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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국 ‘2023 전망’] ③가계부채, 고금리, 수출 부진⸱⸱⸱한국 경제 자칫하면 ‘쇼크’

By | 2023년 1월 4일 | 경제, 미래, 미분류, 산업

‘퍼펙트 스톰’과 ‘회색 코뿔소떼’가 몰려온다! <수축사회>의 저자이자 경제 전문가인 홍성국 의원은 올해 우리 앞에 펼쳐질 지구촌과 한국 경제의 모습을 이렇게 진단했다. 어려움은 동시다발적으로 제기되는데, 올바른 대응은 보이지 않다는 우려다.
홍성국 필자는 2020년 코로나 사태 이후 전 세계가 경쟁적으로 시행한 ‘초저금리, 통화 방출, 재정 투하’의 3대 처방이 코로나 진정과 함께 이제 경제에 독(毒)이 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 단적인 징표가 물가 상승이다. 필자는 현 상황을 ‘대전환 복합위기’라 규정하고, 이 국면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국가의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강조한다. 새해 특집으로 마련한 홍성국 필자의 ‘2023 경제 전망’ 세 번째 이야기.

① ‘대전환 복합위기’의 시대

② 세계 경제 : 각자도생(各自圖生)

③ 한국 경제 : 신 코리아 디스카운트

 [편집자 주]

✔ 실력과 운을 타고 고비마다 압도적인 회복력을 보여 온 한국경제
✔ 한국 경제는 성장의 한계에 이르렀는가: 신 코리아 디스카운트
✔ GDP와 맞먹는 가계 부채 규모, 실질적으로는 세계 1위
✔ 자영업자 비중이 유난히 높은 내수경제의 구조적 취약성
✔ 연속된 정책 실패와 부동산 시장의 급냉, 저조한 수출의 삼중고
✔ 미래산업에 적극 투자하면서 대전환 복합위기를 건너야

사진:셔터스톡

지난 60년 동안 한국 경제는 세계 경제와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여왔다. 그러나 강도는 남달랐다. 세계 경제가 좋아지면 한국은 더 많이 성장했다. 반면 세계 경제가 침체해도 한국 경제는 덜 나빴다. 실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운도 좋았다. 1970년대 1차 오일쇼크는 중동 건설 붐으로, 1980년대 2차 오일쇼크는 3저 효과로, IMF 외환위기는 벤처 버블과 중국 개발로 쉽게 벗어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도 디지털 혁명의 도움을 받았다. 이런 과정을 60년 지속하다 보니 한국은 선진국이 되었다.

<표1>은 한국은행이 작년 11월 예상한 올해 세계와 한국의 경제 전망이다. 올 상반기를 고비로 경제는 완만한 회복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4년에도 경기 회복세는 완만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행의 전망은 과거의 성장 스토리 틀이 유지될 것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1편에서 얘기했듯이 탈세계화로 세계 무역성장률은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 여전히 부채 위기는 지속될 것이고, 미-중 갈등은 전방위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중국 경제 역시 한국에 부정적 영향을 줄 전망이다. 수출 대표 상품인 반도체 불황도 깊어지고 있다.

<표1 한국은행 경제전망>

주: 1) 전년동기대비 기준  2) 두바이유 기준, 기간 평균 (자료제공: 한국은행)

 

그동안 한국은 실력과 운이 결합되어 경기 침체나 위기 국면에서 압도적인 회복력(resilience)을 보여왔다. 그러나 지난해를 고비로 한국은 성장의 한계에 부딪친 느낌이다. 이를 나는 ‘신(新) 코리아 디스카운트’라고 명명하고자 한다.

부채 중심의 성장은 끝났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말은 한국 주식시장이 남북 문제, 불투명한 회계, 후진적 투자문화 등으로 주가가 저평가되는 현상을 설명하는 용어다. 이 글에서 ‘신(新)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한국 경제가 마주한 새로운 위기를 설명하기 위해서 사용했다.

