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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편집 2023.02.01. 00:00

[박지원의 식탁] “윤 대통령, 정치 보복 끊는 큰 정치인 되라”

By | 2023년 1월 6일 | 메디치 보라_세계와 경제를 읽는 창, 미분류, 박지원의식탁, 정치

대한민국 현대 정치사의 ‘비극’의 정점은 늘 전직 대통령이었다. 새로 권력을 쥔 대통령은 ‘적폐청산’의 명분과 지지율의 ‘유혹’ 속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의 칼을 휘둘렀다. 그 결과로 국민이 목도한 것은 21세기 들어서만 한 대통령의 서거와 두 대통령의 구속이었다. 그리고 지금 윤석열 정부도 전임 문재인 정권에 대한 수사를 강도 높게 벌이고 있다.

<박지원의 식탁>은 이런 ‘정치보복’이 왜 끊임없이 되풀이되고 있는지, 이 악순환의 고리를 어떻게 끊어야 하는지, 윤석열 대통령이 화합과 통합의 길로 가기 위해 대승적으로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최근 <노무현 트라우마>를 펴낸 <오마이뉴스> 손병관 기자가 식탁에 함께했다. [편집자 주]

✔ 문 대통령이 개혁하려 한 국정원, 검찰, 경찰 중 성공한 건 국정원 뿐
✔ 대선 직후 차기 대선 논하는 것은 현 대통령 레임덕으로 가는 지름길
✔ 180석 의석 가지고 개혁의 주체가 되지 못하는 민주당 많이 아쉬워
✔ 윤 대통령, 집권 8개월 만에  노동, 교육, 연금의 3대 개혁 제시해 다행

✔ 정치 보복의 악순환 끊고 협치하는 것이 DJ 정신 계승하는 것

박지원의 식탁 8회 바로 보기

김유정 : 1월 1일 새해 첫날에 김대중 이희호 두 분 참배도 다녀오셨고, 동교동에서 신년 하례식도 했는데, 실장님도 참석하셨죠?박지원 : 예. 김대중재단에서 아침 9시 20분 김대중 이희호 두 분께 참배를 하고, 12시부터 김대중평화센터 김대중도서관 지하에서 떡국 잔치로 신년 하례식을 했습니다.

특히 이재명 대표가 민주당 지도부, 당원들과 함께 참배에 오시고 하례식 떡국 잔치에도 오셔서 각오를 밝히셨죠. ‘김대중 대통령의 역경을 생각하면서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는 것을 되살리자. 김대중 대통령처럼 단결해서 일해보겠다’는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김유정 : 새해 첫날 풍경을 말씀해주셨는데 문재인 전 대통령께서도 연하장을 보내셨어요. 윤 대통령 신년사에 대북 메시지 없어

박지원 : 윤석열 대통령의 신년사에 대북 관계가 완전히 빠져버린 것은 (대통령으로서) 최초 아니에요?

김유정 : 그렇죠.

박지원 : 지구상의 유일한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에서 1월 1일 새벽 2시30분부터 북한 김정은은 방사포를 발사했잖아요. 그 전에는 3개를 발사했고. 눈만 뜨면 미사일 ICBM(대륙간탄토미사일)을 발사하고 있고. 무인기 드론 공격도 하고 있는데, 이때 윤석열 대통령께서 대북 정책을 말씀하셔야 되는데 그런 언급이 없어서 과연 세계적 평가가 어떻게 될까, 굉장히 두렵습니다.

김유정 : 특히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늘 강조하셨잖아요. ‘평화가 곧 밥이다’라고. ‘안보가 경제다’라는 말씀도 하셨는데, 지금 민생경제와 안보 등 여러 가지로 위기 상황에 처해 있는 현실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DJ의 그 말씀을 꼭 가슴에 새기고 올해는 좀 잘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박지원 :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때나 대통령이 된 뒤에 문재인 대통령은 비난했지만,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처럼 대북 정책이나 모든 정책은 국민통합을 하겠다고 해놓고 잊어먹었나 봐요.

김유정 : 아니 제일 존경하는 분이라고 얘기해놓고 왜 국민통합이라는 그분들의 뜻을 이어받지 않는지 모두가 의아할 따름입니다. 그래서 오늘 이야기 나눌 식탁의 주제가 ‘대통령과 정치보복’입니다. 그리고 이 주제를 얘기하기 위해 특별한 손님 한 분 모셨습니다. <오마이뉴스>의 손병관 기자님.

손병관 : 안녕하세요. 손병관입니다. 저는 대선을 세 번 정도 취재했고요. 이번에 20년 동안 취재했던 것의 문제의식을 담아서 <노무현 트라우마>라는 책을 썼습니다.

