얘기를 꺼내야 된다, 그래서 그렇게 된 것 아니요. 그것도 행정명령이기 때문에, 대한민국 정부의 행정명령은 대한민국 정부가 오늘 당장 이건 해제다 하고 재개 하면 되는데, 그걸 워킹그룹에 있는 사람들이 그래도 미국한테 물어보고 해야지 안 그러면 유엔 대북제재와 관련해 시비가 걸리고 그러면 또 복잡해지니까, 하는 식으로 발목을 잡아요

한승동: 저번에 남북 철도 연결 조사할 때도 쓸데없이 유엔사던가 미국 허가 받는 문제로 난리를  쳤지요.

정세현: 하여튼 한미 워킹그룹이라는 것은 대북행보의 일거수일투족을 통제하는 감시기구처럼 되어버렸어요.

한승동: 그것도 자초한 것 아닙니까?

정세현: 워킹 그룹을 만들자고 할 때한미공조 때문에 힘을 못 썼는데라는 것을 아는 경험자들이 없었던 거죠.

한승동: 자체 판단력이 있고 혜안이 있었다면, 다음에 하자던가, 이런 식으로 넘길 수도 있겠군요.

정세현: 그렇죠. ‘좋은 게 좋은 거다, 미국이 하는 것은 다 좋을 것이다라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부터가 잘못된 생각이고, 미국이 오는데 우리가 감히라는 속국근성도 문제고. 그것을 워킹그룹이 합의를 하더라도 우리의 운신의 폭을 높일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우리 독자적으로 추진한 뒤 사후에 미국에게 통보하는 식으로 해서 양해를 하면 할 수도 있는데. 긴급피난상황이라는 것도 있잖아요. 사사건건 워킹그룹이니. 놀라운 것이 지난번에 워킹그룹 만들어 가지고 우리 쪽 대표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이고 저쪽은 비건 대표인데, 거기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여론이 높으니까 그 문제를 제기 했던 모양이에요. 그때 이종석도 바깥에서 아마 이건 제재와 관련이 없는데 왜 자꾸 미국 눈치를 보느냐는 말을 했을 거예요. 그랬으면 상부 보고까지만 해놓고 대비를 하면서, 차라리 대통령 선에서 문 대통령이 분위기 만들어서 트럼프 대통령한테 선물 하나 주고 그랬으면 좋았을 걸, 회의하고 나오자마자개성공단 안된답니다하고 자랑스러운 듯 보고를 했어요. 그러면서 그게 기정사실화돼 버린 거예요.

그렇게 되면 트럼프 대통령도 문 대통령의 간곡한 요청이 있어 들어주고 싶어도 뒤집기가 쉽지 않아요. 이번에도 DMZ 전망대 가서 개성공단 바라보며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설명한 것은, 개성공단을 장차 열어야 되겠는데 그동안 우리가 미국과 너무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하느라 그걸 못했다, 그것 좀 풀자, 그런 생각으로 얘기하지 않았을까요. 별 생각 없이 개성공단 가리키며 얘기하지는 않았을 거예요.

한일 갈등, 이번에는 미국이 어떻게 나올지

한승동: 일본 아베 신조 정권이 징용공 배상 판결에 대한 정치적 보복으로 한국을 겨냥해 반도체 소재부품 수출 규제 조치를 취했습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보시는지요. 이게 일본으로서도 굉장히 위험할 수 있잖아요.

정세현: 한일 공조를 강화를 요구하는 것이 미국입니다. 한일 공조를 강화해서 한미일 삼각동맹 수준으로 만들고, 그걸 앞세워 중국을 압박해 가려는 거지요. 한일 공조를 강화하기 위해 군사정보공유협정이라는 것도 체결했는데, 한일 공조를 강화하기 위해 한일간 알력을 빨리 해소해야 한다며 2015 12 28위안부 합의를 선언하게 하고 그 문제를 덮어버리려 한 것 아닙니까. 그것도 미국이 그해 10월께부터 강력하게 요구를 했어요. 한일 공조를 강화해서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을 풀어 나가야 되는데 한일 관계가 삐걱거리면 속도가 안 나요. ‘위안부 문제를 빨리 해결을 해야지, 그 것을 언제까지 물고 늘어질거냐는 식으로 노골적으로 압박을 가했어요.

