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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편집 2023.02.01. 00:00

[정국방담] “윤석열-이재명, 정치개혁 성공하는 쪽이 이긴다”

By | 2023년 1월 5일 | 미분류, 정치, 집담회

지난해 한국 정치는 어떠했나? 올해 대통령과 여야 정당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나? 새해 벽두, <피렌체의 식탁>이 ‘정국방담’ 전문가들에게 던진 질문이다.
그 결과, 지난해의 정치에 대한 평가는 혹독했다. 그 책임이 어디에 있든, 정치는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잃었다고 한목소리로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선 ‘실패’와 ‘낯섦’이라는 시각 차이가 있었다. 대통령의 정치가 근본적으로 변화를 맞을지에 대해서도 이견이 존재했다. 반면에 여당과 야당의 무기력함을 놓고는 평가와 진단, 전망이 비슷했다.
대통령이 제기한 정치 개혁의 향방과 관련해선 불안감 속에서 희망을 내비쳤다. 전문가들의 진솔한 이야기. [편집자 주]

✔ 대결과 복수로 점철된 2022, 정치에 적응해가는 대통령에 대한 인식 변화 중
✔ 이상민 장관 경질과 개혁 로드맵 내놓는 것이 윤석열 대통령의 올해 숙제
✔ 극심한 여소야대 상황에서 입법부의 협조를 얻는 것은 윤 대통령의 몫
✔ 전당대회 이후 국민의힘은 치열한 당내 권력투쟁을 벌일 것
✔ 2023년 선거제도 변경의 목표는 ‘여야 합의’에 따른 제도 개선

사진:셔터스톡

“지난해 한국 정치는 대결과 복수로 점철”

가오리 : 지난 한 해, 한국 정치를 평가한다면?

변방지기 : 국민들에게 나쁜 정치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여야 모두 치열했던 대선 구도에 함몰돼 오로지 정쟁에 몰두한 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비타협적, 독선적, 배타적 정치는 국민 상당수가 지지 정당이 없고 정치를 외면하게 했다.

여론조사를 하면 양당 지지도가 30% 내외로 나온다. 사실은 한 개 정당만을 지지해야 하는 문항의 성격 때문에 나온 수치다. 한국 정당정치에 실망하거나 분노하는 사람이 대다수 국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한국 정치는 실망스러웠다.

특히 여권은 윤석열 대통령 한 사람이 전부였고, 윤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여권의 성적표로 인식될 수밖에 없었다.

밀덕 : 윤석열이 대통령이 된 데는 다른 이유가 없다. 오직 하나밖에 없다. 한국 정치에서 단임제 대통령은 모든 불만의 최종 대상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 이명박 대통령의 구속,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은 우연이 아니다.

윤석열은 문재인 정권에 맞서 싸워 이긴 유일한 대항자였기 때문에 대통령이 되었다. 집권 후에 가장 열심히 하는 일도 문 정권의 정당성을 훼손하는 작업이다. 한국의 대통령제는 정치의 핵심 기능을 경쟁자에 대해 반대하고, 비난하고, 처벌하고, 숙청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도록 만든다. 정치의 산출물로서 정책 수행은 지식인들이나 무당파층의 관심사에 불과하다. 일상 정치는 양대 정당 지지층의 상호 혐오 누적, 그것이 전부다. 한국 정치의 핵심 기제는 복수다.

“2022년, 대통령의 정치는 실패”

들국화 : 2022년에 대통령의 정치는 실패했다. 몇 가지 증거가 있다.

첫째, 여론조사 수치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5월 10일 취임 직전과 6월 1일 지방선거 직후 50%를 넘었지만, 장관 인사, 출근길 회견 발언, 이준석 대표 징계 등을 거치며 20%대로 주저 앉았다. 이후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화물연대 2차 파업 강경 대처 등을 계기로 국민의힘 지지층이 결집하며 40%대로 반등했다.

탈이념 실용주의 정체성으로 출발한 정권이 임기 초 지지율이 떨어지자 중도층을 포기하고 고정 지지층 결집을 위해 극우 보수 노선으로 돌아섰다. 과거 이명박 대통령과 비슷한 패턴이다. 그러나 국민의힘 지지층만으로는 50%를 넘는 국정 지지율을 회복할 수 없다.

둘째, 국정 목표가 없었다. 임기 초에는 국정 성과가 있을 수 없다. 대신 국정 목표를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우리나라 대통령은 취임 뒤보다 오히려 당선자 시절에 권력이 더 강하다. 따라서 취임 전이나 임기 초에 강렬한 국정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인수위원회는 제대로 된 국정 목표를 제시하지 못했다. 대통령 취임사도 공허했다. 취임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시간이 갈수록 국민에게 ‘어쩌다 운 좋게 당선된 대통령’이라는 인상을 심어줬다. 연말이 다 돼서야 노동 개혁, 교육 개혁, 연금 개혁을 국정 목표로 제시했지만 너무 늦은 것 같다. 보수 세력 내부에서도 실현 가능성에 대한 평가가 아직은 회의적이다.

