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들이 Z세대를 알어?’ 원로배우 신구의 유명한 햄버거 광고를 패러디해 던져보는 질문이다. 현재 10대 초반에서 20대 후반까지를 칭하는 Z세대는 흔히 ‘완벽한 신인류’로 불리며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다양한 사회적 이슈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Z세대의 정체성이 무엇인지를 놓고 갑론을박도 뜨겁다.한국리서치의 수석연구원인 이동한 필자는 Z세대와 윗세대를 대상으로 Z세대의 성향, 삶의 가치, 직업 선택의 기준을 묻는 여론조사를 벌여, Z세대의 실체에 한 발 더 다가선다. Z세대에 대한 오해와 진실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편집자 주]

✔ 기성세대, Z세대에 대해 오해와 선입견 품고 있어✔ Z세대, '안전'과 '순응'을 다른 가치보다 중요시해✔ 사회 기여와 공익 실현은 직업 선택의 중요 요소✔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Z세대 특성 이해할 수 있어

사진: 셔터스톡

태어난 시점에 따라 세대를 구분하고, 세대별 특징을 비교하는 건 사회 연구의 보편적인 방법이다. 다양한 세대 중, 우리나라에서 최근 가장 큰 관심을 받는 대상은 Z세대다. 연구자에 따라 조금씩 정의가 다르지만, Z세대는 보통 1995~1997년부터 2000년대 중후반(혹은 2010년 초반) 사이에 태어난 사람을 가리킨다. 현재 10대 초중반에서 20대 후반까지다.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전도유망한 세대이며, 가장 최근 성인이 되어 사회에 진입한 세대이기도 하다.

‘Z세대’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몇 가지 떠오르는 특징이 있다. 기성세대는 나름의 관찰과 연구를 통해 Z세대를 정의하고, 다양한 특징을 찾아냈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다’, ‘공정성에 민감하다’, ‘자기 주장이 확실하다’ 등의 이미지는 이러한 노력의 결과이다. 언론과 인터넷, SNS 등에서 자주 ‘Z세대의 특징’으로 소개되는 몇 가지는 보편적인 사실처럼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아무리 적게 잡아도 수백만 명에 달하는 Z세대가 모두 비슷한 특징을 갖는다고 일반화하는 건 다소 위험해 보인다. 물론 정말로 Z세대 다수가 공유하는 특징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다른 세대와는 달리 Z세대만이 유일하게 발현하는 특징도 없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기존에 Z세대의 특성이라고 알려진 것 중 일부는 단편적인 사실만으로 섣불리 단정한 편견일지 모르며, 또 어떤 것은 당사자인 Z세대의 동의를 얻었다기보다는 기성세대의 시선으로 정의한 평가일 수도 있다.

Z세대와 윗세대에게 물었다…성향, 삶의 가치, 직업 선택 기준

Z세대의 특징으로 알려진 것들에 대해, 당사자인 Z세대는 충분히 동의하고 있을까? 한국리서치는 세 가지 주제(성향, 삶에서 추구하는 가치, 직업 선택 시 고려하는 점)로 나눠, Z세대와 윗세대에게 동일하게 질문을 던졌다(조사는 2023년 2월,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161명(Z세대 313명, 그 윗세대 848명)을 대상으로 웹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Z세대는 1995~2004년생으로 정의했으며, 조사 시점 기준 만 나이로는 18~28세에 해당한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Z세대는 ±5.5%포인트, 윗세대는 ±3.4%포인트다).

Z세대에게는 ‘본인의 특성과 더 가까운 것’을 선택하게 했고, 윗세대에게는 ‘Z세대의 특성과 더 가까운 것’을 선택하게 했다. 만약 둘의 응답에 큰 차이가 없다면 Z세대에 대한 세대 간 의견이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반면 둘의 응답에 차이가 발생한다면 윗세대가 Z세대를 오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Z세대의 특징을 비교하기 전에, 근본적인 질문부터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사람들은 Z세대를 다른 세대와는 다르다고 인식하고 있을까? 또 Z세대에 속하는 사람들은 서로 비슷한 특징을 공유한다고 생각할까? 다른 세대와는 구별되는 이질성, 그리고 같은 세대에 속하는 사람들의 동질성은 세대 구분의 중요한 기준이다. 만약 Z세대가 다른 세대와 구별되는 뚜렷한 특징이 없고, 같은 Z세대에 속하는 사람들이라도 동질성 없이 파편화되어 있다고 본다면, 굳이 세대를 구분하고 특징을 찾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Z세대의 이질성, 세대 내 동질성