박지원 : 손 기자가 <오마이뉴스> 정치부장을 하셨죠.

김유정 : 최근에 펴낸 <노무현 트라우마>가 오늘 주제와 어떤 의미에서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을 것 같은데요.

손병관 오마이뉴스 기자(왼쪽)과 이관후 피렌체의 식탁 수석칼럼니스트(오른쪽)

‘지는 쪽이 감옥 가는 대선’

손병관 : 책은 나온 지 한 달 정도 됐습니다. 지난 3월 대선이 끝나고부터 기획을 했구요. (책을 쓰게 된 건) 대선 끝날 때 보니까 앞으로 누가 정권을 잡든지 간에 조짐이 굉장히 안 좋았어요.

심지어 이런 얘기가 있었습니다. ‘지는 쪽이 감옥 가는 대선’. 그런데 맞아요. 실제로 지금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고. 그것을 떠나서라도 지금 전직 대통령에 대해 검찰의 칼끝이 겨누어지고 있는 현상이 근래 5년, 10년마다 계속 반복돼 왔습니다.

이런 현상을 윤석열 대통령께서 국민통합의 가치에 따라 (극복하고) 새로운 길을 열어주시기를 바랐으나 좀 안 되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에 지난 13년을 복기해보자고 생각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 이후에 우리 정치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그리고 이렇게 갔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을 담은 책입니다.

김유정 : 책을 보면 우리 정치가 ‘노무현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고 하셨는데, 어떤 의미일까요?

손병관 : 이렇게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김대중 노무현의 정치를 계승하겠다고 하는 이재명 후보가 있죠, 윤석열 대통령도 사실 김대중·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했었고. 누가 대통령이 되든 그 정신을 계승하고 그대로 가겠다고 약속했던 거예요.

그런데 막상 대통령이 된 뒤에 지금 보면 민주당과 국민의힘 사이에 어떤 정치적인 분열의 전선이라는 게 해소가 되지 않고 오히려 더 심화되고 있죠. 그걸 보면 이제 노무현이라는 사람, 노무현이라는 정치인의 유지를 한쪽이 잘못 해석했거나 둘 다 ‘자기 논에 물 대는’ 식으로 해석한 것일 수 있습니다.

(어찌 됐건)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이 사람들에게 ‘복수를 해야 한다’ ‘앙갚음을 해줘야 된다’ ‘너무 큰 상처를 줬다’ 같은 (감정을) 13년 동안 계속 내려오게 했습니다. 이것을 좀 어떻게 방향을 바꿔야 되지 않겠는가, 그러려면 (무엇을 해야 하나).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을 개혁하겠다고 했는데, 그렇지 못하고 어떻게 보면 검찰 출신 대통령을 만들었단 말이에요. 도대체 이 아이러니는 어디에서 왔나, 어느 단추에서부터 잘못 채워진 것인가, 이런 것들도 고민하다 보니 보니 문재인 정부의 검찰 개혁 5년에 대해 취재를 하게 됐죠.

그 과정에서 조국이나 최강욱 같은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 개혁을 주도했던 분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속 깊은 얘기도 들었습니다. 신문 등에 활자화되지 않은 얘기들도 책에서 많이 보실 수 있을 겁니다.

3대 권력기관 중 개혁에 성공한 곳은 국정원뿐

박지원 : 어찌 됐든 문재인 대통령은 3대 권력기관인 국정원, 검찰, 경찰의 완전한 개혁에 나섰지만, 성공한 것은 국정원 개혁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을 개인적으로 좀 잘 아는 사이여서 (개혁을) 통 크게 할 걸로 알았거든요. 그래서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을 높이 평가하고 ‘그 길을 가겠다’고 했을 때 믿었어요. 그런데 지금 취임 8개월을 지나고 보니, 윤 대통령은 거짓말을 상당히 수준급 이상으로 잘 한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지금 윤석열 대통령은 인사나 대북 정책을 비롯한 정책 내용이 ‘MB (시즌) 2’로 가고 있고, 실패한 김영삼의 길, 실패한 박근혜의 길을 열심히 가고 있어서 굉장히 어둡게 봅니다.

그래도 집권 8개월 만에 이번에 노동, 교육, 연금의 3대 개혁을 화두를 던진 것은 저는 잘했다고 평가합니다. 그리고 민주당 안에서도 깊숙이 얘기해 오던, 정치개혁의 일환인 중대선거구 문제도 탁 던지더라구요.

