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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국 ‘2023 전망’] ② 미·중 일시 ‘휴전’ 속, 세계는 각자도생의 길로

By | 2023년 1월 3일 | 경제, 미래, 미분류, 산업

‘퍼펙트 스톰’과 ‘회색 코뿔소떼’가 몰려온다! <수축사회>의 저자이자 경제 전문가인 홍성국 의원은 올해 우리 앞에 펼쳐질 지구촌과 한국 경제의 모습을 이렇게 진단했다. 어려움은 동시다발적으로 제기되는데, 올바른 대응은 보이지 않다는 우려다.
홍성국 필자는 2020년 코로나 사태 이후 전 세계가 경쟁적으로 시행한 ‘초저금리, 통화 방출, 재정 투하’의 3대 처방이 코로나 진정과 함께 이제 경제에 독(毒)이 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 단적인 징표가 물가 상승이다. 필자는 현 상황을 ‘대전환 복합위기’라 규정하고, 이 국면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국가의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강조한다. 새해 특집으로 마련한 홍성국 필자의 ‘2023 경제 전망’ 두 번째 이야기.

‘대전환 복합위기’의 시대 

세계 경제 : 각자도생(各自圖生)

 한국 경제 : 신 코리아 디스카운트
[편집자 주]

✔ 산업혁명 이후 최장 기간 금리가 하락한 지난 40여 년
✔ 지난해부터 상향 전환한 금리, 당분간은 고금리 전망
✔ 경기부양의 핵심 변수는 부채, 한국은 가계부채 늘어
✔ 올해 경제는 급락보다는 연착륙을 시도하는 해가 될 것

사진:셔터스톡

코로나 3대 정책(초저금리, 통화 방출, 재정 투하)이 부메랑이 되어 세계를 공격하고 있다. 여기에 대전환 위기가 본격적으로 결합되는 시점이 바로 올해가 될 듯하다. 과연 어떤 세상이 펼쳐질까? 예단하기 어렵지만 우리의 상식과는 다른 세계가 될 것임은 분명하다.

 

<그림1> 대전환 복합위기

역사적 금리 전환

장기금리는 역사를 설명하는 거울이다. 경기가 좋아지면 돈을 빌려 투자하는 사람이 많아지니 금리가 오르고, 반대로 경기가 침체하면 돈 빌리는 사람이 줄어들어 금리가 하락한다. 또한 금리는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의 합이기 때문에 경제의 전체 모습을 보여준다.

2차 세계대전 후 지속적으로 오르던 금리는 1980년 역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한 후, 2021년까지 40여 년간 하락해 왔다. 1980년에는 2차 오일쇼크가 한창 진행되던 때 였는데 당시 미국의 실세금리는 20%에 육박할 정도였다. 물가상승률이 너무 높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1980년 금리 수준이 가장 높은 이유이기도 하다.(한국도 마찬가지)

이후 금리는 지속적으로 하락해왔다. 냉전 종식 후 세계화로 경제의 효율성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물가가 안정되었다. 어느 나라 마트에 가도 세계에서 가장 싼 물건을 판다. 중국의 등장으로 저렴한 공산품이 전 세계에 수출되었기 때문이다. 바로 세계화의 혜택이었다. 또 다른 이유는 기술 발전이다. 다양한 기술 발전으로 세계 경제는 생산성이 높아졌다. 사람의 노동을 기계가 대체하면서 인건비 상승 부담이 낮아졌다. 물가의 핵심인 원유도 해저 유전 개발 기술에 이어 셰일 오일 채굴 기술이 발전하니 유가가 안정될 수밖에 없었다. 유한한 자원인 원유 생산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즉 세계화와 기술 발전이 결합되어 지난 40여 년간 세계는 물가와 금리가 동반 하락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에 따른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금리를 추가로 인하했다.