잘나가던 한국은 왜 디스카운트를 받아야 할까? 이쯤에서 정리를 해야 한다. 한국의 가장 큰 위기는 가계부채가 실질적으로 세계 1위 수준이라는 점이다. GDP와 가계부채 규모가 비슷하다. 더군다나 디지털 혁명으로 산업 구조조정이 빨라지면서 기업부채도 늘어가고 있다. 선진국들은 정부부채를 늘려 성장을 유지했지만 한국은 가계부채를 증가시키면서 성장했다. 여타 국가와 가장 큰 차이점이다. 많은 국가들이 겪은 부채 파티를 한국은 가장 최근까지 벌였다. 부채가 많으면 어떤 정책도 먹히지 않는다. 기초 체력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1) 한국은 부동산 버블이 가장 심각한 국가 중 하나다. 부동산 가격을 10년, 혹은 5년으로 보면 한국은 선진국 평균과 유사하거나 오히려 낮다. 그러나 지난 3년만 놓고 보면 한국의 부동산 가격 상승률이 압도적이다. 더군다나 부동산 투자자금 중 부채로 자금을 조달한 비중도 매우 높다.

<그림2> 과도한 한국 주택투자 비중

자료: 통계청

 

더 위험한 것은 가계부채 중 변동금리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한국의 주택담보대출 중 변동금리 비중은 거의 80%에 달해서 금리 상승의 직격탄을 받고 있다. 참고로 선진국들은 변동금리 대출이 아예 없거나 10% 미만이다. 한국은 대출금리가 2배 정도 상승하면 국내 소비는 5% 정도 줄어든다.

2) 주가도 크게 상승했다. 이 과정에서 주식투자가는 1400만 명대로 급증했다. 전체 국민의 1/3이 주식투자에 나선 셈이니 웬만한 가정은 주식시장에 뛰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주가는 세계에서 가장 큰 하락을 보여 모두가 손실이 난 상태다.

3) 여기에 가상자산 투자도 크게 늘었지만 폭락했다.

1)~3)의 요인으로 많은 가계가 파산하거나 재기의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특히 부채를 기반으로 투자한 계층의 피해가 엄청날 것이다. 역(-) 자산효과로 소비와 투자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내수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 봉착

한국은 유난히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국가다. 전체 근로자의 30%대에서 최근에는 25%까지 줄어들었지만, 선진국에 비해 보면 2배 정도 많다. 배달 앱, 전자상거래를 비롯한 빅테크 기업의 경제 내 비중은 하루가 다르게 증가하고 있다. 반면 소상공인 창업과 대기업 프랜차이즈는 업종 구분없이 계속 늘고 있다. 코로나 이전부터 한국의 소상공인은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이 결과 소상공인 부채는 무려 1000조 원에 달하고, 코로나로 원리금 유예를 받은 금액만 140조 원에 이른다. 올해 대전환 복합위기의 가장 큰 피해자는 아마 소상공인이 될 듯하다.

<그림3> 내수와 수출의 성장 기여도

(전년동기대비, %, %p)

자료: 한국은행

<그림3>은 한국은행이 예상한 경제성장률과 부문별 성장률 기여도다. 2021년은 수출과 내수(민간소비+투자)가 모두 좋아서 코로나 위기에서 빠르게 탈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수출 기여도가 낮아지고 있다. 반면 내수는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민간 소비는 가계부채와 부동산, 주식, 가상자산의 가격하락, 소상공인 위기 등이 겹쳐져 과연 1% 중반대의 성장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투자는 다소 증가할 수 있다. 반도체, 전기차(배터리) 등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투자는 증가할 전망이다. 그러나 세계 경기 침체와 일부 산업의 공급과잉, 고공권인 원자재 가격 등으로 투자는 제한적 증가에 그칠 듯하다. 여기에 물가 오름세 심리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소비가 늘어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연속된 정책 실패

대전환 복합위기가 다가오는 가운데 지난해 한국 금융시장은 다른 국가보다 크게 요동쳤다. 가계부채가 임계치에 도달한 상황에서 강원도의 레고랜드 사태는 ‘유증기가 꽉 찬 공간에 라이터를 켠 것’으로 비유될 수 있다. 다른 국가들은 10월부터 금리가 안정되었지만, 유독 한국만 10월 이후 금융시스템 전체가 흔들린 이유다. 추가로 한전과 가스공사의 대규모 회사채 발행으로 채권 공급이 늘어나면서 자금시장이 급냉했다. 이 결과 부동산 관련 PF 등 부동산 금융 전체가 흔들리며 최근 집값 급락의 빌미를 제공했다.

