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의 식탁> 첫 방송에서는 MBC 기자의 전용기 탑승 배제 사건을 배경으로 '대통령의 자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데 이번 주에 대통령 도어스테핑 와중에 추가 사건이 벌어졌다. 대통령실 홍보비서관과 MBC 출입기자 간에 설전이 벌어진 것. 이에 대통령실에서는 아예 가벽을 설치하겠다면서 망치질을 하고, 도어스테핑도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박지원의 식탁> 두번째 시간에는 '대통령과 출입기자'를 주제로 한층 깊은 이야기를 나눈다. 과거 청와대 출입기자를 지내고 인수위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취재했던 프레시안 곽재훈 기자가 게스트로 출연해, 대통령실과 출입기자 간의  복잡 미묘한 관계에 대한 이야기들을 풀어 놓았다. 박지원 실장도 대변인 시절 겪었던 여러 비화를 공개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말 도어스테핑을 중단할 것인가?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무엇일까? 박지원 실장이 명쾌한 해답을 제시했다. [편집자 주]

MBC기자와의 설전, 본질 아닌 태도는 문제 삼을 일 아냐기자는 국민 1호, 기자와 대통령실간 소통은 중요당선자 시절 '믹스커피 한 잔 주세요'같은 소통이 필요해북한이 <KBS>하고 <조선일보> 못 오게 했지만 데려간 DJMBC 기자 어깨 툭툭 치고 도어스테핑 재개하길 제안 

<박지원의 식탁> 2회 방송 바로 보기

김유정 : 정치 뉴스 답답해서 안 보려는 분들께 자신 있게 초대장을 드렸습니다. 명쾌한 분석, 통쾌한 한마디 그리고 유쾌한 형식으로 만든 색다른 정치 버라이어티 ‘박지원의 식탁’입니다. 오늘 방송에는 특별한 초대 손님 모셨습니다. <프레시안> 정치부 팀장 곽재훈 기자님입니다.

곽재훈 : 안녕하세요. 곽재훈입니다.

김유정 : 지난 첫 방송 보고 제 주변 분들은, 품격 있고 격조 있게 할 얘기들을 잘 풀어내서 재미있었다는 말씀 많이 해주셨거든요.

이관후 : 현재의 이슈들을 과거 대통령의 자격, 또 정부를 운영할 자격과 비교해 가면서 얘기를 풀어주시니까 쏙쏙 들어오고 재미가 있어서, 안 본 사람들이 손해다, 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곽재훈 : 제가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미국 순방 때의 대통령 발언 관련해서) 대통령이 ‘공문을 MBC에 보내라’고 하면 ‘보냈습니다’ 하고 실제로는 보내지 않은 뒤, 다음 날 ‘안 보냈습니다. 그렇게 하시면 안 됩니다’라고 직언을 해야 한다고 박지원 대표님이 말씀하신 부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용산’에서 그렇게 하면 아마 큰일이 날 것 같습니다.

박지원 : 그러지는 않을 거예요. 거듭 말씀드리지만 전용기에 태워서 가다가 대통령께 ‘태웠습니다’ 하면 아무리 화가 나시더라도 전용기를 돌리라고 하겠습니까? 하늘에서 MBC 기자를 떨어뜨리겠습니까? 

김유정 : 그 말씀 듣고 진짜 그런 묘수가 있었는데 아쉽다는 생각 했거든요. 오늘 곽 기자님을 초대한 이유는 대통령과 언론에 대해서 한 번 더 얘기를 나누기 위해서입니다. 일종의 ‘심화편’입니다. 대통령과 MBC, 언론과의 갈등이 해소되기보다는 오히려 더 꼬이고 심각해졌기 때문이죠. 그래서 오늘 식탁의 메뉴는 ‘대통령과 출입기자’입니다.

대통령실 비서관 - MBC 출입기자 설전, 왜 본질이 아닌 태도를 문제 삼나?

이관후 : 지난 11월 18일 금요일이죠. 윤석열 대통령의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 도어 스테핑이라고 부르는 그 자리에서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과 MBC 출입기자가 설전을 벌였는데, 이 사건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박지원 : 기자하고 설전은 항상 있는 거예요. 갈등 관계가 있는 거지. 이기정 홍보기획비서관도 제가 잘 알아요. 그분이 <CBS>(씨비에스·기독교방송) 기자 하다가 <YTN>(와이티엔)으로 옮겨갔는데 굉장히 좋은 분이에요. (그런데) 대통령실만 들어가면 나빠져요.

우스운 게, 아니 ‘대통령 가시는데 왜 뒤에다 질문하냐’라고 하는데, 그래야 그게 기자지 그럼 앞에만 보고 질문하나요? 급한 것은 뒤에 쫓아가서라도 해야지. 그러나 대통령실이니까 못 쫓아간 거지. 이기정 비서관도 그렇게 했어요.

김유정 : 그렇죠. 본인도 기자일 때.

박지원 : 그런데 그게 새삼스럽게 문제가 된다는 것이 이해가 안 돼요. 그리고 거기서 왜 ‘쓰레빠 (신고 나왔다)’ 소리가 나와, 그건 아니지. 곽 기자가 계시지만, 저렇게 넥타이 매고 나오니까 잘 안 어울리잖아요. 그리고 기자라고 하는 사람들은 본래 좀 싸가지가 없잖아, 예의도 없고.