한승동: 간섭을 한 거죠.

정세현: 간섭했죠. 문제를 쓱싹 덮어버리려 한 것 아니요? 그러고 나서 바로 오바마 대통령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화했습니다. 수고하셨다고. 그게 신문에 나왔어요. 심지어 반기문 당시 유엔 사무총장까지 대통령에게 전화했습니다. 기가 막힌 일이지요.

그건 바로 그 문제를 덮으라고 한 것 아닙니까. 해리스 대사가 한국군사학회에서 주최한 세미나에 가서 한미관계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한일관계를 풀어야 한다고 했어요. 그런데 한미관계를 강화하는 목적이 뭔가요. 미중 무역분쟁에서 중국 압박용 아니냐, 남중국해 문제, 인도 태평양 문제에서 중국 반대편에 서라는 것 아니냐는 거지요. 일본은 거기에 들어갔죠.

미국이 한미일 동맹을 강화해 중국을 압박하는 게 미일의 국가 이익이 되겠지만 우리가 거기에 동참하면, 사드 때 못지않은 보복이 중국 쪽에서 들어올 텐데. 우리는 어쩌란 말인가요.

미국의 경제이익을 강화하기 위해서 미중 경제전쟁을 하는데 우리 보고 그 앞잡이를 하라고 하는데, 우리는 중국으로부터 경제보복을 당해도 자신들과는 상관없다는 건가요. 그렇다면 자기네들이 그에 합당한 보장을 해주든지.

일본이 미국 요구 들어주면 미국이 그들의 국가 이익을 위해 한국에 압력을 넣어서 위안부 문제나 징용공 배상문제를 그냥 지난번 12·28 합의처럼 한국 찍어 눌러서 해결해주는 식으로 가는 거죠.

한승동: 한국을 겨냥한 일본의 이번 무역 제재는 정치적 보복에 가까운 무리한 수인데요.

정세현: 무리수를 썼지만, 우리 쪽에서 할 수 있는 것은 WTO 제소밖에 없단 말이죠. 일본이 그렇게 강하게 나올 때는 결국 미국이 일본 편 든다고 생각을 하는 겁니다.

한승동: 아베 정권은 그런 계산을 하겠지요.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정세현: 한국 정도는 우리가 밟아도 된다고 생각하겠지요. 그런데 한국이 저항을 하면 한미일공조가 불가능해지고 그렇게 되면 대중 무역전쟁에서 불리해지니까 미국이 조율에 나서지 않을까요.

한승동: 보수 매체들이나 야당 일각에서는 무조건 일본과 외교적 봉합을 하라고 재촉하는데, 그건 결국 일본한테 굽히고 들어가라는 얘기 아닙니까?

정세현: 고개 숙이는 게 문제가 아니라, 고개를 숙이고 난 다음에는 한미일 삼각동맹에 들어가야 되는 게 문제지요. 미국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그러고 나면 일본으로부터 받는 경제제재 못지않은 경제제재가 중국으로부터 들어올 겁니다. 우리는 버텨야죠. WTO에 제소하고, 그래봤자 결론은 늦어지고, 우리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오기 어려울 겁니다. 그런 국제기구에 일본인들이 많이 진출해 있기 때문에. 툭하면 독도 문제도 국제사법재판소로 가자는데, 거기서는 일본이 힘을 쓸 수 있어요. 일본으로부터 오는 경제제재가 두려워서 덮고 지나가면 결국 미국의 대중 경제압박의 최전선에 서야 하는데, 그때 중국으로부터 받는 경제제재는 일본으로 받는 경제보다 훨씬 클 겁니다.

