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쁜 사람 중 하나는 박지원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하 박지원 실장)일 것이다. '대통령의 자격'에 대해 할 수 있는 말이 가장 많기 때문이다. 박지원 실장이 메디치미디어를 통해 유튜브 채널 <박지원의 식탁>을 런칭했다.

박지원 실장은 MBC 기자의 전용기 탑승 배제에 대해, 김대중 전 대통령이 북한의 조선일보 취재 반대를 단호히 거부했던 뒷 이야기를 전해 주었다. 탑승 거부 명령은 대통령이 했겠지만, 정말 대통령을 생각하는 참모라면 그 명령을 이행하지 않았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번 순방에서처럼 김건희 여사가 계속 화제가 되면, 권력 순위 1위가 김건희 여사처럼 보이니 조심해야 한다, 이희호 여사는 야당의 역할을 해서 존경을 받았다는 조언도 있었다. '국민의 1호는 기자다. 언론 차별도 언론 탄압이다. 언론 탄압한 정권과 대통령이 성공한 적이 없다'는 말을 전해준 박지원 실장을, 김유정 전 의원과 이관후 피렌탁 수석칼럼리스트가 만났다. [편집자 주]

2000년 남북 정상회담 때 북한이 조선일보, KBS 방북 취재 거부해 난관 김정일에게 “조선일보 취재 불허는 민주주의 포기다. 북한도 민주국가 아니냐”라고 역습 DJ 때는 모든 얘기를 대변인에게 해줘, 모르는 게 없었다. 이것이 일 잘하는 길어떤 경우에도 대통령 배우자는 공적인 일을 해야지, 사적인 일 하면 안 돼대선 앞두고 김대중 주필에게 통일부총리 제안하자 불같이 화내 없던 일로  

<박지원의식탁> 1회 방송 바로 보기  

김유정 : 요즘 세상 돌아가는 모습 보면서 참 답답하다, 갑갑하다 이렇게 호소하는 분들 많으시죠. 이 혼돈의 시기에 꽉 막힌 머리와 가슴을 틔워줄 명쾌! 상쾌! 통쾌!한 한마디에 목마른 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박지원의 식탁>입니다.

이관후 : 요즘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쁘신 분인데, 그 와중에 본인의 이름을 단 유튜브 채널까지 시작하셨습니다. 

대한민국에서 바쁘신 분은 김건희, 윤석열, 이상민 순서

박지원 : (내 이름의 채널을) 제가 만든 게 아니에요. 메디치미디어에서 시작해서 저는 업혀왔습니다. 제가 바쁜 게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제일 바쁘신 분은 첫째 김건희 여사, 두 번째 윤석열 대통령, 세 번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입니다. 아니, 어색하게 웃지 마시고, 사실 아니에요?

김유정 : 맞습니다. 그분들을 우리가 식탁에 올려야 할 것 같아요. 제목이 왜 <박지원의 식탁>인지 굉장히 궁금하실 것 같거든요.

박지원 : 결국 ‘먹방’이죠. 올려놓고 요리해서 먹어버리는 거야~

이관후 : <박지원의 식탁>이라고 한 건, 저희가 식당에 가서 맛있는 음식이 나오면 궁금하지 않습니까? 어떻게 이걸 만들었을까. 이렇게 한국 정치에서도 우리가 궁금한 것들을 박지원 ‘정치 셰프’가 이 식탁에서 설명해 주시고, 또 함께 먹는 그런 뜻 아닐까요?

박지원 : 이 박사님, 예고편이 길면 안 돼요! 저는 대변인만 해봤는데 요즘 대한민국은 ‘본변인’이 다 해버리니까 대변인이 없어요. 그래서 우리가 다 본변인 입장에서 자연스럽게 얘기를 해봅시다.

김유정 : <박지원의 식탁>에서 선정한 첫 번째 이슈는 요즘에 정말 핫한 이슈죠. 대통령과 언론에 대해서 좀 말씀해볼까요.

박지원 : 윤석열 대통령이 언론은 빵점이지 뭐, 그건 얘기할 필요가 없어요.

김유정 : 요즘에 기사 타이틀을 보면 ‘검사가 마음에 든 기자에게만 정보를 제공하고 거래하는 범죄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다’, 이런 헤드라인의 기사도 있어요. 어떻게 보시나요?