셋째, 대야 관계다. 윤 대통령은 여소야대 정치 상황에서 당선됐고 대통령에 취임했다. 대통령이 국정을 이끌어 가려면 국회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역대 대통령들은 국회 다수 의석을 확보하기 위해 정계개편을 하거나 야당 의원을 끌어들였다. 그게 안 되면 야당에 협조를 구했다.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았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 민주당 정치인들을 지금까지 만나지 않고 있다. 윤 대통령이 협량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심어줬다. 국민통합은 실종됐다.

“윤 대통령의 정치, 보통의 정치인과 다른 것일 뿐”

변방지기 : 윤 대통령의 정치에 대한 이해는 보통의 정치인과 매우 다르게 보인다. 대선 후보로 급부상해서 선거 과정을 통해 여권을 일순간에 휘어잡았고 대통령으로 당선도 되었다. 대통령 선거에서 정당의 도움 없이 자신의 힘만으로 국민에게 각인시켜서 당선됐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인지 정치를 매우 기능적이거나 ‘탑다운’ 방식으로 이해하는 듯하다. 즉 정치를 리더십의 관점으로 이해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대국적 관점의 타협, 협상, 설득의 정치를 하기보다는 사실상 대선에서의 자기의 경험처럼 본인과 국민이란 단순한 양자 관계에서 정치를 이끌어내려고 한다. 따라서 여당은 윤 대통령 아래에서 대통령을 보좌하고, 시키는 일만 잘하는 정당이 될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의 주변 참모들이나 여당 지도부에 대한 선호도를 보면 자명하다. 그러다 보니 정치를 풀어야 할 상황이 도래할 때 필요한 프로페셔널한 정치인이나 중도 지향의 국민을 끌어올 수 있는 이준석으로 상징되는 정치적 파트너가 존재할 여지가 없다.

그런 탓인지 대통령의 정치에선 국민 감성이나 공감대에 대한 배려가 보이지 않는다. 정치가 태생적으로 비효율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대한 이해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본인이 믿고 판단하는 것을 밀어붙이려고만 하다 보니 국민 지지도가 오랫동안 바닥권이었다.

“대통령이 정치에 적응하면서, 모멘텀이 생기고 있다”

가오리 : 대선이 치러진 해였고 야당이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면서, 대통령이 어떻게 하느냐가 한국의 정치의 성격을 좌우한 것 같다. 올해는 좀 달라질 것인지?

변방지기 : 2022년 연말 이래 대통령이 개혁을 표방하면서 국민들에게 일하는 모습, 대통령의 새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민주당 이 대표 주변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고, 이 대표 측근들의 행위가 범죄 사실로 부각되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노조 개혁 등을 어젠다로 들고 나오면서 지지도가 상승하는 모멘텀이 생겼다.

신년 인터뷰에서 ‘대통령답게 보이면 국민들이 좋아하는 것 같고 대통령다움이 부족하면 덜 좋아한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 대통령다움과 지지도에 대한 관계 인식이 생긴 것 같다. 개혁을 화두로 삼는 것이 그 반증이다.

보수 우파적 유권자들의 눈에는 대통령의 원칙 있고 소신 있는 행보가 다시 지지 결집의 계기가 되고, 일부 중도적 성향의 유권자에게도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이 조금씩 다시 높아지는 상황이다.

밀덕 : 윤 대통령이 복수자 역할에 충실하는 한, 위기가 오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지지층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지지층조차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오히려 더 못마땅하게 생각할 약한 고리가 있다.

김건희와 처가다. 그들이 해서는 안 될 일을 한 게 들통나는 순간, 최대의 위기가 올 것이다. 대통령이 되기 전에 한 짓은 눈감아준다. 하지만 영부인이 되고서 월권이나 국정농단을 했다가는 가중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보수층도 김건희를 마음속에서는 경멸한다.

“이상민 장관 경질하고, 개혁 로드맵 내놓아야”

들국화 : 2023년 윤석열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2022년의 실패를 바로 잡는 것이다. 먼저 여론조사 국정 지지율을 50% 수준으로 끌어 올려야 한다. 지지율이 낮으면 국정을 제대로 이끌어 갈 수 없다. 국정 지지율을 올리려면 정책 노선을 바꿔야 한다. 극우 보수주의에서 중도 실용주의로 선회해야 한다.