곽재훈 : 아니라고 하기가 어렵습니다. (웃음)

박지원 : 그리고 대통령 도어 스테핑하는 자리 바로 옆이 기자실이에요. 그러니까 다 쓰레빠 신고 있다가 대통령 오신다고 하면 그대로 우르르 몰려나올 수 있는 거예요.

그리고 이기정 비서관하고 MBC 기자의 말다툼이 본질이냐 이거죠. 아니잖아요. 그런데 늘 본질이 아닌 것을 가지고 대통령이 말썽을 만들어요. 말썽을 해결하는 것이 대통령이지 자꾸 만드는 것은 대통령이 아니에요.

왼쪽부터 이관후, 김유정, 박지원, 곽재훈

윤 대통령은 옆에서 화를 더 내야 진정되는 타입의 지도자

곽재훈 : 사실 당시에 MBC 기자가 일부러 화가 나서 그런 복장으로 슬리퍼 끌고 나온 건 아니고, 넥타이 매고 정장을 입고 출근해서 기자실에 있다가 대통령께서 출근을 한다니 급하게 나간 걸로 보이거든요. 말씀하신 것처럼 사실 복장 문제는 좀 부차적인 거고.

오히려 저는 복장 문제는 이 사태가 커지고 난 다음에, 주로 여당 국민의힘 쪽에서 사후적으로 나온 것이고, 이번 사태 자체가 공론화되는 것보다 (그게 낫겠다 싶어서) 그런 지엽적인 부분을 공격하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통령께서 그날 MBC 기자의 전용기 배제에 대해 ‘가짜 뉴스다’ ‘헌법수호 차원에서 내린 결단이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사실 전용기 문제는 순방이 끝나고 넘어가는 국면이었는데, 이걸 오히려 대통령이 직접 재점화시킨 것 같고요.

주변에서 참모들이 ‘이러시면 안 됩니다’라고 얘기했을 때 그걸 받아들이는 지도자가 있는가 하면, 반대로 그렇게 얘기를 하면 더 하고 격노하고 오히려 옆에서 자신보다 더 화를 내줘야 좀 진정되는 타입의 지도자가 있는데, 윤 대통령은 후자에 가까우신 것 같아요. 

김유정 : 그래서 이기정 비서관이 화를 내면서 그렇게 치고 나갔나요?

곽재훈 : 아무래도 윤 대통령과 측근으로 일하다 보면, 보스라고 하는 정치 지도자의 스타일에 좌우가 돼서 그 스타일에 따라갈 수밖에 없는데, 아마 그런 것이 좀 가장 나쁜 형태로 표출이 된 것 아닌가 싶습니다.

도어 스테핑에서 자연스러운 일 문제 삼으면, 질문하지 말라는 것

김유정 : 사실 언론 탄압 문제가 본질인데 슬리퍼 논쟁으로 가버렸잖아요. 그런데 그날 아침에 슬리퍼 신고 있던 기자가 MBC 기자 한 사람뿐이었나요? 다른 사진에 노출된 기자들도 있었고. 그런 점에서 좀 답답함이 커요. 기자들은 어떻게 보고 계세요?

곽재훈 : 첫 번째로, 사실 ‘이게 잘못됐다. 비판을 해야겠다’, 이런 걸 떠나서 이 사태를 처음 접하고 든 생각은 황당함이죠. 대통령이 도어 스테핑을 하면서 특정 언론사를 찍어서 어떤 헌법적 가치에 반하는 중대한 잘못을 한 것처럼 말씀했는데, 기자가 그럼 ‘도대체 우리의 보도가 어떤 부분이 가짜 뉴스냐, 어떤 부분이 조작이냐’라고 물어보니까 대통령은 답을 안 했죠. 

대통령이 답을 안 하고 간 것은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에 대해서 무례하다는 취지로 비서관이 기자에게 지적을 해서 서로 설전이 일어나고, 심지어 그게 보도가 되고, 풀 영상까지 인터넷에 공개가 되고, 이런 상황 자체가 좀 상당히 황당한 것 같습니다.

박지원 : 그렇죠. 정치인들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얘기하다가 몇 마디 답변하고, 사실 좀 불리하면 답변 안 하고 가는 거예요. 그럼 뒤에서 막 물어보죠. 그럼 못 들은 척하고 가면 되는 거지.

김유정 : 도어 스테핑을 아침 출근길에 할 때마다 대통령이 돌아서서 엘리베이터 쪽으로 갈 때 뒤에서 질문하는 기자들이 (이전에도) 굉장히 많았거든요. 때로는 돌아서서 답을 해주고 때로는 그냥 못 들은 척하고 가기도 하고. 굳이 이번에는 이렇게까지 사태를 키우는 게 말이 되나 싶어요.