사진 왼쪽부터 이관후 수석칼럼니스트, 김유정 전 의원, 박지원 전 대통령 비서실장

안 태워야 할 사람 태우고, 태워야 할 사람 안 태우고

박지원 : 지난번에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스페인에 가실 때는 전용기에 안 태워야 할 사람을 태워서 문제가 됐고, 이번에는 태워야 할 사람을 안 태워 문제가 된 게 본질이죠. 그런데 계속 발전해, 80여 명의 기자 중 두 사람만 불러서 얘기했죠. 윤석열 대통령께서 가장 즐겨 사용하는 말이 자유, 공정과 상식 아닙니까? 이 일은 윤석열 사전에서 언론의 자유를 삭제시켜버린 겁니다. 

초등학생들도 그렇게는 못 하죠. 우리 손자가 초등학교 2학년인데, 생일 파티하면 며칠 전부터 다 친구들 초대하잖아요. 싸워서 기분 나쁘니까 ‘너는 오지 마!’.

사실 MBC에 대해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때부터 시작해 취임 이후까지 계속 밉상으로 본 거예요. 윤석열 대통령이 언론사 편집보도국장을 초청해서 대통령실에서 식사를 하는데 MBC 보도국장은 빼버렸어요. 그래서 이건 아니다, 이래서는 안 된다, 했는데 이제 ‘이 xx 바이든 날리면’ 이걸 가지고 (안 태운 거죠). 다른 언론도 다 보도했잖아요.

대통령도 인간이니까 화를 내요. 김대중 대통령도 불같이 화를 내요. 그러면 그때는 그냥 듣고 있죠. 그래도 한 5분, 10분, 30분 하루면 다~

김유정 : 또 풀리죠

박지원 : 자기도 생각할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지난번에) MBC한테 ‘어떻게 (이 xx등) 이걸 보도했냐’ 하는 공문을 청와대 비서실에서 보냈을 때, 제가 그랬어요. 대통령이 보내라고 했어도 대통령 실장이나 홍보수석, 또는 정무수석이 ‘보냈습니다’ 했다가 그다음 날 아침에 ‘안 보냈습니다. 그러시면 안 됩니다’라고 하면 진정이 되는 거예요.

국제기자연맹(IFJ)은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때 MBC 취재진의 전용기 탑승을 불허한 데 대해 "위험한 선례"라고 논평했다. (사진:연합뉴스)

MBC 기자 ‘안 태우겠습니다’라고 말한 뒤 나중에 태웠어야

이번에 MBC 태우지 말라고 했어도 ‘안 태우겠습니다’라고 한 뒤 나중에 가서 태우면 됩니다. 또 왜 그걸 전달합니까? 대통령이 (그걸 어떻게 검색하겠어요?) 이민국 직원입니까? (대통령은) 법무부 입국관리소 직원이 아니에요. 누가 탔는지 몰라요. (수석이나 실장이 전용기에) 태우고 가서 ‘MBC 기자 실었습니다’ 그러면, 내리러 갈 거예요?

이관후 : 그런 것들을 지금 판단할 만한, 또 그런 판단을 용기 있게 말할 만한 참모가 없는.

박지원 : 그게, 대통령이 (어떻게) 다 잘하냐고요? 어떻게 대통령 실장, 수석들이 다 잘하냐고요? 서로 보충해서 해나가야 되는데, 국민이 무섭다는 것을 알아야 되는데, 언론의 중요성을 알아야 되는데, 이런 걸 못하고.

이관후 : 국민과 언론이 무서운 게 아니고 대통령만 무서워하면 이런 일이 벌어지는군요.

박지원 : 검사만 하신 분이, 검찰총장으로 끝냈으면 좋으실 분이, 대통령 돼 가지고 지금 이러고 있으니. 사실 대통령은 제가 더 잘할~

김유정 : 예전에 이(희호) 여사님께서도 말씀하셨잖아요. 대통령 출마하라고.

박지원 : (이 여사께서) ‘박 실장이 꼭 대통령이 돼야 나라가 좋다. 대통령 되셔서 대통령처럼 서류를 넣어 놓고 직무를 해라’. 그래서 제가 ‘여사님, 지금 대한민국 국민 중에서 제가 대통령 출마하면 딱 두 표가 확정됐습니다. 여사님하고 저하고. 제 아내도 안 찍습니다’라고 했지요. (그랬더니) 아니래요. (많이) 찍는다고.