국가정보원 로비 모습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 노동·교육·연금 ‘3대 개혁’ 화두는 좋은데…

박지원 : 저는 새해에 윤석열 대통령이 집권 8개월 만에 무엇을 하겠다는 아젠다를 던진 것은 잘했는데, 과연 그 개혁이 국민과 전문가와 당사자가 합의 소통하는 개혁이 될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화물연대처럼 짓밟아버리는 독선적인 개혁이 될 것인가, 하는 점에 대해선 의문을 가져요.

그래서 저는 윤석열 대통령의 장점으로 떠오른 이 화두를 민주당이 다수 의석이기 때문에 국회에서 당사자, 전문가들이 포함된 개혁안을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대선거구 문제도 의원들은 각자의 신념에 따라 지지 여부가 다릅니다. 이런 정치개혁의 화두를 통해서 올해는 제발 개혁을 경쟁하는 해가 돼야지, 사정과 정치보복의 해가 돼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처럼 솔직하게 툭 털어놓고 ‘나라를 위해서 박근혜 대통령한테도 연정을 하자, 과거를 묻지 않겠다’ (라고 했던 것처럼), 폭 넓고 통 큰 윤석열 대통령을 보고 싶다고 말씀드립니다.

김유정 : 보고 싶으시겠지만 저는 기대난망이라고 여전히 생각하고 있고요. 윤석열 대통령이 작년 말에 특별사면을 했잖습니까? 최서원씨, 그러니까 소위 국정농단의 최순실씨는 치료를 한다며 형 집행정지로 지금 한 달간 나와 있구요.

이명박 전 대통령,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포함해서 1,373명을 특별사면했는데, 말로는 국민통합을 위한 사면이었다고 하지만, 저희가 보기엔 ‘사면 농단’이라는 얘기까지 있습니다. 이 사면은 어떻게 보셨어요?

박지원 : 자기 식구들 잔치를 했고 사면권의 남용이라고 이미 언론에 얘기를 했습니다. 형평에 어긋나기 때문에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제1차 사면권 행사는 대통령직을 활용해 직권남용을 한 사면권 남용이고, 자기 식구들의 잔치입니다.

그래서 저는 빠른 시일 내에 다시 한 번 사면권을 행사해서, 서민들에게나 경제인들에게나 정치인들에게 골고루 다른 집 식구도 해당되는 사면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이런 말씀을 드립니다.

이명박 김경수, 문 대통령이 진작 사면했더라면

손병관 : 저는 그런 의미에서 어차피 이렇게 될 바에는 문재인 대통령 때 마지막에.

김유정 : (사면)해줬어야 된다.

손병관 : 특히 김경수 지사나 이명박 대통령을 패키지로 한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그때 이쪽에서 약간 주저하는 면이 있어서 결국 무산이 됐는데요. 지금 생각해 보면 두 사람이 그 시절에 같이 풀려나는 게 더 낫지 않았는가. 윤석열 대통령한테 맡기는 게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박지원 : 제가 이 사면 발표를 보고 흥분해서 문재인 정권의 상당한 실세인 양모 씨한테 전화를 했어요. 이거 사면이 제대로 된 거냐, 이런 얘기를 했더니 ‘형님, 우리가 정권 잡았을 때 이렇게 확실하게 했어야 되는데요. 그런데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이 이 눈치 저 눈치 보다가 아무것도 못 하고 나왔는데, 확실히 윤 대통령이 잘합니다’ 이런 소리를 하더라고요. 얼마나 울분이 터졌으면 그러겠어요.

그래도 명색이 대통령이면 형평에 맞게 해야 되고, 아무리 측근이라도 안 되는 것은 안 돼야죠. 이렇게 사면권을 남용한 윤석열 대통령이 잘못했어요. 저는 역사가 국민이 평가를 한다고 봅니다.

화물연대 파업 때 제가 그랬잖아요. 윤석열 대통령이 지지도 올라갈 거다. 국민이 그렇게 현명해요. 이 사면의 결과를 보고 약간 또 떨어지잖아요. 원래 이렇게 국민통합을 위해서 특별사면을 하면 지지율이 더 올라 갔어야 되는데, 이번엔 사면을 했는데도 지지율이 올라가지 않는 거 보면.

김유정 : 그런데 이번에 국정농단 ‘문고리 3인방’ 포함해서 전직 국정원장들 싹 다 풀어줬잖아요. 이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사면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검사 시절 잡아들인 사람들을 본인들이 다 풀어준 거잖아요.

한동훈 장관의 얘기 중에 제일 황당했던 얘기가 있어요. 직권남용을 그렇게 해석하더군요. ‘잘못된 관행에 따라서 법을 위반한 결과가 됐으니까 다 풀어줬다’ 이런 취지예요.

