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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인터뷰] 가덕도 관문공항-TK 통합공항 투 트랙으로

By | 2019년 7월 26일 | 정책, 정치

지난 6월 24일 부산상공회의소에서 “‘동남권 관문공항’으로 가덕도가 바람직하다”는 내용의 강연이 열렸다. 그런데 강연자가 부산시장도 아니고 부산 지역 국회의원도 아닌 송영길 의원이었다. 인천시장을 했고, 인천에서 4선 국회의원을 하고 있는 ‘수도권 정치인’이 왜 ‘가덕도 공항’ 찬성 강연에 나선 것일까. 딱 한 달 뒤인 7월 24일 송영길 의원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동남권 관문공항 문제에 대해 언제부터 관심을 가졌나?

“논란이 시작됐을 때 인천에서는 반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조그만 나라에서 관문 공항이 두 개나 있을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나도 처음에는 ‘반드시 필요한가’라는 의문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인천공항의 수요가 예측을 뛰어넘어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을 보면서 제2 관문공항의 필요성을 느껴 관심을 갖게 됐다. 인천공항은 3단계 확장으로 제2여객터미널이 문을 열었고, 곧 4단계 공사에도 착수해 수용 능력을 1억3000만 명까지 늘릴 예정이지만 2030년에는 포화 상태에 이를 것이다. 지금도 시간당 64대의 비행기가 뜨고 내리고 있다. 이미 포화 상태라고 봐도 된다. 인천뿐만 아니라 대구, 김해 모두 수요 예측이 틀렸다. 예측보다 실제 여객이 훨씬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미리미리 준비를 못 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 일본 하네다‧간사이 등은 빠르게 확충하고 있다. 공항을 짓는데 5~10년이 걸린다. 우리는 이미 늦었다. 지금이라도 빨리 결정해 준비해야 한다. 동남권 관문공항은 인천공항과 경쟁 관계가 아니라 상호 보완 관계다.”

-2016년 박근혜 정부는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을 냈다.

“그 때도 나는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비판했었다. 김해공항은 원래 군사용으로 건설된 공항이다. 돗대산 아래 숨겨 놔서 적의 미사일이나 포격을 막는데 제격이다. 기본적으로 군 공항에 민간 공항이 세 들어 있는 구조다. 군 출신 조종사들 이야기를 들어 보면 날렵한 전투기들은 장애물이 있어도 이착륙이 가능하지만, 대형 여객기나 화물기는 매우 어렵다고 한다. 특히 착륙 과정에서 유턴 하듯이 돌아 들어오는 ‘서클링’을 해야 하는데 바람이 남쪽에서 불어오면 아주 위험하다고 한다. 2002년 중국국제항공 돗대산 충돌 사고도 이 과정에서 일어났다. 대형기 이착륙을 위해 새로 만들기로 한 3.2킬로미터 활주로도 부산 방향으로는 승학산이 가로 막고 있고, 김해 방향은 경운산, 임호산, 오봉산 등 산 5개를 깎아야 한다. 도심 지역이어서 개발 제한 및 소음 피해 갈등도 상당할 것이다. 무엇보다 ‘V’자형 활주로인 점도 안전상 취약점이다. ‘11’자 활주로는 비행기들이 한 방향으로 이착륙을 하기 때문에 관제 실수에도 대형 사고를 막을 수 있지만, V자형 활주로는 만의 하나라도 관제 실수가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항공 사고는 단 한 번에도 대형 참사로 이어진다. 조종사들과 이야기 해보면 김해공항에 운항할 때는 정말 긴장되고 힘들다고 한다. 조종사들 전수 조사를 통해 다시 평가할 필요가 있다. 2016년에 아주 나쁜 결정을 했다.”

-당시 새 공항 후보지로 가덕도와 밀양이 경쟁을 벌였는데, 왜 가덕도인가.

“밀양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김해공항의 단점을 그대로 갖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해상 공항이 대세이고, 부산 신항이 인접해 있다는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소음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고, 장애물에서도 비교적 자유롭다. 추가 활주로 확장도 용이하다. 김해공항에 새로 만든다는 3.2킬로미터 활주로는 착륙 실패시 재이륙을 하기에도 부족하고, 미래 항공 수요에도 맞지 않는다. 간사이 공항은 활주로가 3.5킬로미터, 4킬로미터이다. 인천공항이 3.75킬로미터, 4킬로미터이다. 앞으로 초음속 대형 항공기가 도입될 텐데, 긴 활주로와 소음 피해에서 자유로운 공항이 필요하다. 도심에 붙어 있는 3.2킬로미터 활주로는 미래 지향적이지 않다. 10~30년 앞을 내다보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

-가덕도는 건설비용이 문제가 됐는데.

