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염 처리수? 원전 사고에 의해 오염된 물... 오염수가 맞아✔ 오염수 해양 투기 85% 반대.. 여야, 좌우 아닌 민생 문제✔ ‘공정과 상식’ 어긋난 3無 시찰단, 오염수 투기 계획에 면죄부✔ 오염수 투기 우리만의 문제 아냐... 세계 시민사회 연대해야✔ 환경연합, 어민·먹거리·환경단체와 연대 넘어 국제적 대응도 준비

<박지원의 식탁> 시즌 2 11화 방송 바로 가기

지난 5월 7일 한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이 제안해 파견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시찰단이 5박6일 일정을 마치고 26일 귀국한다. 출발 전부터 오염수 안전성 평가와는 무관하다는 공언에 걸맞게 결국 오는 7월로 예상되는 일본의 오염수 해양 투기에 들러리 노릇만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우리 국민의 오염수 방류 반대 여론은 여전히 거세다. 김춘이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처리수 방류가 아니라 오염수 투기”라며 “생명의 원천인 바다에 안전성 점검 없이 투기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비판한다. ‘박지원의 식탁’ 시즌 2 11회에서는 김춘이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을 초대해, 오염수 투기의 문제점과 반대 행동 대응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김보협: 실장님, 오늘도 안녕하지 못하시죠? 윤석열 정부 들어 압수수색이 몇 번째인가요?

박지원: 두 번째입니다. 지난번에는 핸드폰과 수첩. 이번에는 핸드폰이 압수수색 됐어요. 제 핸드폰이 팔자가 기구한 것 같아요. 지난번에는 검찰에 휴가를 보냈다가 이번에는 경찰에 또 여름 휴가를 보냈습니다. 제가 핸드폰이 압수됐다 그러면 저와 전화, 문자 주고받은 거 다 들여다보는 것 아니냐 걱정하는데, 걱정할 건 없습니다. 제가 봉인해서 주면 제 변호사가 가서 포렌식을 할 때 입회합니다. 그래서 별건 등은 보지 못합니다.

김보협: 실장님은 참 대인이세요. 그 와중에 압수수색 나온 경찰을 칭찬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셨어요. 친절한 경찰의 대민 업무에 경의를 표한다고. 지난 검찰 압수수색 때도 그러셨죠?

박지원: 경찰 네 분이 왔더라고요. 제 손자가 아직 학교를 안 갔다 했더니 그대로 앉아 계시더라고요. 손자가 나가니까 저에게 설명 하길래 “이 폰은 내가 국정원장 할 때 쓰던 것이 아니다. 그래도 그거라도 가져가라” 했어요. 물론 다 둘러봤는데, 다른 게 뭐가 있겠어요? 사실 저는 현실 정치를 나가느냐 안 나가느냐 상당한 고민을 했는데,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부로 나를 총선 현장으로 내보내는구나 싶더라고요. 저는 총선 출마를 합니다.

김보협: 중요한 발언이네요. 지역 여쭤봐도 되나요?

박지원: 결정하지 않았어요. 어쨌든 총선에서 한 번 붙자 말씀드립니다.

김보협: 국가정보원 산하 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에 예전 보좌진이었던 사람을 취업시켰다는 혐의인데요. 제가 알기로는 엄청난 전문성을 가진 연구기관은 아닌 걸로 아는데. 다 실장님이나 서훈 전 원장 망신주기 차원 아닌가요?

박지원: 저는 당시 절차를 밟았지만 문제 삼는 것은 수용합니다. 그러니 경찰 수사에도 협력할 것이고, 기소하면 재판정에 나가서 재판도 받아야죠. 과거에도 15년 검찰 조사를 받아봤고, 재판을 받아왔기 때문에 누가 물으면 나는 재판 받는 재미로 산다고 답해요.