DJ ‘언론 자유 지킬 수 없다면 남북 정상회담 포기하는 게 나아’

이관후 : 이번에 전용기에 MBC 태우지 마라, 이 사건이 벌어지니까 과거 김대중 대통령의 일화가 다시 회자되고 있습니다. 2000년 6·15 남북 정상회담 때 북측에서 ‘조선일보하고 KBS는 안 왔으면 좋겠다’ 이렇게 했죠. 그래서 (김대중 대통령) 주변에서도 ‘정상회담이 너무 중요하니 그렇게 해야 되는 것 아니냐’ 하는 분위기도 있었다고 하고요. 그런데 (김대중) 대통령께서 ‘언론 자유를 지킬 수 없다면 남북 정상회담 포기하는 게 낫다’, 이런 식으로까지 입장을 강경하게 가져가셨다고.

박지원 : 제가 (그때) 6·15 남북 정상회담의 특사였고 문체부 장관이기 때문에 언론이 제 책임이 반이(었)어요. 그때 KBS하고 조선일보(가) 항공사진을 가지고 ‘김대중 대통령이 일일이 (이렇게) 움직일 것이다’라고 구체적으로 보도를 했어요. 그러니까 (북한에서) 책임 못 진다, 라며 ‘오지 마!’ 했지요. 

또 본래 좀 북한에서 조선일보를 엄청나게 미워했어요. (그래도 김대중 대통령님이) ‘내가 가는데 우리 기자가 취재를 못 하게 된다면 그게 말이 되느냐. 태워라’라고 해서 데려갔죠. 

나도 노심초사했어요. 그런데 평양에 내리니까 김정일도 똑같더라고요. 거기 가서도 말썽이 생겨 ‘조선일보는 어떤 경우에도 북한 땅에 발을 못 들이게 한다’고 발표를 했어요. 거기 가서도.

제가 6·15 두 달 후 8·15 (한국 주도층 초청 방북) 때 평양을 가는 거예요. 당시 김대중 대통령께서 김정일 위원장을 잘 설득해 조선일보 취재 불허 방침을 취소하라고 지시하셨어요. 제가 3시간 반 동안 김정일 (위원장)과 얘기하는데, 옆좌석에 제2인자인 김용순 비서가 (있었고).

제가 그랬죠. ‘조선일보 취재를 불허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포기하는 거다. 북한도 민주주의를 하지 않습니까’라고. (그랬더니 김 위원장이) 한대요. ‘국호가 조선인민민주주의 공화국 아니에요?’ 그러더라구요. 

제가 ‘민주주의의 기본은 언론과 야당을 인정하는 겁니다. 이걸 안 한단 말씀입니까’ 그랬더니, 김용순 비서가 ‘위대한 장군님, 900번 넘게 중앙통신과 평양방송을 통해서 인민들한테 조선일보 취재를 불허한다고 했는데 이걸 할 수 없습니다’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김정일 위원장이 ‘(허용)하라’고 했어요. 난 깜짝 놀랐어요. 김정일 위원장이 그렇게 하는데도 (김용순이) 절대 안 된대요. ‘안 됩니다.’ 그러니까 김정일 위원장이 ‘하라’ 하고 화를 내니까 (김용순이) ‘그러면 제가 조직에서 비판을 받고 자아비판을 하고 출입시키겠습니다’라고 해서 출입이 된 거예요. (그런데도) 조선일보가 김대중 대통령을 얼마나 아프게 보도를 했어요?

이관후 : 또 하나, (윤 대통령이 전용기에서 기자 2명만 따로 불러 만났는데, 그 경위를 묻는 기자들한테) 김은혜 홍보수석이 '자기는 전혀 몰랐던 일이다' 이렇게 대답을 했는데, 말 그대로 공사 구분이 전혀 안 된 것이고.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것인데요.

대통령과 홍보수석, 신뢰가 중요하다

박지원 : 김은혜 홍보수석이 MBC 기자 때 굉장히 배짱이 좋았는데 지난번에 ‘이 xx 날리면’ 발언 가지고 얼마나 혼났던지 모른 척한 거 아닐까,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제가 김대중 대통령의 공보수석, 비서실장을 했잖아요. 대통령께선 모든 내용들을 말해주십니다. 그날 당일 해주면 언론에 혹시 잘못되니까 2~3일 후에. ‘내가 누구를 만나서 이런 얘기를 했다.’ 참모를 믿고 해주는 거예요. 그런데 김은혜 홍보수석이 왕따를 당해 대통령의 신임을 못 받고 있는 것 아닌가 싶어요. 어떻게 그걸 몰라요. 그래서 두 분 사이를 좀 의심합니다.