11월 1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는 윤석열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당선자 시절 도어 스테핑에서는 자연스럽게 이뤄진 일

곽재훈 : 제가 윤석열 대선 캠프랑 인수위까지 출입을 했는데, 이 도어 스테핑은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 용산에서 처음 시작된 게 아니고 인수위 때부터 앞에서 기자들하고 했어요. 기억하시겠지만 인수위 마당에 천막을 치고 했지요.

그때도 (윤 당선인이) 출근길에 천막에 들러서 기자들 앉아 있는데 ‘저도 믹스커피 한 잔 주세요’ 하고 앉아서 10분 얘기하고 가고 그랬습니다. 당시에 상당히 신선한 시도로 받아들여졌지요. (함께 있다가) 일어나서 갈 때나 아니면 그냥 들어갈 때도 기자들이 물어보면 그냥 한 번 쓱 쳐다보고 씩 웃고 들어가시더라고요. 

그럼 당연히 기자들은 뒤에다 대고 ‘인선은 어떻게 하냐, 조각은 어떻게 하냐’ 같은 질문을 쏟아낼 거 아닙니까? 저도 그렇게 했는데, 이 사태를 접하고 보니까 그때 제가 엄청난 무례를 저질렀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정조사 수용한 것은 잘한 것, 민심을 존중해야

박지원 : 어떻게 됐든 MBC를 윤석열 대통령이 콕 찍어서 싫어하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윤 대통령이 언론사 편집·보도국장들 초청해서 식사를 할 때도 MBC 보도국장만 안 불렀잖아요.

대통령이 잘못하시면 지적하는 것이 언론이지 그냥 넘어가는 건 아니에요. 엊그제 ‘10·29 이태원 참사’ 유족들이 기자회견을 했는데, 저는 괴로워서 도저히 들을 수가 없더라고요. 그게 언론에 보도되니까 그렇게 반대하던 국정조사가 합의되잖아요. 대통령께서 그걸 보시고 했는지 어쨌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민심을 따라가는 거예요. 민심을 존중해서 하는 것이 정치지,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려면 대학교수가 되든 사상가가 되든지 해야지.

김유정: 아니 국민만 보고 가시겠다고 하지 않았었나요.

박지원: 국민을 보고 간다면, 기자가 1호 국민입니다. 우리가 기자한테 얘기하고, 기자가 써야 수십만 수천만에 알려지잖아요. 우리가 아무리 얘기해 봐도 하루에 몇 명이나 만나겠어요? 매일 종로, 광화문에 가서 연설하고 있을 수도 없고요. 민주주의에서 중요한 것은 첫째 언론, 두 번째 야당이에요.

김대중 대통령께서 2000년 6·15 정상회담 할 때 북한이 <KBS>하고 <조선일보> 못 오게 했지만 결국엔 데리고 갔잖아요. 그 다음에 또 북한에서 조선일보 안 된다고 한 적이 있죠. 8·15 때는 대통령 안 가셔서 그때는 제가 높은 사람 자격으로 갔죠. 갈 때 김대중 대통령이 그러는 거에요. ‘조선일보 취재를 허용할 방법을 만들어 가지고 오라. 설득해라.’ 특정 언론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은 옳지 않지만, 당시에 조선일보가 김대중 대통령과 정부를 얼마나 두드려 팼냐고.

김유정: 말도 못했죠. 

박지원: 말도 못하지. 그렇지만 김대중 대통령은 ‘가서 설득해라’ (이렇게 하셨어요). 그때 이회창 총재에게도 초청장을 북측에서 보내기로 내가 합의했어요. 민주주의라고 하는 것은 언론과 야당을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그런데 지금 보면 윤석열 정권에서 언론 탄압하고 야당 탄압하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윤석열 정권 6개월 만에 정치, 경제, 외교, 민주주의에 위기가 왔고 총체적으로 파괴가 됐다, 실패했다, 이렇게 정의합니다. 

다행히 ‘10·29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그렇게 반대하다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수용을 했잖아요. 저는 윤핵관들이 그렇게 반대하는 것을 보고 이렇게 말했지요. ‘이건 대통령을 바로 모시는 게 아니다. 국민을 무시하는 거다.’ 주호영 원내대표가 그걸 수용하더라고요. 그래서 그것은 최소한 대통령의 양해가 있었다고 봐요.

그래서 나는 이제부터라도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 생각을 중시하는 정치를 하셔야 되고, 지금이라도 MBC 출입기자 불러서 ‘잘 좀 도와줘. 너무 하지 마라’ 하고 웃으면서 등 한번 때려주면 얼마나 좋겠어요? 이럴 수만 있다면 진짜 언론의 자유를 충분히 보장해 주는 대통령, 통큰 정치를 하는 대통령으로 지지도가 확 올라갈 거예요. 

내가 이런 얘기하면 또 윤석열 정부 지지율 올려주는 건데,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싫어할 수도 있겠네. (웃음)

‘석열가벽’ 세우는 대통령실, 용산의 망치 소리

김유정: 예전 MB 정부 때 ‘명박산성’이라고 했었잖아요? 광화문광장에 집회 못하게 막았거든요. 그런데 최근에 대통령실 도어 스테핑하는 인근에다가 가벽을 설치했잖아요. 지금 거기에 대해서 ‘석열가벽’이라고 비판하는 얘기가 있거든요. (*대통령실은 가벽을 설치하는 이유가 ‘보안상의 이유’라고 밝혔다.)

