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3선, 안산시 상록갑)에겐 늘 따라붙는 꼬리표가 있다. 바로 ‘친문 핵심’이라는 거다. 그러다 보니 실세니, 비선이니 구설수가 끊이지 않았다. 전해철 의원은 노무현 청와대의 민정비서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그것이 운명이었을까. 전 의원은 청와대 근무 때도, 당과 국회에서 일할 때도 문재인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그는 이제 ‘전해철 표 정치’를 꿈꾸고 있다. 바로 대화와 타협에 의한 협치, 원칙과 정책을 중시하는 시스템 정당을 얘기한다. 또한 “이제 친문, 비문의 구분은 사실 의미가 없다”며 친문 그룹이 ‘가치 중심 모임’으로 진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1대 국회 상반기에 외교통일위 위원 겸 정보위 위원장을 맡았다. 그래선지 국정원 개혁을 위해서는 국내 정보활동의 근거가 남아있는 국정원법 제3조를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미워킹그룹과 유엔사의 DMZ 관할권에 대해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주권 차원에서 각을 세웠다.
그는 당 운영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상대방이 틀린 게 아니라 다르다는 인식”, “상대방도 국민의 지지를 받는 국민의 대표”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시스템 공천, 시스템 정당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디테일에 있어 잘못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당이 정책을 결정할 때 몇 사람만 참여해 일방적으로 결정해버리면 당의 근간이 흔들린다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인터뷰 말미에 당과 정부가 ‘끝까지 가는 협력’을 강조했는데, 이는 노무현 정부 말기의 쓰라린 경험 때문일 것이다. [편집자]

◇정치개혁과 협치 정신

#친문, 친노 뿌리 지키며 달라질 것
  철학, 비전 공유하는 ‘가치 모임’ 지향
#공수처는 검찰개혁을 위한 핵심 제도
  고위공직자 범죄, 정치 판단 여지 없애

-전해철 의원은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비서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또한 문재인 정부 출범에 크게 기여한 친문 그룹의 핵심으로 꼽힙니다. 3선 의원으로서 어떻게 ‘전해철 표’ 정치를 해나갈 건가요?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려고 했습니다. 참여정부 청와대를 떠나 현실정치는 2007년 말부터 시작했는데요. 무엇보다 참여정부의 철학과 가치를 실현하고 싶었습니다. 실질적 민주주의나 사회 복지, 남북 평화, 균형 발전, 인권 신장, 이런 부분에 기여하겠다고 다짐한 거죠.
이명박·박근혜 정부 땐 야당 정치인으로서 노력했고, 그게 문재인 정부의 출범으로 이어져 일정부분 성과를 냈다고 생각합니다. 남북문제나 실질적 민주주의, 검찰개혁, 권력기관의 역할 조정에 대해선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특히 작년 말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법안 통과는 참여정부 때 이루지 못했던 것입니다.
참여정부의 가치 가운데 한걸음도 못 나간 부분도 있어요. 바로 정치개혁입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 ‘선거제도를 고친다면 권력을 내줄 수 있다’고까지 하면서 대연정을 제안했는데 그런 부분에 전혀 진전이 없었어요. 사회갈등을 정치권에서 흡수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야 되는데,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작년에 당내에서 ‘4+1’ 여야 협의체를 운영하기 위한  TF가 구성됐습니다. 공수처 법안과 마찬가지로 선거구제 개편도 중요했죠. 당시 준연동형 비례제를 도입했던 건 비례성, 대표성을 강화하는 선거구제를 만들어 국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대변할 수 있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서였습니다. 다당제가 구현된다면 대화와 타협에 의한 협치를 이룰 수 있지 않겠는가, 이런 측면에서 ‘4+1’ 체제로 선거구제 개편을 제안했던 겁니다. 당내에선 외부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한 설득과정을 거쳤습니다.

-전 의원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과정에서 중심에 있었다고 보면 되나요?