이관후 : 대통령의 언행이라는 게 특히나 언론을 상대로 한다는 건 굉장히 중요한 일인데, 과연 나라가 지금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 것인지.

박지원 : 심지어 김대중 대통령은 야당 총재 때 (당시) 노태우 대통령의 김중권 정무수석이 대통령 하사금 20억 원을 가져왔어요. ‘대통령께서 보냈습니다’ 하니까 (김대중 총재가) 우리들한테 물었어요. 이걸 받아야 되느냐? 그때는 그런 정치 자금이 왔다 갔다 할 때입니다.

그런데 결론은 ‘우리도 대통령 출마를 하는데, 현직 대통령이 하사금을 보낸 것을 안 받았을 때 얼마나 많은 방해를 받을 것이냐? 받자’였어요. 그때 김 총재께서 중국을 가시는데 제가 수행하지 않고 박선숙 부대변인이 수행을 했어요. 

그런데 이게 뻥 터졌어요. 뻥 터지니까 대변인인 내가 ‘받았다. 하지만 위법이 아니다’ 이렇게 말했는데, 그와 거의 동시에 김대중 총재님도 베이징에서 기자들한테 ‘받았다’라고 얘기했어요. 물리적으로 저하고 조율할 시간도 없는데 똑같았죠. 그래서 제가 기자들한테 ‘김대중의 대변인은 아무나 하나. 이렇게 신뢰를 해야 된다’라고 말했죠. 그게 아직 (윤 대통령과 김 수석은) 안 되는 것 같아요.

김유정 : 저는 처음 들어봅니다. 대변인을 했어도. (이번에 대통령실에서 얘기한) 전속 취재라는 게. 

기자가 국민 1호다

박지원 : 대통령이 만들면 그것이 법이지. 요즘은 법으로 잘 안 되면 시행령으로 해버리잖아요. 

그렇게 언론관을 가지시면 안 됩니다. 저는 과거에 그런 얘기를 했어요. ‘기자가 국민 1호다!’ 대통령께서 매일 당신의 일하는 것이나 어떤 비전을 제시할 때 국민 모두에게 할 수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기자를 통해서 보도가 되는 거예요. 우리가 하루에 만나서 500명을 설득할 수 있느냐, 하지만 기자를 통해서 얘기를 하면 수천만한테 전달되지 않느냐, 제퍼슨 대통령은 ‘언론이 없는 정부보다는 정부가 없는 언론을 택하겠다’고 했습니다.

이관후 : 김 대통령께서도 본인한테 우호적인 언론만 만나거나 뭐 그러지는 않으셨나요?

박지원 : 대통령에 당선된 후로는 그렇게 개별적으로 만나지는 않으셨어요. 그러나 발행인 이런 분들은 만나셨죠. 작고하셨습니다마는 조선일보의 방일영 회장님, 한겨레 권근술 사장님, 한국일보 박병윤 사장님 이런 분들 한 번씩 만나서 허심탄회한 얘기를 나누셨죠. 또 그 유명한 (조선일보) 김대중 주필도 만나서 얘기하고. 그런데 (김 대통령과 김 주필) 두 분이 잘 싸워요. 그 후로 한겨레 최학래 사장 같은 분. 

사실 김대중 주필한테도 (대통령) 후보 때 그런 생각을 하신 것 같아요. 인사를 폭넓게 쓰자, 해서 통일부총리로 입각을 하도록 은근히 한번 권하시더라고요. 그러니까 김대중 주필이 벼락같이 화를 내면서 ‘누구를 보고 그렇게 말씀하냐고’ 하고, 나중에는 저한테 야단을 치고. 대통령님도 ‘우리가 잘못 짚었다’ 하시고. 

DJ, 통합의 정치를 위해 먼저 문을 열었다

그러니까 인사를 그렇게 하신 거예요. 대통령에 당선됐는데 이종찬 국정원장님은 미리 우리하고 함께해서 선거대책본부장을 하셨어요. 그분이 국정원장을 가시니까 비서실장만은 우리 동교동계가 맡아야 한다고 생각해 조승형 당시 헌법재판관을 추천했는데, 노태우 대통령의 정무수석을 지낸 경북 울진 공화당 출신의 김중권 실장을 임명하셨죠. 