“간사이 공항은 인공섬을 만드는 방식이었지만, 가덕도는 섬 지형을 활용하기 때문에 그 정도로 들지 않는다. 또한 원래 계획은 동서 방향으로 활주로를 짓기 때문에 매립 비율이 높았지만, 남북 방향으로 건설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토목 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에 간사이 공항 건설 하던 때랑 단순 비교해서도 안 된다.”

-대구.경북의 반발이 거센데.

“동남권 관문공항 문제를 무조건 어느 한 곳에만 지어야 한다는 법은 없다. 대구‧경북 지역 수요도 500만이다. 현재 대구 공항은 공군기지인 K-2 비행장과 공유하고 있는데, 2014년 153만이던 대구공항 이용객이 불과 4년 만인 2018년 400만을 돌파했다. 2019년에는 500만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역시 LCC가 활성화 되면서 예측을 훨씬 뛰어 넘은 폭발적인 증가다. 현재 대구공항 여객 처리 능력이 375만이다. 그래서 이전을 추진 중이다. 대구‧경북 지역을 가덕도의 동남권 관문공항으로 묶을 것 없이 더 가까운 곳에 별도의 대구경북권 통합공항을 추진하면 된다. 수요가 충분하기 때문에 흑자 운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굳이 가덕도 신공항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

-지금의 수요 폭발은 LCC 활성화 결과인데, 앞으로 더 늘어날 여지가 있나.

“2016년 논란 때 실사를 한 프랑스 ADPi의 수요예측이 잘 못 됐다. LCC가 본격화 후 서비스 단순화로 가격이 내려가면서 LCC가 국내 여객의 60%, 해외 여객의 24%를 담당하게 됐다. 앞으로 이 비율은 더 높아질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의 여권 보유율은 44%로 미국보다 높다. 1년에 한 번 비행기를 타던 사람들이 두 번, 세 번 타게 되면 항공 수요도 두 배, 세 배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렇게 밖으로 나가는 자국민 외에도 중국과 인도를 특별히 눈여겨봐야 한다. 중국 국민의 여권 보유율은 6%, 인도 국민의 여권 보유율은 5.5%이다. 현재 중국의 1인당 GDP가 1만 달러 수준인데, 앞으로 2~3만 달러로 올라가면 여권 보유율이 30%를 넘어갈 것이고, 엄청난 해외여행 수요가 생길 것이다.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 해외 불법체류 유인이 감소할 것이기 때문에 비자 면제를 고려해볼 수 있다. 인도도 마찬가지이다. 얼마 전 인도에 출장을 다녀왔는데, 현재 공항이 100개가 있는데 5년 안에 200개를 더 짓는다고 하더라. 인도의 경제 발전 속도를 보면 인도도 해외여행 수요가 급격히 증가할 것이다. 지금 당장이라도 단체 여행객을 대상으로는 여행사에게 책임을 지우는 방식으로 단체 비자 면제를 실시할 수도 있다. 간사이 공항에 LCC 전용 터미널이 생기면서 오사카, 교토, 고베 등 간사이 지방 관광 수요가 폭발했는데, 부산-거제-통영-사천-남해-여수-순천으로 이어지는 우리나라 동남해안 관광 벨트도 충분히 해외 관광객 유치 잠재력을 갖고 있다.”