시위 진압 물대포 다시 등장하나... 강 대 강 대치 속 혼란 가중될 것

김보협: ‘이주의 짤’은 좀 가슴 아픈 사진입니다. 2015년 11월 민중총궐기 때이고 이날 농민 백남기 님이 물대포에 맞아 쓰러졌고 결국 이듬해에 돌아가셨습니다. 이날 이후 시위 현장에서 물대포가 사라졌는데요. 2016년 박근혜 탄핵을 끌어낸 평화적인 촛불집회, 그리고 최근에는 노동 관련 집회도 평화적인 방식으로 정착됐는데, 최근 윤 대통령이 불법집회 강경대응을 언급한 이후로 경찰이 강제해산 훈련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정치, 민생경제, 외교안보 등 모든 게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고 있는데 시위 진압도 예전 방식으로 돌아가겠다는 걸까요?

박지원: 윤석열 대통령의 특징은 뭐든지 '강 대 강'입니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도 강하게 대치하는 것을 좋아하더라고요. 집회·결사의 자유,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 보장이 민주주의의 시작 아니에요?

김보협: 윤 대통령은 입만 열면 자유, 자유 하시는데...

박지원: 그러니까요. 자유와 헌법정신을 강조하는데, 집회·결사의 자유도 헌법에 있습니다. 물론 불법 폭력 시위를 하는 것은 잘못됐습니다. 하지만 무조건 강하게 진압한다? 백남기 농민 때 물대포 시위를 하던 경찰 간부들이 책임지고 징계 받았어요. 지금 이런 식이면 그분들 처벌은 어떻게 되는 거죠?

김보협: 경찰 면책 범위를 넓힌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박지원: 윤 대통령의 자유가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는 모르지만, 헌법정신에서 출발했을 겁니다. 법조인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헌법을 잘 알 거 아니에요? 그런데 이번에 과거 불법 시위한 단체는 시위를 못 하게 한다? 또 야간시위는 못 하게 한다? 이것은 헌재에서 불합치 판결이 난 거예요. 그걸 또 반복한다니 윤석열 민주주의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한심하게 생각합니다.

김보협: 강하게 탄압하면 시위하는 쪽에서 강하게 맞서겠죠. 그럼 예전처럼 불상사가 날지도 몰라요.

박지원: 그걸 보며 일부 극우세력들은 지지율이 결집해요. 따라서 당분간 시위에 강 대 강으로 대처하고, 한미일 정상회담 이슈 때문에 윤 대통령 지지도는 어느 정도 올라갈 거예요. 그렇지만 의미 있는 상승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김보협: 윤 대통령이 지지율 문제도 있겠지만 매주 토요일 서울 시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촛불집회, 그리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한 미온적인 대처 등으로 시민들의 시위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미리 겁주려는 거 아닐까 싶은데요.

박지원: 예컨대 노동 개혁을 하면 노조가 임투, 춘투 합쳐서 커질 겁니다. 정치투쟁으로 옮겨가면 왜 노조가 정치투쟁 하느냐 이렇게 이야기하겠지만 시민사회단체, 종교 다 나서잖아요? 이러면 나라가 굉장히 어지러워지는 겁니다. 어젯밤에 전세사기 피해자 한 분이 극단적 선택을 하셨더라고요. 인천에서만 네 번째예요. 또 얼마 전에 노동자 분신 자살 사건이 있었잖아요. 나라가 걱정돼서 저도 어제 잠을 못 잤습니다. 이런 식으로 갈등을 조장하고 분열을 조장해서 초법적인 일을 하려고 하면 윤 대통령이 성공할 수 있을까요? 우려스럽습니다.

먹거리도 위협하는 핵 오염수 해양 투기, 막기 위해 모였다

김보협: 오늘 메인 이슈로 넘어가 볼까요? 원전 오염수 관련해 우리 정부 시찰단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 그리고 알프스라고 불리는 다핵종제거설비 등을 둘러보고 26일 귀국합니다. 오염수 해양 투기의 문제점, 그리고 다음 달로 예상되는 오염수 투기를 막을 방법 등을 얘기해 보려고 전문가 한 분 모셨습니다. 환경운동연합 김춘이 사무총장님입니다.

김춘이: 반갑습니다. 환경운동연합에서 일하는 김춘이 사무총장이고요. 지금 이슈가 되고 있는 일본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공동행동에서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김춘이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박지원: 먼저 오염수입니까? 핵 폐수입니까? 처리수입니까?