박지원: 저는 가벽, 가림막에 대해서는 찬성해요. 멀쩡한 청와대 버리고 용산으로 이사를 하면서 제일 자랑한 게 ‘기자실과 대통령 집무실이 같이 있다. 내가 출퇴근하는 걸 다 볼 수 있다’였죠. 하지만 그건 아니에요. 국가를 경영해 보지 않은 미숙한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국가원수에게는 공개할 일이 있고 공개하지 않을 일이 있습니다. 아무리 민주주의라 하더라도 100% 다 공개하는 건 아니에요. 도어 스테핑도 보세요. 바이든 대통령도 영국 총리도 때때로 하지 매일 안 해요. 대통령실을 출입하는 국내외 인사들이 다 공개가 돼서도 안 돼요. 

용산으로 이전하면서 도어 스테핑 한다고 그거 자랑하더니 딱 ‘오비이락’이 됐죠. 외국 인사들이라든지 (당연히 못 찍는 상황들이 나올텐데), 기자들한테 다 오픈돼 있는데 찍지 말라 한다고 안 찍나요? 그거 안 찍으면 기자 아니라니까요.

김유정: 그렇죠. 안 찍으면 안 되죠.

박지원: 기자는 말 안 들어요. 벼룩 세 가마니를 목포에서 서울까지 몰고 오는 것보다 기자 세 사람 끌고 오는 것이 더 힘들다고. 얼마나 성가신 사람들이야. 그런데 (공개해 놓고) ‘찍지 말라고 했는데 찍었다’고 문제를 삼아요?

김유정: 기자들은 어떻게 보고 계세요?

곽재훈: 일단 대통령실 설명으로는 가벽 설치는 도어 스테핑에서 일어난 ‘불미스러운 일’과는 무관하다고 하고요. 외국 정상의 비공개 일정이 있는데 기자실이 있는 1층 대통령실 청사 입구가 그냥 오픈돼 있다 보니까 이것을 필요에 따라 열고 닫을 수 있게 공사를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말씀하신 것처럼 이게 시점이 너무 공교롭지요. 

김유정: 하필이면 지금이요?

곽재훈: 용산 기자실 분위기가 뒤숭숭한데 거기에 가벽 설치하는 공사 망치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이런 이야기가 신문 지면에 나오는 거지요. 그 망치 소리가 상징적인 것 같습니다.

대통령실은 한국 기자들이 굉장히 뒤에서 소리치고 이런 게 무례하다고 하는데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기자회견 하면 미국 기자들은 더하고요. 더 말하자면 대통령이 얘기하는데 계속 자기가 말을 안 끊고. 유튜브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CNN> 기자하고 설전 주고받는 동영상이 올라와 있지요. 

박지원: 바이든 대통령도 <폭스뉴스> 기자하고 욕설이 오가기도 하고요.

곽재훈: 기자들과 대통령 간의 소통이 때로는 격정적인 방식으로 오가는 게 세계적으로도 크게 상도에 벗어난다고 할 수는 없고요. ‘MBC 기자가 대통령 뒤에다가 대고 질문을 했다, 약간 목소리를 높여 소리 지르듯 물어봤다’고 하는 것은, 처음부터 도어 스테핑을 안 했으면 모르겠지만, 하기로 한 마당에 이런 점을 문제 삼는 것은 옹졸해 보이지 않나 싶습니다. 

이관후: 지금 이 정부에서 걱정되는 것은 잘 납득이 안 되는 해명을 해서 일을 키운다는 건데요. 일본에서도 총리가 얘기하다가 가면 뒤에다 대고 ‘총리님 얘기해 주세요’라고 소리 지르는 거를 우리나라 뉴스에서도 가끔 볼 수 있거든요. 저는 오히려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울 거 같습니다.

박지원: 아니 대통령이 화내셨으면 우리 국민이 진정해야지, 왜 국민들이 화내냐고. (대통령이) “기자 나빠!” 이렇게 정리하면 끝나는 거지.

김유정: 지금 비판을 좀 해야 하는데, 얘기가 방향이 이상한 것 같은데요?

박지원: 아니 대통령이 말씀하고 가시는데, 어디 감히 뒤에서 그런 불경스러운 일을 해요!

이관후: 그것도 MBC 기자가, 다른 기자도 아니고.

박지원: 신민의 도리를 다해야지 상감마마 뒤에다 대고 어디 얘기하냐고! (웃음)

김유정: 아! 그렇네요. 정말 구중궁궐에서 탈피하겠다고 용산 시대를 연다는 그 약속과는 너무 정면으로 배치되는 모습 아닙니까? 저도 대변인 했지만 대변인과 또 기자, 공보 업무 맡는 사람들과 기자 간의 관계는 굉장히 끈끈하기도 하고 때로는 논쟁하기도 하잖아요. 

이기정 홍보기획비서관 같은 경우에는 본인이 기자도 해봤던 분인데, 또 이 논란이 있고 나서 사표를 냈잖아요. 어떻게 보면 책임을 질 줄 아니까, 이상민 행안부 장관보다는 나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책임을 질 줄 아는 사람이 드디어 나왔구나. 근데 희생양 같기도 하다는 생각도 들고요.