2022년 말 결집한 고정 지지층은 다시 빠져나가지 않을 것이다. 2023년에는 중도층 민심을 잡아야 한다. 당장 이태원 참사에 정치적 책임이 있는 이상민 장관을 경질해야 한다. 경제와 외교안보는 철저히 실용주의 노선으로 가야 한다.

변방지기 : 윤석열 대통령이 개혁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정치 주도권을 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신년사를 통해서 노동, 연금, 교육 분야 3대 개혁을 앞세우며 기득권 유지와 지대 추구에 대한 비판을 병행했다. 또 언론 인터뷰에서 선거법 개정도 언급했다.

이에 반해 신년사에서 사실상 특별한 내용 없이 대통령과 여권을 비난만 한 이재명 대표와 비교가 되어 일반 국민의 의식 속에는 대통령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뭔가 일하려 한다는 이미지가 강화될 듯 하다.

대통령이 정치 주도권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선 법치주의와 공정성을 전제로 해야 한다. 권력자, 힘있는 자, 부자 등 그런 특권층의 반칙이 없어야 하고 모든 일반 국민이 법 앞에 평등해야 한다. 여야에 관계없이 기득권 부패 세력에 대한 단호한 대응을 한시도 늦춰서는 안 된다.

들국화 : 말로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국정 성과를 내야 한다. 윤 대통령은 새해 첫 국무회의에서 “2023년은 우리 정부가 국민께 드린 약속을 실행으로 보여 주는 해가 되어야 한다”며 “각 부처는 개혁 과제와 국정 과제에 대해 구체적인 실행 방안과 로드맵을 만들고, 그 이행 과정을 수시로 저와 대통령실에 보고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적절한 주문이다.

그러나 아직 ‘어떻게’가 안 보인다. 노동 개혁, 교육 개혁, 연금 개혁은 각 부처 수준에서 추진할 수 있는 의제가 아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 구체적인 로드맵을 내놓지 못하면 3대 개혁은 공염불에 그친다.

무엇보다, 정치를 해야 한다. 대통령은 정치인이다. 정치는 대화와 타협이다. 개혁 과제와 국정 과제의 실천은 대부분 국회 입법을 통해 이뤄진다. 극심한 여소야대 상황에서 입법부의 협조를 얻는 것은 윤석열 대통령의 몫이다.

이재명 대표는 형사 피의자이기도 하지만 엄연히 국회 다수 의석을 가진 제1 야당 대표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 대표를 만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 대표를 만나야 한다.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아야 한다. 야당은 국정의 동반자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국토교통부-환경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통령이 변할 가능성 별로 없어”

밀덕 : 윤 대통령이 그렇게 하지는 않을 것 같다. 양대 세력을 굳이 보수와 진보로 나누면 두 집단의 유일한 차이는 방식이다. 보수는 ‘막가파’ 식으로 하고, 진보는 ‘새 가슴’ 식으로 할 뿐이다.

윤 대통령이 지식인의 기준으로 볼 때 대통령으로서 기본 자질이 부족하나, 지지율이 낮다는 것 외에 권력을 행사하는 데 아무 지장이 없는 이유는 바로 그가 ‘막가파식’ 복수전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민주당 정부는 지지율이 떨어지는 순간 바로 국정 동력을 상실한다. 그러나 보수 정권은 지지율이 낮아도 언론이 흔들어 대지 않는다. 그러니 지지율에 구애받을 필요가 없다.

오히려 반대 세력에 대해 더 강력한 적대 행위(화물연대나 대북 강경 발언)를 보일수록 지지율이 상승한다. 평소 낮은 지지율에 신경 안 쓰면서 지지층이 요구하는 응징과 복수에 충실하다가 강경 노선을 취할 때마다 지지율이 반등하니, 철저한 진영 논리에 입각한 강권 통치, 그 이상도 이하도 기대할 것이 없다. 그런 점에서 임기 첫해 윤 대통령은 정확하게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집권 초반을 벗어나면 달라질까? 지지층의 복수 욕구가 어느 정도 충족되면,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대통령의 업적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쏟아질까? 별로 그렇지 않을 것이다. 윤 대통령 지지층은 그의 국정 운영 능력을 보고 지지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거기다 언론은 박근혜(목욕물)를 버렸다가 정권(아이)까지 빼앗긴 학습 효과가 있어서 앞으로는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윤 대통령을 엄호할 것이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항상 낮겠지만 그에게 지지율은 큰 문제가 안 된다.

“3대 개혁안, 국민의힘이 할 배짱이 있을까?”