한승동: 결국 미일 동맹체제에 대한 지나친 종속이 문제인데, 그것이 한국전쟁 중인 1951 9월에 체결되고 1952 4월에 발효된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과 동시에 체결된 미일 안보조약, 줄여서샌프란시스코 체제에 함몰된 탓이라는 지적들이 있습니다. 우리와 중국에겐 참여자격도 주지 않았고 소련도 빠져버린, 사실상 미일 단독강화 같은 것이었는데, 철저히 미일동맹 이익을 우선하는 이 체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이제라도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정세현: 샌프란시스코 체제라는 것이 전범국가 일본에 대한 점령을 끝내고 떠나면서 최악의 하위체계로 남아있을 수 있도록 만든 조약 아닙니까? 노예문서나 다름없이 만들어놓은 건데. 우리는 이승만 대통령이 전시 군통제권을 주한미군 사령관에게 줘버리면서 우리 군에 대한 작전통제권까지 주한 미군사령관이 가지고 있잖아요.

한승동: 미국이 한때 돌려주겠다고 했는데, 그걸 퇴역장성 등 우리 내부 보수 세력이 안 받겠다며 반환거부 시위까지 벌였지요.

정세현: 노무현 정부 때 미국한테 졸라가지고 돌려 받았죠. 그런데 준비기간이 필요하니까 2007년에 결론이 났는데, 2012 4 17일에 찾아오는 것으로 합의가 됐어요. 그 다음 정부 시기입니다.

4 17일이라는 숫자도 재밌어요. 이승만 대통령이 1950 6.25 전쟁이 터지자 20일도 안 되는 7 14일 날 우리 군에 대한 작전 지휘권을 미국 사령관에게 줘버렸어요. 714을 뒤집은게 417입니다. 그런데 준비를 하려고 했는데 이명박 정부 들어서더니, 지금 북한의 핵문제가 해결도 안됐는데 반환은 어렵다, 2015년 연말까지 미뤄 달라, 그때까지 핵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는데, 그 뒤 또 다음 정부로 미뤘어요. 박근혜 정부는 아예 핵문제 해결 이후 다시 반환을 요청하기로 해 버렸지요. 대미 종속성은 외교부보다 국방부 쪽이 더 심해요. 작전 지휘권을 찾아오는 것은 북한군의 남침을 유도한다는 아주 저급한 논리를 가지고 있어요.

인터뷰/한승동 편집인, 사진.정리=신해원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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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의 ‘리더의 말과 글’] 자바드 자리프가 구사한 ‘외교 언어’의 힘

암살당한 이란의 2인자 2020년 새해를 맞이하는 기쁨이 채 가시지 않은 지난 3일 새벽 0시 47분, 미국이 운용하는 드론 한 대가 이라크의 바그다드공항을 나서는 자동차 두 대에 폭탄을 몇 발 떨어뜨려서 타고 있던 사람 열 명을 모두 사살했다. 잘 알려진 대로 미국이 노린 것은 이란의 특수부대인 쿠드스군 사령관이자, 이란 대통령인 하산 로하니에 이어 사실상 제2인자인 거셈 솔레이마니였다. 이라크의 수도 한복판에서 일어난 암살 사건은 삽시간에 전 세계에 알려졌고, 트럼프의...

[고한석 CES 참관기] 세계 서비스 노동시장의 대격변이 꿈틀댄다

서울디지털재단의 고한석 이사장이 지난 주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 2020(CES 2020)에 다녀왔다. 서울시는 CES 2020의 스타트업 전문관인 ‘유레카 파크’에서 서울 지역의 스타트업 회사 20개와 함께 ‘서울관’을 개설하였다. 서울디지털재단은 서울시로부터 해당 사업을 위탁받아 기획부터 운영까지 총책임을 지고 진행하였다. ※관련 언론 보도: https://news.joins.com/article/23678216 세계 최대의 전자제품 쇼가 된 CES...

[김하영 칼럼] 플랫폼 노동시장, 긴급 사안부터 핀셋형 해법으로 먼저 풀자

요즘 ‘플랫폼 노동’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각종 실태조사 결과와 정책 제안이 쏟아진다. 단적으로 배달음식 시장 규모만 월 1조 원을 넘어선 데다, 플랫폼에 기반한 관련 시장의 성장세를 감안할 때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정책 과제로 떠올랐다. 그럼에도 수많은 이해관계가 얽히고설켜 정부와 정치권의 대응은 여전히 답답한 수준이다. 플랫폼 노동 관련 논란이 빚어지는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새로운 서비스가 출시되고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가 생겨나고 있다. 그래서인지 경제주체들의 갈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