<그림2> 장기 금리 추이(미국)

지난 40여 년간은 산업혁명 후 최장 기간 금리가 하락한 기간이다. 이 과정에서 경제 구조는 자연스럽게 부채에 익숙해졌다. 정부, 개인, 기업 모두 부채를 늘리면서 투자하는 빚에 중독되었다. 오늘보다 1달 후, 1년 후 금리가 낮을 것이니 당연히 단기간에 자본 조달을 하고, 금리 조건도 1년 후 금리가 낮아질 것이니 변동 금리로 대출을 받았다.

지난해 금리 상승은 이런 행태를 일거에 바꾸는 대전환이었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제로 금리에서 5% 정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꽤 높은 상태이지만 하락 기울기는 완만할 것으로 예측된다. 고금리가 당분간 예상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올해 이후 경제 전망은 익숙한 과거의 반복이 아니라, 전혀 다른 차원에서 세계 경제를 전망해야 한다. 작년 초반까지 세계경제는 1~2%대의 저금리와 더 낮은 물가를 전제로 가동되었다. 경제의 기초 연료인 물가와 금리가 크게 바뀌었기 때문에 이제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경제를 예상해야 한다.

물가와 금리는 서서히 안정 예상

우선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인 물가 상승은 다소 안정될 전망이다. 그러나 코로나 이전의 저물가 상태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듯하다. 탈세계화로 주요 원자재 가격은 공급 부족으로 디플레이션에서 인플레이션으로 상황이 역전되었다. 여전히 회수되지 않은 자금이 지구촌 구석구석에 존재한다.

물가는 금리를 결정한다. 물가가 고공권에 머물면 금리 역시 고점에서 다소 하락하겠지만, 코로나 이전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한국뿐 아니라 각국은 과도한 부채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고금리가 지속되면 이자 부담이 늘면서 경제 활력이 저하된다. 과거 대비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소비가 줄어들게 된다. 역설적이지만 소비가 줄어 경기가 침체되면 물가 상승이 완화되어 금리가 하락하게 된다. 현재 일반적으론 올해 하반기에 가면 경기 침체발 금리 하락이 이뤄질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금리 상승으로 내상을 입은 세계 경제가 경기침체라는 중상을 입게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게 되면 내년 경제는 상저하고(上低下高)가 아니라 상저하저(上低下低) 혹은 쇼크가 나타날 수 있다.

국가가 경제를 부활시킬 수 있을까?

웬만한 지식인이라면 ‘대전환 복합위기’가 오고 있다는 것은 대부분 감(感)을 잡고 있다. 향후 각국은 다양한 정책을 준비하고 실행할 것이다. 정부 정책이 경제를 상승 반전시킬 수 있을까? 물론 어느 정도 효과는 있겠지만 결론은 쉽지 않을 것을 것 같다.

먼저 각국의 정책 여력이 크게 낮아졌다. 국가 재정이 정상적인 나라는 별로 없다. 특히 코로나 국면에서 너무 많은 재정을 투입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가 재정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코로나로 추가 재정을 사용한 것이다. 지난해 영국의 트러스 총리가 취임 후 40일 만에 낙마한 것은 취약한 재정 상황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감세 정책을 내놨기 때문이다. 영국의 경우 <그림2>에서 보듯이 코로나 기간 중 재정적자는 9.5% 증가해서 전체 국가부채가 무려 118%에 이르자 국민적 저항에 부딪친 것이다.

여기에 영국은 에너지 보조금으로 GDP 대비 6.5%나 투입했다.(2021년 9월~2022년 9월)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같은 기간 중 에너지 보조금으로 GDP의 2~4%를 이미 지급했고, 지금도 지급 중이다. 물론 어느 수준이 감내할 만한 재정적자 수준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국가 재정으로 경기를 부양하기 어려운 상황에 접근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또한 물가와 금리의 방향을 정하는 유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이나 오락가락하는 중동의 태도 등을 볼 때 매우 유동적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국가 재정이 적극적으로 경제에 개입할 능력도 약해졌고, 어느 시점에 투입할지 여부도 애매한 상황이다.