가오리 : 대통령이 ‘개혁’ 이미지로 강한 지도자를 지향한다면, 3대 개혁안이 어떻게 되느냐가 중요하다. 결국은 국회, 특히 여당의 역할이 핵심적인데?

밀덕 : 신년사에서 노동, 교육, 연금 개혁을 말했다. 아마 노동법은 개악될 것이다. 그러나 교육이나 연금은 이도저도 안 될 것이다. 제일 어려운 게 이 두 가지다. 국회에서 동의해줄 리가 없다.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이 동조하지 않는다. 총선을 앞둔 시점에 모든 국민이 다 전문가인 교육 문제나, 당사자들이 목을 걸고 반대할 연금 개혁을 할 배짱이 국민의힘에 있을까?

박근혜 이후 역대 보수당이 정권을 잡으면 대개 청와대는 상황 관리만 하고, 실제 일은 정부 부처가 다 했다. 통치 자체를 관료에 의존하거나 사실상 위임한다. 보수 정권에서 개혁이라는 것도 결국 관료주의적 개혁이다. 관료의 속성은 보수적이다. 보수 정당과 케미가 맞다. 그래서 보수 정권 때 하는 것이다. 지금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지금 ‘용와대’는 일하는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능력이 없다. 관료들에게 맡겨 놓고 채근하는 정도이다. 그런데 국회가 여소야대다. 용와대와 관료가 밀어붙여도 국회에서 막히면 안 된다. 더욱이 총선이 임박해 있다. 결국 윤 정부의 3대 개혁은 흐지부지될 것이다.

변방지기 : 지금 여당은 사실 자생력이 없는 상태다. 대통령의 후광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여권의 경우 윤석열 대통령의 원톱 정치로 규정해도 무방할 듯하다. 여당은 대통령의 정치 동반자로서의 존재감보다 대통령의 도우미로서의 기능만 부각되었다. 다가오는 당 대표 경쟁도 대통령에 대한 충성 경쟁의 장으로 펼쳐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통령을 대신해서 여권을 리드하면서 2024년 국회의원 선거를 치르는 사령탑을 뽑는 당 대표 경선이 충성심 경쟁, 즉 대통령의 하수인이나 심부름꾼을 누가 더 잘할 것이라는 식이 될 만큼 여당은 정치 상징성도 없다.

그러나 대통령이 모든 국민을 이끌어 낼 수 없다. 20대, 수도권, 중도적 국민이나 전통적으로 야권 지지층까지도 이끌어 내는 정치적 창의력을 지닌 정당이 되어야 한다.

이미지:셔터스톡

“공천 대학살이 벌어질 수도”

들국화 : 국민의힘은 2022년에 윤석열 대통령 뜻에 따라 이준석 대표를 몰아냈다. 권성동, 정진석 등 이른바 윤핵관들이 당을 장악했다.

2023년 3월 전당대회가 열린다. 윤 대통령은 자신이 가장 손쉽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을 대표에 앉히려고 할 것이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의 뜻이 당원 투표 결과를 통해 관철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따라서 김기현 의원이 대표에 당선될 것 같다. 이른바 ‘김-장 연대’는 서서히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권성동 의원은 윤 대통령의 신임을 잃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밀덕 : 지금 여당의 가장 큰 문제는 당이 좋게 말해 혼성부대, 나쁘게 말해 잡탕이라는 점이다. 이준석이나 안철수가 대단한 정치인이라서가 아니다. 그러나 그들보다 더 지명도나 대중적 인기를 가진 정치인이 없는 당이다. 그런데도 당이 이들을 품지 못하고 있다. 유승민이나 홍준표조차 이 당의 천덕꾸러기 신세다. 그러니 이들을 빼고 나면 전부 잔챙이만 남는다. 윤핵관은 대중정치 관점에서 잔챙이들이다.

더 위험한 것은 대통령조차 이 당의 대주주가 아니란 점이다. 당과 연고가 없다. 기반도 없다. 그래서 기를 쓰고 당을 자기 것으로 만들려 한다. 하지만 정작 대통령이 쓰러졌을 때 당이 독자 생존할 수 있을까? 그때 가서 이준석이나 안철수, 유승민, 홍준표로 갈아탈 수 있을까?

지금 여당은 윤 대통령의 당으로 재구성하고 그 위에 윤 대통령이 지목하는 후계자가 대선 후보를 먹는 구도 외에 아무 그림이 없다. 총선까지 이 구도가 완성되면 윤 대통령은 안정적 집권 후반을 맞을 것이고, 실패하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것이다.