-인천공항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은 환승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부울경 지역의 수요가 충분하다는 점이 장점이다. 수요가 있기 때문에 핀에어 같은 곳에서 김해공항 직항 노선을 취항하는 것이다. 중동 지역 항공사들도 더 많이 취항하려 할 것이다. 그러나 김해공항은 매년 예측치를 넘어선 수요 증가를 나타내고 있고 지금도 포화 상태다. 일본 간사이 공항은 주변의 한신공업지대의 수요와 저비용항공(LCC)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흑자로 돌아섰다. 가덕도 공항은 부산 신항의 물류 수요와 부울경 800만에 여수, 순천을 더하면 1000만 명의 배후 수요가 있다. 김천에서 거제까지 KTX를 설치하기로 해 중부 내륙 지방에서의 접근성도 더 좋아졌다. 1000만 명의 배후 수요가 있으면 공항의 노선 배정 등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 지금 김해공항에 40여 개 노선이 있는데 취항 지역과 편수가 획기적으로 늘어나면 대기 시간이 짧아져 동아시아 지역 환승 수요도 끌어들일 수 있다. 지금도 인천공항에는 환승을 목적으로 들어오는 중국 동북3성 지역 주민들이 상당하다. 일본 규슈에서도 온다. 공항은 앞으로 부익부 빈익빈이 될 것이다. 허브 공항 중에서도 환승 노선이 많고 서비스가 편리한 공항은 앞으로 더 커지고, 경쟁에서 밀리는 허브 공항은 도태될 것이다.”

-부산시장과 부산 지역 상공인들은 가덕도 공항에 대한 기대가 큰 것 같다. 인천시장 시절에는 공항이 어떤 역할을 했나.

“송도에 바이오 집적단지를 만드는 등 첨단산업 유치가 가능했던 이유는 20분 거리에 인천공항이 있었던 덕분이다. 첨단산업 제품은 항공으로 운송하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첨단지식산업은 출장 등 사람의 이동이 잦기 때문에 제대로 된 공항이 가까이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고부가가치 첨단 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허브 역할을 하는 관문 공항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그 쪽에 있다. 무엇보다 부산 신항이라는 동북아 거점 허브 항만과의 인접성이 큰 시너지를 낼 것이다.”

-인천에서 국회의원을 오래 하고 인천시장을 했기 때문에 인천공항의 역사를 가까이에서 지켜봐왔다.

“처음 인천공항을 지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도 ‘김포공항을 확장하면 된다’는 주장을 하던 사람들이 있다.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이야기이다. 결국 완전 새로 짓기로 했는데, 노태우 정부는 원래 시화호 근처에 만들려고 했다. 거주 인구도 많고 표심을 잡으려고 계산한 것이다. 하지만 결국 포기하고 영종도와 용유도 사이를 간척해 인천공항을 지었다.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정말 잘한 결정이다. 그런데 내가 인천시장을 하던 이명박 정부 때 인천공항 지분 49%를 매각하려고 했다. 그거 막느라 엄청 고생을 했다. 지금 인천공항 당기 순이익이 1조 원이다. 고스란히 중앙정부에 재정으로 들어간다. 지분을 매각했으면 막대한 이익이 외국계 투자 회사로 빠져나갔을 것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인천공항 건설 당시 인천시나 인천지역 상공인들의 자금을 투자하지 않은 것이다. 5%라도 지분을 투자했으면 인천 살림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됐을 것이다. 유럽의 허브 공항 역할을 하는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공항 같은 경우는 지역 사회와 잘 연계돼 있다. 다만 인천공항이 2만여 명의 고용을 창출하고 있고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점은 다행이다. 오거돈 시장과 부산 지역 상공인들도 관문공항 직접 투자를 고려해야 한다.”

-동남권 관문공항을 단순히 ‘지역 사업’으로만 보기 때문에 지역 간의 갈등만 유발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동남권 관문공항은 지역 경제를 활성화 시켜 지역균형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그에 앞서 국가적 차원에서 봐야 한다. 우선, 포화 상태에 이른 인천공항 수요를 감당할 제2 관문공항이 필요하다. 또한 인천공항이 악천후 등 천재지변으로 일시적으로 기능이 마비됐을 때 동일한 기능을 제공할 수 있는 대체 공항 차원에서도 제2 관문공항이 필요하기도 하다. 2016년에 이미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을 냈던 국토교통부 공무원들은 정권이 바뀌었어도 자기가 내린 결론을 스스로 뒤집기 힘들 것이다. 게다가 무안공항, 양양공항 등 실패한 공항 투자 사례가 있기 때문에 여론이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 공항과 동남권 관문공항의 배후 수요의 규모는 차원이 다르다. 총리실에서 이 문제를 재검토하기로 한 것은 다행스럽지만, 내년 총선까지 끌면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만 커질 것이다. 다시 잘 못된 결정을 하는 우를 피하기 위해 올해 안에는 반드시 결론을 내려야 한다.”

인터뷰: 김하영 / 피렌체의 식탁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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