박근혜 대통령시절 청와대 홍보수석 이정현. (사진: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의 ‘이정현’, 김대중 대통령의 ‘박지원’이 없다

곽재훈: 이게 어느 특정 수석, 대변인 개인적인 차원의 문제라고 생각되지는 않고요. 김대중 대통령 때는 박지원 실장님, 박근혜 대통령 때도 이정현 홍보수석이 문제는 있었지만, 어쨌든 대통령의 마음을 잘 알고 그걸 기자들한테 잘 전달해주고, 때로는 거꾸로 기자들이 궁금해 하는 걸 대통령한테 답변을 받아와서 기자들에게 다시 알려주는 역할을 하는, 그런 참모가 지금 없는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홍보·정무 파트에서 대통령의 신임을 받고 대통령 마음을 잘 아는 사람이 없는 것 같고.

박지원: 그럼, 검사 출신 쓰면 되겠지.

이관후: 지금 아예 대통령실 대변인이 없지 않습니까?

김유정: 그렇죠. 지금 공석이죠.

박지원: 대변인이 필요 없어요. 본변인이 다 하니까.

곽재훈: 원래 김은혜 홍보수석이 기자들하고 대선 때부터 계속 소통도 좀 있었고 인수위 때도 대변인 역할을 하면서 일종의 ‘라포’(신뢰와 친근 관계)가 있었는데요. 지금 김은혜 수석은 미국에서의 욕설 파문 이후로 대통령실 안에서 거의 존재감이 없다, 이런 평이 많습니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라면 이정현 수석한테 물어보거나 전화해서 문자라도 남겨놓으면 궁금한 거에 대해서 나중에 어떻게든 답을 들었고, DJ 정부 청와대라면 박지원 실장님한테 잘 여쭤보면 대통령의 내심을 잘 들을 수 있었지요. 지금 대통령에게는 그런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참모가 더 이상 없는 것 같아요.

유일한 치적인 도어 스테핑 포기 못할 것

박지원: 정치를 할 때는 대통령의 대리인이 있어야 하는 거예요. 그래서 그 사람의 얘기를 들어보면 대통령의 심정을 파악할 수 있는 거고. 그래서 기자들하고 앉아서 백브리핑을 해주는 거예요. 그런데 지금 홍보수석도 기능을 못 하는 상황이고, 대변인은 없고 본변인은 화만 낼 뿐이니, 소통이 안 되는 거죠.

도어 스테핑을 하지 않겠다? 6개월 동안 윤석열 대통령이 한 유일한 업적이 뭐예요. 용산 시대를 열어서 도어 스테핑 했다, 이거 하나인데. 나는 이거는 살린다고 봐요. 왜냐하면 윤석열 대통령이 못 참을 거야. 내가 아침에 나가면서 한마디 쫙 던지면 언론에 보도가 되고 국민 여론이 들썩들썩했는데. 아무 소리 없으면 재미가 없잖아요. 그래서 나는 도어 스테핑 다시 할 거라고 봐요.

이관후: 지금 같은 상황에서 박지원 실장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요?. 비슷한 어떤 예전 일화가 있다면 얘기해주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박지원: 저는 대변인 시절 기자실 벤치에서 가끔 잤어요. 그러면 기자들이 와서 아니 공보수석이 여기서 자냐고. 야당 할 때는 국회의원이 기자실에서 자냐고 하고. 나는 하도 기자들하고 생활하다 보니까 피곤하면 거기에서 자요. 그런데 그걸 또 기자들이 대통령한테 일러 바쳐요. 수석이 와서 여기서 자고 있다고.

곽재훈: 농땡이 치셨다고.

박지원: 그러면 김대중 대통령이 뭐라고 하시냐면, 얼마나 열심히 일하고 피곤하면 거기서 자겠냐고, 그러니까 좀 잘 도와주라고 이렇게 말씀하셔요. 서로 부족한 점 채워주고 잘못하는 것을 격려해줘야 본변인과 대변인의 역할이 되는 거예요. 그런데 지금은 본변인이 다 말씀해 버리잖아요. 대변인이 할 게 없어요. 그리고 김은혜 수석도 MBC 기자로 펄펄 날리던 분인데 ‘바이든이 날리면’ 해가지고. 완전히 신용이 바닥이 돼버렸어요. 

대변인과 기자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

대변인의 역할이라고 하는 것은 본변인 대통령이 ‘아’라고 (잘못 표현)해도 ‘어’라고 설명할 수 있는 그런 재주가 있어야 해요. 그런 신뢰가 있어야 돼. 그런데 그게 지금 김은혜 수석한테 뭐라고 얘기하겠어요. ‘이XX’ 했는데 안 했다고 하고, ‘날리면’이지 바이든이라고 안 했다고 하고. 그런데 김은혜 수석도 양심은 있을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말은 못 하고, 또 설명을 하면 기자들이 안 믿는 거지. 기자들이 어떤 사람들이에요. 여기도 앉아 계시지만 기자들 성가신 사람들이에요. 