박지원 : 그것이 뭐가 잘못이에요? 자기들 수사를 잘못했다는 거 인정한 거 아니에요? (웃음)

김유정 : 이럴 수가 있나 싶어요.

손병관 : 이명박 구속기소를 발표한 사람이 한동훈이었습니다.

박지원 :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했기 때문에, 이분들은 직무유기나 직권남용 같은 것 고발해서 조사받아야 되는 거 아니에요? 그런데 잘못이 하나도 없는 박근혜·이명박 다 감옥 보내고. 그러면 왜 최순실은 안 풀어줘요? 그래서 나는 이분들이 양심선언을 하는구나, 수사가 잘못됐다고 하는 거 아니냐, 했지요.

직권남용의 ‘고무줄’ 적용은 자기모순

김유정 : 그러면서 지금 야당이나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는 직권남용 같은 것을 적용해서 계속 칼날을 들이대고 있는 거잖아요. 자기모순이에요.

이명박 정부의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정치보복, 이것은 우리 모두에게 씻을 수 없는 아픔을 남겼잖아요. 저는 당시 검찰 소환조사 받을 때 취재 차량과 헬기가 따라다닐 때 우리가 느꼈던 모멸감, 이런 것들이 생각나면서, 노무현 대통령 당신은 어땠을까 이런 생각 들더라고요. 손 기자님은 그 당시에 대해 어떤 기억이 남아 있으신가요?

손병관 : 저희 회사 입장에서는 기사 양이 많지 않았던 것 같아요. 왜냐면 사안 자체도 굉장히 다루기가 쉽지가 않았고요. 책을 읽어 보시면, 그 사건을 저는 어떤 일방의 책임으로 보거나 그리지 않았거든요.

처음에는 대통령 기록물을 무단으로 가져갔다고(문제를 삼았죠).

김유정 : 네, ‘이지원 시스템’.

손병관 : 대통령 기록물을 생산한 사람이 볼 수 있도록 그 시스템을 만들어주면 안 되는 겁니까? 김해에 계시는 분들한테 성남에 있는 국가기록원에 와야지 볼 수 있다, 이런다는 건 21세기 우리나라 정치 문화를 생각할 때 말도 안 되는 걸로 괴롭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 다음에는 (불법) 후원금을 받았다, 부인에게 돈이 갔다, 뭐 이런 식으로 했었지요.

퇴임 대통령 편하게 해주는 것이 지지 국민에 대한 존중

손병관 : 사실 그 연장선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수사가 이어졌다고 보는데요.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좋은 대통령, 싫은 대통령이 다 있죠. 그런데 저는 대통령 퇴임 후에는 최대한 그 분을 편하게 해주는 게 지지했던 국민에 대한 존중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그런 생각 없이 그동안 당한 것에 대해서 되갚아 줘야겠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면, 그 사람이 집권한 5년 동안에 상대편은 다음 정권잡았을 5년만  생각하는 거죠. 지금도 보세요. 총선이 내년 4월인데 벌써부터 총선 얘기를 하지 않습니까? 대선 끝나자마자 총선 얘기에요.

박지원 : 대선 끝나자마자 차기 대통령 여론조사를 하는 데는 대한민국밖에 없어!

손병관 : 여론조사해서 이제 총선 얘기하고, 총선 끝나고 나면 바로 또.

김유정 : 대선 얘기가 나오죠.

대선 끝나자마자 차기 대선? 윤 대통령 레임덕으로 가는 길

박지원 : 그러면 윤석열 대통령은 레임덕으로 가는 거예요.

올해 3월에 국민의힘이 전당대회를 하잖아요. 민심과 당심에 따라 전당대회에서 대표가 선출되는 게 아니라, ‘윤심’에 의거해 하청을 주잖아. 딱 찍어서. 그러니까 당원투표 100%에 결선투표까지 넣어버리잖아요.

전당대회 끝나면, 공천 칼질 시작하고, 총선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대선 정국이죠. 윤석열 대통령은 레임덕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거예요. 우리 정치가 이렇게 가서는 안 돼요. 누가 대통령을 하더라도 이렇게 가서는 안 돼요.

그런데 지금 이렇게 가는 길을 윤석열 대통령이 스스로 개척하고 계신다고 봐요.

손병관 : 동의합니다.

김유정 : 지금 대통령이 3대 개혁을 얘기했어도, 야당과 협치가 없는 상황에서는 한 발자국도 옮겨갈 수 없거든요. 그래서 내년에 개혁을 하기 위해서 국민의힘에게 표를 몰아주십시오, 이런 취지로 가고 있어요.