<그림3> 주요국 코로나19 전후 정부 부채 동향

주: 증감은 2019~2022년 1분기, 자료: BIS

 

부채 수준에 따른 각자도생(各自圖生)

한계가 분명하지만 각국은 다양한 형태로 경기 부양에 나설 것이다. 여기서 국가간 격차가 크게 벌어질 것이다. 통상 국력은 GDP, 군사력, 교육 수준, 과학기술력, 세계적 기업의 존재 등 다양한 기준으로 파악한다. 그러나 올해의 가장 중요한 변수는 ‘부채’ 수준이다. 여전히 고금리가 유지된다면 부채가 많을수록 이자 부담 때문에 소비와 투자가 줄어든다. 부채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기업이나 개인의 대규모 파산 가능성도 높다.

특히 민간 부채 수준이 높은 국가일수록 위험하다. 미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계부채를 GDP 대비 약 15% 정도 줄였다. 반면 한국과 중국은 빠르게 상승하다가 지금은 멈춘 상태이고, EU나 일본은 횡보 중이다. 따라서 미국과 같이 부채 부담이 적은 국가들의 경제는 어렵지만 잘 견뎌낼 것이다. 유럽과 일본의 가계부채는 안정적이지만 정부부채가 위험 수준이다. 이탈리아의 경우 <그림3>에서 보듯이 정부부채는 GDP 대비 160%를 넘기고 있다. 2015년 무렵 국가 부도 상태에 몰렸던 그리스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림4> 주요국 가계부채 비교

자료: IMF

 

가계부채와 정부부채는 수준보다 추세가 중요하다. 최근 10여 년간 가계부채가 줄어든 국가는 덴마크, 네덜란드, 영국 등 전통적 유럽의 강국이다. 스페인, 포르투갈, 미국 등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직격탄을 맞은 국가 역시 가계부채를 줄이는 노력을 해와서 다소 선방할 듯 하다.

반면 한국, 중국(홍콩 포함), 태국, 프랑스, 브라질 등은 최근까지도 가계부채가 늘어났다. 상대적으로 경제가 어려울 전망이다. 공짜 점심이 없듯이 부채 기반으로 투기를 많이 한 국가일수록 경기 회복 속도가 느리고 충격이 클 것이다.

중국 리스크(China Run) vs. 미국 리스크(Spillback)

올해 중국은 중대한 고비에 서 있다. 시진핑 주석의 영구 집권이 확정되면서 사회주의 성향이 크게 강화되고 있다. 또한 국민소득 1만 달러를 넘으면서 양극화 기반의 고성장 역사가 끝나 간다는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반면 국민들의 민주화와 경제 성장 욕구를 더 이상 억누르기 어려운 상황이 교차하면서 소위 ‘중진국의 함정’에 빠져가는 모습이다.

이런 역사적 전환이 중국의 장기 성장에 가장 중요하지만, 올해 상반기는 코로나 대응이 더 중요해 보인다. 지난해 말 코로나 봉쇄를 해제하기 시작하면서 감염자와 사망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봉쇄를 해제하면 일시적으로 경제가 정상화되면서 세계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사망자가 급증할 경우에는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만일 그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중국의 성장 스토리에 대해 심각하게 재고해 봐야 한다.

중국 경제는 세계 경제의 약 20%를 차지하는데 중국에서 자금과 기업이 탈출하는 현상을 ‘차이나 런’(China Run)이라고 한다. 중국이 코로나 위기, 중진국 함정과 급진적인 사회주의화를 동시에 겪는다면 차이나 런은 피할 수 없다. 차이나 런이 발생하면 한국은 물론 세계 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것이다. 문제는 미국이 이런 상황을 바라고 있다는 점이다.