김춘이: 우선 처리수는 절대 아니죠. 윤 정부가 그 단어를 고집하는 이유는 뻔합니다. 처리됐으니까 방류해도 된다고 이야기하고 싶은 거죠. 처리수는 당연히 말이 안 되고, 저희는 핵으로 오염된 물이다, 해서 핵 오염수라고 부르는 것이 맞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 방사성 오염수라고도 이야기합니다.

김보협: 그럼 오늘부터 핵 오염수라고 부르겠습니다. 먼저 간단한 질문부터 드릴게요. 지난주 토요일이죠, 5월 20일 서울시청 부근에서 열린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집회에 갔는데요. 그전에는 해양 방류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습니까? 방류에서 투기로 바뀐 계기가 있나요?

김춘이: 방류는 물을 그냥 흘려보낸다는 의미이고, 투기는 하려고 하는 사람의 직접적 목적, 의도가 많이 개입돼 있죠. 국제 전문가들이 정상적인 원전 가동을 하다가 나오는 경우 방류할 수 있는데, 후쿠시마 오염수는 사고원전에서 나온 오염수잖아요. 따라서 “방류가 아니라 투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희도 방류 표현을 쓰다가 투기, 영어로는 '덤핑(Dumping)'이라고 명명하고 있습니다.

김보협: 토요일에 집회 나가보니 그동안 광화문 집회에서 자주 못 봤던 깃발들이 많아서 놀랐어요. 환경운동연합뿐만 아니라 한살림, 두레생협 지역지부 등이 많이 나왔는데, 아무래도 건강이나 먹거리 문제와 직결되다 보니 친환경 먹거리 관련 시민사회단체 쪽에서도 많이 참여한 거겠죠?

김춘이: 그렇습니다. 방사성 오염수 문제는 사실 환경문제만은 아니잖아요. 우리 인체 건강과 어민 생계, 특히 먹거리와도 관계되는 문제이다 보니 관련 단체에서 많이 나왔습니다. 오염수가 우리 해역에 들어오면 풍부한 해산물이 오염되기 때문에 걱정하는 거죠. 1만 명 정도 참석했습니다.

김보협: 해당 단체들이 공동행동에 조직적으로 결합해 있나요?

김춘이: 대부분 들어와 있는 상태고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박지원: 제가 이 문제를 정치권에서 사실상 가장 먼저 언급했어요. 최근에 제 고향 전남 진도·해남·완도·신안·목포, 충남 당진, 제주도 등을 다녀왔는데, “오염수 방류하면 우리는 다 죽는다. 어민들은 다 죽는다”라고 호소합니다. 저한테 막아달라고 절규하시더라고요.

젊은 주부들을 만나보니, 후쿠시마 오염수를 먹고 자란 농수산물을 어떻게 우리 아이들 학교 급식에, 가정 식탁에 올리느냐고 물어요. 우리 어른들은 대대로 이어지는 원자병의 폐해를 보아왔으니까 잘 알잖아요. 굉장히 심각한 문제입니다. 저 나름대로는 민주당 의원들에게 어민들에게 이야기를 듣고 문제점을 지적하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급식 업소, 주부들을 만나서 이야기하라고 했습니다. 환경운동연합에서 나서줘서 환경 파괴도 막고 먹거리 오염도 막고 굉장히 잘한 일입니다. 박수를 보냅니다.

오염수 투기 반대 여론 85.4%에 달해... 보수 시민도 80%나 반대

김보협: 환경운동연합이 최근에 오염수 해양방류 관련해 설문조사를 하셨죠? 여론조사를 통해 확인된 민심이 궁금한데요.

김춘이: 5월 19일부터 2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에게 물었습니다. 첫 번째 질문은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 반대하느냐‘인데요. 85.4%가 반대했습니다. 그 중에서 유의미한 건 여성의 91%가 반대, 남성은 80%가 반대했어요. 여성이 남성보다 위험을 많이 감지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고요. 또 정치 성향이 보수라고 밝힌 사람도 80%나 투기에 반대했습니다. 결국 이 문제는 진영이 없는 민생이라는 걸 방증합니다. 윤 대통령이 그렇게 강조하는 민생인데, 왜 귀 기울이지 않는지 모르겠어요.

사진: 환경운동연합

또 후쿠시마 오염수 안전성에 대한 일본 정부의 주장을 ‘신뢰하지 않는다’가 79%였고요.