김유정: 대변인하고 기자 간에 저는 제일 중요한 게 신뢰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대변인 했을 때 굉장히 답변하기 곤란한 문제는 그냥 ‘NCND’(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다) 하거나 ‘확인해 줄 수 없다’ 정도로 하지, 적어도 거짓말을 하거나 다른 얘기로 말을 돌려서 하지는 않았거든요. 그래야 (대변인과 언론 사이에) 신뢰 관계 형성이 되는 건데 그걸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김건희 여사 일정, 왜 스스로 일을 키우나?

박지원: 이 대목에서 김건희 여사가 나와야 돼요. 김건희 여사는 공적인 인물이에요. 그러니까 어디를 가시든지 청와대 출입하는 풀(Pool : 대표취재) 기자를 동반해서, 풀 기자가 사진을 찍고 그 풀 기자가 와서 무엇을 했다고 하는 것을 대통령 기자실에 다 같이 알려서 쓰거든요. 그러면 아무 문제가 없어요. 그런데 공개하지 않고 대통령실 전속 사진사를 동반하고, 자기들이 보도자료를 만들어서 사진은 이걸 쓰고 말은 이렇게 했다고 하면, 그걸 기자들이 믿나요? 거기서 걸리는 거 아니에요? 

이관후: 기자들이 ‘정상 배우자들의 공식 일정이 있는데 그것을 빠지고 어딘가를 간다, 하지만 알려줄 수 없다’고 하면 ‘아 그렇군요’ 하고 물러날 사람들이 아니잖아요. 그러면 거기에 취재를 동반하든지, 그런데 일방적으로 그건 비공개하면서 우리가 찍은 사진만 쓰라고 하면 그걸 기자들이 받아들이겠습니까?

박지원: 그러니까 지금 말씀하신 대로 다 공개하고 해야지. (언론에서) 이건 아니다 하면, 비공개해버리고. (일정을) 풀로 공개하고 설명을 해주면 (언론에서 그렇게) 안 해요.

김유정: 이런 배우자의 비공개 일정 행보에 대해서 기자들은 또 어떤 시각으로 보고 계세요?

곽재훈: 대통령 배우자인 영부인의 역할이나 지위라는 게 좀 애매한 면이 있지요. 이번에 캄보디아 일정에서 조명 사용 여부 같은 불필요한 논란이 불거진 부분도 있는데요. 박지원 실장님 말씀처럼 그냥 기존에 했듯이 문재인·이명박 정부에서 했듯이 그냥 배우자 일정에 대통령실 풀 기자단 짜서 보내고 거기서 취재해서 기사가 나가면 불필요한 잡음이나 의혹 제기 같은 것은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박지원: 아무튼 윤석열 대통령이나 김건희 여사는 매를 벌어서 맞아요. 지금 보면 윤석열, 김건희 두 내외는 미운털이 박혀서 뭐든지 써. 이러면 안 돼요. 이렇게 긴장 관계가 되면 안 되죠. 

이관후: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을 올리는 비법들을 오늘 얘기해 주고 계신 거 같은데요?

박지원: 내가 국민의힘에 입당하려고 원서 냈던가? (웃음) 이 방송이 나가면 대통령 비서실장이나 정무수석, 홍보수석이 저한테 전화를 해야 해요. ‘진짜 좋은 말씀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좀 평상시에도 도와주십시오’하고. 이게 정치예요. 좁쌀 정치, 밴댕이 속 정치를 해서 되나요? 큰 정치를 해야지. 

윤석열 대통령이 거산(巨山) 김영삼 대통령 7주기 참배를 했는데, 거산의 큰 정치를 되새길 때다, 그랬어요. 자기는 좁쌀 정치하면서. 이번에 보니까 그래도 ‘10·29 이태원 참사’의 국정조사를 받아들였다고 하는 것은 대통령이 잘하셨다고 봐요. 

이관후: 오늘 기자 앞에서 두 명 대변인께서 이렇게 동병상련을 나누고 계신 것 같아서 아주 보기가 좋은데요.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출입기자들하고 대통령실하고 지금 신뢰 관계가 형성되지 않고 서로 이렇게 계속 갈등이 있는데, 곽 기자님도 박근혜 정부 때 출입기자를 하셨었죠? 그때도 사실은 여러 가지 얘기들이 있었는데 지금하고 비교해 보면 어떻습니까?

곽재훈 : 사실 박근혜 정부도 그렇게 언론에 프렌들리한 정부는 아니었고요. 특히 2013년에 조선일보에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행정관들 다 모아놓고 기자 만나는 거 못 끊겠으면 청와대 나가라. 이렇게 함구령을 내렸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지요. 평가가 엇갈리는 분입니다만, 그래도 이정현 정무수석이 홍보수석으로 자리를 수평 이동을 하고 6월부터 기자실에 매일 아침 6시에 출근했습니다. 