결론부터 말하자면 Z세대, 그리고 그 윗세대 모두 Z세대는 다른 세대와 이질적이고, 같은 세대에 속하는 사람들끼리는 동질적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Z세대는 특별히 나눠 볼 수 있는, 구분이 가능한 세대라는 것이다. Z세대는 65%가 ‘Z세대는 다른 세대와 구별되는 특징이 있다’는 데 동의했고, 윗세대는 이보다 많은 76%가 동의했다. 또한 Z세대의 59%가 ‘Z세대에 속하는 사람들은 서로 비슷한 특징을 공유한다’고 생각했고, 윗세대 또한 72%가 그렇다는 의견을 보였다. Z세대 당사자들보다는, 윗세대가 Z세대의 이질성 및 세대 내 동질성을 더 많이 인정한 셈이다.

윗세대, Z세대를 실제보다 더 ‘즉흥적, 저항적, 사회성 약하다’고 평가

Z세대의 세대 간 이질성과 세대 내 동질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했으니, Z세대의 특성을 본격적으로 살펴볼 차례다. 서로 반대되는 10개의 단어 쌍(‘저항 대 수용’, ‘자유 대 규제’, ‘개혁 대 보수’, ‘사회성 강한 대 사회성 약한’, ‘다양성 중시 대 획일성 중시’, ‘개인 이익 추구 대 사회 이익 추구’, ‘즉흥적 대 계획적’, ‘수동적 대 능동적’, ‘권위적 대 수평적’, ‘신기술 적응 속도 빠름 대 신기술 적응 속도 느림’이다. 각각의 단어 중 어느 쪽에 가까운지를 5점 척도로 질문했다)을 제시하고, Z세대에게는 본인의 특징과 더 가까운 단어를, 윗세대에게는 Z세대의 특징과 더 가까운 단어를 선택하게 하였다. 그 결과 10개 단어 쌍 가운데 6개는 Z세대와 윗세대 간 평가가 일치했지만, 나머지 4개는 Z세대 당사자들의 평가와 윗세대의 평가가 사뭇 달랐다.

Z세대와 윗세대의 생각이 일치하는 항목을 먼저 살펴보면, Z세대는 ‘신기술 적응 속도가 빠르고(Z세대 68%, 윗세대 68%)’, ‘규제보다는 자유를 선호하며(Z세대 62%, 윗세대 68%)’, ‘획일성보다는 다양성을 중요시(Z세대 64%, 윗세대 55%)’하는 세대이다. ‘사회 이익보다는 개인의 이익이 더 우선시되며(Z세대 52%, 윗세대 68%)’, ‘권위적이라기보다는 수평적(Z세대 52%, 윗세대 46%)’이다. 또한 ‘보수보다는 개혁’에 더 가깝다(Z세대 40%, 윗세대 41%). ‘신기술’, ‘자유’, ‘다양성’, ‘개인주의’, ‘수평적’, ‘개혁’ 등의 키워드는 Z세대 당사자와 윗세대 모두 Z세대의 성향이라고 인정하는 결과이다.

반면 Z세대와 윗세대의 평가가 엇갈리는 항목도 있다. 윗세대는 Z세대가 ‘즉흥적’이라고 평가하지만(즉흥적 58%, 계획적 17%), Z세대는 스스로가 ‘즉흥적’이라는 평가와 ‘계획적’이라는 평가가 공존하였다(즉흥적 42%, 계획적 35%). 또한 윗세대는 Z세대가 ‘사회성이 약하다’고 평가하지만(사회성 약함 46%, 사회성 강함 22%), Z세대는 ‘사회성이 강하다’는 평가와 ‘약하다’는 평가가 혼재되어 있었다(사회성 약함 31%, 사회성 강함 36%). 그리고 Z세대 중 다수가 스스로를 ‘저항보다는 수용’에 가깝다고 평가하지만(수용 39%, 저항 25%), 윗세대는 절반 이상이 Z세대를 ‘수용보다는 저항’에 가깝다고 평가했다(수용 16%, 저항 52%). 또 Z세대는 다수가 ‘수동보다는 능동적’이라고 스스로를 평가하지만(수동적 29%, 능동적 41%), 윗세대는 ‘Z세대는 수동적’이라는 평가와 ‘능동적’이라는 평가가 엇비슷하였다(수동적 35%, 능동적 31%).