사진: 환경운동연합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방안을 두고는 ‘지상 처분 시설을 만들어 장기 보관해야 한다’에 78.3%가 동의했습니다. 이는 한일 시민사회가 해양 투기 대신 대안으로 제시하는 방안입니다.

사진: 환경운동연합

중요한 질문이 하나 더 있는데요.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시 수산물 소비 의향’을 묻는 질문에 72%나 수산물 소비가 줄어들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사진: 환경운동연합

어민들이 고민하고 계시는 내용도 설문조사에 담았는데요.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시 수산물 정책 방향’을 묻는 질문에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를 확대·강화해야 한다는 응답이 61.6%를 기록했습니다. 시찰단이 가면 뭐합니까? 다들 이렇게 반대하고 있는데.

사진: 환경운동연합

박지원: 정치권에서 “40%의 반대는 100% 찬성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거든요. 우리 국민의 85.4%가 오염수 투기를 반대한다는 건 엄청난 숫자입니다. 사실상 100%가 반대한다고 볼 수 있어요. 이러면 윤석열 대통령이 반대하지 않을까요?

김춘이: 이렇게까지 나오는데도 투기를 찬성하면, 온 국민이 들고 일어나겠죠.

김보협: 이번 여론조사 결과가 화제가 되면 대통령실의 입장은 뻔합니다. 정치적 색채가 강한 좌파 환경단체가 이상한 여론조사 기관을 동원해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말할 겁니다.

상식적이지 않은 3시찰단, 일본 시간표에 놀아나는 윤 정부

김보협: 실장님, 한덕수 국무총리나 시찰단장은 이번 시찰단이 일본에 가기 전부터 안전성 검증을 위한 건 아니라고 계속 선을 그었잖아요. 그러면 실장님 말씀대로 오염수한테 인사하러 간 관광단 아녜요?

박지원: 이번 시찰단은 “안녕하십니까? 오염수님.” 인사하고 오는 관광단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왜 단장 외에는 명단도, 얼굴도 공개하지 못하고 시찰단이 기자들에게서 도망 다녀요?

김춘이: 시찰단의 역할이라는 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죠. 진짜 가서 그냥 인사만 하고 돌아온다는 걸 다 아는데, 그걸 보내는 윤 대통령 의도가 빤히 보입니다.

김보협: 여론조사에서 추정컨대 최소한 70~80% 이상의 국민들이 이번 시찰단이 무의미한 들러리를 서주고 있다는 주장에 동의하실 것 같아요. 총장님 보시기에 무엇이 가장 문제이고, 하필 왜 이 시점이라고 보세요?

김춘이: 제가 타임라인을 쭉 봤어요. 3월 16~17일 한일 정상회담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4월 6일에 IAEA(국제원자력기구) 중간보고서가 나왔습니다. 그 후에 또 5월 7일 한일 정상회담이 있었어요. 거기서 시찰단을 보내겠다 결정한 거잖아요. 5월 19~20일에는 G7 정상회의가 있었는데, 정상들이 오염수 방류에 대한 IAEA의 안전성 검증을 지지한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한국 정부 시찰단이 5월 22일부터 26일까지 방문시찰을 합니다. 이제 6월 달에 국제원자력기구 최종보고서가 나올 예정이고요.

일본 정부는 3월부터 7월까지 모든 시간표를 짜놓았던 거예요. 준비를 세심하게 하고 있는데 거기에 우리 정부가 걸려든 겁니다. 너무나도 뻔히 보이는 술수에 한국 정부가 걸려든 겁니다. 그래서 과연 몰랐느냐? 알고 잡은 것 아니냐? 이런 이야기를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박지원: 결과론적으로 사무총장님 말씀대로 G7 정상회의를 앞두고 기시다 총리의 타임테이블에 따라 전개된 겁니다. 여기에 1등 공신 들러리가 윤석열 대통령이에요. 제가 금년 초부터 미국에 국빈방문 간다길래 “공짜 점심은 없다는 미국 말이 있는데, 엄청나게 비싼 점심값을 내고 올 것이다” 했잖아요? 그 때 바이든 대통령이 한일 정상회담을 조정해 준 거예요. 오염수 해양 투기를 위해 가장 가까운 나라인 우리 대한민국이 들러리 서서 G7 정상회의에서 동의하는데 역할을 해준 것이죠.