반면 미국은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킹(King) 달러 현상을 만들었다. 이 결과 미국 이외 국가들의 경제는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이런 현상을 ‘스필오버’(spillover)라고 한다. 미국만 좋고 나머지 모든 국가의 경제가 어려워진 현상을 빗댄 용어다. 그러나 미국도 금리가 오르고 부동산, 주식 등 자산시장이 크게 하락했다. 미국이 뿌린 씨앗(킹 달러)이 세계적 차원의 경기침체와 같은 부정적 영향을 유발한 뒤 다시 미국을 때리는 ‘스필백’(spillback, 부정 영향의 미국 재유입) 현상이 나타나면 세계 경제는 더 큰 혼란이 올 수 있다. 그렇다면 미국과 중국은 잠시 휴전이 필요한 상태다.

‘강 대 강’ 대결에서 일시적 휴전? 

EU 경제는 다소 회복이 되겠지만, 여전히 저성장 국면에 있을 듯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권에서 여전히 허덕일 것이다. 일본은 완전히 다른 길을 가고 있다. 거의 모든 국가들이 코로나 3대정책(초저금리, 통화 공급, 확장 재정)을 취소하고 허리띠를 졸라메고 있지만, 일본은 여전히 확장 정책을 지속하고 있다. 조만간 긴축으로의 수정이 예상되지만 이전보다 더 심한 디플레이션이션 혹은 혼돈으로 갈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그간 성장의 핵심이었던 디지털 전환도 올해에는 성장세가 둔화되는 기간이 될 것이다. 시장 여건이 좋지 않기 때문에 기업들의 투자 역시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만의 TSMC의 매출액은 글로벌 투자 상황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그러나 올해 1분기 TSMC의 상위 10개 거래처 모두 주문을 축소해서 가동률 하락이 예상된다고 한다.

<그림5> 향후 경제흐름 전망

미국, 중국, EU, 일본 등 세계의 중심 경제가 공통 의제인 대전환과 각국의 국내적 이유로 어려워지고 있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각국의 정치와 사회적 불안정성이 크게 높아진다. 그렇다면 키(key)를 쥐고 있는 미국 입장에서는 속도조절이 필요하다. 즉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고 국제 문제 개입을 줄이면서 연착륙을 시도할 것이다.

또한 대세에는 별 영향이 없겠지만 각국은 다양한 정책으로 경제 위기를 방어하려고 할 것이다. 결국 올해 경제는 급락보다는 연착륙을 시도하는 해가 될 듯하다. <그림5>의 ‘A’ 형태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새로운 위기가 나올 때마다 각국은 단기처방을 남발하면서 낙하 속도를 줄이는 정책을 펼 것이다. 그래서 각국은 다시 각자도생(各自圖生)으로 서로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

주요 경제예측 기관들은 내년 세계 경제가 2% 초반대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국과 EU는 제로 혹은 (-) 성장을 전망하지만, 중국은 4.5% 성장을 예상한다. 경기가 연착륙해서 코로나 이전으로 되돌아갈 것으로 보는 듯하다. 그러나 중국의 중진국 함정과 새로운 코로나 위기를 감안하면 과연 중국이 4.5% 성장할 수 있을까?

국가간 각자도생 분위기가 확산될 때 일부 개도국에서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거나 한계 기업의 대량 도산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현재의 체력과 정책 대응력의 차이로 몇년이 지나면 국가간 경제력 차이는 더 크게 벌어질 것이다. 아마 각국에서 벌어지는 올해의 정책 방향이 향후 10년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3편 한국경제 전망 계속)


글쓴이 홍성국은
제21대 국회의원. 대우증권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공채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CEO가 됐다. ‘증권계의 미래학자’, ‘현장형 미래 전문가’로 불렸다. 2016년 말에 제2의 인생을 위해 퇴사한 뒤 강연, 저술에 몰두하다 2020년 4월 총선에서 세종시에 출마했다. 그동안 “성장 신화를 버려야 미래가 보인다”고 주장해왔다. 저서로는 <인재 vs 인재>, <세계가 일본된다>, <글로벌 위기 이후>, <세계경제의 그림자 미국>, <수축사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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