종합해 보면, 윗세대가 바라보는 Z세대의 성향과 Z세대가 스스로 평가하는 자신의 성향과는 공통점도 있으나 일부 차이도 발견되었다. 윗세대는 Z세대를 더 즉흥적이고, 저항하는 세대로 인식하였다. 또한 사회성과 능동성도 떨어지는 세대로 인식했다. Z세대 스스로는 그렇게 평가하지 않는데 말이다. 이 조사에서는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까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기성세대가 Z세대에 대해 오해와 선입견을 갖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Z세대, ‘안전 및 순응의 가치’ 매우 중시…윗세대, 그렇게 보지 않아

삶의 가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까? Z세대가 실제로 삶에서 추구하는 가치와, 윗세대가 판단하는 Z세대가 추구하는 삶의 가치는 일치할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샬롬 H. 슈워츠(Shalom H. Schwartz)가 ‘보편적 가치 이론(Theory of Basic Human Values)’에서 제시한 10개 가치(자율 Self-direction, 자극 Stimulation, 쾌락 Hedonism, 성취 Achievement, 권력 Power, 안전 Security, 순응 Conformity, 전통 Tradition, 박애 Benevolence, 보편 Universalism)와 그 설명을 제시하고, Z세대에게는 스스로 판단하기에 제시한 가치가 삶에서 얼마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 윗세대에게는 Z세대가 제시한 가치를 삶에서 얼마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를 물었다.

그 결과, ‘변화에 대한 개방성’ 차원에 속하는 2개 가치(‘자율’, ‘자극’), 그리고 ‘변화에 대한 개방성’과 ‘자기 향상’의 중간 성격을 띠는 가치인 ‘쾌락’에 대해서는 Z세대와 윗세대 간 생각이 일치했다. Z세대의 92%가 ‘자율’을 자신의 삶에서 중요한 가치로 인식했고, 윗세대의 85% 또한 Z세대가 ‘자율’을 중시한다고 보았다. ‘자극’ 역시 Z세대의 86%가 중요한 가치로 평가했고, 윗세대는 85%가 ‘Z세대가 자극을 중시한다’고 생각했다. ‘쾌락’에 대해서는 Z세대의 75%가 중요한 가치로, 윗세대는 80%가 ‘Z세대가 중시하는 가치’로 평가했다. Z세대의 다수가 ‘자율’과 ‘자극’, ‘쾌락’이라는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윗세대 또한 그렇게 보고 있었다.

반면 나머지 다른 가치의 중요도에 대해서는 인식의 차이가 확인되었다. 나머지 7개 가치 모두, Z세대가 ‘내 삶에서 중요한 가치다’라는 응답이 윗세대의 ‘Z세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다’라는 응답보다 높았다. 특히 ‘변화에 대한 개방성’의 반대 차원인 ‘유지’에 속하는 3개 가치(‘안전’, ‘순응’, ‘전통’), ‘자기 초월’에 해당하는 2개 가치(‘박애’, ‘보편’)에 대해서는 Z세대는 다수가 ‘중요한 가치’로 평가한 반면, 윗세대는 ‘Z세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라는 응답이 높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안전’ 및 ‘순응’에 대해 Z세대의 10명 중 9명이 ‘중요한 가치’라고 답했다. 특히 ‘매우 중요한 가치’라는 응답은 10개 가치들 중 가장 높아, 우선순위가 매우 높았다. 반면 윗세대에서 Z세대가 ‘안전’ 및 ‘순응’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응답은 60%대에 그쳐, 30%포인트가 넘는 차이를 보였다. ‘박애’와 ‘보편’에 대해서도 Z세대는 10명 중 9명 가까이가 ‘내 삶에서 중요하다’고 평가한 반면, 윗세대 중 ‘Z세대가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답한 사람은 60% 수준에 머물러 역시 차이가 컸다.