김보협: 가장 인접국인 한국도 이렇게 적극적으로 하는데 반대할 수 없다는 여론을 만드는?

박지원: 그리고 IAEA 보고서는 뻔합니다. 미국과 IAEA가 이미 실질적으로 오염수 투기에 동의하고 있는 거 아닌가요? IAEA 전 사무총장이 일본인인데다가 (재정적) 공헌도가 일본이 두 번째, 미국이 첫 번째입니다. 제가 이번 G7 정상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오염수 투기 문제를 두고 웃통 벗고 싸워서 막아야 한다고 했는데, 오히려 수산물 수입 이야기가 또 나오네요.

김보협: 시찰단이 암행하고 있는데, 시찰단장은 우선 시찰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합니다. 그렇다면 돌아와서 국민들에게 혹은 국회에 와서 시찰단 활동 보고를 할까요?

박지원: 형식적으로는 하리라고 봐요. 그리고 믿으라고 하겠죠. 그런데 윤 대통령이 취임 때부터 공정과 상식을 강조했잖아요. 이 시찰단은 공정하지도 않지만 상식적으로 안 되는 거예요. 민주당이 잘 지적했는데요. 시료 채취 없고, 야당 추천 민간 전문가도 없고, 언론 검증 없는 '3무(無)' 깜깜이 시찰단이라고요. 이러한 것만 잘 갖췄어도 국민들이 그래도 무게를 둘 것 아니에요. 이런 식이면 누가 믿겠어요?

박지원 전 국정원장

김춘이: 시찰단이 세금을 쓰고 갔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발표를 해야 하고 안 하면 요구해야 된다고 봅니다. 그래서 그들이 해양 투기를 허용하는 시찰단이었는지 아니었는지 대한민국 역사에 분명히 남겨야 합니다.

김보협: 대만도 시찰단 다녀온 뒤에 해양수산물 수입을 재개했는데... 그래도 대만은 시설만 둘러본 게 아니라 어민들, 단체도 만나고 간담회도 직접 했더라고요. 그런데 우리 시찰단은 아예 그런 것도 없네요.

알프스(ALPS)? 성능 결함 있는 설비... 청정 이미지에 속아선 안 돼

김보협: 시찰단이 둘러보는 시설 중에 알프스라는 거 있잖아요? 다핵종제거설비인데, 'Advanced Liquid Processing System' 앞 글자를 따서 'ALPS'라고 한답니다. 이 단어는 원래 보편적으로 쓰이는 말인가요? 핵을 뜻하는 뉴클리어는 없고, 알프스 하면 떠오르는 청정의 이미지만 갖다 쓰고 싶어서 일본이 만든 조어는 아닌가요?

김춘이: 일본이 만든 표현입니다. 일본이 2013년에 이 처리시설을 개발했는데 성능이 별로 안 좋았답니다. 그래서 2014년에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해요. 그런데 필터가 구멍 난 채로 가동돼서 처리할 때마다 문제가 발생했대요.

김보협: 방사능 물질을 걸러주는 정수기 역할을 해야 하는데, 필터에 구멍이 뚫려서 다 빠져나갔다는 말씀이죠?