우리가 벌떼같이 대통령한테 반대했어요. ‘이러면 안 됩니다. 어떻게 비서실장과 국정원장 이 중요한 자리를 소위 적군한테 다 내주면 우린 뭡니까. 우리 지지층도 이거 반대합니다.’ 그랬더니 김 대통령께서 ‘그렇지 않다. 우리가 통합의 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우리부터 문을 열고 받아들여야 된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런 연장선상에서) 중앙정보부 출신 보수 극우 인사인 강인덕 중앙정보부 전 국장을 통일부 장관으로 임명해서 그분의 입에서 햇볕 정책이 나오게 한 거예요. 그리고 보수의 상징인 김종필 총재, 박태준 총리도 찬성을 했던 거예요.

이관후 : 최근의 우리 정치 상황을 보면 김중권 비서실장, 이런 인사는 정말 생각하기가 어렵습니다. 

박지원 : 문재인 대통령도 저하고 얼마나 싸웠어요? 그런데 저를 국정원장으로 발표하니까 청와대 기자실에서 소리가 났다는 거 아니에요. 그리고 언론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신의 한 수다’라고 했지요. 이런 인사를 윤석열 대통령도 해야 성공하지, 자기가 아는 검사들만 데리고 성공하겠어요?

오죽하면 김대중 조선일보 고문이 이런 얘기를 했더라고요. ‘야당을 잘 아는 사람도 없고, 내부에 제갈량도 없고 오직 검사 출신 몇 사람 가지고 하는데 이건 사고만 치는 사람들이다. 그러니까 이 사람이 말하면 그게 옳고 저 사람이 원하면 그 길로 가고. 그래서 지금 윤석열 대통령한테는 고집만 남아 있다.’ 빨리 고쳐야죠.

김유정 : 김건희 여사 얘기를 안 하고 갈 수가 없겠어요. 김건희 여사, 지난번 나토 순방 때는 민간인 태우고 갔다가 여러 가지 문제가 많았었는데, 이번에 아세안 캄보디아 가서는 정상 부인들 세션에 참여를 안 했어요. 공식 행사에. 그건 어떻게 보세요?

박지원 : 제가, 맨 처음부터 얘기를 했어요. 4가지를 건의한다. 아무리 치열하게 경쟁을 하고 선거를 했다 하더라도 대통령에 당선되면 성공하도록 협력하는 것이 맞다. 대통령이 실패하면 나라가 폭망하잖아요. 

첫째, 처음부터 인사를 잘하시라. 검찰공화국에 여성 차별하고 지역 차별하면 안 된다. 

두 번째, 도어스테핑은 신선하지만 대통령은 정제되고 검토된 말씀을 해야지 실수하면 큰일이다. 

세 번째, 김건희 여사에 대해서 부속실을 만들어라. 선거 때는 뭐 표 달라고 안 만든다고 했지만. 그래서 공적 관리를 해줘라. 

네 번째, 사정은 간단하고 신속하게 해라. 그리고 경제 살리는 데 나가자. YS가 사정 잘해서 집권 초에 1년 정도 90% 이상의 지지를 받았어요. 그러나 경제가 폭망해서 IMF 외환위기가 왔지 않습니까? 

그래서 나는 성공한 DJ의 길로 가야지 실패한 YS의 길로 가지 마라, 이번에 10·29 참사, 이태원 참사도 제2의 세월호 문제로 된다, 그러니까 실패한 박근혜의 길로 가지 말고 성공한 당신의 길을 가야 된다, 라고 했는데 다 안 하더라고요. 

김건희 여사, 공적인 일을 해야 한다

김건희 여사, 가셔서 공적인 일을 해야지 왜 사적인 일을 하냐고요! 그래서 그건 아주 잘못됐다, 이건 안 해야 돼요. 그리고 특히 캄보디아에 계실 때는 윤석열 대통령은 하나도 안 보이고 김건희 여사는 대서특필 되는 거야. 지금 우리 국내에서도 보면 때때로 김건희 여사가 그냥 클릭 수도 제일 많아요. 그러면 권력 순위 1위가 확실하게 김건희 여사가 아니냐. 조심하라고. 그래서 저는 어떠한 경우에도 대통령 배우자는, 김건희 여사는 공적인 일을 해야지 사적인 일을 하면 안 돼요.