▲당 지도부와 상의해 박주민, 김종민, 홍영표, 이인영 의원 등과 함께 TF를 꾸려 거의 매일 회의를 하다시피 했어요. 당 내부에서 지난한 설득 끝에 나온 결과물인데, 야당 쪽에서 위성정당이 등장하는 바람에 저희도 어쩔 수 없이 총선 승리를 위해 뒤따르게 된 겁니다. 정치적인 제약 때문에 그 취지를 살리지 못한 게 무척 아쉽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 지역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정치개혁을 주창했는데, 그로부터 십수 년이 지났지만 한걸음도 나가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저는 대화와 타협에 의한 협치를 통해 정치개혁을 이루고자 합니다.

-얘기를 듣다보니 ‘전해철 표’ 정치의 핵심 키워드가 자연스레 느껴집니다. 친문 그룹은 문재인 정부 탄생의 뿌리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제21대 총선을 통해 새로운 변화를 모색할 전환점을 맞이한 거 같습니다. 친문 그룹이 앞으로 어떻게 진화하게 될까요?

▲지금 민주당에서 친문, 비문 구분이란 사실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모두가 친문이라고 이야기하니까요. 하지만 2016년 민주당 상황을 보면 친문, 비문의 의미가 있었습니다. 당이 분열돼 일부 세력이 탈당하던 상황이니까요.
친문 그룹이라 말하지만 그 뿌리는 친노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참여정부의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고 실천하려는 사람들입니다. 친문 그룹 역시 기존의 인간관계나 서로 함께 일한 경험을 넘어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시점에서 정권재창출도 중요한 문제지만 그에 못지않게 어떤 가치를 구현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친문 그룹이 참여정부의 철학과 가치를 공유하되 그 지향점은 시대에 맞게 달라져야 한다는 거죠.
대한민국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산업구조 개편뿐만 아니라 우리의 의식, 사회생활, 더 나아가 정치구조까지 바꿔야 할 때가 됐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상황은 단순하게 비대면 문화의 활성화, 산업구조의 변화 차원으로 대응할 수 없어요.
눈앞에 정말 새로운 시대가 다가왔는데 우리가 어떤 가치를 갖고 이 시대를 맞이할 것이냐, 친노‧친문 틀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의 과제에 대해 어떻게 준비할 거냐에 고민해야 합니다. 어차피 정치를 하려면 세력이 필요하고, 뜻이 같은 사람들이 모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정권교체를 향해 뭉쳤던 과거의 방식을 지양하고 시대에 맞는 새로운 가치를 실천할 수 있도록, 훨씬 더 개방적인 형태로 바뀌어야 한다는 거죠.

-폐쇄적이고 사적인 그룹에서 공개적이고 개방적인 그룹으로 재편하자는 것인데, 친노‧친문으로 규정되는 것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같은 건 없었나요?

▲저는 친문 핵심, 특히 비선이란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친문 그룹 인사들이 앞에 나서면 패권이라고 그러고, 가만히 있으면 비선이라고 그랬죠. 저 같은 경우에도 최고위원 선출직 말고는 거의 당직을 맡지 못했습니다. 10여 년간 제도권 정치를 하면서도요. 뭘 맡으려 하면 ‘탕평’이란 명분에 밀려 견제를 받을 때도 많았고요. 그러다 보니 친문 그룹 사이에 똘똘 뭉쳤던 측면도 있습니다.
민주당이 정권교체를 이룬 뒤 문재인 정부가 잘 해나가고 있고, 4.15 총선 이후 국회 의석수도 많아졌습니다. 21대 민주당 의원님들의 면면도 과거보다 훨씬 다양해졌습니다. 집권여당으로선 현재 코로나19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그런 만큼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죠.