들국화 : 동의한다. 전당대회 이후 국민의힘은 치열한 당내 권력투쟁을 벌일 것이다. ‘친윤 세력 승리’라는 결말이 예고된 싸움이다. 이명박 대통령 때도 그랬고, 박근혜 대통령 때도 그랬다. 대통령에 당선되면 자기와 가까운 사람들을 가급적 많이 국회의원을 시키려고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어쩌면 정치의 속성이기도 하다.

따라서 윤 대통령도 총선을 앞두고 친윤석열 인사들을 대거 공천하려고 할 것이다. 지난 해 연말 당원협의회 조직위원장 인사는 예고편에 불과하다. 2023년과 2024년 총선 직전까지 잔인한 공천 대학살이 벌어질 것이다.

“국민의 눈높이를 기준으로 당 대표가 선출되어야”

변방지기 : 오디션 프로그램이 유행 하고 있다. 국민 공정 시대를 상징하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적 이해관계보다 공정함 속에서, 국민의 눈높이를 기준으로 진정한 실력으로 평가되어 당 대표가 선출되고 총선 후보가 결정되는 구조가 되도록 해야 한다.

대통령과 정당이 하나의 색깔로만 국민에게 비쳐지면 위기가 발생할 때 대응할 수 있는 힘이 전무해진다. 대통령의 진정한 정치적 파트너로서 다양한 색깔을 포용하는 정치 용광로 여당이 되어야 한다.

밀덕 : 대통령과 여당에게 내년 총선은 위기이자 기회다. 이미 윤 대통령은 여당을 ‘친윤 정당화’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즉 야당(지도부)을 자신이 타격해 약화시켜 놓을 테니, 여당은 자신을 추종하는 세력으로 공천해 최대한 당선시켜라, 그러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고, 이기고 나면 야당을 더욱 몰아붙여 지리멸렬하게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진짜 집권당다운 모습을 보이려면 장관을 온건 보수 성향의 정치인 출신으로 대거 교체하는 게 첫걸음이다. 지금은 법무부와 행안부만 눈에 띈다. 그러면서 싸우는 모습만 보여주니 국민에게 신뢰감을 못 준다. 올 한해 경제가 나빠질 것이다. 물가, 부동산, 가계 부채 등 난제가 수두룩하다. 실력과 리더십을 갖춘 장관을 포진해 대비하지 않으면 총선이 위험해질 수 있다.

변방지기 : 윤 대통령이 개혁을 기치로 내세운 가운데 남한을 위협하는 북한의 존재나 이재명 리스크, 문재인 정권의 비리 수사 등을 감안하면, 2023년 상반기 정치에서 여권의 강세가 예상된다. 그러나 정치는 늘 순식간에 기류가 바뀌어서 공세적인 입장에서 쉽게 급전직하해 수세적 입장이 되곤 한다.

끊임없이 국민과 소통하고 적대 세력을 설득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어떤 경우에는 일방통행적 대통령의 주장을 어느 날 갑자기 국민이 거부할 수도 있다.

“이재명 대표 선출된 것, 야당에 좋지 않아”

가오리 : 지난해 야당은 생각보다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다.

변방지기 : 야권은 역대 최대의 의석을 보유한 공룡 정당 임에도 최약체 리더십을 가진 무능과 비전 부재의 상태에 빠졌다고 판단된다. 덩치가 너무 크다 보니 국민의 동정을 구할 수도 없고, 어떤 경우에는 야당의 행동이 덩치 큰 불한당의 모습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대통령 후보였던 이재명 대표에 대한 사법적 리스크는 이제 전 국민에게 상식이 되었고, 민주당을 정당으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할 수 없게 만드는 상황이 되고 있다. 국민은 거대 야당 민주당의 하는 일이 오직 ‘이재명 지키기’뿐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민주당이 뭘 하거나 간에 정당 정치의 본연으로서 평가하기 보다는 이재명 지키기와 연계되어서 판단되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시점에 민주당은 흑석동 부동산 투기의 상징적인 인물을 여전히 당 대변인으로 맡기고, 연이어 실수를 연발하는 그를 그대로 두고 있다. 돈봉투 사건에 대한 노웅래 의원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면서 민주당은 국민 눈높이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국민의 판단보다는 ‘윤석열 정부가 하는 것은 다 민주당에 나쁘다’라는 식의 사실상 맹아적 정치 행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들국화 : 이재명 대표가 2022년 8월 28일 전당대회에서 대표가 된 것은 민주당 전체로 보면 치명적인 잘못이었다. 이 대표 측근 실세들의 구속 등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고강도 수사는 대선 이후 충분히 예상된 일이었다. 민주당 전체와 정치인 이재명을 분리했어야 하는데 민주당은 그러지 못했다.