그래서 아침에 ‘오늘 뭐 물어볼 거 있냐’고 하고, 본인이 아는 건 대답해주고, ‘이것은 내가 얘기 못 해준다’고 하고, ‘이것은 내가 모르니까 물어보고 올게’하고. 이렇게 해서 또 나중에 오후 4~5시 정도 기자들 마감하기 직전에 와서 ‘아침에 이거 알려주기로 했는데 미안하다 못 알아봤다’고 하고, 그거는 이런 거고 저런 거고 대충 설명을 해주고 가요. 그래서 기자들이 농담으로 이정현 수석이 조회, 종례한다고 했지요. 

당연히 거기서 결정적인 특종이 나오거나 아주 중요한 정보를 알려주는 일은 없지만, 그래도 그게 어떤 기본적인 신뢰 관계라든지, 최소한 이정현 수석한테 뭘 물어봤을 때 이 양반이 거짓말은 안 하는구나, 이제 그 정도의 관계를 형성했지요. 

지금 용산은 제가 직접 출입을 하고 있지 않아서 어떤지 모르겠지만 들려오는 얘기로는 그런 분위기랑은 상당히 거리가 있는 것 같고요. 물론 나중에 알고 보니 이정현 수석도 모르는 거기 비선 실세는 따로 있었습니다만. (웃음) 어쨌든 당시로서는 대변인과 그런 신뢰가 있었습니다.

이관후: 이정현 수석은 그러니까 (모르면 모르는 대로) 사실을 다 얘기해 준 거잖아요. 박근혜 정부 때도 사실은 불통 정부였다고 기자들이 불만을 가질 정도였는데, 지금은 아예 그 역할 자체를 지금 하는 사람이 없다는 거 아닙니까?

프레시안 정치부 팀장 곽재훈 기자

대변인의 힘은 대통령의 신뢰에서 나온다

곽재훈: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 수석이나 비서관, 대변인 본인이 얼마나 성실하게 노력하냐도 중요하지만, 대통령이 그 사람을 신뢰하고 신임을 해주는 게 중요하거든요. 김은혜 수석이 미국에서 그렇게 사고를 쳤지만, 어쨌든 그런 논란이 있었어도 대통령이 김은혜 수석을 여전히 믿고 신뢰하고 신임을 하면, 기자실에 안 나타나도 기자들이 계속 전화하고 그런 접촉이 계속 있을 텐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김유정 : 저는 경질을 안 하고 있기 때문에 대통령이 홍보수석에 대해서 여전히 신뢰가 있는 게 아닌가, 그렇게 생각했는데 그건 또 아닌 모양이네요.

곽재훈: 윤석열 대통령이 김은혜 수석한테 실망감을 직·간접적으로 표시했다, 이런 얘기도 있더라고요. 이정현 수석 같은 경우에는 당시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하고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전화벨이 울려서 보니까 대통령한테 전화가 온 걸로 뜨고, 그래서 기자들한테 따라오면 안 된다고 하고 저쪽 벽까지 뛰어가서 전화를 받더라고요. 

그런 걸 보면서 이 사람이 어쨌든 대통령과 핵심적으로 매일매일 소통을 하는 참모가 맞구나 라는 걸 알 수 있고, 기자들 입장에서는 어쨌든 창구가 단일화되고 정보를 얻고 확인할 수 있는 창구가 되는 거고, 대통령실 입장에서는 거꾸로 기자들과의 창구가 정리가 되는 게 대통령실에도 오히려 좋은데요. 지금은 그게 되고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차라리 노무현 대통령처럼 솔직하고 화통했다면

김유정: 노무현 대통령님은 또 퇴임하신 후에 대통령 기록관 정보 공개 메모에 보니까, ‘썩어 빠진 언론’, ‘숙명적인 대치’ 이런 문구들이 기록물에 남아 있어서 굉장히 또 화제가 되고 논란이 되기도 했는데요.

박지원: 노무현 대통령은 솔직하잖아요. 그러니까 기자들이 좋아하는 거예요. 굉장히 정의로운 얘기를 하는 거예요. 해양수산부 장관을 할 때 제가 정책수석과 비서실장을 하는데 노무현 장관이 조선일보 공격을 해버리더라고.

제가 대통령께 ‘국회의원이면 괜찮은데, 장관이 돼서 조선일보에 저렇게 심한 얘기를 하니까 제가 한마디 하겠습니다’ 했어요. 그랬더니 김대중 대통령이 “관둬. 노무현 장관이라도 그런 말을 해야 해” 하시는 거에요. 

나중에 김중권 비서실장이 당 대표로 갔을 때 또 노무현 대통령이 난리를 쳤어요. 그래서 또 내가 얘기를 하니까 김대중 대통령님이 또 놔두라고. ‘김중권 비서실장도 민정당에서 우리 정부에 와서 대통령 비서실장하고 민주당 당 대표까지 가는데, (노 대통령처럼 세게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어야) 조심하고 또 당에서도 그런 통과 의례가 있으면 좀 걸러지는 거다’ 이러시더라고요.

이렇게 노무현 대통령은 솔직하고 정의로운 얘기를 하기 때문에 기자들이 나름대로 점수를 주지 않았는가 생각해요.

김유정: 그런 솔직함과 화통함을 사실 윤석열 대통령한테도 대선 전에 우리 국민이 기대한 거잖아요?

박지원: 그럴 줄 알았지.