◇공수처 설치와 검찰 개혁

-전 의원은 노무현 정부에서 시작된 사법개혁, 검찰개혁에 앞장서 왔습니다. 공수처 설치를 앞두고 야당은 물론 언론매체에서 공수처의 권력기관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검찰개혁의 필요성은 이미 많이 알려졌다고 생각합니다. 검찰조직은 형사 사건을 전담하는데, 2000여 명의 검사 중 90% 이상은 정말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제 역할을 다하고 계십니다. 문제는 늘 정치적인 판단과 선택을 하는 일부에서 비롯된다고 보입니다.
참여정부 때 ‘권력기관 제 자리 찾기’라 해서 검찰, 국정원, 기무사, 경찰 같은 권력기관에 대해 정권 차원에서 특별한 주문을 하지 않았습니다. 검찰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도 하지 않았죠.
그러면 검찰이 자기 갈 길을 제대로 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참여정부가 끝나자마자 정치 검찰의 행태가 나타났습니다. 수사권·기소권 등을 독점한 검찰 시스템이 정치 검찰 폐해를 만들어 냈기 때문에 이를 제도적으로 막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검찰개혁 방안 중의 하나로 공수처 설치를 제안했는데, 검찰에 집중된 수사권‧기소권 중 일정 부분을 떼어서, 특히 고위공직자 범죄에 대해 정치적인 판단을 할 여지를 없애자는 의도에서 시작한 것입니다.
야당과 언론계 일각에서 공수처가 권력기관화 될 거다, 친정부적으로 운영될 거다, 그렇게 비난하는데 그것은 기우에 불과합니다. 공수처법은 무엇보다 야당 의견을 듣게 설계돼 있어요. 공수처장을 대통령이 임명하는데, 추천자 7명 중 야당이 2명을 추천하게 됩니다. 그런데 추천자 6명이 찬성해야만 공수처장을 임명할 수 있죠. 단순히 말하자면, 야당 추천 인사 2명이 반대하면 임명을 못하는 겁니다.
또한 공수처가 무소불위로 모든 사안을 관할하는 게 아니라 수사 대상 범위가 한정돼 있고, 기소를 할 수 있는 건 더 한정되어 있습니다. 공수처 수사와 검찰 수사는 언제든 서로 견제와 균형을 이루게끔 돼있습니다. 저는 공수처가 정권 입맛에 따라 남용되도록 설계됐다는 의견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검찰이 정치적이고 자의적인 판단을 해왔던 관행을 제도적으로 막지 않고선 검찰개혁을 이룰 수 없다고 봅니다.

-정치적 계산에 의해 상대를 견제하려는 일부 검사와 이를 자극적으로 다루는 언론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하지만 온갖 비판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공수처가 정치적 도구가 아니라는 것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까요?

▲제가 청와대에서 3년 8개월간 민정비서관, 민정수석으로 일했습니다. 민정수석의 업무를 잘 알고 있고, 그 때 백서를 쓰면서 대표적인 ‘미완의 과제’로 공수처 설치를 이야기했어요. 제도를 바꾸지 않고선 절대 해결될 수 없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죠.
물론 공수처 수사권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공수처가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를 할 때 정치적 판단을 할 여지가 없다는 걸 강조하고 싶어요. 2000여 명의 검사들은 늘 법과 절차에 따라 적절하게 판단을 하려고 노력하는데 몇몇 정치 검사들 때문에 폐해가 나타나는 상황이잖아요. 그 폐해는 검찰 인사권에 영향을 미치고, 국가기관과 국민에게까지 퍼지게 됩니다. 우리 사회가 그동안 정치 검사들의 폐해를 다 목격하지 않았습니까?

-누구에게도 견제 받지 않고, 처벌 대상도 되지 않는 절대 권력은 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납니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나 죄를 저지르면 처벌받을 수 있다는 걸 확인하는 것만 해도 큰 의미가 있을 겁니다. 이제 화제를 돌려 보겠습니다. 민주당은 21대 총선에서 180석을 얻어 거대여당의 위상을 확보했습니다. 그런 만큼 여야 협치는 물론 사회적 대타협을 추구하는 게 중요해졌습니다. 민주당의 혁신 방안을 말해 주신다면 뭔가요?