통상 금리 상승기에는 자본력이 좋은 대형 금융기관으로 자금이 몰린다. 레고랜드 사태는 이런 상황에 불신(不信)이라는 폭탄을 투하했다. 이 결과 시중 자금이 대규모로 이동을 시작했다. 그동안 낮은 금리 때문에 다양한 금융기관에 분산 예치되었던 예금이 대형은행으로 집중되는 동시에 비은행 제2금융권에서 자금 이탈이 발생했다.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저축은행에서 대형은행으로 자금이 대규모로 이동했다. 5대 시중은행의 경우 지난해 예적금으로 170조 원 가까이 늘어났다. 이 결과 2금융권, 3금융권의 예금과 대출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자금경색을 피할 수 없었다.

올해도 물가가 확연히 잡히기는 어려울 듯해서 금리는 고공권에 있을 듯하다. 미분양이 증가하면서 부동산PF 대출 등 부동산과 연계된 금융시장은 계속 불안정한 상태가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개인 파산, 중소기업의 대규모 구조조정을 위한 준비도 필요하다.

또 하나의 정책 실패는 예산안이다. 올 예산안은 지난해 5월경 윤곽을 잡았다. 당시에 올해 경제성장률은 2.5%, 물가는 3~4%대를 예상했기 때문에 긴축 예산을 편성했다.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고 있는 지금도 긴축 재정을 자랑하고 있다. 국가 재정은 경기 활황기에는 긴축을 하고 침체기에는 확대해서 경기의 진폭을 줄여줘야 한다. 그런데 거꾸로 하고 있다. 나는 올 여름 이전에 추경 편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이 역시 국채 발행으로 금융시장과 부동산 시장에 악영향을 줄 것이다.

부동산 시장 급냉

올 상반기 최대 이슈는 역시 부동산 시장이다. 지난해 10월 이후 확연한 하락세다. 일부에서는 역전세 현상마저 나오고 있고, 경매도 낙찰률과 낙찰가가 급락 중이다. 아파트 미분양은 작년 11월 기준 5만7000호에 이르는데 매달 1만 호씩 증가 중이다.(참고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분양 아파트는 17만 호 수준) 향후 미분양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라서 부동산 시장의 장기 침체는 불가피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규제 완화와 주택 공급을 늘리는 정책을 동시에 쓰고 있다. 버블이 붕괴하는데 투기적 수요를 자극해서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려 한다. 더군다나 집값 안정을 위해서 공급을 늘리겠다고 한다. 대구 지역의 경우 미분양이 현재 1만 호에 달하는데 올해 입주 물량은 3만6000호로 전년 대비 무려 75%나 증가할 예정이다. 대선 때와 지금은 상황이 확연히 다르다.

2008년 부동산 침체기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금리가 빠르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금융시장이 대혼란 상태이고 올해에도 한전, 가스공사의 채권 발행 등으로 고금리가 유지될 전망이다. 추경이 편성되면 국채 공급도 증가한다. 이제 부동산 시장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 교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림4> 미분양주택 증가 추세

그렇다면 일본형으로 가고 있는 것일까? 지금 한국은 1991년 일본과 비슷한 경제 여건이지만, 일본과 같이 10년간 70~80%가 폭락한 후 다시 20년을 횡보하는 상황은 예상되지 않는다. 1인 가구 비중이 크게 늘어나고 있고, 주택 수요가 집중된 수도권은 여전히 수요가 살아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가장 큰 문제는 주거 취약계층이다. 금리가 크게 오르고 연료비, 전기요금 인상이 임박했기 때문에 주거비 부담이 급증했다. 임대주택 마련 등 이들을 위한 대안 마련도 시급하다.