그런데 지금 총선이 1년 몇 개월이 남은 거잖아요. 그럼 그 사이에 이 정권은 뭘 하겠냐는 거죠. 그리고 총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면, 그때는 진짜 레임덕이 시작되는 거고. 이미 이 정권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거잖아요.

박지원 : 국민의힘이 다수당이 된다고 하더라도 레임덕은 와요. 두고 보세요. 제가 괜히 정치 9단 아니에요.

그리고 개혁은 내년 총선 전에 이루어져야 됩니다. 국회에서 국민과 당사자, 전문가들이 소통하고 협력해서 이루어져야지, 화물연대처럼 발로 밟아버리는 저런 독선적·독재적 개혁은 순간적으로 기분 좋아서 지지를 모아줄 수 있지만 반드시 실패합니다.

민주주의라는 게 그렇게 쉬운 제도가 아니에요. 개혁과 혁신을 게을리하는 국가나 정부, 기업이나 정당은 미래로 못 갑니다. 그래서 당장 민주당이 정의당과 협력해서 국회에서 특위를 만들어서 해나가야 돼요.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이 독선적·독재적 개혁을 할 수 없도록 만들어야지, 총선 후로 넘기면 안 돼요.

지금 민주노총, 전교조, 최저임금, 주 52시간 근무 등을 다 시행령 같은 것으로 만들어 버리면 큰일 납니다. 그래서 저는 개혁의 고삐를 놓치지 말고 여야가 함께 경쟁하라 그런 얘기를 하는 겁니다.

김유정 : 그런 점에서 3대 개혁이나 선거구제 문제 같은 것을 민주당이 먼저 이슈를 선점하지 못한 것은 아쉬움이 큽니다.

180석으로도 개혁의 주체가 되지 못하는 민주당

박지원 : 아쉬움이 많죠. 그렇게 하라고 해도 하지 못하는 분들이에요. 왜 (민주당) 원내 의석이 3분의 2나 됩니까? (지금처럼 하면) ‘내년 총선에서 윤석열 정권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서, 우리가 개혁을 하기 위해서 3분의 2 의석을 주십시오’ 해도 국민이 안 줍니다.

그러니까 지금 국민은 ‘윤석열 정부도 아니다’라고 하지만, 민주당이 걱정 되는 건 이재명 대표의 사법적 리스크도 있지만, 원내 의석 180석에 가까운 야당이 자기 일을 못하는 거예요. 개혁을 못해 나가는 거예요. 국민의 요구를 국회에서 못 이루니까 걱정이죠.

사실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재밌잖아요. 윤심이 어떨까, 유승민은 어떻게 될까, 윤핵관은 어떻게 될까, 과연 당심으로 본 나경원은? 이런 게 재미있는데 지금 민주당은 이슈를 하나도 생산해내지 못하고 있어요. 3분의 2나 되는 의석을 가지고 있는 야당이 개혁을 할 의지가 없어요. 이대로 뒀다가 윤석열식 화물연대 개혁이 되면 큰일 난다, 그래서 하라는 거예요. 개혁 경쟁을 해야 돼요.

이관후 : 민주당이 국회 다수당이기 때문에 정치개혁 이슈를 지난해에 먼저 던지고 나왔더라면 이렇게 주도권을 뺏기지 않았을 텐데요. 오히려 사법 리스크도 더 줄일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크네요.

박지원 : 그걸 국회의장이 계속 얘기를 했잖아요. 우리나라 정치부 기자들도, 언론도 그래요. 그런 이야기를 언론에서 얘기하고 페이스북에 써도 기자들이 안 써요. 윤핵관이 어쩌고 이재명이 어쩌고 이런 것만 쓴다고요.

사실 가장 큰 문제는 언론이 개혁을 하라고 하면서 개혁의 과정을 부각시키지 않는 것입니다.

이관후 : 언론이 문제라는 건데, 손기자님 (웃음)

손병관 : 이를테면 민주당 지도부라든가 이런 데서 사법 리스크가 있더라도 정개특위를 하자, 이런 식으로 했으면 (언론도) 다르게 받아들이죠.

박지원 : 아주 답답했어요. 얼마 전 원내대표를 지낸 사람과 점심을 하면서 얘기를 했어요. 3대 개혁 특위, 정치개혁 특위는 이미 구성돼 있으니까 활성화시켜서 국민의힘이 따라오지 않으면 정의당과 함께 매일 개혁안을 언론에 발표해라, 100번 하면 한 번은 써줄 것 아니냐, 그리고 100번을 해도 안 써주면 광고로라도 내라, 이렇게 국민 속으로 파고들라고.