좁쌀 정치 말고, 통큰 정치를 해야 지지율 오른다

박지원: 미국 여론조사 기관 모닝컨설트에서 22개국 국가원수 지지율을 조사를 매달 하는데, 윤석열 대통령 지지도가 16%야. 1등하고 60%p 차이가 나. 22개 정상만 하는데 꼴등이잖아요. 이런 게 자꾸 나오면 더 안 돼.

김유정: 지금 도어 스테핑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때까지 중단한다, 이렇게 나와 있는데.

박지원: 한다니까. 윤석열 대통령이 하고 싶어서 지금도 집에 가면 꿈에 몇 번씩 생각날 거야. 

김유정: 그럴까요? (그렇게 하고 싶으면) 뭔가 출구 전략이 있어야 될 텐데. 

박지원: 출구 전략은, 당신이 문제를 만들었으니까 당신이 풀어야지. 대통령이 만들었으니까 대통령이 결자해지해야지. 

김유정: 국민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은데 지금 그렇게 안 되고 있어서요.

박지원: 대통령께서 얼마나 억지를 잘 쓰시는 분이에요. 미국 의회가 아니고 우리 한국 국회의원한테 이 XX하면 그것은 괜찮은 거예요? 날리면? 우리 국민의 75%가 바이든이라는데? 그러면 이번에 날리면 대통령하고 시진핑 주석하고 회담했나? 아니잖아요. 이것을 툭 털고 사과하라는 거에요. “실수했네요” 하고. 

미 국무부에서 백악관에서 ‘우리는 상관없다. 아무 문제 없다’ 하는데 왜 우리가 그렇게 하냐고. 바이든 대통령도 실수하시잖아요. 바이든 대통령도 폭스뉴스 기자하고 쌍소리로 욕하고 바로 돌아가서 전화로 미안하다 했다니까. 

도어 스테핑에서 그러잖아요. (MBC가) 국제적 동맹관계를 훼손했고, (대통령은) 헌법을 수호해야 하고. 아니 그래서 헌법을 한번 읽어봤어요. 언론 자유 보장하라는 건 있는데 미운 놈 전용기 태우지 말라는 조항은 없어요.

곽재훈: 도어 스테핑 재개 문제 같은 경우는 시간이 좀 걸려도 아마 재개가 되겠지만, 대통령실에서는 (기자들이) 고성을 지르는 게 문제라고 하니까.

김유정: 몇 데시벨로 질문해라 이런 거 재야 하나요?

곽재훈: 도어 스테핑 자체가 새로운 관행이니까, 앞으로 우리가 취재할 때 어떻게 하겠다는 신사협정 같은 거를 만든다면 모르겠습니다만, MBC 징계라든지 출입기자 교체, 이런 거는 기자단도 마찬가지고 다른 어떤 언론사도 받아들일 수 없는 거고요.

MBC 기자 어깨 툭툭 치며 도어 스테핑 재개하면 될 일

박지원: 대통령실 출입하는 기자들이나, 언론들이 스스로 재갈 무는 그런 일은 하지 않을 거예요. 그런데 지금 젊은 청년들이요 월드컵도 MBC에서 본대요. 이렇게 되는 거예요. 우리 국민이 박정희 전두환 때도 살았어요. 그래서 이 언론의 자유는 영원히 안 없어져요.

윤석열 대통령이 도어 스테핑 하든지 또 우연찮게 연출해도 좋아요. 아침에 출근하는데 딱 내렸는데 그 MBC 기자가 있으면 ‘당신 아니야? 이리 와봐 좀 잘 부탁해.’ 등 딱 때리면서 ‘잘해요’ 하고 올라가면 다 끝나는 거야.

김유정:  G20 끝나고 마중 나온 이상민 장관 어깨는 툭툭 쳐도 MBC 기자는 못 칠 것 같은데요. 

박지원: 그렇게 국정조사를 하지 않겠다고 윤핵관들이 나서서 의총도 참석 안 하고 주호영 원내대표를 얼마나 공격했어요. 그래도 주호영 원내대표가 다선 의원이고 경험이 있기 때문에 경륜이 있기 때문에 인격이 있기 때문에 살살 몰아가잖아요. 이걸 합의했을 때는 최소한 주호영 원내대표 성격상 대통령의 어떤 사인이 있었다고 봐요. 그래서 나는 희망적으로 보는 거예요. 윤석열 대통령이 이제 민심을 중시하는구나. 

앞으로 잘 되게 여기서 북돋아 주자고요. 이런 터닝 포인트를 자꾸 희망적으로 우리가 얘기해 주면 윤석열 대통령이 ‘박지원의 식탁’을 보고 ‘아 진짜 그러겠다’ 할 수도 있겠지요.

김유정: 마지막으로 대통령 비서실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박지원: 대통령이나 대통령실에서 국민을 이기려고 해서는 안 돼요. 아무리 긴장 관계가 있더라도 풀어갈 것은 대통령이시지 대통령이 매일 문제를 만들면 나라가 되겠어요? MBC 기자도 한번 불러가지고 등 때리면서 잘하자, 그러면 국민이 박수 칠 겁니다. 이번 국정조사 합의처럼 저는 박수 치리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