▲제가 얼마 전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 나갔다가 낙선했습니다. 그 때 많은 분들이 ‘민주당에 주어진 177석의 의미는 강한 추진력을 갖고 일을 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을 부정하지는 않아요.
다만 일을 더 잘 하고 뭔가 이뤄내기 위해서는 더욱 더 협치가 필요합니다, 일을 하는 형식과 틀을 만드는 것까지는 과반 의석의 권능으로 가능할지 모르지만, 그 내용까지 일방적으로 만든다면, 그 과정에서 충분한 대화와 타협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국민들이 상당한 실망감을 느끼게 될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이야말로 협치를 위해 더욱 더 노력해야 할 시점이라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입법연대, 국정상설협의체 같은 제도를 고려해볼 수 있겠죠. 소수당도 함께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의 견고한 양당 대치 구도를 당장 깰 수 없다면, 양당이 서로 대화와 타협을 해야 하죠. 그러려면 상대방이 틀린 게 아니라 다르다는 인식부터 갖춰야 합니다. 상대방도 국민 지지를 받는 국민의 대표라는 걸 인정해야죠. 국민들에게 끊임없이 협치의 과정을 보여주고 상대방을 더 많이 설득해 나간다면, 과반 의석의 권능에 대해 국민들이 지지해줄 겁니다.
당장은 여야 협치가 중요하지만, 조금 더 나아가 사회 전반의 대타협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노사정위원회에서 민주노총이 참여하지 않게 된 건 정말 안타깝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 속에서 사회적 대타협은 정말 중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기후변화, 저출산·고령화, 청년 실업 등 온갖 사회적 문제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어요. 대타협이 되지 않는다는 건 사회적으로 지혜를 모아 풀어나가야 할 의제에 대해 한 걸음도 전진하지 못한다는 얘기입니다.

-전 의원은 최근 수소경제 관련 포럼에 적극 나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위기를 계기로 부각되는 기후변화 위기에 대한 국가적 대응책은 뭐라고 생각합니까. 몇몇 선진국들이 탄소 제로(0) 사회를 향해 나가고 있는데 한국은 어떤 정책을 펼쳐야 할까요?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위기가 인류 문명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는 데 이견이 없을 겁니다. 코로나19 위기도 직간접으로 이와 관련돼 있습니다. 제가 얼마 전에 의원모임인 수소경제포럼 대표를 맡은 것도 그런 생각에서입니다. 특히 저탄소 경제, 신재생에너지 확대가 필요한데, 그중 수소경제 활성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0대 국회 때부터 수소경제 포럼을 꾸려왔던 이유죠.
지금까지는 수소경제란 게 석유·가스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부생수소 또는 추출수소에 그쳤다면, 앞으로는 물(H2O)을 전기분해하는 수준까지 내다봐야 합니다. 기술적으로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들어 아직은 준비단계지만 장차 수소경제를 준비하기 위해 제도적 틀을 만들자는 겁니다. 여야 의원 모두 아주 적극적이고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수소시범도시가 울산, 전주, 그리고 제 지역구인 안산에 있습니다.
수소차가 작년에 5000대 수준이었는데, 앞으로 20만 대까지 확대될 것입니다. 수소에너지 충전 인프라도 450곳에 구축됩니다. 현대차 같은 민간기업에서는 아주 의욕적이고요. 요즘 언론 보도를 보면, 한반도의 온난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내용이 많습니다. 정부 정책이나 국민적인 행동이 부족하면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어서 미리부터 경각심을 갖고 노력해야 합니다.

◇한미-남북관계와 국정원 개혁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돼야 실천 가능
  국민 설득 위해 선제적 국면 타개 필요
#국정원 개혁 위해 국내 파트 폐지했지만
  법 개정 안 되면 과거 회귀 가능성 높아

-전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상임위를 외교통상위로 선택했습니다.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핵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고 남북관계도 후퇴하고 있습니다. 남북 대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판문점선언을 국회에서 비준하자는 주장이 강해지고 있는데요.

▲남북관계가 주춤하고 있어서 안타깝습니다. 판문점선언은 남북 정상 사이에 어렵게 만들어졌고, 유의미한 많은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당연히 국회 비준 동의를 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야 남북 합의 내용을 지속적으로 실천할 수 있고, 재정적인 지출도 실행할 수 있겠죠.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10.4 공동선언을 발표했을 때도 국회 비준을 놓고 많이들 고민했죠. 당시 여러 가지 이유로 하지 못했는데 그게 굉장히 아쉽고 안타깝습니다. 10.4 선언이 항구적인 실천 방향으로 자리매김하지 못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는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와 함께 다양한 수단과 방식에 의해 실천적 효과를 담보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면 재난이나 재해, 환경 문제, 철도 연결 같은 분야는 대북 제재와 무관하니까 좀 더 창의적인 방식으로 노력해야 된다고 봅니다.