밀덕 : 당 대표의 존재감이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원래 야당은 차기 대선주자를 중심으로 일사불란한 대오를 갖추는 게 대선 승리 공식이다. 그러나 5년을 내내 혼자 끌고 갈 수는 없다. 초반에 나섰으면 확실한 리더십을 보여주는 한편 자기 세력을 구축해야 하고, 아니면 후반에 맡아 곧바로 대선으로 직행했어야 한다.

그런데 초반에 나서고도 보여주는 게 없다. 정책이면 정책, 정치면 정치, 그 무엇도 이재명다움이나 대통령감이라는 느낌을 주지 못하고 있다. 오로지 검찰에게 수사받는 모습이 전부였다. 당원과 지지층의 사기를 오히려 떨어뜨리고 있다.

“민주당에 대표 지키키만 있고, 어젠다가 없다”

변방지기 : 민주당은 지금 정치 어젠다가 없다. 오직 정부 여당에 대한 비판과 이재명 지키기로 대변되는 대응만으로는 정치적 미래가 있을 수 없다. 또 사건 사고와 우연 등에서 생기는 기회는 길지도 않고 국민의 진정한 평가가 동반되지도 않는다.

민주당에 대한 대통령과 정부 여당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국민에게 끊임없이 정책 어젠다를 제시해야 국민이 민주당의 몸부림을 이해할 것이다. 지금까지의 기득권을 보유했던 인사와 이념으로부터 민주당이 벗어나야 한다. 기득권 논리와 기득권 인사들이 앞으로도민주당에서 계속 판을 친다는 것은 진보의 이름으로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잘못된 계몽주의의 미망일 뿐이다.

민주당은 이태원 참사 피해자들의 눈물을 닦아주어야 하지만 문재인 정권에서 발생한 부동산 폭등으로 서울에서 수도권으로 쫓겨나가고 뒤늦게 고금리로 집을 사서 고통받고 눈물짓는 젊은 세대들의 경제적 아픔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

밀덕 : 원래 선거에서 지고 나면, 잘하고도 졌든 잘못해서 졌든 대대적인 쇄신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더욱이 10년 교대가 아니라 5년 만에 정권을 뺏겼다. 그러면 말로만 죄송하다고 해서는 안 된다. 시대가 요구하는 정치가 무엇이며 그걸 하기 위해 새로운 정당으로 거듭나겠다는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런데 보고서 하나 달랑 내놓은 게 전부다. 당원과 지지층만 밥맛을 잃고 뉴스를 끊고 정치에 무심한 척하며 속을 끓이지, 책임질 위치에 있는 이들 누구도 위기 의식을 보여주지 않는다. 국회의원은 야당일 때가 더 좋다고 한다. 의원 노릇을 즐기는 듯하다.

“민주당에서 정책 논쟁 사라져”

가오리 : 그럼 올해 야당은 어떻게 달라져야 한다고 보나?

변방지기 : 우리 정당사에서 민주당은 민주세력, 진보세력 등의 자랑스런 타이틀을 보유했던 전통 세력의 후신이다. 이제 민주당이 국민 앞에 기득권 이념과 문제가 된 인사 등을 버리고 새로운 길을 가는 새 탄생을 해야 할 시점이다.

오랫동안 이념과 경제적 네트워크를 공유하여 사고적 체계가 같은 생태계에서만 바라다본 결과, 진영에 속한 인사들의 전체적 판단력에 문제가 생긴 듯하다. 국민의 시선과 관심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고 있는 상황이다. 정치 과잉에서 벗어나고픈 국민의 마음을 전혀 모르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 귀에서 민주당의 복지 담론 같은 정책 논쟁이 사라졌다. 국민의 눈에는 국회 절대 다수당의 모습이 자신들의 기득권이나 보호하려는 기득권 보호체로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제3의 길을 가야 한다. 한국의 토니 블레어가 민주당에 나타나야 한다.

“이재명 대표, 스스로 결단해야”

들국화 : 2023년에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은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명분과 수순을 밟아 이재명 대표를 사퇴시키는 것이다. 이 대표 스스로 판단해서 결단하는 것이 최선이다.

민주당 의원들에게 물어보면 이 대표가 그 정도 양식과 판단력은 가지고 있다고 한다. 다행스런 일이다. 만약 이 대표가 거부하면 당원들과 의원들이 나서서 이 대표를 사퇴시키는 수밖에 없다.

“이재명 대표가 사퇴하면 대안이 없다”는 반론이 있다. 그러나 “집을 먼저 부숴야 새로운 집을 지을 수 있다”는 재반론이 더 설득력이 있다. 민주당은 1955년에 출발해 반독재 투쟁, 정권 교체, 외환위기 극복, 한반도 평화의 큰 업적을 쌓은 정당이다. 이 대표 이후를 걱정할 일이 아니다.