김춘이: 그렇죠. 필터가 구멍 난 채로 가동되는 문제가 계속 있었는데, 지금은 성능이 100% 발휘가 안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만약 그 시스템이 99% 성능이라 해도 실제 현장에서는 변수가 많아서 원래 설계한 성능의 55%만 유효하다고 해요. 그 정도로 불안하다는 이야기죠. 그 불안한 것에 미국도, IAEA도, 일본도, 우리나라도 나름 잘 처리했다고 믿고 가는 거예요. 55%의 성능으로 처리된 물이 해양 투기 된다고 생각해보세요. 있을 수나 있는 일일까요? 말씀하신대로 알프스 하니까 청정한 느낌이 드는데 시민 여러분 속으면 절대 안 됩니다. 알프스는 성능 불량의 처리시설이라는 것만 기억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김보협: 다음 달이면 IAEA 최종 보고서가 나올 예정인데, 국민의힘을 포함해 몇몇 분들은 우리의 우려가 광우병 괴담과 같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원전 오염수 처리가 덜 되더라도 지구의 70%가 바다고 많은 바닷물 속에 오염수가 조금 섞여 들어간다고 한들 인체 건강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 이런 주장도 하잖아요. 총장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춘이: 도쿄전력은 정한 기준치보다 훨씬 낮아지도록 처리하고 희석해서 방출한다, 안전하다고 강조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일반적 오염물질이 아니잖아요. 사실 방사능 물질은 무색, 무취, 무형입니다. 보이지 않고 냄새가 없기 때문에 위험해요. 또 아무리 처리 잘해서 내보낸다 해도 본질은 무엇입니까? 방사능 물질이잖아요. 원자로가 망가졌어요. 녹아내린 핵연료 덩어리가 있어요. 이런 것들을 어떻게 처리할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또 오염수 투기가 올해 끝나는 게 아니잖아요. 30년 걸리고 전문가들은 100년 걸릴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러한 문제를 안전성 점검 하나도 없이 방류부터 한다? 바다가 생명의 원천인데, 바다를 더럽히는 후안무치한 행위에 우리 정부가 맞장구치고 있다는 사실이 국민을 힘들게 하고 저도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박지원: 저는 광우병 문제에 대해 첨언하겠습니다. 이명박 정부 때 광화문에서 촛불집회가 열리니까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 뒷산에 올라 함께 노래를 불렀다고 합니다. 많은 이들이 광우병 문제를 두고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하는데 저는 결단을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그 때 미국 시민들이 먹는 쇠고기를 들여오자 해서 30개월령 미만 소만 수입하자는 주장을 했죠. 당시 이 대통령이 받아들여 30개월령 미만 소만 수입했기 때문에 광우병 문제가 해결됐습니다. 국민의힘에서 광우병 괴담이라고 비판해도 민주당에서 반박을 못해서 답답한데, 우리 국민들도 광우병 괴담 비난에 속지 말아야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도 한남동 공관 뒷산에 올라 한 번 국민들의 소리를 들어봐야 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당시 30개월령 미만 수입 결단했듯이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하지 못하도록 결단으로 반대해야 합니다.

김춘이: 사실 원폭이 투하된 곳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잖아요. 일본은 원폭 피해를 직접 경험한 나라잖아요. 피해자들은 그때 입은 피폭으로 세대를 거쳐 병이 전이되고 있는데, 저는 일본이야말로 국제사회에 핵은 위험하다고 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자신들의 경험과 별개로 실행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흔히 “오염수 안전하면 너희나 마셔”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시민단체를 포함해 성숙한 시민들은 “위험하니까 일본도 마셔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있거든요. 성숙한 한국 시민의 자세가 널리 전파돼야 합니다. 일본도 선한 시민들이 있거든요. 그들과 연대해 “핵물질은 위험하니 절대 안 돼. 일본, 한국 누구도 마셔선 안 돼” 이런 캠페인을 전개하려고 합니다.

김보협: 어제 국회에서도 허용치 이상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마셔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를 했어요. 당연히 상식인 거고요. 시찰단 활동 이후 뻔히 예상되는 경로는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더라도 우리 국민의 건강을 해칠 위험성은 낮다, IAEA의 과학적 검증도 통과했다고 하면서 한국 정부는 일본의 오염 처리수 방류를 반대하지 않는다, 이렇게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 시민들이 거세게 반대한다고 해도 결국 그대로 가는 거 아니에요? 막을 방법이 정말 없을까요?

김보협 진행자

김춘이: 방법 이전에 정부는 그렇게 안전하다고 이야기할 거잖아요. 저희는 묻고 싶은 게 오염수가 안전하다면 도쿄전력 본사로 옮겨서 30~40년 쓰면 되잖아요. 일본 정부가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물질이면 왜 버리려 합니까? 안전하지 않기 때문이잖아요.

박지원: 오염수 투기를 반대할 수 있는 사람은 유일하게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밖에 없습니다. 김건희 여사와 통할 수 있으면 거기다 이야기하면 잘 들을 거예요.