종합하자면, Z세대는 모든 삶의 가치를 모두 골고루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운데, 특히 ‘안전’과 ‘순응’에 대해서는 다른 가치들보다도 ‘매우 중요하다’는 인식이 특히 높은 편이다. 반면 윗세대는 Z세대가 ‘변화에 대한 개방성’에 해당하는 가치들(‘자율’, ‘자극’)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반면, ‘유지’나 ‘자기 초월’에 해당하는 가치들(‘안전’, ‘순응’, ‘전통’, ‘박애’, ‘보편’)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Z세대가 타인에 대한 배려나 규범 준수, 정서적 유대감보다는 자극적인 목표, 쾌락 등을 훨씬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오해가 반영된 평가인 것이다.

Z세대, 직업 선택 때 ‘사회 기여 및 공익적 가치 실현’ 중요하게 고려

직업 선택 시 고려하는 기준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졌다. 직업 선택 과정에서 고민해야 하는 10가지 주요 기준(수입, 명성과 명예, 대외적 인지도, 근무 환경, 안정성, 적성과 흥미, 보람 및 자아실현, 나의 성장 가능성, 일(회사)의 성장 및 확장 가능성, 사회 기여 및 공익적 가치 실현)을 제시하고, Z세대에게는 본인이 직업 선택 시 이들 기준을 얼마나 고려하는지를, 윗세대에게는 Z세대가 직업 선택 시 이들 기준을 얼마나 고려한다고 생각하는지를 물었다.

결과를 놓고 보면, 앞서 비교했던 성향이나 삶의 가치에 비해 직업 선택 기준에 비해서는 당사자인 Z세대의 생각과 윗세대의 생각이 비교적 일치하였다. Z세대가 직업 선택 시 수입, 적성과 흥미, 근무 환경, 성장 가능성 등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다는 데에는 당사자인 Z세대의 생각과 윗세대의 평가가 일치하였다. 대외적 인지도, 보람 및 자아실현 등에 대해서도 인식의 차이는 크지 않았다. 다만 ‘사회 기여, 공익적 가치 실현’에 대해서는 다소간의 차이가 나타났는데, Z세대 중에서는 66%가 직업 선택 시 ‘사회 기여, 공익적 가치 실현’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반면, 윗세대에서는 49%만이 Z세대가 직업 선택 시 ‘사회 기여, 공익적 가치 실현’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 같다고 평가하였다.

기성세대, Z세대 대한 선입견 거두어야

Z세대와 윗세대 모두 Z세대의 이질성과 세대 내 동질성에 대해서는 인정하였다. 하지만, 윗세대가 생각하는 Z세대의 특성과, Z세대 당사자들이 평가한 자신들의 특성에는 차이가 있었다. 윗세대는 Z세대가 즉흥적이고 저항 의식이 강하고, 사교성이 약하다고 본 반면 당사자인 Z세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삶에서 추구하는 가치에 대해서도 Z세대는 사회 및 타인과의 안전한 관계 형성이나 규범 준수 등을 상당히 중요한 가치로 여기고 있었지만, 윗세대는 그렇게 보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윗세대가 평가한 Z세대의 특성은 당사자인 Z세대가 스스로 평가한 인식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기성세대의 입장에서 Z세대를 바라볼 때, 선입견이 섞인 판단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어떻게 보면, Z세대의 실제 특성 및 삶에서 추구하는 가치는 다른 세대와 크게 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 오해의 시선을 거두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면, Z세대의 특성을 보다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글쓴이 이동한은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리서치>의 수석연구원이며, 정기조사 '여론 속의 여론'을 운영하는 컨텐츠팀의 팀장이다. 사회, 정치, 문화, 주변국 관계, 코로나19 등 우리나라 다양한 분야의 여론을 확인·추적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dhlee@hr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