수출 전선의 경고음

한국은 위기 때마다 수출이 효자 노릇을 했다. 환율이 1300원을 넘어도 수출은 오히려 줄고 있다. 수출뿐 아니라 수입도 함께 줄어드는 현상은 매우 불길하다. 세계 경제 침체와 한국 산업의 경쟁력 상실이 맞물린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 결과 작년 무역수지 적자는 사상 최대인 472억 달러에 달했다. 외환 보유고도 크게 줄어서 4000억 달러 초반 수준에 불과하다.

사실 지난 3~4년 동안 수출을 주도한 것은 디지털 혁명에 따른 반도체 수출 증가가 가장 큰 요인이었다. 여기에 배터리 등 한국이 강한 경쟁력을 보유한 산업이 가세한 것이다. 그렇다면 기존 산업들은 3~4년 전과 별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다. 코로나 기간 중 수출이 크게 늘어난 것을 단순화시키면 반도체, 배터리 등의 약진에 의존한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그런데 반도체 산업은 가격 하락, 미-중 갈등에 따른 수출 통제 등 악재가 산적하다. 미국의 IRA 법으로 현지 공장을 세우고 있는 배터리와 전기차 산업은 거의 모든 원부자재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 여전히 유동적이다.

미-중 갈등의 본질은 기술 패권 전쟁이다. 주요 대상은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등이다. 바로 한국이 가장 강점이 있는 산업이다. 전쟁의 수단이 한국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지 피해가 예상된다. 한국 수출의 30%(홍콩 포함)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에 코로나 위기와 사회 불안정이 겹쳐서 나타난다면 한국의 산업과 수출 전략을 다시 짜야만 한다. <그림5>에서 보듯이 중국의 인구 대비 병상 수는 비교가 어려울 정도로 적어서 코로나가 확산되면 거의 대응이 어렵다.

<그림5> 인구 천만 명 당 병상 수

자료: WIND, 중국국가통계국, 메리츠증권

 

미래를 향한 투자가 경제의 핵심

기후위기가 전 지구적 과제인 상황에서 한국은 에너지 과소비형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탄소 국경세 등 환경 규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RE100 달성을 위한 투자 부담도 크다. 수출 기업들 대부분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투자를 서둘러야 한다.

노르웨이의 전기차 판매(하이브리드 포함)는 전체 차량 판매의 80%에 육박한다. 중국, 독일은 30%대를 넘기고 있고, 미국은 IRA 법 제정 후 10% 미만 수준에서 빠르게 증가시킬 예정이다. 한국은 아직 20%가 되지 않지만 빠르게 늘고 있다. 새로운 차원의 전기차 혁명이 도래하고 있다.

올해 이후 경기는 매우 불확실하다. 잘못 대응하면 하반기에 쇼크에 빠지는 상저하락(上底下落)이 올 수도 있다. 이때 우리는 국민소득 5만 달러를 지향하는 미래를 위한 투자에 나서야 한다. 국가 차원의 대(大)전략을 수립하고 빠르게 추진해야 한다. 사회 전체를 개조해야 하지만 경제 분야만 보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투자와 전기차 보급과 같은 새로운 산업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

전기차를 만들어도 충전소가 부족하다. 충전과 정비 인프라에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산업구조 전환을 위한 다양하고 과감한 정책이 필요하다. 이런 투자는 올해 경기 침체를 막아내는 단기 대응책이기도 하지만, 장기적으로 한국의 산업구조를 전환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다. 이런 식으로 미래산업에 적극 투자하면서 대전환 복합위기를 건너야 한다. ‘누가 멀리 보느냐’의 게임이 시작된 것이다.


글쓴이 홍성국은
제21대 국회의원. 대우증권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공채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CEO가 됐다. ‘증권계의 미래학자’, ‘현장형 미래 전문가’로 불렸다. 2016년 말에 제2의 인생을 위해 퇴사한 뒤 강연, 저술에 몰두하다 2020년 4월 총선에서 세종시에 출마했다. 그동안 “성장 신화를 버려야 미래가 보인다”고 주장해왔다. 저서로는 <인재 vs 인재>, <세계가 일본된다>, <글로벌 위기 이후>, <세계경제의 그림자 미국>, <수축사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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