-10.4 공동선언의 경우 노무현 정부가 끝날 무렵이어서 시간적 여유가 없었습니다. 지금과는 상황이 다르지만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때문에 문재인 정부가 과연 판문점선언을 실현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가지고 있는 만큼 국민들을 잘 설득해서 추진해 나가야 합니다. 남북 관계가 진전되려면 북미 대화의 진척이 전제가 되어야겠죠. 그래야 국민적 설득을 하는데 유리한 조건을 만들 수 있습니다. 경색 국면에서는 아무리 말해봐야 어렵다고 봅니다.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을 위한 전제는 국민적 설득입니다. 이를 위해선 선제적인 국면 타개가 필요하고요.

-요컨대 북한의 태도 변화가 중요하다는 얘기로 들립니다. 최근 박지원 국정원장이 취임했습니다. 전 의원은 외교통상위원 겸 정보위 위원장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박지원 국정원장과는 어떤 방안을 협의했습니까?

▲이인영 통일부장관, 박지원 국정원장 두 분을 저도 잘 압니다. 저는 남북관계에 대해 무력감을 호소하거나 한계를 나열하기보다 좀 더 창의적인 방식을 고민하고 국민을 설득해야 된다고 봅니다. 이인영 장관 취임 뒤 통일부의 전향적인 모습을 기대해 봐도 좋을 거 같습니다. 박지원 국정원장도 어느 누구보다 남북문제 전문가라고 할 수 있죠. 북측 사정을 많이 알고 인적 네트워크를 가졌을 뿐 아니라 2000년 남북정상회담 때 6.15 선언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실무 회담과 대화를 경험한 분입니다.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만들려는 문재인 정부의 의지와 노력에 두 분이 크게 기여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전 의원은 향후 국정원 개혁에 대해 어떤 구상을 갖고 있는가요?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엔 국정원 개혁, 검찰개혁에 대해 많이 고민했습니다. 특히 국정원에 대해서는 정보활동을 빌미로 국내정치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엄격하게 통제하고 감시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국정원 보고서 중에서 국내정치 관련 내용이 발견되면 해당 간부에게 책임을 추궁할 정도였습니다. 또한 대통령이 국정원, 기무사 같은 정보기관의 장을 독대하지 않았습니다. 독대의 특성상 그 권한이 남용되거나 월권을 초래하기 쉽게 되죠. 이 모든 게 정보기관의 권력 남용을 막기 위해서였는데, 참여정부가 끝나니 국정원이 확 바뀌는 걸 목격했죠. 선거 관련 댓글을 쓰고, 검찰총장의 사생활 정보를 수집하고, 법원을 사찰하고, 이런 게 현실이 돼버린 거죠.
그래서 문재인 정부에선 국내정보 파트를 아예 없애버렸어요. 문제는 현재 국정원법 제3조에 국내 정보활동을 할 수 있는 근거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겁니다. 그럼에도 국정원법 개정이 지금까지 안 되고 있어요. 제가 국회 정보위 활동 3년째인데, 정보위원장이 되자마자 주장했던 것도 현실에 맞지 않는 법을 뜯어고쳐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번에 박지원 원장이 취임하며 국정원 조직 개편을 했습니다. 원래 해외, 북한, 방첩 이렇게 1, 2, 3차장이 있었습니다. 이것을 해외-북한을 묶어 1차장이 관할하되, 방첩은 2차장, 과학 분야는 3차장이 담당하기로 했습니다. 산업기술 유출, 산업스파이를 막기 위해 관련 조직을 강화한 겁니다. 그중 해외-북한을 합친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건 북한 관련 활동을 줄이겠다는 게 아니라 온갖 정보를 종합적으로 접근하고, 한 차원 높은 정보 역량을 키우겠다는 겁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에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경찰로 이양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습니다. 국정원에서 과거 인권 유린 사건이 많이 발생했는데, 대공수사권이 그 근거였죠. 이것 역시 국정원 개혁방안의 하나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미워킹그룹이 남북대화 재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한미워킹그룹이 알려진 것과 달리 개별관광을 오히려 막고 있다는데 국회 차원에서 어떻게 대응할 건가요? 이와 관련해 유엔사의 관할권 문제가 새롭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통일부의 DMZ 평화 프로젝트마저 유엔사가 견제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립니다.