김춘이: 언제 메디치미디어에서 불러주면 안 될까요? 김건희 여사가 유기견이나 플라스틱 문제에 관심이 많으시다고 들었어요. 그런 내용에 관심이 있는 분이면 방사능 오염수에도 관심이 있으실 것 같아서 그 분께 이런 제안을 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아요.

68일 세계 해양의 날 맞아 오염수 투기 반대 행동 연다

김보협: 오는 6월 8일이 세계 해양의 날이잖아요? 이날 즈음해 환경운동연합을 포함해 시민사회단체의 오염수 투기 반대 행동이 더 커지겠죠?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해 주세요.

김춘이: 6월 8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해양의 날이거든요. 그 날짜에 맞춰 행동을 조직했습니다. 그날은 전 세계 환경단체들, 또 바다를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는 단체도 함께할 거고 한국에서는 어민들 연합회가 있는데요. 330개 단체 회원 5만 명이라고 합니다. 그분들이 서울에 올라와서 3000명 이상이 집결해 집회할 계획이 있습니다. 그분들이 만든 구호를 봤어요. ‘어민들이여, 조업을 멈추고 가자! 서울로’. 조업이 생계와 굉장히 밀접함에도 불구하고 조업을 멈추고 서울로 온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절박한지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6월 8일 오후 2시 청계광장 집회입니다.

향후 계획은 사실 이 계획이 성사될지는 모르겠지만, 프란치스코 교황님께도 한 번 목소리를 전달하고자 노력할 것이고요. 일본이 이렇게 하는 데에 뒷배는 미국이잖아요. 미국 정부, 바이든을 중심으로 청원 편지도 보낼 생각이 있습니다. 일본 정부가 국제적인 목소리에는 약하다고 하니 국제적인 반대 목소리들을 조직해 보려고 합니다. 국내에서도 다양하게 시민들과 함께 운동을 펼쳐나갈 것이고요. 저희가 교황에게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염수 투기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의 이슈인 만큼 교황께 이슈를 전달하는 것은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보협: 총장님, 못하신 말씀 있으면 자유롭게 해주시죠.

김춘이: 5월 10일에 ‘일본 후쿠시마 핵 오염수 해양투기 대응 국제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그 자리에 일본 반핵정보자료실 반 히데유키 대표가 오셨는데, 그 분의 발언을 듣고 감명 받았어요. 그 분이 “제주와 여수에 다녀왔는데, 한국에서 오염수 투기 관련해서 이렇게 걱정하고 반대가 많은 줄은 몰랐다. 한일 양국 국민 다수가 반대하고 있는데 언론이 잘 다뤄주지 않는다”고 하셨어요. 그 분도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을 상대로 싸우고 있는데 “한국 사람들이 열심히 반대하고 싸우는 에너지를 받아 일본에 가서 다시 적극적으로 싸우겠다”고 말씀 하시는데, 저 역시 힘이 나더라고요. 운동이라는 게 에너지를 서로 주고받는 것이구나라고 느꼈습니다.

박지원: 저는 정치권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를 맨 처음부터 지금까지 거론하고 있는데, 동지를 만나서 기쁩니다. 함께 우리 뜻이 관철될 수 있도록 밀어갑시다.

김보협: 오늘은 환경운동연합 김춘이 사무총장님 모시고 임박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의 문제점과 이를 저지할 방법 등에 관해 얘기 나눠봤습니다. 해양 투기 시점이 다가올수록 이를 반대하는 시민들의 움직임도 커질 거 같은데요. 대규모 시위를 강제 해산 하겠다고 물대포와 최루탄이 다시 등장하는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

※ 본 텍스트는 <박지원의 식탁> 방송 내용을 읽기 쉽게 정리한 것으로, 출연자의 실제 발언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보다 정확한 내용은 영상(메디치미디어 유튜브)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초대손님 김춘이는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1995년부터 국내외 환경 이슈를 다룬 활동가로, 사회적 의제를 이끄는 환경운동연합, 행동하는 환경운동연합, 연대하고 협력하는 환경운동연합을 표방하고 있다. 대만 핵폐기물 북한 반입 반대, 새만금 살리기, 4대강, 습지보전 및 DMZ 보전, 지속가능발전 목표 등의 분야에서 역할해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