밀덕 : 어차피 당 대표 임기가 2년이니 2024년 8월까지 버티면 버틸 수 있다. 문제는 2024년 4월 총선이다. 이 대표는 어떡하든 공천권을 행사하려 할 것이다. 반면 검찰은 그전까지 이 대표를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상태로 질질 끌면서 최대한 오물을 묻힐 것이다. 민주당이 지리멸렬한 상태로 총선을 치르도록 만들 공산이 크다.

시간이 흐르면서 윤 대통령과 검찰의 전략이 드러나고 있다. 그들의 전략은 문재인이나 李재명을 죽이는 게 아니라, 죽은 거나 다름없이 만드는 것이다. 민주당 세력 전체의 도덕성, 국정 운영의 이면, 친북성(?), 편파성, 위선과 가식 등등을 모두 까발려 더럽히는 게 목표다. 혐오감이 범벅이 되어 도저히 찍어주지 못하게 만들려 한다. 아예 죽였다간 노무현 사후 야권이 똘똘 뭉치고 국민 여론까지 넘어가면 더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그러나 이런 구도를 알면서도 어쩔 수 없다. 오로지 이재명 스스로가 십자가를 지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다리는 수밖에. 반전을 일으켜야 한다. 이재명이 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자신을 내던져 국민에게 박수받을 일을 먼저 치고 나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마침 대통령이 선거제 개편을 들고 나왔다. 이걸 계기로 정치개혁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 그러면서 혐오의 정치가 아니라, 통합의 정치를 하자고 치고 나가야 한다. 강퍅한 인상의 이재명이 이미지 쇄신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2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의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문 전 대통령을 면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치개혁으로 대통령이 이니셔티브 쥐어” vs “역제안으로 선거제도 개혁에 맞장구쳐야”

가오리 : 말씀하신 대로, 대통령이 언급한 선거제도 개혁이 새로운 정치 변수로 떠올랐다. 과연 이게 실현이 될까?

변방지기 : 대통령의 입에서 정치개혁이라는 말이 나온 것은 그 자체가 정치 주도권의 측면에서 상당히 의미가 있다. 현재의 선거구 제도를 유지하는 것을 기득권 보호의 축으로 몰아갈 수 있는 전기가 되고 따라서 국민들도 호응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 것이다. 결국 정치개혁을 내세우면서 다음 총선에 이니셔티브를 쥐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밀덕 : 대통령이 아무 생각 없이 툭 던진 말인지, 정계 개편(야당 분열)까지 노리고 던진 회심의 카드인지 그건 알 수 없다. 또 그게 지금 중요한 것도 아니다. 선의로 시작했지만 나쁜 결과를 낳을 수도, 악의가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는 게 정치다. 따라서 계속 플레이를 해가면서 파악할 수밖에 없다.

중요한 건 공을 다시 저쪽 코트로 넘겨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재명 대표는 4년 중임제 개헌과 비례대표제 확대, 위성정당 금지를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장본인이다. 중대선거구제보다 비례대표제 확대가 더 낫다는 점을 포인트로 해서 역제안하고 맞장구치고 나가는 게 유리하다.

들국화 : 2024년 총선이 있으니 국회의원 선거제도 변경에 주력해야 한다. 개헌은 총선 이후에 추진하는 것이 옳다. 국회의원 선거 제도는 정답이 없다. 소선거구제, 중대선거구제, 비례대표제는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선택의 문제다.

변방지기 : 대통령의 신년 인터뷰를 살펴보면 정치의 요체를 국민이 먹고 사는 문제, 즉 실용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정치 양극화 문제 해결을 위해서 정치개혁, 혹은 개편의 방향으로 우선 중대선거구제를 거론했다.

특이한 점은 역대 선거구제의 개편은 전체 선거구를 대상으로 소선거구제나 중대선거구제로 추진하는 것이라면 이번 대통령의 발언은 소선구제의 골간은 유지하면서 지역 특성에 따라 2~4명을 선출하는 중대선거구제를 병존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대략 서울이나 경기권, 그리고 광역시 등 인구가 많은 도시 지역에서 2~4명의 선거구제를 검토해본 것 같은 뉘앙스다. 서울의 경우 자치구 2개를 묶어서 3~ 4명의 당선자도 나올 수 있는 구조다.

들국화 : 현행 선거 제도는 1988년 총선을 앞두고 노태우 대통령과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 총재 등 이른바 ‘1노 3김’의 합의에 의해 만들어졌다. 제왕적 총재가 정치를 좌지우지하던 시절이다. 그 이후 정당 권력 체계의 변화로 총재가 사라졌다. 지금 정당의 주인은 당원과 지지자들이다.