▲한미워킹그룹의 순기능은 당연히 많이 있죠. 대북 제재라는 게 미국에서도 여러 부처가 관여된 일이고, 명쾌한 기준을 제시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워킹그룹을 통해 각종 현안을 논의하고 효율적으로 결론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희들은 현재 상태로 가면 안 된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몇 가지 사례를 보면, 대북 인도적 사업을 위한 800만 달러 지원 건이 있었습니다. 세계식량계획(WFP), 유니세프 사업이 종료는 됐지만 상당 기간 지연됐습니다. 알다시피 이런 일들은 타이밍이 굉장히 중요한데 그 효과가 반감됐습니다.
우리 기업인들의 개성공단 방문은 결론적으로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이 역시 복잡한 승인 과정을 거치다 지난해 1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후 결국 유야무야 됐습니다. 북한에 대한 타미플루 지원도 마찬가지입니다. 2018년 말에 북한 측이 필요하다 해서 ‘좋다, 주겠다’고 했는데, 그것도 1년, 2년 지연되다가 운송수단 문제로 결국엔 흐지부지됐습니다. 북한 개별관광 문제도 워킹그룹에서 논의됐는데, 저희 측에선 이게 유엔 제재 범위를 피할 여지도 있고 무엇보다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현실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그것을 그저 이산가족 상봉으로만 범위를 축소하게 돼버린 거죠. 이런 사건들을 볼 때마다 워킹그룹이 제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변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 있게 들립니다.

-여러 문제가 있을 것 같습니다. 조직 매커니즘 문제도 있을 수 있고 혹은 일각에서 말하듯 미국 측에 다른 의도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미국 측에 만약 무슨 의도가 있더라도 그에 관계없이 우리가 해야 할 노력은 계속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나하나 사안마다 서로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필요할 땐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런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습니다. 음모론을 앞세워 우리의 한계나 무력감만 이야기하는데 그친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봅니다.
그러나 유엔사 관할권 문제에 대해선 강조하고 싶은 게 있습니다. 바로 DMZ(비무장지대) 평화 프로젝트입니다. 저는 굉장한 의미가 있는 사업이라고 봅니다. DMZ를 어떻게 활용하고, 어떻게 바꿔나가야 할지가 중요해요. DMZ 안에는 MDL(군사분계선)이 있는데, 거기에서 평화를 구현하고 긴장을 완화한다는 건 굉장히 의미 있는 일입니다. 남북 정상의 합의에 따라 감시초소를 철수하고, 공동경비구역을 비무장 상태로 전환하고, 비무장지대에서 공동유해발굴을 하기로 했거든요. 굉장히 가시적인 성과죠. 이런 성과는 남북 평화를 진전시키는 데 중요하기 때문에 약속을 이행하려고 계속 노력해야 합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유엔사는 자신의 관할권을 근거로 몇 가지 사안에 대해 우리 정부 요원의 DMZ 통과를 거부한 적이 있습니다. 2018년 이후에요. 통일부 차관의 고성 GP 방문, 남북철도 경의선 북측구간 현지조사, 통일부장관의 대성동마을 방문 때 취재기자 출입 등을 불허했어요. 유엔사의 허가 여부에 따라 DMZ를 평화지대로 만들려는 우리의 노력이 지장 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되냐면, 유엔사 관할권 문제는 정전협정에 따라야 합니다. 순전히 군사적 성격에 속하는 사안만 DMZ에서의 유엔사 권한이라고 돼있어요. 그 원칙을 지켜야죠. 군사적 성격에 반하지 않는 사안에 대해서는 우리의 노력이 방해받아서는 안 됩니다.