MB “저 초는 무슨 돈으로 샀냐”

김유정 : 야당이 그렇게 못하는 게, 정치보복을 윤정부가 계속하지 않습니까? 이명박 정부 때랑 비슷해요. 이명박 정부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보복뿐만 아니라 민간인 사찰도 했고요. 또 광우병 집회나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정치 보복성 일들을 많이 했죠.

기억나는 게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서 광화문(에서 열린) 광우병 집회에 모인 국민이 아침이슬 노래를 부르는 것을 듣고 ‘내가 눈물을 흘렸다’ 이러면서 반성을 했다는 취지로 얘기해놓고, 불과 얼마 안 있다가 ‘근데 저 초는 무슨 돈으로 샀냐?’라고 해서 우리를 모두 기함하게 만들었는데요.

이제 세월이 지나서 문재인 정부 들어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시작됐는데,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도 문재인 정부의 정치 보복으로 봐야 될까요? 저는 개인 비리이자 경제 사범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이조차도 손 기자님의 책을 빌리면 일종의 ‘노무현 트라우마’ 같은 걸까요?

박지원 : 아니, 이명박 수사에 대해서는 이명박 (대통령) 이외에는 정치 보복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이 하나도 없어요. 누가 정치 보복이라고 하죠? 이명박, 이재오, 그 정도 있을 거야.

‘성역 없는 수사’의 함정

손병관 : 그런데요, 그런 식으로 하면 노무현 대통령 수사도 대통령이 돌아가시는 정도의 비극적인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해석이 달라진 거지. 그거 (수사) 할 때만 해도 성역 없이 수사(를 해야 한다는) 여론이 압도적이었습니다.

박지원 : 물론 그렇죠. 그렇지만 노무현 (대통령) 수사에 대해서는 굉장히 우려, 반대의 목소리가 컸잖아요.

손병관 : (당시에) 반대 목소리가 저는 거의 없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민주당에서도 노무현 대통령 수사에 대해서 프라이빗한(사적인) 부분이 있기 때문에 잘 알지 못하는 대목도 있었고, 함부로 거들거나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어요. 사실 어떻게 보면 노무현 대통령도 굉장히 고립된 분위기 속에서 그런 죽음을 맞이한 게 (있었죠).

박지원 : 사실 저는 노무현 대통령이 대북송금 특검을 해서 고생을 한 사람이에요. 김대중 대통령은 당시에 노무현 대통령의 수사를 보고 ‘이건 보복이다. 이래서는 안 된다’라고 저를 통해서 그런 역할(을 하게 하셨고). 제가 법사위원이기 때문에 법사위에서 많이 투쟁을 했습니다. 만약 손 부장이 그런 것을 취재했다고 하면 어떤 저항이 있었는가 알게 될 거예요.

그렇지만 근본적으로 노무현 대통령 수사에 대해서는 국민 저변에 ‘저건 보복이다’ 하는 정서가 깔려 있었어요.

이관후 : 저는 이렇게 보는데요. 손 기자님이 말씀하셨다시피 대체로 국민은 성역 없는 수사라고 하면 좋아해요. 일단 정치인들은 모두 안 좋게 보니까. 그래서 전직 대통령 혹은 상대 정치인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라고 포장하면, 국민이 그걸 당장은 반대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거든요. 인기가 있는 거죠.

윤 대통령은 ‘정치 보복’이 아닌 ‘정적 제거’를 하고 있다

박지원 : 우리가 왕조 시대부터 이렇게 해왔기 때문에, 어느 나라든지 보면 과거의 역사는 정치 보복의 연속이죠.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탓할 수는 없을 겁니다.

정치 보복의 고리를 완전히 끊어준 것은 김대중 대통령이에요. 용서와 화해를 통한 통합의 정치를 했기 때문에. 자기를 사형시키려고 했던 전두환과 노태우를, 자기를 미국으로 망명시키려고 했던 전두환과 노태우를 다 용서하고 사면해서 연희동 집으로 돌려보냈잖아요. 그런데 그러한 과거를 한 번쯤은 정리해줬어야 됐죠.

사실 문재인 대통령은 촛불 혁명으로 집권을 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김대중 대통령이 연정했던 것처럼 갔으면 (좋았을 텐데). 저는 그 얘기를 한번 건의하려고 그랬어요.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과거를 촛불 속에 태워 버리십시오. 그리고 미래로 갑시다.’ 그런데 연정이 안 되고, 내가 너무 늦게 참여하게 됐고.