이 때문에 2023년 선거제도 변경의 목표는 여야 합의에 의해 선거 제도 변경을 하는 것 그 자체에 두어야 한다. 그것이 중대선거구제든, 비례대표제든 여야 합의에 의해 선거제도를 변경할 수 있다는 전례를 한번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민주당이 기득권 못 내려놓을 것” vs “ 민주당은 개혁성에서 앞서갔던 정당”

변방지기 : 헌법 개정만큼이나 선거구 개편은 어려움이 많다. 해당 국회의원의 정치 생명이 달린 문제다. 대부분 지역의 시군은 현재와 같이 소선거구제로 하고 인구가 많은 대도시만 중대선거구제로 하는 것이 제도적 부합성에 맞나 틀리나를 차치하고서라도 결과를 얻는 것이 쉽지 않다.

정부 여당은 대통령의 뜻이라면 일사불란하게 돌아갈 것 같이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당선 가능 지역의 주요 인사들이 몰릴 수도 있고 또 수도권의 경우 몇 명 되지도 않는 의원들의 이해관계에 따라서 내부 소란도 발생할 수 있다. 또 대구, 부산, 울산 등 지역에서의 여당의 기득권이 줄어들기도 하므로 이 지역에서도 저항이 생길 것이다.

야권은 더욱 복잡할 것이다. 근본적으로 수도권 대도시의 경우 전통적으로 민주당이 우세한 지역이 다수다. 절대 기득권을 내려놓기가 쉽지 않다. 일부 의원들의 경우 공천권에서 자유로울 수 있으니 찬성할 수도 있을 거다. 중대선거구가 되면 경쟁력이 있는 의원들의 경우엔 공천에 관한 지도부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껏 정치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

그렇지만 민주당 지도부와 적지 않은 의원들의 경우 상당수가 정치 기득권을 상실할 수 있다. 더욱이 현재 국회의 의석 분포는 민주당이 절대 다수인데 민주당이 오케이 하지 않는다면 대통령의 선거제도 개편 구상은 성사되기 어려울 듯 보인다.

밀덕 : 민주당은 개혁성에서 보수 정당보다 늘 한발 앞서갔던 정당이다. 개혁 카드를 상대 당이 먼저 꺼내 들었다고 외면하는 건 개혁에 적극적인 모습이 아니다. 중대선거구제(비례대표제 확대) 한다고 분열될 당이라면 그것이 아니라도 분열된다. 오히려 그런 모습이 국민 눈에 추할 뿐이다. 그러니 야당이 더 적극적으로 치고 나가야 한다. 선거제 개편은 물론 4년 중임제, 불체포특권 폐지, 위성정당 금지까지 패키지로 다루자고 해야 한다.

비례대표제 확대가 안 되면 중대선거구제도 받을 수 있는 문제다. 모든 선거 제도는 일장일단이 있다. 중요한 건 새로운 선거 제도에 따라 ‘부드러운 다당제’가 들어서는 것이다. 지금의 양당제와 대통령 단임제, 소선거구제는 양극화 시대에 최악의 세트다. 정치 보복을 줄이고, 대통령의 비극적 말로를 막아야 한다. 상대방에 대한 사법적 척결에 혈안이 된 지금의 정치제도는 혐오와 복수의 정치를 강화한다.

들국화 : 입법권을 가진 현역 의원들이 선거 제도 변경 권한을 갖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현역 의원들에게 불리한 선거 제도를 만드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새로운 정치인이 국회에 진출해야 한다는 과제는 이번에 한해서 접어두고, 선거 제도 변경 자체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그게 1988년 이후 사라진 ‘대화와 타협에 의한 정치 제도 변경’을 되살리는 유일한 방안일 수 있다.

밀덕 : 비례대표제든 중대선거구제든 소수 정당의 의회 진출을 쉽게 하는 효과가 분명히 있다. 즉 다당제를 가져오는 효과는 마찬가지다. 중대선거구제가 신인 진출을 어렵게 한다지만 비례대표제도 당내 공천 과정에서 하기에 따라 신인 배제 기제로 작동하려면 얼마든지 그리될 수 있다. 제도는 결국 운용하기 나름이다.

그러나 현 양당제 하에서 기득권자인 현역 의원들이 선거 제도 개편을 싫어할 가능성이 크다. ‘기득권 보장=공천 보장’을 물밑 약속하지 않으면 가결 표를 모으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또 그렇게 하는 순간, 도전자들의 반발이나 여론이 악화될 공산이 크다. 방법은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독한 마음먹고 밀어붙이는 수밖에 없다. 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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