-국회 정보위원장으로서 향후 북한의 대외전략을 전망한다면? 최근 북한 동향에서 특이한 점은 뭘까요?

▲북한은 크게 두 가지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봅니다. 하나는 제재로 인해 경제 사정이 어렵다는 겁니다. 올해 -6% 정도의 성장률을 보이는 걸로 압니다. 또 하나는 전염병 확산입니다. 지난 1월부터 국가비상방역체계라는 것을 구축했다는 건, 역으로 생각하면 위중한 상황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합니다.

-북한이 그런 상황이라면, 11월 미국 대선을 앞둔 미국의 움직임은 어떨까요? 트럼프가 재선을 위해 북한에게 제재 완화 카드를 꺼내어 협상하려 한다면 북한이 응할 여지가 있다고 보는가요?

▲미국 대선 전에는 쉽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북미 사이에 빅딜이냐, 스몰딜이냐를 놓고도 이견이 있는 상태고요. 트럼프 입장에선 북한으로부터 크게 얻어낼 게 없다면 오히려 민주당 후보의 공격을 받을 빌미만 줄 수 있어요.

◇당정청 현안과 레임덕 대책

#소수만 정책 결정 땐 당 근간 흔들려
  상임위에서 입법, 정책 토론 활발하게

#레임덕 막으려면 당정 협력이 필수
  국면 전환용 깜짝 인사는 없을 것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사이에 좀체 볼 수 없는 갈등을 빚었습니다. 야당이 제출한 법무부장관 탄핵소추안이 부결됐지만 여권 내부에선 윤석열 총장의 거취 문제를 많이 거론하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는 법무부장관의 구체적 지휘가 타당하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검찰총장 임기는 법으로 보장돼 있기 때문에 집권당에서 그만두라 마라 이렇게 이야기하는 게 적절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검찰총장도 법에 따라야 됩니다. 법무부장관에게는 법률상 구체적 사건에 대한 지휘감독권이 보장돼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왜 지휘감독권까지 발동해 세상을 시끄럽게 하냐고 말하는데, 저는 오히려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전에는 장관과 총장이, 연수원 선후배니, 검찰 선후배니 이러면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대화와 밀월로 쟁점을 해결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법무부장관이 법에 규정된 통제 권한을 공개적으로 적법하게 행사했고, 이것을 분란과 갈등을 일으켰다고 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정당한 민주적 절차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공개적으로 통제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봅니다. 시시때때로 하는 건 안 되겠지만 뭔가 법률에 저촉되는 상황인데 지휘감독권을 전혀 행사하지 않는다면 그게 더 큰 문제가 아닐까요.