또 윤석열 대통령도 일생 동안 남의 죄를 단죄하는 검찰 출신 아니에요. 자기가 총장을 해봤기 때문에 우리의 흑역사가 얼마나 옳지 못하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을텐데). 대통령이 쉽게 됐으니까 한 번 ‘과거를 묻지 말고 미래로 가자’라고 했으면 성군이 될 기회를 가졌을 건데. (그런데) 역시 지금 정치 보복하고 있잖아요.

도올 김용옥 교수가 <KBS>에 나와서 하시는 말씀이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 보복을 할 사람이 없다. 자기가 보복을 안 당해본 사람이 누구를 보복하냐. 단순하게 정적을 제거하고 있는 거다’라는 겁니다. 그래서 이준석, 문재인, 이재명 이런 사람들 얘기를 하던데.

어떻게 됐든 이제 우리는 너무 많은 과거 청산, 적폐 청산, 정치 보복을 했습니다. 어떤 대통령이라도 미래로 간다고 하면 나는 우리 국민의 에너지가 확 분출해서 다시 한번 웅비할 수 있는 그런 대한민국이 되리라고 봅니다. 제발 윤석열 대통령이 새해는 좀 그런 방향으로 나가줬으면 하는 것이 간절한 소망입니다.

이관후 : 손 기자님이 책에 쓰신 내용도 ‘노무현 트라우마’라는 것이 ‘노무현을 저렇게 보복해서 죽인 세력을 용서할 수 없다’라는 건데, 우리 정치가 거기서 좀 벗어나야 되지 않느냐, 라는 얘기를 하신 거잖아요.

대통령에 대한 양가 감정

손병관 : 좀 확장을 해보면 ‘성역 없이 다 수사를 해야 된다’라고 얘기하는데, 저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대통령에게 양가적인 감정을 지니고 있다고 봐요. 그러니까 대통령도 그냥 국민의 일부다, 이렇게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론 ‘아니지, 대통령은 옛날로 치면 5년 동안 왕 행세를 하는데, 그리고 내가 굉장히 열렬하게 지지하던 사람인데’라며 이 사람이 너무 망가지는 것은 또 싫은 거예요.

그러니까 박근혜 대통령이 지금 인기 없는 대통령이지만, 박근혜 대통령 때문에 (지지세력이 문재인 정부) 5년 내내 광화문 광장을 뒤덮고 그랬잖아요. 그 사람들이 이렇게 몰리게 된 원동력이, 박근혜 대통령이 무너지면 그 세대도 같이 무너진다는 어떤 일체감을 느꼈던 거죠. 지금 만약에 문재인 대통령을 친다, 그러면 이제 광화문 광장의 주인이 바뀌겠죠.

이런 정치가 과연 좋을까요? 이런 부분에서 저는 전직 대통령에 대해선 평등적인 접근보다 좀 다르게 봐야만 이런 악순환이 근본적으로 끊어지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DJ “절대 추궁하지 마라”

박지원 : 그래야 돼요. 김대중 대통령이 IMF 환란에 대한 책임을 추궁할 때도, 사실은 ‘김영삼 대통령 절대 건들지 마라, 절대 추궁하지 마라’ 이걸 수십 번 얘기하셔서 안 한 거예요.

이관후 : 사실 수사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하면 외환위기 같은 큰 사건이 어디 있습니까? 유혹이라는 게 있잖아요. 국민들 앞에서 ‘누가 잘못했는지 따져보자’ 이랬을 때, 수사하다 보면 대통령까지 금방 가는 건데. 김대중 대통령은 그 유혹을 어떻게 떨치셨어요?

박지원 : 그러니까 그 유혹은 DJ 자신이 늘 말씀했잖아요. 군사재판 받으면서 ‘대한민국에서 정치 보복은 나로서 끝내주라, 나는 정치 보복을 하지 않겠다’라고. 그걸 신념으로 가지고 있었으니까 되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윤석열 대통령한테 기대를 하는 게, 사실 윤석열 검찰총장 때 조국 법무부 장관과 중간에서 제가 메신저 역할을 많이 했어요. 그때 윤석열 대통령, (당시의) 검찰총장과 전화 통화를 하다 제가 그 얘기를 했어요.

“어떤 경우에도 당신을 지명해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는 조심하라”고. (그렇게 말하면) 자기도 ‘절대 대통령한테는 누가 가지 않게 하겠습니다’라고 답했어요. 이런 근본적인 생각을 가지고 계시더라고요.

그런데, 추미애 법무부 장관 때 그렇게 대통령 주위 사람들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해임하라고 해도, 문재인 대통령도 끝까지 ‘윤석열 총장의 임기를 보장해줘야 된다’라고 했지요.