이관후 : 배우자들 공식 일정에서 빠진 것도 굉장히 문제가 됐는데, 더 문제가 된 게 사진입니다. 말 그대로 김건희 여사가 돋보이기 위한 그런 사진이 공개돼서 더 논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박지원 : 제가 그 사진을 보고 오드리 헵번 코스프레한다고 먼저 얘기해 보도가 다 됐죠. 그 아이를 보듬은 일반적인 사진 같으면 그 애를 바라봐야 하잖아요. 그런데 시선을 오드리 헵번 같이, 그렇게 보고 있더라고요. 저는 코스프레다 생각했죠. 민소매 옷 그것도 재키 캐네디가 처음 입고 나타났는데, 그런 코스프레 아니냐, 제발 그런 왕비 같은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했죠.

그런데 국민의 힘 의원이 ‘그래도 국모 아니냐’ 했잖아요. 대한민국에 국모가 어디 있어요. 나는 진짜 김건희 여사가 공적으로 그렇게 세련돼야지 사적으로 해서야. 그것도 반드시 기자가 가서 취재를 하고 거기에서 해야지, 전속 사진사가 찍어서 좋은 사진만 내주고, 그게 좋은 사진 아니에요. 그것 때문에 지금 비난받잖아요.

대통령처럼 똑같이 바이든 대통령, 일본 수상은 다 기자들 질문도 받고 다 했는데 그것도 안 해버리고. 한 번도 안 만나면서 비행기에서도 또 두 기자하고만. 김건희 여사도 부부 일심동체여서인지 몰라도 그렇게 하니까 지금 비난받잖아요.

김유정 : 이번 순방에서 전용기 탔던 기자들은 1000만 원씩 내고 가서 취재도 못하고 정말 답답하고 아마 할 말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박지원 : 한겨레 기자가 혼자 돌아다니면서 고생 죽도록 했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그 기사를 다 보고 (국민들이) 굉장히 공분을 느꼈을 거다, 그러니 안 따라가고 혼자 다닌 것이 훨씬 효과가 있었다, 저는 그렇게 봐요.

김유정 : 역으로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이희호 여사님은 예전에 야당의 역할을 해주셨잖아요. 그런 모습 많이 보여주셨어요.

박지원 : 김대중 대통령 때도 영남에서 ‘김대중’ 이렇게 부르지만, ‘이희호’라고는 부르지 않았어요. ‘이희호 여사님’이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진짜 존경을 받았죠.

김유정 : 오늘 재밌는 얘기 많았습니다. 앞으로 매회 저희가 박 실장님의 경험과 지혜를 하나씩 배워가려고 합니다.

박지원 : 제게 배울 게 뭐가 있겠어요. 그래도 제가 얘기하는 것이 국민 상식입니다. 정치는 상식이지, 그 이상의 것도 그 이하의 것도 아니에요.

제가 거듭 말씀드리지만 방송인 김제동이 그런 얘기를 했더라고요. 대통령이 당선됐으면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노무현 대통령의 깨어 있는 시민 정신이라고. 저는 김대중 대통령의 비서실장이기 때문에 (현직) 대통령이 성공할 수 있도록 협력하는 것이 김대중의 행동하는 양심이라고. 맞는 얘기 아니에요? 우리가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하는 게 아니잖아요. 잘 되게 하려는 거지.

언론 차별도 언론 탄압의 한 면이다

김유정 : 대통령과 언론, 불가분의 관계죠. 정치인과 언론도 불가분의 관계인데 대통령의 언론관이 갖춰야 할 제1 덕목을 한마디로 정리해 주신다면요.

박지원 : 거듭 말씀드리지만 윤석열 대통령께서 이렇게 하시면 안 됩니다. 그리고 ‘국민의 1호는 기자다’, 그래서 그 자유, 공정과 상식 이런 것을 지키는 대통령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이관후 : 저는 마지막으로 이걸 여쭤보고 싶은데요. 이번에 문제가 된 ‘기자 두 명만 따로 부른 대통령’, 이 제목의 기사들에 박 실장님이 한 줄로 촌철살인의 댓글을 남기신다면.

박지원 : 언론을 탄압한 정권이나 대통령이 성공한 적 없다. 탄압의 한 면으로 차별도 해당된다, 그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