-민주당이 8월 하순에 전당대회를 열어 이해찬 대표의 후임을 뽑게 됩니다. 새로운 당 대표가 당내 혁신과 통합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전당대회는 정당의 미래와 진로에 대해서 토론하는 자리입니다. 민주당이 가야 할 길은 시스템 정당, 정책 정당의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스템 정당이란 무엇보다 당원이 당헌·당규에 따르는 겁니다. 가장 중요한 건 공천 제도입니다. 예를 들어 당헌·당규에 따르면 1년 전에 공천 기준과 방식을 만들어 공표하게 돼있습니다. 1년 전이라는 이 규정이 사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출마자들은 이 기준에 맞춰 선거결과를 예측하고 누구를 지지할지 준비하게 되거든요. 그런 면에서 지난 4.15 총선 한 해 전에 공천 룰(rule)을 발표하고 이에 따랐던 것은 굉장한 진전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4.15 총선 전후로 디테일에 있어 잘못된 부분도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전략 공천 덕에 좋은 분들이 많이 당선됐지만, 당헌·당규에 따라 전략공천의 기준과 방식이 상당히 투명해야 됨에도 불구하고 시스템 공천 내지 시스템 정당에 미치지 못해 아쉬운 측면이 있었습니다. 당 대표 출마자라면 시스템 정당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 당 대표로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이야기해야 합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게 정책정당입니다. 당이 굳건히 서기 위해서는 확실한 정책이 필수입니다. 정책을 통해 국민과 당원들의 지지를 받고, 그러면서 당의 정체성을 뚜렷하게 드러내야 합니다. 특히 새로운 시대에 맞춰 당을 어떻게 꾸려갈 것인지 정책 비전을 제시하는 게 필요합니다. 과연 우리는 그런 정당인가 묻고 싶습니다.
국회 상임위 운영에 대한 고민도 필요합니다. 그동안에는 당이 정책을 내서 당정 협의를 하거나, 또는 주요 결정을 할 때 소수의 몇 사람이 결정하는 구조였는데, 이래서는 곤란하다는 겁니다. 18개 상임위에 속한 의원들이 법안도 많이 만들고 토론회도 활발하게 해야 합니다. 몇 사람만 참여하는 회의석상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해버리는 구조가 계속된다면 당 차원에서 정책을 생산할 이유가 사라지는 거죠. 그러면 당의 근간이 흔들립니다. 당 대표 출마자라면 정책 정당을 만들겠다는 비전과 소신을 보여주고, 이를 당원들과 국민들에게 평가받아야 합니다. 그렇게 당 지도부가 꾸려져야 당이 올바른 길로 갈 수 있습니다.

-친문 그룹은 8월 전당대회에서 어떤 어젠다를 구상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최근 두 달 새 20%포인트나 급락했는데 남은 임기 1년 반 사이에 레임덕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5년 단임제의 성격상 레임덕을 상정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당연하게 레임덕을 전제해서 이야기하는 건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근래 대통령 지지율이 낮아지는데 대해서 겸허하게 생각하고 고민과 성찰이 필요합니다. 레임덕을 극복하기 위해 사실 뚜렷한 묘수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문재인 정부 임기가 2년도 채 남지 않았기 때문에 핵심적 의제로 국민을 설득하고 국정을 마무리지어야 한다고 봅니다. 모든 현안을 다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리고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합니다. 중장기 과제 가운데 핵심 의제를 설정해 국민을 설득해나가고 실천하려 해야 합니다. 이 시기에 새롭게 많은 것을 하려는 게 능사가 아닙니다.
지금은 무엇보다 당정 협력이 중요합니다. 저는 참여정부 시절에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고 정부의 추진력과 동력이 약화되는 걸 가까이서 지켜보았습니다. 그 때 정부-여당 관계가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당에서 정부를 공격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청와대의 국정 추진 동력이 굉장히 약화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레임덕의 열쇠는 당정 협력이라고 생각하고, 당정 간에 끊임없는 공감과 소통을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8월 하순에 있을 청와대·내각의 개편을 앞두고 문재인 정부의 인사 스타일에 어떤 변화를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제가 다 정확하게 알 수 있지 않지만, 문재인 정부는 여론에 떠밀리거나 국면전환용 인사는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문 대통령은 한번 일을 같이 하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같이 가며 계속 신임하는 스타일이고 그게 장점인 것 같습니다.

-그에 대해선 거꾸로 비판도 많습니다. 문제 인사를 빠르게 쳐내지 않고 감싼다, 친문끼리 회전문 인사를 한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당정청 인사를 너무 폐쇄적으로 한다는 지적인 거 같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2018년 지방선거를 끝나고 우리가 대통령께 야당 인사를 포함해 좀 더 다양한 인사를 내각에 발탁했으면 좋겠다고 건의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대통령께서 대안을 찾아오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야당에서 응하지 않아 전혀 진전이 안 된 측면이 있습니다. 결국은 탕평 인사를 통한 협치란 게 서로가 필요성을 인식해야 가능합니다. 야당의 동의와 협력이 필요한데, 잘 되지 않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래도 여당과 정부에서는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확실한 건 깜짝 인사를 통해 불리한 국면을 전환하는 방식은 채택하지 않고 있고, 이것도 충분한 장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담=한승동 기획주간
사진·정리=한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