두 분 사이에 인간적 신뢰와 애정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나는 여기까지는 번지지 않으리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금 번져 가잖아요. 이것은 아니죠.

신사는 사라지고 퇴행하는 정치 문화

손병관 : 지금의 정치가 1990년대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이 연달아 집권할 때보다도 그런 면에서는 정치 문화가 좀 퇴행했다고 봐요. 완전 퇴행.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도 정치를 같이 오래 하면서 서로의 흠집이나 이런 걸 몰랐겠습니까? 그런데도 그것에 대해서 ‘내가 힘이 있으니 얘를 완전히 눌러야 승자가 된다’라는 식의 정치는 좀 촌스럽다고 느꼈던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이 된 뒤에도 상대방을 완전히 짓밟으면 안 된다, 라는 어떤 신사협정 같은 게 있었기 때문에 두 분이 그래도 존중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야말로 지는 쪽이 감옥 가는 대상이 돼버린 거죠. 굉장히 안타깝습니다.

김유정 : 국민의 갈등과 어려움을 치유하고 화합하고 통합하는 길로 가자, 이런 것이 정치의 본령이라고 생각하는데, 정치 때문에 지금 국민이 오히려 더 갈라지고 갈등을 조장하는 상황으로 가고 있는 것 같아요.

박지원 : 정치 보복을 하지 말자고, 여기서 의결이라도 할까요? (웃음)

김유정 : 문정부가 그래서 검찰 개혁하겠다고 했었는데, 사실은 검찰에게 정권을 넘겨줘 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아마도 저만의 느낌은 아닐 것 같고요. 그런 점에서 지금도 정치 보복은 진행 중이다, 이런 생각들도 많이 하고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오늘 대통령과 정치 보복에 대해 얘기를 나눠봤는데 실장님께서 대한민국 정부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정치 보복의 악순환 끊고 화합과 통합의 길로

박지원 : 대통령께서 문제를 좀 풀어 가시지, 문제를 자꾸 만들어 가시지 마라, 이렇게 간단하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국민이 새해에 바라는 게 뭐겠어요. 여야 협치를 바랍니다. 그렇기 때문에 관저에서 이재명 대표 등 민주당 간부들을 초청해서 포옹 한번 하라고 말씀드립니다.

또 대한민국 국민이 언론의 자유, 민주주의를 굉장히 걱정하잖아요. (전용기 탑승을 배제당했던) <MBC> 기자를 대통령실에서 만나서 등 때리면서 ‘잘 좀 부탁합니다’ 이 한 말씀(해주시는 것), 그리고 모든 국민이 아픔으로 느끼고 있는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물러가게 하고 대국민 사과를 해서 영정들을 모시고 한번 추도식을 할 수 있는 그런 대통령이 됐으면 참 좋겠다고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남북관계에선 김정은이 하는 걸 되받아서 그렇게 막말로 같이 치면 결국 전쟁밖에 없어요. 전쟁을 막는 대통령이 돼야지, 전쟁을 일으켜 가는 대통령이 되지 말아달라, 이런 말씀을 하고 싶어요.

김유정 : 손 기자님도 한 말씀 해주세요. 오랫동안 정치권을 취재해 온 언론인의 입장에서요.

손병관 : 저도 응원하는 정치인들 있었는데, 지나고 나니 느껴지는 것은 통합 같은 큰 과제는 결국 힘 있는 사람이 키를 쥐고 있고, 힘 있는 사람이 자기 것을 내려놓아야 돌파구가 열리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 부분에서 대통령께서 새로운 혜안을 발휘해 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김유정 : 정치학자인 이관후 박사님도 한 말씀 해주셔야죠.

정치로 인한 ‘비인간화’ 현상이 시작됐다

이관후 : 지금의 정치 양극화로 인해 한국 사회가 많이 퇴행했다, 이런 말씀도 하셨는데 제가 최근에 한 연구 논문을 봤습니다. 나와 지지하는 정당이 다르면 내 자녀와 결혼시키지 않겠다는 응답이 50%가 넘었어요. 이걸 정치학자들 사이에선 ‘dehumanization’(비인간화)이라고 얘기하는데, 말 그대로 나랑 지지 정당이 다르면 인간으로 안 보는 거예요. 지금 그런 현상이 대한민국에서 이제 벌어지기 시작했거든요.

정치 보복이 반복되고, 정치적 상대를 악마화하는 정치가 반복되면서 국민이 이렇게 분열돼야 되겠는가, 그리고 정치인들의 책임, 언론들의 책임도 말씀하셨는데, 정말 이런 고리를 끊을 만한 정치 지도자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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